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tudy on the Instructional Method of Film Color

영화의 색채교육방법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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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Color education provides a valuable curriculum for visual training. Film education is curriculum for visual training. Film education including visual literacy and production needs to adopt color curriculum. From art education which Kandinsky institutionalized at Bauhaus to film education by Eisenstein, color education aims for art education. At this present, it becomes more and more important for color education to train at educational institution including school and society. This study lends weight to that idea of the integrated education on stages in the process of film color production. It is not appreciably different from color education happening at film criticism. In addition, it raised the appropriateness of film color education. Color education should be consistently built upon preproduction, production and postproduction of film.


  • KEYWORD

    Film Education , Art Education , Color Education , Eisenstein , Kandinsky , Natural Color System , Pathos , Color Harmony

  • 1. 서 론

       1) 연구목적

    영화교육은 시각visual과 청각audio 두 영역을 다룬다. 보고 보여지는 일체의 시각은 21세기 미디어 기술의 전부로서, 색채는 시각의 원리로 작용한다. 오랜 전통을 갖는 예술은 시각의 주요 요소로 색채를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서구 예술교육에서의 빛과 색은 시각의 동일한 속성으로 이해되고 있다. 본다는 의미는 곧 빛과 색을 이해하는 것이다. 디지털 시각의 원리 또한 색채원리를 채택한다. 영화의 탄생 전후로 인상주의 미술과 필름을 실험한 영화가 그랬듯이, 미래의 첨단 영상은 색채기술을 토대로 재연될 것이다. 역사가 증명하듯 영화는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가 등장하는 가운데 미학적이고 이론적인 주요 역할을 해왔다. 미디어의 형태가 다양하게 증가할수록, 그만큼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영화교육의 정체성이 확립되고 있고, 초중등의 학교교육과 사회교육 영역에 확대되고 있다. 이 글은 보편화되고 있는 영화교육에서 색채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교육방법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함을 제시하고자 한다.

    특성화고교 및 대학에서의 전문 영화교과의 색채교육은 촬영, 조명, 미술 관련 과목의 일부로 언급되거나 전혀 다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의 일환으로 2004년부터 초중등 학교영역과 사회영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영화교육에서 색채 관련 교과목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미술과 디자인교육 영역에서 색채의 중요성이 일반화되고 하나의 독립된 교육분과로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과 비교할 때, 영화의 색채교육은 시작도 못하고 정체성을 잃고 있다. 학교 안과 밖의 문화예술교육이 교육부와 문화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고, 영화, 애니메 이션, 음악, 연극, 미술, 사진 등 기존의 전문화되고 분업화된 교육이 21세기 창의재량교육의 필요에 따라 문화예술교육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은 기존의 전통적인 교육방법 그대로 단지 분과별로 분리되어 시행되고 있다. 새로운 문화예술교육에 걸맞은 새로운 교육방법과 교육과정이 요구되는 시점에 영화, 애니메이션, 음악, 연극, 미술, 사진 등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기초 소양교과로 색채교육이 적합하다. 문화예술교육의 공통교과과정으로써 색채교육이 요구되는 것이다.

    현행 색채교육은 미술디자인 교과영역에서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영화교육에서는 다른 교과의 일부로 간단히 언급되거나 그 중요성이 인지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술교육으로서의 색채교육은 세계적인 예술학교로 유명한 독일의 바우하우스에서 교수이며 예술가이며 색채이론가였던 칸딘스키에 의해 오랜 전부터 시행되고 있다. 칸딘스키는 색채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음악, 미술, 연극, 사진 등의 전문교육영역을 참여시켜 모든 예술의 기본이 되는 색채교육의 효율성과 그 확장성을 증명한 바 있다. 문화예술교육은 시각영상교육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영화, 애니메이션, 사진, 미술, 사진 등 시각적 특성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은 시각영상교육이라 할 수 있다. 시각영상교육의 본질이며 공통이며 기초로서 색채교육이 자연스럽게 부각될 수밖에 없다. 시각영상에는 음악, 내러티브 등의 다른 요소들이 있지만, 본다는 것의 원리와 기초는 색채가 제공하며 그 역할에 있어 결정적이다. 색채는 내러티브와 음악과의 상호관계에 있어서도 매우 긴밀하다. 이는 시각영상교육의 기초로서 색채교육이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덧붙여, 21세기 시각영상은 디지털이다. 디지털 영상의 원리는 비트 단위의 픽셀 수에 따라 결정된다. 픽셀은 색신호로 형성되는데,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가 지시하는 색채 신호에 따라 미세한 점으로 된 픽셀이 모여 하나의 이미지를 만든다. 디지털 영상의 원리는 색채의 원리를 그대로 차용한다. 디지털 영상교육은 또한 기본적으로 색채교육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이상에서 언급한 것처럼, 문화예술교육, 시각영상교육, 디지털영상교육이 일반화된 시점에 색채교육은 기초교과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영화의 색채교육은 문화예술, 시각, 디지털 영역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다른 예술장르의 교육모형을 제공할 수 있다. 초중등 영화교육은 2004년 정부의 문화예술교육 정책에 따라 교육현장에 도입되어 일부 시행되고 있으며, 2005년에는 영화교육의 정체성, 개념, 교육과정, 정책, 교과서 등이 연구된 바 있다. 그러나 상당 부분 원론적 차원에 머물러 있고, 면밀한 후속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통적인 색채교육 영역에서는 디자인 대학 중심으로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시행되고 있고, 관련 연구 역시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전통적인 정지영상 중심의 교육론이지 현대의 동영상에 적용하기에는 일정한 한계를 갖고 있으며 적합한 교육방법이 부재한 실정이다. 서구의 경우, 오랜 예술 전통을 갖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 러시아 등의 예술학교 및 일선 교육현장에서 색채 관련 교육이 다양하게 시행되고 있다. 전통예술 뿐 아니라 영화와 같은 대중예술교육 영역에서 색채와 음악의 관계, 색채와 서사의 관계, 색채와 연극무대의 관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색채교육이 기초소양 및 하나의 학문분과로 시행되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기초 교과목으로서의 색채교육이 비중 있게 채택되고 있다. 이 같은 국내외 색채교육의 현황 및 필요성에 따라, 타 예술장르가 채택할 수 있고 교육모형을 제공할 수 있는 사례로서 영화의 색채교육방법을 논의하려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2) 연구방법

    먼저, 예술교육으로서의 색채교육을 위한 방법론을 살펴본다. 문화예술교육이나 시각영상교육 모두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그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 연구는 칸딘스키의 예술교육론과 에이젠슈테인의 영화교육론으로부터 영화교육의 본질이며 기초인 색채교육방법론을 도출해 낸다. 러시아에서 예술교육 방법론을 구축한 뒤, 1920년대에 독일의 예술학교 바우하우스에서 수석 교사로 있었던 색채이론가이며 예술가였던 칸딘스키의 예술교육론을 고찰한다. 칸딘스키의 예술교육은 자신이 평생 중요하게 여겼던 색채 영역을 중심으로 연극, 음악, 미술 등의 다른 영역을 가져온 보다 창의적인 예술교육을 목적으로 한 교육과정이다. 세계적 예술학교로 유명한 바우하우스에서의 색채교육은 지식과 사고의 하나됨, 의미와 만들기의 통합을 목적으로 구성되었다. 다음으로 러시아의 영화감독이며 국립영화학교의 교수로서 실천미학을 이론화한 에이젠슈테인의 영화교육론은 영화의 구성요소들, 즉 색채, 내러티브, 사운드의 세 요소가 통합적으로 상호작용할 때 그 교육의 효과를 최대로 증대시킬 수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인력의 몽타주와 그 효과로서 파토스를 끌어내기 위한 영화교육방법론은 그 중심에 이미지로서의 색채를 배치함으로써 영화교육에 유용한 지침을 제공한다. 칸딘스키의 색채교육론과 에이젠슈테인의 영화교육론으로부터 영화의 색채교육방법론을 도출해 낼 수 있다. 즉, 영화색채교육방법의 원칙은 ‘색채, 내러티브, 사운드의 세요소가 갖는 자율적 특성을 중심으로 각 요소들 간의 상호관계성에 주목하면서 지식과 사고, 창작과 의미를 통합하는 예술교육’인 것이다.

    둘째, 위에서 도출해낸 색채교육방법론을 기반으로 영화의 단계별 교육과정에 적용함으로써, 영화의 색채교육방법을 제시한다. 영국의 미디어교육학자 데이비드 버킹험(2007)은 올드미디어에서 뉴미디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영역을 포함하는 이론적 틀로서 네 가지의 주요 개념을 제시한다. 제작, 언어, 재현, 수용자가 그것이다. 제작은 텍스트가 만들어지는 일체의 과정을 말하며, 언어는 의미를 주고 받는 코드들의 집합체이며, 재현은 미디어가 표현하는 것들이며, 수용자는 미디어를 소비하는 주체들이다. 이 연구에서는 버킹험이 제시한 제작 과정에 따라 색채교육방법을 고찰한다.1) 우선 사전작업단계에서 시나리오와 콘티뉴이티를 중심으로 색채계획의 범위와 목적 등을 구축한다. 기존에 연출, 촬영, 미술 등의 전문화되고 독립된 영역을 통합해서 사전작업단계에 색채적용의 필요성과 방향을 설정한 색채계획을 수립한다. 다음으로 제작작업단계로서 색채적용과 배색을 실현한다. 사전작업에서의 색채계획에 따라 촬영 및 조명, 의상, 소품, 세트, 분장 등 제작현장에서 필요한 색채적용 방법과 기준을 마련하고, 배색의 미학적 목적과 그 효과를 도출한다. 마지막으로, 후반작업단계에서의 색채조화 혹은 영화의 개념인 색보정의 방법을 제시한다. 색채계획에 따라 적용되고 배색된 색채를 최종 형식과 매체의 특성에 맞춰 보정하고 조화시키는 단계이다. 이들 각 단계에서 중요한 기준은 색채교육 과정이 반드시 색채, 내러티브, 사운드의 긴밀한 관계를 염두에 두고 구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 목적은 창작과 의미를 분리시키지 않고 통합시키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색채를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 교수 학습법 등을 제시한 칸딘스키의 예술교육론과 러시아국립영화학교 교수였던 에이젠슈테인의 영화색채론을 근거로 도출한 색채교육방법의 원칙을 영화의 제작단계별 색채계획, 색채배색, 색채조화를 적용해 봄으로써, 영화색채교육방법의 일례를 제시하고자 한다. 색채와 다른 요소들 간의 상호관계성, 창작과 의미의 분리되지 않은 일관성을 전제로, 영화의 제작단계에 따라 색채가 차지하는 중요성과 역할을 제시해 보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영화의 창작과 의미생산에 색채가 크게 관여하고 있음을 인 식시키고자 한다.

    1)버킹험은 미디어교육의 전체적인 범주를 제시하면서, 제작 영역의 세부항목으로 기술, 전문성, 산업, 미디어 간의 관계, 규칙, 순환과 배급, 접근과 참여, 언어 영역은 의미, 관습, 약호, 장르, 선택, 통합, 기술, 재현 영역은 사실주의, 진실을 말하기, 존재와 부재, 편견과 객관성, 전형성, 해석, 영향, 수용자 영역은 대상, 말걸기, 순환, 활용, 의미 만들기, 즐거움, 사회적 차이 등으로 규정한다. 이들 세부항목은 영화의 색채교육에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제작 영역, 특히 단계별 제작과정에 한정함을 밝힌다.

    2. 예술교육으로서의 색채교육

       1) 칸딘스키의 예술교육

    바실리 칸딘스키의 예술통합교육은 바우하우스의 교육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19년에 설립되어 1933년까지 유지된 독일의 미술학교 바우하우스는 공학과 예술을 결합한 통합교육과정을 시행했고, 오늘날의 인문, 과학, 예술의 융합교과와 같은 것이다. 특히 미술과 디자인의 이론 및 실제를 통일하려는 시도가 기초과정과 전문과정에서 이뤄졌다. 1919년에 설립된 바우하우스는 6개월의 예비교육과정을 두었고, 여기에서 색채와 형태에 관한 기본원리를 학습하였다. 이 과정은 요하네스 이텐이 1923년까지, 1920년에는 파울 클레가, 1922년부터 는 바실리 칸딘스키가 맡았다. 세 예술가 모두 색채교육을 중시했다는 공통점이 있고, 1933년 나치에 의해 강제 폐교되기까지 일관된 교육과정을 유지했다.2) 바우하우스에 개설한 기초디자인과정에서 칸딘스키는 색채교육에 집중했고, 학생들은 색채 세미나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했다.

    칸딘스키는 색채와 형태와의 관계를 중시했다. 색채조화란 한 색조를 침투시키는 것으로, 하나의 색에 다른 색을 혼합시켜 병렬적으로 존재하는 두 색을 종합하는 것이다. 대위법적 음향과 마찬가지로 대립과 모순에서 하모니가 창출된다. 이 하모니의 구성이 색채와 형태를 통합하는 것이며, 그림의 전체를 만들어낸다. 칸딘스키는 그 같은 그림 전체의 통합을 ‘내적 필연성’4)에서 도출된다고 한다. 인간의 영혼을 진동시킬 목적으로 건반을 두드리는 손과 같은 것으로 내적 필연성을 설명한다. 변화하는 인간의 환경은 건반(대상들)을 누름으로 해서 피아노(영혼)의 현을 끊임없이 진동하게 하는데, 그 원칙을 대상에서 색채의 작용, 대상에서 형태의 작용, 색채와 형태에 예속되지 않은 대상 자체의 작용에서 찾는다. 이 같은 내적 필연성의 원칙에 따라 조화로운 형태에서의 화음적 요소인 대상의 선택이 이뤄진다. 이는 칸딘스키가 찾고자 했던 보편적인 법칙이며, 풍경이나 색채를 보면서 어떤 소리를 들었고 음악을 들으면서는 어떤 색채나 풍경을 떠올렸다.

    1916년 요하네스 이텐이 색채와 형태에 관해 쓴 글이다. 그는 칸딘스키에 앞선 바우하우스의 색채이론가 및 교육자로서, 색채 없는 형태는 없으며 형태 없는 색채 또한 없다는 색채와 형태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1923년까지 바우하우스 예비과정에서 색채와 형태를 가르친 이텐은 가장 기본적인 형태와 색채만을 가지고 수업했다. 색채 없는 형태는 있을 수 없고 이 둘은 어떤 관계 속에서도 항상 존재한다는 생각은 1912년『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에서 전개한 칸딘스키의 색채론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일반적인 언어보다 명확한 시 각언어로서 색채는 형태를 떠나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바우하우스에서의 칸딘스키는 색채와 형태를 정확히 일치시키고자 했다. 색채와 선의 관계는 전체 구성에 대한 체계였고, 그가 제시한 규범적 법칙에 따라 시각적인 조화와 부조화, 구성을 창출하고자 했다. 칸딘스키의 색채교육은 예술교육을 지향했고, 이 시기 바우하우스의 기초과정은 동서양의 미술교육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나아가 새로운 매체와 기술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현대 예술교육의 원형을 제공했다.

       2) 에이젠슈테인의 영화색채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은 이론과 실제를 통합교육한 영화감독이다. 러시아 몽타주를 실험한 <파업>(1924)에서 <폭군이반>(1944)에 이르는 영화들을 연출하면서, 1919년 설립된 러시아국립영화학교에서 영화연출론을 강의했다. 제작현장과 학교를 오가며 영화이론화를 시도한 에이젠슈테인은 일련의 글들을 모은 저작『영화형식』과『영화감각』을 출간했다. 1948년 죽기 전에는 입체영화와 텔레비전에 관한 문제를 연구하고 있었다. 현장감독으로서 여러 편의 영화를 연출했고, 학교에서는 자신의 연출론을 이론화하고자 했다. 그 가운데 영화색채에 관한 논의는『영화감각』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 책의 3장 ‘색채와 의미’에서 영화감각의 주요 요소로 색채와 이미지의 동기화, 색채와 사운드의 관계, 개별 색상의 미학적 의미 등을 다루고 있다. 검정, 파랑, 초록, 카키, 주황, 빨강, 보라, 하양, 노랑의 색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몽타주 이미지와 색채의 관계를 분석한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색채 이미지의 일관성과 드라마의 흐름에 따른 색채 이미지의 구축”6)을 강조한다.

    에이젠슈테인은 영화에서 색채 사용의 두 부류를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첫째는 드라마에 종속된 색채이다. 당대의 헐리우드 영화가 여기에 해당하며, 색채 요소는 절대 이야기보다 앞서거나 극적 전개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에이젠슈테인 당시에 영화의 색채 사용에 관한 어떤 원칙이었고, 이에 대해 “유기적인 영화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영화의 표현적 수단의 복잡함을 숙달하지 못하는 무능력과 창조적 무기력의 반영”8)이라고 비판한다. 영화의 색채는 이미 존재하는 자연스런 어떤 것으로부터 몽타주의 재구성이라는 차원으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한다. 둘째는 드라마와 동등한 차원에서의 색채 사용이다. 에이젠슈테인이 앞의 색채적용을 비판하면서 의식적이며 창조적인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제시한 부류이다. <폭군이반>의 색채 시퀀스에 시도한 ‘조화로운 구성’이란 “영화의 표현수단의 전영역은 전체의 틀 안에서 개별적 표현이 극대화되도록 쓰여져야 함”9)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색채는 드라마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극적 요소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에이젠슈테인이 전개한 색채론은 헐리우드 영화를 비롯한 현대영화들에 적용되고 있다. 현대의 영화, 광고, 방송 등 모든 영역에서 영상색채는 단순한 기술적 결과물이 아닌 의도된 영화적 표현수단이다. <폭군이반> 2부 후반의 연회와 춤 장면에서 의상과 장식이 채색되고, 빨강에서 주황에 이르는 지배적인 색상은 ‘피의 지배’와 ‘피할 수 없는 운영’이라는 주제의식을 드러낸다. 몽타주 영화의 주제인 구성의 통일성이 당시의 입체영화와 텔레비전을 경험한 에이젠슈테인에게 색채실험으로 연속된다. 초기의 이미지 몽타주는 사운드와 색채 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총체적 통일성을 지향하면서 영화색채론을 구축해낸다. 흑백에서 일반화될 색채영화에 관한 몽타주 실험은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을 대위법적으로 병치시키는 에이젠슈테인의 영화적 구성 방식이다.

       3) 영화의 색채교육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전통적인 색채교육은 시대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먼셀 색체계(Munsell Color System)10)와 오스트발트 색체계(Ostwalt Color System)11)는 미술의 시각영역에만 한정되어 있고 색채의 원론만을 교육한다. 색상, 명도, 채도의 기준 밖에 존재하는 색감이나 감정 등의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영역을 제시하지 못한다. 그 대안으로 자연색체계(Natural Color System)12)는 기존의 두 체계가 갖는 색채의 정량적 측정에만 유용하다는 한계에 색채의 ‘차이’와 ‘관계’를 보완함으로써, 지각과 감정과 같은 주관적 영역을 포함한다. 색상, 명도, 채도의 개별적 속성을 구별할 수 없는 인간은 색채를 총체적으로 지각할 수밖에 없다. 미묘한 차이와 관계에 따른 시지각의 수많은 변수는 일정한 색채공식을 가질 수 없으며, 조화와 공감각의 차원에서 맥락에 따른 요소들 간의 통합이 요구된다. 색채의 객관적이고 주관적인 영역을 통합하고 조화시키는 자연색체계가 현대 색채교육의 표준이 되고 있다.

    색채의 정량적 측면과 주관적 영역을 통합하는 자연색체계는 칸딘스키의 예술통합교육과 연결된다. ‘불명확한 정신적 시각의 주관적 특성’13)으로 규정한 칸딘스키의 색채론은 감정과 같은 주관적 영역을 통합하고 조화시키는 자연색체계와 맞닿아 있다. 또한 감성의 주관적요소나 색채감각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둔 자연색체계의 색채교육은 감정을 다루는 영화교육의 목적과 일치한다. 바우하우스에서 칸딘스키가 시도한 색채 중심의 예술교육과 색채, 내러티브, 사운드 세 요소를 중심으로 창작과 의미의 통합교육을 강조한 에이젠슈테인의 영화색채론은 자연색체계를 중시하는 현대 색채교육의 기준을 제공한다. 방법론적으로 칸딘스키의 예술교육, 에이젠슈테인의 영화색 채론, 자연색체계는 영화의 색채교육에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

    색으로만 구성된 2시간 분량의 장편영화14)를 본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숫자와 기호로 표시되는 색채 측정의 기계적이고 계량적인 한계를 마주할 뿐이다. 세트, 소품, 의상 등의 특정 소재에 한정되던 색채계획은 화면 내의 모든 요소들, 화면과 화면의 관계, 화면과 사운드, 스토리와의 색채조화를 통합교육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영화의 색채교육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데이비드 버킹험(2007)의 미디어교육 방법을 응용할 수 있다. 그는 미디어의 거의 모든 영역을 포함하는 이론적 틀로서 제작, 언어, 재현, 수용자 개념을 제시한다. 제작은 미디어 텍스트가 만들어지는 일체의 과정이며, 언어는 의미를 주고 받는 코드들의 집합체이고, 재현은 미디어가 표현하는 것들이며, 수용자는 미디어를 소비하는 주체들이다. 영화의 색채교육은 제작, 언어, 재현, 수용자 개념에 따라 통합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네 개의 개별적인 영역에 부합하는 색채교육을 할 수도 있고, 색채를 중심으로 네영역을 통합한 교육을 수행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일차적인 제작영역은 칸딘스키의 예술교육, 에이젠슈테인의 영화색채론, 자연색체계에 부합하는 영화색채교육을 수행할 수 있다.

    2)아더 에프랜드(1990),『미술교육의 역사』, 박정애 역, 예경, 1996, pp.296-302.  3)프랭크 휘트포드(1984),『바우하우스』, 이대일 역, 시공사, 2000, p.98.  4)바실리 칸딘스키(1912),『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권영필 역, 열화당, 2000, pp.67-74.  5)Johannes Itten, Die Farbkugel: and Kunst der Farbe, Ravensburg, p.114. 위의 책, p.106에서 재인용.  6)Eisenstein, Sergei(1942), The Film Sense, New York: Hartcourt, translated by Jay Leyda,1975, pp.152-153.  7)세르게이 에이젠스쩨인(1948), “총천연색 영화 Colour Film”,『감독노트 Notes of a Film Director』, 예하, 1991, p.155.  8)위의 글, p.151.  9)위의 글, p.151.  10)미국의 화가이며 색채연구가인 먼셀이 1905년에 창안한 색체계로서 색의 세 가지 속성을 척도로 한다. 국내에서는 1964년 한국공업규격으로 채택했고 색채교육용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박연선 편(2007),『색채용어사전』, 예림, p.50.  11)독일의 오스트발트가 1916년에 창안한 색체계로서, 대응색인 빨강-초록, 노랑-파랑을 기준으로 그 사이에 주황, 연두, 청록, 보라의 중간색을 더한 8가지 기본색을 다시 3등분하여 24개의 색상환을 만들었다. 위의 책, p.130.  12)시대에 따라 변하는 유행색이 아닌 보편적인 자연색을 기본으로 인간이 어떻게 색채를 보느냐에 기초한 색체계이다. 위의 책, p.230.  13)바실리 칸딘스키(1912),『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p.65.  14)데릭 저먼의 <블루blue>(1993)와 같은 실험영화는 79분 동안 파랑 화면만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제4회 전주국제영화제(2003)에서 국내 첫 상영되었다.

    3. 영화의 제작단계별 색채교육

    영화제작과정은 사전작업, 촬영작업, 후반작업의 세가지 단계로 표준화되어 있다. 사전작업단계에서는 영화가 완성되어 관객을 만나기까지의 전체 작업과정을 계획하고 준비한다. 구체적으로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개발하는데, 이 단계에서부터 색채계획을 할 수 있다. 시나리오를 완성하기까지 가장 기본적으로 흑백이냐 컬러영화냐를 결정하며, 영화의 장르에 따라 전체적인 색감을 구성한다. 시나리오에 반영되는 수많은 영화적 장치들, 예를 들어, 스토리, 인물, 공간 등은 전형적이고 의미를 갖는 색채를 갖는다. 특히, 완성된 시나리오를 토대로 개별 숏을 세밀하게 그리는 촬영대본(콘티)은 인물, 조명, 특수효과 등을 포함하는 영화의 설계도로서, 전체적인 색채계획을 미리 해볼 수 있다. 색채계획은 영화의 사전 시각화 작업에 해당한다.

    사전작업단계에서 준비된 색채계획에 따른 영화의 촬영작업단계는 색채를 적용하는 과정으로 실제 배색을 실행한다. 촬영작업은 시나리오상의 장소에 따라 야외, 실내, 세트제작이 이뤄지며, 이 과정에서 색채를 배치하는 비율이 결정된다. 영상미학의 조화를 만들어내는 색채배색은 화면 내의 모든 시각적 요소들인 인물, 의상, 분장, 헤어, 세트, 소품, 조명, 특수촬영 등에 적용된다. 모든 촬영 후에는 편집과 녹음을 거쳐 색을 보정하는 후반작업으로 한편의 영화가 완성된다. 후반 작업단계에서는 디지털팔레트를 활용한 색채 재조정을 통해 영화 전 체의 색채조화를 이룬다. 촬영에서 화면 내의 색채조화에 집중했다면, 후반작업의 편집에서는 화면과 화면 간의 차이와 관계의 색채조화를 고려해야 한다. 편집의 목적이 영화의 연속성을 위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 전체적인 색채조화를 이룰 수 있다. 또한 편집의 색채조화는 소리와의 관계에서도 고려되어야 한다. 특정한 느낌과 의미를 만들어내는 색채에 적합한 소리가 동기화되어야 한다.

    영화의 제작단계에 적합한 색채과정을 제시할 수 있다. 색채계획은 사전작업단계, 색채적용과 배색은 촬영작업단계, 색채조화는 색보정 과정을 중요하게 다루는 후반작업단계에 해당한다. 영화의 제작단계별 색채과정으로부터 색채교육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것이다. 다음은 영화 제작단계별 색채교육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1) 사전작업단계, 색채계획

    색채용어사전은 색채계획을 “디자인에 있어 용도나 재료를 바탕으로 기능적으로 아름다운 배색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사전에 계획하는 것”15)이라고 정의한다. 색채계획은 영화의 사전작업에서도 동일하게 진행된다. 시나리오의 시각화 단계에서 영화가 어떻게 배색될지를 미리 정할 수 있다. 영화의 색채계획은 영화의 기획개발단계에서부터 이뤄진다. 소재, 인물, 공간, 장르 등을 결정하면서 그에 적절한 영화색채를 선택할 수 있다. 현대영화의 대부분이 색채이지만, 간혹 영화의 소재나 장르에 따라 흑백영상을 사용하기도 한다. 전체가 흑백일 수도 있고, 회상 및 현실과 차별화된 시각효과를 주기 위한 일부 장면만을 흑백으로 처리할 수도 있다. 헐리우드의 고전영화 <오즈의 마법사>(1939)가 흑백으로 시작해 오즈의 세계에서는 컬러로 바뀐다. 흑백영화가 주류이던 당시에 주인공 도로시의 현실은 흑백으로, 동화 같은 오즈는 판타지를 강조하고자 색채를 이용했다. 색채를 현실에 더 가까운 영상으로 여기는 현대영화는 그 반대로 활용한다.

    기획개발에서 시나리오에 이르는 색채계획의 사례는 <식스 센스>(1999)가 대표적이다. 국내에 공식 출시된 DVD 부록에서 밝힌 나이트샤말란 감독의 인터뷰에서 <식스 센스>의 색채미학이 자연스런 어떤 것의 결과가 아니라, 처음부터 계획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감독은 영화를 기획할 때부터 빨강을 염두에 두었고, 시나리오를 빨강이 주는 정서를 따라 구성했을 밝히고 있다. 영화의 시작에서 마지막까지 미묘한 채도의 변화를 준 빨강이 곳곳에 배치되고 관객의 정서를 이끈다. 관객은 결코 빨강을 인지하지 못하지만, 인지하기 전에 이미 빨강의 정서구조에 갇혀 공포감을 시각의 차원에서 준비한다. 체험된 시각경험으로서의 색채는 평범한 일상이 되며, 집단적인 경험과 가치의 총합으로서 관객의 정서를 형성한다.

    <오즈의 마법사>(1939), <식스 센스>에서 빨강의 정서는 강렬하거나 불안하다. 그밖에 <와호장룡>(2000), <이유없는 반항>(1955), <롤라런>(1999), <쉰들러 리스트>(1993), <아메리칸 뷰티>(1999), <로미오와 줄리엣>(1996) 등에서의 빨강은 욕망과 반항, 화냄과 낭만의 정서구조를 보여준다. 실제의 많은 영화들에서 색채계획의 비중을 확인할 수 있으며, 기획개발과 시나리오 작업에서부터 반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나리오의 색채계획은 글자를 이미지로 제시하는 콘티뉴이티(콘티) 작업에서 구체화할 수 있다. 영화의 콘티 작업은 글로 된 시나리오를 촬영 전에 사전 시각화하는 과정이다. 콘티 작업은 촬영에 필요한 기술적이고 미학적인 요소를 세밀히 담아낸다. 카메라의 위치, 사용할 렌즈의 종류, 조명, 사운드, 배우의 연기, 의상, 소품, 편집양식, 시각특수효과에 이르는 촬영작업과 후반작업에 연속되는 전 과정을 묘사한 촬영대본이다. 기획과 시나리오의 색채계획은 콘티에서 구체화 된다. 사전작업단계에서 시나리오가 글로서 색채계획을 제시한다면, 촬영대본인 콘티는 실제로 보여질 색채 팔레트에 해당한다. 색채 팔레트의 역할을 하는 콘티를 통해 영화의 전체적인 색채계획을 확정할 수 있고, 개별 색상 뿐 아니라 색상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한 배색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기획과 시나리오, 콘티 작업과정을 통해 색상, 명도, 채도의 기본적인 색채결정에서 배색계획에 이르는 전반적인 색채계획이 이뤄진다.

    사전작업단계의 색채교육은 다음의 과정을 고려한다. 색채계획에서 시나리오 분석을 통한 색채를 결정하고, 색채의 의미화 작용, 연상, 상징 등을 고려한다. 단계별로는 대본의 시각화를 위해 공간, 캐릭터, 스토리의 색채를 분석하고 비중을 결정한다. 다음으로, 대표적인 색채 언어를 추출해 화면 내의 기본색, 보조색, 강조색을 분류한다. 배색의 유형으로 색채추출요소에 따른 컬러팔레트를 제작하고, 기본색, 보조색, 강조색을 세트, 소품, 의상 등에 배치하는 비율을 설정한다. 동시에 색채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재질을 선정하여 디지털팔레트 를 이용한 색채를 적용해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화면 내의 화각과 재현을 고려한 색채 재조정을 한다.

    영화의 색채계획단계에서 특히 교육되어야 할 것은 색채와 내러티브의 관계이다. 인물과 공간을 포함하는 내러티브와 색채의 관계는 이후의 단계별 적용 및 조화를 결정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영화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1937)의 색채선택은 거의 감각에 의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러티브와의 관계를 고려하면 완벽하다. 영화의 이야기는 사랑의 치유력과 동시에 질투의 사악한 영혼을 다룬다. 색채사용은 이야기만큼이나 단순하다. 그러나 색채는 내러티브의 감정을 매우 효과적으로 따른다. 이 영화에서 내러티브의 주요 국면에 등장하는 색이 초록이다. 왕비의 명령을 받아 백설공주를 죽이려는 순간, 사냥꾼의 눈이 비열한 초록으로 변한다. 도망치던 공주가 빠진 늪과 동굴에는 초록눈의 악마들로 가득차 있다. 유독한 초록은 난쟁이들의 공간에서는 부드럽고 안락한 초록으로 전환된다. 독약의 색으로 관습화된 초록이 편안함을 주는 색으로 변화된 것이다. 변화된 초록의 중의적 측면은 단순한 내러티브 전개에 내적 분위기와 감정을 부여한다. 이 영화의 예처럼 색채와 내러티브의 관계가 주요하게 교육되어야 한다.

       2) 촬영작업단계, 색채적용 및 배색

    색채적용 및 배색은 “대상에 대한 조사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색채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른 디자인 효과를 위해 색채 혹은 이미지를 디자인하는 과정”16)으로 여러 색을 서로 어울리게 배열한 조화를 목적으로 한다. 실제적인 색채적용의 중요한 요소가 조화로운 색채배색이다. 대표적인 배색의 방법으로 색상, 명도, 채도를 활용한 것이다. 색상에 따른 배색으로는 동일하거나 유사하거나 반대되는 색을 이용한다. 유사한 색상 중심의 배색은 통일성과 질서를 주지만, 반대 색상은 강렬하고 활동적이다. 명도나 채도에서도 유사하거나 반대되는 색상을 배색해 감정적이고 지각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명도가 높은 색상의 배색은 깨끗하고 맑다. 무채색과 유채색의 대비는 뛰어난 가시성을 준다. 그 외에 톤을 이용한 배색이 있고, 다른 방법으로는 분리효과, 연속효과, 반대효과, 강조효과에 의한 배색이 있다. 색채배색은 영화의 촬영작업에 직접적으로 적용된다. 부담스럽지 않은 조화로운 영상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촬영단계에서는 색채배색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 할 수 있다. 다음은 에이젠슈테인이 영화제작에 있어 색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주조색은 파랑, 노랑, 빨강이다. 낯선 오즈의 세계에 도착한 도로시는 옅은 파란 옷을 입어 나약하고 힘이 없다. 착한 마녀는 도로시에게 노란 길만 따라가면 안전할 것이라고 말한다. 배경색으로 쓰인 노랑은 파랑의 도로시를 더욱 위축되게 만든다. 그러나 그녀의 검정 신발이 루비의 빨강으로 바뀌면서 도로시에게 힘이 부여된다. 연약한 파랑과 강한 빨강의 색상배색은 험난한 여정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는 희망을 제시한다. 이제 주조색의 순서는 빨강, 노랑, 파랑으로 도치되고 영화의 내러티브를 이끈다. <쇼생 크 탈출>(1994)에서 파랑은 감옥 전체를 배색한다. 삶을 포기한 인물(팀 로빈스)에게 부여된 파랑은 회색빛의 무채색에 묻혀 활기 없고 무기력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유사한 색상과 채도를 사용함으로써 감옥이라는 배경의 동질성을 강조한다. <아메리칸 뷰티>(1999)에서 레스터(케빈 스페이시)의 사무실은 연한 파랑이 배경색으로 쓰인다. 그의 집은 하얗고 푸르며, 서류가방에서 쏟아져 나온 문서들은 파란 봉투에 담겨있다.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파랑은 레스터의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태도를 강화한다.

    위의 인용처럼 에이젠슈테인은 영화제작에 있어 색채배색의 문제를 정확히 인지했고 자신의 영화제작에 적용하고자 했다. 흑백영화에서 색채영화로의 전환기에 영화의 색채문제를 다룬 최초의 이론가이자 교육자로서, 색채배색의 원리를 몽타주와 통합해 대위법적으로 활용했다. 에이젠슈테인의 색채활용은 이후의 유럽 실험예술영화와 헐리우드영화에서 더욱 완전한 시각언어로 구축된다. 색채의 원리 및 효과가 영화교육에 적극 반영되고, 실제 제작에 활용된다. 대부분의 영화들에서 두드러져 보이는 이야기 밑에 색채배색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색채교육은 촬영, 조명, 미술, 의상, 소품, 분장 등 제작단계의 모든 부분에서 이뤄져야 하며, 색채배색의 관계를 훈련하고 그 중요성을 인지시켜야 한다.

       3) 후반작업단계, 색채조화

    후반작업의 중요한 과정으로 편집은 화면전환에 따른 색채의 일관성과 연속성, 통일성을 유지해야 한다. 디자인교육은 한 화면 내 요소들 간의 관계에 따른 색채조화에 주목하지만, 움직임을 특징으로 하는 영화는 화면 뿐 아니라 화면 간의 관계 및 변화에 따른 색채조화의 연속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모든 조형물의 미는 그 조형물의 요소인 선과 형, 색 표면 구조 등이 어우러져 이뤄지는데 시각적인 강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색채로, 다양한 효과를 지닌 색채를 어느 부분에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보다 아름다운 효과를 낼 수 있다.”18) 색채조화는 색채의 총체적 지각 및 영화의 미학적 효과를 가져 오는 마지막 단계이다. 많은 이론가들이 색채조화론을 제시했고, 이들의 공통적인 조화 요소로는 질서, 유사성, 대비 등이 있다. 특히 괴테나 비렌 등은 색채의 심리적 작용을 강조한다. 파버 비렌(1984)은 색채의 지각이 자극에 대한 단순 반응 보다는 정신적 반응에 지배된다고 하면서 색채조화를 위한 심리적 배합의 방향과 교육을 제시했다. 색채조화의 차원에서 편집과 더불어 CG로 대표되는 시각특수효과 과정에서도 색채를 편집과 시각특수효과를 통합적으로 고려한 교육이 이뤄져 야 한다.

    또한 후반작업단계에서 중요한 사운드 제작과정에서 색채교육을 활용할 수 있다. 색채와 사운드의 관계는 칸딘스키의 연구를 참고할 수 있다. 다양한 색상의 느낌과 감정을 소리와 비교해 단순한 구성의 선율적 구성과 이보다 복합적인 교향악적 구성을 제시한다. 새로운 형태의 교향악적 구성의 예로 <인상5>(1911), <즉흥18>(1911), <구성2>(1910) 등 자신의 작품을 보여준다. 그는 빨강을 저음의 튜바와 강한 북소리에 비유했다. 보라는 잉글리시 호른이나 갈대피리의 음향과 유사한 것으로 봤고, 색의 깊이에서는 목관악기의 저음과 유사하다고 했다.

    색채와 소리의 밀접한 관계 및 사례는 영화의 색채교육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색채와 조화되는 소리를 채택할 수도 있고, 그 반대로 대위법적으로 구성할 수도 있다. 일례로, 공포장르에서의 색채와 소리, 코미디장르에서의 색채와 소리 관계는 다르며, 장르에 적합한 구성이 이뤄진다. 영화장르에 적합한 색채와 소리의 조화는 영화역사에서 관습화되고 일반화된 사례이다. 물론, 소리와 색채와의 관계에 관한 교육을 통해 실험적인 방식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 관습을 뒤집는 방식으로 낯설게 사용한다면, 전혀 새로운 의미와 미학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이처럼 후반작업단계에서 이뤄지는 영화제작 공정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색채교육은 조화 및 통합, 총체적 지각 차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15)박연선 편(2007),『색채용어사전』, p.95.  16)위의 책, p.98.  17)세르게이 에이젠스쩨인(1948), “총천연색 영화 Colour Film”, p.155.  18)박연선 편,『색채용어사전』, p.98.  19)바실리 칸딘스키(1912),『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pp.98-99.

    4. 결 론

    색채교육은 시각훈련에 유용한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영화교육은 시각훈련 중심의 교육과정이다. 리터러시와 제작을 주요 교육과정으로 채택하고 있는 영화교육은 색채교육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채책해야 한다. 칸딘스키가 바우하우스에서 제도화한 색채 중심의 예술교육에서, 이를 채택한 에이젠슈테인의 영화교육에서, 색채교육은 기초교육과정이다. 영화를 비롯한 미디어교육이 학교와 사회영역에서 보편화되고 있는 시기에 색채교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연구는 영화의 단계별 제작과정에서 이뤄지는 색채교육을 제시해 보았다. 나아가 영 화의 감상 및 비평의 차원에서 이뤄지는 색채교육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영화를 중심으로 한 동영상의 색채교육방법 및 교육과정은 기존의 미술디자인 영역에서 이루어진 색채교육과 차별화되어야 한다. 서로 다른 매체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지영상에서 이루어진 색채교육과정은 동영상 교육에 그대로 적용되기에 상당한 한계와 시행착오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존의 무원칙한 영화의 색채교육에 일정한 기준과 구체적인 교육방법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의 경우 색채교육 자체가 전무하거나, 중요한 교과로 고려되지 않고 있는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색채교육의 당위성 및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영화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영화의 색채교육은 모든 관련 교육에 동일하게 적용되기보다는 대상별, 수준별, 지역별 차이를 고려해서 시행되어야 한다. 이 연구에서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차원에서 영화의 색채교육이 갖는 당위성을 검증하고, 현장교육에서의 적용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교육대상의 상황과 교육환경에 맞게 차별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일반인과 장애우 대상 교육은 그들의 교육환경과 능력 등에 따라 조절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영화의 색채교육은 다른 동영상의 교육방법에 확대 적용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색채교육이 매우 중요한 기초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색채교육방법이 마련되어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동일한 동영상의 원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관련 색채교육에 매우 유용한 토대를 제공한다.

    영화의 색채교육을 위해 도출한 이론적 틀은 영화교육의 이론화 작업에 유용한 방법으로 적용될 수 있다. 색채교육이 구체적인 사례분석을 통한 각론적 접근이라면, 영화교육은 다양한 사례를 종합해서 거시적으로 체계화하는 총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현장에서의 영화교육은 기존에 이루어지던 대학 중심의 이론실무교육이 그대로 교육현장에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영화의 역사를 포함한 일반론적 지식전달의 차원에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고등 지식 중심의 영화교육이 현장교육에 일반화되기에는 상당한 문제점을 드러낼 수 있다. 영화에 관한 지식은 그 자체이지 교육은 아니기 때문이다. 색채교육의 당위성 및 필요성을 근거로 향후 대상별, 수준별, 지역별 교육에 적합한 영화교과의 교육과정, 교과서, 교수 학습법 개발 등에 반영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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