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tudy on the Business Judgment Rule and the Breach of Trust

경영판단행위와 배임죄에 대한 소고 ??判?と背任罪に?する考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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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近時、健全でない経営行為に対し、統制の必要性が強調されており、とりわけ経営者に対する刑事責任の範囲が問題になっている。これに対し、一部では経営活動の自立性を保証するため、刑事法の介入は謙抑的であるべきとの主張もなされている。その背景には、いわゆる「経営判断の原則」を刑事法に導入し、業務上背任罪の範囲を制限しなければならないとの論理が潜んでいる。しかし、経営上の判断を刑法の適用から排除すべきであるとの主張は、経営行為の自立性の保証をこえ、経営行為の聖域化、すなわち超法的な経営行為を正当化するものであり、到底受け入れられない。また、既存の解釈論によっても同罪の範囲を制限することが可能であるため、経営判断の原則を考慮する必要もない。したがって、経営行為に対する刑事責任の問題は既存の解釈論で解決すべきである。なお、業務上背任罪の構造上、その適用の範囲が広がりすぎるおそれがあり、同罪の成立要件を厳格に解釈する必要がある。まず、背任罪の本質を事務処理の義務の違反と把握し、また背任罪を侵害犯と理解することによって、業務上背任罪の不当な拡張を制限することができる。また、財産上の利益を取得し、会社に具体的な損害を与えた場合に限り、業務上背任罪の既遂犯を認め、故意および不法利得意思の存否を検討し、当該の経営行為が構成要件に該当するか否かを判断すべきである。仮にその行為が構成要件に該当するときも、一定の要件に該当する場合には、本人(会社)の同意を認め、構成要件該当性を阻却することもできよう。このように既存の解釈論によっても業務上背任罪の成立範囲を十分制限できることから、経営判断の原則を新たに導入する必要はない。したがって、企業犯罪の捜{査において被疑者が経営上の判断を主張する場合、当該行為が業務上背任罪の構成要件にあたるか否かを基準に判断すべきであって、経営判断に基づいた行為を捜{査の対象から一律的に除外するわけにはいかない。


    최근 잘못된 경영행위와 관련하여 사회적통제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사에 대한 형사책임의 범위가 특히 문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일부에서는 경영활동의 자율성 보장을 위하여 형사법의 개입은 자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들은 소위 ‘경영판단원칙’을 형사법에 도입하여 업무상 배임죄의 범위를 제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경영상의 판단이라고 해서 형법의 적용이 배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경영행위의 자율성 보장을 넘어선 경영행위의 성역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경영판단의 원칙을 업무상 배임죄의 제한해석 원리로서 도입하여야 한다는 주장 역시, 기존의 해석론을 통하여 충분히 동죄의 범위를 한정할 수 있으므로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경영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의 문제는업무상 배임죄의 해석을 통하여 해결하여야 한다. 다만, 업무상 배임죄의 특성상 그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우려가 있으므로, 동죄의 성립요건을 엄격히 해석할 필요가 있다. 먼저, 배임죄의 본질을 사무처리 의무위반에 두고 이를 침해범으로 이해함으로써 업무상 배임죄의 부당한 확장을 제한하여야한다. 또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회사에 구체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업무상 배임죄의 기수범을 인정하고, 고의 및 불법이득의사의 해석을 통하여 경영 행위의 구성요건 해당 여부를 검토하여야 한다. 당해경영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는 때에도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본인(회사)의 동의를 인정하여 구성요건 해당성을 조각할 여지도 있다. 이와 같이 기존의 해석론으로도 충분히 업무상 배임죄의 범위를 제한할 수 있으므로, 결국 형법상 경영판단의 원칙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

  • KEYWORD

    business judgment rule , breach of trust , business activity , violation of one's duty , occupational breach of trust

  • Ⅰ. 들어가며

    얼마 전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모 기업 총수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이례적으로 실형이 선고되어 피고인이 법정 구속되는 등 기업경영진의 형사책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져 있다. 언론에서는 본 판결의 양형 판단에 주목하고 있으나, 양형은 사실인정을 전제로 하므로 경영진의 특정 행위를 형법상 범죄(업무상 배임죄)로 평가할 수 있을지가 문제된다. 경영과정에서 발생한 업무상 배임죄의 성립여부가 문제될 때에는 피고인 측에서 “경영상의 판단”을 내세우며 동죄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어서,1) 이 부분이 주요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상사법학계에서는 경영인의 건전한 기업활동을 장려하고 이사의 법적 책임을 완화하기 위하여 미국판례법상의 “경영판단의 원칙”을 도입하여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2) 이러한 영향으로 형사법에 있어서도 경영판단의 원칙을 도입하여 업무상 배임죄의 성립 범위를 제한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3)

    업무상 배임죄는 재산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이고 경우에 따라 경영의 합목적성을 고려하여야 하는 상황이 존재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으므로, 법익침해의 위험이 전혀 없거나 그러한 침해 정도가 경미한 경우에까지 형사법이 개입할 필요는 없다. 또한 업무상 배임죄의 구성요건을 엄격히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도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업무상 배임죄의 제한해석을 위하여 “경영판단의 원칙”이라고 하는 새로운 원칙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는 의문이 있다. 새로운 “원칙”이나 “이론”을 도입할 필요성은 기존의 해석론으로 해결할 수 없거나, 현저히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때에 비로소 인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형사법에서 경영판단의 원칙을 도입하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논거를 살펴보고, 과연 경영상의 판단은 기존의 범죄론의 틀에서 해결될 수 없는 것인지를 검토하고자 한다.

    한편, 회사의 이사 등의 배임 행위에 대해서는 본래 상법상 특별배임죄(제622조 제1항)를 적용하여야 하나,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제356조)와의 법정형의 동일성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가중처벌 등으로 인하여 실무에서는 오히려 형법상의 업무상 배임죄로 의율하고 있다.4) 이들 죄는 범죄의 주체 또는 이득액에 차이가 있을 뿐이므로, 본고에서는 업무상 배임죄를 중심으로 경영판단과의 관계에 대하여 조명하고자 한다.

    특히 형사소송법 제196조 제2항에 따라 경찰의 수사 개시․진행권이 명문화되었으므로, 사회적 파장이 큰 기업 관련 범죄에 대해서도 경찰의책임감 있는 수사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경영상의 판단과 배임죄의 성부에 관한 논의를 통하여 그동안 경찰에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분야인 이사 등의 경제범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본고의 목적으로 한다.

    1)금번 한화사건에서도 피고인 측은 합리적인 경영상의 판단, 성공한 구조조정이라고 항변한 바 있다. “한화 김승연 회장 판결관련 보도자료 전문”, 경향신문, 2012. 8. 16.  2)이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구회근, “업무상 배임죄와 경영판단 원칙, -대법원판례를 중심으로-”, 법조 제590호, 법조협회, 2005, 69-72면.  3)이상돈, “경영실패와 경영진의 형사책임”, 법조 제560호, 법조협회, 2003; 이상돈, 윤리경영과 형법, 신영사, 2005; 이정민, “경영판단원칙과 업무상 배임죄”, 형사정책연구 제18권 제4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7.  4)이경렬, “경영판단의 과오와 업무상배임죄의 성부”, 법조 제603호, 법조협회, 2006, 124-125면; 이규훈, “업무상배임죄와 경영판단”, 형사판례연구 13, 박영사, 2005, 310면; 이상돈, 앞의 책, 46-47면.

    Ⅱ. 형법상 “경영판단원칙” 도입론과 업무상 배임죄

       1. 상법상 경영판단의 원칙

    경영판단의 원칙이란 이사가 권한 내의 경영사항에 관하여 합리적인정보에 근거하여 이해관계 없이, 그리고 성실하게 회사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생각되는 방법으로 판단하고, 수행한 행위는 결과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히더라도 사기, 위법, 이익충돌이 없는 한 법원은 그 이사의 경영판단과 행위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의미한다.5)

    미국판례법상 발달한 경영판단의 원칙은 결과적으로 행위규범으로서 이사의 경영활동상의 행위를 규제하는 기능을 하는 동시에, 평가규범으로서 법원의 판단을 규제․제한하는 기능을 지니는데,6)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적용된다. 먼저 적극적 요건으로서 ①경영판단이 존재할 것 ② 이사가 경영판단의 대상에 대하여 이해관계가 없을 것 ③ 경영 판단의 대상과 관련하여 그 상황에서 적절하다고 합리적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 ④ 당해 경영판단이회사의 최상의 이익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요건에 해당하여야 한다. 또한 소극적 요건으로 ⑤ 재량권의 남용이 없고⑥ 사기, 불법행위 또는 회사의 자산을 낭비하는 등 회사의 목적범위를 벗어나는 행위에 해당되지 않아야 한다.7)

    위의 요건에 해당되면, 이사의 경영판단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면제된다. 이와 같이 경영판단의 원칙은 손해배상책임의 성부와 관련하여 주의의무위반 내지 과실을 판단하는 기준으로서 기능하고 있다.8) 따라서 주의의무의 이행은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한 전제조건이지, 이사의 주의의무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다.9) 또한 경영판단의 원칙이 인정되면 이사가 주의의무를 다한 것으로 추정되는 효과, 즉 입증의 전환 효과가 부여되어, 경영간섭 내지 경영권 침해로부터 이사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10)

    이러한 경영판단의 원칙의 도입여부와 관련하여 상법학계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이며,11) 경영판단의 원칙은 선관주의의무(상법 제382조 제2항)의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한다.12)

    한편, 판례는 이사의 손해배상책임과 관련하여, “회사의 이사가 법령에 위반됨이 없이 관계회사에게 자금을 대여하거나 관계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그 발행 신주를 인수함에 있어서, … 중략 … 회사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 및 불이익의 정도 등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이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조사하고 검토하는 절차를 거친 다음, 이를 근거로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신뢰하고 신의성실에 따라 경영상의 판단을 내렸고,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은 것으로서 통상의 이사를 기준으로 할 때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면, 비록 사후에 회사가 손해를 입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그 이사의 행위는 허용되는 경영판단의 재량범위 내에 있는 것이어서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하고 있어,13)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한 요건을 설시하고 있다.

       2. 형사법상 경영판단의 원칙의 도입 필요성

    전술한 상사법상의 논의에 영향을 받아 기업의 경제활동의 특성을 고려하여 경영판단의 원칙을 형법, 특히 업무상 배임죄의 적용 장면에서 적극 고려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먼저, 업무상 배임죄의 구성요건은 민사법상의 규범내용 및 이론을 반영할 수밖에 없고,14) 경영판단의 원칙이 투영된 다수의 민사판결이 선고된 이상 형사법에서도 당연히 동 원칙을 도입하여야 한다고 한다.15)이러한 견해는 특히 경제체계와 법체계의 구조적 차이에 주목하고 있다. 즉, 경영판단은 목적합리성을 추구하고 본질적으로 사전적 판단을 통해 리스크를 감수하는 위험감수원칙을 좇는 반면, 법적판단은 가치합리성을 추구하고 사후적 판단기준의 설정을 통해 법익 침해의 위험을 회피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경영판단과 법적판단의 구조적 간극을 메우기 위해 법에 경영판단의 원칙의 도입이 요구된다는 것이다.16)

    다음으로,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그 당시에는 합리적으로 생각되는 경영선택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후적결과만으로 경영진에게 배임죄의 책임을 묻는 것은 형법의 보충성의 원칙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17) 경영실패를 범죄화하는 것은 사실상경영실패에 대한 결과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책임주의의 현저한 침해를 가져오고, 경영영역의 윤리규범을 법제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배임죄의 구성요건 해석논리로서 본인동의 이론18)과경영판단의 원칙을 적용하여 배임죄의 남용을 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19)

    또한 경영판단원칙의 추정적 효력은 우리 헌법 및 형사소송법상의 무죄추정의 원칙, 즉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reo)”라는 법원리에도 부합된다고 한다.20) 즉 경영판단원칙의 추정적 효력은 형사실무에서 피고인이 경영판단의 원칙을 주장하며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 검사에게 법원이 공소사실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을 요구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21)

       3. 업무상 배임죄의 제한해석 원리로서의 경영판단

    1) 고의 인정의 제한

    경영판단의 원칙을 형법에 도입해야 한다는 견해들은, 경영판단의 원칙이 경영진에게 과중한 책임이 지워질 경우에 그 한계원리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고려되어야 하고,22) 대체로 경영판단이 인정되는 상황은 업무상 배임죄의 고의를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사의 업무상 배임죄의 성립에는 의도적 고의, 적어도 미필적 고의 이상의의도성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며,23) 고의의 인정요건을 엄격히 해석하고자 한다.

    또한 대다수의 형사판례가 배임죄의 고의를 부정함으로써 경영상 판단에 대한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24) 즉, “경영상의 판단과 관련하여 기업의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 고의의 입증방법과 마찬가지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기업 경영에 내재된 속성을 고려하여,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25)고 하는 대법원의 판결에 대하여 이를 경영판단원칙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2) 임무위배행위의 해석

    한편, 경영판단의 원칙을 업무상 배임죄의 고의를 제한하는 해석론적인 시도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독자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는 요소로 보는 견해도 있다.26) 동 견해는 경영판단의 원칙을 범죄체계론 중 구성요건해당성의 판단 장면, 특히 임무위배행위에 대한 해석 과정에서 적용하여야 한다고 한다.27) 이는 판례가 취하고 있는 배신설에 따를 경우, 배임죄의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확대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경영판단의 원칙이 작동할 영역이 넓다는 것을 그 이유로 한다.

    또한 임무위반행위 유형을 기업내부나 경제체계내부에서 합의된 일반적인 과정이나 심사절차를 무시한 “절차하자형 임무위배행위”와 기업경영에 있어서 손실 증대 또는 이익 감소의 리스크 판단 과정에 오류가 있는 “리스크 판단 오류형 임무위배행위”로 분류하고 전자에 비하여 후자가 경영판단의 원칙의 수용가능성이 강하다고 한다. 동 견해에 따르면, 리스크 판단시에 합리적으로 수집가능한 정보인지 여부는 경영판단의 중요성, 정보 수집에 사용한 시간 및 비용, 당해 사항을 조사한 자등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한다.28)

    한편, 경영판단의 원칙을 선관주의의무 위반행위의 판단을 위한 하나의 기준으로 보고 이를 업무상 배임죄의 성부 판단과정에서 고려해야한다는 견해도 있다. 즉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되면 선관주의의무를 다한 것이고 그럴 경우 형법상 임무해태라고 볼 수 없어 구성요건을 조각하여 배임죄의 성립을 부인한다는 것이다.29)

       4. 형법상 경영판단의 원칙 도입론에 대한 검토

    1) 경영판단에 대한 형사법적 개입의 필요성

    형사법에서 경영판단원칙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 중 일부는 경영판단에 대한 형법의 개입은 기업 경영자들의 자율적인 경영활동을 보장하고 기업의 발전을 추구하는데 장애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사의 경영행위에 대하여 배임죄를 적용하면 민사사건의 형사화를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무상 배임죄는 실패한 경영행위를 규제하기 위하여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경영자가 임무위배행위를 한 경우에 비로소 적용된다. 다시 말하면, 우리 형법은 모험경영에 수반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하고 더불어 불법한 이익의 취득으로 나아간 행위를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30) 이와 같이 이사의 경영행위가 업무상 배임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배임의 고의 및 불법이득의사가 있는 경우에 한해 형사상죄책을 묻는 것이므로, 이사가 경영행위 당시에 경영판단원칙의 요건을 충족하였다면 당연히 업무상 배임죄의 죄책도 지지 않는다. 따라서 경영판단원칙의 도입여부와 형법의 보충성의 원리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31)

    또한 형법은 사후적 통제규범으로 기능함과 동시에 사전적 행위규범으로도 기능하고 배임행위는 건전한 경영활동에서 일탈한 행위로 헌법상 자유권적 기본권의 보호영역 밖에 있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32) 게다가 배임행위로 발생한 회사의 손해는 회사뿐만 아니라 회사의 구성원들에게도 피해를 가져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활동의 자율성 보장을 위해 형법이 개입하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그리고 형사법이 민사법의 원칙을 반드시 수용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형법상 재산범죄는 사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민사법의 규범내용을 존중해야 하나, 민사법과 형사법은 그 고유한 목적과 기능의 차이로 인하여 독자적인 고찰방법에 따라야 할 때가 있고, 동일 행위에 대해 양 영역에서 다른 판단을 해야 할 상황을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33) 오히려, 경영판단의 원칙을 형사법에 그대로 도입할 경우업무상 배임죄의 적용범위, 특히 그 행위주체의 해석에 관한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즉,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되는 “경영판단을 행하는 경영자”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데, 만일 기업의 규모나 경영판단행위가 미치는 영향도 등 일정한 기준을 들어 경영판단의 주체를 한정하려는 시도를 한다면, 이러한 해석론은 헌법상 평등원칙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34) 기업의 규모나 영향력 등을 이유로 업무상배임죄의 면죄부를 부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 제한해석론으로서의 경영판단의 원칙의 불요성

    업무상 배임죄에 경영판단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대체로 배임죄의 지나친 확장을 막기 위한 제한 해석론적 시도의 하나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굳이 경영판단의 원칙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업무상 배임죄의 구성요건요소를 합리적으로 해석할 경우,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배임죄의 확대를 제한할 수 있다.35)

    대법원 역시 “단순히 그것이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고 있어,36) 당해 행위를 업무상 배임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를 실질적으로 검토하여 그 성부를 판단하고 있다. 이와 같이, 경영판단의 실질적 내용에 대한 사법적 심사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경영판단의 원칙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37) 결국, 이사의 경영행위가 “경영상의 판단에 따른 행위”인가의 여부에 따라 형사책임의 결론을 달리하는 것이 아니다.38)

    또한 미국판례법상의 경영판단의 원칙은 본래 민사법상의 원리로 손해배상 책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원칙일 뿐이므로, 그것이 형법상의 업무상 배임죄의 성부에 대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여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즉, 과실판단의 기준이 되는 경영판단의 원칙을 업무상 배임죄의 고의를 제한하기 위하여 대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39) 업무상 배임죄의 고의는 경영의 특수범위에 관한 간접자료를 검토함으로써 제한할 수 있는 것이지,40) 경영판단의 원칙이 고의 판단의 해석 원칙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3) 경영판단의 원칙의 추정적 효과에 대한 검토

    경영판단의 원칙의 추정적 효과가 형사소송법의 무죄추정의 원칙과 부합되므로 이를 업무상 배임죄의 제한원리로 도입하여야 한다는 주장역시 타당하지 않다. 검사가 거증 책임을 부담하는 우리의 형사소송구조와 경영판단의 원칙의 추정적 효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뿐 아니라, 경영판단의 원칙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범죄사실의 경우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을 요구하는 우리의 형사소송법(제307조 제2항)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달리 불이익을 받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판례법상 경영판단의 원칙은 경영판단이 적정한 절차에 의하여 이루어진 이상 그 경영판단의 실질적인 내용에 대하여는 사법적 심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인데,41) 기업 경영자들의 형사소추에 대한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형법에 경영판단의 원칙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실정법상 근거 없는 면책특권을 요구하는 것으로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42) 게다가 업무상 배임죄에서는 경영판단의 구체적 내용이 범죄성립에 핵심이 되는 요증 사실이 될 수밖에 없는데, 경영판단원칙은 검사에게 거증책임을 부담시키는 게 아니라, 증명을 요하는 사실자체를 소멸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경영판단원칙의 추정적 효과가 우리의 형사소송체계에 부합된다는 설명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못하다.

    5)조국, “기업범죄 통제에 있어서 형법의 역할과 한계 -업무상 배임죄 배제론에 대한 응답-”, 형사법연구 제19권 제3호, 한국형사법학회, 2007, 167면.  6)송인방, “경영판단원칙의 도입가능성에 관한 검토”, 법학연구 제14권 제1호, 충남대학교법학연구소, 2003, 331면  7)이경렬, 앞의 논문, 129면; 이규훈, 앞의 논문, 314-317면.  8)김준호, “형법상 경영판단의 원칙 도입론에 관한 비판적 검토”, 법조 제636호, 법조협회, 2009, 130면  9)이경렬, 앞의 논문, 132-133면.  10)이영봉, “경영판단의 법칙의 수용에 관한 검토”, 상사법연구 제19권 제1호, 한국상사법학회, 2000, 45면.  11)이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구회근, 앞의 논문, 69-72면.  12)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고재종, “회사법상 이사 등의 특별배임죄 성립 여부”, 한양법학 제21권 제4집, 한양법학회, 2010, 85-90면.  13)대법원 2010. 1.14. 선고 2007다35787 판결; 대법원 2007.10.11. 선고 2006다 33333 판결.  14)고재종, 앞의 논문, 97면.  15)이규훈, 앞의 논문, 338면.  16)이정민, 앞의 논문, 162-166면.  17)오영근, “신용위험공유자에 대한 대출과 배임죄”, 형사정책연구 제15권 제2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4, 114-115면.  18)본인동의이론에 대하여는 회사는 법적 효과의 귀속주체에 불과하여, 동의나 승낙을 할 수 있는 자연적 실체가 될 수 없으며,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동의가 법적으로 본인(회사)의 동의에 해당한다면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자기가 동의하는 이상한 구조가 되고,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친 지배주주의 모든 행위가 배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되어 타당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다(강동범, “이사의 경영판단과 업무상 배임”, 법학논집 제14권 제3호, 여화여자대학교 법학연구소, 2010, 46-47면; 강동욱, “이사의 경영판단행위와 배임죄의 성부”, 한양법학 제21권 제4집, 한양법학회, 2010, 112면; 이경렬, 앞의 논문,136면).  19)이상돈, 앞의 논문, 93-96면  20)이규훈, 앞의 논문, 339면; 이정민, 앞의 논문, 167면.  21)이경렬, 앞의 논문, 146-147면.  22)위의 논문, 156면.  23)이규훈, 앞의 논문, 344면.  24)이경렬, 앞의 논문, 147면.  25)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同旨 대법원 2009. 6.11. 선고 2008도4910 판결; 대법원 2009. 2.26. 선고 2008도522 판결; 대법원 2007.11. 15. 선고 2007도6075 판결.  26)이정민, 앞의 논문, 169-182면.  27)위의 논문, 171-172면.  28)위의 논문, 176-182면.  29)고재종, 앞의 논문, 101면.  30)김준호, 앞의 논문, 145-148면.  31)강동욱, 앞의 논문, 116면.  32)김준호, 앞의 논문, 123-155면.  33)조기영, “배임죄의 제한해석과 경영판단의 원칙 -경영판단 원칙 도입론 비판-”, 형사법연구 제19권 제1호, 한국형사법학회, 2007, 101면; 대법원 2001. 10.23. 선고 2001도2991 판결.  34)조기영, 위의 논문, 101-102면.  35)임정호, “배임죄에서 임무위배행위에 관한 연구”, 연세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연세대학교, 2007, 138면; 조기영, 위의 논문, 88-91면.  36)대법원 2009. 7.23. 선고 2007도541 판결;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5도 4640 판결; 대법원 2005. 4.29. 선고 2005도856 판결.  37)조기영, 앞의 논문, 100면.  38)강동욱, 앞의 논문, 120면.  39)박태현, “차입매수에 있어서의 이사의 신인의무”, 인권과 정의 제369호, 대한변호사협회, 2007, 221면; 조국, 앞의 논문, 169면.  40)이재진, “LBO는 배임죄인가-2009도6634판결과 2004도7027판결의 비교를 중심으로-”, 한양법학 제21권 제4집, 한양법학회, 2010, 33면.  41)구회근, 앞의 논문, 103-104면.  42)조기영, 앞의 논문, 100면.

    Ⅲ. 경영행위에 있어서의 업무상 배임죄 판단

    살펴본 바와 같이, 경영행위의 업무상 배임죄의 성부에 대한 판단 과정에서 경영판단의 원칙을 따로 인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업무상 배임죄의 경우 구성요건의 규정형식상 그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될 위험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합리적 경영활동을 보장하고 형법이 행위규범으로서 제대로 기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는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하에서는 현행 범죄론의 체계 하에서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하는 경영행위에 대하여 검토하기로 한다.

       1. 배임죄의 본질

    배임죄의 본질에 대한 논의는 배임죄의 주체와 임무위배행위의 범위를 확정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배임죄의 본질에 대한 해석에 따라 본죄의 주체인 행위자의 범위가 결정되고, 배임죄에서 문제 삼는 배임행위의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배임죄의 본질과 관련해서는 전통적으로 권한남용설과 배신설의 대립이 있으나, 이하에서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학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배신설

    우리나라의 다수설이 따르고 있는 배신설은, 배임죄의 본질이 신의성실의 의무에 대한 위배 내지 신임관계의 침해에 있다고 본다.43)다만, 배신설을 극단적으로 적용할 때에는 배임죄의 범위가 무한하게 확대될 위험이 있어 배신설을 주장하는 견해들도 구체적인 해석론을 통하여 그 구성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고자 한다.44) 즉 배신설에서 말하는 임무위배행위에 의한 신임관계의 침해란 재산관리의무를 본질적 요소로 하는 재산에 대한 법익침해를 의미하고,45) 배임죄의 본질은 의무위반에 의하여 재산상의 손해를 결과하는 내부관계의 보호에 있다는 것이다.46) 따라서 배신설에 따르더라도 행위주체는 재산관리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한정된다고 한다.

    또한 형법 제355조 제2항이 비록 명문상 신임관계를 규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그러한 임무의 조건으로 당연히 신임관계를 요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즉 독일형법47)이나 일본형법48)의 해석론에 있어서도 배임죄의 성립요건으로 사실상 “신뢰관계”를 요구하고 있으므로, 비록 우리 형법규정에 “신임관계”가 명문화되어 있지 않더라도 신뢰관계 위반이라고 하는 배임죄의 본질이 부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49)

    판례 역시 “배임죄에 있어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 계약의 내용또는 신의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한다”고 판시하고 있어,50) 배신설을 취하고 있음을 명백히 하고 있다.

    2) 사무처리의무위반설

    사무처리의무위반설은, 우리 형법규정의 문언으로 볼 때 배임죄는 단순히 대내적 신임관계의 배신을 그 본질로 하는 배신설을 당연히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사무처리의무위반”에서 그 본질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51) 이와 같이 동 견해는 배임죄의 본질을 형법 제355조 제2항의 규정형식에서 찾고 있다. 즉, 형법은 배임죄의 주체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만 명시하고 있고, 독일형법과는 달리 그 구성요건으로 “신뢰관계”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배신행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52)

    또한 배임죄의 본질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사무처리의무위반”에서 구하고 배임죄를 조문의 문언에 충실하게 침해범으로 파악한다면, 배임죄의 과잉적용의 문제 또는 포괄구성요건으로서의 문제점은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한다.53)

    3) 이득행위설

    이득행위설은, 형법 제355조 제2항의 해석상 재산상 손해를 가했다고 하더라도 본인이나 제3자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지 않으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이득행위설의 입장에서 배임죄의 본질을 파악하여야한다는 견해이다.54) 즉, 현행 형법의 배임죄는 1940년 일본개정형법가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현행 형법의 배임죄가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로 규정하여 이득적인요소를 중요시한 점으로 볼 때 배임죄의 본질이 이득죄에 있음을 분명히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55)

    4) 검토

    생각건대, 사무처리의무위반설의 입장에서 배임죄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문언에 가장 충실한 것으로 보인다. 배신설에 따라 대내적 신임관계에 대한 위배 내지 배신행위를 형사처벌의 근거로 본다면, 배임죄의 구성요건은 명확성의 원칙에 반할 우려가 있고 경영행위에 대한 형사 개입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될 위험이 있다.56)물론 배신설을 취하는 입장에서도 신임관계의 범위를 재산관리의무로 제한하고 구성요건을 엄격히 해석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배임죄의 본질을 신임관계의 침해에 있다고 보는 한, 임무위배행위에 대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점에 대하여 배신설의 입장에서는 배임죄의 본질은 구성요건요소와는 구별되는 것으로 본질의 특성상 추상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반론한다.57) 그러나 배임죄의 본질론은 배임죄의 구성요건의 범위를 확정하고 그 성격을 명확히 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데에 그 의미가 있는 것이다. 즉 본질이 투영된 것이 구성요건이므로, 본질을 통하여 구성요건을 파악할 수 없는 단순한 추상적 사변을 위한 본질론은 무용하다. 또한 배신설에 따를 경우 “타인의 사무”를 “타인을 위한 사무”로 해석하게 될 우려가 있어 법문에 규율된 어의 내지 문맥의 한계를 넘는 유추 내지확대해석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58)

    한편, 이득행위설에 대해서는 재산상의 이득은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시킴으로써 얻게 되는 것으로, 이득 취득 자체는 배임죄에서 부차적 논점에 지나지 않는다.59) 따라서 이득행위를 배임죄의 본질로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국, 배임죄는 법률 또는 사실상 타인의 재산상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행위를 벌하는 데에 그 본질이 있다고 하겠다.

       2. 경영판단원칙을 배제한 업무상 배임죄의 성부 판단

    1) 객관적 구성요건표지에 대한 해석

    (1)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만이 그 주체가 될 수 있는 신분범이다.60) 따라서 행위 주체의 해석에 따라 배임죄의 적용 범위가 달라지게 된다. 그런데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개념을 한정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며, 특히 배신설을 취하는 경우, 그 해석이 지나치게 넓어질 수 있는 문제가 있다.61) 신뢰관계 위반을 배임죄의 본질로 보는 한, 양자간에 신뢰관계가 존재하면, 당해 행위가 사실상 자신의 사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도 배임죄가 성립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대법원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양자간의 신임관계에 기초를 두고 타인의 재산관계에 관한 사무를 대행하거나 타인 재산의 보전행위에 협력하는 자의 경우를 가리킨다”62)고 판시하고 있어,“타인 재산의 보전행위에 협력하는 자” 역시 동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일본 형법과 달리 우리 형법은 “타인을 위하여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닌,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를 행위 주체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판례의 태도는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63)즉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는 그것이 자신의 사무인 이상 “타인재산의 보전행위에 협력하는 자”는 동죄의 주체에서 배제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기업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그 인수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나중에 피인수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방식{이른바 LBO(Leveraged Buyout) 방식}의 경우, “개인인수자 또는 인수회사의 대표이사 등이 피인수회사의 대표이사 등 임원이 되어 피인수회사의 재산이나 담보를 제공한 경우가 아니라면, 피인수회사의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인정하기” 어렵다.64) 즉 업무상 배임죄의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여야 할 의무가 있어야 하므로, 그러한 의무가 없거나 발생하기 전에는 동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해야 한다.

    또한 주식회사의 이사는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주식회사와 별개인 주주들에 대한 관계에서는 이사를 그들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취급할 수는 없다.65) 따라서 “신주발행에서대표이사가 일반 주주들에 대하여 … 중략 … 임무를 대행한다거나 주주의 재산보전 행위에 협력하는 자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는 볼 수 없”어, 일반적으로 주주에 대한 업무상 배임죄는 성립할 수 없다.66)

    다만,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란 고유의 권한으로서 그 처리를 하는 자에 한하지 않고 그 자의 보조기관으로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그 처리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자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67) 사무의 내용과 관련하여서는 재산상의 사무에 제한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으나,68) 배임죄의 보호법익이 재산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사무처리자가 처리하는 사무는 재산상의 사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69)

    결국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란, “타인이 행해야 할 사무에 대하여 행위자가 타인과 일정한 수탁관계에 기하여 타인을 대신하여 행하는 자이며, 여기서 타인은 궁극의 이익이 귀속되는 자”로 이해하여야 한다.70)

    (2) 임무위배행위

    경영행위가 임무위배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당해 행위를 통상적인 업무범위내의 행위로 볼 수 있을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통상적인 업무범위내의 행위는 설사회사에게 손해의 결과를 발생시킨다 하더라도 임무위배행위로 평가할 수 없어 배임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해야 한다.71)

    대법원은 배임행위의 기준에 대하여, “업무상 배임죄에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란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72)라고 한다. 따라서 “회사의 이사가 회사를 대표하여 주주 등 특수관계자와 주식교환계약을 체결한 것이 경영상 필요에 의한 정상적인 거래로 허용될 수 없는 것으로서 특수관계자의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업무상 배임행위에 해당”73)하고, “대기업 또는 대기업의 회장 등 개인이 정치적으로 난처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자회사 및 협력회사 등으로 하여금 특정 회사의 주식을 매입수량, 가격 및 매입시기를 미리 정하여 매입하게”하거나,74) “모회사(母會社)와 자회사(子會社)가 모회사의 대주주로부터 그가 소유한 다른 회사의 비상장주식을 매입한 사안에서, 거래의 목적, 계약체결의 경위 및 내용, 거래대금의 규모 및 회사의 재정상태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그것이 회사의 입장에서 볼 때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정상적인 거래로서 허용될 수 있는 한계를 넘어 주로 주식을 매도하려는 대주주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것에 불과”한 경우라면 업무상 배임행위에 해당한다.75) 마찬가지로 “대기업 회장이 별다른 채권보전조치 없이 채무변제능력이 없는 계열회사에게 공사미수금 및 대여금 형식으로 부당하게 자금을 지원한 행위”나,76) “대기업의 회장 등이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이유로 甲 계열회사의 자금으로 재무구조가 상당히 불량한 상태에 있는 乙 계열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액면가격으로 인수한 것”은 업무상배임행위에 해당한다.77)

    이와 같이 판례는, 당해 행위가 경영상 필요한 정상거래였는지를 기준으로 배임행위의 해당 여부를 판단하고 있고 거래의 목적 등을 그러한 판단기제로 하고 있다. 판례가 신임관계 위반을 적시한 점에는 의문이 있긴 하나, 경영자의 비정상적인 경영행위는 회사의 사무처리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판례의 기준은 대체로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한편, 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배임죄에 있어서 임무위배행위라 함은 형식적으로 법령을 위반한 모든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문제가 된 구체적인 행위유형 또는 거래유형 및 보호법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경제적 실질적 관점에서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하여,78) 손해 발생이 없는 행위라면 배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판례의 태도에 따를 경우, 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임무위배행위”와는 별도로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였을 것”, 즉 “손해발생의 위험”이라는 객관적 구성요건 사실이 충족되어야 하나, 이러한 해석은 “행위와 결과 사이의 기존의 인과관계이론”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히 부당한 해석이라는 비판이 있다.79) 생각건대, 형법 제355조 제2항은 배임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발생하게 한 행위를 배임죄로 처벌하고 있으므로, 판례와 같이 손해발생을 임무위배행위의 전제 조건으로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3) 재산상 이익 취득 및 손해발생

    형법 제355조 제2항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행위를 배임죄의 구성요건으로 명시하고 있고, 특정경제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배임으로 인한 이득액의 규모에 따라 형을 가중하고 있으므로(동법 제3조), 우리 형법상 배임죄는 이득죄로서의 성격이 강조되고 있다.80) 따라서 비록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여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더라도 행위자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이 없다면 배임죄가 성립할 수 없다.81)

    한편, 배임죄는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는데, 실제 손해가 발생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손해발생의 위험만으로 족한지에 대해서는 견해의 대립이 있다. 먼저, 배임죄를 (구체적) 위험범으로 보는 견해82)는 “손해를 가한 때”란 손해발생의 위험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행위자가 고의 및 불법이득의사를 갖고 임무위배행위를 하여 피해자에게 구체적 재산상의 위험을 발생시키고 행위자 또는 제3자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단계까지 달하여야 본죄의 기수가 된다고 한다. 판례 역시 “배임죄에 있어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하여 위험범설을 취하고 있다.83) 이에 대하여 배임죄를 침해범으로 보는 견해84)는 손해발생의 위험을 손해 개념에 포함시키지 않고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에 배임죄의 기수가 성립한다고 본다.

    생각건대, 형법 제355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위험범설을 취하는 것은 문언해석에 반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경영행위에 있어서 손해발생의 위험은 항시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손해발생과 손해발생의 위험을 동일시한다면, 거래의 실제와 부합하지 않을 경우가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배임죄의 성립범위가 부당하게 확장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85) 따라서 배임행위가 있더라도 회사에게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하지 않고 손해발생의 위험만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업무상 배임죄의 미수범이 성립한다고 해석해야 한다.

    판례는 “기업의 경영과 자금운영에 구체적 위험을 초래하지 않았음에도 단지 현금유동성의 상실만을 이유로 배임죄의 성립요건인 재산상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하는 것은 신중을 기하여야”하고,86)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한 A 회사가 종합금융회사의 지급보증 아래 할인받은 어음을 결제하지 못하여 종합금융회사가 현실적․구체적으로 어음금을 대위변제하여야 할 상황에서, … 중략 … A 회사를 지원하여 B 회사와 C 회사가 보증한 기존의 채무를 변제하도록 한 것은 자신의 보증채무를 감소시킨 것으로서, 기왕의 보증행위로 인한 손해와는 별도의 새로운 손해를 발생시킬 위험을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어,87) 손해 발생의 위험이 없는 경우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한다. 또한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한다.88)

    2) 고의 및 불법이득의사

    배임죄는 고의범이므로 행위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의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어야 한다.89) 경영행위에 있어서는 특히 전술한 경영상 판단을 이유로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이 다수에 이르는 바, 주로 고의의 인정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된다. 구체적으로는 ① 고의의 구체적 내용과 정도는 어떠해야 하는지, ② 본인(회사)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나 목적을 요하는지, ③ 본인(회사)의 이익을 위한 의사와 (자신이나 제3자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할 의사가 결합된 때에는 어떻게 판단하여야 하는지가 문제된다.

    먼저, 판례는 ①과 관련하여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 중략 …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90)동 판례를 이사의 업무상 배임죄의 성립에는 의도적 고의, 즉 적어도 미필적 고의 이상의 의도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91) 이러한 견해는 기본적으로 판례의 태도를 지지하는 입장에서재산상 손해에 대한 인식은 미필적 고의로 족하나, 임무위배에 대한 인식 및 의사는 확정적 고의가 필요하다고 해석함으로써 업무상 배임죄의 성립범위를 제한하고자 한다.92)

    반면, 이를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업무상 배임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의 범위가 넓고 애매하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행위의 주관적 측면을 강화시키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한다.93) 또한 만일 판례에서 의미하는 “의도적 고의”가 불법이득의사라고 한다면, 고의에서 의도적 고의를 요구하고 다시 초과주관적 요소로서 의도성을 요구하는 것은 동일한 내용의 내면적 상태를 중복해서 요구하는 결과가 된다고 한다.94)

    생각건대, 임무위배 및 재산상 손해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는 경우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경영행위라고 해서 여타 배임죄와는 다르게 확정적 고의를 요구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뿐 아니라, 판례에서 적시하고 있는 상황의 경우 고의를 판단할 필요도 없이 임무위배행위라고 평가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②와 관련하여서는 제355조 제2항의 해석상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을 요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에 대해서는 판례의 태도가 상반된다. 즉 “업무상배임죄의 고의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와 자기 또는 제3자의 재산상의 이득의사가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과 결합되어 성립되는 것”이라고 하여95) 이를 요한다고 본 판례가 있는 반면,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나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재산상의 이득을 얻게 하려는 목적은 요하지 아니”한다는 판례도 있다.96) (업무상) 배임죄는 재산상 이익의 취득뿐 아니라, 재산 침해적 범죄라는 점도 전제로 하므로, 임무위배행위로 인하여 행위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97)

    ③에 대해서는 본인(회사)의 이익을 위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지, 아니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 취득에 따라 부수적으로 본인에게 이익이 발생한 것인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판례 역시 “이익을 취득하는 제3자가 같은 계열회사이고 계열그룹 전체의 회생을 위한다는 목적에서 이루어진 행위로서 그 행위의 결과가 일부 본인을 위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는 부수적일 뿐이고 이득 또는 가해의 의사가 주된 것임이 판명되면 배임죄의 고의를 부정할 수 없다”고 한다.98) 또한 본인의 이익을 위하더라도 “목적과 취지가 법령이나 사회상규에 위반된 위법한 행위로서 용인할 수 없는 경우에”도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한다.99)

    우리 형법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라고 규정하기 때문에, 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고의 외에도 불법이득의사가 있어야 한다.100) 또한 불법이득의사의 입증은 고의와 마찬가지로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 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101)

    3) 구성요건해당성 또는 위법성 조각

    타인의 사무의 처리가 본인에게 이익 또는 손해를 가할 것인가에 대한 전망이 명확하지 않은 모험거래의 경우에도 이를 일률적으로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즉 사전에 모험거래에 대한 본인의 동의가 있었던 때에는 구성요건 해당성을 조각하는 양해로 평가할 수 있다.102) 또한 사전 동의가 없더라도 거래에 있어서 일상적인 위험이거나, 이득의 개연성이 손실의 위험보다 현저히 높은 경우에는 본인의 동의가 추정될 수 있으므로, 업무의 성질상 통상의 업무집행범위를 일탈하지 않고 본인의 이익을 도모할 의도로 행해지고 있는 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103)

    그러나 동의가 있다고 하여 당연히 구성요건 해당성 혹은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이 아니라 사무처리자의 임무위배행위 자체가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104) 따라서 주식회사의 경영을 책임지는 이사가 배임행위를 한 때에는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다고 하여 그와 같은 배임행위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105) 또한 회사의 임원이 사실상 1인사원이나 대지분을 가진 사원의 양해를 얻어 임무위배행위를 한 경우, 유한회사와 그 사원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존재로서 동일인이라 할 수 없으므로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는 없다.106)

    한편, 이사의 행위가 정상적인 업무수행의 과정에서 양심적인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주의를 가지고 행하여진 이상 이사의 거래행위는 정당한 업무수행의 범위내의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견해도 있다.107)그러나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성요건에 해당함을 전제로 논의되는 것이나, 경영상의 성실한 판단에 따른 행위의 경우 배임행위 자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해석은 타당하지 않다.108)

    43)김일수․서보학, 형법각론(제7판), 박영사, 2007, 482면; 박상기, 형법각론(제8판), 박영사, 2011, 396면; 임웅, 형법각론, 법문사, 2006, 441면.  44)박상기, 앞의 책, 396-397면; 이재상, 형법각론(제7판), 박영사, 2010, 418면.  45)안경옥, “경영판단행위에 대한 배임죄 성립의 가능성”, 경희법학 제41권 제2호, 경희법학연구소, 2006, 150면; 임정호, 앞의 논문, 37면.  46)이재상, 앞의 책, 417면.  47)독일 형법 제266조 제1항 법률, 관청의 위임 또는 법률행위에 의해 타인의 재산을 처분하거나 제3자에게 의무를 부과할 권한을 남용하거나, 법률, 관청의 위임, 법률행위 또는 신임관계에 의해 타인의 재산상 이익을 보호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고, 이로 인하여 재산상 이익을 보호하여야 할 자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5년 이하의 자유형 또는 벌금형에 처한다(임정호, 앞의 논문 참조).  48)일본 형법 제247조(배임) 타인을 위하여 그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하거나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여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엔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49)원혜욱, “배임죄의 개정방안 -배임죄의 분질에 대한 논쟁을 중심으로”, 형사법연구 제22호, 한국형사법학회, 2004, 816면.  50)대법원 2004. 7. 9. 선고 2004도810 판결; 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도 3516 판결;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763 판결; 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  51)허일태, “부동산 이중매매와 배임죄”, 형사법연구 제15호, 한국형사법학회, 2001, 331면.  52)허일태, “배임죄에서의 행위주체와 손해의 개념”, 비교형사법연구 제6권 제2호, 한국비교형사법학회, 2004, 142면. 또한 사무처리의무위반에서 말하는 의무는 법률상의 의무뿐만 아니라, 사실상 맡은 임무도 포함된다고 본다.  53)조국, 앞의 논문, 172면. 다만, 조국 교수는 제355조 제2항의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그 임무에 중대하게 위배하는 행위”로 축소 해석하여 배임죄의 남용을 방지할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법의 해석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54)오영근, 형법각론(중판), 박영사, 2006, 489-490면.  55)김현우, “배임죄의 행위주체의 해석상 문제와 개정방향”, 한양법학 제22권 제2집, 한양법학회, 2011, 227-228면.  56)同旨 허일태, “부동산 이중매매와 배임죄”, 329면; 허일태, “배임죄에서의 행위주체와 손해의 개념”, 141-142면.  57)임정호, 앞의 논문, 43-45면.  58)허일태, “부동산 이중매매와 배임죄”, 333면.  59)임정호, 앞의 논문, 42면.  60)이에 대하여 업무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신분 외에 업무자라는 신분을 요하는 이중적 신분범이다.  61)이재진, 앞의 논문, 22면.  62)대법원ㅤ2012. 3. 15.ㅤ선고ㅤ2010도3207ㅤ판결;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8도373 판결; 대법원ㅤ2004. 6. 17.ㅤ선고ㅤ2003도7645ㅤ전원합의체 판결.  63)同旨 허일태, “배임죄에서의 행위주체와 손해의 개념”, 144면.  64)이재진, 앞의 논문, 28-29면. LBO와 관련된 판례에서 배임죄의 주체가 배임죄성부에 대한 쟁점이 된 적은 없으나, 인수회사의 대표이사가 피인수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기업인수를 위한 자금충당을 위해 피인수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한 경우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보아 특경법위반(배임죄)의 성립을 긍정한 것으로 보여진다(대법원 2008. 2.28. 선고 2007도5987 판결;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7027 판결). 다만, 동판결에서는 배임죄의 행위주체가 구체적으로 다투어지지는 않았다.  65)대법원 2009. 5. 29. 선고 2007도4949 전원합의체 판결.  66)대법원 2009. 2.26. 선고 2008도11722 판결;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8 도373 판결. 다만, 동 판례에서 ‘재산보전 행위에 협력하는 자’를 배임죄의 주체로 본 것은 의문이다.  67)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도9288 판결; 대법원 2005. 7.29. 선고 2004도 5685 판결; 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도334 판결.  68)김현우, 앞의 논문, 221면.  69)김일수.서보학, 앞의 책, 484면; 박상기, 앞의 책, 398면.  70)이재진, 앞의 논문, 23면.  71)안경옥, 앞의 논문, 153면.  72)대법원 2009. 7.23. 선고 2007도541 판결; 대법원 2008. 5.29. 선고 2005도 4640 판결; 同旨 대법원 2002. 7. 22. 선고 2002도1696 판결.  73)대법원 2008. 5.29. 선고 2005도4640 판결.  74)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4도5742 판결.  75)대법원 2005. 4.29. 선고 2005도856 판결.  76)대법원 2006.11.10. 선고 2004도5167 판결.  77)대법원 2004. 6.24. 선고 2004도520 판결.  78)대법원 2009. 5. 29. 선고 2007도4949 전원합의체 판결.  79)성민섭, “전환사채의 저가발행에 대한 이사의 형사책임”, 법학논총 제23권 제2호, 국민대학교출판부, 2011, 421-422면; 황정인, “전환사채의 저가발행과 배임죄”, 형사판례연구 18호, 박영사, 2010, 186-202면.  80)조기영, 앞의 논문, 98면.  81)대법원 2009. 6.25. 선고 2008도3792 판결; 대법원 2006. 7. 27. 선고 2006도 3145 판결.  82)박상기, 앞의 책, 403면; 이재상, 앞의 책, 415면; 임정호, 앞의 논문, 54면. 박상기 교수와 임정호 박사는 배임죄를 구체적 위험범으로 보고 있으나, 이재상 교수는 배임죄가 구체적 위험범인지 추상적 위험범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83)대법원 2007. 3.15. 선고 2004도5742 판결;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 4229 판결; 대법원 2004. 6.24. 선고 2004도520 판결.  84)김일수․서보학, 앞의 책, 493면; 오영근, 앞의 책, 488면; 이재진, 앞의 논문, 24면; 임웅, 앞의 책, 439면. 다만, 오영근 교수는 구체적 위험범설이나 침해범설이나 실제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85)허일태, “배임죄에서의 행위주체와 손해의 개념”, 151-152면.  86)대법원 2008. 5.29. 선고 2005도4640 판결.  87)대법원 2009. 7.23. 선고 2007도541 판결.  88)대법원 2011. 12. 13. 선고 2011도10525 판결; 대법원 2007.3. 15. 선고 2004 도5742 판결; 대법원 2005. 9. 29. 선고 2003도4890 판결.  89)이재상, 앞의 책, 428면.  90)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6075 판결;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 도4229 판결.  91)이규훈, 앞의 논문, 169면  92)안경옥, 앞의 논문, 158면.  93)조기영, 앞의 논문, 105-106면.  94)위의 논문, 2007, 103-105면.  95)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7027; 대법원 1999. 7. 23. 선고 99도1911 판결.  96)대법원 2004. 7. 9. 선고 2004도810 판결; 대법원 2000. 5.26. 선고 99도2781판결.  97)박상기, 앞의 책, 405면.  98)대법원 2009. 7.23. 선고 2007도541 판결; 대법원 2004. 6.24. 선고 2004도 520 판결.  99)대법원 2002. 7.22. 선고 2002도1696 판결.  100)대법원 2005.04.29. 선고 2005도856 판결.  101)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 도5679.  102)안경옥, 앞의 논문, 162면.  103)김일수․ 서보학, 앞의 책, 489면; 이상돈, 앞의 책, 68면; 이정민, 앞의 논문,172-173면; 이재상, 앞의 책, 425면. 한편, 이를 허용된 위험의 법리로 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다(임정호, 앞의 논문, 131-132면). 그러나 허용된 위험은 과실범의 정당화사유가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고의범인 업무상 배임죄의 정당화사유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해야 한다.  104)박상기, 앞의 책, 403면; 임정호, 위의 논문, 129면.  105)대법원 2005.10.28. 선고 2005도4915 판결; 대법원 2000. 5. 26. 선고 99도 2781 판결.  106)대법원 2011. 3.10. 선고 2008도6335 판결.  107)임중호, “주식회사 이사의 반자본단체적 행위에 대한 형사책임”, 현대의 형사법학, 익헌 박정근박사 회갑기념논문집, 1990, 681-682면; 강동욱, 앞의 논문, 118-119면에서 재인용.  108)同旨 강동범, 앞의 논문 47면; 강동욱, 위의 논문, 119면.

    Ⅳ. 나오며

    살펴본 바와 같이, 형사법의 논리에 따른 경영행위에 대한 법적 평가의 부당성을 전면에 내세워, 그 대안의 하나로 논의되고 있는 경영판단의 원칙은 다음의 점에서 적어도 형사법에서는 도입할 필요가 없다. 먼저, 경영상 판단이라고 해서 형법의 적용이 배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은경영행위의 자율성 보장을 넘어선 경영행위의 성역화, 즉 초법적 경영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다음으로, 경영판단의 원칙을 업무상 배임죄의 제한해석 원리로서 도입하여야 한다는 주장 역시, 기존의 해석론을 통하여 충분히 업무상 배임죄의 범위를 한정할 수 있으므로 타당하지 않다. 또한 우리의 형사소송법의 체계상 동 원칙을 받아들일 실익도 없다.

    따라서 업무상 배임죄의 적용 문제는 기존의 해석론을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먼저, 배임죄의 본질을 사무처리의무위반에 두고 이를 침해범으로 이해함으로써 업무상 배임죄의 부당한 확장을 제한할 수 있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행위의 주체를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법문에 따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한정하고 경영상 정상 거래였는지를 기준으로 배임행위의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그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또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회사에 구체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업무상 배임죄의 기수범을 인정하고, 기존의 고의 및 불법이득의사의 해석을 통하여도 경영 행위의 구성요건 해당 여부를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 게다가 설사 당해 경영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는 때에도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본인(회사)의 동의를 인정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기존의 해석론으로도 충분히 업무상 배임죄의 범위를 제한할 수 있으므로, 결국 형법상 경영판단의 원칙의 도입은 불필요하다. 즉 기업 이사 등의 수사에 있어서 피의자가 경영상의 판단을 내세워 변소하더라도 결국 당해 행위가 업무상 배임죄의 구성요건에 합치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 경영판단에 기초한 행위 자체가 수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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