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학습자문학이 읽기 이해 및 어휘 학습 능력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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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Yu, Minae. 2014. The effects of Language Learner Literature on reading comprehension and vocabulary learning of Korean language. Journal of Korean Language Education 25-4: 77-108. This study aimed to investigate how students can improve their reading comprehension and vocabulary in Korean by comprehensible input modification. To meet the goal, language learner literature was made and experiment has been run four times from May 7 to June 8; the subjects were divided into experimental and control groups. The results were as follows. Initially, incidental vocabulary learning is possible by using language learner literature. While incidental vocabulary learning had been taken place just 10 times(2.0%) among the control group during reading process, the experimental group had made incidental vocabulary learning 40 times(8.0%). Therefore language learner literature had a positive impact on incidental vocabulary learning. Secondly, it is possible to acquire foreign language learning by using language learner literature as comprehensible input(i+1) mechanism. At the beginning, the language level of the controlled group was slightly higher than that of the experimental group with a difference of 34 words; however, at the end, their score was narrowed down to 2.8 points between the two groups. There were no significant difference on <봄밤> vocabulary list and summary as the experimental group scored 36 and the control group scored 44. Thus, this study emphasized the language learner literature as one of the ways to pursue the integration of language and literature.

  • KEYWORD

    언어학습자문학 , 이해 가능한 입력 , 우연적 어휘 학습

  • 1. 서론

    문학의 언어는 구어적이고 실용적이며 관용 표현이 풍부하므로 문학 작품은 의사소통 능력 신장을 위한 언어 교육 자료이면서 한국 언어문화를 동시에 학습할 수 있는 문화 교육 자료가 된다. 특히 문학 작품 속의 어휘들은 작품의 배경과 상황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문화와 어휘 교육을 통합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콜리와 슬레이터(Collie & Slater, 1987)에 의하면, 문학은 가치 있고 권위 있는 자료를 지니고 있어, 신문, 광고문에서 보충할 수 없는 고급스러운 문장을 익힐 수 있게 하고, 묘사하기, 풍자하기, 비유하기와 같은 고급스러운 언어 능력도 학습할 수 있게 한다. 또 문학에는 문화적인 정보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학습자들에게 매우 유익하며, 문학 작품을 읽음으로써 독자인 학습자는 상상력의 세계를 넓혀 고급스러운 언어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보았다.1)

    그러나 학습자에게 문학 작품의 원문을 그대로 제시하였을 때 실제적인 언어 자료로서의 가치는 있으나 어휘의 난이도 및 관용적 표현 등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학습자에게 문학 작품의 원문을 그대로 제시하는 것과 학습자의 언어 수준에 맞는 수정된 문학 작품을 제시하는 것 중 어느 경우가 학습자의 읽기 능력 신장에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의 여지가 있다. 지난 수년간의 실험 연구들에서는 원문 텍스트와 수정된 텍스트의 효과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으나, 일관된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문 텍스트와 수정된 텍스트가 학습자의 읽기 학습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질적 연구를 통해 좀 더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읽기 과정에서 언어학습자문학을 제공하였을 때, 읽기 이해력 향상 및 비의도적인 어휘 학습이 일어나는지 살펴보고자 다음과 같은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2)

    1)이에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 토핑(Topping, 1986)은 문학 작품에서 예술적 표현들이 외국어 학습자에게 적절하지 않다는 점, 문학 작품에서 사용되는 목표 언어와 문화는 현대가 아닌 과거의 모습을 반영하기 때문에 외국어 학습자가 현대적인 목표 언어와 문화를 학습하는 데 장애가 있다는 점, 문학 작품은 원어민에게도 어려운 글이며, 외국어 학습자에게 필요 이상으로 복잡한 언어를 제시하여 학습자의 학습 동기 저하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들었다.  2)일회적인 실험으로 학습자의 읽기 이해 능력을 평가하고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본 연구는 읽기 과정에서 비의도적으로 어휘 학습이 일어나는지 주목한 실험 연구임에 의의를 두었다.

    2. 제2언어 학습자를 위한 언어학습자문학

       2.1. 선행 연구

    본 연구에서는 언어학습자문학을 제시할 경우 학습자의 읽기 이해력과 우연적으로 어휘가 학습될 가능성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 먼저 영어교육에서는 언어학습자문학의 효과성을 연구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대표적으로 유희슬(1998), 심홍정(2001), 양민화(2001), 강완희(2004), 목양주(2004)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강완희(2004)는 제2언어 학습자를 위해 만들어진 언어학습자문학을 활용하여, 이를 고등학교 영어수업에서 다독 프로그램으로 적용하여 그 효과를 알아보고 앞으로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에 천안시 소재 인문계 고등학교 여학생 35명을 대상으로 4개월에 걸쳐 일주일에 한 시간씩 배당된 창의적 교과 재량활동 시간에 150여 권의 언어학습자문학을 구비하여 다독 프로그램을 시행하였다. 언어학습자문학을 활용한 다독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독해력과 어휘력에서 유의미한 향상을 가져 왔을 뿐만 아니라 학습자의 자율성을 신장시키고, 수준에 맞는 교재를 선택하여 자기 주도적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선행 연구는 언어학습자문학을 다독하면 읽기 및 어휘 향상에 유의미함을 도출하였다. 이 뿐만 아니라 기존의 정전 중심의 문학 교육에서 벗어나 언어학습자문학으로 교육적 시각이 전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한국어교육에서도 언어학습자문학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오지혜(2013)에서는 기존 문학 교육에서의 정전(canon)과 외국어 문학 교육에서의 언어학습자문학에 대한 국내외 논의를 살펴보고, 제2언어 혹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 특히 국외 한국어 문학 교육에 있어서 문학 제재 구성의 기초 작업으로서 언어학습자문학의 교육의 틀과 원리를 제시하였다. 즉, 언어학습자문학 모형은 언어 중심 교육을 위한 병존 언어 교육 관점, 문화 중심 교육을 위한 내용 보호 교육 관점, 개인 성장 중심 교육을 위한 테마 중심 교육 관점의 세 측면으로 나누어 교수요목을 설계할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또 언어학습자문학으로 개작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로 텍스트 수정이 있으며, 이에 대한 논의는 크게 입력 수정이 학습자의 독해력을 향상시켜 준다는 긍정적인 입장과 부정적인 입장으로 나뉜다. 학자에 따라서는 입력 수정의 유형을 단순화(simplification)와 상세화(elaboration)로 구분하여, 단순화된 교재에 비해 상세화된 교재가 학습자의 독해력을 증진시켜준다고 주장하였다.(Yano, Long & Ross, 1994; Oh, 2001)

    야노 외(Yano et al, 1994)에서는 483명의 일본인 대학생들에게 각각 3유형의 텍스트, 즉 원문 텍스트(authentic text), 단순화된 텍스트(simplified text), 상세화된 텍스트(elaborated text)를 제시하여, 단순화된 텍스트와 상세화된 텍스트가 대학생들의 읽기 이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다. 학습자들에게 13개의 지문을 읽게 하고, 이후 선다형으로 구성된 30개의 문항을 풀게 하여 학습자의 이해력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단순화된 텍스트를 읽은 학습자의 이해력 점수가 가장 높았으나 상세화된 텍스트를 읽은 학습자의 이해력 점수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하였다. 또한 오(Oh, 2001)에서도 영어교육에서 중급 수준인 한국 고등학교 2학년 180명을 대상으로 단순화된 텍스트와 상세화된 텍스트가 학습자의 읽기 이해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다. 그 결과 원문 텍스트를 읽은 학생들의 이해력 점수가 가장 낮았으며, 단순화된 텍스트와 상세화된 텍스트를 읽은 학습자들의 독해 점수에 있어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하였다. 반면, 료(Leow, 1993)에서는 단순화된 텍스트가 학습자의 이해력과 수용(intake)에 주는 영향을 연구하였는데, 단순화된 텍스트를 읽은 학습자가 이해력 점수가 더 높았으나 이것이 수용(intake)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하였다. 즉, 입력 수정이 학습자의 실제 목표 언어 사용을 향상시키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영(Young, 1999)에서도 학습자의 요약(written recall) 평가 결과를 통해 수정된 텍스트와 원문 텍스트가 대학생들의 읽기 이해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는데, 수정된 텍스트를 읽은 집단의 선다형 이해력 점수가 더 높았으나, 요약하기 점수는 두 집단 모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다만 수정된 텍스트를 읽은 집단에서 텍스트의 주요 정보를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한다.

    이와 같이 입력 수정과 관련된 선행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입력 수정이 학습자들의 읽기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지 일관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입력 수정을 한 언어학습자문학이 읽기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2.2. 언어학습자문학(Language Learner Literature)

    일찍이 외국어 교육에서는 문학의 가치와 그 교육적 효용을 인정받음에 따라 문학을 활용하는 다양한 교수 학습 방법이 대두되었다. 그 방안 중의 하나로 영어교육에서 데이와 뱀포트(Day & Bamford, 1998:64-97)는 제2언어 학습자를 위한 읽기 자료로 ‘언어학습자문학’을 제안하였다.3) 언어학습자문학은 주로 청소년 문학(young adult literature), 아동 문학(children’s literature)과 유사한 용어로, 이는 어형과 문형에 따른 수준/단계별 교재(graded readers), 안내 교재(guided readers)뿐만 아니라 교수 변인을 고려하여 원작 그대로의 것과 줄여지거나 요약되거나 개작된 텍스트를 모두 포함한다.4) 이는 외국어교육에서 정전 교수의 어려움과 난해함을 극복하고 목표 문화와 문화에 대한 문식성(literacy)을 넓히고자 적용한 교육 방안의 하나이다.

    그러나 언어학습자문학은 실제 원문 텍스트와 비교하여 부정적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데이와 뱀포드는 단순화(simplification)라고 해서 반드시 원본의 진정성(authenticity)을 파괴하는 것은 아니라 언어 학습자라는 독자를 염두하고 쓴 문학으로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글의 특성을 담고 있다고 보았다. 실버스테인(Silberstein, 1994)에서도 읽기 교재는 편집되었다 해도 실제적인 텍스트가 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언어학습자문학은 학생들이 마주치게 되는 실제 세상과 통사, 담화구조, 어휘, 내용의 면에서 닮아 있다는 점에서 실제성이 있고, 모든 수준의 학생들은 그들의 읽기 목적에 부합하는 실제적인 텍스트들을 대해야만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논의를 종합해 보면, 언어학습자문학은 단순화나 정교화가 덜 된 작품이 아니라 모든 실제적인 글의 완전성을 표방하고 그 자체로 독자와 작가 사이에 완전히 의사소통이 실현되는 장이다. 따라서 단순화된 텍스트와 실제성 있는 텍스트는 서로 배타적인 개념이 아니라 단순화된 텍스트도 자연스러운 자질들이 있다면 실제성 있는 텍스트가 될 수 있다. 결국 언어학습자문학의 성공과 실패는 ‘독자의 반응’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담론하에서 언어학습자문학은 다독(extensive reading)뿐만 아니라 자발적 독서(voluntary reading)을 가능하게 하는 이점이 있다. 박성수·강완희(2004)에 따르면 학생들의 흥미와 수준에 맞는 다독을 하게 된다면 유창한 읽기의 기본이 되는 시각 어휘(sight vocabulary)5), 일반 어휘, 세상에 대한 지식을 발전시키고, 학생들에게 제2언어 읽기에 대한 자신감과 긍정적 태도를 줄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언어학습자문학은 학습자 중심성에 기반을 두고, 제시한 문학작품을 다양한 수준의 작품으로 제공하는 것에 교육적 의의가 있다.

       2.3. 이해 가능한 입력(comprehensible input)

    크라센(Krashen)이 주창한 입력 가설(Input hypothesis)에 의하면 이해 가능한 입력은 제2언어 습득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다. 즉 언어 습득이 이루어지기 위한 중요한 조건으로 현재 학습자의 언어 능력 수준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의 언어 입력이 제공되어야 하며, 이때 학습자가 그 언어 입력의 대부분을 이해하고 나머지 부분은 스스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서 학습자의 언어가 발전해 나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크라센은 제2언어의 입력은 이해 가능해야 하며, 학습자의 현재 수준보다 위의 단계(i+1)로 제시되어야 습득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하였다. 다만 주의할 것은 언어 입력이 학습자의 현재 언어 수준보다 너무 높거나(i+2), 학습자의 현재 수준과 비슷하거나(i+0), 지나치게 학습자의 수준보다 쉬워서(i-1) 학습 의욕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 읽기는 이해 가능한 입력을 제공하였을 때 어휘의 우연적 습득이 일어날 수 있다.6) 그러나 크라센이 제시한 이해 가능한 입력(i+1)의 개념이 모호하며, 어떤 특정한 입력이 학습자에게 이해 가능한 입력으로 작용할 것인지를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 한계에 도전하여, 이해 가능한 입력에서 말하는 현재 자신의 수준보다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 무엇인지 밝히고자 한다. 따라서 언어학습자문학을 활용하여 어느 수준 혹은 단계의 ‘이해 가능한 입력’을 제시하였을 때, 다른 두 집단이지만 궁극적으로 목표 도달점이 같아질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3)“We see the term language learner literature as analogous to the terms young adult literature and children’s literature – established genres in their own right. It includes fiction and nonfiction, original writing, and texts adapted for language learners. Language learner literature includes books of all kinds, as well as magazines and newspaper produced especially for second language learners. If it is available in the language you teach, language learner literature is the obvious first choice of reading material for all but advanced learners.” (Day & Bamford, 1998)  4)외국에서 출판된 언어학습자문학으로는 Oxford Progressive English Readers, Oxford Hot Short Puzzles, Oxford Storylines, Oxford Bookworms Black series, Oxford Bookworms Green series, Heinemann Guided Readers, Longman Classics, Longman Originals 등이 있다.  5)시각 어휘(sight vocabulary)란 시각적이고 자동적으로 인식되는 어휘를 말한다.  6)이것은 학습자의 현재 발달 단계와 다음 단계 사이의 은유적 공간인 비고츠키(Vygotshky)의 근접 발달 영역(Zone of Proximal Development: ZPD)과도 유사한 개념이지만, 근접 발달 영역의 전제는 학습자들이 혼자서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학습자들을 돕기 위해서 타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회적 상호작용주의자들의 관점으로부터 나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3. 연구 방법 및 분석 결과

       3.1. 실험 설계

    (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고급 및 그 이상 수준의 유학생 10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고급 수준의 학습자 5명은 서울 소재 대학교의 부설 어학원의 연구반에서 수강 중인 학생들이고, 고급 이상 수준의 학습자 5명은 서울 소재 대학교에서 한국어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외국인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였다.7) 이들은 텍스트의 유형에 따라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으로 나누었다. 즉 고급 수준의 학습자 5명은 실험집단으로 설정하여 언어학습자문학 텍스트를 제시하였고, 고급 이상 수준의 학습자 5명은 통제집단으로 설정하여 문학 텍스트의 원문을 제시하였다.8)

    (2) 실험 도구 및 자료

    본 연구에서는 문학 작품의 원문 텍스트와 언어학습자문학 텍스트, 어휘 평가 도구를 구안하였다. 이 뿐만 아니라 읽기 활동 결과물로 요약지와 회상 인터뷰(retrospective interview)를 포함하였다. 실험 도구 개발 단계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❶ 본 연구에서는 권여선 작가의 단편소설 <봄밤>을 선정하였다. 먼저, 선행 연구에서는 작품 선정 기준을 다음과 같이 열거하였다.

    첫째, 학습자의 언어적 수준에 적합해야 한다. 둘째, 문학 작품은 현대적인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으나, 외국어 학습자에게 언어적으로 어려움을 주지 않는다면 고전 문학 작품도 읽기 교재로 적합하다. 셋째, 학생들이 다양한 문학 작품을 읽을 수 있도록 같은 주제의 글은 피하고 다양한 소재의 문학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넷째, 작품의 길이가 비교적 짧으며, 개인의 성장을 다룬 주제들, 비교적 단순한 구문과 문체로 구성된 것들이 외국어 학습자들에게 적절하다(Auther, 1968; Bright & McGregor, 1970; Cater & Long, 1991; Marckwardt, 1978; Mckay, 1982; Topping, 1988; 도은연, 2003:7에서 재인용).

    또한 윤영(1999)에서는 작품을 선정할 경우,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흥미 있는 작품이라는 점, 문학적 가치가 있는 자료라는 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 학습자들의 언어 능력에 적절하다는 점, 주어진 수업 시간 안에 소화할 수 있는 양이라는 점, 이 작품이 영상매체로 제작되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준에 의해 권여선의 <봄밤>을 선정하게 되었다.

    첫째, 학습자의 흥미를 고려하여 선정하였다. 학습자들은 한창 ‘사랑’에 관심이 많은 20대들로 구성되어 있어 학습자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학습자들의 언어 수준이나 배경 지식에 어려움이 없는 작품을 선정하였다. 이 작품은 비교적 단순한 구문과 문체로 표현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물들의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마치 배우들이 연기를 보는 듯하며,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인 ‘사랑’을 소재로 이해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였다.10)

    셋째, 문학작품으로서 가치가 있는지 고려하였다. 이 작품은 한국현대소설학회에서 1년에 한 번씩 편찬하는 「2014 올해의 문제소설」에 담긴 소설이다.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은 전년도에 출간된 소설들 중에서 대표적인 소설들을 대상으로, 350여 명의 전공 교수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것들이다. 그러므로 이 소설들은 당대 한국 사회의 여러 제반적인 모습과 다양한 현대 문화를 담고 있는 텍스트일 뿐만 아니라 언어적인 측면에서도 당대 유행하는 한국어의 어휘 및 표현들을 담고 있는 텍스트이므로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넷째, 작품의 길이가 비교적 짧으며, 개인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지 고려하였다. 이 작품은 30분에서 1시간 내에 읽을 수 있는 비교적 짧은 이야기이며, 문학 텍스트에 반영된 세계관은 목표 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다양한 삶에 대해 통찰하게 함으로써 학습자 개인의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

    ❷ 선정된 문학 작품의 어휘를 분석하고 목표 어휘를 설정하였다. 먼저 원문 텍스트를 문서화한 후에 21세기 세종계획에서 제공하는 ‘지능형 형태소 분석기 2.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어휘적 형태소와 기능적 형태소를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형태소 분석 결과를 엑셀 파일에 옮겨 정교화 작업을 하였다. 태깅 결과, 이 작품은 총 4,698 어절로 구성되었으나, 1차적으로 중복된 단어를 삭제하고 품사의 기본형을 중심으로 재정리한 한 결과 1,058개의 어휘 목록을 구축하였다.

    2차적으로 국립국어원(2003)의 ‘한국어 학습용 어휘 등급표’11)와 비교하여 고급 수준의 어휘 목록을 재선정하였다. ‘한국어 학습용 어휘 목록’에서 제시된 A, B, C의 등급은 각각 초급, 중급, 고급 단계로 견주어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고급 수준의 어휘를 중심으로 이해 가능한 입력의 효과성 여부를 밝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으므로 초급과 중급 수준의 어휘를 제외하였다. 따라서 한국어 학습용 어휘 목록의 A, B 등급과 <봄밤> 텍스트에 제시된 어휘 목록의 중복값을 찾아서 삭제하였다. 이는 엑셀에서 ‘조건부서식’의 ‘중복값’ 찾기 기능을 활용하여 중복되는 값에 색을 표시하게 했다.

    위와 같이, 중복된 460개의 단어를 삭제하여 총 598개가 단어가 남았다. 정치한 분석을 위해 또다시 연구자가 고급 수준의 어휘로 적절한지 검토한 뒤 최종 목표 어휘를 선정하였다.

    ❸ 앞서 선정한 목표 어휘를 고려하여 언어학습자문학 텍스트를 제작하였다. 학습자가 문학 작품 <봄밤>의 읽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에 대비하여 읽기 지원 방법을 제시하고자 하였으며,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12)

    첫째, 읽기 과정에서 학습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읽기 전(pre-reading), 읽기 중(while-reading), 읽기 후(post-reading) 활동을 제시하였다. 읽기 전 활동으로는 학습자의 흥미를 북돋기 위한 장으로, 작가를 소개하고, 개략적인 내용을 소개하였다.

    읽기 중 활동으로는 각 부분의 중요한 내용을 요약하여 제시하였다.

    읽기 후 활동으로는 읽은 것을 확인하는 질문이나 생각할 거리를 제시하였다.

    둘째, 외국인 학습자들이 읽기 과정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단어이므로 모르는 단어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에 도움을 주고자 어휘 설명을 덧붙였다. 이때, 예상 학습자(독자)를 고려하여 ‘모르는 단어’에 대한 기준은 국립국어원(2003)에서 제시한 ‘한국어 학습용 어휘 등급표’에서 초급을 제외한 단어를 중심으로 어휘 설명을 하였다.13) 어휘 설명 방식은 한글 프로그램에서 ‘덧말’ 기능을 사용하였으며,14) 가능한 쉬운 한국어로 풀어 적었고, 영어 원어가 있는 경우에는 병기하는 방식을 취했다. 또한 어휘 설명을 덧붙인 단어는 그 단어가 나올 때마다 반복하여 설명을 덧붙여 학습자가 자연스럽게 어휘를 기억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셋째, 학습자가 생생하고 즐거운 읽기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본문 중간에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삽화를 제공하였다.

    이 외에 본 연구는 읽기를 통해서 향상된 어휘 능력을 파악하는 것에 있지, 문법 능력의 향상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므로 읽기에 방해될 만한 어려운 문법은 가능한 쉬운 문법으로 대체하였다. 또 현대에 활발하게 사용하지 않는 ‘억병으로 취하다, 억병으로 마시다’ 등의 관용적인 표현은 순화하여 제시하였다.

    ❹ 마지막으로 사후에 학습자의 어휘력을 측정하기 위해서 이해 차원과 사용 차원으로 나누어 평가 도구를 구안하였다. 이해 차원에서는 어휘 평가지를 제시하였고, 사용 차원에서는 요약하기와 회상 인터뷰를 하여 확인하였다.

    앞서 선정한 목표 어휘 목록을 중심으로 어휘 학습 여부를 측정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제한된 시간에 모든 단어의 학습 여부를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1차시마다 10개의 어휘를 선별하였다. 비한자문화권 학습자와 한자문화권 학습자가 혼용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변수를 최소화하고자 한자 어휘를 최대한 배제하였다. 또 다의어일 경우를 고려하여, 본문에 제시된 부분을 약간 변용하여 예문을 제시한 후 볼드체 부분의 단어를 풀이하도록 하였다. 이때 학습자는 이해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에 처음 접한 어휘는 체크 표시를 하게 하여 우연적으로, 즉 비의도적으로 어휘 학습이 이루어졌는지도 분석하고자 하였다.

    요약하기는 읽기가 끝난 뒤 요약지에 간단히 줄거리를 포함하여 작성하게 하였고 이를 말뭉치로 구축하였다. 이후 회상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읽기 후 활동에 제시된 질문을 중심으로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때 학습자의 동의를 구하고 발화를 녹음한 뒤 전사하여 말뭉치 자료를 구축하였다.

       3.2. 실험 절차

    본 실험은 2014년 5월 7일부터 6월 8일까지 실시하였으며, 총 4회에 걸쳐 문학 작품 읽기, 어휘 문제 풀기, 요약하기 및 인터뷰로 구성하였다. 실험집단의 경우는 연구반 수업 이후 매주 수요일에 만나서 단체로 진행하였고, 통제집단의 경우는 개별적으로 시간을 정해 실험을 하였다. 각 차시별 진행 과정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실험 전에 간단한 주의 사항을 알려주고, 사전 동의서를 받은 후 실험을 실시하였다. 각 집단별로 제작된 문학 작품 읽기 활동은 일주일에 1회에 걸쳐 실시하였고, 책을 읽는 시간은 학습자에 따라 차이가 있었으나 1회당 15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어휘 문제를 풀 경우에는 제한 시간을 두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읽은 내용을 요약하게 하고 작품에 대한 감상 등을 인터뷰하였다. 인터뷰 내용은 동의를 구하고 녹음한 뒤에 전사하였다.

       3.3. 자료 분석 및 결과

    문학 작품을 활용한 읽기 학습이 학습자의 어휘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어휘 평가지와 요약지 및 회상 인터뷰 내용을 분석하였다. 전술한 바와 같이, 어휘 평가지는 해당 목표 어휘를 이해 차원에서 학습이 되었는지 파악하고자 하며, 요약지 및 회상 인터뷰는 사용 차원에서 학습이 되었는지 파악하고자 하였다.

    (1) 어휘의 이해 능력 분석 및 결과

    통제집단과 실험집단이 비의도적으로 학습된 어휘 양을 분석하여 각 집단별 어휘의 이해 능력을 비교하고자 하였다. 다시 말해, 어휘 평가지를 활용하여 목표 어휘를 이해 차원에서 얼마나 학습이 되었는지 집단별로 분석하였다. 이는 어휘 평가지에서 해당 단어의 뜻풀이가 맞은 경우에는 1점을, 틀린 경우에는 0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해당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아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에 처음 본 단어, 즉 모르는 단어라고 체크한 단어는 1점을 부여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0점을 부여하였다. 그리고 이 두 변수를 곱하였을 때, 1점이 되는 경우는 우연적으로 어휘 학습이 이루어졌다고 판단하였고, 이 결과는 다음과 같다.

    위와 같이, 두 변수의 값이 1인 경우, 즉 우연적으로 어휘 학습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파란색으로 표시하였고, 각 집단별로 우연적으로 학습된 어휘의 평균은 다음과 같다.

    통제집단은 어휘 학습이 이루어진 경우가 10회(2.0%)에 그친 반면, 실험집단은 40회(8.0%)로, 4배의 차이가 난다. 특히, 실험집단은 ‘응시하다(4명), 만취하다(4명), 수송하다(3명), 위장이혼(3명)’15)의 단어에서 두드러진 학습 효과를 보였다. 또한 각 집단별로 모르는 단어는 통제집단은 56개(11.2%), 실험집단은 90개(18.0%)로, 두 집단은 본질적으로 어휘 능력에 있어서 34개의 단어만큼 차이가 있으며, 이는 통제집단이 실험집단보다 약간 상회하는 수준임을 말한다. 그러나 정답 평균에 있어서는 통제집단과 실험집단의 차이가 2.8점으로, 점수 폭이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이는 실험집단이 우연적으로 어휘 학습이 활발히 이루어져 두 집단의 격차가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2) 어휘 사용 능력 분석 및 결과

    요약지와 회상 인터뷰를 통해서 우연적으로 학습된 어휘가 이해 차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사용 차원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먼저 각 집단별로 나누어 요약지를 문서화한 후에 ‘지능형 형태소 분석기 2.0’을 이용하여 어휘적 형태소와 기능적 형태소를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통제집단은 총 1,073어절이었고, 실험집단은 730어절이었다.

    이 결과를 엑셀에 옮겨 정교화 작업을 하였다. 1차적으로 중복된 단어를 삭제하고 품사의 기본형을 중심으로 재정리한 결과 통제집단은 433개, 실험집단은 283개의 어휘 목록을 구축하였다. 다음으로 학습자가 요약지에 표현한 어휘 목록을 토대로 <봄밤>의 어휘 목록과 비교하여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어휘 목록을 구축하였다. 즉 엑셀의 ‘중복값’ 기능을 사용하여 두 항목 간의 겹치는 어휘 목록을 확인하였고, 그 결과 실험집단은 36개, 통제집단은 44개의 어휘가 중복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또다시 위의 중복값 데이터 내에서 실험집단과 통제집단, 두 항목 간 겹치는 19개의 어휘를 확인하였고, 그 어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위와 같이 두 집단의 어절 수는 통제집단이 실험집단보다 많았지만 ‘<봄밤> 어휘 목록’과 비교했을 때는 비교적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실험집단은 아래와 같이 내용을 회상하는 과정에서 그 장면의 어휘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봄밤> 어휘 목록’과 중복되는 어휘 사용이 많았다.

    다음으로 회상 인터뷰를 통해서 학습들이 목표 어휘를 사용하는 데에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와 문학작품 혹은 언어학습자문학에 대한 학습자의 태도 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먼저, 학습자 자신이 여자 주인공이라면 어땠을지 상상하도록 하는 질문에 대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영경이가 좀 이해가 돼요.’, ‘영경이는 불쌍한 사람이에요’ 등 이런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실험집단과 통제집단 모두 영경이의 삶속에서 자신을 투영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문학 텍스트에 표현된 다양한 인간의 삶과 그에서 비롯된 갈등은 학습자를 고무시키고 그들의 경험을 불러내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터와 롱(Carter & Long, 1991)이 언급한 바와 같이, 문학텍스트에 반영된 세계관은 목표 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삶에 대해 통찰하게 함으로써 학습자 개인의 성장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학습자들이 학습된 어휘를 사용할 수 있는지 관찰하고자 유도 질문을 하였으나 측정된 어휘의 양이 미미하여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였다. 가령, 위와 같이 ‘알코올 중독, 만취하다, 분자’ 등의 단어를 표현하였으나 학습자들이 기존에 알고 있던 단어인 경우가 많아 목표 어휘를 사용 차원으로 나아갔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희미하게 알던 단어인 경우 상황 맥락에 맞게 표현해 봄으로써 학습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수적으로 실험집단에게 언어학습자문학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학습자의 태도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위와 같이 숲을 볼 수 있도록 전체 혹은 문단별 요약을 제시해 주는 부분에서 글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는 점, 어휘 설명이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어휘를 어떤 상황 맥락에서 쓰는지 알 수 있었다는 점, 그림을 통해서 상상하게 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언어학습자문학이 대체적으로 어휘 학습에 효과가 있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실험집단 학습자들은 문학 작품을 통해서 어휘를 학습하면 그 상황 맥락을 쉽게 떠올릴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어휘 뜻풀이는 유용하다고 하였다. 반면, 통제집단 학습자들은 처음에는 아는 단어가 별로 없어서 사전을 찾아가면서 읽어야 했지만, 지금은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하였다. 즉, 어휘력이 낮을 때는 단어가 읽기 텍스트 이해에 큰 역할을 하지만 수준이 높아질수록 어휘 설명이 있으면 어휘 뜻풀이에 초점을 두게 되어 읽기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였다. 따라서 개작 시에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어휘 설명의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겠다.

    7)본 연구는 약간의 수준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 가능한 입력을 제공하였을 때 그 수준이 유사해짐을 밝히고자 한다. 따라서 고급 수준과 고급 이상의 수준으로 구분하였다. 고급과 고급 이상의 수준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 지을 수 없으나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학습하고 있는 학습자 집단과 대학원에 입학해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는 집단은 수준 차이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다만, ‘약간’의 수준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위해 실험에서 제시한 어휘가 기존에 알고 있었던 어휘인지를 체크하게 했다. 이 결과 모르는 어휘의 수가 통제집단은 11.2%이고, 실험집단은 18.0%로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알고 있다고 체크한 단어일지라도 옳은 뜻으로 알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이에 제시된 어휘를 알고 있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학습된 어휘를 제외한 정답률을 확인하였으며, 통제집단은 28.4%이고, 실험집단은 19.6%이다. 이 결과 두 집단 간의 어휘력은 8.8%만큼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익명의 심사 위원이 지적한 바와 같이, 수준이 다른 두 집단을 대상으로 다른 텍스트를 제시한 결과를 비교하려면 집단 간의 수준 차이를 실험 전에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본 연구의 이러한 한계점을 인정하며 후속 연구를 기약한다.  8)익명의 심사 위원이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을 비교하는 연구에서 두 집단의 한국어 수준이 다르고 각기 다른 텍스트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있음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즉, 동일한 수준의 집단에 원문 텍스트와 언어학습자문학 텍스트를 각기 제시하여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였다. 본 연구의 시작도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하여 동일한 수준의 집단에 원문 텍스트와 언어학습자문학 텍스트를 각기 제시하여 비교하였다. 그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언어학습자문학을 제시한 집단이 읽기 이해 및 어휘 학습 차원에서는 더 높은 결과를 얻었다. 이해 가능한 입력, 즉 상세한 설명이 되어 있는 언어학습자문학 텍스트는 원문 텍스트보다 이해 및 어휘 차원에서 효과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당연한 결과로 귀결되는 논의의 초점을 벗어나서, 크라센(Krashen)이 주장한 ‘이해 가능한 입력(i+1)’의 수준 혹은 단계를 밝히는 연구로 초점을 다시 두어 실험을 진행하였다. 다시 말해, 언어학습자문학을 활용하여 ‘이해 가능한 입력’을 제시한다면 궁극적으로 수준이 다른 두 집단이지만 목표 도달점이 같아질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 연구를 하고자 하였다.  9)이 학습자는 객관적으로 한국어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응시해 본 적은 없으나 해당 어학원에서 초급부터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연구반까지 수강하고 있으며, 진급 시험을 통과해 연구반에 진입하였다. 따라서 이에 비견할 만한 고급 수준의 한국어 능력을 소지하였다고 판단하였다.  10)익명의 심사 위원이 류머티즘 환자와 알코올 중독 환자인 주인공을 이해하려면 특별한 배경 지식이 필요할 수도 있음을 지적하였다. 물론 주인공을 더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배경 지식이 필요할 수도 있으나, 이것은 외국인 학습자이기 때문에 생기는 배경 지식 차원의 어려움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음을 밝힌다.  11)이 어휘 목록은 총 5,965개의 단어에 대한 순위와 품사, 등급 등의 정보가 제공된다.  12)외국어 학습자가 입력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이해 가능하게 입력 내용을 수정하는 것이다. 루카스(Lucas, 1991; 도은연, 2003:8에서 재인용)는 입력 수정이란 용어 대신 입력의 단순화(input simplification)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즉, 입력 수정은 목표 언어를 단순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크게 언어적 단순화와 내용적 단순화로 구분한다. 전자는 통사적 구조, 어휘 등의 언어 체계를 제한하는 것이고, 후자는 글의 내용 중심으로 다시 쓰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대치(replacement), 삭제(omission), 첨가(addition)의 세 종류가 있다. 가령, 대치는 언어적 단순화에서는 원문의 난이도가 높은 어휘를 보다 쉬운 동의어로, 복잡한 문장 구조는 단순하고 일상적인 문장 구조로 대치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화된 글은 외국어 학습을 위해 인위적으로 수정된 것이기 때문에 진정성 있는 의사소통 능력을 배양시키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입력 수정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일치된 견해가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원문 텍스트와 언어학습자문학 텍스트가 읽기 및 어휘 학습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질적 연구를 통해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13)학습자의 자발적 독서를 가능하게 하는 텍스트는 학습자에게 쉽고 자신 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의 범위 안에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자신의 언어 수준보다 한 단계 쉬운 수준(i-1)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학습자들은 쉬운 텍스트를 통해 읽기 능력을 제고하며 어려운 텍스트(i+1)로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사무엘(Samuels, 1994)에서는 제2언어 학습자의 자동화 훈련을 위해서 현재 자신의 언어 능력인 i를 약간 넘어서는 i+1이나, i수준, i-1의 자료가 고르게 제공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보았다(강 완희, 2004에서 재인용). 이에 본 연구에서는 i-1단계인 중급 어휘부터 i+1단계인 고급 어휘를 포함하여 제시하였다.  14)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제시할 때에는 ‘덧말’이 아래에 위치하고, 지시대명사 등 이해의 편의를 돕고자 덧붙이는 경우에는 ‘덧말’이 위에 위치한다.  15)실험집단은 비한자문화권의 학생이 다수임에도 불구하고 한자어의 학습이 원활히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언어학습자문학 텍스트의 어휘 뜻풀이는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4.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이해 가능한 입력 수정이 학습자의 읽기 이해력 및 어휘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지 밝히고자 하였다. 이에 언어학습자문학을 구안하여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으로 나누어 총 4회에 걸쳐서 실험을 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해 가능한 입력 수정이 이루어진 언어학습자문학은 우연적으로 어휘 학습을 가능하게 하였다. 즉, 통제집단은 읽기 과정에서 우연적으로 어휘 학습 학습이 이루어진 경우가 10회(2.0%)에 그친 반면, 실험집단은 40회(8.0%)로 4배의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입력 수정이 이루어진 언어학습자문학은 우연적인 어휘 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둘째, 언어학습자문학은 학습자의 외국어 습득을 도와주는 이해 가능한 입력 기제가 될 수 있다. 즉 통제집단은 실험집단보다 약간 상회하는 언어 수준으로, 두 집단은 34개의 단어 차이가 있었으나 정답 평균에 있어서 두 집단은 2.8점으로 점수 차이가 좁혀졌다. 이 뿐만 아니라 사용 차원에서 <봄밤> 학습 목표 어휘 목록과 두 집단 간의 요약지를 비교했을 때, 실험집단은 36개, 통제집단은 44개의 공통 어휘를 사용하였고, 비교적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와 같이 두 집단의 격차가 줄었다는 것은 언어학습자문학이 이해 가능한 입력 기제로,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언어학습자문학을 활용하여 초급부터 고급 수준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을 넓혀 언어와 문학의 통합 교육을 추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본 연구는 소수의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모든 학습자에게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점, 본 연구에서 사용한 언어학습자문학은 연구자가 직접 구안한 것으로 그 타당성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의 한계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의도적인 학습을 통해 일일이 학습될 수 없는 방대한 어휘를 언어학습자문학을 활용하여 교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언어학습자문학이 이해 가능한 입력 기제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또한 문학 정전의 한계를 벗어나 현대 사회에 기반을 둔 현대 한국 문학 작품을 활용해 언어와 문학의 통합 교육을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나아가 언어학습자문학도 아동 문학이나 청소년 문학처럼 출판 시장에서 거대한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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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 1>] 연구 대상 정보
    연구 대상 정보
  • [<그림 1>] 형태소 분석 결과
    형태소 분석 결과
  • [<그림 2>] 1차 어휘 목록
    1차 어휘 목록
  • [<그림 3>] 중복값 찾기 결과
    중복값 찾기 결과
  • [<그림 4>] 언어학습자문학의 읽기 전 활동
    언어학습자문학의 읽기 전 활동
  • [<그림 5>] 언어학습자문학의 읽기 중 활동
    언어학습자문학의 읽기 중 활동
  • [<그림 6>] 언어학습자문학의 읽기 후 활동
    언어학습자문학의 읽기 후 활동
  • [<그림 7>] 어휘 평가지 예시
    어휘 평가지 예시
  • [<그림 8>] 학습 단계의 실험 절차
    학습 단계의 실험 절차
  • [<그림 9>] 어휘 평가지 분석 결과
    어휘 평가지 분석 결과
  • [<표 2>] 집단별 어휘 평균
    집단별 어휘 평균
  • [<그림 10>] 실험집단 요약지의 형태소 분석 결과
    실험집단 요약지의 형태소 분석 결과
  • [<그림 11>]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의 중복값 결과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의 중복값 결과
  • [<표 3>] 두 집단 간 중복값 어휘 목록
    두 집단 간 중복값 어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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