지리적 유추 사례 찾기

How students find geographical analogues

  • cc icon
  • ABSTRACT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전의 유사한 문제를 활용하는 방법을 유추적 문제해결이라 한다. 대학생(N=45)들의 유추적 문제해결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 지리적 사례(예시)들을 제시한 후 유사한 사례를 찾도록 하였다. 학생들이 찾은 사례는 예시의 내적구조(원리, 개념) 및 표면적 특징과 비교되었다. 예시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친숙성)에 따라 학생들은 내적구조 혹은 표면적 특징을 활용해 유사 사례를 찾았으며, 특히 예시에 대한 지식(내적구조)이 부족할 경우 표면적 특징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터넷 검색, 지인에게 도움 청하기, 직접 확인하기 등 다양한 문제해결 전략과 해외체류 경험, 일상적 경험, 전문도서 등 여러 유형의 정보원들이 활용되었으며, 예시의 내용은 전략과 정보원의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


    Analogical thinking is the use of knowledge from previous experiences to facilitate learning in a new situation. In order to investigate university students(N=45) processes and strategies of analogical problem-solving, they were shown the geographical stories (‘target problems’) and asked to find analogous cases (‘base problems’) with corresponding meanings. Analyses of surface and structure similarities between the target problems and the base problems were conducted. The subjects were asked to describe the processes and strategies of their problem solving. The results showed that the subjects’ familarity with the target problems has an effect on whether they utilize their structural information (principles or concepts) or surface information and that, in particular, the subjects lacking adequate knowledge tend to rely more on the surface information. A variety of strategies (e.g., internet searching, seeking advice, and visiting places) and information sources (e.g., daily experiences, experience of living abroad, and books) were used and their usage was related to the contents of the target problems.

  • KEYWORD

    유추적 문제해결 , 지리적 유추 , 표면적 유사성 , 도식 , 배경 지식

  • I. 연구의 배경과 목적

    사람들은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전의 유사한 경험을 떠올린다. 이때 새로운 문제를 ‘표적문제 (target problem)’, 이전에 경험한 문제를 ‘바탕문제 (base problem)’라 한다. 한편, 사전적으로 “같은 종류의 것 또는 비슷한 것에 기초하여 다른 사물을 미루어 추측하는 일”은 유추에 해당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상황을 특별히 유추적 문제해결이라 부른다. 예를 들어, 눈이 많이 내리는 일본의 동북지역을 여행하다가 간기1)를 보고, 울릉도 우데기와의 유사성을 떠올렸다면 유추적 문제해결2)의 사례가 된다.

    우데기를 배운 모든 사람들이 일본의 간기를 보고 우데기를 떠올리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차이는 우데기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지식의 질과 형태에 기인한다. 만일, 기후가 가옥의 구조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풍부하고 체계적인 지식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지식이 다른 상황에서 쉽게 적용될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한 상태라면 간기를 보고 우데기를 떠올릴 가능성이 크다(이종원‧함경림, 2011). 한편, 간기를 보고 자발적, 자동적으로 우데기가 떠올랐다면 자발적 유추에 해당한다. 반면, 외부로부터 유추적 문제해결과 관련해 구체적인 요구(예, 두 문제상황 간에 유사성을 찾으시오)가 제시되었다면 비자발적 유추이다.

    지리적 현상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직접 경험하는 것이지만, 스케일 문제, 시간과 경비의 제약 등으로 인해 개인이 경험할 수 있는 지리적 경험의 범위와 종류는 상당히 제약된다. 따라서 제한된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지리적 상황을 상상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측면에서 유추적 문제 해결은 교육적 가치가 높다(Holyoak, Gentner and Kokinov, 2001; Wong, 1993).

    유추적 문제해결과 관련된 기존 연구들은 크게 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어 왔다. 첫째는 유추적 문제해결 과정에서 표면 유사성과 구조 유사성의 역할이다. 우데기와 간기의 경우, 눈과 독특한 형태의 가옥구조는 표면 유사성에 해당된다. 반면, 원리, 구조, 관계를 제시 해주는 기후와 가옥구조의 특징은 구조 유사성의 사례가 된다. 표면 유사성은 두 문제상황 간의 연관성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궁극적으로는 구조(관계) 유사 성이 유추적 문제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eane, 1987; Gentner and Markman, 1997). 유추적 문제해결은 하나의 상황을 다른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느냐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전 이(transfer)’의 문제이기도 하다. 두 번째 연구의 초점은 이러한 전이를 원활하게 하는 조건과 관련 있다. 예를 들어, 단수의 바탕문제가 아니라 복수의 바탕문제를 제공하거나, 제시된 바탕문제들 간의 공통점을 찾게 하는 등 부가적인 활동이 전이의 성공 여부를 높여줄 수 있는지를 조사하였다(Catrambone and Hoyloak, 1989; Gick and Holyoak, 1983). 앞선 연구 사례들이 유추적 문제해결에 대한 일반적인 규칙을 발견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마지막 분야는 영역특수적인 맥락에 서의 유추의 사례와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과학, 수학교육의 경우 교실수업에서 활용하는 유추의 사례들을 수집하고, 교수-학습전략으로서 유추의 활용을 체계화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Jee et al., 2010; Treagust, Harrison and Venville, 1998).

    지리학 연구에 다양한 유추적 방법이 활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예, 중력모델 등), 지리교육 분야에서 유추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1970년대 유추의 사례를 수집한 연구(Andrews, 1977, 1987)와 지리적 사고의 한 전략으로 유추를 규명한 연구(Gersmehl, 2008) 정도가 예외적이며, 국내의 경우 지리적 유추를 정의하고, 교수-학습전략으로서의 가치를 주장한 이종원‧함경림(2011)의 연구가 유일하다. 특히, 지리수 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유추의 사례나 활용방법, 그리고 유추적 문제해결 과정의 특징이나 개인차를 연구한 사례는 전무하다.

    중요성에 비해 유추적 문제해결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이유 중 하나는, 문제해결을 다루는 대부분의 연구가 그러하듯이, 유추와 관련된 인지활동이나 문제해결 전략을 조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자발적 유추의 경우 실험조건을 구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학생들에게 유추적 문제해결 과제를 제시하고 그들의 문제해결 과정과 결과물을 분석하는 것은 가능하다. 예를 들어, 특정한 지리적 원리에 기반한 지리적 현상을 제시하고, 이와 구조적 특징이 유사한 다른 사례들을 찾아보게 하는 방식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개인차(예, 지식, 경험, 전략 등) 와 과제의 내용이 지리적 유추과제의 해결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지리적 유추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과제가 개발되었다. 학생들은 강의시간에 제시된 지리적 예시(예, ‘지역(장소)에 대한 상상의 지리가 경관을 실제로 변화시킨 사례’)를 토대로 유사한 구조(원리)를 갖는 다른 사례를 찾아내야 했다. 학생들의 지식, 경험, 전략 등이 문제해결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과제의 수행과정에 대한 인터뷰 조사가 진행되었다.

    1)간기는 눈처마를 지칭하는 말로, 폭설이 내렸을 때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처마를 내어 이동통로를 확보한 주택 형태를 말한다.  2)본 연구에서 ‘문제’는 이전에 경험한 적이 없거나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II. 이론적 배경

       1. 규칙기반추론과 사례기반추론

    유추적 문제해결은 바탕문제와 표적문제 간의 유사 성을 통해 가능해 진다(Gentner and Markman, 1997). 두 문제가 유사하다는 것은 표면적인 특징이나 내용요소가 유사하다는 의미도 있지만, 쉽게 관찰되지 않는 내용요소들 간의 관계, 작동원리, 내재된 구조 등이 유사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뉴턴의 중력법칙을 활용해 지리학의 중력이론을 설명할 경우 두 문제는 크기, 거리 등 공통된 내용요소를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크기에 비례하고 거리에 반비례 한다는 내용요소들 간 관계의 유사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이종원‧함경림, 2011). 유추적 문제해결 연구에서 표면 유사성과 구조 /관계 유사성의 역할에 대한 논의는 중요하게 다뤄져 왔다(Reeves and Weisberg, 1994). 즉, 유추적 문제 해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표면정보인지 아니면 구조/관계인지가 논의의 핵심이 된다.

    Gentner, Rattermann and Forbus(1993)의 연구는 유추적 문제해결에서 표면 유사성과 구조 유사성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들은 실험참가자들에게 다른 수준의 표면 유사성과 구조 유사성을 가진 18 개의 스토리를 읽게 하였다. 일정 시간이 흐른 다음, 실험참가자들에게 특정 스토리를 제시하고 이 스토리를 읽고 연상되는 것과 비교하기 좋은 스토리를 각각 회상해보도록 했다. 실험결과를 보면, 연상되는 사례로는 표면 유사성을 가진 스토리를, 그리고 비교하기 좋은 사례로는 구조적으로 유사한 스토리를 선택한 비율이 높았다. Ross(1989)는 유추적 문제해결 상황에서 표면 정보의 역할을 신속한 검색을 가능하게 하는 것 이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는 문제상황의 표면 정보를 두 가지 수준 - 전체적인 의미론적 영역, 문제상황에 언급된 구체적인 사건과 요소 -으로 구분하였으며, 이들은 문제해결 과정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새로운 문제를 당면하게 되면, 의미론적 영역은 어떤 분야나 범주의 지식을 떠올려야 하는지 알려준다. 분야나 범주가 결정되면, 바탕문제와 표적문제 간의 대응관계를 고려하기 위해 구체적인 사건과 요소들이 활용된다.

    한편, Gick and Holyoak(1983)에게 유추적 문제해결이란 바탕문제를 통해 형성된 도식을 표적문제에 적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로테르담: 라인강 :: 뉴올리언스: X’은 간단한 형태의 유추문제이다(Andrews, 1977).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탕문제에 해당 하는 로테르담과 라인강 간의 의미적 관계를 통해 도식(‘하천의 하구에 입지한 항구도시’)을 찾고, 이를 표적문제인 ‘뉴올리언스: X’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유추적 문제해결 과정에서 도식의 역할을 강조하는 논의를 보면 귀납적 추리과정이 내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규칙기반추론(rule-based reasoning)’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문제상황에 내재된 공통의 구조 혹은 도식을 찾아내는 것이 유추적 문제해결의 핵심이기는 하지만(Quilici and Mayer, 1996), 사람들은 몰입과 이해가 쉬운 이유 때문에 추상적인 원리나 구조보다는 구체적인 사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Reeves and Weisberg, 1994). 더 나아가 도식의 형성 없이 유사한 사례의 파악만으로도 효과적인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예를 들어, 법률적 판단을 위해 유사사건의 판례를 찾거나 과거에 진단한 적이 있는 환자를 기억해서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병을 진단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Patel and Groen, 1986; Rissland, Ashley and Branting, 2005). 이러한 문제해결 방식을 ‘사례기반 추론(case-based reasoning)’이라 한다.

    사례기반추론은 이러한 인간의 문제해결 활동을 모델화한 것으로 과거로부터 얻은 경험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면 그와 가장 유사한 경험을 선택하여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법이다(조규락, 2002). 사례기반추론은 컴퓨터 기반의 인공지능 연구에서 활발하게 응용되고 있다(Du, Liang and Sun, 2012). 예를 들어, 컴퓨터의 문제해결 프로그램과 같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종류의 문제들을 수집, 분류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문제해결과 방법을 검색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사례기반추론은 구조, 도식, 일반화를 강조하는 규칙기반추론과 대비된다(표 1).

       2. 내용 전문성과 도식의 형성

    실제 유추적 문제해결 상황에서 규칙기반추론을 활용하는지, 아니면 사례기반추론을 활용하는지를 판단 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어쩌면 두 접근법이 혼합되어 활용될 수도 있다(이종원‧함경림, 2011). 어떤 접근을 활용할 것인가는 문제상황과 문제해결자 간의 관계에 달려있다. 즉, 문제의 내용 특성, 문제에 대한 지식/경 험의 정도, 문제의 구조 및 복잡함 정도, 문제해결의 동기와 목적 등이 종합적으로 작동한다.

    특히, 문제상황에 대한 전문성이나 익숙함 정도는 문제해결 방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물리학 분야의 전문가와 초보자에게 물리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문제들을 분류하도록 했을 때, 초보자들은 물리학 문제에 사용되는 기구의 유형(예, 지렛대, 빔 등), 문제에 사용된 용어, 혹은 시각적 유사성 등에 기초하여 문제를 분류한 반면, 전문가들은 문제해결에 필요한 원리 (예, 운동의 법칙 등)에 기초하여 문제를 분류하였다(Chi, Feltovich and Glaser, 1981). 즉, 전문가들은 구조를 기준으로 문제를 분류하거나 해결하는 반면, 초보자들은 문제의 표면적인 특징에 집착하는 특징을 보인 것이다. Braman and Nelson(2007)의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관찰되었다. 그들은 법을 공부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로 구분하여 유추적 문제해결 과정에서 배경 지식의 역할을 비교하였다. 논쟁이 되는 사례를 두 그룹의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적절한 선례를 찾도록 요구했을 때, 법과 관련해서 훈련을 받은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정치적 입장 혹은 편견과 같은 개인적인 동기에서 벗어나 보다 중립적인 선례를 찾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내용 전문성은 바탕문제(예시)를 활용하는 방식에서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에게 예시를 제공하고 수학문제를 해결하게 했을 때, 문제해결에 성공한 학생들은 예시를 통해 문제해결의 원리를 파악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이 찾은 정답을 뒷받침하는 목적으로도 활용했다(Chi et al., 1989). 의과대학 학생들도 낯선 개념을 만났을 때, 기존에 알고 있던 개념과 연결고리를 만들어 설명을 시도하거나 기존 도식을 수정하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유추를 생성하는 과정 에서 스스로에게 정교하고 객관적인 질문을 계속해서 던짐으로서 문제해결 상황을 조절한다는 것이다(Kaufman, Patel and Magder, 1996). 컴퓨터 공학 자들 역시 새로운 문제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변수가 조금씩 다른 유사한 상황들을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방식을 취하기도 했다(Clements, 1988).

    과제의 형식/유형 또한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일반적으로 필요한 바탕문제를 떠올리는 데는 문제의 표면적 특성이, 그리고 요소를 대응시키는 과정에는 문제의 구조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Gentner, Rattermann and Forbus, 1993). 제시된 여러 사례들 중에서 유사한 사례를 검색하는 과제의 경우 표면적 특성을 활용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복수의 사례를 비교하거나, 스스로 유사한 사례를 만들어보게 할 경우 사례에 내재된 구조적 유사성이 중요하게 고려되었다(Blanchette and Dunbar, 2001).

    유추적 문제해결의 핵심과정이 예시문제에 숨겨진 도식을 찾고, 발견한 도식을 일반화하는 것이므로(Herbert and Brown, 1997), 도식의 원활한 형성을 돕는 조건이나 학습방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되어 왔다. 예를 들어, 제시된 사례들을 단순히 읽는 것보다는 비교하는 활동이 도식의 형성을 도와 전이의 가능성을 높여준다(Catrambone and Hoyloak, 1989). 나아가 비교하는 사례들의 유사성 정도 역시 중요하다. 즉, 도식의 형성을 위해 사례 간 표면 유사성과 구조 유사성의 정도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Medin and Ross(1989)에 따르면, 표면적으로 유사한 사례들을 비교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관련없는 특징들 까지도 기억 속에 저장시키게 됨으로써 일반화를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표면적으로는 덜 유사하지만 원리가 유사한 사례들을 비교하는 것이 일반화를 유도하는데 유리하다(Gick and Holyoak, 1983; Paas and Van Merriёnboer, 1994). 나아가 관찰하거나 문제를 풀어 보는 것과 같이 수동적인 학습활동보다는 실제로 데이터를 조작해보고 피드백을 받는 능동적인 학습활동이 문제해결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Needham and Begg, 1991; Reed and Saavedra, 1986).

    이와 같이 유추적 문제해결에서 기존 사례를 습득하는 방식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직접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개념이나 원리 획득을 강조했던 HSGP(High School Geography Project) 의 교육원칙과도 관계 깊다. 예를 들어, HSGP에서는 도시의 분포와 패턴, 도시의 규모와 수를 설명해 주는 도식을 형성하기 위해 다양한 사례지역의 분석을 통해 규칙을 파악하도록 했다. 제시된 사례지역을 보면, 도시 분포의 밀도가 낮은 네바다주, 중간수준의 밀도를 보이지만 분포가 균등한 아이오와주, 높은 수준의 밀도를 보이는 뉴욕주, 산맥을 따라 형성된 관개시설로 인해 선형의 분포패턴을 보이는 유타주 등이 포함되었다. 즉 표면적으로는 유사하지 않지만 이러한 사례들을 비교함으로써 심층구조를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형성된 도식은 오스트레일리아 농촌지역의 중심지 분포를 이해하는데 전이될 수 있도록 하였다(Slater, 1993).

    III. 연구 방법

       1. 연구대상

    연구대상은 서울시 소재 대학교에 개설된 인문지리학 강의를 수강한 대학생들(N=45)이다. 1학년(N=27) 과 2학년(N=11)이 다수이며, 3학년 이상은 7명이다. 해당 강의는 일주일에 2번씩 진행되었으며, 기본적인 인문지리 주제 및 개념을 다루는 수업으로 강의와 더불어 참여, 토론, 활동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과제물은 강의의 일부로 제시되었다.

       2. 과제

    유추적 문제해결을 조사하기 위한 과제가 개발되었다. 총 2개의 과제로 구성되며, 각 과제는 2개의 사례를 포함한다(그림 1). 학생들은 제시된 사례들과 유사한 원리(구조)를 갖는 다른 사례를 찾아와야 한다. 과제별로 2개의 유사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공통의 원리를 파악하도록 했다. 과제별로 내재된 지리적 개념은 ‘상품의 판매에 특정 지역(장소)의 상상적 이미지를 활용한다.’와 ‘지역(장소)에 대한 상상의 지리가 경관을 변화시킬 수 있다’이다. 아래는 과제별로 제시된 안내문의 내용이다.

    과제는 출력물로 제시되었으며, 강의시간을 활용해 과제의 내용과 평가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학생들에게는 과제 수행을 위해 1주일이 주어졌다.

       3. 데이터와 분석방법

    45명의 학생들은 각각 2개씩의 과제를 수행했기 때문에 총 90개의 학생 과제물이 수집되었다. 학생 과제물들은 예시 사례와의 표면적, 구조적 유사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 4개의 그룹(A, B, C, D)으로 분류하였다(그림 2). 특히, 본 연구에서 표면적 유사성을 판단 하는 기준으로 소재와 형식을 구분하여 활용하였다. 즉, 과제에서 예시로 보여준 사례의 소재(예, 음식, 아파트)와 형식(제품 포장지, 신문 광고) 측면에서 모두 유사한 경우를 표면적으로 유사한 과제물로 분류하였다. 또한, 분류 과정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공동연구자 2명이 합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학생 과제물에 대한 1차 분류가 끝난 후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 조사가 진행되었다. 학생들과 개별적으로 인터뷰 약속을 잡고 직접 면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인터뷰 조사의 핵심 질문은 ‘아이디어를 어디서, 어떻게 구했는가?’이다. 인터뷰 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문제해결 전략을 크게 규칙기반추론과 사례 기반추론으로 구분했으며, 문제해결을 위해 활용한 정보, 경험, 지식 등도 파악하였다. 실험참가자들의 학년, 관련 과목(예, 문화지리학)의 수강 여부, 해외여 행‧체류 경험 등 과제수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되는 요소들도 조사하였다. 인터뷰 조사는 전체 실험참가자들 중 4명을 제외한 총 41명과 진행했다. 연구자의 질문과 학생들의 답변 내용은 녹음 및 전사되었으며, 참가자들은 인터뷰 조사에 참여하는 대가로 문화상품권(5천원)을 받았다.

    3)Taylor, L., 2004, Re-presenting geography, Cambridge, UK: Chris Kington Publishing 참조하였음.

    IV. 결 과

    학생들이 찾아낸 사례들은 예시 사례와의 유사성에 따라 네 그룹(A∼D)으로 분류되었다. 유형 A는 표면과 구조/원리 모두 유사한 사례들이다. 예를 들어, 과제 1을 위해 ‘아파트’와 ‘과자’를 광고하는 신문기사와 포장지가 예시로 제시되었는데, 아파트(건축물)나 과자를 소재로 활용하거나 상품포장지와 같은 동일한 형식을 사용했을 경우 표면이 유사하다고 판단하였다(그림 3). 유형 A는 과제 1(53.3%)과 2(62.2%)를 통틀어 가장 많이 분류된 형태이다(표 2). 유형 B는 표면 정보는 유사성이 적지만(없지만) 구조/원리가 제시된 예시와 동일한 경우이다. 유형 B를 선택한 학생들은 예시를 통해 구조/원리를 습득할 수 있었던 학생들이며, 그림 2의 (나)는 파리바게트 TV광고에서 유사한 구조/원 리를 파악한 사례이다. 그림 2의 (나)를 제출한 학생(S) 은 다음과 같이 자신의 문제해결을 설명했다. “내가 지나다니는 본 거 중에 뭐가 있었지. 파리바게트는 자주 가거든요. 지리적 요소를 가지고 그걸 이미지화해서 상품화 시켰잖아요”. 유형 C는 표면적으로는 유사해보이지만 구조/원리가 상이한 경우이다. 예를 들어 ㈐의 경우 상품 포장지를 활용하고 있지만 특정 장소가 가진 상상의 지리보다는 상품의 허위 혹은 과대광고에 초점을 맞춘 사례이다. “[지금 보고나니] 이건 장소의 지리는 아닌 거 같은데 이걸 왜 했나 ⋯ 비판하는 걸로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힘든) 농촌인데 젊은 사람이 밝게 웃고 있는... 조금 더 장소를 생각 못한 거 같아 요”(학생 E). 마지막으로 유형 D는 표면 정보 뿐 아니라 구조/원리 모두 예시와 상이한 경우이다. 유형 C와 유형 D로 분류된 사례를 제출한 학생들은 예시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구조/원리를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표 2는 학생 과제물을 유형별로 분류한 결과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과제 1, 2 모두 유형 A로 분류된 사례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과제 간 유형별 배분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과제 1의 경우 유형 C가 1/4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는 반면, 과제 2의 경우 유형 B의 비율이 높다. 이러한 차이는 결국 과제의 난이도로 귀결된다. 즉, 구조/원리 유사성을 기준으로 정답과 오답을 구분한다면 유형 C와 D는 오답에 해당하는데, 과제 1의 경우 그 비율이 33.3%인 반면 과제 2는 11.1%이다. 즉, 학생들이 과제 1에 비해 과제2 를 쉽게 해결한 셈이다.

    학생들이 모델로 삼은 예시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과제 1을 보면, 대다수(73.3%)의 학생들이 예시 1(아파트 신문광고)보다는 예시 2(포장지)를 모델로 활용했음을 알 수 있다. 예시 2를 선정한 이유를 보면, 아래의 인터뷰 내용과 같이 과자포장지에 대해 상대적으로 친숙하고,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고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제 1은 마트가면 보이는 게 많잖아요. 그중에서 고르는 거니깐”(학생 L). “처음에는 [아파트 사례를 찾기 위해] 신문 기사도 찾아보고 했는데, 직접 가서 보고 하는 게 빠를 것 같아서 ⋯ 마트 갈 일이 있어서 지리적 특성에 맞게 여러 개 찍어 와서 그 중에서 적합한 걸 골랐어요”(학생 K). “상품 포장지를 하는 게 더 쉽게 조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학생 G).

    학생들과의 인터뷰 조사를 토대로 문제해결 방식을 분류하였다4)(표 3). 제시된 예시를 통해 일반화(규칙)를 획득하고 이를 활용해 예시를 찾았다면 규칙기반추론이며, 일반화의 과정이 생략될 경우 사례기반추론에 해당한다. 사례기반추론을 활용한 학생들의 응답 내용은 구체적인 사례를 쫓는 것 같은 특징을 보여준다. “뭔가 음식에 관련된 예시를 보여주셔서 비슷한 음식을 하는 게 좋겠다 싶어서 대형마트 식료품점에 갔어요”(학생 L). “인터넷에서 여러 가지 찾아보다가 [예시처럼] 문학작품을 주로 찾아봤어요. 문학마을 같은 걸로. 처음에는 좀 벗어나면 맞는지 안 맞는지 모르겠는 거예요. 예시 들어 주신 거에 적합한 거로 하자. 그래서 이걸 선택했어요”(학생 K). 적합한 사례를 찾지 못한 학생들을 분석해 보면, 사례기반추론을 활용하면서 표면 적인 정보에 집중한 사례들이 많았다. “로잔(이라는 장소)도 설명했지만 캐슬도 설명하셨어요.⋯ (중략) ⋯ 로잔과 같은 지역을 좀 찾았었는데 마땅히 할 만한 게 없더라고요. 캐슬에 중점을 둬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찾으려고 했어요. 나 갤러리에 간다라고 했을 때, 교양이 있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잖아요?”(학생 L). “전통적인 생산 방식 그런 걸 생각하다보니깐. 베트남이 커피로 유명한데⋯ 각에 그려진 커피 가는 기구, 커피 포대자루 이런 이미지가 실제로 이렇게 생산되지 않는게 그런 게 유사하지 않을까?”(학생 C).

    규칙기반추론을 활용한 학생들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예시 과제들에 포함된 원리를 파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무 관련이 없는데 마치 그런 것처럼 그 사람들에게 장소 속의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거 그런 걸 찾았어요”(학생 K). “그 지역이 그럴 거라는 이미지 때문에 그거에 맞춰서 변하게 된 거잖아요. 여기도 거의 시골이었는데, 도시 같은데서 벗어나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고향적 이미지를 찾다보니 관광지로 변화한 거죠. 전원지에 대한 상상으로”(학생 K).

    한편, 인터뷰 과정에서 규칙기반추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학생들의 수행 과정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이들은 비록 1개의 예시 사례만을 활용하지만, 지속적으로 자신의 사례와 비교함으로써 ‘규칙’까지는 아니지만 구조적인 공통점을 찾아내려는 모습을 보인다.5) “예시도 보면 캐슬이 실제로 궁전이나 성은 아니지만, 거기서 [그 장소의] 이름이 떠올리는 이미지를 차용한 거니깐, 실제로 캐리비안 해에 직접 있는 건 아니지만, 이름이랑 풍경을 실제 카리브해에 있는 것처럼 꾸몄으니 깐”(학생 G). “예시 자료에서 아파트가 로잔이라는 장소를 카피한 거잖아요.⋯ (중략) ⋯루브르 박물관처럼 같은 공간, 샹들리에 같은 공간, 그렇게 프랑스를 많이 재현해 놓으려고 노력한 거 같아서 그게 많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학생 H).

    또한, 문제해결 과정에서 학생들이 기존의 경험, 기억, 지식을 활용했는지 아니면 새로운 경험/지식을 활용했는지를 조사하였다. 새로운 경험/지식에는 온라인 검색(예, “생각이 안나더라고요. 그래서 인위적으로 영화나 문학작품에서 영감을 받아서 조성한 것이나 장소 마케팅 이런 걸로 검색해봤어요”(학생 S))이나 마트 방문 등의 직접적인 경험, 타인으로부터의 조언이나 도움(예, “제가 제주도에서 왔거든요. 엄마한테 물어보고, 엄마가 유채꽃도 일부러 심는 거 같다고 말씀하셔서 면사무소에서 유채꽃 축제 역사 같은 책을 참고해서 썼어요”(학생 G)) 등을 포함한다. 표 3을 보면, 과제 1의 경우 새로운 경험과 지식이 상대적으로 많이 활용된 반면, 과제 2에서는 기존의 경험과 지식이 활용되는 빈도가 높다[x2=4.881(df=1), p=0.027]. 과제별로 학생들의 기존의 경험 및 지식의 유무가 추론방식의 선택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교차분석을 실시했을 때, 과제 내용에 상관없이 적절한 관련 경험 및 지식이 없는 학생들은 사례기반추론을 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에 관련 경험 및 지식을 가진 경우 과제 1에서는 규칙기반추론을, 과제 2에서는 사례기반추론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과제 내용에 따라 학생들이 선호하는 추론방식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뷰를 통해 문제해결에 바탕이 되는 42개의 배경 지식을 추출하였으며, 습득한 방식이나 전문성 등에 따라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표 4). 우선, ‘일상적 경험’을 활용한 학생들은 평범한 행동에서 힌트를 얻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인다. “차를 즐겨 마시는데, 차 종류에 이국적인 이미지를 활용한 게 많아서 인터넷으로 찾아 봤어요”(학생 L). “저는 장소 관련된 유명한 거 생각하다보니깐.. 바로 생각이 났어요. 원래 신당동 떡볶이를 좋아하고, 자주 가는 편이에요”(학생 L). 이와 달리 ‘특수한 경험’ 유형은 여행이나 해외 체류 등 일상적인 경험과는 달리 제한적 경험 방식을 통해 습득된 배경 지식을 의미한다. 특히, 여행이나 해외 체류의 경험을 활용하는 비율이 전체 배경 지식 중 절반 정도(42.2%)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들은 인터뷰 과정에서 자신의 사례에 관해 자신감을 보이며 세부적인 설명을 덧붙여 설명하기도 한다. “영국 여행 할 때, 지하철로 다니면서 베이컨 스트리트를 지난 적이 있었어요. 지도에 막 ‘셜록, 셜록⋯’이라고 표시되어 있더라고요. 그 때 경험이 생각나서 찾아 봤어 요”(학생 N). “파리에 살았을 때 제가 좋아하던 과자에 요. 이 과자 이름이 원래 오페라인데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브랜드 이름으로 가게 된 거고. 또 실제로 이런 맛이 아닌데 모양만 비슷하고, 에펠탑 아래에서 먹는 상상? 그걸 느끼게 하는 게 아닐까요?”(학생 L).

    과제 2에서는 검색이나 독서를 통해 이미 알고 있었던 지식을 활용하는 경우가 발견되었으며, 이들은 ‘일상적 지식’ 유형으로 분류되었다. 해당 유형의 학생들은 예시 사례와 표면적으로 유사한 사례를 떠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래 없던 건데 소설이 유명해져서 그거랑 비슷한 경관을 만들려고 세운 건 이미 알고 있었어요. 관련 사례가 금방 떠올랐어요”(학생 K). “제가 예전에 드라마를 보고 영국을 너무 가고 싶어서 찾아 봤었는데, (중략) [소설과 관련되어서] 이런 박물관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학생 K).

    반면에 ‘전문 지식’을 활용한 학생들은 이전에 학습한 강의나 수업 내용을 떠올려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인다. 해당 사례들은 ‘일상적 지식’ 유형보다는 그 지식의 수준이 보다 추상적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예시 사례와는 표면적으로 매우 다르기 때문에, 인터뷰를 하기 전까지 그 의도가 파악되지 않기도 하였다. “문화지리 수업시간에 부산 감천문화마을을 활용하신 게 생각났어요. 원래 할머니들이 나물 팔고 그랬는데 관광객이 많아지니깐 (정부에서) 미관을 해친다고 하지 말라고 막았대요. 그게 주민들의 문화가 [경관이] 사라 진다고 생각했어요“(학생 K).

    4)학생들의 과제 수행방법을 사례기반추론과 규칙기반추론으로 명료하게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과제물을 보면 사례를 기반으로 추론한 것처럼 보이지만, 인터뷰를 진행해보면 과정에서 예시 사례들에 내재된 원리를 파악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5)유추적 문제해결 과정은 두 문제에 공통으로 내재된 구조를 파악하고, 이를 연결하는 과정인 구조대응 이론(structure-mapping theory)으로 설명되기도 한다(Gentner, 1983; Gentner and Markman, 1997). 예를 들어, 중력법칙과 지리학의 중력모델은 각각 ‘~가 클수록 ~가 크다’, ‘~가 멀수록 ~가 작다’와 같은 공통된 인과 구조 속에서 작동한다(이종원·함경림, 2011). 즉, 구조대응 이론에 따르면 문제에 내재된 공통 구조를 파악해야만 성공적인 유추적 문제해결이 가능하다.

    V. 논의 및 결론

    예시 문제의 표면적 정보는 학생들이 문제해결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표면에 담긴 정보들을 통해 과제의 탐색 범위나 주제를 결정했을 뿐 아니라, 구체적인 수행 방법(예, 마트 방문하기)을 선택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유추적 문제해결을 다룬 기존의 연구들과 일치하는 것이다. 다만, 본 연구는 문제의 내용과 그에 따른 개인차, 즉 내용에 대한 지식과 경험의 차이가 유추적 문제해결의 방식과 결과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동일한 형식의 과제가 제시되었음에도, 과제 1의 경우 새로운 지식을 찾고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이 관찰된 반면, 과제 2의 경우 자신의 경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나아가 제시된 예시문제와 관련 하여 충분한 지식이나 연관경험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표면적 특징에 더욱 의지하게 되고, 사례기반추론을 선호하는 계기가 되었다.

    기존 연구와 다른 결과는 제시된 사례의 활용방법에 서도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유사한 두 개의 사례를 제시하는 것보다는 구조(원리)는 동일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는 예시들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화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Halpern, Hansen and Riefer, 1990). 이러한 논리는 개념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예시 (example)뿐 아니라 비예(non-example)도 필요하다는 주장과도 상응하는 것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본 연구를 위해 제시된 두 사례를 비교해 일반화(규칙)를 확인하기 보다는 자신들에게 흥미 있거나 자료에 접근 하기 쉽다고 판단한 예시(예, 음식 포장지, 봉평 메밀 밭)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실험에 앞서 두 사례가 갖고 있는 공통점에 대해 설명했음에도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사실이 다. 즉 유사한 사례들의 비교를 통해 규칙을 발견하는, 어떤 측면에서는 안전하고 합리적인 문제해결의 방법이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쪽의 사례에만 집중한 것이다. 즉, 학습자 고유의 경험, 지식, 흥미가 문제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표면적 정보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적절한 유사 사례를 찾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본 연구에서 적절한 사례를 찾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를 살펴보면, 문제해결과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표면정보에 집중함으로써 핵심적인 부분(구조, 원리)에 소홀하게 된 경우가 많았다. 기존 연구결과를 인용해 본다면(Needham and Begg, 1991; Gentner, Loewenstein and Thompson, 2003), 제시된 두 사례를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활동을 사전에 계획했더라면 이러한 문제는 최소화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과제 2의 경우 허위광고나 과장광고의 사례로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되었다. 이러한 접근이 과제 2의 내용과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예상컨대 예시를 확인하는 순간 자신들이 이전에 학습했던 내용들, 즉 선지식과 연결하게 됨으로써 기대했던 규칙을 생성할 기회를 놓쳤을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한 또 하나의 소득은 실험참가자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주변을 관찰하고, 지리적 의미를 부여하는 생활습관의 변화를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다음의 인터뷰 내용은 과제를 통한 인식, 습관의 변화를 보여준다. “진짜 저는 몰랐는데, 수업 듣고 일상 자체에 예가 너무 많아서⋯ 무의식적으로 길 가다가 생각이 더 많아 졌다고 해야 하나?”(학생 G).

    어쩌면 이 연구가 보여주고 있는 과제나 문제해결 방식이 전혀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비슷한 사례를 찾는 것은 지리 교사에 의해 혹은 교과서에서 종종 선택되는 과제 유형이기도 하다. 즉, 유추라 명명 했을 뿐 유추는 이미 일상적으로 학술적으로 흔하게 활용되는 개념이자 문제해결 전략이다. 또한 유추적 문제 해결 방식은 개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발현 되는 특징이 있다. 중요한 부분은 기존의 문제해결을 이해하고, 체계화하고, 나아가 교육하는데 ‘유추’, 혹은 ‘전이’가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교실수업 수준에서 유추의 역할을 규명할 수 있는 연구방법의 개발 및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 1. 이 건호, 이 동훈 2004 “사례기반추론과 규칙기반추론을 이용한 e-쇼핑몰의 상품추천 시스템” [정보처리학회논문지D] Vol.11 P.1189-1196 google
  • 2. 이 종원, 함 경림 2011 “효과적인 지리 교수·학습을 위한 유추의 이해와 활용” [대한지리학회지] Vol.46 P.534-554 google
  • 3. 조 규락 2002 “사례기반 추론을 통한 지식 공유 및 문제 해결” [교육정보미디어연구] Vol.8 P.33-64 google
  • 4. Andrews A. C. 1977 The concept of analogy in teaching geography [Journal of Geography] Vol.76 P.167-169 google doi
  • 5. Andrews A. C. 1987 The analogy theme in geography [Journal of Geography] Vol.86 P.194-197 google doi
  • 6. Blanchette I., Dunbar K. 2001 How analogies are generated: The roles of structural and superficial similarity [Memory & Cognition] Vol.28 P.108-124 google doi
  • 7. Braman E., Nelson T. E. 2007 Mechanism of motivated reasoning? Analogical perception in discrimination disputes [American Journal of Political Science] Vol.51 P.940-956 google doi
  • 8. Catrambone R., Holyoak K. J. 1989 Overcoming contextual limitations on problem-solving transfer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Vol.15 P.1147-1156 google
  • 9. Chi M. T. H., Bassok M., Lewis M., Remann P., Glaser R. 1989 Self-explanations how students study and use examples [Cognitive Science] Vol.13 P.145-182 google doi
  • 10. Chi M. T. H., Feltovich P. J., Glaser R. 1981 Categorization and representation of physics problems by experts and novices [Cognitive Science] Vol.5 P.121-152 google doi
  • 11. Clement J. 1988 Observed methods for generating analogies in scientific problem solving [Cognitive Science] Vol.12 P.563-586 google doi
  • 12. Du Y., Liang F., Sun Y. 2012 Integrating spatial relations into case-based reasoning to solve geographic problems [Knowledge-Based Systems] Vol.33 P.111-123 google doi
  • 13. Genter D. 1983 Structure-mapping: A theoretical framework for analogy [Cognitive Science] Vol.7 P.155-170 google doi
  • 14. Gentner D., Markman A. B. 1997 Structure mapping in analogy and similarity [American Psychologist] Vol.52 P.45-56 google doi
  • 15. Gentner D., Loewenstein J., Thompson S. 2003 Learning and transfer: A general role for analogical encoding [Journal of Educational Psychology] Vol.95 P.393-408 google doi
  • 16. Gentner D., Rattermann M. J., Forbus K. D. 1993 The roles of similarity in transfer: Separating retrievability from inferential soundness [Cognitive Psychology] Vol.25 P.524-575 google doi
  • 17. Gersmehl P. J. 2008 Teaching Geography google
  • 18. Gick M. L., Holyoak K. J. 1983 Schema induction and analogical transfer [Cognitive Psychology] Vol.15 P.1-38 google doi
  • 19. Halpern D. F., Hansen C., Riefer D. 1990 Analogies as an aid understanding and memory [Journal of Educational Psychology] Vol.82 P.298-305 google doi
  • 20. Herbert K., Brown R. H. 1997 Patterns as tools for algebraic reasoning [Teaching Children Mathematics] Vol.3 P.340-345 google
  • 21. Holt A., Benwell G. L. 1999 Applying casebased reasoning techniques in GIS [International Journal of Geographical Information Science] Vol.13 P.9-25 google doi
  • 22. Holyoak K. J., Gentner D., Kokinov B. N. 2001 Introduction: The place of analogy in cognition. In D. Gentner, K. J. Holyoak, and B. N. Kokinov (Eds.), The Analogical Mind: Perspectives from Cognitive Science P.1-19 google
  • 23. Jee B. D., Uttal D. H., Gentner D., Manduca C., Shipley T., Tikoff B., Ormand C. J., Sageman B. 2010 Commentary: Analogical thinking in geoscience education [Journal of Geoscience Education] Vol.58 P.2-13 google doi
  • 24. Kaufman D. R., Patel V. L., Magder S. Q. 1996 The explanatory role of spontaneously generated analogies in reasoning about physiological concepts [International Journal of Science Education] Vol.18 P.369-386 google doi
  • 25. Keane M. 1987 On retrieving analogues when solving problems [Quarterly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Vol.39A P.29-41 google doi
  • 26. Medin D. L., Ross B. H. 1989 The specific character of abstract thought: Categorization, problem solving, and induction. In R. J. Sternberg (Ed.), Advances in the Psychology of Human Intelligence, Vol. 5. P.189-223 google
  • 27. Needham D. R., Begg I. M. 1991 Problemoriented training promotes spontaneous analogical transfer: Memory-oriented training promotes memory for training [Memory & cognition] Vol.19 P.543-557 google doi
  • 28. Paas F. G. W. C., Van Merriёnboer J. J. G. 1994 Variability of worked examples and transfer of geometrical problem-solving skills: A cognitive-load approach [Journal of Educational Psychology] Vol.86 P.122-133 google doi
  • 29. Patel V. L., Groen G. J. 1986 Knowledge based solution strategies in medical reasoning [Cognitive Science] Vol.10 P.91-116 google doi
  • 30. Quilici J. L., Mayer R. E. 1996 Role of examples in how students learn to categorize statistics word problems [Journal of Educational Psychology] Vol.88 P.144-161 google doi
  • 31. Reed S. K., Saavedra N. C. 1986 A comparison of computation, discovery, and graph procedures for improving students’ conception of average speed [Cognition and Instruction] Vol.3 P.31-62 google doi
  • 32. Reeves L. M., Weisberg R. W. 1994 The role of content and abstract information in analogical transfer [Psychological Bulletin] Vol.115 P.381-400 google doi
  • 33. Rissland E., L., Ashley K. D., Branting L. K. 2005 Case-based reasoning and law [The Knowledge Engineering Review] Vol.20 P.293-298 google doi
  • 34. Ross B. H. 1989 Distinguishing types of superficial similarities: Different effects on the access and use of earlier problem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Learning, Memory, and Cognition] Vol.15 P.456-468 google doi
  • 35. Slater F. 1993 Learning Through Geography google
  • 36. Taylor L. 2004 Re-presenting geography google
  • 37. Treagust D. F., Harrison A. G., Venville G. J. 1998 Teaching science effectively with analogies: An approach for preservice and inservice teacher education [Journal of Science Teacher Education] Vol.9 P.85-101 google doi
  • [표 1.] 규칙기반추론과 사례기반추론의 비교
    규칙기반추론과 사례기반추론의 비교
  • [그림 1.] 유추적 문제해결을 조사하기 위해 개발된 사례들.
    유추적 문제해결을 조사하기 위해 개발된 사례들.
  • [그림 2.] 표면적, 구조적 유사성에 따른 학생 과제물의 분류.
    표면적, 구조적 유사성에 따른 학생 과제물의 분류.
  • [그림 3.] 학생 과제물 예시 - 과제 1
    학생 과제물 예시 - 과제 1
  • [표 2.] 학생 과제물의 유형별 분류(N=45, 학생 수)
    학생 과제물의 유형별 분류(N=45, 학생 수)
  • [표 3.] 과제별 유추적 문제해결 전략의 차이 (N=41, 학생 수)
    과제별 유추적 문제해결 전략의 차이 (N=41, 학생 수)
  • [표 4.] 문제해결에 활용된 배경 지식의 분류
    문제해결에 활용된 배경 지식의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