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교육에서의 문화에 관한 다각적 검토 -교사의 문화 역량 강화를 위한 기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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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Lee, Seungyeon. 2014. 6. 30. A Multilateral Review of Cultural Factors in Foreign Language Education. Bilingual Research 55, 219-247. This paper focuses on teachers’ cultural competency as the center of the execution of cultural education in foreign language education. In order to develop training programs to strengthen the cultural capacity of current and future teachers, it is necessary to observe the cultural factors in the teaching-learning environment and identify their characteristics. This paper looks at the measurable elements in foreign language education including ‘the culture of learners’, ‘the culture of the teacher’, ‘culture as educational content’, ‘culture as a teaching-learning context’, and ‘the basic elements of culture’. These five elements, the aspects of their interaction, and their influence were examined closely in the teaching-learning environment. This research is expected to contribute to foreign language education in two ways. (1) In education theory, the understanding of the aspect of culture in foreign language education can be broadened and more deeply understood. (2) In applied use, a direction for enhancing culture competency in teacher education can be set, benefiting existing education programs. In addition, this research can be utilized in the proper development and provision of specialized cultural training programs focusing on the teaching practice of in-service teachers.(Sejong University)

  • KEYWORD

    cultural competence , culture of learners , culture of the teacher , culture as educational content , culture as a context , basic elements of culture , teacher education , cultural training programs

  • 1. 들어가며

       1.1. 연구 목적과 필요성

    본고는 외국어 교수‧학습 현장의 다양한 문화적 환경과 문화적 상호 작용 양상을 면밀히 검토하여 외국어 교육에 관여하고 영향을 미치는 문화의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이러한 고찰을 통해 외국어 교육 상황에서 교사가 겪게 될 다양한 문제들을 예측하고 이를 유형화함으로써 교사 교육(teacher education)과 교사 연수(teacher training)에서 문화 교육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한다.

    외국어 학습에서 학습자들의 목표 문화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Nostrand 1989:189)1) 학습자들이 외국어의 어휘, 문법, 음운 등 언어학적 부호를 아는 것이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Baker 2012:63-64). 학습자들은 주어진 텍스트의 의미를 파악하고, 문법적으로 오류 없는 발화를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각 텍스트에 담긴 문화적 함의를 이해하고, 상황에 적절하며 문화적으로 용인되는 방식으로 말함으로써 진정한 문화 간 소통 능력(intercultural competence)을 획득하게 된다.

    Kramsch, Byram, Moran, Peterson을 비롯한 많은 문화 교육 연구자들은 언어와 문화가 통합된 학습 경험이 학습자들의 의사소통 능력 (communicative competence)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문화 학습 경험이 학습자의 자의식(self-awareness)을 높이고 개인적 성장을 이루는 데도 긍정적으로 기여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에 힘입어 오늘날 외국어 교육에서는 학습자들이 목표 문화에 대한 정보 차원의 지식을 갖추는 것뿐 아니라, 문화 능력(cultural competence), 문화 지능(cultural intelligence), 또는 문화 문식력(cultural literacy) 개념을 포함한 ‘문화 의식(cultural awareness)’을 높여야 한다는 관점이 공유되고 있다. 최근 문화 교육은 학습자들이 단지 특정 언어권 혹은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과 소통하게 하는 데 머물지 않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유능한 문화간 소통자(intercultural communicators)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Byram and Fleming 1998:7).

    외국어 학습자들의 문화 능력을 키우고, 그들의 문화 체험을 의미 있게 만들며, 궁극적으로 새로운 문화에 대해 공감하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에는 외국어 교사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의 문화 능력을 강화하고, 문화 교수 전략을 갖추게 하는 것이 외국어 교사 교육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으며, 이에 대한 연구 역시 활발히 이루어졌다(Nostrand 1989, Rowsell, Sztainbok and Blaney 2008, Ryan 2010, Fang 2011, Dogancay-Aktuna 2005, Sercu 1998, 2004 등). 그러나 교사 자질로 문화 능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여러 연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의 문화 역량을 키우기 위해 그들에게 필요한 지식과 관점, 그리고 경험이 무엇인지를 구체화한 작업은 여전히 충분치 못한 상황이다.

       1.2. 선행연구

    외국어 교사들의 문화 의식, 문화 능력, 문화 교수 자질 신장을 논의한 연구로는 외국어 교육, 영어교육 혹은 응용언어학 분야의 Kramsch(1983), Kramsch, Cain and Nurphy-Lejeune(1996), Sercu(1998), Dogancay-Aktuna(2005), Suarez(2011) 등이 있으며, 한국어 및 한국문화 교육에 관한 것으로는 양민애(2008), 김성금(2008), 원미진(2009), 성시온(2011), 이승연‧주경희(2013) 등이 있다.2)

    Kramsch(1983)는 (예비)외국어 교사는 목표 문화 행위의 저변에 깔린 사회학적 함의인 신념이나 가치, 태도 등을 이해하기 이전에 교사 자신 의 태도나 가치, 신념 등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하였다. 즉, 교육 대상으로서의 문화를 이해하고 교수하기에 앞서 교사가 자신의 문화적 정체에 대한 의식을 높이는 것이 문화 교사의 기본자세라 지적하였다. 또한 Kramsch, Cain and Nurphy-Lejeune(1996:99)에서는 목표어 모어 화자(native speaker)인 교사와 비모어 화자(non-native speaker)인 교사가 문화 교수 능력에 대해 자가 진단(평가)하는 양상이 서로 다름에 주목하였다. 비모어 화자 교사들은 자신이 목표 문화(target culture)에 익숙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화 교수에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는 반면, 모어 화자인 교사들은 학습자들이 목표 문화의 어느 부분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지 공감하기 어려워 교수의 한계를 느낀다는 것이다.3) 이는 외국어 교사들이 지니고 있는 문화적 배경이나 교수 상황은 달라도 모두 문화 능력 강화에 대한 요구를 보이고 있으며, 그 구체적인 요구 내용은 각자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Dogancay-Aktuna(2005)에서는, 교사가 학습자들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교수 상황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문화적 변이에 익숙해 야만 외국어 수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Suarez(2011)에서는 예비 교사들이 외국어 학습자로서의 경험, 특히 ‘문화적 다름(cultural otherness)’을 미리 체험하고, 이를 통해 학습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도모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장치로 교사 교육 프로그램에 국외 어학연수의 효용성을 밝혔다.4)

    2000년대 후반에 이르러 한국어 문화 교육 분야에서도 교사들의 문화 간 소통 능력 및 문화 교수 능력의 중요성, 교사 교육에서 문화 교육 강 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연구들이 다수 발표되었다.

    ‘교사의 문화 능력 함양’ 여부에 초점을 맞춰 기존의 한국어 교사 교육과정을 분석한 양민애(2008)에서는 현행 프로그램이 ‘교사의 자문화 (한국 문화)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키우는데 집중되어 있으며, ‘학습자 문화에 대한 안목과 이해 능력’을 배양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하여,5) 교사들의 문화 교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원미진(2009)에서는 ‘이문화에 대한 태도’, ‘이문화에 대한 지식과 능력’, ‘이문화에 대한 개방성 정도’, ‘글로벌 환경 하의 적응 능력’ 등 네 가지 개념적 요인이 교사의 이문화간 소통 능력을 좌우하는 변인임을 밝혔으며, 성시온(2011)에서는 ‘한국어 교육 경력’, ‘해외 체류 경험’, ‘다문화 연수 경험’, ‘사용 가능한 외국어’ 등이 교사의 문화지능(cultural intelligence)과 상관관계에 있음을 밝혔다. 이 연구는 교사가 지닌 문화 능력을 평가하고 이를 신장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밖에 한국 문화 교육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함을 주장한 이승연‧주경희(2013)에서는 한국 문화 교육이 <그림 1>과 같이 다양한 상황에서 이루어짐을 지적하고, 각 교수 상황에서 교사에게 요구되는 문화 지식이나 기술 등이 다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한국 문화 교육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교사교육 프로그램은 ‘문화 일반’, ‘한국 문화’, ‘문화 교수법(교육 실습 포함)’, ‘문화 실습’의 네 영역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각 영역에서 목표로 삼아야 할 내용을 <표 1>과 같이 설정하였다.6)

    지금까지의 연구에서는 성공적인 문화 교육을 위해 교사가 갖추어야 할 능력과 자질, 이러한 능력을 구성하는 요소, 교사 자신의 언어 문화적으로 지니고 있는 특성이 문화 교육에 미치는 영향 등을 밝힘으로써 많은 성과를 거두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어 교육 현장에서 발견되는 복잡한 문화 요소들에 대한 종합적, 분석적 고찰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논의의 주장이 대체로 포괄적이고, 제시된 교육 목표가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본고에서는 실제 문화 교수 상황에서 포착되는 문화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결과를 토대로 외국어 교사들의 문화 역량 강화에 필요한 지식과 관점 등을 추출해 내고 이를 중심으로 교사 교육 내용 구성의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1)본고에서 사용한 ‘외국어 교육(foreign language education)’이라는 용어는 넓은 의미로서, 외국어 교육(teaching language as a foreign language)과 제2언어 교육(teaching language as a second language)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본 연구의 제3장에서는 교수‧학습 맥락에 대한 기술을 구체적으로 하기 위해 외국어 교육을 제2언어 교육과 구별되는 개념으로 사용하였음을 밝힌다.  2)한국 문화 교육에 관한 연구는 이밖에도 매우 많지만, 본 연구에서는 교사교육에서의 문화 관련 논의로 범위를 제한하였다.  3)Kramsch(2013: 58-59)에서는 이런 이유로 비모어화자 교사들이 어휘와 문법 등 언어 요소의 교육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하였다.  4)이 같은 견해는 일찍이 Edelhoff(1987)에서도 강조된 바 있는데, 그는 자신과 다른 문화를 지닌 학습자를 지도하기 위해서 외국어 교사 스스로가 이문화 학습자로서의 경험을 가지고 ‘낯섦’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Sercu 1998:256).  5)현행 한국어 교사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한 연구인 김성금(2008)에서는 (예비)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영역 한국학에서 ‘타문화에 대한 편견 없는 이해’와 ‘학습자 다양성을 인정하는 태도’, ‘열린 마음’을 키울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교육과정이 그러한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각 영역별 교과목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4영역의 만족도가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하였으므로 개선과 보완이 시급함을 주장하였다(김성금 2008:55).  6)이는 한국 문화 교수가 어떤 상황에 있든지 공통적으로 시행되어야 할 교육 내용을 밝힌 것이다.

    2. 외국어 교육과7) 다양한 차원의 문화

       2.1. 외국어 교육에서의 문화

    문화에 관한 정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그 중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은 Tylor(1871)의 고전적, 인류학적 관점에서의 정의이다. 그는 ‘문화(culture)’를 ‘지식과 신념, 예술, 도덕, 법률, 관습뿐만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인간이 획득한 다른 모든 능력이나 관습을 포함한 복합적 총체(complex whole)’라고 정의하였다(조병로 역 2001:24 재인용).8) 문화를 ‘총체’, ‘총합’으로 보는, 소위 ‘총제적 관점’은 이후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조금씩 수정되기는 하였으나 지금까지도 문화를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관점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정의는 인간의 문화 그 자체에 대해 기술하고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외국어 교수‧학습 상황을 비롯한 문화간 소통 (intercultural communication) 현장에서 발견되는 문화의 경우 좀더 교류적, 역동적, 순환적 면모를 보이므로, 이를 설명할 만한 정의가 필요하다 고 보인다. 문화에 대한 총체적 관점과 더불어 역동성을 포착한 정의를 좀더 살펴보도록 한다.

    Giles and Middleton(1999)에서는 문화를 ‘단순히 특정 집단에서 드러내는 감정의 구조나 삶의 방식이라기보다는 의미의 생산과 순환 즉, 문화가 생산되는 과정들과 그것이 취하는 형식들’이라고 정의하여 문화의 ‘순환적이고 생산적’인 면을 강조하였다. Moran(2001)에서도 문화를 ‘하나의 지식 체계나 사실, 자료, 정보의 요약에서 벗어나, 문명이나 역사를 만들어 가면서 사람들이 공유한 방식으로서, 실제로 매일 행하는 동적이고 살아 있는 현상’이라고 정의하였다. 또한 Peterson(2004)에서는 ‘특정 국가나 지역의 집단 내 사람들에 의해 유지되는, 비교적 안정적인 내적 가치나 신념의 체계’라고 문화를 정의한 뒤 ‘이러한 신념이나 가치가 사람들의 외형적 행동이나 환경에 미치는 뚜렷한 영향’까지도 문화의 영역에 포함하여 기술하였다.9)

    위와 같은 문화 개념은 총체적 관점과 함께 외국어 교육 상황에서의 문화를 잘 보여줄 수 있다고 보인다. 본고에서는 외국어 교육에서의 문 화를 ‘학습자에게 전달되는 목표 언어 집단의 문화’, 그리고 ‘교사, 학습자, 맥락을 둘러싼 다양한 문화 요소들이 교류하고 접촉하면서 발생하는 상호작용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학습자, 교사의 심리 상태 및 태도의 변화’라 정의하고자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외국어 교수‧학습 상황을 관찰하면 다양한 문화 요소가 발견된다. ‘학습자 문화’, ‘교육 대상 문화’, ‘교사의 문화’, ‘교수‧학 습의 맥락 문화’를 찾아볼 수 있으며, 인간의 문화적 사고와 행위 인식의 바탕을 이루는 ‘문화 보편 요소’ 역시 가정해 볼 수 있다.

       2.2. 다섯 가지 문화 요소

    위의 다섯 가지 문화 요소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습자 문화(C-Learners, culture of learners)’는 말 그대로 학습자가 지니고 있는 문화인데, 이는 단순히 학습자의 자문화(home culture) 에 국한되지 않는다. 외국어 학습을 시작하기 전까지 학습자의 문화 상태는 주로 자문화의 영향 하에 놓인다. 그러나 외국어 학습의 진행과 함께 학습자들은 이문화(목표 문화)에 노출되고, 그들의 문화는 변화를 겪게 된다. 즉, 학습자 문화는 본질적으로 학습자의 자문화로부터 시작되지만 외국어 학습 과정에서 이문화와 접촉하면서 문화적 복합 상태로 변모하게 된다.

    두 번째 차원은 ‘교육 대상 문화(C-Content, culture as educational contents)’이다. 일반적으로 ‘교육 대상 문화’는 ‘목표어 사용 집단의 문화 (목표 문화)’와 유사한 개념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외국어 교육 현장을 면밀히 살피면 문화 교육의 대상이 되는 항목은 목표 문화 중에서도 ‘대표성을 지닌다고 평가되는 것’, ‘학습자의 요구가 있는 것’, ‘교사가 가치 있다고 평가하는 것’과 같이 일정한 기준에 의해 선별되어 다루어진다.10)

    세 번째 차원은 ‘교사의 문화(C-Teacher, culture of teacher)’이다. 교사의 문화도 학습자 문화와 마찬가지로 ‘교사의 자문화’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외국어 교사들은 언어 및 문화 교사로서의 경험을 쌓아 나가면서 자문화에 이문화를 수용한 문화적 변이형을 지니게 된다. 교사 역시 ‘학습자 문화’, ‘교수 맥락 문화’, 혹은 ‘교육 대상 문화’ 등과 상호작용하면서 지속적으로 자신의 문화 상태를 변모시켜 나간다.

    네 번째로 발견되는 문화 요소는 ‘교수‧학습의 맥락이 되는 문화(C-Context, social context of teaching and learning)’이다. 교육이 이루어 지는 사회의 문화적 배경(socio-cultural context)과 수업 현장의 교육적 맥락(educational context)을 모두 포괄한다.

    마지막으로, 외국어 교수‧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 요인으로 ‘보편적 문화 요소(C-Basic elements, basic elements of culture)’를 가정하였다. 보편적 문화 요소는 인류가 공유하고 있는 공통의 문화 요소로 세계 어느 문화에서나 발견되는 것을 말한다. 언어(language), 규범(norms), 상징(symbols), 신념(beliefs), 가치(values) 등이 그 예가 된다.

    이 다섯 가지의 서로 다른 문화 요소는 외연의 경계가 불분명하며, 눈에 보이게 혹은 보이지 않게 지속적인 변화를 겪는다는 점에서 공통적이 다. 각 요소들은 교육 진행 과정에서 상호간에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역동적 변화를 보이는 요소는 ‘학습자 문화’일 것이며, 문화 교육에서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은 바로 ‘학습자들의 문화 능력을 강화하고 그들의 문화적 경험과 변화를 긍정적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학습자들의 변화를 이끄는 데 주도적이고 결정적 역할을 하는 존재가 바로 교사이 다. 따라서 교사가 외국어 교육에서 마주하게 되는 문화적 변이와 요소들, 그리고 그 특성을 이해하고 자신이 처한 교수 환경의 문화적 특수성 을 파악하고 있을 때 문화 교육의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다섯 차원의 문화에 대한 명칭과 특성을 정리하여 <표 2>에 제시한다.

    다섯 차원의 문화가 외국어 교육 현장에서 상호작용하는 양상을 단순화시켜 도식으로 나타내면<그림 2>와 같다.

    7)외국어 교육에서 있어 문화 교육의 위상은 대략 다음 세 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첫째, 언어 교육에 문화 교육이 내재되어 실시되는 경우, 둘째, 언어 교육과 문화 교육이 연계되어 동반 실시되는 경우, 마지막으로 언어 교육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문화 교육이 실시되는 경우이다. 문화 교육이 이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가에 따라 문화의 정의와 범위, 교수 항목 선정의 원칙과 기준 등은 달라질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두 번째 경우, 즉 언어 교육과 문화 교육이 연계적으로 실시되는 상황을 전제로 논의를 진행하도록 한다.  8)“Culture, or civilization, taken in its broad, ethnographic sense, is that complex whole which includes knowledge, belief, art, morals, law, custom, and any other capabilities and habits acquired by man as a member of society.” (Tylor 1871: 1)  9)이와 유사한 관점에서 문화의 특성을 논한 연구로 배재원(2011)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문화를 “하나의 정형화된 실체가 아니라 ‘세계 공간’과 ‘역사 공간’ 속에서 다양한 사회집단과 세력들 간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하여 항상 변하는 역동적 실체”라 규정하였다(배재원 2011:148).  10)교육이 이루어지는 맥락, 학습자 요인과 교사 요인 등의 영향을 받아 문화 항목의 선정 기준 및 교수 방식이 달라지기도 한다. 배재원(2011:147))에서 ‘개개의 문화 내용을 목록화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문화의 모든 내용을 한국어 교육에서의 문화 교육으로 적용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하여 문화 항목의 선정이 불가피함을 잘 나타내고 있다.

    3. 각 문화 요소의 역할과 특성

    여기에서는 각 문화 요소들의 특성과 외국어 교육 상황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화적 변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특히 문화 교육을 위해 교 사가 이해해야 할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3.1. 학습자 문화(C-Learners, Culture of learners)

    외국어 교수에서 교사의 학습자 문화에 대한 이해가 중요함을 강조한 연구인 Dogancay-Aktuna(2005)에서는, 교사들이 외국어 교수-학습 상황 에서 마주치게 되는 다양한 문화적 변이를 이해하지 못할 때 교육의 좌절과 실패를 맛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다시 말해 학습자들이 지 닌 사회문화적 배경으로서의 규범과 기대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학습자들의 경험을 무시하는 행위이며, 이는 교육에 있어 부정적 결과를 초래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어 교사들은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실제 수업의 운영에 있어 학습자들의 사회문화적 배경, 즉 학습자 문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Dogancay-Aktuna 2005:99-100).

    이 외에도 Jin and Cortazzi(1998)에서는 서구에서 보편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언어 교수 접근법인 CLT(Communicative Language Teaching)가 중국 현지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를 탐구하였다. 중국에서 외국어 교육은 언어 형식에 대한 명시적 교육, 암기를 통한 기억 등을 중시하며, 교사와 교재 중심의 교육을 지향한다. 반면 CLT는 언어 기능과 상호작용 중시, 그리고 학습자 중심의 과제 및 문제 해결 기반 교육을 지향한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는 학습자와 교사의 상호간의 역할에 대한 기대의 불일치를 낳았으며, 이것이 교육의 실패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교사가 교수 환경에서 만나게 되는 학습자의 문화적 특성을 의식하지 못한 것이 교육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일반적으로 학습자 문화와 맥락 문화가 강한 연대를 이루고 있을 때, 즉 ‘외국어(foreign language)’ 교수‧학습 상황일 때 학습자들은 낯선 방식을 받아들이는데 더욱 폐쇄적일 수밖에 없다. 이는 학습자와 학습자 사회에 친숙하지 않은 새로운 내용의 도입이 자문화 중심적 상황에서 잘못 해석되거나 아예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음을 암시 한다. 그러나 ‘제2언어(second language)’ 교수‧학습 상황이라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 학습자들은 자신이 고수하고 있던 규범과 관습이 새롭고 낯선 사회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에 대해서도 ‘다름(otherness)’을 인정하고 좀더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게 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11)

    따라서 교사는 교수‧학습 상황의 문화적 상태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학습자 문화와 자기 문화의 특성에 관한 성찰, 학습 배경 문화가 학습에 미칠 영향 등을 파악함으로 교육의 절충점을 찾거나 효율적인 교수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교사는 학습자 문화와 관련하여 다양한 변수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과 학습자들이 외국어로서, 제2언어로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서 문화를 접촉할 때 어떤 인지적, 정서적 변화를 겪는 지를 이해함으로써 문화 교육의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3.2. 교육 대상 문화(C-Content, Culture as educational content)

    문화는 그 범위가 매우 방대하고 경계를 정할 수 없으므로 문화 항목을 추출해서 가르치는 일이 만족스럽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교육 대상 으로서의 문화는 개념적으로는 목표 문화(target culture) 전체를 일컫지만 실제 교육 상황에서는 그 일부를 다룰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이때 문이다. 따라서 교육 목적, 학습자 요구와 학습 목적, 교수‧학습 상황(외국어로서 혹은 제2언어로서), 교사의 역량, 교육 자원의 활용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와 조건에 따라 문화 교육의 내용을 선별하고 범위를 좁혀 나가는 것이 문화 교육에서의 과제일 수밖에 없다. 본 연구에서 살피는 다섯 가지 문화 요소들 중 한국어 교육 관련 연구에서 가장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진 분야가 바로 교육 대상으로서의 한국 문화에 관한 연구일것이다.12) 강승혜(2002, 2003), 강현화(2006, 2011), 우인혜(2004), 조항록(2000), 조항록‧강승혜(2001) 외에도 많은 연구에서 교육 대상으로서의 문화 항목을 선정하기 위해 요구조사를 실시하고 교수 항목을 선정하여 이를 바탕으로 한국문화 교재 개발 방안을 제시하였다.

    한국어의 경우 한반도라는 제한된 지역에서 한국인에 의해 주로 사용된다. 이로 인해 한국어를 사용하는 언어 집단은 지리적, 역사적, 지정학 적으로 형성된 특유의 문화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문화적 특수성이 강조된다고 할 수 있다.13) 이러한 특성이 그간의 한국 문화 교육에 관한 논의가 한국 문화의 특성을 밝히고 이를 효율적으로 교수하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집중되게 하였다고 할 수 있다. 영어 교육의 경우, 오늘날 영어는 특정 지역이나 국가, 인종, 민족을 기반으로 하는 언어가 아니며, 국제어로서의 기능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집단이나 지역을 기반으로 하여 구체적인 문화 항목을 추출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비교를 통해 볼 때 대상 문화의 교육에서 집중하는 부분은 언어가 지닌 위상이나 분포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대상 문화 즉, 목표 문화는 학습자 문화와 일정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문화 학습에 영향을 미친다. Brown(1994)에서 언급한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는 ‘학습자 문화가 목표 문화와 보이는 유사점과 차이점에 대해 지각하는 것’을 말하는데, 사회적 거리에 의해 학습자의 문화 학습의 수용과 인식이 좌우될 수도 있다.

       3.3. 교사의 문화(C-Teacher, Culture of teacher)

    교사의 문화는 교사가 지니고 있는 문화 상태를 말한다. 교사 문화의 근간은 교사가 속한 사회의 문화, 즉 모문화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외국어 교육은 본질적으로 문화간 소통과 교류, 접촉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외국어 교육을 하는 동안 교사의 문화 역시 본래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 하기 어렵다.14)

    교사와 학습자는 교실 내에서 상호작용하면서 담화 관습(discourse practice)을 만들어 간다(Cazden 1988, Gee 1999, Gumperz 1982, Rowsell, Sztainbok and Blaney 2008: 재인용). 즉, 교수‧학습 상황에서 교사는 학습자에게 문화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학습자들과 함께 담화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문화적 맥락과 의미를 생산해 나간다. 이러한 과정을 Ryan(1998)에서는 변증법적 과정(dialectical process)이라 칭하였다.15)

    교사의 문화적 경험과 정체성이 지니는 교육적 중요성으로 인해 교사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문화 상태를 객관적이고 명시적으로 파악할 필요 가 생겼다. 이런 맥락에서 Kramsch(1983)은 외국어 교사들이 교육 대상문화(C2)의 행위에 담겨진 사회학적 함의를 이해하기에 앞서 자문화에 서의 태도나 가치, 신념 등에 대해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Allen(2000)에서는 (예비) 외국어 교사 교육에서 교사가 모문화(C1)와 목표 문화(C2)에 대한 의식을 모두 높일 필요가 있다고 논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몇몇 연구에서는 교사가 학습자들이 겪게 될 인지적‧정서적 체험을 미리 함으로써 학습자와의 공감 영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여 주장하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Rowsell, Sztainbok and Blaney 2007, Suarez 2011).

       3.4. 맥락으로서의 문화(C-context, Culture as a teaching and learning context)

    성공적인 언어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들이 지식 기반을,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적 맥락까지 확장시켜야 한다(Freeman and Johnson 1998). 즉, 외국어 교사는 교육의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학습’은 사회적 맥락과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외국어 교사 교육과정에서는 교사들의 이러한 인식을 제고시킬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Johnson 2006:236-7, 김성금 2008:55).

    문화 교육은 언어 교육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맥락이 외국어 교육(foreign language) 상황인지, 혹은 제2언어(second language) 상황인지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Moran 2001). 가령 외국어 학습 상황에서는 학습자 문화와 사회적 맥락이 일치하여 이들 문화가 지배력을 갖게 될 것이며, 여기에 비원어민이면서 학습자와 같은 문화권에 속하는 교사가 교육에 참여할 경우 목표 문화에 대한 학습이 적극적으로 일어날 것을 기 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면 제2언어 학습 상황에서는 학습자들이 목표 문화 환경 내에서 목표 문화의 ‘산물’, ‘실행’, ‘공동체’, ‘구성원’ 들과 직접 접촉하고 관여하게 되므로 문화 학습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더욱 활발히 일어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제2언어 습득의 사회적 맥락에 관한 구체적인 연구는Siegel(2003)에서 이루어졌다. 그는 제2언어 습득(SLA)이 일어나는 사회언어학적 상황 을 L2의 지위에 따라 ‘우세어(Dominant L2)’, ‘대외어(External L2)’, ‘공존어(Coexisting L2)’, ‘제도적 언어(Institutional L2)’, ‘소수어(Minority L2)’ 등으로 나누고 각 상황에서 L2의 기능과 이에 해당하는 학습자 유형과 예를 들었다(Siegel 2003: 179-180).16) 그는 언어 교육 프로그램 설계에 습득의 사회적 맥락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비록 제2언어와 습득(acquisition) 상황에 국한되어 있지만, 외국어 교육과 문화 교육에서의 맥락 탐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양한 상황의 외국어 교육에서 성공적인 문화 교육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교수‧학습의 사회적 맥락에 대한 분석적 접근으로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학습자들의 목표 문화에 대한 적응 욕구와 동기, 또한 그들이 겪게 될 문화적 충격과 갈등, 스트레스, 긴장 등은 학습자들이 처한 맥락과 환경 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교사들은 이러한 차이를 충분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3.5. 보편적 문화 요소(Basic elements of culture)

    보편적 문화 요소는 일찍이 Durkeim, Murdock, Lévi-Strauss, Brown 등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연구되어 왔다. 그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문화는 각 문화의 개별성(culture-specific features)을 나타냄과 동시에 모든 문화에 공통된 보편적 요소들을 공유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를 바탕 으로, 문화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문화가 지닌 개별성과 보편성을 두루 통찰할 수 있을 때 실현된다고 주장하였다(Kramsch 2013b:306). 문화의 보편성을 강조한 연구는 이후 꾸준히 이어졌다.

    Wierzbicka(2003)에서도 ‘인류 전체가 완벽히 공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공유한다고 믿는 어떤 원리나 이념들이 존재하며, 우리는 이를 불가피하게 따르게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Wierzbicka는 어떤 ‘최초의 개념’에 의존해야만 문화의 특성을 발견할 수 있으며, 우리의 모든 탐구는 문화 안에 존재하며, 문화 독립적인 관점은 존재하기 어렵다고 주장하였다(이정애 외 2013:64).

    Peterson(2004:28-29)에서도 문화는 ‘일반 주제(general themes)’와 ‘문화 특정 주제(culture-specific themes)’로 대별됨을 강조하면서 문화의 개별적 특성을 살피기에 앞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속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17) Moran(2001) 역시 문화에는 ‘교차문화 인식’, ‘가치 결정’, ‘태도’, ‘행동’과 같은 일반화된 개념이 존재하며, 문화 간의 비교와 대조, 특히 문화 간의 갈등과 오해를 일으키는 현격한 차이 등은 이러한 ‘일반 문화’에 대한 인식으로 강조된다고 보았다(정동빈 외 2005:6).18)

    문화 교육에서, 교사와 학습자는 문화에 보편적 속성이 존재함을 지각하고 이러한 관점을 견지함으로써 자문화 중심주의에서 벗어나고 문화 상대주의적 시각을 확보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외국어 교육에서의 문화 교육은 단순히 목표 문화의 사람들과 언어적으로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데 머물지 않고,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문화간 소통자(intercultural communicators)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렇다면 교사는 교육에 앞서 문화의 보편적 속성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높은 이해를 지녀야만 한다. 교사의 이러한 태도와 인식은 학습자들의 문화 능력으로 전이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11)그러나 실제로 제2언어 학습자들의 문화적 경험을 이렇게 단순하게 표현하기는 어렵다. Brown(1994), Hoopes(1979), Bennett(1993) 등이 제시한 문화 학습 모형에서 살필 수 있듯이 이들의 문화적 변용은 새로운 문화 환경 속에서 갈등, 충격, 분석, 이해 등의 심리적 과정을 거쳐 동화(assimilation) 혹은 적응(acculturation)에 이르게 된다. 이는 자문화 중심주의로부터 상대주의로의 관점 이동을 수반하게 되는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기 때문이다.  12)이는 상대적으로 학습자 문화, 교사의 문화, 맥락 문화 등에 관한 연구가 덜 이루어졌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13)이러한 특성은 영어와 비교하면 좀더 이해하기 쉽다. Baker(2012:64)에서도 밝혔듯이 영어는 국제 통용어로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영어 사용 국가의 언어학적, 사회문화적 규범에 강력히 제약을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하여 이것이 영어를 사용한 의사소통이 문화적으로 중립 상태에 있음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의사소통에 사용되는 언어는 항상 참여자, 장소, 목적 등과 관련되어 있으며, 세상의 어떤 의사소통도 문화적 진공 상태에 존재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러나 이는 분명 한국어 교육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문화적 요인과 그 교육 목적과는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14)이러한 변화의 구체적 양상은 교사가 목표어 원어민 화자인 경우와 목표어 원어민 화자가 아닌 경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며, 목표어 원어민 화자가 아닌 경우도 학습자와 모국어를 공유하는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특성이 달리 나타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15)Moran(2001)에서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문화 학습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포착하였는데, 그는 교사들이 문화적 경험을 구조화하고 문화 학습의 경험 주기에 맞춰 학생들을 이끌어 감으로써 문화 학습을 이루어 간다고 보았다. 또한 Damen(1987)에서는 교사가 학습자들에게서 문화적 전이가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16)제2언어 습득의 사회언어학적 맥락 유형(Siegel 2003: 179)   17)Peterson(2004)에서는 이에 대한 예로 성별에 관한 논의(men’s and women’s issues) 즉, 세상의 모든 사회에는 남성과 여성이 존재하며 그들의 역할이 정해져 있다는 점을 일반 주제의 예로 제시하였다.  18)이밖에도 김수진(2010)에서는 한국 문화의 교수‧학습에서 학습자들의 모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함에 집중하여 학습자 모문화와 한국 문화의 ‘관계적 특성’을 고려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상호연관성을 찾는 일은 한국 문화와 학습자 모문화에서 더 나아가 인류 보편 문화에 대한 통합적 고찰 속에서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김수진 2010:28).

    4. 외국어 교사의 문화 역량 개발에 대한 함의

    지금까지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교사 문화의 특성, 학습자 문화와의 관계, 그리고 사회적 맥락에 따라 다르게 나타는 상황을 <표 3>과 같이 나누고 그 예를 들었다. 편의상 각 상황은 모두 한국어와 한국 문화 교수‧학습 상황으로 통일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어떤 언어를 교수‧학습하더라도 유사하게 나타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표 4>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교사 문화(C-Teacher)와 학습자 문화(C-Learners), 맥락 문화(C-Context)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교수‧학습 상황은 대략 여섯 유형으로 나뉜다.20) 우선 교사는 자신이 맡게 될, 혹은 맡고 있는 수업이 이 여섯 유형 중 어디에 해당되는지를 파악해야하며, 각각의 상황에서 스스로 강화시켜야 할 자질과 능력이 무엇인지를 인식해야 한다. 여기서는 3장에서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각 유형에 속하는 교사들에게 요구되는 사항이 무엇인지 간략히 살펴보도록 한다.

    19)표에서 교수‧학습의 문화적 상황을 부호화한 부분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C-Context = C-Teacher = C-Learners의 경우 ‘학습자 문화’와 ‘교사의 문화’가 서로 동질적이고 ‘교수 학습 맥락 문화’ 이들의 문화와 같은 경우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교육 대상 문화(C-Content)’만이 이질적이다.  20)실제 외국어 교수‧학습 상황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어 이처럼 단순한 구획으로는 설명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표 4>의 여섯 가지 경우는 외국어 교육이 놓이게 되는 가장 일반적 상황들이라고 판단하여 논의의 범위를 이 여섯 가지 경우로 제한하였다. 여기서 언급하지 못한 개별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본고의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 상황에 적용시키는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21)이러한 공감은 교사 자신이 해외 외국어 연수를 다녀오거나 문화가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다. 세 경우 중 ⑥의 경우에 이러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②와 ④의 경우는 교사들이 학습자들과 마찬가지로 타문화에서 생활하며 이방인으로서의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학습자들과의 공감 영역이 비교적 넓다고 할 수 있다.

    5. 결론

    지금까지 외국어 교육 현장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문화 요소들을 학습자 문화, 교육 대상 문화, 교사 문화, 맥락으로서의 문화, 보편적 문화 요소 등으로 구별하고 각 요소들이 문화 교수‧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Verbunt(2001)는, 우리의 미래는 단일문화가 아닌 상호문화성(interculturaleté)의 시대가 될 것이며, 이러한 변화에 따라 개인은 단일정체성보다는 복수정체성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Verbunt가 말한 상호문화성과 복수정체성으로의 변화는 먼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외국어 교육 현장에서는 이미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외국어 학습에 참여하는 이들이 상호문화적 인식을 갖고 긍정적 방향으로 복수정체성을 지닐 수 있도록하는 일의 핵심은 문화 교육을 수행하는 교사들의 문화 인식 수준과 교수 역량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본고에서 살핀 문화의 다섯 요소에 대한 이해는 교사들이 각기 자신이 처한 교수‧학습 환경에서의 문화적 상황을 분석적으로 이해하고 문화 교육의 방향과 내용, 방법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향후 개발될 한국어 교사 교육 및 연수 프로그램에서는 이러한 다섯 요소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여 교사들의 문화에 관한 전반적 이해를 높이고, 자신의 문화, 학습자 문화 등에 대한 의식을 키움으로써 전문적 문화 교수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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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1>] 한국 문화 교수 상황의 변인(이승연?주경희 2013:356)
    한국 문화 교수 상황의 변인(이승연?주경희 2013:356)
  • [<표 1>] 문화 교사 교육 내용 영역과 목표(이승연?주경희 2013:356)
    문화 교사 교육 내용 영역과 목표(이승연?주경희 2013:356)
  • [<표 2>] 외국어 교육과 관련된 다섯 차원의 문화
    외국어 교육과 관련된 다섯 차원의 문화
  • [<그림 2>] 외국어 교수?학습 상황 내 문화 요소
    외국어 교수?학습 상황 내 문화 요소
  • [<표 4>] 문화적 변인에 따른 교수?학습 상황19)
    문화적 변인에 따른 교수?학습 상황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