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취인 불명>(2001)에 나타난 세대 간 전쟁기억의 전승과 이미지의 형상화

War Memories and Traditions of Generations Stylized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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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Memories of the past events or experiences or to recall is the act of keeping. But remember, the meaning of the subject and in society in that it can be obtained, depending on the memory configuration is optional and can never be called, and the social context and the events of the past in various forms in accordance with the terms of the memory can be Maurice Halbwachs remember the “personal belongings but also popularly used as a symbol and a story that is stored, transmitted, and the product of the social means” looking into the autobiographical memory and historical memory, and looked at by dividing the collective memory, especially in war memories of the ‘collective memory’ as a country and member plays an important role in the formation of their identity, so many countries, the official history of the war gives special meaning to. From this point of view at the time of the war in 1950, South Korea Koreas happened across social changes, as well as brought to us to live the present influence is still being remembered. Of the division of Korea due to the war situation, rationalizing the national norm of violence that has been used is the most appropriate two euros. This war of the Republic of Korea, South Korea to form a collective memory, its influence continues to the present in that it is different from any other single country, South Korea and the unique atmosphere brings on national sentiment. After all the events of the past South Korea the war is not fixed, or the subject and the situation varies depending on the flow of time and the generations can be remembered. Korea War that the past 60 years, even today, we still have a division in the country to live and the collective memory of consciously or ever envision is muui.

    This ‘collective experience of war’ and ‘inter-generational tradition’ in terms of the Kim Ki-duk’s film <Address Unknown> U.S. base near the village in the 1970s against the backdrop of the war in the ‘survivors’ own experience and the collective memory of the war due to the lasting division and after that move on to the next generation, a tradition symbolizing the memory image of the enemy is shown. 20 years after the armistice generations years, flows through the years, but nonetheless still a remnant of war and the scars that remain have no qualms stalking the town of USFK military figure and from time to time to train fighters,gun,bow,such as day-to-day use of weapons of war became a long truce still, despite the war cloud passed, will remain the same anxiety appears visualization. Kim Ki-duk is also extremely special to remember the iconic image of the war between the generations been handed down generations and memories, or in the same generations stylized differences and conflicts naeeotda put the brutal images. Thus, this study comes from the Korea War division resulting in the formation of collective memory and tradition of intergenerational memory based on the theory of Karl Mannheim and this film <Address Unknown> symbolically, how to evaluate imaging hayeotneunjireul analysis.

  • KEYWORD

    수취인불명 , 김기덕 , 전쟁기억 , 집단기억 , 세대이론 , 칼 만하임 , 한국전쟁 , 분단

  • 1. 과거와 현재, 지속되는 비극 : 한국전쟁과 집단기억의 전승

    기억은 과거의 사건이나 경험을 간직하거나 회상하는 행위이다. 하지만 기억의 주체와 의미는 사회 속에서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억은 상황에 따라 선택적이고 구성적이라고 할 수 있고, 과거의 사건은 사회적 맥락과 조건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기억될 수 있다. 사회학자 모리스 알브바슈(Maurice Halbwachs)는 기억이 “개인의 소유물이기도 하지만 대중적으로 활용되는 상징과 이야기 그리고 이를 저장・전수 하는 사회적 수단의 산물”2)로 보고 이를 자서전적 기억과 역사적 기억, 그리고 집단 기억으로 나누어서 살펴보았다. 자서전적 기억은 개인 각자가 실제로 경험한 ‘사건’ 자체의 기억을 의미하고 역사적 기억은 우리와 유기적 관계가 없는 과거의 기억, 즉, 사료로 접할 수 있는 과거를 뜻하며 마지막으로 집단기억은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능동적 과거”라고 설명하였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 볼 만한 것은 ‘능동적 과거’로서의 집단기억이다. 이는 전쟁 혹은 재난과 같은 일련의 충격적인 사건이“집단이 제공하는 정의에 따라 중대하다고 주관적으로 규정”되면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인지적 저장과정이 일어나게 되고, 이것이 하나의 ‘집단 기억’으로 우리의 삶과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3) 특히 전쟁에 대한 기억은 ‘집단 기억’으로서 국가 및 구성원들의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은 전쟁에 대한 공식 역사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따라서 전쟁은 사회 속에서 다양한 형태를 통해 공유되며, 현재와 미래의 집단적 행동에 대한 가능성을 지니는 사건으로 인식된다.4) 즉, ‘과거’의 전쟁을 ‘현재’에 기억한다는 것은 특정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수행되는 특별한 행위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1950년도에 일어난 한국전쟁은 당시 남북한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를 가져왔을 뿐 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까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며 기억되고 있다. 이는 한국전쟁이 동족상잔이라는, 이 자체로도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끝나지 않은 ‘휴전상태’-일촉즉발의 상황과 평화의 시기를 오가며 불안정한 분단국가의 상태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휴전으로 인한 분단의 상황은 남과 북 각자의 체제를 공고히 다질 수 있는 정치적 대결체제이자 국민동원체제의 도구로 이용되었으며 특히 한국전쟁기에 나타났던 학살과 공포는 이후 4.19 혁명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지고 이는 무수한 의문사와 공권력으로 인한 폭력, 인권 침해 등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사실상 오늘날까지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한국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상황은 국가 폭력을 일상화・합리화시키는 가장 적절한 이유로 이용되어 왔던 것이다. 이렇게 한국전쟁은 대한민국의 집단기억을 형성하여 현재까지 그 영향력을 지속한다는 점에서 다른 단일 국가와는 다른 한국 특유의 분위기와 국민 정서를 자아내고 있다.

    결국 한국전쟁은 고정된 과거의 사건이 아니고, 주체와 상황 혹은 시간과 세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기억될 수 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0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우리는 여전히 분단 국가에서 살아가며 집단기억을 의식적 혹은 무의적으로 떠올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의 집단기억은 직접 경험한 사람들의 ‘과거 회상’ 뿐만이 아니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간접 체험을 통해 재구성한 기억–사후적 기억(Post Memory)까지 포함하는 광의적인 의미로 볼 수 있고, 사회학자 카를 만하임(Karl Mannheim)은 이것이 ‘세대 간 전승’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설명하였다. 그는 기억은 (경험의 유무와는 별개로) 사회・문화적 배경과 분위기에 따라 윗 세대에서 아래 세대로 자연스럽게 전승된다고 보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분단 직후 한참동안 실시되었던 반공교육과 신문・TV 등 미디어를 통한 한국전쟁 관련의 다양한 프로그램, 대외적인 남북관계의 변화와 한국전쟁 이후 오늘날까지 주둔해있는 주한미군 문제 등 전쟁・분단과 관련하여 끊임없이 접하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전쟁 이후 다음 세대들에게까지 전쟁기억을 전승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러한 사회문화적인 교육과 재현을 통한 한국전쟁의 기억은 전쟁 경험 세대들에게는 과거 전쟁기억의 소환을, 그 다음 세대에게는 한국전쟁에 대한 (간접적) 집단경험과 그에 따른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실천을 동시에 수반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전쟁에 대한 집단 경험’과 ‘세대 간 전승’이라는 측면에서 김기덕의 영화 <수취인 불명>은 1970년대 미군기지 부근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여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가 직접 체험한 전쟁의 집단 기억과 이후 지속되는 분단으로 인해 그 다음 세대로까지 넘어가는 전승된 기억을 이미지적으로 형상화하여 보여주고 있다. 휴전 이후 20여년의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거듭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남아있는 전쟁의 잔재와 상흔은 마을을 아무 거리낌 없이 활보하는 주한 미군들의 모습과 시시때때로 훈련하는 미군의 전투기, 총・활과 같은 전쟁 무기의 일상적 사용은 휴전이 된지 한참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전운이 남아 있는 것 같은 불안감으로 시각화되어 나타난다. 또한 김기덕 특유의 극단적이고 상징적인 영상은 전쟁을 기억하는 세대와 기억을 전승받은 세대 간의, 혹은 동일한 세대 안에서의 차이와 갈등을 형상화하여 잔혹한 이미지를 담아 내었다. 따라서 본고는 한국전쟁에서 비롯된 분과 이로 인한 집단기억의 형성과 세대간 기억의 전승을 카를 만하임의 이론을 바탕으로 하여 이것이 영화<수취인불명>에서 어떻게 상징적으로 이미지화 하였는지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1)제프리 K.올릭 저, 강경이 역, 『기억의 지도』, 옥당, 2011, 56쪽  2)제프리 K.올릭 저, 강경이 역, 위의 책, 42쪽  3)제프리 K.올릭 저, 강경이 역, 위의 책, 43쪽  4)한만길・태지호, 「영화의 한국전쟁에 대한 기억과 그 재현방식에 대하여-<태극기 휘날리며>, <웰컴 투 동막골>, <포화속으로>, 그리고 <고지전> 사례 분성을 중심으로」, 한국언론학회 학술대회 발표 논문집, 2012

    2. <수취인 불명>은 ‘살아남은 자’와 ‘살아가는 자’의 전승된 ‘기억’에 대한 이야기

    김기덕의 <수취인 불명>은 ‘기억’에 대한 영화이다. 한국전쟁을 직접 겪은 전쟁세대와 그 다음 세대가 함께 공존하고 있는 1970년대 미군기지 부근 마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전쟁 참전자인 지흠 부(명계남)과 개눈(조재현), 양공주였던 창국 모(방은진)와 이들의 다음 세대–지흠(김영민), 창국(양동근), 은옥(반민정) 간의 얽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직접 전쟁을 겪은 세대와 그 자식 세대 간의 공존은 영화의 배경을 1970년대로 설정한 가장 기본적인 이유이기도 하지만, 김기덕이 아래의 인터뷰에서 직접 밝힌바와 같이 이 영화는 그가 어릴적 미군기지 근처에서 살면서 실제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한, 시대의 대한 기억 이전에 이미 그의 개인적인 ‘기억’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즉, <수취인 불명>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인 동시에 감독 본인의 기억이기도 하며, 극 중 초반에 비교적 관찰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지흠’의 캐릭터가 감독을 가장 잘 투영한 인물로 볼 수 있다. 김기덕 역시 7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냈던 사람 중에 한명이었고, 본인 자체가 전쟁 기억의 전승과 분단의 상황을 살아온, 이 영화에서 가장 확실한 ‘증인’인 셈이다. 하지만 김기덕은 영화를 당시 과거의 회상으로 ‘기억하는’ 영화가 아니라고 언급한다. 그는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US Area’라는 푯말하며 근처에 사는 사람들의 분위기하며.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어린 시절 느낀 정서와 다르지 않았다. 이 영화는 그 시대를 그린 현재의 이야기인 것이다. 에피소드는 어렸을 때 내 주변에서 일어났던 일을 근거로 한 것이지만 지금도 처참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하며 과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시간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전쟁의 기억 속에 여전히 살고있는 현재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하였다. 이는 한국 사회 내에서 세대를 거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변하지 않은 남북 분단과 주한미군의 주둔, 북한과 미군(미국)에 대한 상황과 인식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 않음을 상기시켜줌과 동시에 기억의 전승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1) 전쟁 경험세대가 기억하는 한국전쟁과 분단

    만하임은 자신의 저서 『세대 문제』에서 예술사가 핀더(Pinder)가 말한 “동시대의 비동시성”-동일한 시기를 살고 있는 서로 다른 두 세대에 대해 “질적으로 완전히 상이한 내적인 시대”에 살고 있음을 언급하였다. 이는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는 물리적으로 같은 시대(동시대)를 살아가지만 이들은 각자의 연령에 따라 다른 시대(비동시성)를 경험하였기 때문에, 어떠한 특정 사건에 대한 반응이나 기억은 서로 상이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각각의 세대 간 기억이 완전히 똑같을 순 없다고 지적하며 이 기억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단층’에 비유하였다.

    결국 기억은 윗 세대에서 아래 세대로 자연스럽게 전승되는데, 이때 전승과정에서 세대 간에 서로 ‘다른’ 층위를 형성하게 되어 단층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20세기 중반 한국전쟁의 비극을 지나 이후 휴전이라는 지속적인 분단의 상황으로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는 과정 중에, 이 시기를 지나 온 모든 사람들에게 이 전쟁은 “살아있는 현실로서 강하게 각인되었으며 그들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었고, 이러한 현상은 한국전쟁을“직접 경험했거나 목격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특히 강”6)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수취인 불명>의 ‘지흠 부(명계남)’와 ‘창국 모(방은진)’, ‘개눈(조재현)’은 자식 세대와 함께 1970년대를 살아가지만 그들과는 ‘다른 층위’를 이루며 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다. 영화에서 부모세대들은 한국전쟁에 직접 참전했거나 미군들의 뒤치닥거리를 하며 살아남은 인물들로, 전쟁이 끝난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주로“1920∼30년대 출생자들인데, 그들은 일제강점기에 어린 시절을, 해방 이후의 좌우 대립 시기와 한국전쟁시기에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냈다. 한마디로 어지러운 세상 탓에 어릴 때부터 온갖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면서 겨우 살아남”7)은, 일본의 제국주의와 해방 이후 좌우 정치세력의 대립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과 이로 인한 공포를 경험한 세대이다. 때문에“숱한 고난 속에서 목숨을 부지해 온 이 세대는 권력의 눈치를 살피면서 순종하는 편이었고, 한국전쟁을 몸소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반공주의를 신념화했으며, 전쟁이후에는 사회적 혼란과 가난으로 인해 비관과 우울감에 젖어”8)있다. 지흠 부는 한국전쟁에 직접 참전하여 활과 총을 능숙하게 다루며 특히 자신이 ‘빨갱이’ 인민군 3명을 쏴 죽였노라며 이를 큰 자부심으로 생각하고 결국 훈장까지 받아내는 인물이다. 창국 모와 개눈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을 상대하며 몸을 팔거나 잔심부름을 해주며 살아가던 인물로, 창국 모는 미국으로 돌아간 흑인 병사가 언젠간 자신과 함께 가족을 꾸리게 될 거라는 헛된 희망을 품고 있고 개눈은 가장 천한 직업이라고 여겨지는 ‘개 도축’을 하며 살아간다. 이들의 이러한 모습은 가시적 혹은 비가시적인 설정-신체 불구의 모습 혹은 정신적 이상과 잔인하고 난폭한 성격적인 문제-으로 이미지화되어 본인들 스스로 전쟁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함은 물론이고 현재(1970년대)를 살아가는 지흠과 창국, 인옥의 무의식속에까지 남아 전쟁의 상처와 잔재를 상기시킨다. 특히 다리에 밖은 철심을 훈장이라며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지흠 부의 전쟁 영웅 환상과 잔인한 방법으로 개를 도살하는 일을 하는 개눈, 그리고 공공연하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영어를 사용하며 미국을 염원하는 창국모의 행동들은 영화가 진행될 수록 지흠과 창국, 은옥에게 고스란히 나타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이 세 사람의 이름은 없다. 이들의 기억은 현재가 아닌 과거에 머물러 있고, 과거의 그들을 온전하게 기억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극 중 조재현은 ‘개눈’으로 불리우지만 이는 단지 잔혹하고 매서운 눈을 가진 그의 직업에서 본 딴 단순한 별명일 뿐이며 창국모는 그녀를 불러주는 사람이 (창국이 ‘엄마’ 혹은 ‘맘(mom)’이라고 지칭하는 것을 제외하고) 아무도 없댜. 단, 이들 중 지흠 부 만이 단한 차례 이름이 언급되는데, 이 역시 과거 한국전쟁 참전 용사를 찾는다는 라디오 방송국에 연락을 취할 때, 군번과 함께 외치는 것으로, 이는 과거의 영광을 ‘훈장’으로서 ‘현재’ 재현해보고자 하는 지흠 부의 강렬한 열망에 의해 ‘스스로’ 호명한 것일 뿐이다. 이러한 ‘이름의 부재’는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이름없는 사람들의 무고한 피해 속에서 누구의 승리도 없이 끝나버린 상황, 즉 이름없는 피해자들을 나타내고 있다. 역사는 이들을 한 개인이 아닌 국가나 단체, 마을에 소속된 ‘공동체’로서만 기억하거나, 어쩌면 기억속에서 지워버렸기 때문이다. 반면에 그들의 아이들은 전부 이름을 갖고 불리어지는데, 이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전쟁과 분단의 상황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의 삶으로까지 침투하여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2) 전후 다음 세대의 전승된 기억

    사회학자 쉴즈(Edward Shils)는 “세대들은 과거로부터 그들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획득”하고 “개인은 선조를 통해서 즉, 구술문화, 기념, 혹은 전문적 역사서술을 통해서 과거를 이해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공동의 기억은 그 다음 세대에 공통의 유산으로 대물림시키며, 합의를 도출한다”9)고 하였다. 즉, 경험의 유무를 떠나서 전혀 다른 두 세대라 하더라도 공통의 공간과 시간 안에서 생활함으로써 동질의 시각과 기억을 공유할 수 있고, 그 이후와 이후의 세대들도 후천적인 교육 혹은 주변 상황에 따라 기억을 재구성하는 것이 가능하고 영향력이 미침을 의미한다. 여기에 만하임은 기억의 세대 간 전승에 대해 가장 본질적인 것은 “새로운 세대가 유증된 생활의 내용, 감정과 태도에 자연스럽게 이숙해지는 것”이라고 하며 의식적인 가르침 보다는 일상 생활에서 전해지는 모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였고 또한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려는 사람의 관계에서 보다는 무의식중에 의도하지 않게 전승된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였다.10)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승되고 획득된 사후적 기억은 특히 전쟁과 같은 충격적인 사건에서 트라우마처럼 작용하여 공포와 상처를 되물림한다.

    김태형은 한국사회 특유의 트라우마를 세대간으로 정리하면서 한국전쟁시기에 태어난 세대를 ‘좌절세대’라 일컬었다. 이 좌절세대는 “유년기부터 부모세대의 비굴함을 목격하면서 자랐고, 권위주의에 익숙한 부모세대의 억압적 권위에 짖눌렸으며, 그들의 비관주의와 우울감까지 어린 마음에 고스란히 흡수하게”11) 되었기 때문에 무기력하고 체념적인 특징을 지닌다고 보았다. 영화에서도 괴롭힘을 당하지만 제지할 힘이 없는 지흠은 그저 당할수 밖에 없고 혼혈아이기 때문에 받는 모멸을 창국은 묵묵히 받아들이며 눈을 고치기 위해 기꺼이 몸을 내어주는 은옥은 뚜렷한 목표나 꿈 대신 그저 상황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부모세대가 전해주는 이야기와 행동들 뿐만 아니라 부모의 살과 뼈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전쟁의 잔해- 지흠 부의 철심을 박은 다리와 창국 모의 가슴에 새겨진 문신-를 보고 듣고 느끼며 자라온 세대이다. 이들에게 전쟁은 직접 경험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부모세대의 상흔을 보고 떠올리며 재구성할 수 있는 하나의 ‘사건’으로, 그들의 어린시절의 기억과 자라온 환경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기억의 사회문화적 과정에서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기억의 전수”로써,“이 과정에는 시간과 공간의 격차가 개입되므로 기억을 이루는 개개 요소들의 의미가 ‘전치’되어 새로운 모습의 기억이 형성되어 간다.”12) 그렇기 때문에 트라우마의 기억도 함께 전수되고 이는 ‘대리적 트라우마(vicarious traumatization)’로써“문화이론가 호미 바바(Homi Bhabha)의 포현을 빌자면”같지만 아주 같지는 않은”13) 모방인 셈이다. 결국 트라우마의 전수는 일종의 모방이고 사건의 재구성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때문에 전쟁이 끝난지 20년이 지나 새로운 세대가 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상흔과 공포는 여전히 남아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 좌절세대는 오랜시간 정치적, 사회적 독재와 유교사회의 뿌리 깊숙히 박혀진 아버지의 권위에 시달리면서 “한편으로는 공포에 짓눌려 권위를 내면화하면서 외적 권위에 복종하게 되어 무기력해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속 깊은 곳에 그 권위에 대한 분노와 반항심을 쌓아나간다”14)고 볼 수 있다. 즉, 평상시에는 쌓여왔던 분노와 반항심을 억누르며 지내지만 “적당한 조건만 형성되면 마음속에 쌓였던 분노와 반항심을 폭발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세대”15)로 이러한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캐릭터가 바로 지흠이다. 그는 평소에 자신보다 두살이나 어린 불량스러운 고등학생들에게 구타당하고 월급을 빼앗기는 등 모멸감을 당하지만 그에 맞서 대적할 힘이 없기에 반항하지 못하고 당하기만 한다. 하지만 그들의 행위가 점점 심해지고 짝사랑하는 은옥마저 그들로부터 지켜주지 못하게 되자 지흠은 결국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활’을 잡는다. 그는 활을 손에 쥐게 되면서부터 여태까지의 분노를 한꺼번에 터뜨려버릴 수 있는 힘을 획득하게 되고, 이와 비슷하게 창국 역시 자신을 학대하던 개눈에게서 ‘총’을 빼앗아옴으로써 둘 사이의 관계를 전복시킨다. 헌데 이러한 분노의 급작스러운 분출은 기존의 세대보다 더 극단적이고 잔인한 모습으로 표출되는데, 특히 분노와 복수를 주체하지 않는 지흠이 급기야 철사를 이용하여 고등학생을 죽이려고 시도하는 것과 창국이 개눈을 도살용 밧줄에 목을 메달아 죽이는 행위, 그리고 미군 아버지의 대한 증오때문에 어머니의 가슴에 새긴 문신을 칼로 도려내어버린 행동은 모두 이러한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즉, 이러한 부모 세대의 (비)가시적 상처들은 전쟁을 직접 겪지 않은 세대들에게까지 전쟁과 분단의 비극을 환기시키고 그 무게를 가중시키며 지속되는 비극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들의 잔인함과 비극을 물려받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5)카를 만하임 저, 이남석 역, 『세대 문제』, 책세상, 2013, 57쪽  6)김진웅, 「기억의 특성을 통해 살펴본 한국인들의 한국전쟁 인식」, 역사교육논집 Vol.48, 2012, 294쪽  7)김태형, 『트라우마 한국사회』, 서해문집, 2013, 26쪽  8)김태형, 위의 책, 26쪽  9)제프리 K.올릭 엮음, 최호근 외 역, 『국가와 기억–국민국가적 관점에서 본 집단기억의 연속・갈등・변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006, 126쪽  10)카를 만하임 저, 이남석 역, 위의 책, 60쪽  11)김태형, 『트라우마 한국사회』, 서해문집, 2013, 26쪽  12)전진성 외, 『기억과 전쟁–미화와 추모 사이에서』, 휴머니스트, 2009, 37쪽  13)Homi Bhabha, The Location of Culture(New York and London: Routledge, 1994), p.86 을 전진성 외, 『기억과 전쟁–미화와 추모 사이에서』, 휴머니스트, 2009 의 37쪽에서 재인용 함.  14)김태형, 위의 책, 27∼28쪽  15)김태형, 위의 책, 27∼28쪽

    3. ‘전승된 기억’의 이미지와 형상화

    영화 <수취인 불명>은 한국전쟁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분단의 지속을–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상황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체험(체득)하고 기억하는 두 세대의 공존을 상징적인 소재와 상황 설정으로 시각화하여 형상화하고 있다. 또한 전쟁이 끝난지 20여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긴장상태에 있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여 전쟁과 분단의 기억이 세대 간에 전승되어 폭력과 비극으로 되풀이됨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두세대 간 기억은 ‘전승’이라는 과정을 통해 비슷해 보이면서도 다른 방향성을 가지게 되고, 이는 영화 속에서 여러 시각적 이미지로 형상화되었다.

    영화는 어린 은옥과 그녀의 오빠가 미군이 버린 나무판자로 장난감 화약총을 만드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피를 나눈 남매가 한쪽은 총을 겨누고 다른 한쪽은 표적이 되는 이 모습은 아이들의 장난처럼 보이지만 실은 1950년대에 일어난 한국전쟁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은옥은 바로 이날 눈에 총알을 맞고 평생을 불구로 살아야 하는 ‘신체적 상해’를 입었고, 이것이 바로 은옥과 오빠가 서로 어울릴 수 없게 되어버린 결정적인 이유이기 때문이다. 김기덕은 이렇게 영화의 첫 장면에서부터 시각적으로 상징과 은유의 방법을 사용하여 세대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전쟁기억과 분단트라우마의 반복을 형상화하고 있다. 우선 영화의 중간중간 느닷없이 등장하는 주한미군의 훈련 비행기와 전투기, 헬리콥터의 모습은 평화로워보이는 시골마을의 일상속에서 전쟁에 대한 기억을 상기시키고 불안감을 자극한다. 특히 마을전체에 울려펴지는 전투기의 엔진소리는 전쟁을 경험한 세대에게는 전쟁의 공포를, 그 이후 세대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의 잔재를 자연스럽게 일상에 노출시킨다. 또한 마을 사람들의 의상을 보더라도 창국 모와 창국, 개눈 등과 같은 인물들이 군인용 점퍼와 모자 등을 일상복 혹은 작업복으로 입고 다니는 모습은, 무의식적으로 생활속에 파고들어있는 전쟁기억이 그 다음 세대로까지 전이된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들에게 ‘전쟁’이란 과거의 ‘기억’인 동시에 현재의 ‘일상’인 것이다.

    이러한 전쟁의 일상적인 모습은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불’의 이미지 활용으로 더욱 강렬하고 감각적으로 표현된다. 영화 초반에 지흠부는 집 앞 마당에서 불쏘시개로 불에 타다 남은 재 찌꺼기를 정리하는 장면으로 등장하는데, 이때 멀리서 보여지는 지흠의 집은 매우 궁색한 초가집에서 불씨와 함께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모습으로 마치 전쟁중에 폭격을 맞은 시골집처럼 보인다. 지흠의 집이 비록 초라하긴하나 크고 넓다란 대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형태로 부각시켜 보여주는 것은 아직 이 마을이 전쟁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동네 불량 고등학생들은 몰래 훔친 은옥의 새끼 강아지를 죽여서 팔아버리기 위해 아무런 고민이나 죄책감없이 논에 불을 지른다. 한밤중에 피운 불은 삽시간에 어른 키만큼 커지고, 여기를 빠져나오는 이들의 모습은 화염에 휩싸인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도망가는 모습처럼 느껴진다. 여기서 불의 이미지는 이러한 전쟁의 잔재가 다음세대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반복되어 나타남을 보여줌과 동시에 연기가 자욱한 논 한가운데에서 창국 모가 벼 이삭을 주워담는 장면과 대비된다. 사실 시골사람들에게 ‘땅’은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기때문에 함부로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들이 농사를 짓는 땅에 불을 피울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추수가 끝난 후 다음 해의 농사를 위한 밑거름을 위해서일 뿐이다. 혹은 논바닥에 거꾸로 쳐박혀 얼어붙은 죽은 자식을 꺼내기 위해 얼음을 녹여야하는 이유에서이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죽어있는 것을 다시 살리기 위해(꺼내기 위해)’ 하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 죽어버린 창국을 얼어붙은 논에서 꺼낸다고 다시 살아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자식의 시체를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두번 죽이는 것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어린 강아지 한마리를 죽이기 위해 논에 불을 피우는, 즉 살생을 위해 삶의 터전인 논에 불을 지르는 모습은 사소한 일에 전쟁 경험 세대보다 더 극단적인 폭력 방식으로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전쟁 이후 세대의 전이된 잔인함을 부각시켜 보여준다. 또한 영화의 후반부에서 창국 모는 아들과 함께 살아왔던 미군버스에 불을 질러 자살하게 되는데, 이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양공주가 되고 창국을 낳고 미군에게 버림을 받고–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에서 비롯된 창국 모의 비참한 일생은 전쟁을 상기시키는 ‘불’을 통해서야 ‘죽음’으로써 끝이 날 수 있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음 세대로 반복되는 전쟁의 잔재와 폭력성은 ‘총’과 ‘활’로 더욱 확실하게 시각화된다. 지흠 부는 자신의 집 앞마당에서 한국전쟁 당시 총살당한 인민군의 소형 권총을 습득하게 되고, 시험삼아 쏜 닭을 보면서 “총소리를 들으니 옛날 생각이 나네”라는 대사와 함께 다시금 인민군을 쏴 죽였던 과거를 상기시키며 흐뭇해한다. 하지만 지흠 부는 딱히 필요없는 권총을 개눈에게 팔아버리고, 그 역시 개를 상대로 총을 발사한다. 이들로 인해 마을에 울려퍼지는 총소리는 지흠 부의 대사처럼 전쟁과 전투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도망간 개를 잡기 위해 총을 겨누는 개눈의 진지한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잔인함이 느껴진다. 이때 그에게서 총을 낚아채는 창국은 그동안 개눈에게 받은 학대와 수모에 대한 앙갚음으로 그의 다리를 쏘고, 자신에게 했던 것 처럼 개 철장에 가둬서 개눈의 집에 데려간다. 여태껏 수백 마리의 개들이 도살됐을 밧줄에 그의 머리를 집어넣고 “개처럼” 죽게 만든다. 개눈에게서 항상 얻어 맞으며 학대당했던 창국의 이러한 행동은 권총을 습득하게 됨으로써 가능하게 되었고, 이는 그동안 억눌려왔던 분노가 한꺼번에 표출되어 극단적 상황을 초래하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은 지흠을 통해 한층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영화의 초반부에서 지흠은 자기보다 어린 불량 고등학생에게조차 괴롭힘을 당하고 짝사랑하는 은옥이 강간당하는 상황에서도 지켜주지 못할 정도로 허약한 청년이었다. 하지만 은옥이 제임스와 가까워지고 불량 고등학생들의 괴롭힘은 더욱 심해지자 지흠은 화약 장난감총을 만드는 시도를 하게되고,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이내 활 쏘는 법을 배우게 되면서 그에게도 복수를 감행할 힘과 용기가 생기게 된다. 그는 우선 활을 사용하여 은옥을 괴롭히는 제임스를, 그리고 자신을 괴롭히던 불량 고등학생 중 한명도 쏴버렸다. 하지만 그의 분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고, 자신에게 실질적으로 모멸감을 주었던 불량 고등학생에게 복수하기 위해 돌돌 말린 철사를 삼키고 구치소에 들어가 그의 목을 졸라버리는 살인미수의 상황까지 가게 된다. 영화에서 가장 순박했던 인물이 가장 잔인하게 변해버리는 순간이 바로 이 지점이다. 빨갱이에 대한 혐오는 있을지언정 마을 사람들과는 잘 어울렸던 지흠 부와 한국전쟁 당시 “그래도 난 사람은 안죽였어”라고 이야기하는 개눈은 각각 북한 인민군(빨갱이)와 주한미군에 대한 분노가 있지만 이미 과거일 뿐 그것을 현재의 시점에서 행동을 통해 표출하지는 않는다. 이미 사건과 시간은 역사와 기억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다음 세대들의 분노는–전쟁이 끝난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일상에 남아있는 전쟁의 상흔과 잔재들로 인해, 이들은 직접 경험하지 않았어도 삶이 전쟁이고 마을이 전쟁터이며 사방이 적인 것이다. 창국이 어머니의 가슴에 새겨진 미군 이름의 문신을 없애기 위해 아예 가슴을 도려내 버린 행위 또한 지워지지 않는 상처와 이를 지켜보며 커갈 수 밖에 없는 이의 비애를 매우 극단적이고 충격적인 방법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은 불안하고 숨막히는 공간에서 무의식중에 전쟁 기억–사후적 기억을 체득하게 되는 것이다.

    4.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한반도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Emile Durkheim)은 “사회는 끊임없이 변하지만, 새로운 것이 낡은 것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덮여 쓰여지기 때문에 집단의식이 여러 세대를 거쳐 변하지 않고 내려 올 수 있다.”16)고 하였다. 이는 한국전쟁 이후 휴전이 진행된지 6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전쟁과 분단의 아픔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고 있는–과거의 현재진행형인 ‘기억’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영화 <수취인 불명>은 이러한 전쟁의 상처와 잔재를 감각적이고 극단적인 이미지들의 활용을 통해 (이 영화를 보는 실질적인 관객인) 2000년대 이후를 살아가는 전쟁 3세대에게까지 전쟁에 대한 기억을 보여주고 있다. 전쟁 1세대가 이야기와 신체적 상흔을 통해 다음 세대에게 전쟁에 대한 관념과 이미지를 심어주었다면, 그 세대(김기덕 세대)는 그 다음 세대에게 이러한 영화나 텔레비전 등과 같은 시각매체를 통해 자신들이 보고 자라면서 재구성된 전쟁의 이미지를 다시금 우리가 재구성할 수 있게끔 만든다. 이제 2000년도 이후로 오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지금의 세대들은 <고지전>과 <포화속으로>와 같이 한국전쟁을 블록버스터의 배경으로 활용하면서 비극적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하나의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분단과 전쟁에 대한 사실을 잊지 않으며, 현재 사황 또한 언제 다시 발발할 지 모르는 전쟁의 가능성을 안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한국사회는 역시 세대가 바뀌더라도 이러한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국은 여전히 분단국가이고 주한미군은 아직까지 주둔해있으며 연평도 사건과 같이 북한과의 마찰은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제프리 K.올릭 엮음, 최호근 외 역, 위의 책, 1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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