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와 재매개 논리 연구

Study on the Logic of Remediation in TV Adverti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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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이 연구는 TV광고에서 재매개 논리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으며 미디어텍스트의 재매개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TV광고의 문화적 관습을 탐색하였다. 이를 위해 이동통신 TV광고 16편을 대상으로 서사분석을 실시한 결과, 하이퍼매개 전략과 비매개 전략이 혼종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이 확인되었고, 현실의 재매개에 있어서 순환적 재매개, 감정의 재매개 그리고 비재매개의 특성이 포착되었다. 또한 영화에서 경쟁사 광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디어 텍스트를 재매개하며 타 미디어의 특성을 극대화하여 드러내는 방식이 특징적 관습으로 분석되었다.


    This study explores the cultural practice of TV advertising by investigating how the logic of remediation occurs in TV ads and how the ads remediate other media texts. Narrative analysis on 16 TV ads reveals that the double-logic of remediation, hypermediacy and immediacy, is used. It is also found that “circuit of remediation”, “emotion of remediation” and “non-remediation” are working when the ads remediate the real world. In additions, this study argues that TV ads reproduce and replace various kinds of media text ranging from film to the competitor’s ads and they optimize the media characteristic when remediating other media texts.

  • KEYWORD

    TV광고 , 재매개 , 비매개성 , 하이퍼매개성 , 이동통신 광고

  • 1. 서론

    디지털 미디어의 특성을 논하는데 있어 미디어 간의 관계로 설명하는 이론 들이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재매개 이론으로, 하나의 미디어가 다른 미디어의 표상이나 사회적 인식, 위상 등을 차용하거나 개선한다는 논리(Bolter & Grusin, 1999)이다. 이 이론은 뉴미디어를 비롯하여 텔레비전, 영화 및 드라마 등 미디어로 인식되는 다양한 테크놀로지에 관한 재매개 연구로 논의되면서 급속하게 변화하는 현대의 미디어 환경을 설명하고 방향을 타진하는 유용한 단초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텔레비전을 구성하는 관계의 네트워크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TV광고이다. 인쇄광고와 라디오광고를 재매개하는 TV광고는 광고 산업의 특성상 다양한 미디어 텍스트들을 재매개하고 복잡한 재매개 전략을 사용 하는 다채로운 미디어 양식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된 연구는 거의 전무하다. 광고 연구가 효과나 실증 연구에 편중되어 있어 미디어로서 혹은 미디어 텍스트로서의 광고는 연구 대상에서 소외되어 온 실정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미디어는 저마다 고유의 관습적인 담론방식과 맥락을 갖고 재현 되는(Hall, 1980) 점을 감안하면, 짧은 시간에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독특한 속성을 지닌 TV광고는 재매개 과정에서 보다 다양한 함의를 제공하리라는 기대 또한 연구의 필요성에 무게를 싣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연구는 TV광고의 재매개 과정에서 재매개 논리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에 살펴보고 미디어 텍스트의 재매개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고찰함으로써 TV광고의 문화적 관습을 탐색하고자 한다. 결국 맥루한 (Mcluhan, 1994)이 규정하고 있는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개념과 동일한 맥락에서 광고가 제공하는 문화적 의미나 사회적 관습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혹은 광고가 모바일 디지털 경험을 어떻게 유도하는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즉 재매개를 특정시대에 나타나는 미디어의 관습과 관행으로 볼 때, 문화체계로서의 광고 또한 이러한 관습을 유도하거나 반영하는 형태로 작용해왔음을 가정하고 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연구는 이동통신 광고를 대상으로 서사분석을 실시하여 TV광고의 재매개 과정을 살펴본다. 보다 구체적으로, TV광고의 하이퍼매개, 비매개 그리고 현실의 재매개 개념을 관찰하고, 미디어 텍스트로서 광고가 다른 미디어를 재매개하는 현상을 살펴볼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TV광고의 다양한 재매개 전략을 발견하고 미디어로서의 특징을 확인하며, 한편으로는 미디어 텍스트의 재매개 방식을 살펴봄으로써 광고 텍스트 및 광고 미디어 관련 연구의 초석을 다진다는 탐색적 연구라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2. TV광고와 재매개 논리의 관련 연구 및 이론적 배경

       1) 재매개 논리의 개념

    볼터와 그루신(Bolter & Grusin, 1999)은 하나의 미디어가 다른 미디어를 차용 하고, 개선(improve)하며 개조(remedy)해내는 논리를 ‘재매개(remediation)’라고 정의하였다. 즉, 미디어는 다른 미디어들로부터 고립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다른 미디어의 표현양식, 인터페이스, 사회적 인식과 관습 등을 차용 하여 개조하고 활용한다는 것이다. 미디어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미디어를 끌어들이며 보다 자연스러운 미디어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일어나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미디어는 두 가지 방향성을 가지고 변화해왔다. 하나는 미디어 내용이나 메시지를 즉각적으로 접근하며 좀 더 가깝게 대면하고자 하는 ‘투명한 직접성(transparent immediacy)’ 또는 ‘비매개성’이고, 다른 하나는 현실을 매개하는 미디어를 추구하는 ‘하이퍼매개성(hypermediacy)’이다. 비매개는 수용 자가 미디어의 존재를 잊고 자신이 미디어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일련의 믿음과 관행들을 의미하며, 서로 다른 시대와 집단 사이에 서로 다르게 표현되고 인식될 수 있다. 하이퍼매개의 경우 미디어를 드러냄으로써 미디어에 대한 매혹을 표상하는데, 시청자들이 캐릭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역동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이 두 가지 방향성은 서로 대치되기 보다는 긴밀히 연관되어 진행되어 오고 있다. 즉 새로운 미디어와 오래된 미디어 사이의 경합이나 경쟁정도에 따라 재매개 과정은 비매개와 하이퍼매개 사이를 오가면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그려낸다.

    재매개 방식 또한 다양한데, 기존 미디어에 대한 풍자나 비판 없이 디지털 형식을 그대로 모방하는 방식, 기본 미디어의 속성에 충실하면서 새로운 미디어의 차이를 강조하여 개선 또는 차용하는 방식, 기존 미디어를 드러내고 하이퍼매개성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미디어를 완전히 개조하거나 새로운 미디어가 기존 미디어를 완전히 흡수하는 방식 등이 그것이다(Bolter & Grusin, pp.52~57).

    이와 같은 재매개 논리는 오랜 역사를 가지며 과거부터 존재해 왔으나 점점 복잡해지는 미디어 환경 속에 재매개적 속성이 강조되는 디지털 미디어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재매개 논리는 이론이라기보다는 관습에 가까워 그 시대의 문화나 구성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역으로 이야기하면 그 시대의 미디어 개조 또는 개선방식과 문화적 의미를 알 수 있는 개념이다.

       2) TV광고와 재매개

    (1) 미디어로서의 TV광고와 재매개

    TV광고에 재매개 논리를 적용하는 경우는 이미 볼터와 그루신(Bolter & Grusin, 1999)에 의해 이미 논의된 바 있다.

    뉴스나 드라마 등 다른 텔레비전 장르와 마찬가지로 TV광고는 비매개성을 적극적으로 추구한다. TV광고는 길어야 30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특정상품이 나 서비스를 구입하라는 메시지를 통해 시청자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특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비매개성이 드러난다. 이때의 광고는 인간의 감정에 호소하며 따스함이나 사랑, 정 등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거나 이러한 감정이 진짜 (authentic)라고 공감하게 하여 이를 상품과 연계시키고자 하는 경우이다. 반면에 하이퍼매개된 광고는 광고가 시청자에게 제품을 팔고자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상품과 연결을 지을 수 있는 시청각적 경험을 제공하여 시청자의 정교한 지각 및 감각에 소구한다.

    이동통신 TV광고에 적용하여 살펴보면, 비매개성은 진정성을 강조하며 감성 또는 감정에 소구하는 경우에 두드러지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 정을 나눔, 휴머니즘 등이 소구점으로 다루어진다. 반편 하이퍼매개성은 광고의 판매 의도를 인정하고 상품에 대한 비주얼이나 사용하는 모습 등의 시청각적 요소를 제공하여 다양한 경험을 전달한다. 이동통신 광고에서는 속도와 커버 리지, 통신상의 문제해결 능력이나 새로운 사용방법과 혜택 등을 소구점으로 공략한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비매개된 광고나 하이퍼매개된 광고 모두 시청자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걸거나 광고 모델이라는 가상의 대리인을 통해 말을 걸어야 한다. 따라서 광고는 시청자가 광고 속의 모델이나 광고의 메시지가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고 인식하거나 광고 속의 모델과 동일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러한 의도로 인해 텔레비전 광고는 텔레비전과 시청자 간의 관계를 ‘탈매개(de-mediate)’하고자 한다. 탈매개한다는 의미는 텔레비전 광고라는 미디어와 시청자 사이의 매개라는 것에서 벗어나 광고에 나타나는 인물이 시청자 자신이라고 인식하도록 하려는 의도를 가리킨다. 이를 알렌(Allen, 1992, p.125)은 ‘비대인적(nonpersonal) 커뮤니케이션인 광고가 면대면(face-to-face) 커뮤니케이션을 시뮬레이션 한다’고 표현한다. 결국 텔레비전 광고는 비매개성 자체를 상품으로 전환시킨다고 볼 수 있다.

    광고의 내용과 제작 의도에 따라 광고는 보다 더 비매개적일 수도 있고 보다 더 하이퍼매개적일 수도 있다(Bolter & Grusin, p.192). 특히 광고는 광고하는 주체를 명시해야하는 특성 때문에 미디어적 특성이 드러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하이퍼매개성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광고는 뉴스와 같은 다른 텔레비전 장르의 내러티브 구조를 모방하며 하이퍼매개성과 비매개 성을 오간다.

    (2) 현실의 재매개와 광고

    한편 광고는 다른 어떤 텔레비전 장르보다도 텔레비전의 실재성을 강조한다. 단지 미디어로서의 힘이 아니라 물리적이고 실재적인 세계에서의 그 위치를 강조하는 것이다. 광고를 본 사람이 마트에 가서 텔레비전에서 본 브랜드의 제품을 사는 것처럼 광고의 존재는 그 제품을 실제 세상에서 유효하게 한다. 이런 특징이 가장 두드러지는 형태의 광고로는 정보 위주로 전달하는 정보적 광고가 있다. 정보적 광고는 제품과 세계의 연결을 강조하며 다양한 형태의 기술을 결합한다. 텔레비전이나 영화 다큐멘터리와 전통적인 광고 기술을 결합하고, 판매하고자 하는 의도를 솔직하게 밝히며 메시지와 제품의 비분리성을 강조한다. 광고 제작 시 중요한 속성인 컴퓨터 그래픽이나 디지털 기술은 메시지와 제품의 분리에 도움은 못되지만 텔레비전 뉴스에서와 마찬가지로 진정성(authenticity)과 즉시성(immediacy)을 제공한다.

    텔레비전이 다른 미디어의 재매개와 비교하여 보다 강조되는 특징이 있다 면, 텔레비전은 영화나 다른 미디어를 재매개하는 것처럼 실재를 재매개(Bolter & Grusin, 1999)한다는 점이다. 텔레비전 광고도 이와 마찬가지로, 포스터 (Poster, 1990)는 텔레비전 광고가 일상생활의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하는데, 비실재가 실재로 되며 어떤 의미도 없는 일련의 의미가 소통된다고 주장한다. 커뮤니케이션의 시뮬레이션은 실재보다 더 실재적인 것으로 소통된다(Baudrillard, 1983, p.2)고 하는 보드리야르의 주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 여기서 실재한다는 것은 실제로 발생한 것이라는 뜻이 아니라 TV광고 화면을 통해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정서의 진정성과 매개의 투명성에 기반하는 것이다. 즉 광고에서 보이는 상황이나 현실세계는 실제에서 ‘일어나고 있음직 한’ 삶과 실천이다. 그러나 실재가 아니라 실재를 가장한 실재라는 점, 소위 ‘가상의 실재’를 재매개하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재매개된 가상의 실재는 TV라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소비자의 공감과 실천을 통해 다시 실재로 이어지지는 순환적 관계를 형성한다. TV광고에서 보이는 가상의 실재는 광고를 본 시청자 또는 소비자가 정서의 진정성을 경험하고 광고 속 주인공과 동일시하는 과정을 거쳐 실재의 삶이나 실천으로 옮겨옴으로써 결국 실재의 것이 되기도 한다. 이를 이 연구에서는 ‘순환적 재매개(circuit of remediation)’라 명명하고자 한다. 결국 TV광고는 그들의 타겟이 되는 사람들의 삶과 실천을 관찰하고 개조하여 매개된 현실을 다시 그들에게 제공한다. 이러한 주장을 바탕으로 연구문제를 도출하면 다음과 같다.

    (3) 미디어 텍스트로서의 TV광고와 재매개

    이러한 재매개 논리는 최근 콘텐츠 산업의 중요성 인식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바탕으로 미디어 텍스트의 재매개로 주목받고 있다. 특정 미디어 콘텐츠를 다른 미디어의 콘텐츠로 다시 제작하는 개념으로, 미디어와 텍스트의 상호 작용을 강조한다. 이러한 미디어 텍스트의 재매개는 영화, 만화, TV,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루어지고 있으며,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소설과 TV나 영화, 만화와 영화 등의 미디어 텍스트의 재매개는 이미 익숙하리만큼 제작 현장에서는 오랜 역사를 지녔으며, 미디어 기술의 발달과 미디어 산업의 전략으로 인해 2000년대 들어 다양한 미디어로 확대되며 가속 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디어의 재매개 관련 연구는 그리 폭넓은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지 않다. 최근 증가 추세에 있기는 하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나 TV 드라마, 게임 등 일부 미디어 분야의 연구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소설과 영화의 재매개로는 소설을 재매개한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분석한 마동훈과 홍수정(2008)의 연구, 소설을 재매개한 영화 <밀레니엄>을 분석한 오원환과 오종환(2013)의 연구 등이 있다.

    만화 및 웹툰의 재매개 연구로는 만화를 재매개한 TV드라마 <탐나는도다>를 분석한 조윤아(2009)의 연구, 만화 <풀하우스>와 <궁>을 재매개한 TV드라마를 연구한 남승연(2007)의 연구, 만화 <식객>을 재매개한 영화를 분석한 박승현과 이윤진(2009)의 연구, 역시 만화를 재매개한 영화 <타짜>를 분석한 최성규와 이화자(2010)의 연구, 웹툰 <순정만화>를 만화, 영화 등으로 재매개한 웹툰 <순정만화>를 연구한 정일형(2011)의 연구, 만화 <조선여형사 다모>를 재매개한 TV드라마 <다모>와 영화 <형사 Duelist>를 비교 분석한 김은영과 김훈순(2012) 연구 등이 있다.

    게임 관련 재매개 연구로는 TV드라마 <로스트>를 재매개한 대체현실게임을 분석한 한혜원과 남승희(2009)의 연구,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로 재매개된 <메이플스토리>를 분석한 류철균과 서성은(2008)의 연구 등을 들 수 있다.

    그 밖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부분 텍스트 간 비교 분석을 통해 그 차이점을 밝혀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미디어 특성과 콘텐츠의 관련성을 다루고 재매개 과정에서의 함의를 제시하는 등 다양한 학문적 의의를 지니고 있으나 연구 분야는 소설, 만화, 영화, 게임 등으로 다소 한정적임을 알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 재매개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TV광고의 경우 학문적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TV광고를 대상으로 현실의 재매개를 살펴본 안주아(2001)의 연구와 학술발표논문의 형태지만 명화를 재매개한 LG기업 광고를 연구한 이현욱(2012)의 연구가 있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연구는 전무한 상태이다.

    특히 TV광고는 미디어 특성과 콘텐츠의 특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다른 미디어의 재매개 연구들과 달리 보다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 다고 본다. TV광고의 재매개는 TV광고라는 미디어 자체의 재매개와 미디어 텍스트의 재매개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구분하여 분석가능하다. 또한 선행 연구가 거의 전무하므로 재매개 논리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이 함께 수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음과 같은 두 번째 연구문제를 도출하였다.

    4. 연구방법

       1) 분석대상

    앞 장에 제시한 연구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이 연구는 2012년에 집행된 이동통신 3사의 광고를 분석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이동통신 광고로 분석대상의 분야를 선정한 이유는 첫째, 다양한 품목의 광고로 확대할 경우 각 품목의 특성이 가져오는 설명과 해석이 중심 연구의 초점을 흐릴 수 있기 때문이며, 여기서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함이나 난해함을 줄이기 위해 하나의 품목으로 한정 하였다. 이에 따라, 둘째, 가장 많은 광고의 종류와 편수가 제작되고 있는 품목을 선정 기준으로 하여 현재 방송광고 매출순위 1위에 해당하는 이동통신 광고를 선정하였다. 분석대상 광고물의 선정은 2012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집행되었던 이동통신 3사의 광고를 모두 수집한 뒤 캠페인 및 집행일별 로 정리하고 (<표 2> 참조) 이를 토대로 각 캠페인마다 처음 집행된 광고를 분석대상으로 선정하였다. 광고물의 수집은 광고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인 TVCF1) 를 이용하였다. 캠페인별 한 편의 광고로 분석대상을 제한한 이유는 하나의 캠페인으로 구성된 광고들은 소재만 달리할 뿐 동일한 맥락과 내용이 대부분이어서 개별 분석의 의미가 적기 때문이다.

    한편 2012년은 4G 기술에 해당하는 LTE 서비스의 초기 단계로, 2011년 5월 KT를 필두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6월과 7월에 광고를 시작하여 2012년에 3사 모두 본격적인 광고 경쟁이 심화된 시기여서 광고의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풍부한 분석요건을 갖추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2012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집행된 이동통신 광고 16편을 최종 분석대상으로 선정하였다.

       2) 분석방법

    이 연구는 분석대상을 분석하기 위해 채트먼(Chatman, 1990/2000)의 서사 (narrative)분석을 이용하였다. 채트먼은 여러 서사이론들을 받아들여 문학이나 영화의 서사이론에 적용시켰는데, 서사를 크게 표현된 내용인 ‘이야기(story)’와 표현하는 형식 혹은 전달되는 방식인 ‘담화(discourse)’로 나눴다. 즉 어떠한 일이 발생하였는가의 이야기(story)는 서사물이 다루고 있는 기본적인 사건들의 집합으로서 서사물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사건들이 다양한 표현방법을 통하여 적당한 모양으로 포장되기 이전의 기본적인 상태를 의미하며, 이러한 이야기가 어떻게 표현되었는가에 해당하는 담화는 이러한 근본적인 이야기들을 표현 하는데 사용되는 모든 기술적인 장치들을 의미한다.

    이야기 분석은 사건, 인물 배경 등 요소들의 선택과 배열, 인물의 유형, 인물들 간의 관계, 사건의 전개 등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크게 계열체 적(paradigm) 구조분석과 통합체적(syntagm) 구조분석으로 나눌 수 있다. 즉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기본 요소인 사건, 인물, 배경 등의 선택에 대한 계열체 분석과 계열체적 단위들을 인과성이나 그 외의 논리적 법칙에 따라 의미 있게 연결하는 시퀀스 분석 등의 통합체 분석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어야 한다.

    한편, 담화는 이야기가 특정 텍스트로 실현되고 조직화되는 방식으로서, ‘서사적 전달구조’와 ‘서사의 발현’이라는 두 측면으로 나뉜다. 서사적 전달구조는 서사적 형태 자체로서 화자의 목소리나 시점 또는 시간 등을 의미하는 ‘언술 표현방식’이라 하며, ‘서사의 발현’는 언어나 영상, 편집이나 음악 등 특정한 물리적 매체의 특성으로서 드러나는 것으로 ‘영상 표현방식’이라 분류한다. 서사 분석에서 이 두 가지 측면을 구분하여 분석하지만 하나의 서사물에서 이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야기는 담화라는 장치가 없이는 전달되지 못하며 담화는 이를 통해 전달되는 내용이 없이는 기술적인 장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그림 1> 참조).

    이 연구는 이러한 분석방법을 TV광고의 특성에 맞춰 재조정하여 분석의 틀을 완성하고,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분석절차를 따랐다.

    첫째, 서사의 이야기 분석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이 연구는 사건배열 분석을 통한 통합체 분석을 시도하였다. 이를 TV광고에 적용하여 광고의 흐름, 계열체 분석의 각 요소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흐름을 이어나가는지에 대한 서술로 표현하였다. 계열체 분석은 등장인물의 유형, 발화내용 등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TV광고에 적용하면 등장인물, 콘셉트(concept), 광고소재, 배경 등에 해당 한다.

    둘째, 서사의 담화 분석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이 연구는 이동통신 기술을 전달하는 TV광고라는 영상텍스트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언술 표현방식과 영상 표현방식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언술 표현방식으로는 카피(copy), 소구(appeal)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영상 표현방식 분석으로는 음악 및 영상코드로 세분하였는데, 이 연구에서 음악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여 유목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광고 소구방법은 크리에이티브 유형 분류법에 따라 다양한 분류가 가능하나 이 연구의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경성소구와 연성소구2) 로 한정하여 분류하였다. 이를 정리하면 <표 3>과 같으며, 각 유목에 대한 개념적 정의는 각주로 정리하였다.

    셋째, 개별 광고텍스트의 서사 구조 분석결과를 비교하여 이동통신 TV광고의 재매개 논리를 파악하였다. 하이퍼매개성과 비매개성, 그리고 현실의 재매 개와 같은 논리가 TV광고에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 특징을 파악하였다.

    넷째, 특히 계열체 분석의 소재와 통합체 분석의 구성내용을 중심으로 이동 통신 TV광고와 다른 미디어 텍스트들 간의 재매개 현상을 살펴보고 TV광고라는 미디어 콘텐츠의 속성과 기존 미디어의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

    1)www.tvcf.co.kr  2)연성 소구(soft-sell ad approach)는 아름다운 장면이나 감정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통해 전달되는 분위기를 강조하는 표현방식으로,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제품의 정보보다는 그 정보를 받아들 이는 인간 내면의 감정과 정서가 더 중요시된다. 경성소구(hard-sell ad approach)는 제품명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제품 사용을 권유함으로써 판매촉진 측면을 더 강조하는 표현방식이다 (Mueller, 1987; 이지훈 외, 2012 재인용).  3)광고에서 중심이 되는 사람이나 인격  4)광고가 내세우는 주장이나 의견  5)광고의 핵심 내용  6)메시지 전달을 위해 선택된 재료  7)광고의 시공간적 장소  8)광고 내용의 구성과 흐름  9)제작 표현 방식 또는 전술  10)광고에 표현된 말이나 글  11)영상의 표현이 현실적인가 비현실적인가에 대한 판단

    5. 이동통신 TV광고 분석 결과 및 논의

    앞의 분석방법에 따라 총 16편의 이동통신 TV광고에 대해 서사분석을 실시 하여 <표 4>의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 하였다.

       1) 이동통신 TV광고의 재매개 논리

    (1) 하이퍼매개성

    하이퍼매개된 광고는 광고라는 미디어를 강조하며 광고가 시청자에게 이동 통신 서비스를 팔고자 한다는 사실을 드러내면서 상품과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시청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즉 TV광고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인식케 한 상태에서 이동통신 상품 관련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분석대상으로 선정된 광고의 대부분은 이동통신 서비스를 소개하고 고객을 유치하려는 의도를 드러내놓는 하이퍼매개성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가입 시 속도확인> 편에서는 첫 장면을 ‘LTE 고르는 법 No.1’이라는 자막으로 TV광고임을 명백히 시사하면서 LTE폰을 고르는 두 남녀를 보여주며 ‘이 렇게 고를 거면 LTE 사지마라’라는 카피로 TV광고라는 미디어의 입장에서 말을 건넨다.

    <음성과 데이터혜택을 다 쓸 확률> 편에서도 ‘LTE WARP의 음성과 데이터혜택을 다 쓸 확률은?’ 이라는 말로 미디어적 속성을 숨기지 않으며 조개를 먹다가 진주가 나올 확률만큼 데이터와 음성혜택이 풍부함을 알린다. 이러한 하이퍼매개적 특성은 주로 이성소구 광고에서 보다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편은 하이퍼매개의 논리가 상당히 지배적이다. 전국망이라는 개념을 전달하기 위해 지도와 게임화면 등 시청각적 요소를 제공하고 속성을 직접적으로 설명함으로써 기술의 우수성을 소구하고 있다.

    <하면서 한다> 편은 통화하면서 채팅도 하고 게임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가 상품을 즐기고 이와 연결되는 법을 보여줌으로써 소비자를 움직 인다. 또한 이 광고에서 보듯 통화하면서 동시에 채팅이나 게임을 하는 사람이 있음직함을 이용하여 진정성을 획득한다. 그러나 이 광고는 새로운 사용법을 제안하는 것으로 현실에서 아직은 일어나고 있지 않거나 적어도 자주 일어나고 있지 않은 일이다. 이 광고는 단지 이러한 ‘가상의 실재’의 재매개를 통해 실제 세상에서 그대로 재연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명품LTE> 편의 카피는 ‘같은 문자만 수만 번 보내는 바보가 있습니다. 제가 쓰는 LTE는 제발 이런 바보들이 만들면 좋겠습니다.’로 TV를 보는 시청자에게 면대면(face-to-face) 대화를 시뮬레이션하여 말을 건넨다. TV는 시청자와의 관계를 탈매개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광고하는 브랜드의 명품과 같은 우수한 품질을 시청자가 동의하도록 유도한다. 자막 또한 ‘명품에는 5 만 5천 번의 책임이 어울립니다.’라는 카피로 ‘5만 5천 번’이라는 구체적인 숫 자가 진정성을 더하고 ‘우리의 명품 LTE를 써라’ 식의 주장이나 제언이 아닌 ‘명품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식의 모습만 제시함으로써 시청자의 동의를 부추 긴다.

    (2) 비매개성

    반면 비매개 전략의 광고는 소비자에게 정, 따스함, 사랑 등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거나 이런 감정이 진정한 것임을 확인시키고 그 감정을 상품과 연계를 시도한다. <기대합니다-손녀> 편에는 스마트폰으로 손녀의 동영상을 보며 즐거워하는 노부부가 등장하여 보고 싶은 손녀의 얼굴을 마음껏 볼 수 있는 무선 인터넷 세상을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가까이 있지 않아도 스마트폰이 정이나 사랑으로 관계를 묶어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TV광고의 틀을 드러내지 않는 비매개성이 이용된다. 또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있을 법한 이야기의 내용으로 진정성과 투명성이 광고 전반에 나타나지만 광고 후반부의 ‘Always KT’라는 내레이션으로 하이퍼매개성은 피할 수 없게 된다.

    <가능성의 릴레이> 편에서는 창문 가득 나타나는 홀로그램 형태의 알람으로 잠을 깨고, 매일 아침 보는 거울에 건강상태가 나타나며, 병실에서도 교실 수업에 출석한 것 같은 가상현실 체험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모습들이 그려진다. 이는 미래의 일들이지만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표현되어 가상의 실재로 나타난다. 광고라는 미디어는 사라지고, 실제로 있음직하게 그려진 일들은 곧 다가올 미래라는 믿음을 불러일으킨다. 비매개성은 이러한 미래적 가상의 현실을 더욱 현실적으로 만드는데 일조한다. 더불어 이 광고에서는 가상의 실재가 가상의 미래로 확대된다. 미래에 있음직한 사실을 재매개하고, 재매개된 가상의 미래는 TV라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다시 소비자에게 기술에 대한 확신을 제공하며, 결국 기술에 대한 긍정적이고 희망찬 이미지를 생산한다.

    스님이 대나무 숲을 거닐며 LTE폰을 이용하는 장면이 연출되는 <스님> 편에서도 현실 속의 실제 인물인 혜민 스님을 통해 진정성을 획득한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산 속에서도 잘 되는 LTE폰’이 진정성을 획득한다기보다 ‘산속에서 LTE폰을 이용하는 혜민 스님’이라는 사실이 진정성을 획득하는 것이며, 이러한 진정성은 상품이나 서비스와 연결됨으로써 결국 소비자는 서비스의 우수 성에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가슴이 뛴다> 편과 같은 경우 자동차는 독일, 패션은 프랑스, 금융은 미국이라면 LTE는 대한민국이라는 메시지로 기술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하이퍼 매개된 광고로 보이지만, LTE만큼은 대한민국이 최고라는 자부심을 공감시키고자 한다는 측면에서 비매개성의 논리도 읽어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자부 심을 강조하여 소비자의 마음을 사거나 공감을 얻고 이를 통해 기술의 우수성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이며, 비매개성과 하이퍼매개성은 광고 전략의 측면에서도 쉽게 분리될 수 없음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이와 같이 이동통신 광고는 비매개성이 강한 광고와 하이퍼매개성이 강한 광고로 나눌 수 있으며(<그림 2> 참조), 이동통신 광고는 비교적 하이퍼매개성이 더 강한 광고가 많다. 담화분석의 언술표현방식을 살펴보면 <지음> 편, <스님> 편, <명품LTE> 편, <가능성의 릴레이> 편 그리고 <가슴이 뛴다> 편을 제외하면 모두 경성 소구를 사용하고 있다. 이동통신 서비스의 특장점이나 서비스의 우수함이나 장점을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판매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하이퍼매개 전략과 연결된다. 하지만 하이퍼매개 전략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을 뿐 비매개적 전략이 완전히 배제되어 있지 않다. 반대로 하나의 광고에서 비매개 전략은 하이퍼매개 전략으로 마감되곤 한다. 결국 한쪽 전략이 강하게 나타나는 정도의 차이일 뿐 결국 대부분의 광고는 비매개적이기도 하고 하이퍼매개적이기도 한 이중 전략이 사용되었다.

    (3) 이동통신 TV광고와 현실의 재매개

    보드리야르(1983)는 텔레비전이 실재의 부재(absence of the real)를 은폐하는 문화적 장치라고 주장한다. 텔레비전과 마찬가지로 TV광고는 세계,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실천을 모니터하고 개조하고, 그렇게 매개된 현실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그러나 광고의 속성상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재매개 논리에 따르면 광고에서 보이는 상황이나 행위는 현실세계의 반영이 아니라 현실세계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직한 삶과 실천이다. <스님> 편에서 스님은 대나무 숲을 거닐며 자유롭게 스마트폰을 즐긴다. 이 스님은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혜민 스님이다. 이 스님의 행보와 직업 등으로 형성된 자유로운 이미지는 광고의 내용을 실제 있음직한, 그럴법한 장면으로 고정 시킨다. 이 인물이 실제 세상 어디선가 스마트폰을 즐기고 있을 것이라 여기게 되며 여기에는 비매개적 논리가 작용한다. 그리고 이 매개된 현실은 소비 자에게 실제 현실과 유사한 기억의 일부가 된다.

    <속도 확인> 편에서는 구입 시 속도를 확인하는 상황을 그려내어 현실세 계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로 기정사실화함으로써 실제 구입 시 속도를 확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즉 TV광고가 매개한 현실은 소비자들에게 현실로 보이고 등장인물과 동일시한 소비자들은 상품을 구입하거나 구입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방식의 모방 행동을 통해 현실의 실천으로 재연한다. 이 가상의 실재는 결국 실제의 실재가 되는 순환적 재매개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TV가 재매 개한 현실이 실제 현실이 되는 것이다.

    TV의 현실의 재매개는 속도나 커버리지와 같은 기술적 속성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정, 사랑과 같은 감성적 속성에서도 나타난다. 스마트폰으로 정을 나누고 손녀의 모습을 오래도록 보고 싶어 하는 노부부를 통해(<기대합니다> 편) 광고는 스마트폰으로 손녀와 만나는 있음직한 현실을 재매개한다. 이 또한 있음직한 현실, 즉 스마트폰으로 보고 싶은 손녀를 만나는 따스한 정이 있는 일상적 실천과 그에 따라 감정을 재매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는 있음직한 재매개된 현실인 스마트폰을 통해 따스한 정을 나누는 세상을 현실 속에서 찾게 되거나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감정의 순환적 재매개가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현실의 재매개가 두드러지지 않는 광고는 도리어 현실과의 차이를 강조한다. 유머 소구를 사용하거나 비현실적인 모습이나 분위기를 이용하여 비현실성을 부각시켜 매개와 실재를 강제로 분리한다. 이러한 분리는 불가능하거나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의 눈에 걸리게 되고 광고가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명품 LTE> 편에서는 스마트폰을 판매하기 전에 5만 5천 번을 테스트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다소 과장되거나 우스꽝스럽게 그려냄으로써 비현실적인 영상코드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비현실성은 현실과의 분리를 폭로하고 광고 메시지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킨다.

    편에서도 자동차 안에서 함께 음악을 듣는 네 명의 남자 들이 등장하여 다소 비현실적인 모습과 행동으로 음악을 듣는다. 네 명이 군무라도 추 듯 동시에 고개로 박자를 맞추는 등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장면과 분위기로 인해 현실과의 차이를 경험하게 되고 광고에 주목하게 된다.

    영상표현방식의 분석결과를 같이 살펴볼 때, 현실의 재매개가 강조되지 않는 광고는 현실성보다는 비현실적으로 영상이 표현되는 경향이 있고, 현실을 재매개한 광고들은 보다 현실적으로 표현되는 점도 이를 반증한다(<그림 3> 참조).

       2) 이동통신 TV광고와 다양한 미디어 텍스트의 재매개

    이동통신 광고는 영화나 만화 등 다른 미디어 콘텐츠의 재매개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대중가요, 코미디 프로그램 또는 오락 프로그램을 재매개하기도 하고 다른 상품의 광고나 일반인의 비디오 영상을 재매개하기도 하는등 그 스펙트럼 또한 매우 넓었다.

    <성질급한 LTE> 편은 영화 ‘스타워즈’를 재매개하였다. 영화 속 주인공 다스베이더스를 등장시켜 소위 ‘아줌마’보다 더 빠르게 빈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으로 그리며 광고하는 상품의 빠른 속도를 강조한다. 영화에서의 진지하고 심각한 다스베이더스의 캐릭터는 소심하고 단순한 캐릭터로 표현되고, 배경은 우주선이 아닌 한국의 지하철로 그려진다. 이러한 재매개 과정의 심한 격차로 인해 영화 속 무거운 긴장감은 가볍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전환된다.

    한편 만화를 재매개한 <빠름 빠름 빠름> 편은 실제 사람의 손등에 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이동통신 기술인 데이터를 나누는 기능을 설명하였다. 구체적으로 이 광고는 두 가지 미디어를 매개하고 있는데, 단순한 펜라인으로 표현되었다는 점에서 지면만화를, 그림이 동작이나 움직임이 있는 점에서 동영상만화를 재매개하고 있다. 이동통신 속도의 원리를 만화의 이미지로 설명함으로써 기존 기술이 가지고 있는 어렵거나 복잡한 이미지가 아니라 만화가 지니고 있는 친숙하고 재미있는 이미지를 차용하여 상품과 연결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흔치 않게 일반인이 촬영한 비디오 영상을 재매개한 편은 ‘있음직한’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임을 증명하는 영상의 특성을 이용하여 진정성의 이미지를 취하고 있다. 갈매기가 날아와 먹이를 채어가는 내용의 영상으로, 다소 거친 화질의 영상을 그대로 이용하여 일반인의 비디오 화면임을 드러냄으로써 빠른 속도에 대한 일상생활 속 체험을 재매개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일반인의 비디오 영상임을 드러낸다는 것은 진정성의 확보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 광고의 핵심적인 원리는 진정성 확보에 있지 않다. 비디오 영상의 내용은 갈매기가 재빠르게 날아와 먹이를 채어가는 모습으로, 그 빠른 속도를 LTE 속도와 연결시키고 있다. 이것은 표면적인 연결일 뿐이다. 여기서 ‘갈매기처럼 빠른 속도’는 이야기의 외양이며, 앞서 확보된 진정성에 근거하는 ‘실제처럼 빠른 속도’가 이 재매개된 광고의 내양인 것이다.

    <유플러스가 진리> 편은 인기 TV 개그 프로그램의 한 코너를 재매개하였다. 뚱뚱한 캐릭터의 개그맨이 나와 개그 코너와 같은 맥락으로 ‘그래, 나 뚱뚱 하다! 그렇다고 데이터를 더 많이 주냐?’ 라며 볼 맨 소리를 한다. 이때 내레이션으로 ‘유플러스 LTE는 최대 2배 더 드립니다.’라고 하자 “그래? 그지!’ 라고 응수한다. 이러한 형태의 재매개는 하이퍼매개 논리가 매우 강하다. 시청자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웃음의 코드를 이 광고에서도 찾고자 하며 이를 발견하고 친숙함과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재개매된 광고는 기존 미디어의 모습을 뚜렷하게 제시하면 할수록 성공적이며 기존 미디어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을수록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우린 유플스타일> 편은 대중가요를 재매개한 경우이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개사하고 싸이가 노래를 부르며 브랜드를 말한다. ‘강남스타일’의 안무와 싸이의 표정이나 말투가 그대로 재매개되면서 흥겨움이나 즐거움의 이미지가 ‘서비스만족도 1위’를 차지한 유플러스의 우수성과 연결된다. 이 광고 또한 매우 하이퍼매개적으로 ‘싸이가 나온 광고의 브랜드’라는 실제 세계의 사회적 위치를 노린다.

    또한 흥미롭게도, <스님> 편은 다른 경쟁사의 과거 광고캠페인을 재매개 한다. 1999년 SK텔레콤이 ‘또다른 세상을 만날 때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라는 카피로 성공을 거둔 광고를 2010년 LG유플러스가 재매개한 것이다. SK텔레콤의 광고와 동일한 배경과 스님이라는 동일한 등장인물을 이용하였고, 카피도 동일한 어투로 내용만 변화를 주었다. ‘세상은 바뀌는 것이 진리. 새로운 세상에서는 가끔 즐기셔도 좋습니다.’라고 변화시켰다. 1999년은 이동전화가 확산되던 시기로, 그 당시의 ‘또 다른 세상’은 2G의 시대를 일컫는 것이고, 2010 년의 ‘새로운 세상’이란 4G LTE의 시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새로운 기술의 도입기라는 공통점을 연결고리로 재매개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바꾸는 것이 진리’라는 언술표현 방식은 단순히 기존 경쟁사광고의 이미지를 차용하는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를 뛰어넘는 것이라는 우위성을 강조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실험> 편에서는 다른 TV장르인 오락프로그램을 재매개한 형태가 발견된다. 이 오락프로그램은 생활 속의 작은 현상이나 사건들을 직접 실험을 통해 증명해보는 프로그램으로 성우의 독특한 말투가 상징적 코드로 알려져 있다. 광고에서는 바로 이 코드를 이용하여 ‘기본 음성통화에서는 귀뚜라미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신기합니다.’라고 TV프로그램 속 성우의 음성으로 표현함으로써 해당 프로그램의 공신력이나 오락성이 광고로 연결 되도록 한다. 또한 재매개된 광고는 그 틀 안에서 실제 실험을 통해 상품의 우수성을 시연해보임으로써 일상적 실천의 진정성을 확보한다. 이러한 미디어 텍스트의 재매개 유형을 정리하면 <그림 4>와 같다.

    6. 결론

    이 연구는 이동통신 TV광고에서 재매개 논리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으며 어떻게 미디어 텍스트를 재매개하고 있는지를 서사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광고를 하이퍼매개된 광고와 비매개된 광고로 구분할 때 하이퍼매개된 광고가 훨씬 많았지만 결국 하이퍼매개성이 강할 뿐 비매개성이 배제되어 있는 것은 아니며 비매개된 광고일지라도 브랜드명이나 로고로 마감되는 광고의 특성상 하이퍼매개 전략으로 전환된다. 특히 4G기술인 LTE서비스 광고는 하이퍼매개성이 전반적으로 매우 강하게 나타는데 스마트폰이 미디어라기 보다 일상용품으로 재현되고 있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또한 이동통신 TV광고는 다른 TV 장르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삶과 실천을 관찰하고 수정하며, 이렇게 매개된 현실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는 매개된 현실, 즉 가상의 현실을 받아들여 실제 현실로 생산되는 순환적 재매개 과정에 일조한다. 소비자는 가상의 현실을 모방하거나 광고 속 모델과 동일시하여 사회적 경험을 간접적으로 습득하고 광고 제품을 구매하거나 그와 비슷한 실천으로 가상의 현실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TV광고의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 이러한 순환의 과정은 다른 장르에 비해 보다 원활하게 진행된다.

    또한 현실을 재매개함에 있어서 기술적 속성 뿐 아니라 감성적 속성을 중심으로 하는 현실의 재매개도 일어난다. 인간의 정을 나누고 돈독한 커뮤니케이션 세상을 보여주는 이동통신 광고는 실제 있을법한 감정을 재매개하여 제공 한다. 소비자는 더욱 따뜻해지고 안정감 있는 감정을 공감하거나 동경하게 되고 그러한 감정을 제품과 전이하고 호감을 갖는다.

    한편 현실을 재매개하지 않는 비재매개 현상도 발견되는데, 이런 광고는 오히려 현실과의 차이를 극대화시키는 방식을 취한다. 투명한 비매개성을 상품으로 만드는 텔레비전의 관습에 익숙해 있는 시청자는 이렇게 구성된 장면을 낯설게 인식하게 되고 호기심을 갖게 됨으로써 메시지가 전달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또한 광고는 매우 다양한 장르의 미디어 텍스트를 재매개하며 텔레비전의 미디어성을 극대화한다. 영화, 만화와 같은 미디어나 오락프로그램과 코미디 프로그램의 다른 텔레비전 장르, 그리고 광고와 일반인이 제작한 비디오 영상과 다른 경쟁사 광고까지 매우 폭넓게 재매개한다. TV광고에서 다른 장르나 다른 미디어의 재매개가 이렇게 활발하게 이용되는 것은 20초 내외의 짧은 시간 안에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속성과 무관하지 않다. 기존의 문화적 의미나 관습, 이미지를 이용하면 의미나 이미지를 생산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쉽게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TV광고는 기존 광고나 영화, 만화든 원하는 목적과 유사한 문화적 의미를 지닌 미디어는 무엇이든 흡수하고, 개선하여, 재생산하는 잡식성향이 강하다. 또한 미디어 텍스트를 재개매하는 방식을 보면, 다른 미디어 텍스트의 일부 특징 극대화하거나 과감히 생략하여 기존 미디어 텍스트와의 차이를 인식시키거나 특징적 형식을 부각시켜 원래의 미디어 텍스트를 상기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결론적으로, 이동통신 TV광고는 비매개 전략과 하이퍼매개 전략을 이용하 고, 현실을 재매개함에 있어서도 재매개의 순환을 유도하거나 반대로 현실을 비매개하는 등 다양하고 다채로운 재매개 전략을 생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미디어 텍스트를 재개매하며 특징을 극대화하거나 생략하는 방식으로 기존 미디어 텍스트를 활용한다.

    이러한 결과 가운데 현실을 재매개하지 않는 비재매개 전략은 시청자에게 낯설게 인식되고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실무적 함의로도 이어진다.

    이 연구는 미시적 접근을 위해 분석대상을 2012년으로 제한하였다는 점이 한계로 제기될 수 있으나 광고의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보다 광고에 작용하고 있는 논리를 관찰한다는 연구의 목적을 위해 감수해야 할 부분으로 판단된다. 또한 분석 대상을 이동통신 분야로 제한하여 다른 카테고리의 상품 특성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함의를 포함하지 못했다. 다른 카테고리의 TV광고에 대한 논의는 차후 다양한 연구로 다루어지길 기대한다. 또한 TV광고의 재매개와는 역으로, TV광고를 재매개하는 다른 미디어 텍스트에 대한 연구나 뉴미디어 광고의 재매개 논리를 관찰하는 작업도 의미 있는 후속 연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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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 1>] 이동통신 TV광고에서의 비매개 전략 및 하이퍼매개 전략
    이동통신 TV광고에서의 비매개 전략 및 하이퍼매개 전략
  • [<표 2>] 1차 분석대상
    1차 분석대상
  • [<그림 1>] 서사분석의 구조
    서사분석의 구조
  • [<표 3>] 분석유목
    분석유목
  • [<표 4>] 이동통신 TV광고의 서사분석
    이동통신 TV광고의 서사분석
  • [<그림 2>] 이동통신 TV광고에 나타난 하이퍼매개, 비매개 논리
    이동통신 TV광고에 나타난 하이퍼매개, 비매개 논리
  • [<그림 3>] 이동통신 TV광고와 현실의 재매개
    이동통신 TV광고와 현실의 재매개
  • [<그림 4>] 이동통신 TV광고의 미디어텍스트의 재매개
    이동통신 TV광고의 미디어텍스트의 재매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