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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육군 여군 초급간부의 양성평등 인식에 대한 현상학적 분석 The Phenomenological Analysis of Gender Equality Perception of Woman Junior Officers in the Army
  • 비영리 CC BY-NC
ABSTRACT
육군 여군 초급간부의 양성평등 인식에 대한 현상학적 분석

The main purpose of this study is to perceive and comprehend essential meaning of gender equality and the phenomenon from a group of woman junior officers, who have had their empirical gender equality experiences under infantry regiment in the Army. All the data has been simultaneously and timely collected with unstructured interview and field observation over eight months; the methods of both Giorgi and phenomenological approach were applied as qualitative research. As final conclusion of this study, gender: control and segregation, gender: growth, gender: self-consciousness are categorized; and the study deduces mean structure formating of gender equality by the participants’ self-ability development.

KEYWORD
woman soldier , gender equality , qualitative research , ability evelopment
  • Ⅰ.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근래 한국 사회의 급격한 발전은 여성 정책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2000년대를 전후하여 부상한 성 주류화(gender mainstreaming) 전략은 평등(equality)과 젠더(gender)라는 개념을 정착시켰다. 양성평등은 남성과 여성 간의 사회적 관계로서 권력의 개념을 포함하며 사회 전 영역에서 젠더의 불평등 해소를 위한 대안(Scott, 1989)으로 주목받았다.

    2014년 5월에는 『여성발전기본법』에서 『양성평등기본법』으로 명칭과 주요 내용을 전면 개정하는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여 여성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 동법 3조에서는 양성평등을 ‘성별에 따른 차별, 편견, 비하 및 폭력 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 받고 모든 영역에 참여하고 대우 받는 것’(법제처, 2014)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양성평등을 위한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조치 등을 제도화하고 있다.

    민간 사회의 여성 정책은 한국군의 여군 정책에도 영향을 주어 양적・질적인 성장을 가져왔다. 오랫동안 특수 영역으로 여겨 오던 남성 중심의 군 조직도 여성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개방되었다. 각 군 사관학교가 금녀의 벽을 허물고 여성 생도들의 입학을 허가하였으며 국방 여성을 위한 연구들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민간 분야에서의 여성 관련 연구가 여성의 지위 향상에 발맞춰 폭넓게 이루어진 반면 남성 집약적인 군에서의 여군 관련 연구는 상당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 이유는 군 조직의 특수성과 소수의 인원, 민간 사회와의 분리 등에서 찾을 수 있다.

    2012년 『국방백서』에 의하면 2017년까지 장교는 7%, 부사관은 5%까지 여군 정원을 조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여군의 양적 성장은 남성 중심의 틀이라는 특수한 문화 속에서 그 질적(質的) 발전과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즉 전통적인 금녀 관념의 전환, 업무에서의 젠더 유형화(gender typing) 규정(Britton, 2000)의 탈피, 여성의 열위(劣位)를 고정화하는 양극화(Bem, 1993)의 해소 등 의식과 행동에서의 질적 변화와 발전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육군의 전방 보병 연대급 부대는 군 존재성이 그대로 표출되어 국민과의 연결성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현장이다. 연대는 여군들이 임관하여 처음 근무하는 초임지로서 미래 한국군의 양성평등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가 남다른 장소이기도 하다. 군으로서는 의욕 있게 추진하는 양성평등의 정책적 성과가 나타남과 동시에 다양한 현상과 의미의 해석이 나타나는 자연 그대로의 장소라는 중요성도 함께 가지고 있다. 현장의 자연스러움과 생생함은 양성평등의 경험적 현상을 이해하고 그 의미에 대한 본질을 식별하게 함으로써 연관 학문과 정책 수립 그리고 군이 요망하는 전투력 극대화를 구성하는 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여군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이 통계 위주의 인력 관련 정책에 대한 것으로 국방 정책에 기초 자료를 제공하거나 주요 쟁점의 대안을 제시(독고순, 2002; 서삼섭・차부돌, 2004; 장창하, 2009; 최병순・전영수, 2004; 홍규덕, 2009)하는 것이었다.

    선행연구에서의 양성평등에 관한 연구로는 임신과 육아 휴직제도, 소수병과의 여군 진출 확대 등 여성 친화 정책의 적극적인 도입을 제시한 한정자・함인희・조혜원(2004), 김태숙(2008) 등이 있다. 그리고 제도적, 심리적, 규범적 측면에서 남녀평등을 연구한 김원홍 외(2003)가 있으며, 남군들도 함께 인식하는 여군 정책의 타당성을 고려한 제도의 시행 필요성을 주장한 손정민(2012)을 들 수 있다.

    그 밖에 미 여군 및 여성 공무원 정책과 비교하여 여군 인사 정책을 연구한 김태일・권태랑(2003), 여성들의 활발한 활동 변화에 따라 여군들의 계층 의식 여부를 조사한 온만금(2006), 김유진(2008), 조선웅(2013), 젠더 관점에서 한국군의 인력 운용 정책의 경력 관리를 논의한 김민석(2013) 그리고 남성 위주의 군대라는 공간에서 여성의 군인되기 경험 현상을 연구한 김엘리(2012) 등이 있다.

    이상의 선행연구에서 김엘리(2012)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여군 전체 혹은 계급별, 병과별 등의 인원으로 설문 분석에 의존하는 양적 접근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통계에 의한 자료의 수집과 분석으로 기존 이론의 검증이나 일반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연구가 이루어져 양성평등에 대한 심층적인 현상과 본질을 분석하고 이해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시・공간적으로 소통이 부족한 야전제대 연대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형태의 양성평등 경험 현상의 본질적 특성과 의미를 탐색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2. 연구 목적

    결론적으로 본 연구의 목적은 육군 전방 보병 연대급 부대에서 근무하는 여군 초급간부들의 양성평등 경험에 관한 본질적 의미(meaning)를 이해하는 데 있다. 연구 목적에 적합한 접근 방법은 현상학적(phenomenological) 연구로서 진술한 바와 같이 남군 집약적 조직에서 다양하게 경험하고 공유하는 양성평등 현상의 본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대급 부대라는 다양한 환경에서 어떤 현상을 경험했는가? 경험한 상황이나 맥락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탐색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전방 보병 연대급 부대의 양성평등에 대한 의미와 이해를 높이고 연관 학문의 발전과 전투력 제고에 기여하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설계 및 연구 참여자

    본 연구는 육군 여군 초급간부들이 남군 위주의 병영에서 경험한 양성평등에 대한 본질적 의미와 이해를 밝히기 위하여 지오르기(Giorgi, 1997)의 경험적 현상학적 방법을 적용한 질적 연구이다.1)

    연구 참여자는 연구의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육군 야전군부대 전방 보병 연대급 부대에 근무하는 여군 초급간부들로 규정하였다. 전방 보병 연대는 한국군 지상군의 가장 일반적인 부대 형태이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전투력을 발휘하는 다수의 소부대들로 편성된 남군 중심의 전투부대로서 본 연구의 목적을 충족할 수 있다.

    현재 한국군에서 초급간부는 일반적으로 장교는 소위에서 대위, 부사관은 하사에서 중사를 의미한다. 군 근속기간이 약 5년 이내의 복무연장 혹은 장기 근무가 진행 중인 인력 자원이다.2) 연구 참여자 선정은 초급간부 중에서 연대급 이하 소부대 근무 경험이 있으며 3~5년차의 연장 혹은 장기복무자로 선발된 우수한 인원을 추출하였다. 이들은 부대 일정을 균형 있게 경험한 인원으로 자신의 체험을 적절히 설명할 수 있는 희망자 중에서 의도적으로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총 6명으로 장교 2명, 부사관 4명을 유의 표본으로 구성하였다. 계급 분포는 대위 및 중위 각 1명, 중사 2명, 하사 2명으로 연령은 대위는 30대 초반, 중사는 20대 후반, 중위 및 하사는 20대 중반이다. 병과 특기는 다양한 경험을 연구하기 위하여 전투 병과 3명, 전투근무지원 병과 3명을 선정하였다. 이들은 모두 소부대 지휘자 혹은 대대 및 연대 실무자 경험이 있으며 매년 반복되는 다양한 훈련은 물론 직책 및 제대별로 주어지는 임무를 3~5년간 남군들과 동일한 환경에서 근무한 인원들이다.

    성장 환경은 소규모 농촌 및 도시가 대부분이며, 학력은 전문대학 졸업자 이상으로 일부는 전문대학 부사관 학과를 졸업하여 임명 전에 기본 군사교육을 이수한 인원들이다. 부대는 전방 경계 임무를 수행하며 민간 지역과 다소 이격된 지역에 위치하여 근무 환경은 열악하다. 대위는 기혼자이며 부대 아파트에서 가족들과 동거하고 있다. 기타 인원은 미혼자이며 부대 독신숙소에 거주하고 있다.

       2. 자료 수집

    자료 수집 방법은 심층적인 면담과 관찰을 병행하였고 일부 서면 자료를 활용하여 3단계로 진행하였다. 1단계에서는 연구 참여자를 선정하기 위해 부대 담당자의 허락을 얻어 약식 자력표를 기초로 병과와 경력 등을 2차례 조사하여 적격자를 선정하였다. 2단계에서는 군 경력과 여군의 타자(他者) 경계심을 고려, 근무 부대를 3회 방문하여 군 생활의 경험을 전수해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친밀함을 형성하였다. 3단계에서는 본격적인 심층 면담을 시작하여 대상자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동시에 면담 내용을 점층화(漸層化)하였다. 자료 수집 시기는 2013년 6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약 8개월 정도 비구조화된(unstructured) 면대면 심층 면담으로 진행하였다.

    면담 초기에는 주로 군 입대 전 생활이나 군 지원 동기 등에 대하여 일상적인 대화를 진행하였으며 안정된 분위기를 유지하도록 청취자의 자세로 경청하였다. 3회에 걸쳐 일상적인 대화로 친밀함을 형성한 후 연구의 목적에 부합하는 질문으로 답변을 심화시켜 나갔다. 남군 집약적인 소부대에서 느끼는 선입관, 지휘 및 교육훈련, 부대관리에서 경험한 상・하 및 동료 계급 서열에서 경험한 사례, 동료 여군들이 경험한 사례, 신체적 및 심리적 측면에서 체험한 사례 등에 대한 심층 면담을 진행하였다.

    심층 면담 관계가 익숙해질 시기에는 역할과 기능 측면에서 현 병과와 보직의 만족도, 지휘와 병력통제 및 관리, 전투준비, 시설유지, 장비관리, 실무자로서 참모 보좌, 상・하 부대와의 갈등, 병사들과의 관계 사례 등과 근무와 훈련에서 임무 수행 능력, 훈련 내용의 이해 및 지휘 능력, 훈련 환경과 여건, 일과 외 생활 경험담 등의 측면에서 협력과 차별 등 상호작용 현상을 심층 면담하였다. 일부 교육훈련이나 근무 등에서는 현장 관찰을 진행하였고 상위 계급의 남군들과도 관련 내용을 확인 및 토의하였다.

    연구 참여자 1인당 1회 면담 소요시간은 약 40~80분이며 1인당 횟수는 4~6회를 진행하였다. 면담은 상위 질문이 이루어지고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2, 3차 하위 질문을 이어가면서 발견되는 범주나 과정이 포화상태에 이르도록 진행하였다. 이후에는 면담 결과와 관찰에서 제기된 여러 가지 현상을 정리한 후에 객관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이들과의 면담 내용에 대하여 상위 계급의 여군 5명과 개별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 전 부대 활동을 파악하여 연구 참여자의 표정이나 태도, 용모 등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함께 연구자의 직관을 기록하여 활용하였다. 면담 결과는 면담 일지에 기록하였고, 녹음 자료는 필사하여 합철 참고 후 파기하였다. 면담 기간 중 야외훈련은 3회가 진행되었으며 이 시기에는 개별 및 집단 관찰과 훈련 종료 후 훈련에 대한 준비와 실시, 결과에 대한 사례 등을 80여 분간 심층 면담하였다.

       3. 자료 분석

    지오르기(Giorgi)의 경험적 현상학의 특징은 현상에 대한 해석보다는 기술을 중시하는 접근방법이다. 해석은 2차적인 것으로 간주하였으며 기술을 곧 해석으로 보았다. 즉 현상학적 접근의 본질은 해석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자연히 드러나며 해석하지 않아도 본질은 그 속에 들어있다(Giorgi, 2004)고 주장하였다.

    지오르기의 경험적 현상학의 연구 과정은 전체 읽기와 파악, 의미 단위 분절, 중심 의미의 구성, 구조적 진술이라는 네 가지 단계(Giorgi, 1997)의 일관된 진행 방법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의 삶이 있는 생활세계에서 자연 그대로의 체험 자료를 획득하고 연구 참여자와의 만남을 통하여 본질과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텍스트와의 만남이다. 연구 참여자 6명과의 만남을 통하여 현상학적 질문 연대에 기초한 심층 깊은 인터뷰를 통해 도출한 데이터를 자원으로 양성평등에 대한 경험적 현상의 의미를 식별하였다. 두 번째는 추출한 데이터에서 심리적, 정서적 의미 단위의 분절과 함께 연구자의 편견과 오류가 개입되지 않도록 구성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자연적 태도에서 여러 번의 판단중지(bracketing)를 거침으로써 데이터라는 본질에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였다.

    세 번째는 참여자로부터 수집한 경험 데이터에서 분절된 의미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 단어를 사회학(sociology) 수사법으로 전환하는 현상학적 환원(phenomenological reduction)에 고심하였다. 마지막으로 양성평등에 대한 연구 참가자들의 데이터를 상황적 구조에 적합하도록 정리한 결과에서 공속성(共屬性)을 유지하면서 일반적 구조를 통합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여군 초급간부들이 남성 중심의 폐쇄된 군 조직에서 경험한 양성평등이라는 본질로 귀환하는 데 집중케 하여 연구의 타당성과 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다.

       4. 윤리적 고려 및 연구 타당성

    본 연구는 보안이 생명인 조직의 특수한 환경을 고려하여 육군 규정과 부대 예규 절차를 준수하였다. 연구의 목적과 내용을 설명하고 보안성 검토를 승인받아 관련 서류를 작성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에 대해서도 규정된 절차에 따라 동의서 작성과 개인 정보 및 녹음자료의 비밀 보호, 연구 후 파기 등의 규정 절차를 거치는 등 군 조직의 특수성을 고려한 윤리적 고려사항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연구가 진행되는 전・후에는 결과와 해석의 엄격성(rigor)을 부여하기 위하여 지오르기가 주장한 접근성과 체계성 적용, 비판적 타당성의 주장을 최대한 높이고자 노력하였다. 연구 기간 내내 연구 참여자들이 경험한 현상을 기술하면서 상호 비교와 대조를 통하여 검토한 후 추가적인 면담으로 더 이상의 이질적이고 타성적인 내용이 도출되지 않도록 회귀적 책임(reflexive accounting)을 심화하였다.

    지오르기의 분석 방법과 절차를 준수하여 판단중지의 상태에서 현상의 본질에 대한 신빙성(credibility)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하였다. 구성된 의미는 상이한 부대, 상위 계급의 남・여군들과 지속적 비교(constant comparative)를 통하여 의미의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에 내재된 양성평등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여 의미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재연가능성(transferability)과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 등을 심층 보완할 수 있다.

    1)Giorgi의 경험적 현상학 명칭은 일부 학자들은 기술적 현상학이라고도 부르지만 여기서는 Giorgi 본인의 저서에서 명시된 명칭을 따른다.  2)현재 육군의 초급간부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다. 다만 관련 자료를 유추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육군본부의 초급간부지도지침서(’09. 6. 1)에는 장교 3년 이내(중・소위) 및 부사관 4년 이내(중・하사), 병영생활지도지침서(’09. 10. 1)에는 중위급 이하 장교와 부사관의 의무 복무 기간인 4년 미만의(여군은 3년) 부사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사 주무부서에서 발행하는 안전관리 참고자료 등에는 장교는 대위, 부사관은 중사까지 포함하는 등 성격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연구의 목적 달성과 일정한 경험 기간과 직책 등을 고려하여 5년 이내의 근속 기간에 장교는 대위 이하, 부사관은 중사 이하 계급으로 한정하여 논의하겠다.

    Ⅲ. 연구 결과

       1. 양성평등 경험의 의미 구조 기술

    육군 연대급 부대에 근무하는 여군 초급간부들이 경험하는 양성평등 현상을 근저(根底)로 상호 의미가 밀접한 관계를 가진 10개의 의미 요소를 도출하였다. 이를 의미적 관련성에 따라 확인한 결과 ‘성(gender): 통제(control)와 분리(segregation), 성(gender): 성장(growth), 성(gender): 자각(self-consciousness)’이라는 3개의 의미 구조로 범주화하였다.

    가. 성: 통제와 분리

    참여자들은 병영 내에서 소수의 여군들에게 적용되는 과도한 제도적 보호망인 관심과 배려가 오히려 양성 모두에게 불편함을 준다는 인식을 보였다. 즉 이러한 제도적 관심과 배려가 남군들에게는 여군을 보호해야할 대상으로 분리하여 인식하게 하고 여군들에게는 통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군들의 이러한 인식의 표출은 ‘성: 통제와 분리’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에 관한 하위 구성 요소는 ‘인적 관계망 분리’, ‘관심 간부’, ‘역할 분리’, ‘인식의 괴리’ 이었다.

    1) 인적 관계망 분리

    참여자들은 동질성을 공유한 군 조직의 일원이지만 남군 중심의 조직 특성상 적절한 인적 관계망을 형성하지 못하고 통제, 분리되어 조직의 주변부를 배회하는 소외된 구성원이라는 사회적・심리적・공간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다.

    2) 관심 간부

    참여자들은 조직 내에서 여군 전용 시설의 준비와 사용, 일상에서의 열외, 태도와 용모 등에서 남군들의 인식과 시선에 부담감을 경험하고 있다. 남군 의존적인 조직 생리에서 소수의 여군에게 집중되는 이러한 시선과 지원에 관심 간부가 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3) 역할 분리

    참여자들은 주요 훈련이나 남성 위주의 부대관리 임무 등에서 부분적으로 배제되거나 소외되어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을 경험하고 있었다. 즉 사고 위험이 있거나 근력이나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는 임무 등에서 업무 조정에 의해 배제될 때 자신의 존재 목적에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하였다.

    4) 인식의 괴리

    참여자들은 남군들의 양성평등에 관한 올바른 개념 정립의 필요성을 경험하고 있었다. 즉 군 생활 속에서 부딪치는 남군 상급자들의 편향된 양성평등 의식이나 대다수 남군들의 역 평등 의식 등에 대해 남군 스스로가 바르게 전환하려는 인식이 선행될 때 양성평등이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나. 성: 성장

    참여자들은 초급 지휘자 혹은 참모로서 수행한 업무 성과에 대해 긍지와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대부분 남군들로 편성된 상급자 및 부하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을 확인함으로써 느끼는 성취감을 나타냈다. 참여자 주위의 많은 민간 관계자들도 이들의 선택에 동조하고 격려를 보내며 남자들도 생각하기 어려운 군인을 선택한 것에 대해 대리만족해 하는 모습을 경험하면서 군대 내 젠더로서 성장하고 있다. 여군으로서 ‘성: 성장’은 참여자들의 군인 정체성 확립에 강한 지렛대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관한 하위 구성요소는 ‘군 정체성 확립’, ‘상호 믿음과 신뢰’, ‘우월성’이었다.

    1) 군 정체성 확립

    군은 강력한 위계 조직이지만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적절한 환경 조건에 따라 식물의 종자가 발아하여 성장하듯이 군 정체성을 확립시키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군사 교육과 지휘 통제 능력, 부대 관리 등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터득하면서 군인으로서의 보람과 가치를 경험하고 있었다. 또한 이러한 다양한 상황과 업무에 능동적 태도로 참여함으로써 군인으로서의 자신의 일에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 상호 믿음과 신뢰

    참여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적성과 주위의 권유로 군 간부를 선택하였다. 군 조직의 새로운 경험을 토대로 한걸음씩 정진하는 것에 신뢰감을 부여하고 있었다. 조직 내 수평・수직적 관계에서 촉발하는 믿음과 신뢰의 행동들은 자신감으로 연결되어 성취감을 경험하고 있다.

    3) 우월성

    참여자들은 군 입대 전 시절에 비해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주위 민간 여성들과 비교하여 무척 대견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직업 및 보수적으로 안정적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현재 자신의 지위가 민간 동료들에 비해 우월하다는 것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다. 성: 자각

    여군들은 남군과 함께하는 군 생활의 현실적 경험을 통해 체력적・신체적 열등감을 자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부단한 노력을 통한 자기 개발의 필요성과 이것이 양성평등의 진정한 의미를 실현시킬 수 있다는 것 또한 자각하고 있다. 여군으로서 ‘성: 자각’이라는 의미는 곧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의미이다. 이에 관한 하위 구성요소는 ‘체력적・신체적 장애물’, ‘보직 선입관’, ‘자신감 상실’이었다.

    1) 체력적?신체적 장애물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부딪치는 심리적 충격은 체력 및 신체적 측면에서 기인하고 있다. 이것 또한 실제 군 생활의 지속성 측면에서 가장 많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을 경험하고 있었다. 주로 장거리 지속 행군, 위험지역 임무 수행, 근력을 필요로 하는 역할 등에서 남군들과 비교 시 자신들의 체력과 신체 메커니즘(mechanism)에서 부딪치는 한계 의미를 인식하고 있다.

    2) 보직 선입관

    참여자들은 어느 보직에 임명되더라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부대에서는 여군들의 근무 환경과 능력을 많이 고려함을 경험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경력관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나 남군과 비교 시 상대적 불이익을 받고 있는 불평등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3) 자신감 상실

    참여자들은 군 조직에서 발생하는 일상의 다양한 상황에서 남군들의 신체적 규모와 형이상학적 기운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를 경험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지휘자인 상급자로서 남군 부하들을 만날 때 때로는 그들의 체격과 연륜 등에서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형이상학적 현상에 자신감을 상실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었다.

       2. 양성평등 경험의 상황적 구조 기술

    가. 참여자 1

    남군들이 마련해주는 여군 전용 공간의 준비와 사용에 따른 시선에 부담감을 경험하고 있으며 양성평등에 대한 남군들과 인식의 괴리를 체험하면서 상호 불평등이 무엇인지를 자각하고 있다.

    여군 미답지인 초임부대에서 받은 보직과 상급자들의 신뢰와 믿음에 양성평등의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들의 믿음과 인정은 남성 중심의 군 조직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었다. 양성평등에 대한 상호 인식의 괴리에서 오는 현실을 자각하면서도 군 조직에 동화되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

    나. 참여자 2

    양성 상호 간의 단절되고 분리된 인적 네트워크의 연결과 협력적 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다. 여군에 대한 꿈을 이루었듯이 젠더로서의 변화된 자신의 모습이 민간 주변부의 인과관계와 함께 긍정적인 의미를 나타내고 있었다.

    여군들만 참석하는 교육이나 간담회 등에 나타나는 피해 의식은 업무에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남군들과 함께하는 단체 구기 운동 등에서 체력적・신체적 조건 때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하는 것에 자괴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상실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험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군의 정체성을 자각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부족한 부분과 이를 보완하기 위한 능력 개발의 필요성을 자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소망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

    다. 참여자 3

    상급자와 조직 등 내부적 환경에 의해 발생되는 양성 간의 건전한 교류에 대한 통제와 여군을 위한 남군들의 각종 지원 소요에 부담감을 경험하고 있었다. 집안이나 친구들을 기준으로 자신의 위치를 판단했을 때 성취감을 느끼고 있지만 남군들과 과감하게 부딪히며 헤쳐 나가는 역할에 갈등을 체험하고 있다.

    남군들과 우호적인 경쟁 속에 체력적・신체적 한계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역량 개발을 통해 이를 극복하는 것이 젠더로서의 진정한 양성평등의 의미임을 발견하고 있다. 군 조직에서 여군이라는 이유로 별도의 관심과 배려를 받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며 남군들과의 동등한 대우와 처신에 양성평등의 경험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라. 참여자 4

    남군 중심의 조직에서 여군의 가시성에 주목하고 있다. 소부대 지휘의 경험에서 긍지심을 느끼면서도 상급자들의 양성평등에 대한 편협된 인식에 불편함을 표출하고 있다. 입대 전 대기업 근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군 조직은 복지, 보수, 근무 여건, 상위 계급 진출기회 등에서 안정적인 양성평등의 제도적 기반이 구축되어 있음을 경험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체력적・신체적 열등 요소를 자각하고 젠더로서의 양성평등을 위한 능력 개발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마. 참여자 5

    남군들과 함께 교육훈련, 체력단련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솔선수범하는 것이 지휘자나 동료로서 자신의 존재를 표출하는 것임을 경험하고 있었다. 남군들의 보이지 않는 기운과 체력, 조직 내 젠더의 통제와 분리에 자신감을 상실하는 자신에서 양성평등의 의미를 인지하고 있다.

    군 조직에서 새롭게 정립해 나가는 자신의 군 정체성을 발견하고 적극적인 젠더로서의 위치를 찾아가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다. 군에서 요구하는 동등한 양성평등의 제도적 보호망에 대한 지속가능성의 의미를 인식하고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바. 참여자 6

    남군들의 과도한 관심과 배려, 양성을 분리하는 통제된 조건 등에서 양성평등의 불편함을 경험하고 있다. 엄격한 집안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젠더의 정체성을 군에 입대하여 새롭게 축적하고 있었다. 여군으로 성장해 가는 것에 대한 민간 사회 주변의 칭찬과 격려를 통한 고무된 체험을 하고 있다. 남군과 동일한 역할 수행 시 비교되는 체력적・신체적인 경험 등에 대한 자기 능력 개발의 적극적 의미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3. 양성평등 경험의 일반적 구조 기술

    참여자들에게 있어서의 양성평등의 경험적 의미를 그들과의 면담 자료를 기초로 분석한 결과 각 의미 구조에 나타난 구성 요소들을 통합하여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남성 중심의 인적 구성으로 형성된 군 조직 내에서 참여자들은 관심과 배려라는 명분의 과도한 제도적 보호망으로 인해 오히려 양성이 분리되어 동료 남군들과 단절되고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군의 주변부를 배회하는 자신의 현실을 의식하고 있다. 또한 의식, 역할, 교육 훈련 등에서 통제와 분리의 대상인 관심 간부라는 이미지를 의식하면서 타자의 주목과 존재의식에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상급자들의 일방적인 자기 편견적 용어의 해석에서 나타나는 양성평등의 언어적 표현과 행동은 참여자들과 다른 해석적 차이를 의미하고 있다. 강력한 위계와 명령을 기반으로 하는 군 조직의 특성상 상급자나 지휘관의 이해와 해석은 그대로 실현된다는 현실에서 참여자들은 양성평등의 의미에 갈등을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지휘관의 편향된 조직문화 의식과 소부대의 환경적 요소들은 참여자들에게 역할 분리와 차별적 요소들이 부분적으로 나타나는 요인이 되며 이것이 남군들의 무의식 속에 그대로 축적되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군 조직 내 일원이며 젠더로서 믿음과 신뢰감을 형성하면서 성취감과 군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축척하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 민간 사회에서도 부모형제나 친인척, 동료들에게 상대적 우월감을 인식하면서 업적에 따른 지위 상승의 경험에 긍지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지위 상승으로 인해 부모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대리만족을 경험하고 있으며 참여자들과 동일시하려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내・외부적 상호작용의 시너지는 참여자들에게 젠더로서의 자신감이나 성취감을 경험하게 한다. 그러나 체력적・심리적・생리적 조건과 남성적 기운, 도구 사용 기술 등의 경험에서 느끼는 왜소함과 자괴감 그리고 이에 따른 자신감 상실은 참여자들이 군 조직에서 양성평등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참여자들에게 이런 갈등 요인은 부대 운용을 주도하는 남군들에 의한 보직 임명 등에서도 불평등을 초래하는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참여자들은 이러한 양성평등의 갈등 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기 자신의 능력 개발만이 양성평등이라는 것을 자각하며 이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여러 해 동안 경험으로 체득한 양성평등의 유동적인 사례들을 통해 군 정체성의 성숙과 함께 점진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표출하면서 남군들과 상호작용하고 있다.

    Ⅳ. 논의

    지금까지 육군 전방 보병연대에 근무하는 여군 초급간부들의 양성평등에 관한 현상학적 의미를 토대로 상황 구조와 일반 구조를 기술하였다. 일반적 구조에서 통합된 의미는 젠더로서의 통제와 분리, 성장, 자각이었다. 일반 구조를 기반으로 논의해보면 다음과 같다.

    조직의 최고경영자가 조직문화의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Schien, 1985, p. 211)는 것은 태도, 신념, 가치 등이 조직 내의 방해요소 제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Combs, 2002, pp. 1-16)는 의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위계 체계가 엄격한 군대문화에서는 타 조직문화에서보다 더욱 지휘관의 의식과 성향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지휘관의 언행은 다양한 통로를 거쳐 해석되고 이해되어 조직문화를 발전하게도 하고 퇴보하게도 한다.

    참여자들이 현상으로 인지하는 양성평등, 역할분담, 교육훈련 등에서 과도한 양성 통제와 분리는 오히려 양성 간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갈등을 유발시켜 조직 문화에 역기능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갈등은 개인 혹은 조직의 변화와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므로 필수적인 자극이기도 하다(Shantz, 1987, pp. 283-305). 이러한 갈등을 조직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하느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하느냐 하는 것은 지휘관의 고유 영역이다. 그러므로 군 조직에서 양성의 통제와 분리라는 편향적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것도 지휘관이며 이를 제거하여 조직의 긍정적 발전을 도모하는 것도 지휘관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양성평등은 지휘관의 문화의식이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지향(Seo, 2011)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며, 이를 통해 양성이 균형 있게 발전, 통합해나감으로써 올바른 군 조직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군 조직 운영 원리에 남성들의 보이지 않는 개입(Hawkins, 2013, pp. 113-126)이 있으며 성적 정체성에 따라 업무를 규정한다는 젠더 유형화(Britton, 2000, pp. 418-434)의 관점에서 볼 때 참여자들이 근무하는 소부대에도 불평등의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완력을 필요로 하는 훈련이나 일상 업무, 시설이 구비되지 않은 훈련의 참가, 도구적 기술 필요 업무, 신체적 접촉이 빈번한 운동 경기, 위험 지역 참가 업무, 남성 전용 구역 관리, 여군 독자적인 통제 업무 등에서 역할 분리가 이루어져 성별 분업이 비공식적으로 유형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소부대의 젠더 유형화는 체력・신체・기술 등과 지휘관의 의식 및 부대 운용 능력 등에 기초하여 이루어지고 이것이 조직의 무의식 속에 유형화되고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젠더의 보직 편중성을 의미하는 유리벽(glass wall) 현상(Eyring & Stead, 1998, pp. 245-251)도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자신감 결여로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성차별로 직무만족도가 낮다는 여군 장교 2년 근무 경력자의 연구(이재윤・문양호, 2004, p. 115)3)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소부대의 인력 순환 상황과 임무의 다양성 등을 고려하면 부대 운용이라는 어려운 현실이 존재하고 있다. 차별화 현상은 미미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질적으로 현저히 나타나는 불평등 사례와 현상은 없으며 계급 상승에 따라 점증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계층이다.

    조직 내 경력 차별 현상은 성적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소수의 비주류 집단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연구(Ibara, 1993, pp. 56-87) 결과를 고려하면 소부대에서만 특수하게 적용되는 사례는 아니므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간 사회 조직과 비교 시 군 조직이 덜 차별적이라는 조사 결과(김원홍 외, 2003, p. 133)와 국가와 국민 보호라는 공신력과 위상을 고려하더라도 일방적인 초급 간부들의 경력 차별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

    참여자들은 긍정적인 사회적 이동으로 신분 상승이 이루어져 높은 복무 만족감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전통적인 보수 성향의 소규모 농촌 및 도시 가정을 배경으로 성장하여 전문대학 이상을 졸업하고 예상군인화(豫想軍人化)를 거쳐 지위 상승의 트랙(track)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트랙은 군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한 이점으로 작용하여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신뢰와 믿음을 확보하는 지렛대가 되고 있다.

    개인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업적에 대한 지위는 군 간부 하위 계층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회적 신분 보장과 함께 민간 사회 동료들보다 안정적인 계층을 형성하고 있다. 군 경력이 증가하면서 젠더로서 군 정체성도 성장하여 내・외적 환경에서 다양한 형태로 참여자들이 선택한 지위에 상대적 우월감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대적 우월감은 장기 근무 혹은 평생직장을 선택하기 위한 직접적인 동기를 제공하며 자신의 능력 개발에 집중해야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군 초급간부들의 다양한 체력・신체적 열세가 여군들에게 최대의 부담이라는 양적 접근 연구들의 일반화 주장은 본 연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관학교 여 생도의 신체적 적합성이 군 임무에 떨어진다는 연구(독고순, 2002, pp. 71-80) 결과와 현역 근무 중 가장 큰 어려움이라는 조사(김태숙, 2008, p. 114) 결과와도 일치하고 있다. 또한 육군사관학교 남녀 생도를 대상으로 4년간 체력 검정 기준을 조사한 결과 여 생도는 군 임무수행을 위한 추가적인 체력 증강 노력이 필요하다(이상원・서성혁, 2010, pp. 20-21)4)는 등 다양한 연구 결과들이 증명하듯이 여군이 당면하는 체력적 요소는 단순한 부담감 이상이라는 의미를 나타내며 보다 적극적인 해결 방법이 요구되는 요소이다.

    전장에서의 승리에 전투원의 체력이 큰 영향을 미치며(Sidney, Jette & Kimick, 1989, p. 322) 군대에서 자기 자신의 의무와 임무를 완수하는 능력(Panichkul, Hatthachote, Napradit, Khunphasee, & Nathalang, 2007, pp. 1234-1236)이라는 주장과 강조는 양성 구분 없이 군인의 체력적 요소는 매우 중요하며 여군의 신체적 조건을 고려하면 더욱 강조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한국군이라는 특수한 안보환경하의 체력은 더욱 강조되므로 소부대 간부의 체력 요소는 그 중요성이 각별하다.

    젠더로서 불평등을 극복하고 조직에서 성공하려는 관리자의 자질은 남성성에 근접(Schein, 2001, pp. 675-688)하다는 인식과 여군 초기에는 남성화 전략에 집중한다(김엘리, 2012, pp. 169-171)는 가식적(假飾的) 인식과 상황은 본 연구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이밖에도 여군들이 벌칙을 회피하기 위하여 여성성의 수행을 선택한다(Herbert, 1998)는 논의도 심층 면담과 관찰 결과 이를 동일시하거나 유사한 유형의 의미는 나타나지 않았다. 참여자들은 젠더 자체로서 군 정체성을 확립 축적하고 있으며, 남성성을 획득하려는 실천 전략이나 그들을 모방하려고 연출하려는 현상은 없었다. 참여자들은 이러한 전략이나 모방보다는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자기 자신의 능력 개발이라는 생존 전략에 더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능력 개발이 조직의 효과성을 달성하기 위해 개인의 경력과 역량을 계발하는 상호 통합적인 활동(McLagan, 1989, pp. 49-50)을 의미한다면 참여자들의 의지와 조직의 지원이 절실하다. 참여자들이 자각하는 체력적 열등감과 자신감의 결여는 조직의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참여자들이 인지하는 양성평등의 본질적 의미 구조는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능력 개발을 통한 젠더로서의 성장 지속성을 의미하는 ‘자기 자신의 능력 개발로서 양성평등’ 구조임을 인식하고 있다.

    3)1998년 입학하여 2002년 육군사관학교 여군 장교로 최초 임관한 육사 58기들이 소대장을 마친 1년 후에 실시한 직무만족도에 대한 설문지 분석 결과이다.  4)2004년~2007년까지 육군사관학교 남녀생도 3,057명을 대상으로 육군 체력 검정 기준인 3개 체력 요인(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1.5㎞달리기)을 측정한 연구 결과로 남 생도는 군 임무 수행을 위한 체력 조건이 갖추진 반면, 여 생도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육군 여군 초급간부를 대상으로 군 생활을 통해 인식한 양성평등의 현상학적 의미를 기술하고 이를 통해 그 의미 구조를 도출하였다. 즉 연구 참여자 6명을 의도적으로 선정하고 비구조적인 심층 면담과 관찰을 통하여 지오르기의 경험적 현상학적 분석 방법에 근거하여 자료를 분석한 후 10개의 의미 요소를 도출하고 ‘성: 통제와 분리,’ ‘성: 성장,’ ‘성: 자각’ 이라는 3개의 의미 구조로 범주화하였다. 그리고 사회적 맥락에 따라 통합한 결과 중심 의미 구조인 이 3개의 본질적 의미 구조는 ‘자기 자신의 능력 개발로서 양성평등’이라는 참여자의 자각과 인식이 내포되어 있음을 밝혔다.

    본 연구 결과 참여자들이 군 조직에서 경험하는 양성평등은 조직의 본질이 의미하듯이 지휘관 의식과 성향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휘관의 의식과 성향은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쳐 통제와 분리라는 특수한 불평등의 요인이 되고 있었다. 젠더의 역할과 보직 임명 등에서 부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차별화와 유형화의 현상들이 양성 간 갈등의 원인으로 나타나 비공식적, 무의식적으로 축적되고 있으므로 지휘관의 전향적인 의식전환이 요구된다.

    참여자들은 남성 중심의 군 조직에서 실제 생활을 통해 부딪치는 생물학적인 체력적 열세가 심리적 자신감의 상실을 가져오면서 사고와 행동의 제약에까지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domino phenomenon)을 경험하고 있다. 또한 젠더로서의 양성평등 의미가 개인과 조직의 활동과 운용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 따라서 참여자들은 젠더로서의 진정한 양성평등을 위해 자기 자신의 능력 개발과 남군들의 의식 전환 및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한편, 참여자들은 대학에서의 군사기술 사전 습득, 상・하급자들의 신뢰와 믿음, 민간 사회 관련자들의 대리 만족감 등에 따라 군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다. 민간 사회인들과 비교되는 지위 안정성과 신분 상승에 대한 상대적 우월성을 통해 높은 만족감을 경험함으로써 여군으로서 자신의 위치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중견 간부로 진출하는 여군 초급간부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양성평등의 본질적 의미를 현상학적으로 분석한 질적 연구라는 점과, 이를 통해 여군 지위의 향상과 군 조직 현장 지휘관과 남군 조직원들의 인식 전환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육군의 전방 연대급에 근무하는 여군 초급간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이기 때문에 상이한 유형이나 규모, 기능 등을 수행하는 다른 부대의 여군 초급간부들에게 모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본 연구의 유의미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향후 부대 규모나 계층 등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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