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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지역신문 건전성 요인의 변화추이 연구 A study on the change trend of soundness factors for local newspapers
  • 비영리 CC BY-NC
ABSTRACT
지역신문 건전성 요인의 변화추이 연구

This study examined the change trend of three factors of soundness–criticism, identity and systemicity–for local newspapers. by analyzing main articles of front page and editorials published in Kwangju Ilbo, Mudeung Ilbo and Jeonnam Ilbo over the last two decades

As a result, local newspapers maintained a consistent level of criticism regardless of time. While the number of neutral articles in the front pages decreased, the number of favorable articles increased. To the contrary, the number of neutral editorials decreased, and critical editorials increased.

Secondly, the identity has been gradually reinforced. Reports on the local agenda increased sharply from 1998 onwards, and independent coverage and articles increased dramatically from1999.

Thirdly, the systemicity on the internal communication between the divisions of the newspaper organization has decreased rapidly as time went by. From 1998 onward, the number of showing the topical agreement between the top article in the front page and the topic of editorial decreased sharply.

Fourthly, as a result of analysis of top articles, the political news reduced gradually from 1998 onwards, and the economic and social news gradually increased.

In conclusion, the study found that criticism and identity of local newspapers have no great change or rather reinforced over the last two decades. To the contrary, systemicity has been deteriorated in the gate keeping process. The rapid decrease of systemicity happened in 1998 when a powerful restructuring took place in Korean journalism including local newspapers, which suggested that the decreased hardware factors of newspapers during the IMF relief program might affect the communication structure in newspaper organization.

KEYWORD
지역신문 , 비판성 , 독자성 , 체계성 , R분석 , 변화점(change point)
  • 1. 문제 제기 및 연구 목적

    “지역신문이 위기다”고 진단하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거의 없다. 하지만 지역신문의 어떤 측면을 보고 ‘위기’라고 규정하는지는 연구자들마다 서로 다른 견해를 제시한다. 지역신문을 구성하는 요인은 크게 신문을 둘러싼 외적인 환경요인과 신문 자체적인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상당수의 연구자들은 지역신문이 다른 매체에 비해 독자 수가 감소하고, 사회적 영향력이 약해진 것을 ‘위기’라고 말한다. 또 일각에서는 신문 종사자 수의 감소와 조직 규모의 축소, 경영상태의 악화와 임금 감소, 기자의 직업의식 약화 등을 ‘위기’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신문의 본래적인 기능인 견제와 비판, 해석기능이 약화되고, 이것이 신문 전체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 것을 ‘위기’로 판단하기도  한다.

    신문의 위기를 초래하는 원인에 대해서도 진단이 다양하다. 하지만 여러 요인을 복합적으로 묶어서 판단하기보다는 각 요인별로 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준웅․최영재(2005)는 “신문의 위기를 논하는데 있어 그 원인과 진단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신문의 위기라고 선언하는 것보다 ‘무엇 때문’에 위기라고 부를 처지에 빠지게 됐는지, 그리고 그 결과 한국 저널리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됐는지를 묻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언론 외적인 환경이 지역신문의 위기를 조장했다는 연구는 다수가 이뤄졌고, 그 결과 또한 설득력을 갖는다.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과 독자 성향 변화, 중앙 집권적 정치 경제 체제의 지속, 광고 시장의 다변화 등이 그것이다.

    지역신문의 내부적인 요인에 대한 연구 또한 적지 않다. 특히 신문사 경영구조와 종사자 수, 조직체계 등 신문의 구조적인 부분에 대한 것들이 주류를 이룬다. 실제 신문의 위기를 계량적으로 측정하고 관찰하는데 용이한 측면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문의 본래적 기능인 견제, 감시, 비판성의 정도나 유지 여부, 발행 지역과의 밀착성, 의사결정과정의 정상 작동여부 등 비가시적 또는 무형적인 요인은 직접 측정하거나 관찰, 분석하기 쉽지 않다. 그만큼 연구 사례도 많지 않다.

    이 연구에서는 지역신문의 내부적 요인 가운데 일차적으로 신문의 내용을 중심으로 비가시적인 요인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환경적인 요인과 신문의 구조적인 요인이 위기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를 상당 부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그렇다면 과연 기사의 내용과 성격, 비가시적인 요인은 얼마나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이 연구의 출발점이라 하겠다.

    먼저 지역신문의 핵심 콘텐츠인 기사가 비판성을 유지하고 있는가를 기사의 내용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언론의 여러 기능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간주되는 환경감시와 견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요인으로 ‘비판성’에 주목했다. 또 신문이 발행 지역과 얼마나 밀착돼 있는지, 독자적인 취재능력을 갖고 있는가를 분석했다. 지역신문이 중앙지와 비교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역성(locality)을 들 수 있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지역신문의 지역 의제 취급과 이에 대한 독자적인 취재 보도 기능을 측정하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기사를 생산하는 신문사의 게이트키핑(gatekeeping) 과정의 정상 작동여부를 각 신문의 1면 톱기사와 사설의 주제와 논조의 일치 여부를 통해 확인했다. 언론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게이트키핑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 동일한 신문에서는 제반의 기사들이 특히, 그 신문의 대표 기사라고 일컫는 1면 톱기사와 사설이 통일된 주제와 논조로 보도될 것이라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지역신문이 본래적 기능을 건전하게 수행하는지 여부-건전성을 판단하기 위해 하위 개념으로 설정한 비판성과 독자성, 체계성이 시간에 따라 실제 변화했는지, 했다면 어떤 추이를 보이는지를 분석했다. 아울러 각 유목의 측정값이 큰 폭의 변화를 나타내는 변화점(change point)을 도출하고 변화의 원인을 시대적인 흐름에 비춰 유추해 봤다.

    요약하자면, 이 연구에서는 지역신문의 위기의 원인을 신문 외부적 요인에서 찾는 기존 연구와는 달리 내부요인에 초점을 맞췄다. 첫 단계로 지역신문의 핵심 콘텐츠인 1면 톱기사와 사설의 비판성이 24년이라는 분석 기간 동안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분석했다. 또 3개의 지역신문이 지역과 관련된 의제를 다룬 비율과 이를 독자적으로 취재했는지 여부를 측정했다. 이 같은 비판성과 독자성을 정상적으로 발현할 수 있는 전제조건으로 신문 조직의 게이트키핑과정의 정상작동 여부를 1면 톱기사와 사설의 주제와 논조의 일치 여부를 통해 판단했다. 특히 이들 3개 항목의 측정값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봄으로써 3가지 항목을 종합한 ‘건전성’을 얼마나 유지하고 있는지 를 평가했다. 아울러 측정값이 큰 폭의 변화를 보이는 변화점을 도출해서 제시하고, 이를 통해 변화의 원인을 유추했다.

    2.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1) 지역신문의 건전성 요인

    신문의 위기에 대한 논의는 주제와 연구자, 연구방법 등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송정민(2006)은 신문 위기에 대해 크게 신문 내용과 경영구조 등 두 가지로 분류했다. 경영구조 등은 신문을 구성하는 구조적인 것이고 외적인 요소들이다. 경영과 조직, 인원, 광고 등의 신문 자체 구조와 정치 상황, 광고, 신규 미디어 등은 외적인 요인으로 분류했다. 내적인 요인은 신문 기사내용과 의사결정체계 등을 들 수 있다. 결국 위기라 함은 이들 신문의 구조적인 요인과 비가시적인 요인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 정치, 경제적인 여건 변화와 매체의 다변화 등으로 인한 광고 감소와 조직의 축소, 경영난과 임금 저하 등을 외적인 영향에 의한 위기로 볼 수 있다. 반면에 지역신문의 비판성과 지역과의 밀착성 약화 등은 신문 내적인 요인에 의한 위기라고 말할 수 있겠다.

    실제 지역신문 위기의 원인으로 기존 연구자들은 크게 신문 외적인 요인과 내적인 요인으로 나눠서 분석했다. 조영신(2007)은 외적요인은 지역신문을 둘러싼 환경적인 것으로 1)중앙집권 2)광고주 3)독자 4)신문 간 경쟁 등으로 요약했다. 그는 지역신문이 지역에 충실하게 복무하지 못하는 이유로 지방자치제 실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앙 집권적으로 운영되는 정치와 사회 시스템을 들었다. 또 열악한 지역 경제 때문에 신문광고 시장이 위축되고 이는 곧 신문경영 악화로, 신문의 품질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구조를 형성한다고 주장했다. 중앙 중심적인 사고에 매몰된 지역 독자들이 지역신문을 외면함으로써 독자 수가 감소해 신문 경영과 매체 영향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열악한 신문 경영 환경 속에서도 지역 토호세력들이 보다 많은 광고를 유치하기 위해 신문사를 설립하고 이런 목적으로 설립된 신문이 난립하면서 과당경쟁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김선남(2001b)이나 김영호·강준만(1995) 등도 지역신문의 난립과 과도한 경쟁을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반면에 신문 위기의 원인을 신문 내부요인에서 찾고자 하는 노력도 있었다. 내부요인으로는 신문사의 조직과 인적구성, 의사결정 구조 등을 들 수 있다. 이의정․민형배(2004)는 소속 기자들의 언론 기능에 대한 인식, 직업 만족도 등 이른바 언론 정체성과 기자윤리 결여를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고영철(2009)은 미국과 한국의 일간지 1면 톱기사 분석을 통해 미국 신문, 규모가 큰 신문일수록 다양한 취재원을 기사에 반영하려는 경향이 있었다고 보고 했다. 규모가 작은 신문은 취재원 수와 실명 취재원이 적고, 관료가 아닌 시민단체회원 등을 취재원으로 활용하는 비율이 낮다고 보고했다. 특히, 박성헌(2004)은 광주지역 3개 신문의 사설 4,327개를 분석해 지역신문이 그 소속 지역의 현안 문제 등을 보도하는 데 있어 기자와 경영진이 취재원과 혈연, 지연, 학연, 이해관계 등이 얽혀 비판적인 기사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방 정부나 지역 인물보다 중앙 정부와 전국 단위 사건에 대한 보도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지역 관련 보도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지역신문이 신문으로서의 건전성을 얼마나 유지하고 있느냐를 분석했다. 보다 효율적인 분석을 위해 건전성 아래 3개의 하부항목을 설정했다. 즉 1)비판성 : 신문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 즉 비판성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 2)독자성 : 지역 신문으로서 발행 지역과 얼마나 밀착된 주제를 다루는가?, 또 그 주제를 얼마나 독자적으로 취재, 보도하는가? 3)체계성 : 게이트키핑 과정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가? 등이다.

    이 연구의 출발점이자 핵심은 건전성의 3가지 하위개념 가운데 비판성 분석이다. 또 독자성과 체계성도 각각 지역 신문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는지 가늠하는 건전성을 구성하는 주요 항목이다. 비판성과 독자성, 체계성은 상호상관관계를 갖지 않는 독립적인 성격이 강해 각각 요인을 개별 항목으로 분석했다.

       2) 지역신문의 비판성

    맥퀘일(D.McQuail, 2011)은 “자유로운 미디어는 과도한 체제 동조자가 되어서는 안되며 의견과 정보의 다양성을 지녀야한다. 또한 공중을 위해 탐사적이어야 하고, 파수견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말로 언론의 견제, 감시 기능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여기에 슈람(Wilber Schramm)은 언론의 기능을 언급하면서 첫 번째로 감시기능을 꼽았다(구재수, 2000).

    이 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선행연구들은 지역주민의 지역에 대한 의식을 배양하는 차원에서 감시, 비판기능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역신문이 얼마나 지방의 여러 권력을 견제, 감시, 비판하는지를 실증적으로 측정한 연구는 많지 않다. 다만 박성헌(2004)은 지방분권과 지역 언론의 역할에 대한 연구에서 지역신문이 지역문제에 대해 비판을 피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보고했다. 그는 지역 언론 종사자들의 지연, 학연에 얽힌 휴먼네트워크의 압박으로 정론과 비판을 펴지 못한다고 말한다. 나아가 언론의 주요 소비자로 떠오른 지방 정부와 지역 기업 등과 언론의 이해관계에 얽매여 언론의 자기통제를 통해 비판 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실제로 2001년 7월부터 2년 동안의 광주지역 3개 일간지 사설을 분석한 결과 4,327개 가운데 중립적인 논조가 54.2%, 비판적인 논조의 사설이 38.5%, 호의적인 것이 7.3%였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199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통시적으로 비판성의 추이를 측정한 연구는 찾기 힘들다.

       3) 지역신문의 독자성

    조 항제(2006)는 “지역신문은 수직적으로 지역민의 이해와 기호에 파고드는 ‘심화’가 필요하며, 이는 지역에 대한 귀속감과 애착심을 정치적 자치의 효능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1)해당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안에 대해 2)지역신문 자체 인력을 통해 3)지역적인 시각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신문을 제작, 배포하는 것이 지역신문으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자 역할이다”는 말로 해석된다. 지역 언론이 중앙 또는 전국대상 신문, 방송과 구별되는 가장 기본적인 차이가 ‘지역성’이라는 주장이고 그런 만큼 지역에 얼마나 충실한지가 바로 지역신문의 건전성을 진단하는 주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지방 정치와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지역신문이 독자적으로 취재하고 해석하며, 이를 가공해 독자와 언론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지역 언론의 기본적인 책무다. 이 같은 지역신문의 독자성은 지역과 전국 대상 신문을 구별 짓는 가장 큰 기준일 수 있다. 만약 지역신문이 그 지역 문제 대신 전국적인 의제를 통신사 기사를 이용해 보도하거나, 독자적으로 취재하는 능력이 약해진다면 이는 지역신문의 특성과 의무를 포기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4) 의사결정 구조의 체계성

    신문사의 편집국은 매일 마감시간(deadline) 내에 최상의 품질의 신문을 만들어 내야하기 때문에 작업을 시스템화 해야 하고, 긴밀하고 체계적인 의사소통구조를 가져야한다(Shoemaker & Reese, 1996: Turow, 1992).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대부분 편집국 안에서의 조직원들의 의사소통의 문제에 초점을 맞췄고 편집국 내 부서 간 협력체계와 협조 여부 등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갖지 않았다. 최근 들어 지역신문 편집국 인원의 대폭적인 감소와 소통 부재 등의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이의정·민형배, 2004).

    같은 신문의 지면이라 하더라도 각 면에 따라(부서에 따라) 논조와 기사의 성격이 다르거나 심지어 기사 내용과 논설의 논조가 다른 경우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신문제작에 있어 양대 조직이라 할 수 있는 편집국과 논설실의 의사소통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은데서 기인하는 현상이다. 이는 단순히 신문사 내 부서 간의 의사소통의 문제를 넘어 지역신문의 게이트키핑 기능이 붕괴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갑(2001)은 게이트키핑을 뉴스 제작과정에 개입된 직접적인 통제요인으로 뉴스 소재의 선택, 기사작성, 논조를 결정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결국 각 신문이 기사를 선택하고 어떤 논조를 보도할 것인지를 나름대로의 통일된 기준과 시스템으로 통제하고 관리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게이트키핑 과정에 문제가 있을 경우 보도에 심각한 혼란이 초래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심화하면 기사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해당 신문에 대한 평가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다.

    지역신문의 여러 속성 가운데 위에서 논의한 비판성과 독자성, 체계성 등 3가지 속성이 정상적으로 기능한다면 신문이 “건전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이것이 심화하면 ‘위기’로 발전할 것이다. 따라서 이 논문에서는 비판성과 독자성, 체계성 등 지역신문의 내적속성 3가지를 아울러 ‘건전성’이라고 조작적으로 정의하고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3. 연구문제 및 연구방법

       1) 연구문제

    지역신문이 건전하게 기능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각 신문이 견제와 감시역할은 물론 취재, 보도의 독자성 확보 여부, 의사결정구조 정상적인 작동여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 시간이 지나는 가운데도 이들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지역신문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의 연구문제를 설정했다.

       2) 연구방법

    (1) 분석대상 신문 및 지면

    광주광역시에서는 20여개의 지역신문이 발행되고 있으나 한국기자협회의 심사를 거쳐 회원사로 인정된 신문은 광주일보와 무등일보, 전남일보, 광주매일, 광남일보, 전남매일, 남도일보 등 7개다. 이 가운데 가능한 오랜 기간의 건전성 변화 추이를 관찰하되 분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창간한 지 오래된 순서대로 광주일보(1952), 무등일보(1988), 전남일보(1989) 등 3개 신문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들 3개 신문은 모두 광주광역시에 본사를 두고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22개 시·군을 커버리지로 하고 있다.

    특히 광주지역에서 발행되는 신문을 분석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전국을 커버리지로 하는 이른바 중앙지가 등록된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7개 신문사가 한국 기자협회에 가입해 있을 정도로 지역신문의 활동이 활발한(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지역이기 때문이다.1) 또 수도권과 물리적인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어 지방 정부를 비롯한 제 권력과의 관계를 관찰하는데 용이할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연구자가 광주지역에서 20년 이상 기자로 활동하며 관찰해온 경험을 실제 학문적 연구로 연결해 보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

    분석 대상 기사는 각 신문의 1면 톱기사와 사설로 한정했다. 통상 신문연구에서 1면을 분석한다는 점에서(이재경, 1997; 정연구, 1997,1998; 이종수, 2003; 심훈, 2005; Utt & Pasternack, 1984; Barnhusrts & Nerone, 1991; Bridges, 1989; Bridges, 1989; Bridges & Bridges, 1997), 그리고 1면을 지역신문의 지역성을 측정하는 기본 지면으로 삼는 것은 기존 관행이라는 차원에서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신문 1면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일반적인 기사분류방식을 모두 종합하는 속칭 종합면의 성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지역신문이 어느 정도로 지역 관련 보도를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조영신, 2007).

    각 신문의 1면 톱기사를 주요 분석대상으로 삼았으나 부서 간 의사소통의 체계성을 측정하기 위해 사설을 보조적으로 분석했다. 같은 신문에 게재된 1면 톱기사와 사설의 주제가 일치하는지도 분석했다. 신문의 형편에 따라 사설을 게재하지 않거나 1개만 게재한 경우가 있어 사설의 개수가 6개가 아닌 사례도 있었다.

    또 분석항목을 각 신문사별로 측정하지 않고 3개 신문의 측정값을 묶어 분석했는데, 이는 개별 신문사의 변화추이 보다는 지역신문이라는 전체적인 구도 속에서 각 항목의 변화 추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기 위함이다.

    (2) 분석 대상 기간 및 표집 방법

    분석대상 기간은 1990년 1월 1일부터 2013년 12월 31일까지 24년이다. 3개 신문 가운데 가장 늦게 창간된(1989) 전남일보의 1년분 신문을 확보하기 위해 창간 이듬해인 1990년부터 분석했다. 분석대상 신문은 주(週)구성표집방법(constructed week)을 통해 확정했다. 매주 다른 요일을 각각 지정해 샘플을 얻는 이 표집방법은 신문의 내용분석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스템펠(Stempel, 1952)은 한 신문에 1년 동안 게재된 단일 주제에 대한 기사내용을 분석할 경우, 그 표본 크기를 각각 6일, 12일, 18일, 24일, 48일 분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를 1년 분 모두를 분석한 결과와 비교했을 때, 12일 분 이상의 표본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보고했다(차배근, 402쪽, 재인용). 그리고 리피와 그 동료들(Riffe et al., 1993)도 표집에 걸리는 시간과 샘플 평균의 표준편차 등을 고려할 때 1년 치 신문을 연구하는 데는 2주 정도의 분량이 적당하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광주일보와 전남일보는 1년에 12부씩, 24년치 신문 288부씩을 분석했다. 무등일보의 경우는 1995년 모기업 부도와 이에 따른 여파로 1999년 7월부터 4개월 동안 신문이 발행되지 않았다. 따라서 정간 기간 동안인 4개월치 신문 4부를 제외한 284부를 분석했다. 3개 신문 분석은 2011년 6월 5일과 6일, 2014년 1월 15일, 두 차례에 걸쳐 광주 무등도서관과 전남일보, 무등일보 자료실을 이용했다. 또 일부는 인터넷 뉴스스크랩 서비스를 이용했다. 1면 톱기사는 860개, 사설은 1502개를 분석한 것이다.

    분석자료 코딩작업은 연구자 본인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학생 3명이 했고, 실제 코딩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자와 대학원생 1명 등 2명만이 담당했다. 코딩의 신뢰도는 홀스티(Holsti)의 신뢰도 검증공식을 이용했다. 연구자 등 두 명의 코딩결과가 얼마나 일치해 신뢰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광주일보 6월 20일부터 24일까지 5일치 신문의 1면과 사설 등을 대상으로 항목별 코딩을 실시했다. 본 연구자와 나머지 코더 1명의 분석결과에 대한 신뢰도는 분석 항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사의 주제(0.96), 소스(0.93), 대상지역(0.93), 취재주체(0.90), 비판성(0.90), 의사결정 체계성(1.0)에서 신뢰도가 0.9 수준 이상으로 각각 나와 양호한 편이었다.

    신뢰도 검증을 마친 코딩데이터는 SPSS PASW 18.0 프로그램을 이용해 분석했다. 또 통계프로그램 R을 이용해 분석 기간 동안 자료의 패턴과 변화점(change point)을 도출했다.

    변화점은 빅 데이터 분석과 패턴 추출 전문 통계처리 프로그램인 R을 사용했다. 변화점은 전체 자료값 추이를 비교해 차이가 가장 큰 지점을 지목한 것이다. 따라서 통상 차이를 비교하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값을 표시하는 t-검증과 같이 통계적 유의도를 표시할 필요가 없고 변화점을 기준으로 전후의 값을 비교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변화점 그 자체가 전체 흐름 속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지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2)

       2) 분석 유목 및 측정 방법

    분석 유목은 지역 신문의 건전성 요인 가운데 비판성과 독자성, 체계성 등 3개 요인을 분석했다. 또 이들 각 측정 항목의 연도별 추이를 별도로 분석했다.

    (1) 비판성

    1면 톱기사와 사설이 특정 사안에 대해 얼마나 비판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지를 측정하기 위한 항목이다. 우호-중립-비판 등 3단계로 분석했다. 기사에 사용된 어휘의 긍정-부정에 대한, 또는 비판, 우호에 대한 느낌을 판단하기 보다는 기사나 사설에 나타난 전반적인 태도 즉, 논조와 맥락을 보고 판단했다. 이용길(1998)과 구재수(2000)도 신문 사설을 분석하는데 있어 개별 어휘의 성격과 느낌 보다는 ‘논조’를 통해 비판 정도를 구분한 바 있다.

    (2) 독자성

    독자성은 기사의 대상과 취재 주체 등 2가지를 하부 측정항목으로 설정해 분석했다. 또 전체적인 주제의 흐름을 참고하기 위해 톱기사의 주제를 분석했는데, 정치, 경제, 사회, 교육문화, 기타 등으로 분류해서 분석했다.

    가. 기사 대상

    지역신문이 발행 지역 의제를 얼마나 충실하게 취급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1면 톱기사와 사설의 각각의 소재가 중앙 또는 전국적인 의제인지, 지역의 것인지 여부를 측정했다.

    나. 취재 주체

    지역 신문이 1면 톱기사와 사설을 각각 자사의 취재인력을 투입해 독자적으로 보도를 했는지, 아니면 통신사가 제공하는 기사를 전재했는지 여부를 판단했다. 통신 기사를 전재할 경우 바이라인(byline)을 기사 말미에 달아 출처를 밝혔는지를 확인했다.

    (3)체계성

    동일 신문 내부의 의사결정 시스템(게이트키핑)의 정상 작동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1면 톱기사와 사설의 소재가 일치하는지 여부를 분석했다. 같은 날짜의 동일 신문에 실린 1면 톱기사와 1개~2개의 사설의 주제가 일치하는지 여부를 분석했다. 의사결정구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면 주제의 일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가정했다.

    (4) 연도별 추이

    1990년부터 2013년까지 24년에 걸쳐 위의 각 분석 유목 측정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분석했다. 또 측정값의 평균이 시기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는 특정연도를 ‘변화점’이라고 제시했다. 하지만 사회 변화는 1년 단위의 짧은 기간에 급격히 이뤄지는 사례는 드물고 2~3년 또는 길게는 4~5년 정도에 걸쳐 변화가 진행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1차적으로 24년에 걸친 측정값의 변화 추이를 전체적으로 살피고, 2차적으로 그 추이 가운데 측정값이 큰 변화를 보이는 시점을 ‘변화점’으로 지목해 그 전후의 측정값의 평균을 비교하고 그 의미를 해석했다. 분석 유목과 분석내용은 <표 1>과 같다.

    [<표 1>] 분석유목 및 분석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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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석유목 및 분석내용

    1)2014년 8월 현재 한국기자협회에 가입한 신문사 수는 부산 2개, 충북 5개, 경남·울산 6개, 대구·경북 6개, 인천·경기 5개, 광주 7개, 대전·충남 3개, 강원 2개, 전북 5개, 제주 4개다.  2)R분석은 전남대학교 통계학과 패턴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다. 정규분포를 가정했을 경우 변화점은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계산할 수 있다.   3)국제 관련 뉴스나 북한, 외교 등의 기사를 기타 항목으로 분류했다.

    4. 연구결과 및 논의

       1) 비판성

    (1) 톱기사의 비판성 추이

    비판적 논조의 기사는 분석 기간 동안 거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우호적인 기사는 점차 증가한 반면 중립적인 논조의 기사는 감소했다.

    <그림 1>을 비롯한 각 그림의 왼쪽 그래프는 각 측정값 변동 추이를 표시한 것이고, 오른쪽 그래프는 변화점의 위치와 그것을 전후로 한 평균값의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비판성 측정에서 변화점은 2000년이었으며, 이 시점을 기준으로 우호적 기사는 8.9%에서 17.5%로 증가했다. 중립적 기사는 62.7%에서 49.1%로 감소했고, 비판적 기사는 시기에 상관 없이 31.1% 내외로 일정했다.

    비판적인 기사 비율은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도 중립적인 논조의 기사가 우호적인 것으로 대체되면서 전체적으로 비판 기능이 약화된 것으로 비쳐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 사설1의 비판성

    사설1 가운데 우호적인 사설은 분석 기간 동안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비판적인 사설은 변화점 이후부터 증가한 반면 중립적인 논조의 사설은 변화점을 기준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이를 나타냈다.

    사설1 비판성 추이에서 변화점은 2006년이었으며, 이를 전후해 비판적인 사설은 평균 34.6%에서 57.7%로 증가했다. 반면에 중립적인 사설은 53.9%에서 31.8%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호적인 사설은 약 11.3%로 일정한 경향을 보였다.

    (3) 사설2의 비판성

    우호적인 사설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중립적인 사설은 점차 증가하다 일정 시점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에 비판적인 사설은 감소세를 보이다 일정 시점부터 급증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사설2의 비판성 추이 분석에 있어 변화점은 2010년이었다. 우호적인 사설은 시기에 상관없이 약 7.5%로 일정했다. 중립적인 사설은 변화점을 전후로 52.5%에서 13.1%로 감소했다. 반면에 비판적인 논조의 사설은 변화점을 기준으로 40.3%에서 79.4%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2) 독자성

    (1) 기사, 사설의 대상

    가. 톱기사의 대상

    톱기사의 대상이 지방인 기사는 점차 증가한 반면 중앙을 대상으로 하는 기사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변화점은 1999년이었으며, 변화점을 기준으로 중앙 기사는 평균 64.2%에서 19.2%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에 지방을 대상으로 하는 기사는 35.8%에서 80.8%로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 분석에서의 변화점은 1999년이지만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1992년부터 이미 지역 관련 기사 빈도가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방자치제의 성숙과 지역 의제에 대한 지역 신문의 관심이 점차적으로 강화되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나. 사설 1의 대상

    사설 1의 대상도 중앙 관련 사설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 지방 관련 사설은 증가하고 있으며 변화점을 기준으로 교차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변화점은 2001년이었으며, 이를 기준으로 중앙 기사는 83.60%에서 40%로 줄어들었으나 지방 대상 기사는 16.4%에서 60%로 증가했다. 사설1의 경우도 톱기사 분석과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 사설 2의 대상

    사설 2의 대상은 중앙 관련 사설은 점차 감소하는 반면 지방 관련 사설은 점차 증가하다가 일정 시점을 기준으로 지방과 중앙 대상 사설이 교차했다.

    변화점은 2006년이었고, 이를 전후해 중앙 관련 사설은 73.9%에서 35.4%로 감소추세를 보인 반면, 지방 관련 기사는 26.1%에서 64.6%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설2의 변화점이 사설1에 비해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톱기사나 사설1의 경향과 유사한 추이를 나타냈다.

    (2) 톱기사 취재의 주체

    각 신문이 자체적으로 취재한 기사를 톱기사로 보도한 건수는 증가했다. 반면 국제 문제나 북한 관련 이슈, 스포츠 등 통신사가 제공한 지역 밖의 의제를 톱기사로 처리한 건수의 평균치는 점차 감소했다.

    1999년을 기준으로 통신사 제공 기사는 53.8%에서 12.5%로 감소했다. 반면에 신문사 자체적으로 취재한 기사의 평균은 46.2%에서 87.5%로 증가했다. 취재 주체에 대한 분석도 앞서 분석한 톱기사와 사설 1, 사설2의 대상과 거의 유사한 경향을 나타냈다.

    (3) 톱기사의 주제

    지방 정부의 행정 행위를 포함한 정치를 주제로 한 기사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국제 뉴스와 북한 관련 뉴스 등의 비율도 감소했다. 반면에 경제와 사회, 교육/문화 등의 비율은 증가했다.

    정치 기사의 경우 2007년을 변화점으로 60%에서 37%로 감소했다. 기타 기사의 경우도 1997년을 기준으로 14.2%에서 4.7%로 감소했다. 반면에 경제 관련 기사는 1997년을 기준으로 13.5%에서 24.4% 늘었고, 사회는 13.5%에서 24.4%로, 교육/문화는 4.8%에서 12.5%로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이를 요약하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지방정치와 행정에 대한 기사는 줄어든 대신 경제와 사회, 문화 등의 증가했다. 특히 정치 기사 건수가 2000년대 초반부터 점차 감소하다 2007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감소한 것은 정치권력이면서 동시에 주요 광고주로 자리 잡은 지방자치단체와 단체장에 대한 기사가 줄었음을 의미한다. 경제 등 다른 주제의 증가는 정치 기사를 대체한 반증으로 해석된다.

       3) 체계성

    같은 날짜에 발행된 동일 신문의 1면 톱기사와 사설의 주제가 일치하는 빈도가 일치하는 사례 수의 평균은 점차 감소했다. 반대로 일치하지 않는 사례수의 평균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점은 1998년이었으며 이 시점을 기준으로 주제가 상호 일치하는 사례 수의 평균은 30.2%에서 17.9%로 감소했고 일치하지 않는 사례는 69.8%에서 82.1%로 증가했다.

    각 항목별 측정값 변동 추이를 정리하면 <표 2> 와 같다.

    [<표 2>] 분석 항목별 측정값 변동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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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석 항목별 측정값 변동 추이

    5. 결론

    이 연구는 지역신문이 위기라는 진단에서 출발했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지역신문의 환경적인 요인과 경영 상태, 종사자 수 등 신문의 구조적인 요인에 초점을 맞춰온 경향이 있다. 반면에 이 연구는 지역신문의 비가시적인 요인을 연구 대상으로 했다. 기존 연구를 통해 지역신문의 환경적인 요인과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위기’임이 입증됐고, 이에 대해서는 이의가 거의 없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지역신문의 비가시적인 요인 가운데 핵심 콘텐츠이자 환경감시 기능의 대표적인 지표인 톱기사와 사설의 비판성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봤다. 또 톱기사와 사설의 주제가 지역과 관련된 것인지 여부와 그 주제를 신문사가 독자적으로 취재·보도했는지를 분석했다. 그 빈도의 추이도 분석했다. 아울러 신문제작 과정에서의 원활한 의사소통 여부를 분석하는 차원에서 톱기사와 사설 간의 주제와 논조가 일치하는 빈도와 추이를 측정했다.

    연구결과 첫째, 지역신문의 비판성은 시간이 흐름과 상관없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톱기사 가운데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는 24년 동안 31% 안팎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대신에 중립적인 기사가 줄어든 만큼 우호적인 기사 수가 늘었다. 사설의 경우 사설 1과 사설 2 모두 우호적인 기사비율은 분석 기간 동안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에 중립적 논조의 사설은 줄고, 그 빈도 수 만큼 비판적인 사설은 늘었다. 경영악화와 지방 권력과의 유착 등의 이유로 비판적인 기사와 사설이 감소했을 것이라는 가정은 연구결과와 큰 차이를 보였다. 우호적인 기사가 증가하거나 중립적인 사설이 감소한 것이 비판성이 약화된 것처럼 착시현상을 나타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측정값 평균 차이가 큰 지점인 변화점 분석에서는 톱기사는 2000년, 사설 1은 2006년, 사설 2는 2008년으로 나타났다.

    둘째, 독자성도 점차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의제를 주제로 한 보도는 1998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독자적으로 취재·보도한 기사 수도 1999년을 변화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지역 의제를 다루고자 하는 적극적인 태도의 변화가 원인이라면 대단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IMF 이후 급격히 악화된 신문 경영환경 등의 영향으로 통신사의 뉴스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상황 등을 감안하면 그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신문사 내 부서 간 의사소통 여부를 파악한 체계성은 시간이 흐르면서 급격히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점으로 추출된 1998년을 기준으로 1면 톱기사와 사설의 주제와 논조의 일치 빈도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미친 IMF구제금융 사태는 지역신문에도 큰 타격을 줬다.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단행된 기자 등 제작 인원의 대량 감축과 조직 축소 등의 구조적인 변화가 게이트키핑 과정에서의 의사소통 약화로 이어졌고, 이것이 톱기사와 사설이라는 콘텐츠에까지 영향을 미쳤을 것이 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넷째, 시간 흐름에 따른 톱기사의 주제를 분석한 결과 정치 관련 기사는 점차 감소했다. 정치 기사는 2000년대 초부터 점차 감소해 2007년에 변화점을 기록했다. 반면에 1998년을 기점으로 경제와 사회 등의 기사 비율이 점차적으로 높아졌다. 지방 행정을 포함한 정치 관련 뉴스가 줄어든 만큼 경제와 사회 뉴스를 더 많이 다뤘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뉴스 소재의 다양성이 강화됐음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지방 권력에 대한 비판 보다는 경제와 사회 등 다른 이슈로 시선을 돌린데 따른 결과라는 해석도 가능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하겠다.

    결론적으로 지역신문의 비판성과 독자성은 1990년 이후 24년 동안 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강화됐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게이트키핑 과정에서의 체계성은 크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체계성이 급격히 약화된 시점은 지역신문을 비롯한 언론계의 강력한 구조조정이 이뤄진 1998년이어서, IMF를 거치면서 불안정성이 강해진 구조적인 요인이 의사소통 구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역신문의 위기는 기존의 연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환경적, 외부적 요소와 신문자체의 구조적인 요소에서 명확하게 나타난다. 또 이는 지역신문의 의사결정 과정의 체계성에까지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역신문의 핵심적인 기능인 비판성과 독자성은 24년에 걸친 분석 기간 동안 약화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6. 한계 및 제언

    비록 거칠지만 24년에 걸쳐 발행된 3개의 지역신문을 분석해 의사결정과정의 체계성이 약화됐음을 확인했다. 반면에 지역신문 위기의 핵심으로 지목했던 비판성과 독자성은 약화되지 않았거나 오히려 강화된 측면이 있음을 확인한 것은 나름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역신문이 위기 상황인 가운데도 비판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언론 현장에서 기자로 활동하는 연구자로서 약간의 자부와 안도를 할 수 있었다.

    또 언론 학계에서 사실상 중단 상태에 있는 지역신문에 대한 연구를 재개하고, 연구과정에서 언론 기반이 붕괴된 상황을 실증을 통해 확인한 것도 나름의 성과라 하겠다. 실제 2001년에 발행이 시작된 지역 언론 전문 학술지인 ‘언론과학연구’의 1권부터 2011년 발행된 통권 실린 403개의 논문을 분석했다. 그 가운데 순수하게 지역 언론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22편에 불과할 정도로 지역언론에 대한 연구는 침체돼 있다. 심지어 1990년 이후 24년 동안 발행된 3개의 지역신문 원본을 모두 보관한 도서관이나 기록물 보관소가 광주광역시에 한 곳도 없는 것도 지역 언론 위기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이 연구가 갖는 한계는 있다. 우선 분석 유목과 대상의 문제다. 지역신문의 여러 가지 다양한 내부 요인 가운데 비판성과 독자성, 체계성 등 3가지 속성만을 분석했고, 7개의 광주 전남의 지역신문 가운데 3개 신문만을 분석했기 때문에 지역신문 전반으로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 톱기사와 사설의 주제 등을 분석하고 변화 추이를 관찰했으나 비판적 논조를 보인 기사의 대상과 주제까지 살펴보지 못함으로써 그 원인과 영향을 총체적으로 설명하는 데는 부족함이 있었다.

    이 연구가 지역신문에 대한 더 깊은 관심과 연구를 촉발하는 작은 불씨가 되기를 바라며, 다음 연구자들의 발전된 연구와 성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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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 (2006) 『지역언론과 지역문화』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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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표 1> ]  분석유목 및 분석내용
    분석유목 및 분석내용
  • [ <그림 1> ]  톱기사의 비판성
    톱기사의 비판성
  • [ <그림 2>\ ]  사설1의 비판성
    사설1의 비판성
  • [ <그림 3> ]  사설2 비판성
    사설2 비판성
  • [ <그림 3> ]  톱기사의 대상
    톱기사의 대상
  • [ <그림 7> ]  사설1의 대상
    사설1의 대상
  • [ <그림 8> ]  사설2의 대상
    사설2의 대상
  • [ <그림 9> ]  톱기사 취재의 주체
    톱기사 취재의 주체
  • [ <그림 11> ]  톱기사의 주제
    톱기사의 주제
  • [ <그림 12> ]  톱기사 - 사설 주제 일치여부
    톱기사 - 사설 주제 일치여부
  • [ <표 2> ]  분석 항목별 측정값 변동 추이
    분석 항목별 측정값 변동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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