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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The Spectatorship of 3D Stereoscopic Cinema 3D 입체영화 관객성의 제 요소들*
  • 비영리 CC BY-NC
ABSTRACT
The Spectatorship of 3D Stereoscopic Cinema
KEYWORD
3D stereoscopic cinema , spectatorship , technology , subject , industry
  • 1. 들어가며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 <아바타Avatar, 2009>가 거둔 전 세계적인 성공은 단순한 한 편의 영화가 거둔 성공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한 편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큰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3D 입체영화가 순간적인 눈요기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가 된 것이다. 이 영화를 계기로 3D 입체영화는 관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영화형태 중의 하나라는 단순한 위치에서부터 디지털 영화의 완성형 혹은 기존의 영화들을 대체할 수 있는 지배적인 영화 형태라는 위치로 급부상했다. 3D 입체영화가 이미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관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도태된 경험이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보면 이러한 평가는 과도한 의미부여라는 혐의를 지우기 힘들다. 실제로 <아바타>의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던 2010년과 겨우 1년이 지났을 뿐인 2011년 현재의 3D 입체영화의 열기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분명해 보인다. 미래에 대해 속단할 수는 없지만 현 시점에서 바라볼 때 아직 3D 입체영화가 기존의 영화를 완전하게 대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며, 그것이 지속적인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도 불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3D 입체영화가 새롭게 제기한 여러 가지 쟁점들이나 문제의식들이 그대로 사장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3D 입체영화는 여전히 진행 중인 디지털 영화 혁명의 한 부분을 점유하고 있으며 기존의 영화 관람과는 완전히 구분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관객이다. 3D 입체영화는 제작방식에서도 기존의 영화와 다르지만 상영과 관람 역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관객성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요소들, 즉 텍스트, 관람 환경 그리고 전반적인 미디어환경mediascape라는 측면 모두에서 나타난다. 이러한 차이와 변화는 영화이론의 역사에서 오랫동안 이어져온 관객성의 논의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따라서 본 논문은 3D 입체영화의 관객성에 미치는 제 요소들을 살펴봄으로써 변모하는 미디어환경 속의 관객성 문제 제기해보고자 한다.

    2. 3D 입체영화의 원리들

    3D 입체영화에 대한 논의는 기본적으로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테크놀로지에 대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결국 3D 입체영화에 관련된 모든 측면들-미학, 산업, 사회, 경제적인 측면들-의 출발점이 바로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테크놀로지이기 때문이다. 3D 입체영화란 기존의 2D 영화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시지각을 모방한 결과이며, 이러한 모방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바로 3D 입체영화의 제작-상영-관람의 순환인 것이다.

    인간의 시지각은 두 개의 눈에서 각각 포착된 유사하지만 서로 다른 이미지들을 뇌에서 혼합하여 인식한다. 인간의 뇌에서 서로 상이한 2개의 이미지들이 하나로 겹쳐짐에 따라 깊이감이라는 3차원적 공간 인식이 가능해진다. 반면에 영화를 비롯한 기존의 2차원 이미지들은 하나의 카메라로 촬영된 단일한 이미지이기 때문에 인간의 시지각이 가진 3차원적인 공간감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원근법 양식들과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다양한 테크놀로지들의 발전이 이를 최대한 보완하려 시도해왔지만, 그것이 가진 한계는 분명하다. 이와는 달리 3D 입체영상은 인간의 시지각 과정을 그대로 모방하여 3차원적인 공간 감각을 창출한다. 3D 입체영화는 2대의 카메라를 리그rig라고 불리는 연결장치1)로 결합하여 인간의 두 눈이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사하지만 동일하지는 않은 두 이미지들을 촬영하고 3D 안경과 같은 장치들은 이 두 이미지를 혼합하는 인간의 두뇌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3D 안경을 끼고 3D 입체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입체감을 지각한다.

    이렇게 인간의 시지각을 모방하는 3D 입체 이미지들을 촬영하고 상영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기본적인 원리들을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원리들은 단순한 기계적 조작만을 위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원리들이 결국 3D 입체영화라는 텍스트의 특징들을 구성하며, 동시에 그 자체의 한계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는 결국 3D 입체영화의 관객성을 이해하기 위한 열쇠가 된다.

       1) 축간격Interlocular Distance

    인간의 두 눈은 일정 정도의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다. 이 간격은 인종이나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65mm정도이다. 이러한 간격을 양안시차라고 한다.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두 눈이 서로 떨어져있기 때문에 동일한 대상을 본다고 할지라도 서로 모양이 다른 이미지를 보게 된다. 이렇게 양쪽의 눈에서 얻어진 서로 다른 시각 정보들이 망막에서 뇌로 전달되며, 이 정보들이 뇌에서 합쳐져서 하나의 이미지를 구성함에 따라 인간의 시지각은 사물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3D 입체영상에서 이러한 양안시차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바로 두 대의 카메라 사이의 간격을 말하는 축간격이다. 이러한 축간격을 조절하면 입체감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축간격이 벌어지면 입체감은 더욱 커진다.

       2) 컨버전스 포인트Convergence Point

    인간의 두 눈은 보려는 사물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안구를 조절하는 근육을 움직여서 시야각을 조절한다. 서로 떨어져 있는 인간의 두 눈이 단일한 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선의 수렴이 필요하다. 양안시차는 조절될 수 없기 때문에 두 눈의 각도를 조절하여 시선을 수렴하게 된다. 이렇게 발생하는 눈의 각을 시야각이라 하는데, 이는 먼 곳에 있는 물체를 볼 때보다 가까이에 있는 물체를 볼 때 더 커지게 된다. 인간의 두 눈이 포착하는 유사하지만 동일하지 않은 두 개의 이미지는 두 눈 사이의 거리(양안시차)뿐만이 아니라 두 눈이 유지하는 일정한 각도에 의해 형성된다. 3D 입체영상을 구현할 때에도 두 대의 카메라 사이의 거리를 유지하는 동시에 두 카메라의 각도를 조절해야 인간의 시지각과 유사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카메라의 각이 교차하는 지점을 바로 컨버전스 포인트라고 한다2). 컨버전스 포인트는 3D 입체영상의 기준 평면점이 되기 때문에 컨버전스 앞에 위치하는 대상은 스크린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처럼 보이고, 컨버전스 포인트 뒤에 위치하는 대상은 스크린 안쪽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3) 패럴랙스Parallax

    입체안경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3D 입체 이미지를 보면 인간의 두뇌에서 일어나는 이미지의 융합이 않은 상태와 마찬가지의 분리된 이미지를 보게 된다. 즉, 두 개의 이미지가 하나로 결합되지 않고 약간 어긋나서 겹쳐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때 두 층위의 이미지가 하나로 겹쳐지는 부분이 바로 컨버전스 포인트가 되고, 이 두 이미지가 벌어져있는 차이를 디스패러티disparity라고 한다. 전체 화면의 길이를 100으로 가정했을 때 이 디스패러티가 얼마나 되는지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있으며, 전체화면에 대한 디스패러티를 가리켜 패럴랙스라고 한다. 이러한 패럴랙스는 결국 관객이 느끼는 입체감의 정도를 가리키는 지표가 되는 동시에 관객이 느끼는 시각적 피로도를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4) 타겟 스크린target screen

    인간의 눈 사이의 거리 즉 양안시차는 대략적으로 일정하다고 간주할 수 있지만, 디스플레이 장치(스크린, 모니터 등)와 관객과의 거리는 대단히 유동적이다. 따라서 동일한 3D 입체영화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상영 혹은 영사되는 공간에 따라 패럴랙스 수치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관객이 느끼는 입체감과 피로도에서 큰 차이가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스크린의 크기가 커지면 입체감이 커지게 되고 스크린의 크기가 작아지면 입체감이 작게 느껴진다. 따라서 동일한 3D 영화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큰 규모의 극장에서 상영되는 경우와 3D 모니터로 보는 경우에는 관객들이 체감하는 입체감과 시각 피로도에서는 큰 차이가 나게 된다.

    3D 입체영화는 이 같은 원리들을 이용해서 만든다. 하지만 실제로 3D 입체영화를 제작하는 방식은 실제의 대상을 직접 카메라를 이용해서 촬영하는 경우와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하여 두 이미지를 제작하는 방식, 그리고 그 혼합방식 등으로 나뉘는데, 이 방식들은 저마다의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방식은 4가지로 나뉜다3).

    (1) CGI 3D 방식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하여 유사하지만 상이한 두 이미지들을 그린다. 그 후 렌더링 단계에서 인간의 시선과 유사한 가상의 3D 리그를 통해 카메라의 시점을 부여한다. 이러한 방식은 작업이 용이하고 효과적으로 3D 입체효과를 만들 수 있으며 제작비의 추가 지출도 거의 없다. 3D 입체 애니메이션들이 사용하는 방식으로서 현재까지는 가장 효율적인 3D 입체영화의 방식으로 간주된다.

    (2) 실사 촬영 방식

    두 개의 렌즈를 장착한 입체용 카메라를 이용하여 촬영하는 일반적인 방식이다. 촬영 단계에서부터 입체영상의 두 가지 값을 담아낸다. 실제의 대상을 직접 촬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만 촬영 시에는 포커스 유지가 힘들고 두 개의 렌즈가 촬영한 영상의 밝기와 색감이 일정하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3) 실사와 CG의 합성

    1번과 2번 방식을 혼합해서 사용하는 경우로 실제 제작과정이 가장 복잡하다. 두 방식의 장단점을 모두 가지며 CG 합성이 많은 경우 사용된다.

    (4) 3D 전환3D converting

    기존의 2D 영화를 재촬영 없이 그대로 3D 입체영화로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미 존재하는 영상을 이용하여 두 번째 시야를 만들거나 두 개의 시야를 모두 만드는 컨버팅 방식을 말한다. 이 방식은 자동화가 이루어질 수 없으며 작업자가 일일이 수동으로 매 프레임에 존재하는 대상들의 레이어를 각각 분리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렇게 후반작업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레이어를 분리시켰기 때문에 관객들을 충분한 입체감을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기존의 영화들을 3D로 전환시키거나, 3D 촬영의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 2D로 촬영한 후 3D로 전환시키는데 널리 활용되고 있다.

    1)리그는 보통 카메라를 연결하는 방식에 따라 수평직 리그와 직교식 리그로 구분된다. 보통 수평식 리그는 조립이 간단하고 가격이 저렴한 반면에 두 카메라 렌즈 사이의 거리가 근접할 수 없는 관계로 효과적인 3D 극영화 연출을 위해 사용하기에는 제약이 많다. 반면 두 개의 카메라를 수직으로 연결하고 하프 미러를 통해 반사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직교식 리그는 복잡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렌즈 사이의 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기 때문에 극영화에서 주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하나의 바디에 렌즈가 두 대 달린 저가형 카메라가 출시되기도 했으나, 렌즈 사이의 거리를 조정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닌다.  2)컨버전스 포인트는 Homologous point, Conjugate point, Corresponding point, Zero Parallax, 0점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3)이재우, 『영화산업 신성장동력, 디지털입체영화』. 영화진흥위원회 이슈페이퍼, 2010, 8-9쪽.

    3. 3D 입체영화 관객성과 주체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맥루언의 선언은 미디어가 낳는 개인적-사회적 결과가 그 매체로 인해 새로운 감각비율이 등장하고 지각패턴이 변화하기 때문이라는 함의를 담고 있다4). 즉,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은 관람주체의 지각 패턴에 변화를 주고, 변화된 지각패턴으로 인해 새로운 관객성이 탄생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관객성이란 한 때 생각되었던 것처럼 항구 불변한 것이 아니라 시대적 상황과 미디어환경의 변화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관객성을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연결지어보기 위해서는 초기영화의 상황들을 잠시 살펴보는 것이 유용하다. 벤야민의 관점에 의하면 영화의 지각적 특성은 근대사회에서 일어났던 지각의 충격을 테크놀로지가 수용한 것이다. 즉, 영화란 생산과 운송의 산업적 양식에서 일어난 급격한 변화에 인간의 감각이 적응하는 것이며, 특히 시공간적 압축이라고 불리는 공간적 시간적 관계의 재구축에 대한 미학적 대응물인 것이다5). 영화가 근대적 지각체계를 구성해낸 것이 아니라, 근대라는 특정한 시기동안 폭발적으로 증가된 감각적 자극들이 영화라는 매체에서 자극을 표현하고, 표출할 수 있는 분출구를 찾은 것이다. 그 결과 영화를 수용하는 태도 즉 관객성은 기존의 예술작품의 수용과는 상이한 양상을 가진다. 영화는 현대적 자극의 전달이라는 측면이 강화됨으로서 과거에 가졌던 종교적 가치들을 상실하고 상품적 가치와 전시적 가치를 갖게 된다. 그리고 전통적인 수용이 개인적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면 현대적인 수용은 집단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수용태도는 침잠이나 집중이 아니라 산만함이라는 성격의 띄게 된다6).

    현재의 3D 입체영화를 가능하게 만든 영화의 디지털화는 전 사회적으로 일어난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의한 지각적 변화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사실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디지털 영화의 외관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2D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즉, 영화의 탄생 이후 100여 년간 영화의 얼굴이 아무리 자주 바뀐다고 할지라도 영화적 경험의 기본구조는 여전히 같은 상태를 유지해온 것이다. “영화를 본다는 것은 화면에 투사된 이미지를 보는 것이다.7)”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영화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이자 관객성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소 즉, 지각 경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상영이라는 요소이다. 이는 다시 말하자면 현재는 본질적으로 영화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던 근대 산업자본주의 사회의 연장선 위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앤 프리드버그는 보다 구체적인 차원에서 미디어 및 시대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변모하는 관객성에 대해 탐구했다8). 그녀는 스크린이론이나 인지주의이론이 가정하는 것처럼 관객이라는 주체는 언제나 동일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의 충족되는 조건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난다고 보았다. 그녀는 먼저 고전적인 영화의 관객성 그리고 그와 대비되는 TV관객성을 비교한다. 고전적 영화 관객성의 원칙들은 1)투사되는 빛과 어두운 공간 2)움직이지 않는 관객 3)일회적 관람 4)관객과 이미지의 비상호적 관계 5)화편화된 이미지 즉 거대함에 대한 숭배 6)평평한 화면이다. 이에 대비되는 TV 관객성의 조건들은 1)광원이 TV 2)관객들(시청자들)의 움직임이 허용되고 3)재방영을 통한 반복 관람 가능 4)마음대로 채널을 변경할 수 있는 동시적인 선택권을 가지며 5)상대적으로 이미지의 크기가 작고 6)평평한 화면이라고 보았다. 이처럼 고전적 영화 관객성과 TV 관객성의 차이는 물리적 상영조건과 매체 그 자체의 속성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두 관객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에서 추출되는 관객은 유동화된 가상의 시선mobilized virtual gaze을 가진 주체이다. 이러한 관점은 영화관객의 원형을 원근법적인 주체에서부터 찾는 것이 아니라 무대가 움직이는 파노라마와 디오라마의 관객에서 찾는다. 당대에 거대한 스펙터클로 작용하던 이러한 장치들은 관객이 직접 몸을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기계장치 스스로가 움직여서 가상적인 시공간의 유동성을 제공한다. 따라서 관객들은 가상적 존재의 현실감이라는 환영을 즐기게 된다9). 이러한 관점은 근대적 시공간이 시각적 스펙터클로 전환되고 관객들이 그것을 즐길 수 있다는 경험적 차원의 관객성을 설명하는데 유용하다. 즉, 관객들의 능동적 활동을 강조하며 이를 바탕으로 영화적 경험을 해석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3D 입체영화의 관객 주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제요소들을 살펴보기에 앞서서 이에 영향을 미치는 한 가지의 중요한 점을 언급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는 3D 입체영화를 보는데 있어서 인간의 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3D 안경이라는 존재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3D입체영화는 인간의 경험에 의한 심리적 깊이가 아닌 안구의 운동을 통해 물리적 깊이를 형성한다. 영화상영이 시작되면 관객과 스크린의 거리는 고정되고, 깊이에 대한 안구의 운동 또한 이 거리에 의해 제어되는데 3D 입체영화는 두 눈에 서로 다른 위치의 영상을 보여줌으로 안구의 운동을 변형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3D 안경은 두 가지의 쟁점을 제기한다. 첫 번째는 일종의 기계장치가 인간의 신체에 부가되어 지각과정을 보조한다는 측면이고, 두 번째는 이 과정에서 시각적 피로라는 물리적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의 문제는 새로운 관람주체의 탄생을 의미한다기보다는 강제적으로 제약적 관람환경을 부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신체에 기계장치가 결합되어 발생된 지각적 이식transplantation의 변형이라고 볼 수도 있다. 뽈 비릴리오는 이러한 지각적 이식을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나타난 새로운 국면의 일환으로 바라본다. 비릴리오는 산업혁명을 세 국면으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그 첫 번째는 이동transportation의 혁명으로서 철도, 공항, 고속도로와 같은 특정한 시설들을 한 영역에 설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일종의 지정학적 요소이다. 두 번째 혁명은 전송transmission의 혁명으로 전신, 전화, 라디오, 텔레비전과 같은 것들이다. 세 번째 혁명은 이식transplantation의 혁명으로서 일종의 원거리 송신 등을 가능하게 만드는 테크놀로지들이 직접 인간의 몸으로 침투해들어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단계에서 인간의 육체적 능력(지각적 능력을 포함하는) 화학적 작용에 의해서가 아니라 테크놀로지에 의해 부착되는 장치들에 의해 대체된다. 이 단계에서는 일종의 테크놀로지의 인간화anthropomorphism가 이루어진다10). 이는 3D 입체영화의 관람과정이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지각과정의 변형의 일부로서 보도록 만든다. 두 번째로 나타나는 시각적 피로라는 부작용은 관객이 시청행위를 통해 두통과 구토 등의 신체적 불편함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현재까지 이러한 피로는 관객의 안구에 발생하는 3D 이미지에 대한 조절과 수렴이 불일치한 결과 발생되고, 편광방식 안경의 경우는 눈이 받아들이는 절대적 광량의 감소로 인해서 체감화질이 저하되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고 추정된다11). 이는 현재까지의 3D 입체 영화의 지각과정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관객성에 대한 논의는 경험적인 관객audience(영화를 보러 가는 실제 사람들)이나 의식적으로 인지하는 관객(자신들이 보고 있는 것에 관해 의식적인 예술적 사고와 해석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신분석학적인 관점에서 욕망의 순환이라는 측면에서 이루어진다12). 하지만 기본적으로 관객성이란 관객들이 영화를 경험하는 조건들과 그것들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을 지칭한다. 따라서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객들이 영화를 경험하는 다양한 조건들, 이 조건들과 관객들의 상호작용 속에서 어떤 존재론적, 인식론적 변화가 일어났는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해진다. 본 논문은 근대적 시각경험들이 스펙터클로 전환되고 관람주체들이 이 과정에 물리적으로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영화 관객을 유동화된 가상의 시선을 점유한 근대적 시각주체로 바라 보고 3D 입체영화의 관객의 관객성에 어떠한 조건들이 영향들을 미치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4)조광제, 「몸의 매개성과 매체의 몸성-맥루언의 매체론에 대한 존재론적 고찰」, 시대와 철학, 2003, 354쪽.  5)미리암 한센, 「벤야민, 시네마 그리고 경험 : 테크놀로지라는 땅에 핀 푸른 꽃」, 김소영 편역, 『할리우드/프랑크푸르트』,1994, , 180쪽.  6)반성완, 「발터 벤야민의 비평개념과 예술개념」,발터 벤야민, 반성완 옮김,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민음사, 1990, 379-380쪽.  7)존 벨튼, 이형식 역, 『미국영화, 미국문화』, 한신문화사, 2000, 5쪽  8)Ann Freidberg, Window Shopping:Cinema and the Postmodern, University California Press, CA,1998, pp133-137.  9)파노라마panorama는 관객이 중앙에 위치하고 그 주위를 360도 회전하도록 설치된 거대한 그림으로서 사실적으로 그려진 그림과 상부에서 내리비치는 조명이 설치되어있고 그 중앙에는 관객이 위치하고 있다. Ann Freidberg, ibid. p137.  10)Paul Virilio, “Is the author dead?:An Interview with Paul Virilio”, The Virilio Reader, edit. by James Der Derian, Blackwell Publisher, MA, 1998, pp19-20.  Paul Virilio, “Desert Screen”, ibid, p179.  11)윤재선, 「3D입체영화 관객의 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관한 연구」, 숭실대학교 미디어학과 석사논문, 2010, 16쪽.  12)로버트 스탬, 로버트 버고인, 샌디-플리터먼 루이스, 이수길, 이우석,문재철,김소연,김병철 옮김, 『구조주의와 포스트구조주의-그리고 그 너머:어휘로 풀어읽는 영상기호학』, 시각과 언어, 2003, 276쪽.

    4. 미학적 차원의 요소들

    영화는 존재론적으로 테크놀로지의 산물이며 동시에 근대적 시각체계를 반영하는 테크놀로지적 지각장치이다. 따라서 영화를 단순히 기계장치와 동일시할 수는 없지만 테크놀로지적인 특성이 영화의 미학적 특성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영화사적으로 보더라도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출현이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들을 제시한 사례는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13). 3D 입체영화의 경우도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몇 가지 원칙들에 의해 미학적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미학적 차원의 변화는 관객과의 새로운 상호작용 요인으로 기능한다. 이는 형식적인 측면에서 관객들이 주목할 수 있는 새로운 요소들이 등장하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고 관객들의 영화관람 행위 자체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략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테크놀로지 그 자체가 영화를 만드는 외적인 요인들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거나 혹은 영화의 특정한 측면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형식적인 측면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볼거리를 강조하는 3D 입체영화가 영화의 내러티브에 영향을 미치며, 이것이 영화 관람 행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에서 내용적인 측면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1) 형식적 요소들

    앞에서 언급했던 맥루언의 주장은 새로운 미디어는 소통의 틀의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변화 자체가 결국 새로운 메시지임을 말하고 있다14). 즉, 새로운 미디어가 가져오는 형식적인 변화는 그 자체가 새로운 함의를 가질 수 있다. 3D 입체영화의 경우는 기존의 영화에 인간의 시지각 과정을 모방하는 새로운 요소들을 첨가하기 때문에 일반 2D 영상의 경우와는 다른 몇 가지 특징들을 가진다. 앞에서 간단히 살펴보았던 이러한 특징들은 컨버전스 포인트, 패럴랙스와 같은 통제 가능한 몇 가지의 변수로 나난다. 이 변수들은 그 자체가 감각적 인식의 변화를 일으키는 메시지인 동시에 연출적인 측면에서 조절 가능한 미학적 특징으로 기능한다.

    (1) 컨버전스 포인트의 활용

    3D 입체영화에서 컨버전스 포인트는 2D 영화의 초점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컨버전스 포인트는 3D 입체영상에서 입체감의 표준점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함으로써 한 프레임 내에서 어떤 대상이나 이미지들을 강조하는데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즉, 2D 영상에서 피사계 심도를 얕게 하고 어떤 대상에 초점을 맞추거나 초점의 이동을 통해 관객의 주의를 전환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3D 영상의 경우 컨버전스 포인트를 어떤 대상에게 맞추거나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으로 전환시키는 것 같은 무브먼트를 활용함으로써 연출상의 강조를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영화 <아바타>에서 이러한 컨버전스 포인트의 이동을 통해 캐릭터를 표현한다.

    다음 장면은 나비족의 마을에서 트레이닝을 받던 제이크 설리가 이 대리경험을 통해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있는 순간이다. 제이크가 식당에 홀로 앉아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하고 있던 중 상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커널 대령이 등장한다. 이 장면의 처음에는 화면의 전경에 있기 때문에 크게 보이는 제이크에게 컨버전스 포인트가 맞추어져 있다. 하지만 프레임의 우측 원경에서 커널 대령이 등장하면서 컨버전스 포인트가 그에게로 넘어간다. 원경에 존재하여 상대적인 크기가 작은 커널 대령에게 컨버전스 포인트가 넘어간 것은 이 두 인물간의 권력관계를 표시한다. 우측의 사진이 2D화면이며 좌측의 화면이 패럴랙스가 그대로 보이는 3D 화면이다. 이 두 화면을 비교해보면 컨버전스 포인트의 변화를 보다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그림 1) 컨버전스 포인트가 입체감의 기준이기 때문에 관객의 입장에서 볼 때 컨버전스 포인트 앞부분에 위치한 대상은 튀어나와 보이고 더 자극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더 중요한 대상이라고 받아들이기가 쉽다. 하지만 이 장면의 경우 컨버전스 포인트가 앞 쪽의 제이크에게서 뒤쪽의 이동하는 커널 대령에게 넘어감으로써 자연스럽게 관객의 시선이 이동하게 된다15). 이 경우에서처럼 입체영상을 구현하는데 필수적인 변수인 컨버전스 포인트는 관객의 주의를 이동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미학적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

    (2) 미장센의 제약

    3D 입체영상에서 관객들은 두 개의 이미지가 정확하게 교차하는 지점, 즉 컨버전스 포인트가 맞는 지점을 스크린 면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미지가 이 면보다 앞으로 튀어나오거나 뒤로 들어가게 되면 인간의 눈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따라서 3D 입체영상에서는 관객들이 시각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영역을 구획하게 되는데 이를 3D 컴포트 존Comfort Zone이라고 한다. 이러한 3D 컴포트 존은 관객들이 영화 상영시간 동안 집중해서 보더라도 상대적으로 피로감을 덜 느끼는 부분이기 때문에 주요 캐릭터들의 배치나 중요한 사건의 발생은 이 영역에서 주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는 과거에 극장용 영화가 TV 방영을 염두에 두고 세이프티 존safety zone에 주요 사건과 인물들을 배치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3D 컴포트 존의 존재는 또한 카메라의 움직임에서도 일종의 제약을 만든다. 캐릭터나 사물들이 좌우로 움직이게 된다면 컴포트 존에서 벗어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을 피하면서 동시에 3D 입체영상의 장점인 깊이감을 최대한으로 살리기 위해서 가로축으로의 이동을 피하고 뒤쪽에서 0점 쪽인 Z축을 이용하여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 언급한 그림 1의 경우도 컨버전스 포인트를 활용하는 동시에 캐릭터가 뒤쪽에서 앞쪽으로 움직이게 만들어서 컴포트 존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입체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3) 움직임의 제약

    기본적으로 3D 입체영화의 개별 쇼트들은 2D 영화에 비해 더 많은 시각적 정보를 전달한다. 이러한 정보의 양은 필연적으로 카메라의 움직임이나 편집의 속도에 제약을 가하게 된다. 오손 웰즈 등이 보여주었던 전형적인 딥포커스 기법이 한 쇼트 내에서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데 비해서 당대의 영화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편집속도를 보여주었던 소비에트 몽타주 영화들이 프레임 내에 상대적으로 적은 시각적 정보들을 전달했던 것을 상기하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3D 영화가 전달하는 입체감 역시 시각적 정보이며 충분한 시간동안 관객들에게 노출되지 않는다면 이것 역시 효율적으로 전달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의 제약을 가져오는 또 다른 측면은 바로 관객들이 느끼게 될 시각적인 피로나 어지럼증이 된다. 이러한 제약은 많은 부분에 있어서 연출의 미학적 가능성들을 제한한다. 초기 유성영화의 약점들을 상기시키는 이러한 제약들은 결국 프레임 내에 존재하는 대상들의 움직임으로 상쇄하는 것 이외의 해결방안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2) 내러티브적 요소들

    3D 입체영화가 기존의 영화들과 차별화되는 것이 바로 시각적 요소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이 영화들은 시각적 요소와 스펙터클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시각적 요소의 전시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3D 입체영화는 톰 거닝이 말하는 매혹의 영화cinema of attraction과 유사하다. 초기영화의 특징을 지칭하는데 사용된 매혹의 영화라는 개념은 정교한 내러티브의 구성이 아니라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관객의 시선을 유인하는 매혹과 스펙터클을 강조한다16). 이는 결국 시각적 스펙터클을 강조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흐름에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시각적 요소를 강조하는 3D 입체영화는 당연하게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내러티브 전략을 그대로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3D 입체영화를 제작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많은 제작비가 들기 때문에 보다 광범위한 호소력을 지닌 블록버스터들의 내러티브 전략을 고수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3D 입체영화는 문화적 무향cultural odorlessness17)을 추구하는 동시에 지역의 문화적 특성이나 극적인 쟁점을 반영하는 내용보다는 시공간을 초월한 서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18). 즉, 스토리 상 보편성을 지향하고 지역적인 특정성을 탈색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간의 정서와 욕망에 대한 보편적 구조화를 시도하고 관객들이 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내러티브 관습을 설정한다. 또한 광범위한 시장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지역적, 문화적, 국가적 경계를 넘어갈 때 발생하는 문화적 할인이 가능하면 적게 일어나도록 SF나 모험물과 같은 장르들을 선택하거나 이들을 혼합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같은 흐름들은 스펙터클과 내러티브의 관계에 대한 오랜 논란을 상기시킨다. 즉, 스펙터클이 내러티브의 안티테제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동기화의 흐름을 저해하고, 눈을 현혹시키는 이미지들로 구성되었고, 자족적’이라는 주장19)들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었다. 블록버스터 영화나 3D 입체영화들은 대부분 이런 비판에 그대로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3D 입체영화가 전달하는 입체감 혹은 스펙터클은 ‘우리가 멈추어 서서 바라보기를 바라는 이미지의 생산이며, 일상의 리얼리티를 보다 강하고 빛나게 그리고 실제의 삶보다 더 크게 재현하는 것’이다20).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3D 입체영화에 있어서 일반적이지 않은 테크놀로지와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투입된 자본(제작비/극장 시설 모두를 포함하는)이 바로 관객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는 마케팅 가능성marketability이 된다. 즉, 테크놀로지와 자본의 결합이 이루어낸 스펙터클이 3D 입체영화를 기존의 2D 영화와 차별화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 된다. 따라서 단순히 3D 효과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3D 입체효과를 내러티브에서 동기화된 스펙터클과 자연스럽게 결합시키는 것이 다른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된다. 이를 위해 3D 입체영화가 주로 활용하는 내러티브의 장치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공간적 분절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계속되는 3D 입체효과는 눈의 피로감을 높여서 영화의 몰입을 방해한다. <아바타>의 경우 일반적인 장면을 제외하고는 평균적 패럴랙스 값이 1%안팎을 유지한다. 이는 관객들이 영화의 대부분에서 큰 입체감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균적으로 이 정도의 패럴랙스 값을 유지하면서도 관객들에게 효과적인 입체감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어떤 순간에 갑작스런 입체감의 변화를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 흔히 사용하는 것이 공간적 분절이다. 즉, 영화의 사건이 벌어지는 주 무대를 두 개의 영역으로 분할하여 영화 속 캐릭터들이 이 영역을 넘어가는 순간 일어나는 내러티브 상의 변화가 시각적 입체감의 변화로 이어지도록 설정한다. 예를 들어 <아바타>에서는 나비족이 사는 숲과 인간들의 기지를 공간적으로 분할하고 있으며, 이 두 공간을 넘어서는 순간에 패럴랙스 값을 증가시킴으로써 입체감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활용한다.

    (2) 롤러코스터 쇼트

    3D 입체영화가 관객들에게 제공하는 입체감이 가장 커지는 순간은 관객들이 영화 속 캐릭터의 경험에 직접적으로 다가가는 순간이 된다. 이를 위해 보통 활용되는 것이 바로 롤러코스터 쇼트이다. 관객들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은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롤러코스터 쇼트는 비상과 추락이라는 극적인 상황을 관객들이 직접 경험하는 것처럼 만든다. 이는 입체영화의 매력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3D 입체영화들은 내러티브 안에 자연스럽게 동기화 시킬 수 있는 상황들을 설정한다. <아바타>의 오프닝 쇼트는 주인공인 제이크의 시점쇼트로 마치 하늘을 나는 것과 같은 화면을 보여준다. 관객들은 이 쇼트에서 마치 비행 시뮬레이션 장치 속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3) 팝업 효과와 플로팅 이미지

    공간적 분절이 내러티브 구조상의 문제이고 롤러코스터 쇼트가 쇼트 단위 설정의 문제라면 팝업 효과와 플로팅 이미지는 미장센 차원에서 가장 효과적인 입체감을 전달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된다. 대상이 컨버전스 0점을 넘어서게 되어서 관객들 눈 바로 앞으로 튀어나오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팝업 효과는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다. 부유하는 대상들을 보여주는 플로팅 이미지들은 관객들을 순간적으로 현실과 다른 공간에 존재한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두 요소들은 흔히 결합되어 사용되며 3D 입체영화의 내러티브가 비현실적인 장르를 주로 활용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된다.

    3D 입체효과를 효과적으로 동기화하면서 전달하는 내러티브적인 장치들은 이 세가지외에도 수없이 많고 다양하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열거한 세 가지 요소들은 결국 3D 입체영화가 제공하는 입체감과 스펙터클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내러티브상의 전략적 도구가 된다. 다시 말하자면 3D 입체영화의 내러티브는 3D 입체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특화되는 경향이 있다.

    13)그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사운드의 도입일 것이다. 음향을 이미지와 동조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의 도입은 유성영화라는 새로운 유형의 영화를 만들었으며, 이는 형식의 분야에서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흥망성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외에도 칼라 필름이나 디지털 편집 장치의 도입과 같은 테크놀로지 상의 변화는 영화의 미학적인 측면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14)조광제, 앞의 논문, 355쪽.  15)김병철, 최익환, 김영노, 나지연, 『3D 입체영상 촬영가이드』, 동의대학교 3D 입체영상 프로젝트 보고서, 2011, 34-35쪽.  16)정지연, 「디지털 시대의 영화적 특정성:영화 테크놀로지, 형식, 영화경험」, 한국외국어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논문, 2010, 46-47쪽,  17)이동후, 「한일 합작드라마의 ‘초국적 상상력(transnational imagination)’ 그 가능성과 한계」, 『한국방송학보』 18권4호, 2004, 358-397쪽.  18)신은주, 「동아시아 합작 블록버스터 영화의 출현과 한,중,일 삼국의 동아시아 상상」,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2009, 53-54쪽. Scott Robert Olson, Hollywood Planet:Global Media and the competitive advantage of narrative transarency. Mahwah, NJ, Lawrence Erlbaum, 1999, 신은주, 위의 논문에서 재인용. 54쪽.  19)Andrew Darley, “Visual Digital Culture:Surface Play and Spectacle in New Media Genre”. Aylish Wood, “Timespace in Spectacular Cinema:crossing the great devide of spectacle versus narrative”, Screen 43 Winter, London, 2002, p43에서 재인용,  20)존 오르, 김경욱 옮김, 『영화와 모더니티』, 민음사, 1999, 66쪽.

    5. 산업적 요소들

    산업적인 측면에서 3D 입체영화를 바라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하게 되는 사실은 3D 입체영화의 동력은 관객들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이미 사장되었던 3D 입체영화의 테크놀로지를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결합해서 부활시킨 영화산업과 새로운 하드웨어 시장을 모색하던 가전산업의 욕망이 결합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3D 영화는 단순히 영화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3D 텔레비전의 문제와도 깊이 연관이 있다. TV는 이미 백색가전으로 분류되면서 고착된 시장에 가깝다. HD칼라TV가 상당수 보급된 상황에서 새로운 수요의 창출을 위해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은 1)3D, 2)보다 뛰어난 성능의 HD인데, 이 중 두 번째의 경우는 개발과 보급을 위해 투입되는 요소에 비해 그 산출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1920*1080의 Full HDTV나 그 이상의 고해상도를 가진 HDTV가 현재 보급된 SD급 HDTV에 비해 현저한 비교우위를 갖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보다 고해상도의 HDTV가 등장한다고 해서 칼라TV가 등장했을 때나 HDTV가 등장했을 경우와 같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TV를 제작하는 업체에서는 보다 낮은 투자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3D TV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보다 직접적으로 3D 입체영화 가체가 가진 시장성과 경제적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이 뒤를 잇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2년까지 1,630억 원 수준의 입체영화 시장규모가 2017년에는 10,271억 원 규모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실감 미디어 전반의 경제적 기대효과를 살펴보면 2012년까지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미약하나 2018년을 기점으로 141,075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51,045억 원의 부가가치를 유발하고 연인원 1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21).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정보는 2010년 콘텐츠 미디어 3D 산업 발전전략을 통해서 2014년까지 12조원의 지원과 8만 명의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했다22). 이와 같은 사실들은 3D 입체영화는 미디어 그 자체의 속성만으로는 이해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현재까지 3D 입체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의 욕망은 철저하게 유도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산업적 욕망에 의한 유도라는 측면에서 3D 입체영화의 관객들을 바라볼 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요소는 바로 상영 공간/장치의 문제이다. 공간/장치의 문제는 산업의 욕망이 가장 첨예하게 들어나는 지점인 동시에 관객들의 주체성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지니기도 한다. 이것의 중요성은 최초의 영화를 에디슨의 키네토그래프가 아니라 뤼미에르 형제의 시네마토그라프에서 찾는다는 사실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영화는 관객과 만나는 순간(수용의 순간)에 존재하며, 그 만남은 극장이라는 공공성의 장소와 유료관람이라는 상업적인 행위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관객의 경험 모두를 포함하는 제도로 시작되었고23), 가정용 상영에 의해 그 의미가 확산되었다24). 영화의 문화적, 사회적 발전과정에서 새로운 기계장치에 의존하는 상영방식의 등장은 기존의 영화 제도적인 맥락들을 재배치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멀티플렉스의 등장이다25). 하나의 건물 안에 여러 면의 스크린을 보유함으로써 관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치의 영화들을 동시적으로 제공하는 멀티플렉스는 기존의 영화관람 방식을 혁명적으로 뒤바꾸어 놓았다. 멀티플렉스 안에서 영화들은 팝콘이나 음료수를 고르는 것과 유사한 소비 선택의 문제로 치환됨이 과정에서 영화 경험은 소비과정의 한 단계로 강하게 편입된다. 즉, 영화의 문화적, 예술적 향유의 속성이 약화되고 치밀한 상품 소비와 동의어가 되어간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영화들은 관객들에게 끝없이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상품들을 구매하길 요구한다26). 이는 극장이라는 공간의 경우에서 보면 보다 큰 스크린(아이맥스와 같은), 보다 넓은 좌석, 보다 쾌적한 시설 등의 요구로 이어지며, 개인적 상영의 경우라면 보다 좋은 화질의 TV, 보다 좋은 성능의 재생매체들(DVD에서 블루레이로의 이동)에 대한 요구로 이어진다. 3D 입체영화의 부각도 이런 맥락 위에 존재한다. 관객들은 후기자본주의 사회에서 확산되는 소비문화의 선택주체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영화학자들은 텍스트로서의 영화 혹은 이벤트로서의 영화를 구분하고 논의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이와는 별 상관이 없다. 관객들에게 있어서 판단의 대상은 제품으로서의 영화인가 아니면 서비스로서의 영화인가라는 기준이 된다.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순환되는 상품은 그 자체가 물질적/비물질적인 가치를 동시에 지닌다. 즉, 소비자와의 소통창구는 물질적 효용가치와 더불어 비물질적인 가치(과시와 같은)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영화는 상품과 서비스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물질인 동시에 비물질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텍스트의 차원에서 영화적 경험을 하는 동시에 극장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소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마스 엘세서는 블록버스터가 이런 두 체계의 상품/서비스를 결합시켜 관객들의 욕구를 동시적으로 만족시킨다고 주장한다27). 그의 이러한 주장은 독특한 상영조건이 필요한 3D 입체영화의 경우에 더욱 부합된다고 볼 수 있다. 3D 입체영화가 상영공간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소비 형태를 만든다는 사실은 3D 입체영화에서는 원 소스 멀티 유즈OSMU가 불가능하다는 점에 의해 더욱 분명해진다. 3D 입체영화의 특징으로 인해서 관객과 상영면(스크린 혹은 모니터 화면)과의 거리에 따라 같은 패럴랙스 값이라고 할지라도 입체감에서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이뿐 아니라 스크린의 사이즈에 따라서도 관객들이 느끼는 입체감에는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즉 관객과 상영면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체감되는 입체감은 커지고 거리가 멀수록 입체감은 작아진다28). 극장용 3D 영화라면 타겟 스크린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가정용 3D TV나 3D 핸드폰의 액정과 같은 사이즈가 작은 화면에서 볼 때면 입체감을 거의 느낄 수 없게 된다29). 이것은 결국 3D 입체영화의 보급에 있어서 상당한 문제점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의 경향은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윈도우를 통해 배급함으로써 수익창구의 다원화해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고 볼 때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3D 입체영화는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3D 입체영화는 여타의 다른 컨텐츠들처럼 관객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어갈 여지는 그리 많지 않고, 블록버스터 영화들처럼 일종의 이벤트 무비적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30).

    3D입체영화는 그것이 상영되는 물리적/공간적 조건들과 필연적으로 연결되며, 관객들을 새로운 소비주체로 자리매김하게 만든다. 3D 입체영화의 경우에 나타나는 극장공간의 중요성은 곧바로 가정용 상영을 위한 다양한 기계장치와 결합된다. 앞서 언급한 바 있는 가전업체의 욕망에 의해 추동되는 3D 홈시어터와 같은 가정용 상영장치들은 디지털 코쿠닝digital cocooning이나 과시적 소비와 결합된 보다 복합적인 현상을 낳는다. 근대적 감각자극의 순화 및 경험이라는 전통적인 영화의 지각과정이 새로운 기계장치의 등장으로 인해 변모하는 계기를 맞이한다. 에디슨이 키네토스코프를 발명하며 꿈꾸었던 하드웨어적인 욕망이 고립된 소비주체와 연결되어 부활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영화의 발명 혹은 상영의 발명이 현대적 영화경험의 탄생을 의미했다면, 산업에 추동되는 새로운 관람환경의 변화는 새로운 관람 주체의 탄생을 의미한다. 산업적 욕망과 소비문화 속에 존재하며 그에 반응하는 관객들의 특성에 대한 고려가 배제된다면, 결국 3D 입체영화를 순수한 감각적 자극의 연쇄로 바라보게 만드는 위험에 빠지게 만들 것이다.

    21)권정아, 「실감미디어에 대한 소비자 수용도 분석 및 산업 전망」, 『전자통신동향분석』, 2009. 1-8쪽. 이러한 핑크빛 전망은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생산업체들을 보유한 한국 전자산업의 욕망에 의해 과대 포장되었다는 측면이 강하다. 특히 일자리 창출은 2D 영화를 3D 영화로 컨버팅하는 수작업에 투여되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2)윤재선, 앞의 논문, 15쪽.  23)정지연, 「디지털 시대의 영화 존재론에 관한 연구」, 『커뮤니케이션학 연구』, 2009, 84-85쪽.  24)레지스 드브레는 이미지의 역사를 구분하면서 저장매체의 등장으로 인간이 이미지를 전유할 수 있는 비디오스페르의 국면이 과거와 본질적인 단절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그가 주장하는 바는 관객들이 이미지의 저장매체를 통해 마음대로 조작하고 전유함으로써 능동성이 비약적으로 증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디지털 영화의 혁명이 야기한 가장 결정적인 변화이며 영화 상영공간으로서의 가정과 그 장비들의 문제를 다시 한 번 살펴볼 계기를 제공한다. 레지스 드브레, 『이미지의 삶과 죽음:서구적 시선의 역사』, 정진국역, 시각과 언어, 1994, 248-253쪽.  25)보통 멀티플렉스는 한 공간 내에 여러 면의 스크린을 확보하고 있는 복합상영관을 말한다. 멀티플렉스를 규정할 수 있는 스크린의 수는 나라마다 차이가 나지만 기본적으로 다양한 편의시설과 첨단장비 그리고 다양한 문화오락 공간을 갖추고 있는가가 그 판단 기준이 된다. 미국의 AMC가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Barbara Klinger, op. cit. p6.  26)정지연, 앞의 논문, 2009, 100쪽.  27)Thomass Elsaesser, “Blockbuster:Everything Connects, but Not Everything Goes”, The End of Cinema as we know it:American Films in Ninties, ed. by John e Lewis, New York University Press, NY, 2002, pp15-16.  28)일반적으로 3D 전용 상영관이나 IMAX전용관의 경우 관객과 스크린 사이의 거리가 일정하도록 유지되어 있다. 즉 이러한 상영관의 경우는 처음 설계할 당시부터 관객들이 체감하는 입체감이 좌석의 위치에 따라 감소하지 않도록 계획되어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 상영관의 경우는 좌석의 위치에 따라 관객들이 느끼는 입체감에는 큰 차이가 있다. 또한 보통의 입체영화의 경우는 관객들이 1.5-2 픽처하이트picture height(보통 7.5-10m정도)에서 본다고 가정하고 촬영한다. 따라서 너무 높은 위치나 너무 낮은 위치에서 영화를 보게되면 의도된 입체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된다. 김병철, 최익환, 김영노, 나지연, 앞의 보고서, 17-18쪽.  29)보통 극장용 3D 입체영화의 경우 패럴랙스 값은 3-5%정도로 맞추어져 있으며 7-8%정도 이상이 되면 눈의 피로가 상당하게 된다. 반면 3D TV의 경우 10%정도의 패럴랙스 값을 가진다고 해도 충분히 시청할 수 있는 정도이다.  30)이런 문제로 인해서 하드웨어 업체들이 추진하는 가정용 3D 홈시어터는 보다 복잡한 문제를 야기한다. 3D 입체영화가 상영공간과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은 가정에서 3D 입체영화는 3D TV용 프로그램들과 공존하기 힘들거나 아니면 상당한 추가비용을 지불해야함을 의미한다.

    6. 맺음말

    <아바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3D 입체영화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를 받던 것이 겨우 1년 전의 일인데도 불구하고 당시의 열풍은 벌서 자취를 감춘 것처럼 보인다. <아바타>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많은 작품들이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고, 3D 영화의 수익률은 급감하고 있다31). 사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3D 입체영화는 그 테크놀로지가 가진 특성으로 인해 인간의 시지각에 무리를 줄 수밖에 없고, 3D 안경이라는 외부적 제약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한 극장 시설의 확충을 위해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결국 관객이 지불해야할 추가적 비용의 발생(더 비싼 관람료)하고 시각 피로도가 증가한다는 난제를 발생시킨다. 3D 입체영화가 새로운 영화적 조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거나 아니면 이러한 문제점들을 넘어설 수 있는 영화적 만족도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급조되어 충분한 완성도를 가지지 못한 3D 입체영화나 충분한 입체효과를 전달할 수 없는 2D 영화의 컨버팅 버전들이 관객들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D 입체영화가 가진 가능성을 무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바쟁이 말하는‘완전영화’의 신화를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보다 다양한 감각적 자극을 제공하는 영화들이 가진 장점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흐름이 자본과 산업에 의해 추동되고 있다는 사실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즉 이들의 욕망은 아직까지는 완전하지 못한 테크놀로지와 하드웨어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며 현재는 쉽게 풀지 못할 난제로 간주되는 많은 어려움들도 결국은 해결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3D 입체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들을 살펴보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크린이론에서부터 인지주의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스트들에 이르는 많은 이론가들은 영화 관람이라는 과정에서 지각주체에게 일어나는 변화와 그 요인들에 대해 살피면서 관객성에 대한 논의를 전개해왔다. 본 논문은 이러한 관객성의 논의에 새로운 미디어 포맷으로 부각되는 3D 입체영화의 경우를 포함시키려 했다. 새로운 미디어는 변모하는 새로운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요인들을 반영하며 이들이 결국 관객들에게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고 본 것이다. 이를 위해 관객성에 미치는 요인들을 미학적, 산업적인 요소들로 나누어서 살펴보았다. 하지만 3D 입체영화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직 새로운 영화의 포맷으로 완전하게 자리 잡았다기보다는 이제 막 등장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이러한 논의 자체에 일정 정도의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보다 발전적인 3D 입체영화의 관객성에 대한 연구는 3D 입체영화 자체의 성숙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이러한 제반 요소들이 관객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종합적인 성찰이 이루어질 때야 가능할 것이다.

    31)북미시장의 경우 2011년의 3D 영화의 수익률은 2009년의 수익률에 비해 현저하게 감소되었다. BTIG의 발표에 따르면 50% 중반대에서 40%후반대로 감소되었다. 강병진,<3D 미래인가? 유행인가?>,≪ 씨네21≫, 818호, 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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