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환경의 변화와 회사법의 입법방향

Policy and Legislative Directions of Corporate Law Amendments in the Midst of Changes in Economic Enviro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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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Over fifty years have passed since the Korean Commercial Act came into force in 1963. The Korean Commercial Act has been amended about twenty times so far, and the recent amendments made in 2011 represent the most large-scale revisions to the Act since its inception. The 2011 amendments have mainly amended the part of corporate law under the Korean Commercial Act in order to strengthen the competitiveness of Korean companies in international markets by establishing effective forms of corporate governance and market-oriented discipline. For instance, not only the regulatory scope of self-dealing restrictions is extended, but also the prohibition from usurping corporate opportunities, which is suitable for calling a revolutionary change in the business world, is newly introduced.

    At the beginning of new government in 2013, a new amendment proposal of the Korean Commercial Act was published. This is politically a fulfillment of the president’s public promise and legally a complementary measures for the 2011 amendments. The contents of the 2013 proposal include: the separate election of director who will be a member of audit committee in the listed corporation and a voting right limitation to any shareholder who holds more than 3/100 of the total issued and outstanding shares; introduction of the cumulative voting system and a mandatory electronic voting system in the listed corporation; introduction of double derivative suits; and prohibition of concurrently assuming the status of both officer and a chairman of the board of directors in the corporation which established a audit committee, including a enforcement of a officer system. The distinctive feature of the 2013 proposal is that most rules are mandatory ones applicable to the listed corporation or the corporation which is determined by Presidential Decree in consideration of the size of assets, etc. It is a very strong legislative approach compared with the 2011 amendments, which admits corporate self autonomy. The 2013 draft bill is ineffective at present due to the business group’s strong resistance, but there are rooms still left for the reargument in future.

    Nevertheless, Korean corporate law will be continually developed, globalized, and settled down through the efforts of resolving difficult conflicts around the corporation. How can we develop effectively our corporate law? It is a task of us all.

    This paper as a whole examined the recent amendment progress of corporate law, globalization of the corporate law, and some core legal issues related to Korean corporate law, which includes as follows: problems of severely unbalanced use of corporate forms, making a independent code of corporate law, difficulties in corporate governance, revitalization of the electronic shareholder’s meetings, fiduciary duty of the controlling shareholders, reorganization of the corporation. Finally, the author of this paper emphasized the appropriate role and the mission of corporate law to advance the aggregate national welfare by quoting the statements of other prominent scholars.

  • KEYWORD

    회사법개정 , 회사법의 세계화 , 회사법의 역할 , 회사법의 사명 , 지배구조 , 전자주주총회 , 지배주주의 충실의무 , 구조조정

  • Ⅰ. 글머리에

    2014년 우리 상법은 제정 51주년을 맞이하였다. 반세기를 훌쩍 지나고 있다. 상법의 주된 규율대상은 기업이므로 기업의 변화와 더불어 상법도 변한다. 기업의 진화와 더불어 상법도 진화되는 것이다. 진화의 속도도 빠르고, 질과 내용도 과거와 다르다. 상법이 제정된 1960년대에 설립된 기업이 현재 살아 남아있다면 현재의 기업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을 정도로 양적‧질적으로 엄청나게 변화되었을 것이다. 융복합 산업이 지배하는 스마트 시대에서는 어제의 사회경제적 환경과 오늘의 그것이 동일하지 않을 정도로 초스피드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과거의 변화가 국내적인 사정으로 비롯되었지만 오늘날은 세계화의 물결에 따른 것이 많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차지 하는 우리나라의 위상으로 본다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세계화‧정보화에 따른 변혁기를 맞아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각국의 회사법은 회사의 지배구조, 구조조정, 회사정리 및 도산 등을 둘러싸고 수시로 개정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

    2011년 3월의 상법 회사편의 개정(이하 ‘개정 회사법’이라 한다)은 과거 알고 있는 회사법의 내용을 휴지통에 던져 넣어도 좋을 정도로 대폭적으로 이루어졌다.

    OECD 회원국인 우리나라의 상법은 선진화, 세계화, 토착화라는 과정 속에서 소용돌이치며 계속적으로 변화될 전망이다.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가? 어떠한 방향으로 회사법을 개정할 것인가? 무엇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가를 판단하여야 한다.

    Ⅱ. 기업환경의 변화와 회사법의 세계화

    세계화(Globalization) 3.0시대1)에 있어서는 정보와 통신기술의 혁신적인 발달로 인하여 우리가 잠자리에 있는 동안에도 국가, 기업, 개인 간의 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경제에 있어서는 기업에 관한 입법을 함에 있어서는 국내사정 뿐만 아니라 경쟁상대인 다른 나라의 입법도 의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2) 이러한 과정 속에서 세계 각국의 입법은 상호간의 영향을 주게 되며, 회사법의 융합 내지 동화(同化)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3)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엔론‧월드컴 등의 회계부정스캔들은 세계 증권시장과 경제를 뒤흔들었고, 이는 미국 내에서 사베인스-옥스리 법(SarbanesOxley Act)의 제정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업회계기준의 강화, 회계감사기관의 독립성, 재무정보 공시강화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4) 국제회계기준의 적용을 받은 우리나라의 대기업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이다.

    과거 법의 서구화(西歐化)는 아시아를 기준으로 유럽으로부터의 영향이었다. 그 영향은 컸지만 점진적이었다. 오늘날은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동구화라고 표현하지 않고, 미국화라고 표현하지만 그 영향은 즉각적이고 강력 하다.

    최근 우리 상법의 국제화 내지는 세계화와 관련해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외환위기를 돌파하기 위하여 IMF와 IBRD를 통한 외국자본의 유입 과정에서 우리법 개선을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는 수동적인 측면이 강했지만 위기극복 이후에는 법무부 주도에 의한 법제의 선진화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입법작업은 2000년대까지 완료되었고, 2000년대 이후 최근 10년 동안의 경우에는 어떻게 보면 우리 상법의 선진화 또는 국제화에 초점을 맞춰서 입법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법개정 작업이 종전의 학계주도를 벗어나 경제단체, 시민단체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회사법이 학문의 영역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경제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법무부 상사법무과가 우리 상법을 수출해보자는 담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은 우리의 경제적 위상에 맞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법무부가 입법수입국에서 입법수출국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법무부가 발표한 세계은행(World Bank)의 2013년도 기업환경지수평가 (Doing Business)에 따르면5) 우리나라는 189개 국가 중에서 계약분쟁해결절차는 2위, 전체 평가에서 세계 7위, G20 국가 중 2위, OECD 국가 중 4위 (뉴질랜드, 미국, 덴마크)에 해당하는 것으로, 기업환경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2009년 APEC 싱가포르 정상회의가 ‘계약분쟁 해결절차’ 분야의 개혁주도국으로 한국을 선정하고 개도국을 지원 하도록 하여 법무부는 아시아의 신흥 경제강국인 베트남, 자원부국인 브루나이, 중동의 대표적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우리 법제의 전파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 미국을 비롯한 선진 각국에 있어서는 회사법을 각 나라의 경제를 개혁하는 데 중요한 메커니즘으로서 작동하게 만들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종전과 다르게 회사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관한 활발한 논의와 더불어 지속가능한 회사제도의 개혁이 논의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지배구조개선, 경영의 투명성 강화와 연결되는 문제라고 볼 수가 있으며, 우리도 본격적으로 논의하여야 할 것이다.

    1)세계화(Globalization) 1.0시대는 신대륙발견부터 산업혁명까지인 1492년부터-1800년까지, 2.0 시대는 산업혁명이 일어난 1800년부터-2000년까지, 3.0시대는 인터넷과 기술혁신에 의하여 전 세계인들 간의 소통, 협력, 경쟁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2000년부터-현재까지를 말한다. 이는 퓰리쳐 수상자인 Thomas Friedman이 “The Lexus and Olive Tree and the World is Flat”에서 한 말이다. 1.0시대에는 지구는 그 크기가 대형에서 중형으로, 2.0시대에는 중형에서 소형으로, 3.0시대인 현재의 세계는 아주 작아져, 세계인들은 빛의 속도로 만난다(Laurel S. Terry, The Legal World is Flat: Globalization and its Effect on Lawyers Practicing in Non-Global Law Firms, Dickinson School of Law Legal Studies Research Paper No. 07-2008, p. 527).  2)입법경쟁은 미국과 같이 입법관할권이 다른 주(州)간에도 일어나며, EU도 마찬가지이다(Kres imir Pirs, Trends, Developments, and Mutual Influences between United States Corporate Laws and European Community Company Laws, Columbia Journal of European Law, Spring, 2008, p. 280).  3)세계 주요국간의 지배구조, 자본시장 등 제도상의 차이가 있음에도 회사법의 융화(convergence)는 계속되고 있으며, 회사법 융화의 방향은 효용성의 관점에서 경영자, 노동자, 국가 중심형이 아니라 주주 중심형(shareholder-oriented model, standard model) 회사법으로 진행되어 왔고 장래에도 그래야 됨을 강조하는 논문은 Henry Hansmann/Reinier Kraakman, the End of History for Corporate Law, 89 Geo. L. J., 439, January, 2001. 위 논문에 대하여 각국의 회사법은 모방 또는 계수의 방식으로 계속적으로 융화되었지만 완전한 것이 아니라 과도기적이었으며, 융화는 효용성만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유행 또는 원인과 결과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융화의 방향을 쉽게 단정할 수 없다고 비판한 논문은 Franklin A. Gevurtz, the Globalization of Corporate Law: The End of History or a Never-Ending Story?, 86 Wash. L. Rev. 475. October, 2011.  4)Paul Davies, Enron and Corporate Governance Reform in the UK and the European Community, in After Enron : Improving Corporate Law and Modernising Securities Regulation in Europe and the US, John Armour & Joseph A. McCahery ed., Hart Publishing, 2006, p.417.  5)법무부 2013. 10. 30. 보도자료; 원문은 아래 사이트에서 발견할 수 있다. http://www.doingbusiness.org

    Ⅲ. 회사법 개정의 흐름

       1. 회사법개정의 현황

    상법개정은 시대별로 요구되는 이념이나 필요성에 의하여 이루어져 왔다.6) 1980년대의 상법개정은 주로 ‘법과 현실과의 괴리’에 초점을 맞춰서 이를 시정하기 위한 법개정이 있었고, 1990년대 들어와서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 기업경영에 있어서 투명성 강화를 위하여 기업의 구조조정과 지배구조를 화두로 하여 상법개정이 이루어졌다.7) 2000년대 들어와서는 소위 회사법의 IT화, 회사법의 국제화를 화두로 법개정이 이루어졌다.8)

    최근에는 2010년 5월에 상법총칙‧상행위편 개정이 있었고. 2011년 4월에는 ①자유롭고 창의로운 기업경영을 지원하고, ②투명한 기업경영으로 공정 사회를 구현하며, ③국제 기준에 맞게 회사 제도를 선진화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회사법이 개정되었다. 또 2011년 5월에는 항공운송편이 신설되었고, 2014년 3월에는 보험편이 개정되었다. 또한 2014년 5월에는 현행 무기명주식 제도를 폐지하는 등 회사법의 일부개정이 있었다.

    위와 같은 상법개정은 시차를 두고 이루었지만 개정의 폭과 내용변화가 방대하다. 따라서 개정상법이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도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1년 개정회사법만 보더라도 재계의 입장에서 본다면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급진적인 변화가 있는 부분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자기 거래 규제대상의 확대, 회사기회유용금지 등은 과거의 제도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선진국의 입법을 따라가는 데 급급했지만 앞으로는 우리의 국가 적인 위상에 맞게 어떻게 하면 선진화된 입법으로 갈 것이냐가 우리의 과제 이다.

       2. 최근 회사법의 개정과정에서 나타난 현상

    이명박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캐치프레이즈9)를 걸고 기업의 경쟁력과 투명한 기업경영을 도모하자는 입법취지하에 이루어진 상법개정에서는 유한책임회사 등 새로운 기업형태의 선택, 주식제도의 개편, 이사책임감 면, 집행임원제의 도입, 자기거래규제확대, 회사기회유용금지, 자기주식취득 허용, 다양한 종류주식, 교부금합병, 삼각합병인정, 주식강제매수청구권 등의 개정이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기업의 자율을 존중해서 정관자치를 대폭 확대한 점이라고 볼 수 있다. 지배주주의 주식강제매수청구권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제도가 입법화된 것으로 혁명적인 것으로 표현하여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고, 동년 7월에 상법개정안이 입법예고 되었다. 이는 정치적으로 본다면 “경제민주화”라는 대통령 공약사항의 이행이라는 측면과 입법론적으로 본다면 2011년 상법개정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내용은 일정규모(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회사에 있어서 감사위원인 이사의 분리선출과 의결권제한, 상장회사에 있어서 집중투표제와 전자투표제의 단계적 실시, 다중대표소송 도입, 감사위원회 설치회사에 있어서 집행임원제도의 의무적 도입 및 이사회의장과 집행 임원의 겸직금지 등이었다. 2013년 개정안의 특징은 ‘정관자치’를 상당히 인정하여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였던 2011년의 상법개정과는 달리 일정 규모 이상 또는 상장회사는 이들 제도를 의무적으로 실시하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정부는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하고,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상법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이지만 경제단체들은 경영권위협, 기업활 동의 위축 등을 주장하면서 강력히 반발하였다. 동 개정안은 우여곡절 끝에 결과적으로 재계의 저항에 부딪혀 수면 하에 들어갔지만, 언제든지 수정안의 형태로 재론될 여지가 남아 있다.

    그러나 2013년 상법개정안을 전체적으로 보면 숙명적으로 찬반론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대선공약의 이행과 정치적 색깔이 강하게 나타나며 세력간 대충돌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법이론적으로 보면 “정관자치 대 강행법화의 대충돌”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일간 신문에서 상법개정안을 톱기사로 다루고 “막아라 대 지켜라”라는 머리기사로 세력 간 싸움을 부채질하고 호기 심을 자극하고 있을 정도였다. 대통령이 재벌총수들과의 간담회에서 회사법 개정을 국정현안 중 제1의 과제로 삼은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2013년 상법개정안을 두고 정부와 시민단체는 찬성, 경제계와 상사법학회의 상당수의 학자가 반대 입장을 보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또한 상법개정을 위하여 법무부가 이례적으로 2차 공청회10)를 연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지만, 상법의 개정사로 볼 때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다.11) 국민적 관심사로 떠 오른 상법 개정이 앞으로는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든다. 따라서 학회와 회원들은 이론적‧실증적 검증을 위한 노력과 충분한 토의를 거쳐 공평한 입장에서 상법개정의 문제를 다루어야 할 것이다.

    6)이범찬 교수는 우리 상법의 개정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상법의 시대적 구분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회사에 관한 법적 규제가 개화기부터 오늘날의 회사법으로 발전하기까지는 약 100여년의 세월이 걸렸고, 그 기간을 정치적 변혁에 따라 구분하여, 첫째 구한말의 개화기부터 한일합방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을 지나 미군정 말기에 이르기까지를 독자적인 회사법이 존재하지 않았던 수난의 암흑기, 둘째 대한민국독립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광명기로 구분하고 있다. 동시에 광명기를 다시 4기로 구분하고 있다. 제1기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1963년 신상법이 시행되기까지의 의용상법시대 14년간이며, ‘혼란기’라고 부르고 있다. 제2기는 1963년 새 상법시행 이후 1984년 1차 상법개정이 있기까지 20년간 ‘도약기’라고 부르고 있다. 제3기는 1984년 10월 1일 개정상법 시행이후 1995년까지 9년간 ‘성장기’라고 한다. 제4기는 1995년 개정법이후로 ‘환란기’라고 부르고 있다(이범찬, “한국 회사법 50년의 회고”, 「한국 법학 50년 – 과거·현재·미래」, 1권, 한국법학교수회, 1998년, 829면).  7)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이루어진 1998년 상법개정에서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위하여 소규모합병, 주식분할, 회사분할제도의 도입이 이루어졌고, 기업지배구조개선을 위하여는 주주제안제도, 집중투표제, 소수주주권 행사요건의 완화, 이사의 충실의무 신설 등이 이루어졌다. 1999년 상법개정에서는 지배구조개선을 위하여 이사회의 위원회 및 감사위원회 도입, 구조조정을 위하여 소규모분할합병제도를 도입하였다. 2001년 상법개정에서는 지주회사설립 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주식의 포괄적 교환 및 이전제도의 도입을 통하여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였고, 지배구조개선을 위하여 이사의 회사업무에 관한 정보접근권을 강화하며, 이사로 하여금 업무집행상황을 3월에 1회 이상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하였다. 2009년 개정상법에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폐지된 「증권거래법」의 상장법인의 지배구조에 관한 특례규정을 상법 회사편에 포함시켰다. 2011년 상법개정에서는 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을 위하여 이사의 자기거래 승인 대상범위를 확대, 이사의 회사기회 유용금지 조항의 신설, 이사책임감경제도, 집행임원, 준법지원인 제도를 도입하였고, 기업의 구조조정을 위하여 종류주식제도의 개편, 소수주식의 강제매수제도, 교부금합병, 법정준비금제도의 개선, 사채발행한도의 폐지 등의 개정이 있었다.  8)우리나라 상법의 개정사와 그 경과 및 구체적 내용에 대하여는 임홍근, 「한국상법전 50년사」, 법문사, 2013, 134면 이하; 임재호, “회사법의 변천사”, 「주식회사법대계」 Ⅰ, 한국상사법학회 편, 법문사, 2013, 3면 이하 참조.  9)김건식교수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캐치프레이즈(슬로건)가 투자자 보호장치를 지배주주의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인식시킴으로서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가로막는 쪽으로 남용될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고, 오히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투자자가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법적 보호장치를 제대로 구축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법적 보호장치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회사법임을 강조하고 있다(김건식, 「회사법연구」 Ⅰ, 소화, 2010, 24-25면).  10)2013년 9월 10일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되었고, 필자가 사회를 보았다. 그동안 상법개정안에 대한 공청회는 법개정을 위한 의례적 절차에 불과하였으나, 그 날은 지정토론자와 만석을 이룬 회의장의 방청객이 치열하게 격론을 벌여 그야말로 ‘토론의 도가니’였다.  11)1995년 상법개정과 관련하여 관련기관 세 다툼으로 인한 폐해와 관련하여 이철송 교수의 다음의 지적은 경청할 만하다. “상법과 같이 적용대상이 포괄적인 기본법을 100여 개 조에 걸쳐 개정하면 필히 다수인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새로이 정리될 것인 즉, 가능한 한 많은 인원의 의견을 청취하고 입안단계에서 타협점을 발견해 주는 것이 순리적인 입법작업이다. 그러나 개정시안에 대한 공개적인 의견청취는 상법개정의 주무부서인 법무부가 서울의 검찰청사에서 주관한 1994년 5월 하순의 공청회와 같은 해 7월에 목포에서 열린 상사법학회가 전부였다. 이같이 듣는 말이 적다보면 필히 문제의식이 적어지고 독선이 개입하게 됨은 상식에 속한다. 입법자들이 아무리 공정을 기하려 하여도 그에는 한계가 있다. 후에 지적하겠지만, 개정상법은 회사의 경영자 특히 상장회사의 경영자의 편익에 크게 경사되어 있는데, 그렇다고 이번 개정의 입안자들이 경영자들과 이해를 같이할 리 만무하고, 주관부서인 법무부라 해서 특히 경영자들을 편들어야 할 이유도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자 쪽에 경사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경영자측이 조직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반면 그 반대의 이해관계인들은 우선 집단적인 의견수렴 자체가 어려울 뿐 아니라 설득력 있는 논리전개에도 서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상법뿐이 아니라 다른 법의 입법과정에서도 널리 나타난다. 한의사자격에 관한 약사법개정과 같이 조직화된 두개의 세력이 정면으로 반대의 이해를 갖는 사안이라면 별문제이지만, 대부분의 입법에 있어서는 반대 이해자들의 힘과 능력의 불균형이 있게 마련이므로 입법자들이 애써 중립적인 자세를 취한다 해도 어느 쪽에 기울기 쉽다. 그러므로 이러한 편견과 오류를 피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것이 입법의 상식이다. 법무부가 이번 상법개정을 주관하면서 여론수렴에 인색했던 것은 입법자세의 면에서 비난받을 만하다”(이철송, “95년 개정상법의 형평성”, 「신세기회사법의 전개」, 우전 이병태교수 화갑기념, 1996, 3면).

    Ⅳ. 회사법의 몇 가지 과제

       1. 회사제도이용의 편중과 기형화

    2011년 개정회사법이 새로운 기업형태로서 합자조합과 유한책임회사를 도입하였지만 위 제도가 활성화될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현재 국내 회사는 대부분이 주식회사 형태를 취하고 있다. 거대기업도 주식회사이고 소규모회사도 주식회사인 극단적인 주식회사 편중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12) 최근 2011년 개정회사법에서 사원의 수와 지분양도제한이 폐지되는 등 유한회사에 관한 제도를 정비하여 그 이용도가 증가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외국계 회사를 중심으로 유한회사 설립이 이루어지고 있어, 그 추세가 계속 이어갈지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독일‧일본에 비해서는 그 이용도가 여전히 낮다. 유한회사의 이용도가 낮은 제도적 요인으로는, 유한회사의 경우 사원이 유한책임의 메리트를 누릴 수 있지만 주식회사의 주주에 비하면 그 책임이 무겁고, 주식이나 회사채의 발행을 통한 거액의 자금조달이 불가능하며, 상장이 어렵고, 세제상의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기업규모와 현실에 맞는 회사형태를 선택하여 기업을 운영하겠다는 기업인들의 인식변화이다.

    또한 2011년 개정회사법에서 도입된 유한책임회사가 왜 활용되고 있지 않는지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당초 예상은 벤처기업, 사모투자펀드, 회계‧법 무법인 등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법인세처리의 명확성과 세부담의 장점이 없기 때문에 그 이용이 거의 없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주식회사의 이사는 3인 이상을 원칙으로 하나, 자본금총액이 10억 원 미만인 주식회사는 이사의 수를 1인 또는 2인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상법 383조 1항 단서) 이사회가 없어도 회사운영이 가능하도록 각종 특칙을 정하고 있다(383조 4항-6항). 또한 감사도 선임하지 않을 수 있다(409조 4항). 이는 중소기업에 있어서 명목적으로만 선임되는 이사의 수, 거의 개최되지 않고 서류상으로만 형식적으로 존재하여 형해화된 이사회와 감사제도 운영의 실정을 고려하여 법과 현실의 괴리를 메우고 중소기업의 경영조직상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특칙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주식회사의 약 95% 이상이 자본금 10억 원 미만의 회사이므로 그 적용대상회사의 범위가 매우 넓고 위 특칙을 이용하는 회사가 많아지고 있다. 이 특칙은 소규모 주식회사의 운영의 편리성과 자율성을 도모한 것이지만 이사회중심주의를 취하고 있는 상법의 기본 틀을 벗어나 기업의 편의만을 고려한 입법이라는 비난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또한 소규모 주식회사의 공식적 인정은 유한회사제도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상법 개정에 있어서는 대소 주식회사를 구분하여 규율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 아니면 소규모 기업은 유한회사 또는 유한책임회사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하여 주식회사와 유한회사를 차별화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에 관한 법정책적 논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13)

       2. 회사법의 단행법화

    상법이 양적‧질적으로 대폭 개정되었지만 장기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회사편, 보험편, 해상운송편, 항공운송편의 분리 및 독립법전화, 기업결 합규제 등이 서둘러야 할 과제이다.14) 특히 회사법은 기업생활관계를 규율하는 법이므로 현대와 같이 급격하게 기업환경이 변화되는 사회에 있어서는 능동적인 법 개정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OECD 국가 중 우리 상법처럼 단일 법전에 복잡‧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는 나라는 없다.15) 입법의 아이러니이기는 하지만 원래 2011년 5월 항공운송편이 상법에 들어오면서 소위 개별분야를 독립법전 화하여야겠다는 오랜 숙원을 해결할 필요성은 더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항공운송편이 상법에 들어오는 것은 적어도 OECD국가 중에서는 없을 것이다. 최근 법무부는 회사법의 단행법화에 관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회사법의 모법이라 할 수 있는 독일과 영미의 회사법이 이미 단행법화 되었고, 오스트리아 등도 단행법이다. 아시아에 있어서는 우리의 경쟁상 대인 일본과 중국16)도 단행법으로 되어 있음을 볼 때 회사법의 단행법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이와 더불어 독일의 경우처럼 주식회사, 유한회사, 합명회사, 합자회사를 독립된 단행법으로 각각 규율할 것인가의 여부 등도 함께 검토할 사항이다.

       3. 지배구조의 어려움

    3.1. 구조적 문제

    회사의 지배구조의 선진화를 논함에서 부딪치는 좌절은 상법제정 이후 주식회사의 지배구조의 선진화를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법의 취지에 맞게 잘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 이유는 다양하게 설명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미국의 경영자자본주의, 독일의 금융자본주의 그리고 일본의 분산형 법인자본주의와 다르게 개인자본주의의 시대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회사 형태가 지배주주의 개인적 이익 추구를 위한 수단 내지 지배권에 대한 영속적 향유의 수단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17) 그래서 이사나 감사, 주주총회 등 회사의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는 회사법이 예정한 견제기능을 행사하기는커녕 지배주주의 지위보장을 위한 도구로 전락되었다는 혹독한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은 독자적으로 경영되지 아니하고, 지배주주 혹은 그 일가에 의해 통솔되는 지휘부에 의해 선단식으로 경영되고 있는 반면 에 이들 집단이 야기하는 문제는 공정거래법에 의한 경쟁제한적 기업결합과 경제력집중 억제장치를 제외하고는 회사법상의 직접적인 법적 규율이 전혀 존재하지 않고 있다.18)

    오랫동안 관행으로 남아있던 한국기업의 지배구조의 낙후성이 법개정만으로 시정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지배구조의 개선은 그 나라의 사회구조, 국민의식, 경제여건, 정치수준, 사회제도, 문화수준, 법의식 등과 연결되는 복합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지배구조의 선진화를 위한 노력과 제도개선은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배구조개선을 위하여는 복잡하게 다양한 개선방안이 제안되고 있기 때문에 지면 제한으로 모두 생략하고 두 가지만 언급하기로 한다.

    3.2. 전자주주총회의 활성화

    주주총회를 활성화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는 주주들의 의사에 의한 경영자 통제, 경영자 지배에 대한 견제수단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주주총회를 활성화시키는 남아있는 유일한 희망은 주주총회의 전자화, 전자주주총회의 도입이다. 주주총회의 활성화가 주주들의 의사를 회사의 경영에 반영시키자 하는 것에 초점이 있다고 한다면 IT 강국인 우리나라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네트워킹 확보가 잘 되었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전자주주총회와 관련하여 주주총회에서의 전자적 방법에 의한 의결권행사와 사이버공간에서의 전자주주 총회의 개최 두 가지가 있으나, 우리 상법은 전자만 인정하고 있고, 그것도 이사회의 결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368조의4 1항).19) 이제 그 방식을 바꿀 때가 되었다고 본다. 이사회가의 결의가 없더라도 개별 주주의 요청이 있으면 의결권행사를 전자적 방법(인터넷, 모바일) 등으로 행사하는 것을 허용하 여야 할 것이다. 소위 IT화에 따른 기술상의 문제, 시스템 및 네트워크, 주주들의 인증과 동일성의 확보, 의결권의 집계 등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수준은 우리나라에서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본다.20) 이러한 수준의 전자주주총회의 도입은 회사의 지배구조는 물론 사회전반에 많은 영향을 가져다 줄 것이다. 지금은 주식회사의 경영구조가 주주총회, 이사회, 대표이사, 감사(감사위원회)로 되어 있지만, 회사의 중요한 결정의사에 있어서 예컨대 전자주주총회가 도입이 된다면 향후에는 이사회에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지 않고 직접 주주에게 묻는 날도 올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3.3 지배주주의 충실의무

    학계에서는 그동안 지배주주의 충실의무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2011년 개정회사법은 360조의24 이하에서 ‘지배주주’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지배주주에 의한 소수주식 강제매수제도(squeeze–out)를 인정하고 있다. 상법 360조의24 이하에서 사용하는 ‘지배주주’는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95 이상을 자기의 계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주로서 상법 제3편(회사) 제4장(주식회사) 제2절(주식) 제4관(지배주주에 의한 소수주식의 전부취득)에서만 사용되는 용어이다. 그러나 통상 지배주주의 개념은 주식수만을 기준으로 그것도 95% 이상의 주식보유자는 아닌 것이다. 따라서 제도의 당부를 떠나 지배주주의 지위 또는 지배주주의 의무를 먼저 규정하였다면, (물론 제도도입이 쉽지 않았겠지만), 더 바람직하였을 것이다.

    현대 경제의 집중화 현상과 함께 주식회사법에 있어서 권력과 책임에 관한 문제 중의 하나가 소위 지배주주21)의 지위에 관한 문제이다. 지배주주는 통상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의 주식을 갖고 주식다수결의 원리를 통하여 이사․감사의 선임‧해임 등 회사경영에 있어서 중요사항에 대한 결정권을 갖는 주주총회의 결의를 자기가 원하는 방향대로 조정할 수 있어, 회사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위에 있다. 이러한 지위는 여러 가지 사실관 계에 따라 개인 주주에게 또는 공통의 경제상의 이익을 갖거나 법률적 구속 관계를 갖는 다수 주주의 집단에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지배주주가 성립 한다면 이는 단순히 기업소유권의 양적 변화를 생기게 할 뿐만 아니라, 질적 변화를 가져온다. 즉 주식다수결의 원리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주식회사에 있어서는 지배주주 관계가 성립한다면 다른 군소의 주주는 이론 적으로는 주식소유비율에 따라 회사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지배권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회사의 지배권(경영권)으로부터 완전히 배제되는 것이다. 따라서 군소주주의 의결권은 행사되어도 회사의사와 연결 되지 않고 결과적으로는 전혀 무가치한 것으로 되고 마는 것이다. 소수주주도 형식적으로는 기업의 소유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기업소유의 중요한 요소인 기업경영, 지배에의 참여의 권한을 상실하게 되고 단순히 기업의 수익, 이윤의 분배만을 받으므로 그 지위는 기업소유자에서 금전채권자로 전락되었다고 말하여도 과언은 아닌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더욱 소수주주로 하여금 기업경영에 대한 관심을 잃게 하여 주주총회의 무기능화, 형해화를 가져 오게 하고, 이것은 다시 지배주주의 지배를 조장하여 지배주주는 소수주주가 잃은 지배권을 자기수중에 두고 회사를 완전히 지배하는 것이다. 결국 지배 주주의 회사경영에 대한 지배권은 소수주주가 잃은 분량만큼 확대되는 것이다.22) 문제는 지배주주의 권한집중과 소수주주의 회사경영에의 무관심은 지배주주의 지배권 남용을 야기하기 쉽고, 지배주주가 다른 소수주주나 회사의 이익에 반하여 혹은 소수 사원의 희생으로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할 우려가 있다는 점인데, 이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23) 지배 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의 유일한 의무는 출자의무이지만 이를 이행한다면 회사에 대하여 아무런 의무도 부담하지 않고, 다른 주주 사이에도 아무런 법률관계가 없어 주주상호간에 아무런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면, 결국 지배 주주는 상대적으로 다수의 주식을 갖기 때문에 그 소유에 비하여 과대한 지배권을 갖지만 그 행사에 있어서는 아무런 의무도 수반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사해도 좋은 것이 되고 만다. 결국 이와 같은 과대한 지배주주의 지배권은 특히 남용되기 쉽고, 지배주주의 이익만을 위하여 회사의 이익 혹은 일반소수주주의 이익을 희생시키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회사법학의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는 거대화된 지배주주의 지배권을 어떻게 견제하느냐의 문제이다.24) 이 점에 대하여 미국, 독일, 일본에서는 이미 지배주주의 충실의무가 판례와 입법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통설과 판례는 아직 일반적으로 지배주주의 충실의무를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1998년 개정상법에서 이사의 충실의무를 도입하는 동시에 업무집행지시자의 책임제도(401조의2)를 도입함으로써, 그동안 방치되었던 지배주주의 책임이 법률상 어느 정도 인정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업무집행지시자의 책임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지배주주의 충실의무를 판례 또는 입법에 의하여 인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4. 기업의 구조조정 또는 기업재편

    기업의 구조조정 또는 기업재편에 관한 기본사고의 출발점은 기업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국내외의 기업환경에 신속하게 탄력적‧효율적으로 대응 하도록 하기 위한 법적 체제를 정비함에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 또는 ‘기업 재편’이라는 말은 상법상의 용어도 아니고, 경영학‧경제학‧행정학‧정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복합적으로 사용되는 개념이어서 일의적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회사법적 측면에서 말하면 기업이 그 효율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영업재산을 중심으로 기업조직을 변경시키는 것에 중점이 있다. 이에 대하여 ‘지배구조(governance)’는 경영의 투명성제고와 책임경영체제의 확립을 위하여 경영기관의 구조와 권한의 재편성, 내부통제 시스템의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비유하여 말하자면 ‘구조조정’이 기업조직에 있어서 영업재산을 중심으로 한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하드웨어 (hardware)의 구축을 위한 것이라면, ‘지배구조’의 개선은 이를 건전하게 운영하기 위한 소프트웨어(software)의 확립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25)

    따라서 ‘구조조정’과 ‘지배구조’는 회사법을 움직이게 하는 두 개의 수레바퀴라고 볼 수 있다. 기업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두 개의 수레바퀴가 부드럽게 잘 굴러가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회사법의 임무이다. 우리 회사법의 개정과정과 그 내용을 살펴보아도 ‘구조조정’과 ‘지배구조’라는 두 개의 키워 드가 항상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회사의 구조조정에 관한 문제는 회사법 이외에도 헌법, 세법, 노동법, 경제법, 금융법 등 다른 인접분야와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구조조정방법의 다양성과 복합성으로 인하여 다룰 주제가 무수히 많다. 또한 기업의 구조조정을 위한 주요 회사법적 수단은 합병, 분할,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영업양도‧양수, 자회사의 설립, 지주회사의 설립, 조직변경, 기업지배계약의 체결, 현물출자, 사후설립 등이 있다.26)

    회사의 합병, 분할, 주식의 포괄적 교환에 대한 상법상의 규율은 2011년 개정상법이 교부금합병과 삼각합병을 인정함에 따라 일대 전환기를 맞이하였다고 볼 수 있다. 교부금합병제도에 의하여 합병수단의 유연화‧다양화를 가져왔으며, 삼각합병이 인정됨에 따라 우리에게 다소 낯선 역삼각합병, 삼각분할, 삼각주식교환 등 소위 ‘삼각적 조직개편수단’의 도입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이를 제도화하기 위한 입법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들 제도의 도입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회사법상의 구조조정을 위한 회사법상의 제도의 특성과 차이점을 분석하고, 제도간의 균형을 잃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실정에 맞는 기업구조조정의 원활화와 회사를 둘러싼 이 해관계인의 보호가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27)

    12)2012년 말 기준으로 법인세 신고를 한 총 482,574개 회사 중에서 주식회사가 457,665개사(94.83%), 유한회사가 20,565개사(4.26%), 합자회사가 3,559개사(0.73%), 합명회사가 785개사(0.16%)이다. 이 중에서 비상장법인이 480,828개사(99.63%), 주권상장법인이 769개사(0.15%), 코스닥상장법인이 977개사(0.20%)이다(국세청, 「2013 국세통계연보」, 234면). 사실상 영업활동을 중단하고 있는 회사를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현재 국내기업 중 자본금 10억원 미만인 소규모주식회사는 447,753개사로 전체 주식회사의 대략 92%를 차지하고 있다. 2013년 통계에서 특이한 사항은 유한회사 수가 비율은 적지만, 증가율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한 유한회사는 2만565개사로 2011년 1만8818개사보다 1747개사, 9.3% 늘었다. 전체 법인세 신고법인이 48만2574개사로 4.8%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두 배 가량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에 진출한 애플코리아, 샤넬코리아, 나이키코리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유명 외국계 회사들이 앞 다퉈 유한회사 체제로 들어오는 것은 물론 루비통 코리아는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회사 형태를 변경하였다. 이는 유한회사가 기관구성의 단순화, 이익배당규제의 완화, 감사보고서 등 각종 공시의무의 면제, 아무리 규모가 크더라도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의 적용대상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2011년 개정상법에서 사원의 수와 지분양도제한이 폐지된 것 과 자본시장법상 집합투자기구(펀드)로서 유한회사가 활용되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본다(자본시장법 9조 18항 참조). 연구조사를 위하여 의뢰한 2012. 11. 5 기준 법원행정처 통계에 따르면 등기법인 중 주식회사는 736,354개사이며, 이 중 자본금 10억 원 미만 주식회사 수는 696,774개로서 전체 주식회사의 94.6%이다. 2009. 2. 18. 기준으로는 주식회사가 총 507,099개사이며, 10억 원 미만 주식회사는 473, 888개사로서 전체 주식회사의 93.45%이다. 2009년 2월과 2012년 11월까지 증가한 주식회사 수가 약 26만개사로 나타난 것은 2009년 최저자본금제도의 폐지와 10억 원 미만인 소규모회사에 있어서 설립규제완화, 이사회구성과 감사선임 면제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조사와 법원행정처 조사간의 수적 차이가 나타난 것은 법원행정처 조사는 등기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고, 국세청 조사는 법인세를 내고 있는 활동 중의 회사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당수의 휴면회사 또는 페이퍼컴퍼니(paper company)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13)동지: 유진희, “21세기 한국상사법학의 과제와 전망”, 「안암법학」, 13호, 2001, 317면.  14)박길준 교수는 상법 시행 3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회사법에서 해결하여야 과제를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① 회사법을 상법에서 분리·입법하는 방법, ② 회사법을 공개·폐쇄회사로 구분입법하는 방법, ③ 상법의 국제화에 부응, 이바지하는 입법, ④기업실무상의 관행을 충분히 반영하는 입법, ⑤지배주주의 책임을 이사에 준하여 인정하는 문제, ⑥ 자본충실, 특히 설립시의 가장납입을 규제하는 입법과 판례의 발전, ⑦ 판례상의 개념법학적, 형식논리적 사고방식의 탈피 등이다(박길준, “회사법의 회고와 과제”, 「상사법연구」, 제10집, 1992, 134면).  15)이는 상법제정 초안작성시부터 제기된 문제이기도 하다. “먼저 정부안으로서의 상법초안은 그 규모에 있어서 세계입법의 유례가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 전6편(제1편 총칙, 제2편 상행위, 제3편 회사, 제4편 보험, 제5편 해상, 제6편 증권) 1016개 조문에 부칙이 47조로 된 상법전초안은 첫째 전4편 851개 조문으로 된 현 의용상법보다 양적으로 더 발전하였으며, 단일 법전으로서는 모법이었던 독일 상법전의 905개조, 프랑스상법의 648개 조문에 비할 때에 엄청나게 팽창한 것이 되어 있다. 상법전으로서는 질이나 양적으로나 프랑스상법이나 독일상법은 세계가 자랑하는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 상법초안은 다시 그 상위를 가고 있으니, 상사입법으로서는 세계에 으뜸이라 하겠다. 이것은 잡다한 현행 상법상으로는 특별 단행법으로 되어 있는 것을 모두 한 그릇 속에 담다 보니 이렇게도 훌륭한 것이 된 것이니, 도대체 복잡한 각종 상사법규를 체계도 고려하지 아니하고 한 법전 속에 포섭하는 것 자체가 다시 생각하여 할 점이며, 어느 나라의 입법례에도 찾아 볼 수 없는 현상이다.”(손주찬, “상법전 제정에 대한 소견”, 「법조」, 10권 1호, 1961, 13면).  16)중국 최초의 회사법전은 1904년 청정부에서 반포한 대청공사율(大淸公司律)로 알려져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이후에는 단일의 회사법이 제정되고 있지 않다가 1978년 문화대혁명이 종료되고 난 후 개혁개방의 시기에 외국인투자 우대정책에 따라 중외합자경영기업법(中外合資經營企業法), 외국인독자기업법(外資企業法), 중외합작경영기업법(中外合作經營企業法) 등 외국인투자기업법이 먼저 제정되었다. 이후 단일의 회사법 제정에 대한 노력이 지속되어 1993년에 최초로 회사법(公司法)이 제정되었고, 1999년, 2004년에 일부 개정을 거쳐, 2005년에 대폭 개정되었으며, 2013년에 다시 자본금에 관련된 규정이 일부 개정되었다. 현행 회사법은 유한회사와 주식회사를 양대 축으로 하여 규정되어 있으며, 1장 총칙, 2장 유한회사의 설립과 조직기구, 3장 유한회사의 지분 양도, 4장 주식회사의 설립과 조직기구, 5장 주식회사의 주식 발행 및 양도, 6장 회사의 이사·감사·고급관리인의 자격과 의무, 7장 회사채, 8장 회사의 재무, 회계, 9장 회사의 합병·분할(分立)·증자·감자, 10장 회사의 해산 및 청산, 11장 외국회사의 지사, 12장 법률책임, 13장 부칙의 내용을 담고 있다(劉俊海, 「現代公司法」, 法律出版社, 2008, 1-2면 참조.).  17)정호열, “회사법의 현대적 과제”, 「한국 법학 50년 – 과거·현재·미래」 1권, 한국법학교수회, 1998, 864면.  18)우리나라의 대규모기업집단, 즉 재벌에 대한 회사법상의 규제와 소수주주의 보호에 대하여는 김건식, 「기업지배구조와 법」, 소화, 2010, 139면 이하 참조. 김건식 교수는 재벌의 지배구조개선과 관련하여 재벌총수들의 사적이익추구방지를 강조하고 있다.  19)홍복기, “전자주주총회의 도입”, 「상사법연구」 제22권 제3호 특집호, 2003. 10, 179-224면.  20)전자투표제도, 전자주주총회를 위하여 미국에서는 소위 총회 검사인(Inspector of election)을 두고 있다. 1995년에 미국법에서 도입이 되었고, 현재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와 AMEX 등 전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되고 있거나 NASDAQ에 상장되고 있는 회사는 총회 검사인제도를 두어야 한다. 우리의 경우는 인증제도의 발달로 인하여 이를 활용하거나, 임원의 겸직을 통해서 회사의 부담이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21)지배주주는 미국 회사법상으로 controlling shareholders로 표현되는데, 이들이 갖고 있는 주식을 지배주식(a controlling block of shares)이라고 한다. 지배주식은 통상 의결권 있는 주식의 과반수를 말하나 그 이하의 주식도 회사에 따라서는 사실상 지배주식으로 될 수 있다(Harry G. Henn & John R. Alexander, Laws of Corporations, 3rd ed., 1983, p. 656 note 2). 그러나 주식회사의 지배는 주식소유, 임원겸직, 시장에의 영향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단독으로 혹은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지배주주를 결정하는 요소도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하여야 한다.  22)홍복기, 「회사법강의」. 법문사, 2011, 178면.  23)책임이 없는 권한은 과학적으로 위험한 것이다(Berle, “Non-Voting Stock and Bankers Control”, 39 Colum. L. Rev., 673, 674). 만약 지배주주의 권한에 대하여 아무런 제한도 없다면 소수주주만이 아니라 회사의 사업에 대하여도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Lattin, “Equitable Limitation on Statutory or Charter Powers given to Majority Stockholders”, 30 Mich. L. Rev., 645, 660). 따라서 권한 있는 곳에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Leech, “Transaction in Corporate Control”, 104 U. Pa. L. Rev., 725, 839).  24)상법이 지배주주의 다수결남용에 대하여 결의요건의 엄격화(정관변경, 자본감소 등), 종류주주총회제도,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행사제한, 각종의 회사법상의 소권, 소수주주권(회계장부열람청구권, 총회소집청구권, 위법행위유지청구권, 대표소송제기권), 개별주주권을 인정하고 있지만 주주총회의 무기능화, 감사의 무력화, 이사회제도의 유명무실화 등으로 인하여 그 기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25)홍복기, “외국에서의 M&A에 관한 입법례”, 「상사법연구」, 14집 1호, 1995. 8, 283면; 동, “기업구조조정에 관한 개정회사법의 제문제와 개선방향”, 「비교사법」 제6권 제2호, 1999, 199면.  26)2009년 이후 상장법인의 기업구조조정수단으로는 자산양수도(60.8%), 합병(22.8%), 분할(9.2%), 영업의 양수도(6.3%),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0.9%) 순으로 활용되고 있다(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장법인의 기업조직재편 현황”, 「상장」 제442호. 한국상장회사협의회, 2011, 34면). 2012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신고대상(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2,000억 원 이상이고, 상대방 회사의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200억원 이상인 경우)인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543건이며, ‘수단별’ 기업결합건수를 보면 합병(31.9%), 주식취득(23.2%), 회사설립(20.1%), 영업양수(13.8%), 임원겸임(11%) 순으로 나타났다(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백서」, 2013, 137면).  27)홍복기, “M&A에 대한 상법상의 규제와 몇 가지 문제점”, 「선진상사법률」, 67호, 법무부, 2014. 7, 24면.

    Ⅴ. 회사법의 역할과 사명

    상법은 나라의 부강을 위한 실사구시의 학문으로 볼 수 있다. 상법의 가장 중요한 일부인 회사법도 마찬가지이다.28) 기업을 건전하게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상법의 이념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29) 시장경제에 있어서 정부 이상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기업을 규율대상으로 하는 상법을 선진화하며, 올바른 법집행과 기업의 건전한 운용과 발전을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여 주는 것이 상법학도들의 지상과제인 것이다.

    또한 회사법을 통하여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문구(Saving the World with Corporate Law?)30)가 시사하는 바와 같이 회사(기업)와 이를 규제하는 법 모두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회사법은 회사를 둘러 싼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법률문화의 선진화를 위한 입법부 사법부, 감독기관, 수범자인 주주와 기업들의 자각과 노력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그런데 회사법은 경제와 회사를 바라보는 시각, 이념, 경제적 정의 또는 공정(Economic Justice or Fairness)에 관한 입장에 따라서 다르게 구축될 수 있다. 회사란 무엇인가?, 사적 기관인가 아니면 공적 기관인가?, 회사는 누가 소유하여야 하는가?, 경영자는 누구(무엇)를 위하여 경영하여야 하는가? 회사의 외부비용은 누가 부담하여야 하는가? 이러한 견해의 대립에도 불구하고 회사법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권한이 막강한 기업의 조직, 목적, 활동을 지배하는 원칙을 정한다. 또한 회사법은 회사와 경영자의 의무와 권리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주주의 이익배당, 임금 등에 영향을 미치므로 회사법 자체는 대타협의 산물(Corporate Law is a Big Deal)이라고 부를 수 있다.31)

    따라서 회사법은 지나치게 형식논리에 빠쳐서도 안 될 것이며, 지나치게 유연해서도 안 될 것이다. 기업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을 지배하고 개인의 입맛까지 조정하는 현실 속에서 회사법이 죽은 법인가?32) 아니면 살아 있는 법으로 갈 것인가에 대하여 회사법은 응답하여야 할 것이다. 응답의 주역인 상법학도들은 공평한 입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세계화‧정보화 시대 속에서 그 규모에 맞게 지속가능한 경쟁력이 있는 기업으로 성장 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법적 틀을 개선하는 동시에, 법제도 운영의 선진화를 위한 실천적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야 할 것이다.

    회사법 개정의 방향과 나아갈 길을 시사하고 있는 몇 분들의 견해와 함께 발표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IMF의 위기도 슬기롭게 넘기고, IT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 사회에는 재벌에 대한 비판과 아울러 반 기업정서도 조금은 깔려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이는 지난날 개발독재시대의 산물로 정경유착에 의한 고질적인 부정부패현상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나, 법과 원칙에 따른 기업경영의 투명화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경제발전을 위하여 반 기업정서를 버리고 정부는 물론 기업의 이해관계인 (주주, 피용자, 채권자 및 소비자까지 포함하여)들이 기업의 건전경영을 북돋아주고, 잘못에 대하여는 엄격한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는 점을 덧붙이고자 한다. 법적 이익만을 향유하고 책임을 등한시하거나, 탈법행위가 만연한다면 기업운영의 선진화는 요원한 일인 것이다”.33)

    “현대 회사에 있어 최대의 문제점은 회사권력이 경영자와 지배주주에게 집중되는 경향이고 다수의 출자자들이 경제적 이익과 힘의 배분에 있어 소외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함은 어느 회사법학자나 지적하고 있는 바이다. 그렇다면 회사법개정을 시도할 때는 당연히 중립적인 중재자의 입장에서 이같은 불균형을 시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어야 옳았다”.34)

    “법은 곧 정치의 구체적 표현이므로 정치적 비젼이 담겨 있지 아니한 법은 생명력이 약하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이끌어가는 중추적 제도인 주식회사제도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해서는 주식회사법을 어떻게 형성해 나가야 할지에 관한 정치적 비젼과 결단이 필요하다”.35)

    “우리 회사법이 과연 경영자가 주주이익을 위하여 행동하도록 만드는데 얼마만큼 성공하고 있는가? 이 물음이야말로 우리 회사법학자들이 늘 잊지 말아야 할 물음인 것이다. … 회사법의 목적이 결국 경영자의 행동을 바람 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면 법전 속의 법보다는 현실에서의 집행이 더 중요할 것이다”.36)

    “법률을 한낮 얄팍한 경우 따지기의 노름처럼 본다면 이는 큰 과오를 범하는 것이다. … 일정의 가혹한 식민정책과 독설폭행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국이 오랜 문화민족이라는 자부와 긍지를 확신하고 있다. 그리하여 세계에 자랑할 만한 갖가지의 고유한 문화를 이룩하였다. 그 중 사농공상의 계급이 너무도 엄격히 구별되어 온 우리의 전통에 비추어 상업에 관계되는 문화가 가장 뒤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원래의 문화민족인 우리 겨레는 사실은 상업분야에 있어서도 반드시 그렇지 아니하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송도 즉 개성상인들의 놀라운 업적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 왔다. 다만 상이란 것은 이에 가깝다 하여 종래로 천시되어 온 것은 사실이지만, 도리어 상이 때로는 일반으로부터 무시되고 소외되어 왔기 때문에, 그 발전이 순탄치 못하였을 뿐이다. 상의 분야가 그 같은 역경에 처해 있었기 때문에, 도리어 우리의 옛 조상들의 정성과 슬기로 이를 극복하여 실로 자위적이며, 실로 독보적으로 힘들여 닦인 높은 상도와 귀한 상술의 소중한 유업을 이어 받게 되었으니, 이는 참으로 한국의 특유한 상사문화라고 부를 수 있다고 믿는 바이다. 평소에도 상식적으로 들어오던 우리의 상사문화를 권위 있는 교수에 의하여 더욱 상세한 그 문화의 내용을 알게 되니 그 기쁨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아직 상법의 전모를 파악하지 못하는 초학자로서나마, 상법은 모든 법률 중에서 가장 경제적, 따라서 국제적인 성격이 농후하다고 들었다. 따라서 다른 나라의 상법이 가장 속히 계수 도입되고 있는 분야의 법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상법은 자주 개정되고 또 진보적인 경향을 취한다고 한다. 그러나 지신(知新)과 더불어 온고(溫故)는 이 분야에서도 필요하다. 새 상사 문화의 발전이 건전하게 이루어지기 위하여는 먼저 우리 겨레의 상사문화에 관한 본질적인 고유성의 뿌리를 찾아서 이를 튼튼하게 가꾸는 과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믿는 바이다”. 나는 우리 옛날의 상사문화에 관계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취재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중에 점점 이에 관한 작업에 취미를 느끼어서 전공과목이라는 실감이 생기게 되었다”.37)

    28)회사법의 목적을 ‘사회전체 이익의 증진’으로 보고, 사회전체의 이익에는 주주, 근로자, 공급자, 소비자뿐만 아니라 지역공동체와 자연환경의 수혜자와 같은 회사활동의 영향을 받는 모든 이의 총체적 복지(aggregate welfare)를 포함하는 입장이 있다. 이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사회전체의 효율성(overall social efficiency) 추구에 대응하는 것이다(John Armour/Henry Hansmann/Reinier Kraakman, “The Essential Elements of Corporate Law, University of Oxford”, Legal Studies Research Paper No. 20/2009, p. 26). 회사법의 목적(goal)을 사회전체의 이익증진, 바꾸어 말하면 국부를 증진시킨다는 점에서는 필자의 견해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위 논문과 위 저자들을 포함하여 세계의 저명한 회사법 교수들이 공동으로 집필한 회사법의 기본문제에 관한 논문들을 엮은 ‘The Anatomy of Corporate Law’가 영국 옥스포드 대학출판사에서 발간되었다(2009년 제2판). 위 책은 최근 ‘김건식 외(역), 「회사법의 해부」, 소화, 2014’로 완역되었다.  29)김건식 교수는 회사법의 기능적 접근을 강조하고, 회사법의 가치는 그 논리적·체계적 정합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영자와 주주간에 발생하는 대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임을 강조하고 있다(김건식, 전게 회사법연구Ⅰ, 25면).  30)Kent Greenfield는 회사법에 의한 사회변화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구체적으로는 주주와 경영자중심의 지배구조를 벗어나 이사회의 이원적 구성과 다양한 이해관계인(Stakeholders, 근로자, 소비자, 시민사회 등)에 의한 경영참여로 주주의 이익의 증대는 물론 사회의 전체복지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Kent Greenfield, “Saving the World with Corporate Law?”, Boston College Law School Research Paper 130, 2007, pp. 12-13.  31)Kent Greenfield, op.cit., p. 3.  32)미국에서 경영자지배가 확립되어 세계경제를 주도하게 된 시기인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지적 산물로서 미국회사법은 사장되었다는 매닝의 말은 유명하다(Bayless Manning, “The Shareholder’s Appraisal Remedy: An Essay for Frank Coker”, 72 Yale L.J. 223, 245). 이를 분석·평가한 한 논문은 Harwell Wells, “'Corporation Law is Dead': Heroic Managerialism, Legal Change, and the Puzzle of Corporation Law at the Height of the American Century”, 15 U. Pa. J. Bus. L. 305, Winter, 2013.  33)양승규, “상법(회사편)의 개정방향과 과제”, 「저스티스」, 한국법학원, 94호, 2006, 10. 1면.  34)이철송, “95년 개정상법의 형평성”, 「신세기 회사법의 전개」, 우전 이병태교수화갑기념, 1996. 12. 18면.  35)임중호, “기업환경의 변화와 주식회사법의 발전방향”, 「비교사법」, 창간호, 한국비교사법학회, 1995, 202면.  36)김건식, 전게 회사법연구Ⅰ, 26-30면.  37)박원선, “나의 걸어온 길”, 「학술연구생활회고록」, 대한민국 학술원 1983, 380-381면.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편), “박원선”, 「연세국학연구사」, 연세대학교 출판부, 2005. 5, 437-44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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