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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중학교 통합 국어과 교육과정 및 교과서 개발 방안* The Methods on Developments of Integrated Korean Curriculum and School Textbooks for the Middle School Students
  • 비영리 CC BY-NC
ABSTRACT
중학교 통합 국어과 교육과정 및 교과서 개발 방안*

The aims of this paper is to discuss and to explore the methods on developments of integrated Korean curriculum and school textbooks for the middle school students. In this paper, the meaning of ‘integration’ in Korean curriculum was regarded as the integration of sub-session of Korean curriculum, or across sub-session of Korean curriculum, and it’s interpretation style was made the principle for discussion and exploration. This paper presented the methods on development of Korean curriculum following:⑴ development of Korean curriculum based on Key Competences for a future, ⑵ adoption of standards priority in Korean curriculum, ⑶ specification of the standards based on the student writing samples. And this paper offered the methods on development of Korean school textbooks following : ⑴ imposition of Korean school textbook for classroom activities such as reading, writing, discussion, and presentation, ⑵ making the lesson unit based on learning goals or standards.

KEYWORD
국어과 교육과정 , 통합 국어과 교육과정 , 국어교과서 개발 , 국어교과서 개발 방안
  • Ⅰ. 서론

    문·이과 통합을 핵심어로 한 국어과 교육과정에 대한 논의가 지난 2014년 4월부터 진행되어 오고 있다. 문·이과를 구분해서 학생들을 지도해 온 우리나라 교육과정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융·복합적 인재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반성이 일면서 이를 개편하기 위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2009 국어과 교육과정이 학교에 적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시 또 교육과정을 개정하느냐며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지만, 교육 목표나 체제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개정이라는 작업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국어과 교육과정이 자주 변경된다는 데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개정 작업이 국어교과의 본질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면 더 자주 개정한다고 해도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문제는 이번 교육과정 개정의 핵심이 문·이과 통합인데 국어교과는 문·이과 통합으로부터 한발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현재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논의는 융·복합적 인재양성을 위해 국어교과에서 공통으로 교육해야 할 과목이나 내용이 무엇인지를 따지는 것보다는 고등학교 선택과목을 어떻게 편성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성취도 검사의 성격이 더해지면서 국어교과의 어떤 선택과목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대상(시험범위)으로 삼을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학으로 진학하든 사회로 진출하든 고등학교에서 국어교과를 이수하는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학습해야 할 내용(능력)이 무엇인가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확인하고 반영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보면 문·이과 통합이라는 핵심어는 국어과 교육과정의 개정, 특히 이 글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중학교 국어과 교육과정의 개발에는 큰 실효성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문·이과 통합 자체가 고등학교의 관심사인데다가 현재 진행되는 교육과정 개정 논의도 고등학교 선택과목의 재구조화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어과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하는 시기에 와 있는 만큼 중학교 국어과 교육과정을 어떻게 통합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로 판단된다. 중학교는 학생들의 인지적 발달과 정의적 발달이 큰 폭으로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Ⅱ. 중학교 통합 국어과 교육과정의 개발 방안

       1. 핵심역량 중심의 교육과정 편성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볼 때 통합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문과와 이과의 통합보다는 하위영역의 통합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국어교과는 문·이과 통합 과목의 대상이 아닐 뿐더러 국어교육에서 지금껏 논의되어온 통합의 쟁점은 교육과정 하위영역의 통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국어수업은 하위영역의 구분 없이 통합적으로 이루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내용성취기준을 하위영역에 따라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다.

    현재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내용성취기준을 하위영역에 따라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으므로 각 영역의 통합은 결국 국어교과서에서 실현해야 한다. 영역의 통합을 이루어내는 국면을 교과서 개발 단계로 넘김으로써 교육과정의 내용성취기준은 자유로운 점이 있지만 국어수업의 실제적인 모습을 담아는 내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국어과 교육과정의 실제성을 고려한다면 국어수업과 교육과정의 일치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중학교 교육과정은 더욱 그러하다고 할 수 있다. 중학교 국어 수업은 대학 진학이나 사회 진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국어교과의 본질을 구현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하위영역을 통합하여 내용성취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 새로운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듣기’와 ‘말하기’를 분리해서 다루어왔지만 언어의 상호작용적 성격을 고려한다면 통합하여 다루는 것도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1) 읽기와 쓰기도 분리해서 다루어 왔지만 문자언어라는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둘을 통합하여 다루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하위영역을 통합하여 제시하는 방법이 채택되지 못한 것은 하위영역을 구분하여 제시할 때 얻을 수 이점이 더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교육내용을 요소로 분석하여 제시할 때 명시성이 커지는 것처럼 하위영역을 구분하여 제시할 때 국어교과에서 다루어야 할 내용성취기준을 더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내용성취기준의 구체성을 높이면 학습목표나 평가목표를 구체화하는 데에도 도움 을 얻을 수 있다. 이는 국어교육의 효과를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현재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하위영역에 따라 내용성취기준을 편성하여 제시하는 것이 확립되어 있는 상황이므로 이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국어과 교육과정 편성의 원리를 새롭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원리는 바로 핵심역량에서 찾을 수 있다. 핵심역량에 따른 국어과 교육과정 편성을 핵심적인 원리로 수립한다면 지금까지 견지해 왔던 하위영역 구분의 방식을 수정할 수 있다.

    2014년에 추진되고 있는 국어과 교육과정의 재구화 연구가 문·이과의 통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학술적 논의의 흐름과 사회적 요구를 고려해 본다면 새로운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핵심역량이 핵심어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기 위한 기초연구 및 정책연구가 이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수행되어 왔으며, 국어과에서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과정의 편성에 대한 학술적 논의도 다양한 경로로 진행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중학교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통합은 문과와 이과의 통합이 아니라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한 영역의 통합으로 수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하위영역의 통합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현재 제안되어 있는 핵심역량을 다시 검토하고 정돈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다루어야 하는 핵심역량이 무엇인지를 조사한 서영진 외(2013)에서는 국어과의 핵심역량을 7가지로 제안하였다. 서영진 외(2013)에서는 ‘창의적 사고 능력’과 ‘비판적 사고 능력’을 하나의 핵심역량으로 처리하였는데, 이를 분리하여 다루면 8가지의 핵심역량으로 재편성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1차 역량과 2차 역량으로 구분하면 국어교과의 핵심역량을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재편성할 수 있다. 1차 역량은 기초적인 역량에 해당하고 2차 역량은 전문적인 역량으로 구분하면 다음 표와 같이 분류하는 것이 가능하다. 2차 역량에 속하는 전문적 역량은 사고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하여 국어과 교육과정을 편성하면 하위영역을 분리하여 내용성취기준을 제시하는 한계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각각의 핵심역량은 범영역적 능력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핵심역량을 교육과정에 반영할 때에는 교육과정의 교과목 표에만 반영하는 것보다는 내용성취기준에까지 반영하는 방안을 고려해 야 한다. 교과목표에 반영하는 것만으로는 하위영역의 통합을 기대하기 어렵고 미래사회 대비를 위해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자는 사회적 요구도 반영하기 어렵다. 핵심역량은 내용성취기준으로까지 반영되어야 교육과정의 실현을 기대할 수 있다.

       2. 내용성취기준 우선주의 채택

    현재 시행 중인 국어과 교육과정은 ‘하위영역 우선주의’를 따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어과 교육과정의 하위영역을 먼저 제시한 후 각 하위영역에 따라 내용성취기준을 제시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을 따를 때에는 내용성취기준을 감축해야 하는 정책이 시행될 때 하위영역에 따라 이해득실을 따지는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내용성취 기준을 특정한 하위영역에서만 줄이면 그 해당 하위영역만 위축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방식으로는 하위영역의 통합을 기대하기 어렵다. 국어과 교육과정을 통합적인 관점으로 개정하고 편성하려면 하위영역 우선주의가 아니라 ‘내용성취기준 우선주의’를 채택할 필요가 있다. 내용성취 기준 우선주의는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하위영역 자체를 남겨두지 않고 내용성취기준만을 제시하는 방법이 하나이고, 내용성취기준을 먼저 제시한 후 각각의 하위영역별로 그 내용성취기준 실현을 위해서 어떠한 내용요소를 다루어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방법이 다른 하나이다. 이렇게 하면 어떠한 방식을 채택하더라도 하위영역 통합의 모습을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다.

    현행 2009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하위영역 우선주의에 따라 하위영역별로 내용성취기준을 제시한 후 해설을 덧붙이고 있다. 내용성취기준을 제시하기에 앞서 ‘영역 성취기준’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도 현행 국어과 교육과정이 영역 우선주의를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학교 읽기영역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교육과학기술부, 2011:44).

    하위영역 우선주의에 따라 편성된 2009 국어과 교육과정은 내용성취 기준 우선주의의 방식으로 다시 구성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내용성취기준이 모든 하위영역을 통합적으로 포괄할 수 있도록 제시되어야 한다. 앞에서 모든 하위영역을 포함할 수 있도록 내용성취기준을 편성하여 제시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언급하였으나 여기에서는 영역별로 내용성취기준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내용요소를 제시하는 예를 제시하고자 한다. 그 예는 다음과 같다.

    위의 예와 같이 내용성취기준을 먼저 제시하고 각 하위영역별로 그 내용성취기준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선행 학습요소나 관련 학습요소를 제시하면 현행 교육과정이 안고 있는 영역 우선주의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 선행 학습요소나 관련 학습요소를 제시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제시된 내용성취기준이 각 하위영역에서 어떠한 중요성을 지니는지, 기여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등을 해설로 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로 내용성취기준에 따라 하위영역 중 일부는 해설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3. 학생 예시문을 활용한 내용성취기준의 구체화

    국어과 교육과정을 통합적으로 구성하는 데에 학생 예시문을 활용하는 방안도 같이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앞에서 내용성취기준 우선주의를 언급하였지만 내용성취기준은 학생 수행 수준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지는 못한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그래서 국어교사는 국어수업을 통해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내용성취기준에 학생들이 도달하도록 국어수업을 이끌어가야 하지만 그 성취기준이 요구하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권태현, 2014).

    앞에서 영역 통합적 내용성취기준의 예로 제시한 “⑶ 읽기 목적, 예상 독자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방법으로 담화나 글의 내용을 간추려 요약문을 쓴다.”를 예로 들어보자. 담화나 글의 내용을 간추려 요약문을 쓴다고 했을 때 어떻게 작성한 요약문이 이 내용성취기준을 달성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를 교육과정의 내용성취기준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달성 정도에 대한 판단은 국어과 교육과정을 해석하는 교과서 개발자마다 국어수업을 수행하는 국어교사마다 다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내용성취기준이 영역 통합적 기능을 충분히 실현해 내려면 도달점으로서의 구체적인 결과, 이 내용성취기준을 달성한 학생이 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결과를 교육과정에서 포함하여 제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학생들은 국어 수행 능력의 수준 차이가 크고 수행 능력 발달의 정도가 크므로 이러한 결과를 교육과정에 포함하는 것은 매우 유용한 조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내용성취기준의 구체화는 학생이 작성한 글(또는 담화)을 예시함으로써 실현할 수 있다. 국어과교육과정에서 내용성취기준을 제시한 후 그 내용성취기준을 잘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 학생의 글을 제시하여 내용성취기준이 의도하는 바를 명시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내용성취기준 달성의 정도를 상·중·하로 구분하여 수준별 결과를 예시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러한 보완 장치가 갖추어질 때 내용성취기준이 그 기능을 더 충실하게 담당할 수 있고 이를 통해서 영역의 통합을 효과적으로 이루어낼 수 있다.

    1)2009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이러한 관점에 따라 듣기와 말하기로 구분되어 있던 영역을 하나의 영역으로 통합하였다. 내용성취기준을 감축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통합이 이루어진 것이지만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관점이 전제되지 않았다면 그러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통합은 실현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Ⅲ. 중학교 통합 교과서의 개발 방안

       1. 학습활동 교과서의 도입

    중학교에서는 <국어>라는 단일 과목을 편성해서 유지해 왔다.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편성한 과목명도 <국어>이고 교과서도 <국어>이다. 물론 제7차 교육과정 때에는 <국어> 과목 아래에 <국어> 교과서와 <생활국어> 교과서를 따로 두고, 읽기영역과 문학영역은 <국어>교과서에, 듣기·말하기·쓰기·문법영역은 <생활국어>교과서에 배치한 바 있다. 이처럼 하위영역에 따라 교과서를 분리하여 개발할 때에도 듣기 영역과 말하기 영역은 통합적인 형태로 다루어졌다. 물론 읽기와 쓰기, 문학과 쓰기 등 다양한 형태의 통합이 단원 구성에 적용되기도 했다.

    이러한 통합은 부분적인 통합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국어교과서의 통합이 이렇게 부분적인 통합에 그친 근본적인 이유는 국어과 교육과정이 하위 영역의 통합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영역을 분리하여 내용성취기준을 제시하다 보니 영역의 통합이 부분적인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그러나 앞에서 논의한 것처럼 중학교 국어과 교육과정이 영역 통합의 차원으로 개편된다면 중학교 국어교과서도 부분 통합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교육과정 차원과는 별도로 국어교과서에서 실현 가능한 영역 통합을 위하여 교과서 체제에 다소 변화를 가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국어> 과목 아래에 <국어> 교과서를 편성하고 있는데, 담화 자료 및 글 자료를 수록한 교과서와 학습활동을 담은 활동 교과서를 분리하여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교과서를 분리하여 개발하면 특히 학습활동의 국어교과서에서 영역 통합을 실현하기가 용이하다. 국어교과서의 학습활동은 결국 1차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한 2차 핵심역량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영역 통합이 자연스럽게 시도될 수 있다.

    국어교과서의 학습활동은 듣기·말하기, 읽기, 쓰기의 언어활동을 바탕으로 하여 편성이 되면, 담화 자료 및 글 자료는 학습활동을 위한 제재로 수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현재 국어교과에서는 글 자료 중 문학 작품을 직접 교육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학습활동 중심의 교과서를 신설·강화함으로써 문학 작품을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읽기 영역의 글 자료처럼 활동의 제재로 전환할 수 있다.

    학습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국어교과서를 별도로 개발한다면 담화 자료와 글 자료를 수록하는 국어교과서를 자유롭게 개편할 수 있다는 장점도 누릴 수 있다. 현행 국어교과서의 체제에서는 수시로 개정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데, 담화 자료와 글 자료를 수록하는 교과서를 분리하여 개발하면 자료를 추가하거나 대체하는 것이 비교적 수월해지고 학습활동을 개선하거나 수정하는 것도 비교적 용이해진다. 상황에 따라서는 서책형 교과서만이 아니라 디지털 형태의 교과서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며, 두 가지를 병행하거나 혼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영역의 통합을 기대한다면 담화 자료나 글 자료를 묶는 국어교과서는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에 부합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하여 제재를 수록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령 ‘환경’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하여 단편소설과 같은 글, 신문의 칼럼이나 기사문, 환경을 주제로 한 설명문, 연설 자료 등을 묶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주제 심화를 바탕으로 하여 학습활동을 전개해 갈 수 있으므로 하위영역의 통합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 담화 자료 및 글 자료를 통해 주제 심화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활동이 엮이면서 실제적 언어활동에 부합하는 하위영역의 통합이 가능해진다.

       2. 목표 중심의 교과서 단원 편성

    담화 자료 및 글 자료와 학습활동이 함께 제시되는 전통적인 국어교과서에서 영역 통합을 실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주제 중심으로 단원을 편성하는 것이다. 주제를 중심으로 하여 단원을 편성하면, 소단원의 담화 자료나 글 자료의 심화가 가능해져 학습활동을 고등사고능력을 촉진하는 데까지 이끌고 갈 수 있다. 핵심역량으로 말하자면 1차 역량을 넘어 2차 역량을 실현해낼 수 있다. 주제로 단원을 편성할 경우, 담화 자료나 글 유형이 다르더라도 함께 제재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텍스트 유형을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중학교 국어과 교육과정이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하여 편성된다면, 그리고 담화 자료 및 글 자료를 수록하는 국어교과서를 별도로 분리하여 개발한다면 주제 중심으로 단원을 편성하는 것은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없다. 제재를 수록한 교과서와 학습활동을 담은 교과서가 분리되어 주제로 묶은 노력이 영향을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담화 자료 및 글 자료를 수록하는 국어교과서가 주제 중심의 구성을 지향한다면 학습활동 중심의 국어교과서는 목표 중심의 구성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학습활동을 통해서 달성하려는 것이 내용성취기준이고, 이는 궁극적으로는 핵심역량으로 이어지므로 학습활동은 결국 목표 지향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 사실 글 자료와 학습활동을 동시에 담고 있는 현행 국어교과서도 단원목표나 학습목표 등을 수록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목표 지향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국어교과서에 단원 목표나 학습목표가 제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명확하게 인지하는 국어교사가 흔치 않고 또한 이를 국어수업에 활용하는 예가 많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목표 중심의 교과서 단원 구성은 자칫 학생들의 흥미나 관심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 목표 달성에 효과적인 담화 자료나 글 자료를 선정할 때 목표 달성이 핵심적인 문제로 떠올라 학생들의 흥미나 관심은 부차적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담화 자료 및 글 자료를 묶는 국어교과서를 별도로 개발한다면, 이 국어교과서가 주제를 중심으로 하여 편성될 것이므로 학생들의 흥미나 관심이 소홀히 다루어질 수 있다는 문제는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목표를 중심으로 하여 교과서를 구성하는 방안은 국어교과의 정체성을 잘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도 있다. 담화 및 글 자료의 국어교과서를 주제 중심으로 편성할 때 그 주제는 꼭 국어교과의 핵심적인 내용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소통과 존중’이라는 주제는 사회과의 내용과 유사한 점이 많다. 그러나 ‘글 내용의 추론적 이해’, ‘쟁점의 요약과 구체화’, ‘근거를 바탕으로 한 주장하는 글쓰기’와 같은 목표는 국어교과의 핵심적인 내용성취기준을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고, 따라서 국어교과의 본질적 성격을 잘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므로 학습활동을 다루는 교과서는 영역 통합을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동시에 국어교과의 본질을 보여주는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Ⅳ. 결론

    국어과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일은 결코 가벼운 과업이 아니다. 여기에는 미래사회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미래사회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이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국어교육은 무엇에 기여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이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어교육도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교육의 한 분야라면 이러한 사회적 요구와 개인적 요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므로 새롭게 국어과 교육과정을 편성할 때에는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논의하는 가운데 완성해 가야 한다. 단순히 정책의 측면에서 밀고나갈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어과 교육과정이 정책적 판단에 따라 좌우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어떤 결정이든 모든 구성원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더군다나 언어기능 영역과 문학 및 문법 영역이 나뉘어 대립과 갈등을 반복해온 국어교과에서는 구성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가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대립과 갈등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사회적 요구를 올바로 읽어내고 대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고 지키려는 태도에 있었다고 본다면, 사회적 요구가 무엇이고 이를 위해서는 국어교육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를 먼저 다루어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는 과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어쩌면 국어과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했었어야 할 절차는 이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논문은 2014년 7월 31일 접수하여 2014년 9월 17일 논문 심사를 완료하고 2014년 9월 22일에 게재를 확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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