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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흥미’에 대한 이해와 실천 Understandings and practices about children’s interest
  • 비영리 CC BY-NC
ABSTRACT
‘흥미’에 대한 이해와 실천

This study aims to explore how early childhood teachers understand the conception of children’s interest, and how their understandings are reflected in their classroom practices. Three early childhood teachers in a child-care center in G metropolitan area participated in this study. To collect data, the researcher conducted two times of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and a group interview with them. In addition, the participant teachers’ classroom practices were observed about 12 times. The result of data analysis shows that the teachers regarded interest as curiosity and thought it in connection with excitement and enjoyment. At the same time, they pointed out some important educational values of children’s interest. It seems that they have multilayered understandings about interest. Also, they confessed some difficulties in applying children’s real interest into their classroom practices. The teachers thought of reflecting children’s interest as somewhat different from facilitating learning. Separating children’s interest from learning, the participant teachers considered interest the means of learning and tried to arouse children’s interest in pre-planned activities. In order to do so, the teachers often used some specific strategies such as making up-coming activities confidential, inserting funny elements in activities, and partially integrating children’s wishes into activities. These results suggest the necessity of providing pre/in-service early childhood teachers with diverse opportunities to understand more detailed conceptions about interest and expanding discussions about the ways of connecting interest with learning.

KEYWORD
흥미 , 교사 인식 , 교육 실천
  • Ⅰ. 서 론

    흥미는 학습자가 교육내용에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교육의 핵심 요소이다. 특히 지식의 전수•전달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전통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내용과 교수 방법을 통해 학습자의 개별적이고 실천적인 지식의 생성을 추구하는 구성주의적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학습자의 흥미가 지닌 교육적 가치에 더욱 주목하게 만든다(양은주, 2003; 이원영, 2007; Brooks & Brooks, 2001; DeVries, Zan, Hildebrandt, Edmiaston, & Sales, 2002). DeVries와 Zan(1994)에 의하면 유아들의 지식구성을 촉진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이 드러내는 흥미에 주목하여 이를 활용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흥미는 유아들을 활동에 기꺼이 참여하도록 만들고, 활동을 심화시킬 적절한 수단을 찾아내도록 하며, 그 활동의 과정과 결과를 되돌아보게 함으로써 학습활동에 대한 개인적 의미와 지식을 구성하도록 돕는다. 따라서 흥미는 유아가 보다 능동적으로 지식을 구성하게 하는 촉매제이자 학습 상황을 유의미하게 유지, 확장시킴으로써 학습 효과를 촉진하는 윤활제라고 할 수 있다(김무길, 2008).

    교육 이론 및 실천의 분야에서 흥미에 주목함은 학습자의 자발성을 존중하며 학습자 개인의 사고과정에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학생을 진정한 학습의 주체로서 존중하는 학생 중심, 아동중심의 교육적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정선아(2000, 2004)는 아동중심교육이라는 용어가 그 의미의 명확한 정립 없이 남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아의 흥미를 중심으로 한 학습으로 아동중심교육을 해석하고 있는 것이 보편적인 흐름이라고 밝히고 있다. 양은주(2003) 또한 학생중심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와 실천을 위해서는 흥미의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이를 기반으로 한 교육과정의 방향 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흥미의 가치를 강조하였다.

    특히 유아교육에서는 초•중등 교육과 달리 전통적으로 유아가 흥미를 느끼는 사물 혹은 현상을 중심으로 또래 및 성인과의 놀이를 통한 교육을 추구해 왔다(Bredekamp & Copple, 1997; Follari, 2007). 이러한 전통에 따라 대부분의 유아교육기관들은 교실을 언어, 탐구, 미술, 조작, 음률 등의 다양한 흥미영역들로 구성하고 유아들이 개별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영역을 찾아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놀이의 과정에서 유아 개개 인의 흥미와 요구를 표출하고 충족시키기 위한 것으로, 유아들은 교사에 의해 계획된 활동이 아니라 스스로의 흥미에 따른 놀이 과정을 통해 다양한 학습의 기회를 얻게 된다(나은숙, 양옥승, 2007; 유혜령, 1998). 자유선택활동과 관련한 교사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유아들의 흥미 반영이라는 점(윤향미, 장영희, 2013) 역시 유아들의 흥미를 반영한 활동 기회의 제공이 유아교육의 핵심적 기초이며 교사 역할의 중요한 부분임을 말해준다.

    또한 흥미는 유아의 자율적 태도를 형성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유아들의 자발적 행동을 이끌어내는 흥미의 요소 없이 성인의 결정에 의해 학습 내용과 방식이 규정된 다면 유아들은 기계적이고 타율적인 태도를 내면화하게 된다(이원영, 2007). Dewey(1990/1902) 역시 흥미를 단순히 효율적인 학습의 수단으로 보아서는 안 되며 진정한 흥미의 추구가 유아들에게 미치게 될 지적, 도덕적 태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진정한 흥미는 유아들을 활동에 몰입하게 하고, 활동의 과정과 결과를 보다 선명하게 의식 하는 상태에서 진행하도록 도우며, 활동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숙련시키는 동기를 강화함으로써 유아들의 정신적 성장을 촉진한다는 것이다(Dewey, 1901/2011).

    이렇듯 흥미는 교육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학습 자의 흥미만을 따라감으로써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것들에 대한 학습이 제한될 것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하였다(김무길, 2008; 박준영, 2001; 이기영, 정지숙, 1998). 예를 들어 Herbart(1988)는 “교육학은 어린이의 세계를 강조하는 학파들에 의해 놀이 공처럼 우롱당 해서는 안 된다”(p.28)며 학습자의 의식적인 노력과 태도의 형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노력을 강조하는 관점에서는 흥미와 같은 ‘사탕발림’으로 유아들을 유인하기보다는 유아 들이 스스로 의지력을 발휘하여 목적에 도달하려는 노력을 통해 학습 내용을 익히고 바람직한 태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아교육에 있어서 흥미의 진정한 교육적 가치는 무엇인가? 흥미론자들의 말처럼 모든 것에 우선해야 할 학습의 필수요건인가? 혹은 노력론자들의 관점처럼 흥미에 가치를 두는 것은 학습자를 유혹하는 일이며 오히려 유아들의 의지력 향상을 방해하는 요소인가? 많은 교육자들은 이러한 혼란과 논쟁이 흥미를 교육적 개념으로 정립하고 가치를 주장한 Dewey의 관점을 잘못 이해함으로써 생겨난 비생산적인 논쟁이라고 비판한다(박준영, 2001; 송도선, 2005; 안효일, 2009; 양은주, 2003; 유지윤, 2000). Dewey의 흥미 개념은 그의 교육이론 가운데서도 사실상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으나 교육자들이 이를 잘못 이해하여 많은 오 개념들과 비생산적인 논쟁들을 양산해 내었다는 것이다(고윤희, 이기영, 2004; 이홍우, 1995). 이원영, 2007 역시 Dewey의 개념들 중 우리나라 유아교육자들이 가장 많이 혼란스러워하며, 잘못된 단편적 이해를 드러내기도 하는 개념이 흥미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Dewey의 흥미개념은 단순히 노력과 흥미의 이분법적 구도를 넘어 어떤 대상에 대한 유아의 심리적 흥미뿐만 아니라 목적의 추구를 위한 유아의 자발적 노력도 포함한다(Dewey, 1901/2011). 즉, 흥미를 추구함은 학습 과정에서 유아의 직접적이고 자발적인 흥미가 반영되어 흥미추구의 행위가 즐거우면서도, 그 자체가 하나의 목적을 위한 본질적 수단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행위, 즐거움, 노력, 의미 생성이 통합되는 것이 흥미의 추구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양은주, 2003). 이에 진정한 흥미는 유아들의 순간 적인 관심을 끌고 즐거움을 주기 위해 꾸며진 자극을 주는 것과는 구분된다(Dewey, 1901/2011). 이러한 가짜 흥미는 교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며 오히려 유아들이 활동에 몰입하고 지속하도록 하는데 방해가 된다. 따라서 교사들은 유아들이 사물에 대해 단순하고 일시적인 흥미를 보일 때 이를 중재, 심화하도록 노력하여 산발적이고 즉각적인 흥미가 아닌 하나의 목적을 추구할 수 있는 원천으로서의 흥미가 될 수 있도록 인도하여야 한다(양은주, 2003; 이원영, 2007).

    그럼에도 불구하고 Dewey의 흥미개념에 대한 교육자들의 오해와 혼동, 흥미와 노력에 대한 이분법적인 논쟁 등으로 인해 이러한 복합적 의미가 제대로 소개되지 못하였고, 그 결과 유아교사들 역시 흥미의 중요성만을 원칙처럼 이야기하거나 단순히 유아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을 흥미로 생각하기도 한다(이홍우, 1995; 정선아, 2004). 이원영(2007)에 의하면 실제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유치원 교육과정과 관련된 저서들에는 유아들의 흥미가 중요하며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만이 강조되고 있을 뿐, 흥미의 개념과 가치, 현장 적용을 위한 제언 등을 담은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김안나의 연구(2011)에서도 교사들은 유아들이 흥미를 보이고 재미있어하는 수업이 좋은 수업이라고 여김과 동시에 좋은 수업을 위해 중요한 것은 교사의 철저한 준비라는 식의 모순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지금까지 유아교사들의 교육과 실천의 과정에서 흥미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과 탐색의 기회가 부족했던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흥미와 관련된 연구 역시 원론적인 개념을 탐색하거나(김무길, 2008, 박준영, 2001; 송도선, 2005; 양은주, 2003) 특정한 활동이 유아들의 흥미를 변화시키는 정도를 양적으로 검증하는 연구들(김희수, 김지연, 2012; 서정숙, 김정원, 남규, 2006; 서정숙, 박경자, 현정희, 2010; 안부금, 신은수, 2002; 임은애, 2008; 이숙희, 2005)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 외에 유아들이 흥미를 표출하는 생활주제나 표출방식을 알아보거나(박일수, 김종건, 강충렬, 2007) 유아교육기관의 흥미영역과 관련된 연구들(강미희, 2003; 김보현, 2014; 김지영, 2009; 나은숙, 양옥승, 2007; Rowe & Neitzel, 2010)이 수행되었다. 이처럼 선행연구들은 특정 활동과 관련하여 유아들이 보이는 관심의 정도와 변인의 관계를 알아보거나 흥미영 역에서 유아들의 행동을 조사하는 등 유아를 중심으로 주로 수행되었다. 반면 유아들의 흥미를 교육적 경험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교사들이 흥미에 대해 어떠한 개념과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보거나 유아들의 흥미 반영을 위한 교사들의 노력이 어떤 양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알아본 선행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유아교사들의 아동중심교육의 의미를 탐색한 정선아의 연구(2004)의 경우 놀이 중심의 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이야기 속에 그들이 느끼는 ‘흥미를 반영한 놀이’에 대한 고민과 갈등이 일부 드러나 있으나, 흥미의 개념 자체나 흥미와 학습의 관계, 흥미 발현의 방식 등에 대한 이야기들은 담겨 있지 않아 유아교사들의 흥미에 대한 이해를 보여주기에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유아교사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이 흥미에 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들의 교육활동에 흥미를 반영하는 모습은 어떠한지 탐색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현재 유아교육에서 흥미가 이해되고 적용되는 모습의 일부를 드러냄으로써 교사교육의 기초자료를 제공하며, 주로 이론적으로 다루어져 온 흥미개념의 현장 적용 방식을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의 목적에 따라 선정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유아교사들은 흥미에 관해 어떻게 인식하는가?

    2. 유아교사들의 실천 속에 유아의 흥미는 어떻게 반영되는가?

    Ⅱ. 연구방법

    본 연구는 유아들이 스스로 의미 있는 지식을 구성하게 하는 출발점이자 학습 지속의 원천이 될 수 있는 ‘흥미’에 관해 교사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교실 실천에 흥미가 어떤 식으로 반영되는지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유아교사들을 섭외하여 그들의 생각을 면담을 통해 알아보고 교실 활동을 관찰하는 등 질적 연구방법을 사용하여 연구를 수행하였다.

       1. 연구 현장

    본 연구는 G광역시에 소재한 M어린이집 교사들이 참여하여 이루어 졌다. M어린이집은 국공립어린이집으로 만 2세반부터 5세반까지의 6개 학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10 명의 교사가 근무하고 있다. 표준보육과정과 누리과정을 중심으로 정규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며, 오후에는 별도로 학부모의 요구를 반영한 외부 강사의 특별활동 수업이 진행된다. 특히 M어린이집은 유아들이 음악을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소양을 중요하게 여겨 매일 아침 학급별로 담임교사의 지도하에 합창이나 악기 다루기 활동을 하고 있는데 연령에 따라 멜로디언이나 오카리나로 합주를 하거나 각종 동요를 연습한다. 교육과정에 따라 미리 예정된 수업계획안이 있으나 각 학급별로 교사들이 약간씩 변형하여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M어린이집의 시설장은 유아들이 행복한 분위기에서 생활하며 개별적인 관심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하였으며 학급별로 자율성을 가지고 다양한 희망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었다.

       2. 연구 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는 M어린이집의 만 4세반인 강물반1)의 담임 김영은 교사, 또 다른 만 4 세반인 하늘반 담임 박수정 교사, 만 5세반인 열매반의 담임 정지희 교사로 총 3명이었다. 본 연구자는 평소 M어린이집의 음악교육에 대한 지원을 하면서 교사들과 가깝게 지내온 지인을 통해 M어린이집을 소개받았으며, 시설장에게 연구 허락을 받은 후 교사들을 만나 연구의 목적과 수행방법, 자료 활용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서면으로 연구 참여의 동의를 받았다.

    김영은 교사는 4년제 대학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경력 5년차의 교사로 졸업 후 첫 해 M 어린이집에서 근무했다가 “M어린이집의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다른 스타일을 좀 배워보고 싶어서” 사립 어린이집으로 이직하였고 4년차가 되던 해 다시 M어린이집으로 돌아와서 근무하고 있었다. 김 교사는 학교 재학 중에는 졸업 후 교육기관에 취업을 하면 “애들 하고 노는, 즐겁게 놀고 싶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으며 M어린이집이 취업 첫 해에 비해 다시 돌아와서 근무를 시작했을 때는 훨씬 더 “특정 프로그램보다는 교사들의 수업 위주로, 교사들에게 의견을 많이 물어보면서 진행이 되는 것” 같았다고 하였다.

    하늘반의 박수정 교사는 4년제 대학 유아교육과를 졸업 후 1년간 임용시험을 준비하다가 M어린이집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다. 4년간의 근무 후 “다른 길도 한 번” 가보기 위해 법인 어린이집으로 옮겨 3년간 근무하였고 그 후 다시 M어린이집으로 돌아온 총 경력 8년차의 교사였다. 박수정 교사 역시 김영은 교사처럼 “기왕이면 익숙한 교사들과 함께 믿고 일하고 싶어 하는” M어린이집의 시설장을 신뢰하여 돌아왔으며 “아이들에게 뭘 더 해줄까”하는 고민을 하게 하는 M어린이집이 “교사가 일하기에는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한 다고 밝혔다. 박 교사는 교육계획안이 “최소한의 아이들이 배워야 할 내용, 알아야 할 내용은 들어있는 거”라고 여기며 유아들의 반응에 따라서 달라지므로 계획안대로 똑같이 할 수는 없더라도 “70-80%라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자 하는” 마음이라고 이야기하였다.

    만 5세 학급인 열매반을 담당하는 정지희 교사는 총 경력 5년차의 교사로 4년제 대학 유아교육과 졸업 후 1년 간 유치원에 근무하였고 M어린이집으로 옮겨 4년 동안 열매반을 담당하고 있었다. 유치원에 근무하는 동안 “모든 아이들의 흥미들이 똑같지는 않은데” 특정 프로그램을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 자신의 “교육철학과 너무 많이 달랐고 너무 당황”하였으며 M어린이집으로 옮긴 후 교사는 힘들더라도 유아들이 즐거워하는 활동들을 많이 할 수 있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정 교사는 “틀에 박힌 것을 따라가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이미 제 머릿속엔 박혀 있어서”라며 유아들에게 의미 있는 활동을 희망하였다.

       3. 자료 수집

    본 연구의 자료는 2012년 9월부터 12월 중순까지 약 14주에 걸쳐 연구 참여자들과의 심층면담과 해당 학급의 관찰을 통하여 수집되었다. 연구자는 M어린이집의 교육현황을 이해하기 위해 연간 교육계획안과 월별로 학부모들에게 제공되는 학급별 교사 회고담, 연구 참여교사들이 담당한 학급의 월간계획안 등을 추가로 수집하여 참고하였다. 이렇듯 다양한 수집방법을 통해 자료 원을 확보하는 방법적 삼각 측정법과 자료 수집과 분석의 과정에서 연구 참여자들과 내용을 공유하고 참여자들의 의견을 확인하는 구성원 검토를 통해 수집된 자료에 대한 연구자의 자의적인 해석이나 왜곡된 시각의 개입 여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였다(Bogdan & Biklen, 2003).

    우선 ‘흥미’에 대한 연구 참여교사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각 참여자별로 2회씩의 개별 면담을 실시하였으며, 연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3인의 참여교사들과 함께 집단 면담을 하였다. 개별면담 및 집단면담은 참여교사들이 희망하는 시간에 해당 학급 교실이나 외부의 방해가 없는 M어린이집의 상담실에서 실시하였다. 1차면담은 참여 교사들의 교육 관, 흥미의 개념에 대한 이해, 흥미의 중요성, 흥미 반영의 방법 등을 알아보기 위해 반구 조화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면담 시간은 약 50분-1시간 10분 정도 소요되었으며 참여자 들이 연구자의 가이드 질문에 대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질문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2차면담은 예시 수업 동영상을 본 후 해당 수업에 대한 소감, 해당 수업의 교사가 유아들의 흥미를 반영하는 방식에 대한 의견, 흥미 반영 방식과 관련하여 자신의 수업과의 비교 등으로 이루어졌다. 예시 수업 동영상은 수•과학 활동으로, 교사가 계획한 순서에 따라 비디오자료 시청, 수수께끼, 유아들의 예측, 게임 방식의 실험, 교사의 정리로 진행되었는데 이러한 비디오 활용 면담은 참여자들의 다양한 관점을 드러내는데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Pink, 2007; Rahn, 2008). 예시 동영상은 약 25분 길이였으며 그 후 40-50분가량의 면담이 진행되었다. 집단면담으로 진행된 3차면담은 연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수행되었고 1시간정도 소요되었다. 1-2차 개별면담에서 나온 전체적인 이야기들을 공유하며 참여교사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덧붙여 말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연구자는 흥미에 관한 참여교사 각자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도록 요청하였다.

    또 다른 자료수집 방법으로 참여교사들의 학급활동에 대한 관찰이 수행되었다. 연구자는 참여 교사들과 협의하여 각 학급당 4회씩, 총 12회의 관찰을 실시하였으며 회당 관찰 시간은 약 1시간-1시간 30분 정도였다. 학급별로 가급적이면 다양한 활동을 관찰하기 위해 관찰 시간을 오전, 오후로 나누고 이야기나누기, 과학 활동, 게임, 음악 등 관찰하는 활동이 중복되지 않도록 하였다. 연구자는 학급의 유아들에게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고 교실 뒤편이나 활동에 방해되지 않는 장소에서 관찰노트에 기록을 하였으며 관찰 후 연구자의 느낌이나 의문, 1차적으로 떠오른 해석 등을 별도로 구획된 칸에 추가하여 관찰기록을 완성하였다.

       4. 자료 분석

    수집된 자료는 원 자료로부터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요 내용을 좁혀 나가며 최종 주제를 추출해 내는 귀납적 분석 방법을 사용하여 분석되었다. 자료의 수집과 분석이 순환 적으로 이루어지는 질적 연구의 특성에 따라(Dyson & Genishi, 2005; Feldman, 1995), 본 연구자는 자료 수집의 단계에서부터 수집 직후 기록, 기록 읽기, 추가 수집 자료 기록, 다시 읽기의 과정을 반복하였고 눈에 띄는 내용들을 기록한 분석적 메모를 작성하였다. 자료수집이 완료된 후에는 모든 자료를 읽으며 코드를 부여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자료를 축약해 갔으며 코드간의 연관을 찾아 위계화, 범주화하였다. 전체 자료의 코드별 정리, 코드 간의 비교 등을 반복하면서 최종 주제가 확정되었으며, 각 최종 주제에 반하는 내용은 없는지 반증자료들을 다시 검토함으로써 연구 결과의 진실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 하였다.

    1)본 연구에서는 연구 현장 및 참여자에 대한 윤리를 고려하여 학급명이나 참여교사 및 유아의 이름 등에 가명을 사용하였다.

    Ⅲ. 연구결과

    본 연구는 흥미에 관해 유아교사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그들의 인식은 교실 실천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수집된 자료의 분석 결과, 교사들은 흥미의 개념을 단순화하면서도 진정한 흥미를 구분하고 가치의 측면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하는 등 중층적인 이해를 드러내며 흥미를 애매하면서도 어려운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였다. 이들은 구조적 교육 현실과 자신들의 습관적인 수업 활동으로 진정한 흥미가 외면된다고 여기고 있었으며 이러한 생각은 실제 교실 활동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또한 참여 교사들은 학습과 흥미를 분리해서 생각하여 흥미는 재미있는 활동, 학습은 인지적 활동으로 구획 짓고 흥미를 학습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었다. 따라서 교육활동에 ‘비밀’을 활용하거나, 재미있는 요소를 첨가하고, 유아들의 관심과 요구를 선택적으로 수용하는 등의 전략을 사용하여 흥미 ‘심어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참여 교사들의 인식과 교육현장의 상황, 그들의 실천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상호 규정하고 있었다. 이를 반영하여 본 장에서는 인식과 실천을 이분법적으로 분리하지 않고 자료 분석의 결과 뚜렷하게 나타난 다섯 가지의 최종 주제인 1) 애매하고 어려운 흥미, 2) 교육현실과 습관적 수업으로 외면되는 진정한 흥미, 3) 흥미는 재미있는 활동, 학습은 인지적 활동, 4) 흥미 유도하여 목표 달성하기, 5) 흥미 ‘심어주기’의 전략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애매하고 어려운 흥미

    참여교사들은 흥미를 재미나 즐거움 등의 단순한 개념으로 치환하면서도 흥미의 가치나 교사의 역할 등과 관련하여서는 다양한 측면을 이야기하고, 진정한 흥미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는 등 중층적 이해를 구성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이들에게 흥미는 애매하면서도 어려운 개념으로 여겨지고 있는 듯하였다. 우선 참여 교사들이 흥미의 개념과 관련하여 가장 자주 언급한 단어들은 재미, 호기심, 즐거움, 새로움 등이었다. 유아들의 흥미란 새로운 것에 대해 보이는 호기심, 혹은 관심이며 흥미로운 것에는 재미를 느끼고 즐거워한다는 것이다. 정지희 교사의 “흥미랑 호기심이랑 둘이 똑같은 거 같아요.”(2012. 9. 26. 1차면담)라는 말이나 아래의 김영은 교사의 발언은 이들이 가진 흥미의 개념을 잘 나타낸다.

    교사들은 유아들의 흥미에는 흥분, 즐거움 등의 감정이 동반된다고 말한다. 유아들은 자신들이 관심을 가진 것에 대해서는 즐겁게 참여하고 활동 자체가 재미있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아들의 그런 모습을 볼 때 그것이 ‘흥미로운 활동’임을 알게 된다고 한다.

    유아들이 즐거워하며 흥미를 보이는 활동이 되기 위해 참여교사들이 지목한 중요한 요소는 새로움이다. 익숙한 것들은 지루하게 느끼고 흥미를 보이지 않지만 “새로운 건 뭐든 일단 흥미를 보이고 좋아하는”(김영은, 1차면담, 2012. 10. 9)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흥미=호기심, 관심이라고 여기며 유아들의 호기심은 새로운 것을 향하고, 호기 심을 보일 때 유아들이 즐거워하고 재미있어 한다는 교사들의 생각은 유아들의 흥미를 반영하는 방법이 재미있는 수업을 만드는 것이라는 단순화된 생각으로 이어진다. 유아들의 호기심을 끌고 참신한 것들을 제시함으로써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흥미의 개념에 대해 이와 같이 단순화시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을 보였으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흥미의 가치나 중요성, 흥미의 본질 등과 관련해서 더욱 깊이 있는 생각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흥미가 주의집중을 이끈다는 식의 일차적인 것 외에도 유아들의 학습 태도에 미치는 영향이나 진정한 흥미에 빠져 몰입한 유아들의 모습, 참된 흥미와 그렇지 않은 가짜 흥미 사이의 차이 등도 언급한 것이다.

    위의 예시처럼 스스로 찾은 흥미와 심어준 흥미를 구분하는 정지희 교사의 경우나 잠깐의 자극과 흥미를 구분하는 김영은 교사의 말은 흥미를 관심이나 호기심으로 단순 치환하거나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 등이 참여교사들의 흥미에 대한 이해의 전부는 아님을 보여준다. 특히 흥미의 교육적 가치를 주장함에 있어서 흥미가 이끌어내는 일차적 반응인 집중을 넘어서 흥미추구의 과정에서 형성하게 되는 학습전략이나 태도 및 습관을 강조함은 앞서 서술한 단순한 이해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흥미의 개념과 관련하여서도 호기심, 관심으로 치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사실이지만 동시에 스스로 찾은 흥미, 진짜 흥미와 심어준 흥미 혹은 자극을 구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비록 진정한 흥미의 개념이나 특징에 대한 상세한 이해를 드러낸 것은 아니지만 이런 구분은 참여교사들이 흥미를 단순한 관심만이 아닌 뭔가 더 복잡한 개념으로 느끼는 측면도 있음을 말해준다. 이처럼 참여교사들의 흥미에 대한 이해는 특정한 수준으로 단정 짓기에는 매우 중층적이며 복합적인 것으로 보이며 결국 이들에게 흥미는 애매하면서도 어려운 개념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2. 교육현실과 습관적 수업으로 외면되는 진정한 흥미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교사들은 흥미를 단순히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진정한 흥미 혹은 “유아 스스로 느끼는 진짜 흥미”(박수정, 2차면담, 2012. 10. 17.)를 구분 하고 진정한 흥미는 우리 교육의 여건상 교실 실천에서 반영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유아교육에 흥미를 적용해야 한다고 누군가가 말하면 ‘그건 진짜 어려운 건데’ 이런 생각이 먼저”(김영은, 1차면담, 2012. 10. 9.) 든다는 것이다. 참여교사들이 진정한 흥미 반영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지목한 것은 유아 흥미의 다양 성, 구조화된 교육 현실, 학부모의 기대와 평가, 교사 자신들의 문제 등이었다.

    우선 교사들은 유아들의 흥미는 “천 갈래 만 갈래”(정지희, 1차면담, 2012. 9. 26.)라며 교사 1인이 담당하는 학급에서는 흥미 반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한다. 다양한 유아 들의 흥미를 모두 반영하다보면 수업이 일정한 흐름으로 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유아들의 흥미를 반영하려고 노력한다고 해도 학급 유아들의 흥미가 모두 같지 않으므로 소외되는 아이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였다.

    위 예시에서 일부 드러난 것처럼 유아 흥미의 다양성은 다시 구조화된 교육현실을 만나면서 더욱 그 적용을 어렵게 한다. 주어진 시간 내에 정해진 내용들을 해야 하고 그 내용은 미리 짜인 것이어서 교사의 융통성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참여교사들이 지목하는 현실이다. 교육과정과 시간 운영이 참여교사들에게는 “바꿀 수 없는 원칙 같은 게 존재”(박수정, 2차면담, 2012. 10. 17)한다고 느끼게 하는 부분들이었다.

    학습 결과물에 대한 학부모의 기대나 그를 통한 기관이나 교사에 대한 평가 역시 구조화된 수업을 지속하고 유아들의 흥미 반영을 어렵게 한다. “흥미 때문에 그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 결과적으로 눈으로 보여 지는 것들은 없게 되니까”(김영은, 3차면담, 2012. 12. 10) 학부모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기관과 교사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사들은 자신들로부터 비롯되는 문제들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초임 때는 유아들의 흥미 반영도 고민해 봤지만 어느 순간부턴가 습관에 따라 “가장 안정적인” 수업 만을 하게 되고, 흥미를 추구할 때 “교사의 손을 벗어나 어디로 갈지 모르니까 좀 무서운”(박수정, 3차면담, 2012. 12. 10)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또한 대학의 교육 과정에서도 흥미에 대해 고민할 기회가 거의 없었기에 자신들도 막연하다고 밝혔다.

    참여교사들은 진정한 흥미를 유아교육 현장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어려움들이 우선 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구조적이기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 교사의 유연성, 기관과 학부모의 이해와 합의 등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교육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교사들의 인식은 자신들의 교육실천에도 그대로 드러나 본 연구자가 관찰한 대부분의 교육활동이 유아들의 흥미보다는 정해진 교육과정이나 계획, 일과시간 등에 따라 진행되고 있었다. 교사들은 “지금은 ∼해야 하는 시간”이라는 표현이나 “오늘은 ∼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말을 함으로써 유아들이 계획된 것 이외의 현상에 대해 흥미를 드러낼 때 그를 차단하는 모습을 흔히 보였다. 아래의 장면들은 정해진 시간을 지키면서 교사에 의해 예정된 방향으로만 수업이 진행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사례들이 특별한 경우들은 아니었다. 총 12회의 관찰 동안 절반 이상의 경우에 유아 들의 요청이나 관심이 일정 시간을 요하거나 활동 흐름과는 다른 논의를 필요로 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위의 예시들처럼 주어진 주제나 활동 시간을 지키는 것으로 결론지어졌고 유아들의 요청이나 필요는 반영되지 않았다. 물론 유아들의 요청이나 관심이 모두 진정한 흥미의 발현이라기보다는 순간적인 호기심이거나 즐거움에서 시작된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작은 호기심이나 요청조차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은 현실이라면 유아들의 진정한 흥미가 깊이 있게 추구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3. 흥미는 재미있는 활동, 학습은 인지적 활동

    흥미를 단순히 관심이나 즐거움으로 표현하거나, 진정한 흥미는 유아교실에서 반영되기 어렵다고 느끼는 참여교사들은 흥미를 학습과 분리시켜 구획지어 바라보기도 하였다. 알아야 할 것, 학습해야 할 것과 흥미는 별도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학습은 인지적인 활동이지만 흥미는 인지적인 측면과는 분리된 재미있는 활동이라는 이분 법적인 구분이 내재되어 있었다. 아래의 발언들은 유아들이 흥미를 느끼는 것과 배워야 할 것은 다른 것이며 두 가지는 양립하기 힘든 것으로 여겨지고 있음을 드러낸다.

    따라서 학습을 위해서는 지식과 기술을 요하고 정적이며 탐구적인 활동을 하는 반면, 유아들의 흥미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동적인 신체 활동이나 놀이, 특별히 인지적 기술을 요하지 않는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박수정 교사는 지금까지의 활동 중 유아들의 흥미가 비교적 많이 반영되었다고 느낀 활동의 예시를 제시해 달라는 연구자의 요청에 다음과 같이 전통놀이 활동을 언급하였다.

    김영은 교사에게 유아들의 흥미와 연관된 학부 때의 수업이나 활동은 “손유희나 막 이런 부분... 활동, 그러니까 신체 활동 쪽으로”(2차면담, 2012. 10. 16)라는 사실도 유사한 의미를 담고 있다. 정지희 교사 역시 학부모들에게 학습의 결과물을 보여야 하는 활동과 흥미를 반영한 활동을 아래와 같이 구분한다.

    이러한 구분에 의해 결국 배워야 할 것과 흥미는 함께 갈 수 없는 관계에 놓이게 된다. 흥미는 즐거움과 재미로만 발현되므로 인지적 활동과 결합될 수 없으며 힘든 인지적 활동인 학습 중의 휴식처와 같은 의미를 담게 되는 것이다. 김영은 교사의 “수업의 목적은 흥미가 아니니까요. 흥미를 찾아주는 거, 그런 식으로 수업은 생각해 보지 않은 것 같아 요.”(1차면담, 2012. 10. 9.)라는 말이나 “좋은 교사, 수업 잘하는 교사에 대해서는 고민해 보기도 하지만 흥미는 별로... 그냥 재밌는 분위기 만들기 정도?”(3차면담, 2012. 12. 10)라는 박수정 교사의 발언은 참여교사들이 흥미와 학습을 함께 놓고 고민하기 보다는 교육 활동과 흥미의 반영을 다른 것, 구분되는 것으로 바라봐 왔음을 잘 보여준다.

       4. 흥미 유도하여 목표 달성하기

    흥미와 학습이 분리되고 흥미=관심 보이기, 즐거움으로 여겨짐에 따라 흥미가 학습을 위한 수단으로 자리매김 될 수 있다. 즉, 흥미를 유도하여 학습을 위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참여교사들은 흥미와 학습은 함께 갈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흥미는 재미와 즐거움을 통해 유아들의 집중과 참여를 유도하므로 학습에 활용될 수 있으며 목표 달성에 유용하다는 인식과 태도를 보였다. 물론 학습 수단으로서의 흥미를 이야기할 때 흥미의 의미는 그들이 이야기한 “유아들이 스스로 찾아낸 진짜 흥미”라기 보다는 교사들이 유아들에게 “심어주는 흥미”였다.

    이러한 심어주는 흥미는 교사들에 의해 수업을 보다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오로지 학습 목표를 달성하는데 봉사하는 역할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즉, 학습 수단으로서의 흥미가 되는 것이다. 박수정 교사는 이를 “사전활동 정도에서 흥미를 좀 유발해 주고 뒤에서 빡세게”(2차면담, 2012. 10. 17.)라고 표현하며, 그래야만 수업의 핵심내용에 대한 유아들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으므로 수업 목표 달성에 유리하다고 주장하였다. 다른 두 교사들 역시 자신의 수업과 흥미의 관계에 대해 아래와 같이 표현하였다.

    정지희 교사에게 그렇게 수업의 목표 달성을 위해 흥미를 활용하는 예시를 알려달라고 하자 정 교사는 음악회를 위해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라는 노래를 가르쳐야 했던 순간을 이야기하였다.

    본 연구자가 관찰했던 참여 교사들의 교실 실천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사들은 유아들의 흥미를 끌어내기 위해, 혹은 유아들에게 “흥미를 심어주기” 위해 수업을 재미있게 만드는 장치들을 두었고 유아들의 반응을 살폈다. 때로는 교사 스스로 먼저 흥겨움을 보이면서 재미있겠다는 말을 꺼내며 반응을 유도하기도 하였다.

    교사가 동화를 들려주겠다고 하고 컴퓨터를 켜고 PPT 화면을 열자 ‘바람이 불었어’가 나온다. 몇몇 유아들은 또 그거냐고 불평을 하지만 박 교사는 “오늘은 이거 말고 또 뭔가가 있을 거예요.”라고 말한다. 박 교사의 말에 아이들은 “뭐 예요?”하고 묻거나 자기들끼리 “뭐지?” “뭐지?” 한다.

    박 교사는 아이들의 궁금증에 대답을 해 주지 않은 채 동화를 들려준다. 동화가 끝난 후 박 교사는 다시 유아들에게 물건이 바람에 날아 가버리면 기분이 어떨지 질문을 하고 각각의 기분에 따라 어떤 표정을 지을까 물어본다. 유아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말하고 나자 오늘은 물건을 준비해서 동극을 할 것이며 각자 해당되는 물건이 날아갈 때의 기분과 그에 맞는 표정을 지어보기로 하자고 말한다.

    위 활동에서 박 교사는 아이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자신이 먼저 과장된 몸짓과 표정을 보임으로써 유아들에게 재미있을 것이라는 암시를 하고 있다. 또한 “재미있겠지”라는 표현을 연달아 두 번이나 사용하면서 유아들의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유아들을 흥미롭게 하려는 것이 박 교사 의도가 아님은 학습목표를 간과하지 않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박 교사는 학습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적절한 감정 표현하기’의 중요성을 자신의 시범과 “맞는 표정”을 강조함으로써 드러내 보이고 있다. 재미있을 것임을 약속하여 관심을 유도하면서도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위에서 언급한 “흥미를 좀 유발해 주고 뒤에서 빡세게”라는 발언이 실천에서 드러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학습의 수단으로 ‘흥미를 심어주는’ 것을 통해 활동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이다.

       5. 흥미 ‘심어주기’의 전략

    교육 현장에서 유아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흥미를 활동에 반영하여 확장,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습 수단으로서 흥미(관심, 재미)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참여교사들의 표현처럼 흥미를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참여교사들의 교육 실천을 관찰하면서 이들이 몇 가지 전략들을 주로 사용하여 유아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흥미를 ‘심어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비록 진정한 유아들의 흥미 반영은 아니지만 참여교사들 나름의 이해와 방식으로 흥미를 교육실천에 반영하는 전략들인 것이다. 주요 사용 전략으로는 ‘비밀’ 활용하기, 제한적으로라도 유아들의 의견이나 취향 반영하기, 재미있는 요소 추가하기 등이 있었다.

    그 중 ‘비밀’ 활용하기는 주로 수수께끼나 비밀주머니 제시 등의 형태로 사용되었지만 교사의 계획을 묻는 유아들의 질문에 “비밀이야”라고 대답하거나 “글쎄 뭘까?”라는 식으로 반응함으로써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였다. 위의 하늘반 활동의 경우에도 박수정 교사 는 “오늘은 이거 말고 또 뭔가가 있을 거예요.”라고 하면서도 무엇인지 말해주지는 않는 방식으로 유아들을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식의 ‘비밀’ 활용은 다른 반의 활동들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었다. 열매반의 정지희 교사도 미술활동을 진행하면서 유아들에게 “자리로 가면 낙엽 붙일 종이를 나눠줄 건데 거기에 또 비밀이 있어”(관찰노트, 2012. 10. 11)라고 하거나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설명하면서 초성 힌트를 제시하는 방법을(관찰노트, 2012. 11. 14) 사용하였다. 김영은 교사의 경우는 바람과 관련된 활동을 하며 “오늘은 바람이 날려버린 것 하나를 가져왔어요. 여기 비밀 주머니에 넣어 뒀는데 뭘까요?”(관찰 노트, 2012. 10. 18)라고 도입을 하거나 별자리 활동을 하던 중 유아들이 산만해지자 다음 소개할 별자리를 수수께끼로 제시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였다(관찰노트, 2012, 11. 13).

    또한 교사들은 수업의 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 유아들의 의견이나 관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이러한 전략의 사용은 유아들을 순간적이나마 즐겁게 만들거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렇듯 유아들을 즐겁게 만들고 보다 흥미를 가지고 참여하도록 하는 또 다른 전략으로 활동에 유아들이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요소를 첨가하거나 게임이나 신체표현 등의 확장활동을 제시하는 방식 역시 보편적인 것이었다. 예를 들어 정지희 교사는 시계 읽는 법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가리킨 시간을 유아들에게 맞추게 하는 것을 반복하다가 “이번엔 스탑 게임 해 볼까?”라며 유아들을 한 명씩 나오게 하여 교사가 작은 소리로 알려주는 숫자만큼 해당 유아가 손뼉을 친 후 그 숫자만큼 더한 시간을 다른 유아들이 알아 맞히게 하는 방식으로 변형을 하였다(관찰노트, 2012. 11. 29.). 이러한 전략의 사용으로 유아들은 반복되던 시간 읽기에 성의 없이 대답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손가락으로 손뼉의 숫자를 세거나 고개를 까딱이는 등 보다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아래의 박수정 교사의 경우도 재미있는 요소 첨가하기의 또 다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흥미 ‘심어주기’의 전략들은 유아들을 궁금하게 하거나, 즐겁게 만들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하고 있다고 느끼게 한다. 따라서 유아들은 교사가 계획한 활동에 보다 집중하게 되고 교사가 생각한 활동 목표 달성에 가까워지게 된다. 이런 측면들을 고려할 때 연구 참여 교사들이 흥미를 학습 목표를 달성하고 효과를 증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자신들의 생각을 특정한 전략을 사용하여 그들의 교실 실천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흥미에 관해 유아교사들이 어떻게 이해하는지 알아보고 그들의 생각이 교실 실천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탐색하는데 목적이 있다. 수집된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교사들은 흥미를 단순한 개념으로 받아들이면서도 그러한 단순 개념과는 구분되는 진짜 흥미와 그의 교육적 가치에 관해 언급하는 등 중층적 이해를 드러내며 흥미를 애매하면서도 어려운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였다. 또한 유아들이 표출하는 흥미의 다양성, 구조 화된 교육 현실, 학부모의 기대와 평가, 교사 자신들의 문제 등으로 인해 현재의 교육 상황에서는 흥미를 반영한 교육 실천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주로 자신들의 계획에 따른 구조적인 활동을 제공하고 있었다. 참여교사들에게 있어서 흥미는 재미있는 활동, 학습은 인지적 활동으로 분리된 것으로 이 두 가지의 활동을 구획 짓기도 하였다. 따라서 해당 교사들에게 흥미는 학습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간주되었다. 실제 교육 실천에서도 교사들은 유아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비밀’을 활용하거나, 힘들고 지루할 수 있는 수업 분위기를 바꿔줄 수 있는 재미있는 요소들을 배치하고, 수업 목표와 계획된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유아들의 관심과 의견을 수용해 주는 등의 전략을 사용하여 흥미를 학습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의 교육적 함의를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 드러난 흥미에 관한 유아교사들의 중층적 이해와 애매하면서도 어려운 개념으로서의 흥미는 이들에게 흥미가 일상적으로 익숙한 개념이면서도 교육학적으로 정확하게 이해되지 않은 개념임을 말해준다. 흔히 접한 개념이면서도 단편적 이해와 혼란, 오 개념이 혼재된 상태인 것이다. 특히 이들이 흥미 자체를 재미나 호기심 등의 감각 적•정서적 흥분 상태로 치환시키는 사실은 많은 교육자들이 겪어온 혼란과 유사하다(고윤희, 이기영, 2004; 박준영, 2001; 양은주, 임황룡, 2010; Peters, 1981). 흥미는 단순히 관심을 보인다는 뜻으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이기도 하지만, 교육학에서는 흥미 대 노력의 이원론적인 대립을 넘어서는 개념으로 Dewey에 의해 재정립된 철학적 개념으로 사용된다(김태오, 1992). 따라서 일상적 개념과 Dewey의 교육학적 개념의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하지 않는다면 개념의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Dewey에 의해 재정립된 교육학적 개념으로서의 흥미 역시 지속성과 발전성을 가진 지적 작용으로서의 측면만이 아니라 일차적•감각적 관심의 측면도 포함하고 있으므로(김무길, 2008; 양은주, 2003) 이러한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은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Peters(1981)는 흥미를 즉각적 욕구 및 재미 차원의 심리적 흥미(psychological interest)와 추구할 가치가 있으며 그 과정에서 학습자에게 이익이 되는 규범적 흥미(normative interest)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구분은 머릿속의 구분으로, 흥미 자체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거나 심리적 흥미를 무조건 평가 절하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이 유용할 수 있는 것은 심리적 흥미 자체는 일종의 정서적 욕망으로서 교육적 가치를 지닌 흥미와 구분되어야 하며, 심리적 흥미만으로는 학습의 심화된 결과를 보장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점이다(김무길, 2008). Dewey(1976) 역시 “잠정적이거나 즉각적인 흥분을 주는 것과 지속적으로 계속 영향을 주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p. 94)고 말한다.

    본 연구의 참여 교사들이 흥미의 교육적 가치나 진정한 흥미가 유발해 내는 특성 등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하는데 반해 흥미의 개념에 대해서는 단편적으로 여기거나 혼란스러워함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흥미의 구분은 많은 유아교사들이 흥미의 개념을 보다 명확히 이해하도록 돕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유아교육과정을 다루는 교재들이나 안내서에서는 주로 흥미의 중요성과 역할만을 강조하고 있을 뿐 흥미의 개념과 교육적 적용에 관해서는 심층적 이해와 고민의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이원영, 2007).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여 유아교사들에게 흥미의 개념과 관련하여 다양한 학자들의 견해와 주장을 제시하여 비교, 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흥미의 본질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함으로써 교사들의 이해를 심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유아들의 일상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즉각적이고 정서적인 반응과 학습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흥미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관찰과 분석의 시간을 마련하는 것 역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교사들이 흥미를 학습과 분리하여 바라보고 인지적 활동과 흥미 위주의 활동을 구획지어 생각하는 것은 의미 있고 성공적인 교육 활동을 계획, 수행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여 관심을 집중시키고 재미있는 활동으로 이끌었다고 할지라도 의미 있게 학습된 내용이 없거나, 유아에게 적절한 학습 내용을 다루었어도 학습자인 유아들의 흥미와 관심, 탐색 의지는 무시한 채 교사에 의해 주도된 경우 모두 성공적인 활동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결국 성공적인 교육 활동이란 유아들의 흥미와 의미 있는 교육 내용이 함께 가야 하는 것인데 양자를 인위적으로 나누며 대립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성공적인 교육의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양은주, 임황룡, 2010).

    특히 연구 참여교사들이 흥미를 학습과 분리된 비인지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유아들이 흥미를 보이는 활동을 신체표현이나 음악, 놀이, 등의 동적이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활동 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유아들의 내면적 흥미에 기초한 진정한 탐색활동의 기회를 제한하게 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감각적 자극에 끌리며 본능적인 즐거움을 느끼지만 그러한 즉흥적이고 우발적인 흥미는 지속성을 가지지 못하며 활동을 단순한 오락거리에 머물게 만든다(Chambers, 1983). 교육에 흥미를 반영함에 있어서 이러한 오락성의 가미는 더 큰 자극을 갈구하게 하고 유아들의 바람직한 학습태도 형성을 방해한다. Dewey(1938/1997) 가 교육의 요소를 흥미와 노력의 이분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자아와 흥미 대상의 끊임없는 교호작용을 강조한 배경 중 하나도 바로 감각적 흥미 추구로 인한 지적 태도의 손상에 대한 우려였다.

    이처럼 흥미는 재미있는 활동, 학습은 인지적 활동으로 분리하여 바라봄은 성공적인 교육활동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유아들의 진정한 학습 기회를 제한하고 학습태도 형성을 방해하게 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교육 실천을 계획하고 안내하는 교사들이 이분법적 시각을 극복하고 흥미와 학습의 통합을 추구하며 그 접점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흥미와 학습은 저절로 통합되는 것이 아니다. 유아가 처음 보이는 단순한 흥미는 교사들의 안내에 의해 정련되어 중재된 흥미(mediated interest)로 변화하고 탐색의 방향을 만들어내고 성취의 의지를 강화시키게 된다(이원영, 2007; 최한수, 1998). 따라서 교사들이 흥미 개념을 올바로 이해하도록 돕는 것과 동시에 흥미와 학습이 만나는 지점과 방법들에 대해 다양하게 고민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다양한 교사교육을 통해 유아들의 초기 흥미를 탐색하고 이를 기존 지식이나 경험과 연결시킬 수 있는 시점과 방법을 찾는 기회들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며, 연구자들 역시 교사들의 중재에 의해 유아들의 흥미가 확장, 심화되어 학습으로 연결되는 사례들을 다양하게 분석, 보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셋째, 흥미를 학습과 분리되어 바라보는 것을 넘어 흥미를 학습 목표의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현상 역시 유아들을 단순 자극에 반응하게 하고 자발성을 저해함으로써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학습을 어렵게 만든다. 이원영(2007)에 의하면 교사에 의해 가장(假裝)된 가짜 흥미는 활동의 지속성을 떨어트리고 유아들을 기계적이고 타율적으로 반응하게 만듦으로써 잠재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차단한다. 감각적 흥미에 의한 반응으로 학습의 순간적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유아들을 ‘심어준’ 흥미에 길들이게 되고 이로 인해 주체적 이고 능동적인 학습의 즐거움을 경험할 기회를 제한하게 되는 것이다. “학습할 대상을 흥미롭게 “만들어야” 한다면 그것은 이미 진정한 흥미가 결여된 상태이다”(양은주, 2003, p. 183). 이렇듯 흥미가 반영되지 못하고 ‘심어진’ 흥미만이 존재하는 활동에서 유아들은 내면적인 탐색의 힘을 성장시키지 못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김무길, 2008).

    따라서 유아교사 및 교육자들은 교육 현장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가장(假裝)된 흥미를 문제화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 많은 대학교재에서조차 ‘도입-유아들의 흥미를 이끈다.’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고 비밀 주머니나 수수께끼 혹은 또 다른 흥미를 ‘끄는’ 요소들을 안내하고 있다. 흥미가 수단화되어 흥미 ‘심기’에 열중하게 되는 상황이 낳을 수 있는 문제점들을 연구하고 심도 있게 토론함으로써 경각심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들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본 연구의 참여 교사들이 진정한 흥미반영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언급한 구조화된 교육 현실이나 학부모의 기대와 요구, 교사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다양한 완화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시공간의 활용, 경직된 교육과정 적용 등 구조화된 교육의 문제점은 이미 많은 학자들에 의해 지적되어 왔다(곽향림, 안경숙, 2010; 김희연, 정선아, 2006; 양옥승, 2002; Dahlberg, Moss, & Pence, 2000). 학부모의 기대와 요구로 인한 교육 현장의 어려움 역시 긴장관계를 넘어 상호 이해와 협력의 관계로 나아가야 함과 교육적 요구와 관련한 사회적 인식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김희연, 정선아, 오문자, 2005; 방유선, 권귀염, 2011; 배지희, 2002; 이명순, 2011). 이러한 논의들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교사들과 함께 현실적인 변화의 출발점들을 찾아가며 다양한 사례들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안정된 수업의 추구나 유아 흥미반영으로 인한 통제권 상실의 우려, 흥미반영 방법에 대한 막연함 등 교사들 스스로가 지닌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교사들이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자기 성장의 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교사들은 자신들의 고민이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느끼고 같은 어려움에 처한 동료들의 다양한 대처 사례들을 공유하면서 자신의 실천을 보다 면밀하게 들여다보게 된다(이부미, 2008; 조선경, 2006). 따라서 상호간의 정서적인 지원과 함께 실천적 지식을 나누고 협력적 반성(cooperative reflection)이 일어날 수 있는 교사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도록 기관과 대학 차원에서의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교사들의 실질적 요구를 파악하여 유사한 상황과 어려 움에 직면한 교사들을 소그룹으로 구성, 그들이 필요로 하는 교사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흥미반영의 막연함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흥미에 대한 유아교사들의 이해와 실천에 적잖은 혼란과 어려움이 존재하며, 이는 성공적인 교육활동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유아들의 지적 성장과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학습태도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흥미의 개념과 가치, 학습자에게 미치는 영향, 교육에 있어서의 적용 방법 등에 대한 보다 심화된 논의와 교육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흥미와 관련된 다양한 현장의 사례와 교사교육과 관련된 연구 역시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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