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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2000년대 한국영화 상영업의 변화양상에 대한 고찰*** A Study on Changes of the Film Exhibition Business in South Korea
  • 비영리 CC BY-NC
ABSTRACT
2000년대 한국영화 상영업의 변화양상에 대한 고찰***

The term ‘film exhibition business’ refers to all the practices that make possible for the audience to watch a film at certain given time and places. When we speak of ‘film exhibition’, compared to the term ‘theater business’, it is relatively put more weight on the practice of screening a film than operating theater facilities. In this study, I tried to explain the major characteristics of Korean film distribution industry in the 2000s, focusing on changes of film exhibition business.

The second chapter investigates the why and how the current film industry system was established: the introduction of ‘direct distribution’ caused the separation of the field of distribution and of exhibition, and the major film circuits began to develop the multiplex cinemas. These changes generated conflicts between distributors and exhibitors struggling over profits of the domestic market. In dealing with the conflicts, the problem of unfair contracts and opacity of the film market has been partially solved and Korean film industry has showed qualitative growth as well as quantitative expansion: several Korean films reached the 10-million-viewer-mark from 2012 to 2014. However, in spite of the efforts of establishing a fair market process, there still are many problems left to be solved.

In the third chapter, I looked through what film exhibitors had been trying to do for the better future of the market such as introducing various price policies, improving overseas sales, establishing art houses etc. In my opinion, even if the changes caused by these new attempts might lead to new problems, they still can be the platform for the better future environment of Korean film industry.

KEYWORD
한국영화산업 , 상영 , 배급 , 극장업 , 멀티플렉스 , 예술영화상영관 , 다양성 영화 , 영화산업
  • 1. 들어가며

    한국 영화산업에서 ‘상영업’이라는 단어는 문화산업의 상업화된 영역을 가리키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일종으로, 극장이라는 물적 토대의 공간에 무게가 실리는 ‘(극장의) 운영업’이란 표현보다 상대적으로 영화를 영사하는데 더 비중을 둔 표현이라 할 수 있다.1) 국내의 영화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많은 영화 상영관들이 멀티플렉스로 전환되었고 엔터테인먼트와 쇼핑이 복합된 공간이 늘어나면서 ‘극장 운영업’이라는 표현은 복합공간의 경영에 치중된 의미로 읽히게 되었다. 이 보다는 극장에서 영사된다는 장르의 특성 탓에 유독 ‘상영 방식’에 자신의 본질을 연관시키는 특이한 특질을 지닌 예술 분야로서의 영화 산업의 한 구조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상영업’이라는 용어가 콘텐츠 산업의 영역에서 영화산업의 특징을 살린 명료한 표현일 수 있겠다. 멀티플렉스 사업 안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문화적 행위를 좀 더 구체화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고는 문화 산업이라는 거대 구조에서 산업적인 구조를 아우르는 영화 상영의 특성을 강조하기위해 ‘상영업’이라는 단어를 통해 영화 배급의 본질에 진입하려 한다.

    한국의 영화산업에서 상영업에 대한 논의는 투자, 제작, 배급에 비해서 활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국내 영화의 투자나 제작, 배급은 영세하게 진행되어 왔고, 그에 대한 비판이나 미래 전망적인 논의가 치중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대기업 자본이 들어오면서 멀티플렉스와 수직계열화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지만, 상영의 다양한 형태와 변화양상에 대한 논의는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영화산업에서 상영업이 배급업과 구별되고 단관 상영관과 다관 상영관, 멀티플렉스의 등장 이후의 변화와 앞으로의 조짐에 대한 논의를 하고자 한다. 이 논의는 직접 배급 방식의 도입 이후 한국의 영화 산업이 보였던 분배에 대한 문제,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상영방식의 변화에 대한 대처의 실마리를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1)이 용어의 사용을 거슬러 올라가면 근대화시기 조선의 영화산업을 언급할 때 ‘흥행업’이라는 표현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흥행업’은 일반적으로 영화뿐만 아니라 연극이나 공연 등이 보다 많은 이윤을 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도모하다는 면에서 극장이나 공연장에서 관객을 더 많이 끌어오게 하는 홍보하는 역할을 포함한 단어로 사용되었다. 이는 한 극장에서 영화가 변사나 그 외의 악기들과 함께 ‘공연’되던 시기에는 적합했겠지만, 장르의 구분이 점차 명료해지면서 사용빈도가 줄어들었다. 한 공간에서 특정한 작품을 공연하는 무용이나 연극과는 달리, 여러 공간에서 동일한 작품을 재생할 수 있는 영화의 특징은 작품과 극장을 함께 홍보할 필요가 없었고, 따라서 홍보 방식 역시 다르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국내의 영화산업이 자리를 잡을수록 산업 내에서의 위치와 역할을 세밀하게 구분 지은 용어로 ‘(극장의) 운영업’이 사용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2. 배급방식에 따른 산업구조의 변화

       1) 직접배급방식의 도입과 배급업의 위치적 변화

    한국에서의 영화시장은 1950년대 말에 간접배급 체계가 형성되어 지역별 블록 부킹(block booking) 방식의 단매체제가 90년대까지 유지되었다. 전국은 지역의 6개의 배급망 곧, 서울, 부산 경남, 대구, 광주 호남, 대전 충청, 경기 강원으로 나뉘었으며, 제작자는 지역 배급사에게 작품이 제작되기 전에 선매하고 제작된 작품의 흥행성적에서 선급금을 제외한 이익금을 받는 방식이었다. 외화의 경우, 할리우드 영화가 국내에 처음 들어올 때 직접 배급하는 방식으로 도입되었는데 주로 영화를 수입한 회사가 극장에 직접 배급하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외국영화의 수입업자는 곧 배급업자가 되었고, 극장은 이들과 계약을 맺어 영화를 수급하는 식으로 진행되면서 한국영화와는 달리 배급 체계가 비교적 일찍 구축되었다. 그러나 자국 영화의 경우는 간접배급 체계를 고수할 수밖에 없었는데 제작자는 영화제작 전에 지역 배급업자에게 선매하고 받은 선급금으로 제작비를 충당해야하는 형편이었고, 이렇게 마련된 제작비는 영화의 흥행 여부에 대한 위험부담을 덜어주었기 때문이다.2) 극장 소유주가 배급업을 겸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렇게 형성된 배급망은 영화의 흥행 체인이 전국구가 아니라 각 지역의 극장 중심으로 진행되도록 만들었다. 이처럼 한국영화산업이 자생하기 위해 형성되었던 구조는 자체적인 라인업과 전국적인 단위에서 영업이 이뤄졌다는 것을 본다면 당시 제작, 투자, 배급, 상영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다시 말해 필요에 따라 얽혀있는 구조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TV의 보급으로 영화시장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 때는 물론이고, 외부적인 요인 외에도 지방 배급업자가 투자한 제작사에 문제가 생기기라도 하면 연쇄적으로 지역 배급업체의 도산이 이뤄지기 쉬웠던 구조였다고 할 수 있다.

    1973년 4차 개정 영화법에 의해서 한국영화배급협회가 설립되고 전국적 직접배급체계를 시도한 적이 있긴 했었지만, 유신체계 아래 배급 체계를 일원화 하려던 시도는 제작자들의 강력한 항의에 부딪혔다. 영화제작을 위해 투자 받을 수 있는 어떤 조치 없이 영화제작 비용의 90%를 조달하는 지역 배급업자의 단매자금이 끊기게 되는 급작스러운 변화는 무리수였던 것이다.3) 이처럼 정부 주도하에 산업구조를 변화시키려는 외부의 압력이 있었지만 영화산업의 제작과 배급, 투자의 고착관계는 쉽게 바뀌지 않았는데, 이는 그만큼 영화산업이 영쇄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방식 외의 다른 방식을 도입할만한 내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산업구조에 균열을 가하기 시작한 것은 해외 배급사의 등장에 의해서였다.

    1985년 한미영화협상에 의해 할리우드 직배사의 국내 영업 허가가 나오자 UIP(United International Pictures)는 국내에서의 사업을 본격화했다. UIP는 국내에 자체배급망을 구축하고 1988년 9월 24일 서울 명동의 코리아극장과 신영극장에서 영화<위험한 정사>를 처음으로 개봉했다. 그러나 24일 서울의 UIP 직배 상영관 앞에서 4백여 명의 영화인들과 영화제작자들의 직배반대시위에 의해 보름 만에 코리아극장은 여론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상영을 중단할 만큼 거센 반대에 부딪쳤다.4) UIP를 이어 들어온 20세기 폭스, 워너 브라더스, 콜롬비아 트라이스타, 월트디즈니(브에나비스타픽쳐 인터내셔널)까지 할리우드 5대 메이저 직배사들5)은 바로 자체배급망을 갖지 못하고 기존의 지역별 간접배급 구조로 영화를 배급했는데, 그 이유는 국내 관객들의 거센 항의뿐만 아니라, “지역별 진입장벽이 높아 영화관과 직거래 할 수 없었고, 프린트 벌 수 제한조치6)로 인해 동시개봉 할 수 있는 극장 수가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이”7)었다. 1994년 이윽고 프린트 벌수의 제한(당시 14벌)이 풀리면서 해외 직접배급은 동시 광역 개봉과 해외자본투자를 통한 마케팅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기 시작하면서 국내영화산업 역시 전국적으로 이루어지는 배급망 구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러한 위기상황 가운데 국내의 배급사는 점차 제작투자사와 분리가능한 조건이 갖춰지기 시작했다. 1980년대 말부터 VCR의 보급으로 비디오 시장이 형성되면서 비디오 제조업에 관련된 대기업 자본이 영화계에 유입되기 시작했다. 삼성, LG, 대우 등 대기업은 자신들의 가전제품으로 소모할 판권확보를 목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97년 IMF 이후 제조업 기반의 대기업 자본은 모 기업의 부도나 부실 등의 이유로 빠져나가고, 경영난에 빠진 시기, 투자할 곳을 찾던 금융자본이 영화산업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영화계가 간접배급방식을 고수했던 이유는 투자 자본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는데 1990년대 이후 대기업 자본이 투입되고, 이어 금융자본 역시 투자되기 시작하면서 제작자들은 더 이상 지방 배급사로부터 제작비 조달을 받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1998년에는 해외영화가 아닌 한국영화 <남자의 향기>가 브에나비스타(월트 디즈니 코리아 배급사)에 의해서 서울 23개관, 전국 70여 극장에 직접배급 방식으로 상영되었다.8) 직접배급방식으로부터 기인할 수 있는 배급사의 횡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직접배급을 미룰 수 없는 내외부적인 상황이 있었던 것이다. 직접 배급의 시행은 한국영화산업의 배급업이 전문적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이는 기존 극장업자들의 위치를 달라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 예로 시네마서비스는 1999년 흥행 1위부터 4위 영화9)를 모두 배급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가게 되면서 시설이나 교통이 취약한 극장들은 한국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배급사에 사정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10)

       2) 멀티플렉스의 등장과 그 영향

    영화진흥위원회는 한국에서의 멀티플렉스를 ‘멀티플렉스 체인이 포함된 극장이거나 스크린 수 7개관 이상의 극장’이라고 정의내리고 있다.11) 한국에 멀티플렉스가 생긴 것은 IMF 직후인 1998년으로 당시 위축된 한국의 소비행태로 봤을 때는 멀티플렉스의 경영유지는 의외의 성과였다. 국가 전체의 경제 위기에도 복수의 스크린이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은 현대 도시에서 쇼핑과 엔터테인먼트가 합쳐진 형태로 복합적인 상업 문화 공간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았기 때문에 가능했다.12)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멀티플렉스가 입점하게 되면서 영화관람 행위는 ‘소비’와 ‘여가문화’와 ‘일상’이 합쳐진 형태로 변모한 것이다.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은 CJ그룹이 홍콩의 영화 제작사 골든 하베스트, 호주의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업체 빌리지 로드쇼와 함께 CJ 골든 빌리지를 설립하고, 1998년 4월 강변 테크노마트에 세운 CGV 강변(11개관)이었다. 다음해 롯데그룹에서 1999년 10월 일산에 롯데시네마 1호점을 내고 이미 인구 집중지역에 세워있는 각 지역의 롯데백화점에 자체 영화관을 입점 시켜 빠르게 성장했다. 동양그룹은 미국의 극장체인 로스 시네플렉스 인터내셔널과 공동출자하여 2000년 삼성 코엑스에 메가박스(16개관)를 설립했다. 2000년대 이후 점차 확산된 멀티플렉스는 관객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혔고 전화와 인터넷을 통한 티켓 구매 편의성을 높였다. 이렇게 시작된 국내 멀티플렉스의 등장은 배급방식의 변화와 상영에 대한 개념, 무엇보다 영화 자체에 대한 관객의 입장을 새롭게 정의하는 시발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표 1>] 2000∼2013년 국내외영화 개봉편수 및 전국 극장관련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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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2013년 국내외영화 개봉편수 및 전국 극장관련 현황

    한 개의 상영관을 두 개로 나누거나, 3∼4개의 상영관을 보유했던 복합상영관은 근처 멀티플렉스로 흡수되면서 2000년에 373개였던 전국의 극장 수는 2003년 280개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2000년에 720개였던 전국 스크린 수는 점차 늘어나 2009년에는 2055개로 대폭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스크린의 개수와 극장의 수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인구 밀도가 높은 곳에 집중적으로 스크린이 모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대기업 자본의 상영관들이 경쟁적으로 들어섰다가 통폐합되기도 했는데 2010년도부터 멀티플렉스 등장 이후 전국 스크린 수가 전년 대비 최초로 감소했다. 2010년 2003개, 2011년 1974개 까지 줄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을 보고 많은 전문가들은 스크린의 포화상태로 진단했었지만 2012년 2,081개, 2013년 2,184개로 스크린 수가 다시 가파르게 상승했는데, 이는 개인당 영화관람 횟수가 증가한 것과, 디지털 및 매체의 발달로 3D, 4D 등의 특수한 종류의 상영관이 늘어난 것을 원인으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멀티플렉스의 등장은 직접배급이 보다 빠르게 확산된 것은 물론이고 광역배급을 가능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프린트 벌수 제한이 있을 때는 서울에서 상영이 끝나면 지방대도시 상영이 가능했고, 그 뒤에 소도시에서 상영이 가능했지만, 프린트 벌수 제한이 폐지되고 스크린 수가 많아지면서 보다 빠르게 광역 동시개봉이 가능하게 되었다. 기대가 큰 작품이 독점 개봉하면 그 쪽으로 관객이 몰릴 수 있기 때문에 상영관들은 좋은 작품일수록 독점 상영을 하고 싶어 하고, 또 관객이 들 법한 몇몇의 대작들은 모두 걸려고 노력한다. 이처럼 특정 영화가 다수의, 황금시간대 스크린을 점령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한 작품의 상영기간은 점점 짧아지게 되는 경향이 생겼다. 입소문을 탄다는 것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작품을 접한 관객들의 호응으로 관객을 불러 모은다는 것인데 요즘같이 짧은 상영기간은 입소문이 진행되는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 것이다. 높은 마케팅 비용으로 단기간에 흥행수익을 높이는 배급 방법이 성공 확률을 높인다는 공식이 통용되고 있고 결과적으로는 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지불할 수 없다면 다시 말해, 대기업의 투자자본이 동원되지 않는다면 작품의 흥행이 매우 어려운 환경임을 보여준다.

    멀티플렉스의 증가와 새로운 관람문화의 형성이 한국영화계의 시장의 파이를 증가시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일인당 관람 횟수가 4회(2013년 기준)를 넘었고, 상영관 수와 스크린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통해 한국영화산업이 긍정적으로 성장했다고만 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른 자료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발간한 세계영화산업과 한국영화산업 현황에서 세계적으로 영화산업이 비교적 활발하다고 유추되는 다섯 국가-미국, 인도, 한국, 프랑스, 일본-을 뽑아서 제작편수, 평균제작비, 개봉편수 등을 비교해 보았다.

    <표 2>를 보면 한국의 영화제작편수와 개봉편수는 프랑스나 일본에 비해 그 증가율이 높은 편이며, 자국영화점유율도 50%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점은 2000년대 들어 한국의 영화산업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렇지만 평균제작비와 멀티플렉스의 비중을 살펴보았을 때, 한국영화산업의 성장의 이면을 볼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멀티플렉스의 비중은 2004년 27.7%에서 2011년 54.2%로 증가했고, 일본의 경우, 2004년 62.5%에서 2011년 83.1%로 증가했다. 한국의 경우 멀티플렉스의 비중이 2004년에 69.1%였고, 2011년에는 95.2%로 미국(2011년 80.1%)보다도 훨씬 압도적인 수치이다. 뿐만 아니라 2007년과 2011년의 한국영화의 제작편수가 124편에서 216편으로 거의 100편이 더 많이 제작되었는데 평균제작비가 4백만 달러에서 1.4백만 달러로 하락한 것은 투자제작비가 적은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인도와 일본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도 평균제작비가 줄어든 양상을 보이지만 한국의 경우 감소하는 정도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영화계의 성장세가 가파르다고 하지만, 제작편수가 증가한 것에 비해 투자비는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균 투자비가 상당히 감소한 결과를 낳았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좀 더 분석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영화 제작에 대한 관심에 비해서는 영화에 투자하는 문턱이 높은 것은 맞는 것 같다. 영화투자조합처럼 다양한 방식의 영화에 투자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다.

    [<표 2>] 해외영화시장과 한국영화시장의 현황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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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영화시장과 한국영화시장의 현황 비교

    2)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팀, 『한국영화배급사 연구』, 2003.12, 14∼19쪽 참고.  3)위의 책, 54∼57쪽 참고.  4)<‘88 문화결산 민족주의 거센물결 ③미국영화 직접배급 파문>, ⪡한겨레⪢, 1988.12.17.  5)1988년 UIP, 20세기 폭스, 1989년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1990년 콜롬비아 트라이스타, 1993년 월트디즈니 사의 순으로 국내 외국영화수입업 등록필증을 교부받았다.  6)1991년 20세기폭스사는 영화<다이하드2>를 배급하면서 13벌로 묶여있는 영화프린트벌 수를 초과한 16벌을 전국극장에 배포한 혐의로 고발당했다. <영화프린트 초과배포 20세기폭스사를 고발>, ⪡경향신문⪢, 1991.01.08.  7)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팀, 『한국영화배급사 연구』, 2003.12, 58쪽.  8)<직배사 한국영화배급 잇달아>, ⪡매일경제⪢, 1998.09.17.  9)1위<쉬리>, 2위<주유소 습격사건>, 3위 <인정사정 볼 것 없다>, 4위 <텔미 썸딩>.  10)<한국영화 시장점유율 40% 기염 “3박자가 맞았다”>, ⪡한겨레⪢, 1999.11.30.  11)단관 상영관, 다관(복합)상영관과 구분되는 멀티플렉스에 대해서는 이전에 논의가 충분히 되었다고 여겨 여기서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정의로 일축했다. 이에 대해서는 김수현, 「관람 공간의 변천과 수용경험 변화 연구」, 『영상예술연구』, 14호, 2009 나 이충직, 「한국영화산업과 멀티플렉스의 역할」, 『영상예술연구』, 제20호, 2012 를 참고하라.  12)이충직, 「한국영화산업과 멀티플렉스의 역할」, 『영상예술연구』, 제20호, 2012 참고.

    3. 이윤을 둘러싼 배급과 상영의 갈등과 논란

       1) 통합전산망 구축과 수치화

    직접배급의 도입은 중간업체에 지급하던 배급 수수료가 없어지고 수익이 영화 관련업체에게 더 많이 돌아갈 수 있는 구조로 변했다는 가시적인 것 이상의 영향을 끼쳤다. 영화의 흥행 정도에 따라 정해진 비율로 상영업과 배급업이 수금하게 되기 때문이다. 관객 수는 수익률 배분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집계 기록은 영화의 명예를 좌지우지 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배급업과 상영업 사이의 갈등을 지속적으로 일으키는 부분이었다. 한 예로 2001년 초, 명필름은 <공동경비구역JSA>가 강제규필름 제작인 <쉬리>를 제치고 흥행기록을 세웠다고 발표를 했고, 이에 대해 강제규필름은 영화인회의와 영화제작가협회에 관객 수에 대한 기록 확인을 요청한 바 있었다.13) 관객 수에 대한 집계가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직접배급시행 이후, 정확한 관객 수 조사를 위해 배급사는 각 상영관으로 ‘입회인’을 파견했다. 각 상영관에서 찢어진 표를 다시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여부를 조사하는 입회인에게 들이는 인건비도 상당히 컸지만, 그럼에도 정확한 통계수치가 어려웠기 때문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다. 더욱이 극장 측에서는 문예진흥기금이나 세금을 줄이기 위해 정확한 관객 수치를 밝히지 않는다는 의혹도 계속되었다. 결국 2003년 영화진흥위원회는 용역을 도입하여 ‘영화 입장권 통합전산망 시스템’-전국 영화관의 입장권 발권정보를 전산으로 실시간 처리 및 집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제작사와 배급사의 갈등을 잠재울 뿐 아니라 영화의 기획과 마케팅 활동에 기초가 되는 자료로 활용가능한 점에서 투자, 제작, 배급, 상영 모든 분야에 필요한 정책이었다.

       2) 이윤분배방식에 대한 불공정거래

    영화산업은 영화 관람료로 벌어들인 수입을 부가세를 제한 나머지 금액에서 배급수수료, 상영수입, 판권수입, 총제작수입, 비용, 영화순이익, 투자수익 등으로 배분한다. 영화의 흥행에 따라 위험부담이 큰 제작 및 투자사에 비해 배급사는 영화의 제작과 투자에 관여를 하며 흥행리스크를 일부 부담하지만,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배급수수료가 있어서 제작 및 투자에 비해서는 안정적이다.

    영화진흥원에서 발간한 『2012년 한국영화산업실태조사와 한국영화 투자수익성 분석』에서 발췌한 <표 3>에 따르면, 상영업은 설비투자에 따른 고정비용부담이 크긴 하지만, 순이익률로 봤을 때, 극장상영(9.3)>홍보및마케팅(5.5)>배급(4.8)>제작(4.1)>제작관련서비스(3.6)>수입(1.3) 순으로 극장상영이 가장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적인 부분은 다른 영화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는 극장상영은 국내에서 대부분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공정거래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표 3>] 2012년 한국영화산업 업종별 수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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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한국영화산업 업종별 수익성

    먼저는 부금의 정산기간에 관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부금의 정산기간은 상영이 끝난 시점부터 30일에서 45일 이내였다. 그러나 영화의 종영 후에도 정산을 미루는 극장의 횡포가 늘어날 뿐 아니라, 배급사에 동의 없이 상영관 측에서 홍보비로 할인쿠폰이나 초대권을 발행하는 등의 상영업은 배급사에게 부당한 거래를 요구해왔다. 따라서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는 4개 멀티플렉스 및 5개 대형배급사의 거래상지 위남용행위, 시정명령14)을 내렸는데 그 내용은 대기업이나 멀티플렉스에서 배급사에게 부금 정산 기간을 못 맞추는 것에 대한 시정명령이 아니라, 대형배급사에서 중소 개별 극장에게 거래상 지위를 이용하여 일일정산을 요구하는 부정에 대한 시정이었다. 이는 대기업 상영관은 배급사에게 부금정산기간을 늦추고, 대기업 기반의 배급사는 중소 개별 극장주에게 압력을 가했던 것으로, 다시 말해 배급업과 상영업의 갈등이 아니라, 대기업의 횡포였던 것이다. 부금 정산 기간에 대한 문제는 2011년 롯데시네마에서 월 단위 정산방식으로 전환을 처음으로 시도했다.15)

    둘째로, 배급업과 상영업간의 부율이다. 해외영화를 국내 상영관에서 직접배급방식을 통해 영화를 상영하면 수익의 분배 비율을 배급사와 극장이 6:4의 부율로 나누어왔다. 국내영화의 경우는 제작사⋅투자사⋅배급사와 극장 간의 부율이 5:5였다. 자국영화가 국외영화에 비해서 관객 동원력이 떨어졌을 때 만들어진 이 부율의 관행은 더 이상 한국영화의 흥행을 함부로 판단할 수 없는 시기에 와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지방의 경우는 외화나 국내영화나 상관없이 5:5 관행을 적용해 왔다. 부율의 문제는 결국 극장만 이익이 돌아가는 불합리한 관행이라는 문제제기는 끊임없었고, 2011년에는 영화진흥위원회는 한국영화⋅외국영화 구분 없이 배급자와 상영자의 수익 분배를 5.5:4.5로 할 것을 제안하는 표준상영계약서 권고안을 발표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었다. 그러던 부율 문제가 2013년 7월 1일부터 CGV를 선두로 9월 1일에는 롯데시네마까지 동반성장을 내세우며 배급사와 상영관의 부율을 5.5:4.5로 조정했다. 그러나 부율 조정으로 모든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 외국영화에 대한 부율도 배급사 대 극장을 6:4에서 5:5로 조정하려고 노력중이며, 지방은 여전히 제외되어 있을 뿐 아니라, 슬라이딩, 역슬라이딩에 대해서도 잡음은 여전하다.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는 영화진흥위원회 주최 포럼에서 부율이 조정되어도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는 영화산업구조의 헤게모니를 부율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상영업에서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16) 상영을 둘러싼 수많은 갈등은 새롭게 생성되기도 하고 여전히 남아있기도 하지만, 한국영화계의 산업구조가 가시화되면서 문제해결능력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다만 대기업에 집중된 영화산업의 구조에서 영화 콘텐츠의 질적 성장이 가능한 시장이 형성되고, 그 분배가 제대로 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지속해야하겠다.

       3) 스크린독과점

    2003년 영화<실미도>는 국내 최초 천만 관객이 든 영화였다. 스크린의 개수가 늘고, 1인당 관람횟수가 늘면서, 2009년 한해에는 천만 관객을 넘긴 영화가 무려 두 편이 나왔다. 이 기록은 2012년 이래로 계속 2편씩 지속되고 있는 형편이다. 1998년 국내에 멀티플렉스가 도입되고 10여년이 지난 2011년을 기준으로, 전국의 멀티플렉스의 점유율은 현재 98.1%에 이르고 있다. 이와 비견해 ‘천만’이란 관객의 숫자는, 이 결과가 단지 영화의 질적인 향상으로만 이뤄진 결과는 아닐 것이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우선, 한국영화의 질적 성장이 이 변화의 일차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멀티플렉스의 확산과 직접배급, 와이드 릴리즈 방식의 결합 등 물리적 변화가 천만관객을 만들어내는 또 다른 토대로 작용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한때 꿈의 단어였던 ‘천만 관객’은 이렇듯 현재에 이르러 또 다른 상황과 맞물려 또 다른 문제들을 낳는다. 예컨대 한 편의 영화가 스크린을 오랜 기간 점유하는 동안, 다른 영화들은 상영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이 문제의 한 사례다.17) 멀티플렉스가 가지는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스크린을 확보해 관객에게 영화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점이다. 그렇지만 기존의 연구가 보여주는 바처럼, 이러한 장점은 오히려 ‘국내 영화산업에서 소수 영화의 독점을 가중시키는’18) 나쁜 결과와 연결되기도 한다. 더욱이 “한국 영화시장에서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 와이드릴리즈라고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메이저 기업이 투자배급하는 영화든 아니든 간에, 상업적인 목표를 가진 영화라면 모두 스크린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19)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따라서 이런 경제 정책 하에서는 언제든 스크린의 독과점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자본력에서 우세한 대기업라인의 수직계열화 배급사들이 이런 면에서 독보적으로 유리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스크린 독과점이 일으키는 문제에 대해서는 산업적 측면이 아니라, 문화적 측면에서 또 다른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즉, “티켓파워가 없는 영화들이 상영 기회를 얻지 못하는 문제, 그리고 그로 인해 극장에 상영되는 영화의 다양성이 침해되는 문제, 또한 짧은 시간에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대규모 상영으로 인해 영화시장의 경쟁력이 격화되고, 영화 상품의 수명 주기가 갈수록 짧아진다는 것”20)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상영업은 다각도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표 4>] 1천만 영화와 상영시장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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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천만 영화와 상영시장 현황

    13)<<해설>영화관 통합전산망 표류끝나나>, ⪡연합뉴스⪢, 2003.08.07.  14)공정거래위원회, <4개 멀티플렉스 및 5개 대형배급사의 거래상지위남용행위, 시정조치>, ⪡국정브리핑⪢, 2008.01.11.  15)<이영진의 영화 판판판, 월급처럼 꼬박꼬박 받는 즐거움이랄까⪢, ⪡씨네21⪢, 2011.01.17.  16)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부, 「성장을 발판으로 ‘모두 함께’를 고민하라-2013년 한국영화산업을 말한다 2 : 산업 이슈를 중심으로」, 2014.1.  17)본 글은 영화를 둘러싼 산업에 집중된 글로 천만 관객이 드는 영화에 대한 분석과 그 사회적 함의는 삭제한 생각임을 밝힌다.  18)이충직, 앞의 논문, 239쪽.  19)영화진흥위원회 영상산업정책연구소, 「영화산업 독과점,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영화 동향과 전망』, 2008, 28쪽.  20)위의 글, 28쪽.

    4. 상영업의 변화양상과 전망

       1) 새로운 수익 창구의 개발

    (1) 가격 차별화 정책

    상영관은 스크린의 수를 증가하면서 새로운 판매방식을 도입했다. 기계매체를 통해 제작되고 프린트 된 ‘영화’의 특징은 한 공장에서 제조된 ‘상품’을 제공받는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2000년대 초반에는 ‘관객이 어느 상영관에서 영화를 볼 것인가’를 유인하는 목적으로 할인정책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프로모션은 주로 통신사 혹은 카드사와 제휴의 형태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 상영관은 영화의 상영 자체에 대한 환경에 기준을 두고 새로운 가격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수요가 없는 아침시간에 만들었던 조조할인처럼, 관객이 몰리는 주말 시간대(금, 토, 일, 공휴일)의 입장료를 높이는 시간대별 가격 다양화 정책을 모색한 것이다. 주중과 주말의 가격이 다르며, 극장마다 시간대별로 조조/주간/프라임/심야로 구분되기도 한다. 또한 영화의 관람의 환경에 따라서도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였는데 이를테면 CGV의 경우, 연인들을 위한 sweet box는 앞좌석 간의 간격을 넓게 한 특별관으로 일반 관람료의 20%가 더 높다. Gold Class는 4배 정도의 비용을 더 지불하고 편한 좌석, 전용 바&라운지 이용, 미리 예약한 음료와 식사 등을 포함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롯데시네마 샤롯데관에도 도입되었다.

    앞에서의 차별화의 방법이 관람 시간과 환경이라면, 매체의 발달에 의한 체험형 관람 역시 가격을 차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09년 <아바타> 이후, 3D 상영관에 대한 친숙도가 높아졌으며 스크린의 수가 많아진 만큼 차별화된 상영관을 통해서 동일한 영화를 다른 체험으로 느끼게 하는 차이를 두었다. 기술적인 변화가 가져온 동일한 영화에 대해 관객의 체험에 대해서 큰 차이를 느낀 관객들은 한 작품을 2D 버전과 3D 버전 둘 다 보는 행위로 이어가기도 했다. CJ CGV 조성진 팀장은 “지난 부산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스크린X 기술에서 볼 수 있듯이 영화관은 획기적인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중앙 1면 스크린의 한계를 벗어나 상영관 좌우 벽면까지 3면을 스크린으로 사용해 보다 공간감을 확장하고 관객들의 몰입을 극대화시키는 상영 방식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21) 이러한 행태의 변화는 관객들이 더 비싼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색다른 체험에 대한 욕구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겠다. 단순한 할인 프로모션을 통한 관객동원은 1인당 단가를 하락시키는 방법이지만, 체험형 가격차별화 정책은 1인당 수익단가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이는 한국영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았던 상영관의 부율을 낮추면서도 극장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향후 좋은 방법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2) 해외로 진출한 상영관

    CJ CGV가 2006년 상하이에 중국 CGV 1호를 세운 이후, 2010년 5개 2011년에 8여개를 열기 시작하면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22) 2008년 베트남 현지에서 영화관 사업을 하던 한국 기업 DMC를 인수하면서 시작한 롯데시네마의 상영 및 배급사의 해외진출은 중국과 베트남에 2013년 17개관으로 늘어났다. CGV는 2011년에 베트남의 멀티플렉스 메가스타를 인수했으며 이후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 그 외 아시아 지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CGV측은 “올 한해 베트남에서 개봉된 한국영화는 모두 10편으로 적지 않은 수다. 한국의 투자배급사가 본격 직배하면서 이런 성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23) 한 편의 한국영화를 해외에 배급하거나 DVD등을 통해서 수출하는 것은 이미 배급사에서 수익률을 위해 취했던 방법 중에 하나이긴 하지만, 다른 나라에 영화 한 편을 내걸기 위해서 포스터, 예고편, 광고 등에 드는 홍보마케팅 비용이 부담스러워 국내 영화업계의 해외 진출 시도는 쉽지 않았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국내 극장체인을 운영하는 하는 대기업들은 상영업의 입장으로 이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국외 지역에 한국영화 및 아시아 영화 상영관을 세우는 방법이다. 국내의 멀티플렉스는 극장을 찾아가는 행위가 특별한 문화행위이기 보다는 다양한 여가 및 소비 행태로 인식됨에 따라 상영관의 접근성 자체가 수익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외로 진출한 국내기업의 멀티플렉스는 한국영화 전용관의 차원은 아니지만 한국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창구가 비교적 수월해졌다는 점에서 수익성을 돕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2) 예술영화상영관과 멀티플렉스

    멀티플렉스의 증가는 스크린독과점이라는 결과를 낳았고, 그에 의해 상업영화가 아닌 영화 다시 말해, 형식면에서 비주류적인 양식을 띠거나 상업적인 목적과 요소보다는 어떤 가치나 의의를 위해 제작된 영화들이 개봉하고 관객을 만날 수 있는 창구는 점점 차단되었다. 따라서 영화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성 영화를 지정하고 그러한 영화들을 상영하는 예술영화 전용관24)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있어왔고, 2007년에는 사단법인 한국독립영화협회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에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25)가 개관하는 등 각종 노력들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2006년부터는 CGV를 선두로 각종 멀티플렉스 체인에서도 예술영화전용관을 지정하여 이러한 현상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이충직은 멀티플렉스 체인이 예술영화전용관 사업에 참여하면서 전년도 대비 관객 수가 50.4% 증가했다는 점을 들며 멀티플렉스의 긍정적인 역할을 언급했다. “대중적인 인지도와 접근성이 높은 멀티플렉스에서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면서 예술영화 관객 수가 점차 증가”26)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표 5>를 살펴보면 다양성영화의 개봉 편수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확인되지만, 그의 주장대로 멀티플렉스가 관객이 다양성영화에 접근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먼저 전체 관객 수는 전체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데 반해, 다양성영화를 볼 때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삼년간의 관객 수를 보고 꾸준히 증가했다고 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으로 보인다. 멀티플렉스의 예술영화전용관이 도입되기 이전이었던 2004년의 다양성영화의 관객 수는 상당히 높았고 전체영화 관객 수 대비 다양성영화 관객 수 비율 역시 6.2%로 높았다. 물론 멀티플렉스에 예술영화관이 만들어진 2006년 이후부터 3년간 다양성영화의 관객 수가 증가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2010년부터 2013년도까지 하락세는 매우 크며 이것은 전체 관객 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았을 때 더욱 대비적이다.

    [<표 5>] 다양성영화 개봉편수 및 관객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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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성영화 개봉편수 및 관객 수

    <표 6>는 단관극장과 멀티플렉스에서의 예술영화전용관의 운영 현황을 정리한 것이다. 먼저 단관극장과 멀티플렉스의 예술영화전용관의 총 좌석 수는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단관극장의 관객 수는 유동적이기는 하나 편차가 아주 크지는 않는 수준에서 움직이는데 반해 멀티플렉스 예술영화전용관의 관객 수는 유동적이지만 꾸준히 증가추세임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를 단관극장을 찾는 관객이 정해져 있다면 멀티플렉스 예술영화전용관은 다양성영화의 관객을 새롭게 유입하고 있다고 해석한다면, 멀티플렉스의 예술영화전용관을 통해 다양성영화가 보다 대중적으로 알려진다고 볼 수 있겠다. 사실 단관극장에서도 다양성영화를 보고 감독과의 만남이 있었지만, CGV에서 진행 중인 무비 꼴라주나 롯데 아르떼와 같이 다양성영화를 보고 그에 대한 GV를 비롯하여 영화설명 및 질의와 토론이 이어지는 프로그램은 영화를 대하는 관객의 태도에 영향을 끼치는 상당히 고무적인 모습이다.

    [<표 6>] 단관극장과 멀티플렉스의 예술영화전용관 운영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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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관극장과 멀티플렉스의 예술영화전용관 운영 현황

    그러나 대기업 소유의 멀티플렉스에서 예술영화전용관을 위한 정부 지원이 과연 각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소규모 단관극장과 동일한 지원을 받는 것이 타당한지, 멀티플렉스의 예술영화전용관이 과연 다양성영화가 널리 보급되고 제작되는 효과를 나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멀티플렉스에서 다양성영화를 상영하는 것이 반드시 손해를 보는 사업이라고 여기기에는 좋은 효과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다양성 영화를 관객에게 반복적으로 선전하는 것은 전체 영화소비시장을 넓히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주로 상업영화를 보는 관객이 다양성영화를 보는 것으로 이어지기는 어렵지만, 다양성영화를 보는 관객이 상업영화를 보는 경우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다. 뿐만 아니라 다양성영화의 소비행태 파악은 앞으로 미래 관객의 취향이나 흐름을 예측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국적 영화나, 작가 감독들의 고집스러운 정신세계나 독특한 표현방식을 담고 있는 다양성 영화는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에 갈급해하는 관객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해석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과연 다양성영화의 선정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원에서는 다양성영화의 선정기준을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 인정심사에서 예술실험영화로 인정한 작품과 다양성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영화27)로 두고 있다.(2009년 기준) 그러나 최근에는 ‘아트버스터’라는 신조어가 생성될 정도로 ‘예술성을 갖춘 블록버스터’급의 영화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 영화는 주제나 내용적인 면에서는 예술성을 추구하고 있지만, 영화제작비나 영화의 감독 혹은 출연진들이 거장이거나 대스타인 경우가 많고 따라서 이러한 영화들이 다양성영화로 선정되어 예술영화전용관에서 상영되는 경우 마케팅의 면에서 뛰어나 관객몰이는 가능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예산이 부족한 독립영화나 다양성 영화들은 더 묻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빚어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멀티플렉스의 예술영화전용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치밀하게 고민하고, 다양성영화선정에 대한 기준 역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21)<극장은 관객의 수요에 맞춰 무한진화>, ⪡이투데이⪢, 2014.06.20.  22), ⪡MBN⪢, 2013.12.23.  23)<‘스크린 코리아’ 뜨거워진 반응⋯관객들 줄이 점차 길어진다>, ⪡한국일보⪢, 2012.12.26.  24)국내 최초 예술영화 전용관은 1995년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의 동숭시네마테크이다. <예술영화 전용관 내달 11일 문연다>, ⪡한겨레⪢, 1995.10.07 참고.  25)현재 인디스페이스는 민간독립영화전용관으로 재탄생했다.  26)이충직, 앞의 논문, 241쪽.  27)각 항목 ①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단편영화, 실험영화 등 시장 점유율 1% 이내인 영화형식의 작품(단, 애니메이션의 경우 영어권국가(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와 일본 작품 제외한 모든 국가 영화) ② 직전 3개년 평균 기준 서울지역 시장점유율 1% 이내인 국가의 작품(한국, 영어권국가(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중국(홍콩, 대만 포함), 일본 제외 모든 국가 영화. 단, 합작영화의 경우, 주요국가가 포함되지 않은 국가 영화 ③ 영화진흥위원회의 제작지원, 배급지원 작품 ④ 당해년도 1% 미만의 스크린에서 개봉된 한국영화

    5. 나가며

    한국은 자국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이래로 투자와 상영, 배급이 크게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간접배급방식으로 영화를 조달해왔다. 그러나 해외배급사들이 직접배급방식으로 국내영화시장에 들어오려고 시도하자 자국영화를 보호해야한다는 국내 영화관계자와 관객들에 의해 극심한 반대에 부딪쳤지만 세계의 경제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영화 제작에 있어서 지방 극장 상영주의 투자에서 제조업, 금융업, 식품업 등 대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한국영화산업의 제작, 투자, 배급, 상영의 각 업종은 좀 더 명료하게 구분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대기업에 의해 국내 멀티플렉스의 도입은 현재의 영화산업의 구조와 시스템뿐만 아니라 영화 관람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태도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직접배급방식은 이윤을 둘러싼 배급업과 상영업 사이에 여러 가지 마찰과 갈등을 빚었는데 지난 10여 년간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내의 영화관련 토론과, 정책 등의 움직임은 계속 있어왔다. 2000년대 이후 불투명한 영화 관람객 수 집계와 대기업 상영관의 불공정거래와 관행은 관객 수의 통합전산망이 구축되고, 불공정거래에 대한 시정이 이뤄지면서 부금정산기간이 조정되었으며, 무엇보다 최근에는 배급업과 상영업의 부율이 조정되는 등의 성과를 이뤘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에 의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천만관객을 비롯하여 세계적으로도 한국 영화를 알 릴 수 있는 훌륭한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제작되고 있는 것이지만, 매체의 발달로 디지털 상영관으로 전환이나 3D, 4D 상영관으로의 전환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비, 다양성 영화관에 대한 책임 등 영화산업에 산재한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보다 미래지향적인 상영형태와 이익구조를 위해 상영업은 시간과 관람형태, 매체발달에 의한 체험형에 따라 다양한 가격정책에 나섰으며, 더욱이 아시아 전역에 멀티플렉스를 세워 한국영화의 배급이 보다 수월하게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스크린독과의 피해를 막기 위한 다양성영화와 예술영화전용관에 대한 접근은 문제적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다. 물론 어떠한 기업이든 이윤추구가 우선되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지만, 영화산업이라는 것은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독식을 취할 때 산업 구조자체가 흔들릴 수 있고 그것은 미래적으로 사장을 끌어당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뿐 만 아니라, 건강한 영화 생태계를 위해 한 작품 당 상영 스크린 수의 제한, 및 상영 기간의 보장, 전용관의 할당 등 대안책 등 다양한 정책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의 이윤과 전체 영화산업의 균형을 거시적으로 보는 시각에서 적절한 정책은 관련 학자들의 추후 연구로 남겨놓은 채로 본 논의의 고찰을 마무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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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표 1> ]  2000∼2013년 국내외영화 개봉편수 및 전국 극장관련 현황
    2000∼2013년 국내외영화 개봉편수 및 전국 극장관련 현황
  • [ <표 2> ]  해외영화시장과 한국영화시장의 현황 비교
    해외영화시장과 한국영화시장의 현황 비교
  • [ <표 3> ]  2012년 한국영화산업 업종별 수익성
    2012년 한국영화산업 업종별 수익성
  • [ <표 4> ]  1천만 영화와 상영시장 현황
    1천만 영화와 상영시장 현황
  • [ <표 5> ]  다양성영화 개봉편수 및 관객 수
    다양성영화 개봉편수 및 관객 수
  • [ <표 6> ]  단관극장과 멀티플렉스의 예술영화전용관 운영 현황
    단관극장과 멀티플렉스의 예술영화전용관 운영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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