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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베트남 여성 결혼이민자의 언어 학습 신념 연구
  • 비영리 CC BY-NC
ABSTRACT
베트남 여성 결혼이민자의 언어 학습 신념 연구

Jung Jieun. 2014. 6. 30. The Beliefs about Language Learning of Vietnamese Immigrant Women. Bilingual Research 55, 353-380. This study aims to explore beliefs about language learning of Vietnamese immigrant women as learners of Korean. It also aims to find the effects of proficiency and length of residence on learners’ beliefs about language learning. A total 258 learners participated in this study, and the ‘Beliefs About Language Learning Inventory(BALLI)’, which included 34 items on a Likert-type scale, was used to collect data. The findings show that learners were highly motivated, and they believed that their own efforts were much more important than their talents in learning language. Thus, they held quite optimistic beliefs about the future language progress. The findings reveal that the learners from the three groups of proficiency and length of residence hold many similar beliefs on language learning, but they also hold some different beliefs. The ANOVA and Post-hoc yield that the mean differences for certain items were statistically significant among the groups. These findings would be able to give useful information in planning language curriculum for Vietnamese immigrant women.(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KEYWORD
언어 학습 신념 , 언어 학습에 대한 신념 측정 도구 , 베트남 여성 결혼이민자 , 제2언어로서의 한국어
  • 1. 서론

    제2언어 교수-학습 현장에서 언어를 학습하고 지도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는 주체는 교사만이 아니다. 학습자 역시 언어 습득에 대한 그들 나름대로의 신념(belief)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학습 과정과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Horwitz, 1988; Kern, 1995; Peacock, 2001).

    학습자의 언어 학습 신념은 학습 전략과 함께 학습자의 상위 인지적(meta cognitive)1) 개인차 요인 중 하나로 태도, 동기 등의 정의적(affective (or emotional)) 요인 및 언어 적성, 학습 스타일 등의 인지적(cognitive) 요인과 결합하여 교실 내에서 일어나는 학습자의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Huang & Tsai, 2003; Kim-Yoon, 2000; Truitt, 1995; Yang, 1999). 긍정적인 신념은 학습 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반면, 부정적이고 비현실적인 신념은 동기를 저하시키고, 좌절감이나 불안감을 유발시킬 수 있다(Kern, 1995; Oh, 1996; Bernat & Gvozdenko, 2005:8에서 재인용). 따라서 교사는 먼저 자신이 가르치는 학습자 집단이 가진 신념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이를 고려하여 교육을 해야 한다.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지난 30여 년간 신념은 제2언어 습득(second language acquisition, 이하 SLA) 분야에서 다양한 학습자를 대상으로 활발하게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많은 연구자의 관심사가 되어 왔다(Hong, 2006; Kim-Yoon, 2000; Park, 1995; Truitt, 1995)2). 그러나 제2언어 또는 외국어로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3)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미했을 뿐만 아니라 학습자의 신념 전반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윤정(2011)은 한국어 학습자의 언어 학습 신념을 최초로 다루었으나 신념 및 전략에 따른 학업성취도를 밝히는 것이 연구의 주된 목적이었다. 김희영(2012)Kim(2013)은 학습자뿐만 아니라 교사의 신념을 함께 연구함으로써 두 집단의 신념 간 차이가 있음을 밝혀낸 주목할 만한 연구이다. 하지만 학습자와 교사가 모두 특정 기관 소속이고 학습자의 국적이 통제되지 못했다4)는 점은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 Jee(2013)는 미국의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를 대상으로 이들의 학년(숙달도)과 최종 성적이 신념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자 했지만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는 드러나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베트남 출신 여성 결혼이민자 258명을 대상으로 언어학습 신념을 측정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KSL 환경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의 한국어 숙달도와 한국 거주 기간에 따른 신념의 차이를 확인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KSL 환경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베트남 여성 결혼이민자들의 언어 학습 신념은 어떠한가?

    둘째, 베트남 여성 결혼이민자들의 언어 학습 신념은 학습자 변인(한국어 숙달도, 한국 거주 기간)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가?

    1)일부 연구(Jee, 2013)에서는 언어 학습 신념을 정의적 요인으로 보기도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Horwitz(2008)의 구분을 따라 상위 인지적 요인에 포함시켰다.  2)외국어로서의 영어(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이하 EFL)를 학습하는 한국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연구이다.  3)한국어 학습 환경은 제2언어로서의 한국어(Korean as a second language, 이하KSL)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Korean as a foreign language, 이하 KFL)로 구분한다.  4)김희영(2012)의 연구 대상은 학습자 163명(34개국)과 교사 30명이고, Kim(2013)의 연구 대상은 학습자 99명(22개국)과 교사 27명이다.

    2. 이론적 배경

       2.1. 언어 학습 신념

    언어 학습 신념은 언어와 언어 학습 과정의 본질에 대한 가정(Riley, 1980), 소이론(Hosenfeld, 1976), 철학(Abraham & Vann, 1987), 또는 선입관(Horwitz, 1988) 등으로 정의되어 왔다. 즉, 언어 학습에 대해 학습자가 가지는 단정적인 생각이나 태도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신념은 학습자 요소, 언어적 요소, 환경적 요소5)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고, 동기와 상호작용하는 동시에 전략 사용, 불안감의 정도, 활동 선택, 자율성의 정도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언어 학습 과정과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Kim, 2003:39).

    언어 학습 신념에 대한 연구는 Horwitz(1985, 1987, 1988)를 통해 체계화 되었다. Horwitz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교사와 학습자를 대상으로 설문과 토론을 실시한 후 학습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신념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학습자들의 신념을 ‘① 외국어 적성(Foreign language aptitude), ② 언어 학습의 어려움(The difficulty of language learning), ③ 언어 학습의 본질(The nature of language learning), ④ 학습 및 의사소통 전략(Learning and communication strategies), ⑤ 언어 학습의 동기 및 기대(Motivations and expectations)’의 다섯 가지 하위요소로 분류하였고, 이를 측정하기 위한 설문지 형식의 검사 도구(Beliefs About Language Learning Inventory, 이하 BALLI)를 개발하였다.

       2.2. 선행 연구

    BALLI가 소개된 이후 이를 활용하여 학습자의 신념을 분석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 왔는데 이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째, 학습자가 가지는 신념의 본질을 탐구한 연구로 Horwitz(1988), Tumposky(1991), Rieger(2009)가 있다. 이들은 연구를 통해 학습자들이 가지는 다양한 신념을 밝히고, 신념과 학습 과정 및 결과 간에는 강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예를 들어, 어휘나 문법 학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습자는 단어를 외우고 문법 규칙을 학습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고, 동기가 약한 학습자의 경우, 난이도가 높아지고 학습 시간이 길어지면 중도에 학습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Bernat(2004)는 성인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이들의 신념이 대학교에서 언어를 학습하는 학생들의 신념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분석하였다. 그 결과 성인 이민자들도 대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언어 학습 방법(어휘, 번역, 문법, 반복, 발음, 시기적절한 오류 수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자신들이 언어에 대한 소질이 부족하고 성인은 언어 습득 능력이 떨어진다고 믿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언어 학습에 대한 강한 동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은 대학생들과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었다.

    둘째, 신념과 학습 전략(Yang, 1999), 성취도(Huang & Tsai, 2003), 불안(Truitt, 1995), 동기(Kim-Yoon, 2000) 등 다른 요인과의 관계를 규명한 연구들이 있다. Yang(1999)은 대만의 EFL 대학생들이 가지는 언어 학습 신념 중 하나인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이 모든 유형의 전략 사용과 깊은 관련이 있고, 구어 학습의 가치와 본질에 대한 신념도 구어 연습 전략 사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혔다. Huang & Tsai(2003)는 대만의 EFL 고등학생의 신념과 성취도 간의 관계를 다루며, 성취도가 높은 학습자가 낮은 학생들보다 더 긍정적인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Truitt(1995)는 한국의 EFL 대학생을 대상으로 신념과 불안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했는데, 신념 중 자기 효능감은 불안감와 음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Kim-Yoon(2000)에서는 학습자의 신념과 동기의 관계를 다루며 말하기에 대한 자신감은 지배 목표(mastery goal) 성향과 깊은 관계가 있고, 언어 학습에 대해 학습자가 인식하고 있는 가치와 본질은 학습 과제 기피(work-avoidance) 성향과 수행(performance) 성향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셋째, 학습자와 교사의 언어 학습 신념 불일치를 다룬 연구들이 있다 (김희영, 2012; Kern, 1995; Kim, 2013; Peacock, 1999). 이들은 연구를 통해 학습자와 교사의 신념에는 차이가 있고, 이 신념의 불일치가 학습자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학습자가 교사와 신념의 차이를 느낄 경우 이들은 자신감을 잃고 교실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꺼리게 되며 (Peacock, 1999), 교실에는 긴장감이 유발될 수 있다(Kern, 1995)고 하였다.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김희영, 2012)Kim(2013)에서도 교사와 학습자 사이에 신념의 차이가 존재함을 밝히고, 교사는 학생들의 신념을 잘 파악하여 학습자가 학습에 방해가 되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올바르게 수정해 주어야 한다고 보았다.

    5)학습자 요소에는 선행 경험, 학습 유형, 성격, 지적 능력, 나이가 있고, 언어적요소에는 모국어(L1)와 목표어(L2)의 언어적 차이, 목표어의 위상이 있으며, 환경적 요소에는 문화적 유산, 사회적 환경, 교사의 영향, 학습 상황, 결과 측정 방법이 있다(Kim, 2003:39).

    3. 연구 방법

       3.1. 연구 참여자

    한국어 학습자들의 언어 학습 신념을 살펴보기 위해 베트남 출신 여성 결혼이민자 258명을 대상으로 2014년 3월 25일부터 2014년 4월 4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현재 국내에는 유학 비자(D-2)로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63,152명)6)보다 결혼이민자(150,267명)7)가 2배 이상 많고, 그 중 베트남 출신이 26.4%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이 큰 주요 집단으로 파악하였다.

    <표 2>는 연구 참여자들의 인구학적 정보를 나타낸 것이다.

    [<표 2>] 연구 참여자의 인구학적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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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 참여자의 인구학적 정보

       3.2. 연구 도구

    베트남 여성 결혼이민자의 언어 학습 신념을 조사하기 위한 도구로 Horwitz(1987)가 개발한 BALLI를 사용하였다. BALLI는 현재까지 개발된 신념 측정 도구 가운데 가장 체계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신념관련 많은 연구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 목적에 맞게 영어로 되어 있는 BALLI의 문항을 베트남어로 번역하여 학습자에게 제시하였다.

    BALLI는 <표 3>과 같이 5개의 하위 요소, 총 34개의 문항으로 구성하였고, 각 문항에 대한 응답은 ‘확실히 그렇다(1) –그렇다(2) – 그저 그렇다(3) - 그렇지 않다(4) - 전혀 그렇지 않다(5)’의 5단계 리커트 척도로측정될 수 있도록 하였다. 전체 문항의 신뢰도는 0.764로 신뢰할 만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표 3>] BALLI 하위 요소별 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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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LLI 하위 요소별 문항

    본고에서 논의를 진행할 때는 편의상 베트남어로 작성된 문항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제시할 것이다.

       3.3. 자료 분석

    총 34문항에 대해서 258명의 응답자가 답한 결과를 분석한 방법 및 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 도구의 신뢰성을 평가하기 위해 크론바흐 알파 계수(Cronbach’s Alpha Coefficient)를 산출하였다. 둘째, 각 문항에 대한 빈도분석과 기술 통계 분석을 실시하여, 문항별 5종류의 응답에 대한 분포, 평균, 표준편차를 구하였다. 셋째, 학습자의 한국어 숙달도, 한국 거주 기간에 따라서 언어 학습 신념에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하기 위하여 일원분산분석(One-Way ANOVA)을 실시하였다. 집단 간의 차이를 보이는 경우에는 유의수준 0.05 수준에서 사후 검정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분석은 통계 패키지 SPSS21을 통해 이루어졌다.

    6)출처 : 등록 외국인 현황(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2014. 3. 31. 기준)   7)출처 : 국민의 배우자 현황(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2014. 3. 31. 기준)  8)필수 응답 항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무응답이 많았다.

    4. 결과 분석 및 논의

       4.1. 베트남 여성 결혼이민자의 언어 학습 신념

    4.1.1. 외국어 적성

    언어 학습 신념의 첫 번째 하위 요소인 ‘외국어 적성’은 총 9개 문항으로 구성되었고 구체적인 응답 결과는 <표 4>와 같다.

    [<표 4>] 외국어 적성에 대한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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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어 적성에 대한 신념

    1번 문항에 응답자의 96.9%가 나이가 어릴수록 외국어를 배우기 쉽다고 답했다. 여러 국적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김희영(2012:40)의 72.4%, Kim(2013:663)의 67.7%보다도 압도적인 수치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연구 참여자들의 국적에 따른 것일 수도 있겠으나 성인 이주민의 언어 학습 신념을 연구한 Bernat(2004)의 모든 연구 참여자가 언어학습에서의 어린이의 우위성을 인정하는 신념을 보였던 것을 고려할 때, 그보다는 학습 목적 또는 연령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 참여한 학습자의 평균 연령은 28.3세로 김희영(2012)Kim(2013)에서의 연령보다 높다.9)

    2번 문항에서는 76.7%가 외국어 학습에 특별한 재능을 지닌 사람들이있다는 신념을 보였지만 그 재능이 본인에게 있다(16번)고 생각하는 학습자는 31.4%에 불과했고, 베트남인들이 외국어를 배우는 데 능숙하다(6번)고 여기는 학습자도 41.8%로 과반수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33. 누구나 외국어로 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라는 문항에 대해서는 93.4%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는 본인 또는 자국민에게 외국어 학습에 대한소질이 없을지라도 지속적인 학습을 거듭하면 궁극적으로는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30. 언어를 두 개 이상 구사하는 사람들은 머리가 매우 좋은 사람들이다.’라는 문항에는 57%가 긍정적인 신념을 보였는데 이와 관련하여 김희영(2012:42)은 언어 학습자는 본래 언어에 대한 관심이 높고, 그에 따라 언어 학습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한 바있다.

    ‘19.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외국어를 더 잘 배운다.’라는 문항에는 22.9%만이 긍정적으로 답해 대부분의 학습자들이 외국어 학습에서의 여성의 우위성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1. 수학과 과학을 잘하는 사람들은 외국어를 잘 배우지 못한다.’라는 문항에 대해서도 69%는 부정적으로 응답하고, 23.3%는 중립적으로 응답하여 대다수가 특정 학과목과 외국어 학습 적성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0.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또 다른 언어를 배우기가 더 쉽다.’는 문항에는 61.7%가 긍정적으로 응답해 한 언어와 또 다른 언어의 학습 간에는 어느 정도의 연관성이 있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1.2. 언어 학습의 어려움

    언어 학습 신념의 두 번째 하위 요소인 ‘언어 학습의 어려움’은 총 6개 문항으로 구성되었고 구체적인 응답 결과는 <표 5>와 같다.

    [<표 5>] 언어 학습의 어려움에 대한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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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 학습의 어려움에 대한 신념

    응답자의 64%가 상대적으로 배우기 쉬운 언어가 존재한다(3번)고 믿고 있고, 70.5%가 한국어는 배우기에 어려운 언어(4번)라고 답한 것을 보면 베트남 여성 결혼이민자들은 한국어를 배우기 쉬운 언어로 인식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 나는 한국어를 아주 잘 말하게 되리라고 믿는다.’라는 문항에 79.8%의 많은 학습자들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앞서 살펴본 33번 문항과 같이 학습자들은 한국어를 어렵게 여김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하면 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15. 한국어를 배우는 데 하루에 한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 한국어를 아주 잘 구사할 수 있으려면 얼마나 걸리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1-2년’이라는 응답이 41.5%로 가장 많았고, ‘3-5년’이 37.6%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김희영(2012)Kim(2013)에서 ‘3-5년’이라고 응답한 학습자가 각각 44.8%, 50.5%로 나타났던 것과는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한국어의 학습 난이도(4번)에 대해 답한 리커트 척도의 평균값10)을 보면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2.18, 이전 두 연구에서는 각각 2.87, 2.76으로 본 연구의 참여자들이 한국어를 더 어렵다고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단시간내에 언어를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 참여한 학습자들은 한국어 학습에 대해 큰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Liskin-Gasparro(1982)는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려면 모국어와 유사한언어인 경우는 최소 1,300시간, 모국어와 상이한 언어는 최소 2,40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밝히고 있다. 하루에 한 시간씩 ‘1-2년’을 할애하면 ‘365-730시간’이 될 것이고, ‘3-5년’이라고 해도 ‘1,095-1,825시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학습자들은 본인이 예상했던 기간 안에 원하는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큰데 이럴 경우 학습자들은 쉽게 좌절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Mantle-Bromley, 1995). 따라서 학습자가 언어 학습에 대해 지나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면 기대한 만큼 성취하지 못할 경우 쉽게 좌절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 25번과 34번 두 문항11)은 언어 기능에 대한 난이도와 관련된 신념을 묻는 문항이다. 대부분의 이전 연구들에서 학습자는 이해하는 것(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이 더 쉽지 않다고 생각하였다(김희영, 2012; Horwitz, 1988; Jee, 2013; Kim, 2013).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이해하는 것(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이 쉽다고 응답한 학습자가 50.4%로 더 많았다. 이는 호주에서 영어를 배우는 베트남 출신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Bernat(2004)에서 말하기가 더 쉽다고 응답한 학습자가 55%로 나타난 것과 유사한 결과이다.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 말로 의사를 표현하는 능력보다 시기적으로 먼저 발달하며 수준면에서도 앞선다(Postovsky, 1974)는 것이 일반적 통념인 것을 고려할 때, 이러한 상반된 결과는 결혼이민자라는 학습자의 특수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문화가족 국어 사용 환경 기초 조사’ 결과에서도 초급 단계의 다문화 가족학습자들은 말하기 기능을 가장 쉽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고(김경령외, 2011:229), 10년 이상 거주자들이 언어 기능별로 수월한 정도를 응답하는 문항에서 ‘매우 그렇다’라고 답한 비율은 ‘말하기(62.8%)’, ‘읽기(55.9%)’, ‘듣기(49.1%)’였다(김경령 외, 2011:199). 결혼이민자들은 교육기관에서의 체계적인 학습을 통해서 한국어를 배우기보다는 먼저 일상생활에서 가족과 접촉하며 자연스럽게 언어를 습득한다. 따라서 어휘와 문법 사용의 정확성과는 관계없이 생활을 위해 거침없이 발화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듣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교육기관에서 배운 언어와 실제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차이 로 인한 것일 수 있다. 김선정(2008:106)김경령 외(2011:228)에서도 결혼이민자가 겪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에 대한 가장 큰 원인으로 기관에서 학습한 표준어와 방언 및 시어른이 사용하는 언어와의 차이를 지적한 바 있다.

    한편, ‘34. 한국어를 말하고 이해하는 것(음성 언어)보다 읽고 쓰는 것(문자 언어)이 더 쉽다.’라는 문항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응답이 49.6%로 많기는 했지만 ‘그저 그렇다’와 ‘그러지 않다’의 중립적, 부정적인 응답도 46.1%나 되었다. 김희영(2012)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났는데 이는 교수법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학습 과정에서 음성언어에 대한 노출과 학습이 더 많이 이루어진 학습자는 음성 언어가 더 쉽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며, 반대의 경우에는 문자 언어가 더 쉽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4.1.3. 언어 학습의 본질

    언어 학습 신념의 세 번째 하위 요소인 ‘언어 학습의 본질’은 총 6개 문항으로 구성되었고 구체적인 응답 결과는 <표 6>과 같다.

    [<표 6>] 언어 학습의 본질에 대한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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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 학습의 본질에 대한 신념

    ‘8. 한국어를 말하려면 한국의 문화를 잘 알아야 한다.’라는 문항에 동의하는 응답자는 89.1%로 나타났다. 김희영(2012)Kim(2013)에서도 각각 71.8%와 74.8%로 높게 나타났지만, 리커트 척도의 평균값은 본 연구에서는 1.72로 김희영(2012)의 1.99와 Kim(2013)의 1.95보다 낮게 나타났다. 다시 말하여 본 연구의 학습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한국 문화습득의 유용성에 대한 보다 강한 신념이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신념은 ‘12. 한국어는 한국에서 배우는 것이 최선이다.’라는 문항과도 관련이 있다. 95.4%가 한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좋다고 믿고 있었다.

    17번과 23번 문항은 한국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어휘, 문법의 중요성을 묻는 문항으로 대부분의 학습자들이 어휘(81%)와 문법(75.6%)이 중요하다는 신념을 드러냈다. 여성 결혼이민자들은 문법 형태소의 사용에서 많은 어려움을 갖고 있으며, 제한된 어휘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는데(김선정, 2012:16), 학습자가 다양한 문법과 어휘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 내용이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번역의 중요성을 묻는 문항(28번)에서도 과반수인 59.6%가 긍정적인신념을 보였다. 이는 이들이 전통적인 언어 학습 방법도 중요하게 생각 할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결과로 볼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27.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다른 교과목을 배우는 것과 다르다.’라는 문항에 대해서는 67.5%가 동의하며 언어 학습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있었다.

    4.1.4. 학습 및 의사소통 전략

    언어 학습 신념의 네 번째 하위 요소인 ‘학습 및 의사소통 전략’은 8개 문항으로 구성되었고 구체적인 응답 결과는 <표 7>과 같다.

    [<표 7>] 학습 및 의사소통 전략에 대한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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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습 및 의사소통 전략에 대한 신념

    ‘7. 훌륭한 발음으로 한국어를 구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문항에 97.7%가 긍정적으로 답했고 나머지 2.3%는 뚜렷한 신념을 보이지 않았으며 부정적인 신념을 보인 학습자는 전혀 없었다. 최근 외국어 교육에서 의사소통 능력이 강조되면서 발음 교육의 목표 또한 정확성이 아닌 ‘이해명료성, 이해가능성, 수용성, 선명성, 유창성 등’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과는(이향, 2013:222) 다른 인식이 학습자들에게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12)

    반복 연습에 대한 중요성(18번)에 대해서는 96.2%가, 카세트테이프 등시청각 매체를 이용하여 연습하는 것(26번)에 대해서도 72.9%가 긍정적으로 답하여 학습자들이 반복 학습과 연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한국어 학습 시 정확성에도 중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확성에 대한 강한 신념에도 불구하고 ‘9. 정확히 말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한국어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라는 문항에 대해서 78.3%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22. 초급 학습자들의 실수를 허용하면 나중에 올바른 한국어를 구사하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문항에 대해서는 48%만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를 통해 학습자들이 정확성을 중요시하기는 하지만 부정확하더라도 학습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응답자의 93.7%가 ‘13. 한국인과 만나서 한국어를 연습하는 것이 즐겁다.’라는 문항에 긍정적으로 답했지만 ‘21. 다른 사람과 한국어로 대화하는 것에 자신이 없다.’고 응답한 학습자도 32.2%나 되었다. 학습자들은 개인적 성향의 차이나 오류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 한국어 사용 시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불안감은 학습자를 불편하게 만들 뿐 아니라 성공적인 언어 습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Horwitz, 2008). 따라서 교사는 학습자가 이러한 신념을 보인다면 학습자의 불안감을 감소시켜 줄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14. 한국어 단어를 모르는 경우 의미를 추측해 보는 것이 좋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46.9%가 긍정적인 신념을 보였지만 부정적인 신념을 보인 학습자들도 23.6%가 있어 다른 문항에 비해 긍정 또는 부정의 신념이 뚜렷하지 않은 편이었다.

    4.1.5. 언어 학습의 동기 및 기대

    언어 학습 신념의 다섯 번째 하위 요소인 ‘언어 학습의 동기 및 기대’ 는 5개 문항으로 구성되었고 구체적인 응답 결과는 <표 8>과 같다.

    [<표 8>] 언어 학습의 동기 및 기대에 대한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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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 학습의 동기 및 기대에 대한 신념

    ‘20. 우리나라(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어로 말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라는 문항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다고 응답한 학습자가 46.5%로 가장 많았고, 긍정적으로 응답한 학습자가 40.3%로 그 뒤를 이었다. 모국에서의 한국어에 대한 위상이 결코 낮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13)

    순수한 통합적 동기(integrative motivation)를 묻는 문항인 ‘24. 나는 한국 사람들에 대해 알기 위해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에 대해서는 91.8%가 긍정적으로 응답했고, 도구적 동기(instrumental motivation)를 묻는 문항인 ‘29. 한국어를 아주 잘 구사하면 좋은 직업을 구할 기회가 더 많을 것이다.’에 대해서도 대다수인 97.3%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4)

    또한 학습에 대한 기대를 묻는 문항에 관해서도 매우 긍정적인 신념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31. 나는 한국어로 말을 잘하고 싶다.’에 대해서는 99.2%가, ‘32. 나는 한국인 친구를 갖고 싶다.’에 대해서는 95%가 동의했고, 부정적으로 응답한 학습자는 전혀 없었다.

       4.2. 학습자 변인에 따른 언어 학습 신념

    4.2.1. 한국어 숙달도와 언어 학습 신념

    학습자의 한국어 숙달도에 따라 언어 학습 신념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숙달도는 한국어능력시험 점수를 기준으로 초급(1-2급), 중급(3-4급), 고급(5-6급) 세 집단으로 나누었고, 점수가 없는 50명에 대한 응답은 본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세 집단 간의 신념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 검정하기 위하여 일원분산분석을 실시했다. 집단별 크기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조화평균 표본 크기 42.858을 사용한 Scheffe 사후검정도 실시했다. 전체 34개의 문항 중 3개 문항이 유의수준 0.05에서 차이를 보였고, 그 결과는 다음 <표 9>와 같다.

    [<표 9>] 한국어 숙달도에 따른 언어 학습 신념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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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어 숙달도에 따른 언어 학습 신념 차이

    15번은 초급과 고급 두 집단에서 차이가 있었는데 초급 학습자가 고급 학습자보다 한국어 습득에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21번은 초급 학습자가 중급 및 고급 학습자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숙달도가 낮을수록 자신감도 함께 낮아 자신감에 대한 신념은 숙달도와 양의 상관관계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8번은 초급과 고급 두 집단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숙달도가 높을수록 부정적인 신념을 나타내어 숙달도가 낮을수록 번역식 교수법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4.2.2. 한국 거주 기간과 언어 학습 신념

    학습자의 한국 거주 기간에 따라 언어 학습 신념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한국 거주 기간은 5년 미만, 5-10년 미만, 10년 이상의 세 집단으로 나누었다. 세 집단 간의 신념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 검정하기 위하여 일원분산분석을 실시했다. 집단별 크기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조화평균 표본 크기 44.098을 사용한 Schfeffe 사후 검정도 실시했다. 전체 34개의 문항 중 3개 문항이 유의수준 0.05에서 차이를 보였고, 그 결과는 다음 <표 10>과 같다15).

    [<표 10>] 한국 거주 기간에 따른 언어 학습 신념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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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거주 기간에 따른 언어 학습 신념 차이

    숙달도에 따라 차이가 있었던 21번 문항은 거주 기간에 따라서도 세집단 간에 차이가 나타났다. 한국에 거주하는 기간이 길고 숙달도가 높을수록 자신감에 대한 학습자의 신념은 긍정적이었다. 외국어 적성에 대한 신념을 묻는 10번과 30번 문항은 거주 기간 5년 미만의 집단과 10년이상의 집단에서 차이를 보였다. 두 문항 모두 한국 거주 기간이 길수록 학습자의 성향이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9)김희영(2012)은 연구 대상자의 85.9%가 25세 이하이며, Kim(2013)은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이 24.6세(17세~46세)이다.  10)김희영(2012)은 본 연구와는 반대로 (1)번이 부정, (5)번이 긍정이 되도록 보기를 구성하였기 때문에 본 연구와의 비교를 위해 평균값을 환산하여 사용하였다.  11)심사위원께서 25번과 34번 문항의 ‘이해하는 것’에는 ‘읽는 것’이 포함되므로 문항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해 주셨다. 여기서 ‘이해하다’는 BALLI 영어 문항의 ‘understand’를 번역한 것인데, 이는 문항에서 함께 쓰인 ‘speak’에 대비되는 ‘듣기를 통한 이해’를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 본 연구에 사용된 베트남어 문항에서도 이러한 의미가 드러날 수 있도록 변역자에게 주의를 요청하였고, 설문에 응한 복수의 참여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를 검증하였다. 실제 연구에 사용된 문항은 다음과 같다. • 25번 Nói thì dễ hơn là hiểu một ngoại ngữ. • 34번 Đọc và viết tiếng Hàn dễ hơn là nói và hiểu nó. 추후 연구에서는 명확한 이해를 위한 보다 명시적인 표현의 사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심사위원분들의 세심한 지적에 감사드린다.  12)김희영(2012)과 Kim(2013)은 학습자와 교사의 신념을 비교했다. 두 연구에서 모두 발음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문항에 대해 학습자와 교사 집단 간의 통계적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13)베트남은 다른 동남아시아에 비해 한국어를 배우고 접할 수 있는 기관이 많고, 베트남 내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습자가 증가하고 있다(양지선‧박동희, 2012:138)  14)여성가족부(2013:282)에 따르면 현 미취업 상태인 베트남인 결혼이민자 중61.7%가 한국말이 서투르기 때문에 취업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15)12번 문항(한국어는 한국에서 배우는 것이 최선이다.)도 유의수준 0.05에서 F=3.507, p=0.031로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지만 Scheffe 사후 검정에서는 세 집단 간의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에 본 소절의 분석에서 제외했다.

    5. 결론

    본 연구에서는 KSL 환경의 베트남 출신 여성 결혼이민자 258명을 대상으로 한국어 학습 신념을 분석하고, 한국어 숙달도와 한국 거주 기간에 따라 신념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BALLI를 통한 실험 결과, 총 34개 문항에 대한 중 응답(리커트 5점척도)의 평균값이 2 이하인 경우 긍정적 신념이, 4 이상인 경우 부정적신념이 현저한 것으로 해석할 때, 학습자들은 다음의 13개 문항에 대해 분명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전반적으로 학습자들은 자신이 언어에 대한 소질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습득 능력이 떨어진다고 믿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학습에 대한 동기와 기대가 매우 높았다. 또한 정확성에 중점을 두고 학습을 하지만 학습 과정 가운데 발생하는 오류나 실수에 대해서는 관대한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학습 시 언어와 문화의 관계, 나이의 영향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으며, 어휘, 문법, 번역 중 어휘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신념이 가장 강하게 형성되어 있었다.

    한국어 숙달도와 한국 거주 기간에 따른 신념의 차이를 살펴본 결과 변인별로 각각 3개씩의 문항에서 차이가 났다. 숙달도가 낮은 학습자일수록 한국어를 습득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자신감도 낮았으며, 번역이 학습 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한국 거주 기간이 짧은 학습자일수록 자신감이 낮았고, 긴 학습자일수록 언어 학습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SLA 분야에서 이루어진 신념 관련 연구는 학습자마다 가지고 있는 신념이 서로 다르고 이러한 신념이 학습 과정과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연구되지 않은 베트남 여성 결혼이민자의 신념을 분석한 본 연구는 이들의 언어 학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가진다. 이러한 지식은 해당 학습자 집단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들에 대한 한국어 교수-학습과정을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베트남 여성 결혼이민자 대상 한국어 교수-학습에 대하여 두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교사는 학습자의 필요와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학습자 신념을 반영한 교육 과정을 설계해야 한다. 결혼이민자의 주된 한국어 학습목표는 이들이 속한 가정과 지역 사회에서의 의사소통 능력을 신장하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구어 능력 신장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에 의사소통적 교수법을 기반으로 교육하면서 실제 의사소통 상황을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또한 발음의 중요성과 어휘, 문법 학습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창성과 더불어 발음의 정확성과 어휘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 내용이 구성되어야 한다. 또한 학습자들은 문화에 대한 이해가 언어 학습에 영향을 준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으므로 문화 교육이 강조될 필요가 있겠다.

    둘째, 교사는 앞서 파악된 학습자의 긍정적인 신념은 장려하고 부정적인 신념은 수정하도록 해야 한다. 학습자의 96.9%가 어릴수록 언어 학습효율이 높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기존 다른 연구의 결과보다도 압도적으로 큰 수치이다. Horwitz(1988:283)는 이러한 신념을 지닌 학습자는 언어 학습 성공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기대를 가지고 학습을 시작하게 한다고 했다. 따라서 교사는 학습자가 성인도 언어를 잘 배울수 있다는 신념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숙달도가 낮고 거주 기간이 짧은 학습자일수록 언어 학습에 대한 자신감이 낮았다. 따라서 교사는 특히 이러한 학습자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본 연구의 결과를 베트남 여성 결혼이민자의 특성으로 일반화하기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연구 참여자의 숙달도나 거주 기간이 균등하게 통제되지 않았고, 면담 등의 질적 분석 없이 정량적인 방법에만 의존하였기 때문이다. 한국어 숙달도와 거주 기간만을 변인으로 삼아 신념의 차이를 살펴본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추후에는 언어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정의적, 인지적, 상위 인지적 요인과 신념과의 관계를 더 깊게 조망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보다 다양한 집단의 신념을 파악하여 상호 비교‧분석한다면 베트남 여성 결혼이민자 집단만의 특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부족하나마 본 연구가 교사들로 하여금 한국어 학습자의 신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에 대한 활발한 연구를 촉발시키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16)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4 이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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