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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시간의 흐름에 따른 경찰 신뢰도 변화에 대한 연구* A Study on Confidence in the Police According to Time Flows
  • 비영리 CC BY-NC
ABSTRACT
시간의 흐름에 따른 경찰 신뢰도 변화에 대한 연구*

South Korea has made various changes achieving a lot of economic and social development, and witnessed the unprecedented success in the world in short period. The police also has consistently tried to play its role as a guardian of the society by satisfying public needs. Thus, we are sure to say that the public confidence in the police might have significantly increased.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changes in confidence in the police for several decades. For this purpose, this paper used World Values Survey's 1982, 1990, 1996, 2001, 2005, and 2010 data. First, we measured each period's average of the public confidence in the police in order to examine whether confidence in the Police actually improved as time passed and the democracy developed in our society. More specifically, we utilized one-way ANOVA to check significant difference in public confidence in the police focusing on cohort effect, aging effect, and period effect. The result showed that the averages of confidence in the police in the early 1980s, 1990s, and 2010s are higher than those of mid-1990s and mid-2000s. This result showed that the degree of democracy and the public confidence in the police have curvilinear relationships. In addition, the result showed that the higher age group showed more confidence in the police in the cohort effect. For Aging effect, age group which reach 40s in 2010 showed sudden increase in the public confidence in the police in 2010 compared to their 20s, 30s, and showed the lowest average of confidence in the police in 2001.

KEYWORD
경찰 신뢰도 , 민주주의 , 시대효과 , 세대효과 , 나이효과 , 세계가치조사
  • Ⅰ. 서론

    한국은 짧은 기간 동안 세계에 유래 없는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발전을 이뤘다. 이와 더불어 1980년대 후반 이후로 민주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민주적이고 친절한 경찰에 대한 사회적 욕구와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 역시 높아졌다(류준혁, 2012). 그만큼 경찰은 일제강점하의 식민경찰에서부터 시작되어 군사정권 시절을 거치면서 형성되었던 경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국민들의 인식 변화에 대응하여 민중의 지팡이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이황우, 2007). 특히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경찰활동을 평가하는 지표이며 경찰활동의 원동력 이라는 측면에서 시민들의 신뢰와 협력을 얻기 위해 지역사회경찰제와 같은 경찰활동을 시행하고, 최근에는 시민들의 경찰 신뢰도를 경찰서 평가에 반영하는 등, 지역사회 지향적인 정책들을 이용하는방식들로 시민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장현석, 2013; 황의갑, 2013). 이처럼 경찰의 꾸준한 노력으로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 수준에도 어느 수준의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의 신뢰도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거시적인 요인인 지역사회 요인이나 개인적 요인인 성별 등에만 집중하여, 경찰이 정책적으로 행해 왔던 경찰에 대한 신뢰도 향상 노력이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경찰 활동의 주된 목표이자 주된 임무라고 여겨진 범죄율 감소 등에 기울여 왔던 노력만으로는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효과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연구도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장현석, 2013; Jang & Hwang, 2014). 이들 연구에 따르면 경찰의 범죄율 및 범죄 두려움 감소 노력보다는 주민들 간의 유대, 신뢰 등 지역사회 자체에 대한 시민들의 표현적 인식이 경찰에 대한 신뢰도에 더 크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1) (Jackson & Bradford, 2009). 따라서 기존의 경찰활동이 신뢰도 향상에 있어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그간의 우리 경찰발전의 역사적 흐름과 신뢰도 향상을 위한 정책적 노력들을 살펴보고, 이러한 노력으로 시민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증가하였는지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만약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뢰도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기존의 경찰활동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정책적 방향을 재고하는 것은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처럼 경찰 신뢰도에 대한 선행연구를 종합하여 신뢰도 변화를 분석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는 연구라고 할 것이나, 경찰 신뢰도에 대한 종단 연구 자료가 부족하여 최근까지 시대 흐름에 따른 경찰 신뢰도 변화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그리고 2010년대까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정치 사회적으로 1980년대의 군사정권기, 1990년대 문민정부시기를 거쳐 2000년대까지 우리 사회는 점점 더 민주화 되어 왔고, 경찰도 1991년 경찰법 제정과 경찰위원회의 창설을 통해 민주화를 시도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들이 국민 전체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를긍정적으로 변화 시켰는지 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연구라고 할 것이다. 또한 최근 연구에서 표현적 시각의 경찰 신뢰도 설명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표현적 시각의 설명요소인 사람에 대한 신뢰도 변화가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와 어떠한 관계를 보이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매 10년마다 전국을 대상으로 측정된 자료를 이용하여 세대차이, 나이 듦과 시대차이가 경찰 신뢰도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다각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먼저, 경찰 신뢰도에 대한 세대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1990년부터 2010년도 사이에 5회에 걸쳐 측정된 자료를 이용해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나이세대 (20대 ~ 60대 이상)간에 차이를 보이는지 알아볼 것이다. 이를 통하여 기존연구에서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이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지 조사하고자 한다 (류준혁, 2012; 황의갑, 2013; Jang et al., 2010). 두 번째로, 나이 듦이 경찰 신뢰도에 영향을 주는 지 알아보기 위해 1990년도 20대가 2000년도 30대, 2010년도 40대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세 번째로, 20대부터 60대 까지 각각의 연령대가 시대에 따라서 경찰에 대한 신뢰도에 차이를 보이는 지 알아본다. 예를 들어 1990년대 20대와 2000년대 20대, 2010년대 20대가 경찰에 대한 신뢰도에 차이를 보이는 지 알아본다. 이러한 일련의 조사를 통하여 경찰 신뢰도에 대한 시간의 다양한 측면을 알아볼 수 있어서 경찰 신뢰도에 대하여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정책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는 정책 활동을 평가하고 바른길을 제시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시대의 흐름에 따른 경찰 신뢰도에 대한 이번 연구는 경찰활동의 시민 지향적 경찰활동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본 연구를 위하여 세계가치조사 (World Values Survey)의 1982년, 1996년, 2001년, 2005년, 2010년 도 자료를 이용하여 시대 흐름에 따른 경찰 신뢰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1)경찰의 노력에 따라서 신뢰도가 변한다는 것은 도구적 시각의 경찰신뢰도 설명이고, 이와 다르게 지역사회의 도덕적 상태, 사회유대, 신뢰에 대한 인식이 경찰에 대한 신뢰도를 더 잘 설명한다는 것은 표현적 시각의 경찰 신뢰도 설명이라고 한다.

    Ⅱ. 선행 연구 검토

       1. 경찰신뢰도의 개념

    1) 경찰신뢰도의 정의 및 중요성

    경찰에 대한 신뢰는 많은 연구들에 의해 경찰활동의 원동력으로서 또한 경찰활동에 대한 평가지표로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많은 연구들에서 경찰관련 태도, 평가, 만족도, 신뢰도, 효율성, 공정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찰신뢰도를 측정하고 있으며 그러한 태도에 대한 해석 또한 일관성이 없다(황의갑, 2013).

    Sun et al., (2013)은 이러한 경찰신뢰도에 대한 개념을 세 가지 단계로구분하였다. 첫 번째는 넓은 의미의 중립적인 개념으로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일반적인 태도와 감정을 반영하여 시민들의 여론, 관점, 인식, 태도, 평가 등을 그 개념으로 포함한다. 두 번째는 인식과 태도와 관련된 것으로 신뢰도, 확신정도, 만족도 등 기존의 연구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된 개념으로서 경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반영하는 개념이다. 세번째는 가장 협의의 개념으로 효율성, 존중, 공정성, 우선성, 청렴성 등 경찰의 업무수행이나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세가지 경찰신뢰도의 개념 중 Sun et al., (2013)은 두 번째 개념분류에 포함되는 경찰에 대한 신뢰도를 경찰의 정당성에 대한 지표이고, 선행연구에 의해 타당하게 측정되고 검증되었다는 이유로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연구하는 중심개념으로 설명하였다.

    경찰에 대한 신뢰도는 국가경영의 적법성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주요지표가 되며, 시민들이 경찰을 적법한 사회기관으로 인식하였을 때에 더욱 법을 준수하려는 행동을 할 것이다 (Sun et al., 2013). 즉 경찰에 대한 신뢰도는 경찰에 대한 정당성을 담보함으로써 시민들의 준법행위에 대한 의지는 물론 경찰이나 지방정부에 대한 후원과 자발적인 범죄예방 활동을 활성화하는 근간으로 작용하며 지역사회경찰활동 시대에 요구되는 핵심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Skogan, 2009). 이처럼 시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경찰활동이 그 효과성을 더욱 높일 것이고, 시민들로부터존경받게 되며, 경찰관들의 직업만족도와 자아존중감이 증대될 뿐만 아니라 직업과 관련된 스트레스가 줄게 되고 지역사회로부터 유·무형의 지원을 더 많이 받게 된다는 점 등, 경찰이 시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다양하고 그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박재풍, 2012).

    2) 경찰신뢰도에 관한 선행 연구 검토

    경찰에 대한 신뢰도 연구는 경찰학에서 중요하게 자리매김하여 수많은 연구들이 각국에서 진행되어지고 있다 (장현석, 2013). 본 연구는 시대별로 경찰의 시민들의 신뢰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을 살펴보고, 그 효과성이 있는지를 알아보는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시민들이 느끼는 민주주의 정도와 인구 사회학적 변수를 통해 경찰에 대한 시민의 관계를 알아본 선행 연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민주주의 정도는 많은 연구들에서 경찰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설명 변수로서 사용되었다 (Jang et al., 2010; Cao et al., 2012; 장현석, 2013). Jang et al. (2010)의 연구에서 개인수준으로 측정한 민주주의에 대한 만족도와 경찰에 대한 신뢰도 사이의 관계를 국가적 수준 연구를 통해 알아보았다. 연구결과 민주주의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고 나왔다. Cao et al. (2012)은 Freedom house에서 발표하는 세계자유상황보고서 (Freedom in the World)를 이용하여 경찰에 대한 신뢰도 연구를 하였는데, 특이하게도 선형적 관계가 아닌 비선형적 관계를 발견하였다. 예를 들어 미국과 같이 높은 민주주의 정도를 보고하고 있는 국가에 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중국과 같이 낮은 민주주의 정도를 보이는 국가에 사는 사람들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경찰에 대한 신뢰도를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장현석, 2013, 재인용). 이러한 관계는 U자 형태의 관계로서 권위주의가 강한 상태와 민주주의가 성숙한 단계에서는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반면, 민주주의 발달정도가 중간 정도에 있는 경우에는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낮게 형성됨을 보여준다. 이를 한국사회에 적용한다면 권위주의가 강했던 1980년대에는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비교적 높게 형성이 되고 이후 민주화가 진행되면서는 오히려 신뢰도가 떨어질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성숙하는 단계에 접어들면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반등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도구적 시각과 표현적 시각의 경찰신뢰도 설명이다. 도구적 시각의 경찰신뢰도 설명은 경찰신뢰도는 경찰의 범죄 통제효과성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 범죄 두려움 등 경찰의 활동에 대한 평가가 경찰신뢰도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Skogan, 2009). 반면에 표현적 시각의 경찰신뢰도 설명은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에 있어서 상징주의적, 문화적 접근을 강조하는데, 시민들이 느끼는 지역유대정도, 시민들 간의 신뢰, 도덕적 질서 수준 등이 그대로 경찰에 대한 신뢰도로 투영되어 나타난다고 본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경찰 신뢰도에 대한 설명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지역주민 간의 유대, 신뢰 등과 같은 표현적 시각에 해당하는 요소들이라고 한다 (장현석, 2013, 2014; Jackson & Sunshine, 2007; Jackson & Bradford, 2009).

    인구사회학적 요인의 경우 대부분의 경찰신뢰도에 대한 연구에서 주요설명변인 또는 통제변인으로 그 영향력을 검증하였다. 성별의 경우 김구(2005)의 연구에서 광주시민들을 대상으로 경찰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남성이 유의미하게 높은 신뢰도를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연령의 경우 황의갑 (2013)의 서울시민과 미국 대도시권 한인들의 경찰 신뢰도의 차이를 검증한 연구에서 연령이 높을수록 유의미하게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또한 류준혁 (2012)주재진 (2008)의 연구에서도 연령이 높을수록 유의미하게 높은 신뢰도를 보인다고 보고 하였다. 외국의 연구에서는 Jang et al (2010)의 연구에서 연령과 경찰의 신뢰도간에 정적 관계를 보고하는 등 대다수의 연구에서 경찰에 대한 신뢰도와 연령 간에 정적 관계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Cao et al., 2012, Jang et al., 2010, Sun et al., 2013). 교육수준의 경우, Jang et al. (2010)주재진 (2008)의 연구에서는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높은 경찰에 대한 신뢰도를 보인다고 했지만, 이재영 (2011)의 연구에서는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높은 신뢰도를 보인다고 보고했다. 소득수준과 경찰에 대한 신뢰도 사이의 관계를 알아본 연구에 의하면 황의갑 (2013)의 연구에서 서울시민들의 경우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반면에 류준혁 (2012)의 연구에서는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경찰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보인다고 보고 하였다.

    경찰에 대한 신뢰성 확보가 중요한 여러 가지 다양한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찰 신뢰도에 관한 선행 연구는 아직까지 미흡한 실정이다 (김구, 2005). 특히 우리나라의 경찰 신뢰도 향상을 위한 국가의 여러 정책적 노력들과 직접적으로 결부시켜서 그 효과성에 대해 종단적으로 연구한 논문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그렇기에 그간의 우리 경찰발전의 역사적 흐름과 신뢰도 향상을 위한 정책적 변화들을 살펴보고, 이러한 노력으로 시민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증가하였는지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2. 한국의 경찰신뢰도 향상을 위한 노력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경찰은 항상 시민들의 비난의 대상이었다. 한국의 첫 번째 근대경찰은 일제치하에서 한국인들을 감시하고 억압하려 조직되었다. 게다가 1945년 광복 이후 한국경찰은 개혁보다는 일제치하의 경찰시스템과 인력을 그대로 수용하여 경찰의 부정적 이미지를 계승하였다. 한국전쟁 후 경찰은 군사정권의 도구로서 정권을 지키기 위해 공권 력을 휘둘렀으며, 따라서 경찰활동에 정당성을 얻기는 쉽지 않았다(Moon, 2004; Roh and Choo, 2007).

    더욱이 1970년대 이후부터는 범죄에 대한 공포심이 극대화되어 사회적 문제화 되었을 뿐만 아니라, 계속적으로 강력한 집행력을 중시하는 중앙집권적 국가경찰 체제로 인하여 일제강점하의 식민경찰 시절에서부터 군사정권 시절을 거치면서 강하게 형성되었던 경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여전히 시민들의 인식 속에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광복 이후 자유당 정부가 부정선거를 행하면서 이승만 정권을 영구화 하려 하였을 때 경찰이 정당하지 않은 공권력을 행사한 것으로부터 그 불신의 역사는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박재풍, 2011). 따라서 시민들은 경찰활동에 대해 비판적일 수밖에 없었으며, 1980년대 시민들의 자유에 대한 열망을 표출하는 집회를 경찰이 무자비하게 탄압하며 무고한 희생자가 생기면서 경찰과 시민과의 관계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다. 이처럼 80년대 한국 경찰은 시민들의 집회에 대응하여 많은 수의 최루탄을 발포하는 강력한 진압 정책을 펼쳤고 정권의 정치적 도구로서 최선을 다해 시민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불법을 자행했다(Lee, 2002). 1993년 문민정부의 출범 후 많은 시민들이 경찰활동의 공정성과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였고, 경찰은 ‘경찰대개혁 100일 작전’을 선포하는 등 경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정책을 실행하였다. 그 대표적인 것이 1999년에 행정자치부 산하기관인 경찰청이 ‘경찰 대개혁 100일 작전’과 함께 큰 귀와 눈을 가진 ‘포돌이’와 ‘포순이’라는 캐릭터를 개발해서 공식 경찰 마스코트로 선정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더욱 친근감 있는 경찰의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노력하였으며, 2000~2001년에는 ‘포돌이 운영규칙’ 등 내부 지침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전국 각지의 경찰서 현관, 입간판, 인형 조형물, 순찰차 부착 스티커 등에 마스코트를 삽입하였다2). 뿐만 아니라 경찰신뢰도 향상을 위한 경찰활동의 일환으로 지역사회 경찰활동이 도입되어 시행되고 있다. 경찰은 기존의 파출소와 지구대 조직을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순찰 활동을 지역위주로 변화하여 주민과의 접촉기회를 증가시킴으로써 시민에 의한 부정적인 경찰 이미지를 쇄신하려 노력하고 있다(김구, 2005). 또한 시민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 및 만족도를 설문조사하여 경찰서 평가에 반영하여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도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황의갑, 2013).

    우리사회에서 민주주의의 발달은 경찰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정치권에서 민주주의를 향한 발전을 모색해 왔지만, 시민들은 민주주의 발달정도를 시민과 경찰의 충돌 상황을 관찰하면서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단적인 예가 1980년대와 1990년대 중반까지 이어진 반정부 시위가 2000년대를 지나면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점점 더 성숙해 가는 것을 보여 준다. 경찰 또한 가급적 비폭력적으로 시위 현장을 대응하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이러한 민주주의의 발전이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와 어떠한 관계를 보이는지 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연구라고 하겠다.

    2)폴인러브.http://polinlove.tistory.com/7937 (접속일자: 2015.01.15.)

    Ⅲ. 연구방법

       1. 연구자료

    본 연구를 위해서 2차 자료인 세계가치조사 자료를 사용하였다 (World Values Survey, 이하 WVS3)). WVS 설문조사는 1980년도부터 5년을 주기로 전 세계의 다양한 국가에서 사람들의 가치관, 의식, 정치, 종교, 삶의 질, 사회문제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하여 조사한 연구이다. 따라서 국가간의 비교연구나 특정 국가 내에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국민들의 인식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자료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1982년, 1990년, 1996년, 2001년, 2005년, 그리고 2010년에 WVS설문조사에 참여하였다. 한국에서 매번 자료가 수집될 때 당해 연도와 가장 가까운 인구총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광역시도에서 인구의 크기에 비례하여 지역별로 추출될 표본의 숫자를 정하고, 각 지역에서 인구총조사에 비례하도록 성별과 연령대 별로 표본의 숫자를 할당하였다. 따라서 사용된 표본의 표집 방법은 할당표집방법(Purposive Quota sampling)을 사용하였다. 각 시대별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모아진 자료로서 각 시대를 대표하는 한국인의 생각을 알아볼 수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WVS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자료 수집을 위해 훈련 받은 면접원들이 직접 연구대상자들을 만나서 면접조사를 실시하였다. WVS설문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항을 사용하기 때문에 원본 WVS 설문문항을 한국어로 번역된 것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를 통하여 20세 이상 성인들로부터 각 연도별 설문 시 1000명 또는 1200명으로부터 설문조사자료를 수집하였다. 시계열자료의 특징은 각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 때문에 매 조사마다 모든 설문 문항들이 측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1982년도 설문조사 시에는 참여자들의 연령과 비리행위 수용정도를 묻는 문항들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러한 자료의 특징을 감안하여 본 연구에서는 총 6개의 자료를 총합하여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시대적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본다.

       2. 변수의 설명

    1) 종속변수

    종속변수인 경찰에 대한 신뢰도는 각 측정연도별로 동일한 문항으로 측정 되었고 동일한 응답방식으로 측정되었다. 따라서 각 시대별로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어떻게 변하는 지 알아볼 수 있다. 사용된 문항은 “귀하는 다음과 같은 조직이나 단체를 얼마나 신뢰하고 계십니까?” 질문에 여러 국가기관이 메트릭스 형태로 나열되어 있고 그중에 경찰에 해당하 는 부분에 1) 완전히 신뢰한다, 2) 약간 신뢰한다, 3)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그리고 4)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의 Likert 형식의 응답으로 측정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응답을 역코딩하여 1 =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로 4 =완전히 신뢰한다로 변수를 변형하였다. 그리고 회귀분석을 위해서는 3)번과 4)번을 묶어서 ‘0 = 신뢰하지 않는다’로 코딩하고, 1)번과 2)번을 묶어서 ‘1 = 신뢰한다’로 코딩하여 로지스틱 분석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2) 독립변수

    본 연구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신뢰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시간과 관련된 변수 두 가지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먼저 각 시기를 나타내는 연도가 주된 독립변수로 사용되었다. 연도는 설문자료가 측정된 연도로서 본 연구에서는 1982년, 1990년, 1996년, 2001년, 2005년, 그리고 2010년이 포함되었다. 두 번째로 동시대에 다른 연령세대 간에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차이가 나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연령을 주된 독립변수로 설정하였다. 연령은 20대부터 10년 단위로 끊어서 50대 까지 측정 하였다. 따라서 20대는 20세부터 29세에 해당하는 참여자를 포함한다. 60대 이상의 경우 설문에 참석 한 사람의 수가 적어서 합하여 60대 이상으로 하였다.

    사람들에 대한 신뢰는 표현적 시각의 경찰 신뢰도 설명 변수로서 선행연구에서 사용되었던 변수이다 (장현석, 2014). 따라서 사람들에 대한 신뢰의 시대적 변화 패턴을 조사하여 경찰에 대한 신뢰도의 시대적 변화 패턴과 비교해 보는 것은 표현적 시각의 경찰 신뢰도 설명을 종단자료로 검증해 보는 것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를 위해 사람들에 대한 신뢰는 “일반적으로 말해서 사람들을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인간관계에서 조심해야한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0 =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와 ‘1 = 대부분 믿을 수 있다’로 측정하였다.

       3. 분석방향

    본 연구의 목적은 시대의 흐름에 따른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를 알아보는 것이다. 1982년 자료부터 2010년 자료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 평균이 어떻게 변하는지 평균비교와 그래프를 통하여 시각적으로 탐색한다. 다음으로 세부적으로 연령대 별로 시대가 흐름에 따라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본다. 더 나아가 각각의 시대별 연령대간 에도 경찰에 대한 신뢰 수준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보아, 각 시대에 따른 연령별 경찰에 대한 신뢰도를 다수 집단 간의 평균 분석인 일원 분산 분석을 통해 알아보았다. 또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도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변화하는 것인지 연구해보고자 하였다.

    3)세계가치조사의 설계와 측정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공식 웹사이트에 자세히 소개 되어 있다.http://www.worldvaluessurvey.org/WVSContents.jsp

    Ⅳ. 분석결과

       1. 경찰에 대한 신뢰도의 시대별 변화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정치 사회적으로 1980년대의 군사정권기, 1990년대 문민정부시기를 거쳐 2000년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는 점점 더 민주화 되어 왔고, 경찰도 1991년 경찰법 제정과 경찰위원회의 창설을 통해 민주화를 시도 하였다. 이처럼 한국 사회는 과거 30여 년 동안 많은 사회적 변화를 겪었고,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 경찰은 국민들로부터 신뢰 받는 경찰이 되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해 왔다.

    이러한 일련의 사회적 변화와 경찰의 종합적인 노력들이 국민 전체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1982년, 1990년, 1996년, 2001년, 2005년, 그리고 2010년에 매번 동일한 문항으로 측정된 경찰에 대한 신뢰도에 대한 국민 전체의 평균값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았다.<표 1><그림 1>에서 알 수 있듯이 1982년도에 경찰에 대한 신뢰도 평균이 2.97이었던 것이 1990년도에 2.51로 떨어지고 1996년도와 2001년에도 각각 2.47과 2.46을 보여서 2000년대 초반까지 하향곡선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다가 2005년도와 2010년에는 비슷하게 2.58을 보여서 2001년보다 상승한 값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아래로 볼록한 포물선 형태의 분포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1>] 시대의 변화에 따른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 (N = 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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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의 변화에 따른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 (N = 7000)

    이러한 결과는 시대별 민주주의 발전정도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Sung (2006)Cao, Lai, & Zhao (2012)의 선행연구에서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민주주의 발전정도와 포물선형태의 비선형적 관계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들은 경찰의 신뢰도에 대한 국가 간 비교연구에서 전체주의가 강한 국가와 민주주의가 상당히 발전한 국가들에서 높은 신뢰도를 보고하였지만, 민주주의 발달에 있어서 과도기적 시기에 있는 국가들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경찰에 대한 신뢰도를 발견하였다. 예를 들어, 중국 (전체주의국가)과 미국 (발달된 민주주의 국가)이 모두 한국보다 높은 경찰에 대한 신뢰도를 보였다 (Cao et al., 2012). 본 연구에 사용된 세계가치조사에서 원래 민주주의에 대한 만족도를 설문문항에 포함하고 있으나 한국의 경우 2005년과 2010년에만 측정하고 그 이전에는 한국 설문에 포함시키지 않아서 시대별로 한국 국민들이 느끼는 민주주의 에 대한 만족도 변화와 경찰에 신뢰도 변화가 어떠한 변화 경향을 보이는지 동시에 비교하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각 시대별로 우리사회의 민주주의적 특징을 살펴보면서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를 설명해 보고자 한다.

    한국의 경우 1980년대 5공화국 당시에는 군사정권의 영향력 하에 있으면서 민주주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였고, 언론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 등이 제한되어서 국민들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었던 시기였다. 그러다가 1990년대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국사회의 민주화가 가속되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에 경찰청이 내무부 외청으로 독립되면서 정치적 중립성 강화를 시도하였고, 경찰의 민주화를 위해 경찰위원회를 설치하였다. 이시기의 한국사회는 정치적 혼란기를 겪으면서 수많은 시위가 벌어 졌고, 또한 노사 갈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노출하였다. 즉, 민주화가 이루어지는 과도기에 혼란한 시기를 보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혼란기에 한국경찰은 사회 갈등의 최 일선에 서서 질서유지를 위해 각 정권을 대신하여 시위 현장에 배치되었다. 따라서 경찰의 이미지는 강제력을 동원해 시민을 상대하는 것으로 많이 비춰져 부정적으로 형성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혼란기는 2000년도 초반부터 안정기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한국사회에서 시위를 주도하던 대학생들의 시위도 2000년대 초반부터 사라지기 시작하였고, 노동자들의 시위도 점차 줄어들었다. 즉, 한국사회가 민주주의의 성숙단계에 들어서면서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2005년부터 약간 상승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러한 결과는 2005년도 자료 분석에서 민주주의 발달정도와 개인인권 존중이 경찰에 대한 신뢰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를 통해서도 뒷받침 할 수 있다 (장현석, 2013). 이처럼 경찰에 대한 신뢰도는 시간이 지나며 민주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경찰에 대한 신뢰도 설명에서 최근에 주목 받는 것이 표현적 시각의 경찰 신뢰도 설명이다. 그렇다면 표현적 시각 요소 중의 하나인 사람들에 대한 신뢰의 시대적 변화가 경찰에 대한 신뢰도의 시대적 변화와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지 알아보는 것은 표현적 시각의 경찰 신뢰도 설명이 종단 자료를 이용한 설명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의미 있는 분석이 될 것이다. <표 2><그림 2>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도 평균값이 1982년부터 2010년까지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준다. 1982년도에 평균이 0.38로 가장 높았고 그 후 조금씩 떨어져서 2001년에 0.27로 가장 낮은 평균값을 보였고 다시 2005년에는 0.30으로 약간 올라갔다가 2010년에도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였다. 이러한 변화 패턴은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 패턴과 동일한 것으로서 2001년까지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다가 2005년에 반등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에 대한 신뢰와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 패턴이 유사하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2>] 시대의 변화에 따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도 변화 (N = 6,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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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의 변화에 따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도 변화 (N = 6,971)

    이러한 결과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도와 경찰에 대한 신뢰도의 간의 단순 상관관계 분석에서도 확인 되었다. 1982년부터 2010년 자료를 이용하여 두 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본 결과 유의미한 양의 관계가 나왔다 (r = 0.054, p < 0.001).

    따라서 본 분석을 통하여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사회의 민주주의 발달과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는 Cao et al. (2012)의 기존 연구에서처럼 U자 형태의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고 따라서 현재는 U자 곡선의 바닥점을 지나서 상승하고 있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조심스럽게 추정해 본다. 사람들에 대한 신뢰는 경찰에 대한 신뢰도와 비슷한 형태의 변화 패턴을 보이면서 감소했다가 증가하는 U자 곡선을 보였다. 따라서 표현적 시각의 변수인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경찰에 대한 신뢰도를 비교적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경찰이 신뢰도 향상을 위해서는 민주주의발전과 여타 표현적 시각의 요소에 해당하는 사회적 신뢰, 지역사회 유대 등의 강화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실시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 준다.

       2. 경찰에 대한 신뢰도에 대한 세대효과, 나이 듦(Aging)효과, 시대효과 분석

    지금까지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시대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고 우리사회의 민주주의 발달 정도와 비교 분석하여 사람들에 대한 신뢰와 경찰에 대한 신뢰가 비슷한 추세를 보이면서 변화하는 것을 경험적으로 확인하였다. 그런데 시간과 경찰에 대한 신뢰도 사이의 관계는 시간의 여러 가지 다른 측면을 통하여서도 분석이 가능하므로, 시간의 세부영역에 속하는 세대효과, 나이효과, 시대효과가 경찰에 대한 신뢰도와 어떠한 관계를 보이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보고자 하였다.

    먼저, 1990년부터 2010년까지 5번에 걸쳐 모아진 자료를 대상으로 각 연령대간에 경찰에 대한 신뢰도의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다.<표 3>에 따르면 20대는 경찰 신뢰도 평균이 2.395였고 30대, 40대, 50대, 60대 이상으로 연령대가 증가함에 따라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향상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세대별로 경찰에 대한 신뢰도의 차이가 있는 것이며,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이다 (F = 56.069 p < .001).

    [<표 3>.] 경찰에 대한 신뢰도의 세대별 차이 (1990, 1996, 2001, 2005, 2010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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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에 대한 신뢰도의 세대별 차이 (1990, 1996, 2001, 2005, 2010 포함)

    이러한 결과는 기존의 국내외 연구결과 (황의갑, 2013; 류준혁, 2012; Jang et al., 2010)를 다시 한 번 확인 시켜주는 것으로서 1990년대에서 2010년도 자료를 모두 취합한 분석에서도 나이가 많은 세대들이 경찰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을 확인하였다. 그렇다면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경찰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이, 과연 나이가 들수록 경찰에 대한 평가가 호의적으로 바뀌어서 나타나는 현상인지 아닌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다음으로 나이가 듦에 따라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변하는지 알아 보기 위하여 1990년도에 20대에 속했던 사람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 평균값과 10년이 흐른 2001년도의 30대 국민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 평균값, 그리고 또 10년이 흘러 2010년에 40대 국민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 평균값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았다. 또한, 동일한 방법으로 1990 년도에 30대, 40대가 나이가 듦에 따라 경찰 신뢰도가 변하는지 알아보았다. 엄밀하게 따져서 이러한 분석은 패널자료를 이용하여 동일한 집단의 사람들에 대하여 10년 단위로 추적 조사하는 것이 맞으나, 본 연구는 특정 연령대의 국민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 평균값을 그 연령대의 대표성 있는 경찰 신뢰도 값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이러한 분석도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즉 개인의 변화에 대한 연구가 아닌 특정 연령대의 국민의 경찰신뢰도 평균값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분석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할 것이다.

    <표 4>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1990년 20대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 평균값은 10년 후인 2001년 30대의 평균값과 비교했을 때 약간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2010년도 40대의 평균값은 2001년 30대의 평균값 보다 유의미하게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F = 11.804, p < 0.001). 그리고 <표 4>의 중간 부분에는 1990년대 30대의 경찰 신뢰도 평균값, 2001년 40대의 경찰 신뢰도 평균값, 그리고 10년 후인 2010년 50대의 경찰 신뢰도 평균값을 보여 주는데, 30대의 평균값과 40대의 평균값이 비교적 크게 차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50대와는 비슷한 정도의 신뢰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표 4>의 마지막 부분은 1990년의 40대, 10년 후인 2001년 50대, 또 10년 후인 2010년 60대의 경찰 신뢰도 평균값을 비교한 것으로 40대와 50대의 평균값은 비슷했지만, 60대가 되면서 평균값이 크게 증가하였다 (F = 4.554, p < 0.01).

    [<표 4>.] 나이가 듦에 따른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 (나이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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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듦에 따른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 (나이효과)

    결과를 보면 20대가 30대를 거치면서 약간의 경찰 신뢰도 증가를 보이다가 40대가 되어 크게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이를 50대까지 유지하다가 60대가 되면서 다시 한 번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40대의 경우 기성세대로서 우리사회의 중추역할을 하는 단계로 접어듦에 따라 기성세대의 기존가치를 더 존중하고 질서유지와 안정을 추구하게 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해 본다. 이러한 현상은 <표 4>의 처음과 중간 부분에서 모두 확인되는 것으로서 시대와 상관없이 발생하는 나이 듦 효과라고 볼 수 있겠다. 국민 60대 경찰신뢰도 평균이 이들의 10년 전 평균 보다 크게 증가한 것은 나이 듦 효과인지 아니면 시대 효과인지 불분명하지만 두 가지 다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해 본다. 60대는 ‘노인’의 시작단계이고 변화보다는 안정을 더욱 갈구하는 연령대이다. 따라서 경찰은 사회의 기존 가치 (법과 질서)를 지탱하는 중추기관으로서 노인 연령대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경찰에 대한 신뢰도의 시대효과를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 각 동일 연령세대가 각각의 시대에 따라 보이는 경찰에 대한 신뢰도를 알아보았다. 이러한 분석을 통하여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가 각 연령대에서 모두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표 1><그림 1>에서 한국인 전체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는 아래로 볼록한 U자 형태 를 보이면서 변화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즉, 1980년대에 높게 시작해서 2001년에 저점을 찍고 다시 반등하여 2005년과 2010년에는 약간 상승하는 추세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시대효과가 각 연령대에 동일하게 나타나는지 아니면 특정 연령대에만 나타나는지 확인해 보았다.

    그 결과,<표 5>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대, 30대, 그리고 40대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2001년에 측정한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낮게 나왔고, 1990년도와 2010년의 경우 2001년보다 높게 나왔다. 따라서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추이가 각 연령대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긍정적인 것은 2010년에 보인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이전 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어서 앞으로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표 5>.] 경찰에 대한 신뢰도의 시대효과 (각 연령대 내에서 시대별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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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에 대한 신뢰도의 시대효과 (각 연령대 내에서 시대별 차이)

    Ⅴ. 결론 및 제언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경찰활동을 평가하는 지표이며 경찰활동의 원동력이라는 측면에서 국가가 시행한 여러 정책적 변화들이 경찰 신뢰도 향상이라는 목적에 맞게 과연 잘 시행되었는가를 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본 연구결과에 따르면 경찰에 대한 신뢰도는 선형관계를 보이면서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U자 곡선을 그리면서 변화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2001년에 최저점을 찍고 2005년과 2010년에는 약간 상승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즉 경찰이 지금까지 신뢰도 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으나 신뢰도 향상이 기대만큼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확인하였다. 더구나, 1982년도의 경찰 신뢰도 보다 2010년의 경찰 신뢰도가 훨씬 낮은 것은 경찰의 노력과 비례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신뢰도 변화 패턴을 설명하고자 민주주의 발전정도와 경찰 신뢰도간에 U자형태의 관계를 보인다는 기존 연구결과를 이용하여 설명하였고 (Cao et al., 2012), 경찰 신뢰도 향상을 위하여 경찰은 범죄통제와 국민 서비스 등의 노력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가치인 민주주의향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노력을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표현적 시각의 경찰신뢰도 설명이 종단 자료 분석에서도 잘 적용될 수 있음을 사람에 대한 신뢰도 변화 패턴이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 패턴과 일치함을 확인함으로써 보여주었다. 앞서 언급하였듯, 한국에서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 상승이 경찰조직의 민주화 및 지역사회 위주의 경찰활동을 위한 노력의 결과라면 그동안의 경찰활동이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었다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경찰은 민주주의 발전과 지역안전을 위한 시민의 파트너로서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하겠다.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 그리고 사람에 대한 신뢰도는 경찰이 직접적으로 그리고 즉각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하지만, 경찰의 활동을 관찰하는 국민들은 경찰을 통하여 우리나라 민주주의 수준을 가늠하고, 또한 다른 사람들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것도 다른 사람들이 법과 규칙을 지킬 것이라는 기대가 있으면 생기는 것이므로 경찰활동과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경찰은 신뢰도 향상을 위하여 우리 사회의 기본 가치를 잘 지키고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다음으로 경찰신뢰도에 대한 세대차이 효과 (Cohort Effect), 나이 듦 효과 (Aging Effect) 시대효과 (Period Effect)를 살펴보았다. 연구결과, 각 1982년부터 2010년까지 모든 자료를 포함한 분석에서 세대별 경찰에 대한 신뢰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것을 확인하였다. 즉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 다. 그리고 나이 듦 효과의 경우 20대에서 30대로 나이가 들 때에는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약간 증가하다가 40대에 접어들면서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그리고 60대가 될 때 다시 한 번 크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생애 주기가 경찰에 대한 인식변화에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하겠다.

    마지막으로 동일 연령세대가 각각의 시대에 따라 보이는 경찰에 대한 신뢰도를 살펴본 결과, 20대, 30대, 그리고 40대 모두 공통적으로 2001년에 측정한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낮게 나왔고, 1990년도와 2010년의 경우 2001년보다 높게 나왔다. 긍정적인 것은 2010년에 보인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2001년 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어서 앞으로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그간의 우리나라 경찰의 신뢰도 향상을 위한 정책의 변화들이 그 노력의 효과가 있었는지 알아본 이 연구는 경찰활동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에도 몇 가지 한계를 갖고 있다. 우선, 경찰신뢰도를 조사한 패널 자료의 부재로 인해 이 자료에서는 다른 시간 다른 대상자를 조사한 자료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변수를 확보하지 못해 시기별 경찰 신뢰도의 변화를 적절히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 또한 갖고 있다. 향후 이러한 한계들을 보완하여 연구를 진행한다면, 경찰 신뢰도의 긍정적인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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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표 1> ]  시대의 변화에 따른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 (N = 7000)
    시대의 변화에 따른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 (N = 7000)
  • [ <그림 1> ]  시대의 변화에 따른 경찰에 대한 신뢰도 평균값 변화 추이
    시대의 변화에 따른 경찰에 대한 신뢰도 평균값 변화 추이
  • [ <표 2> ]  시대의 변화에 따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도 변화 (N = 6,971)
    시대의 변화에 따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도 변화 (N = 6,971)
  • [ <그림 2> ]  시대의 변화에 따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도 평균값 변화 추이
    시대의 변화에 따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도 평균값 변화 추이
  • [ <표 3>. ]  경찰에 대한 신뢰도의 세대별 차이 (1990, 1996, 2001, 2005, 2010 포함)
    경찰에 대한 신뢰도의 세대별 차이 (1990, 1996, 2001, 2005, 2010 포함)
  • [ <표 4>. ]  나이가 듦에 따른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 (나이효과)
    나이가 듦에 따른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변화 (나이효과)
  • [ <표 5>. ]  경찰에 대한 신뢰도의 시대효과 (각 연령대 내에서 시대별 차이)
    경찰에 대한 신뢰도의 시대효과 (각 연령대 내에서 시대별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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