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공무원의 외상경험이 PTSD에 미치는 영향 : 분노표현 방식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Moderated Effects of Anger Expression on the Association between Police Officer's Traumatic Experience and PT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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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경찰공무원의 역기능적 분노표현방식이 외상사건의 경험과 PTSD 증상간에 조절효과를 가질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기지방 경찰공무원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배포하였고, 그 중 1,304부가 분석에 사용되었다. 가설 검증을 위해서는 구조방정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대상자들이 평균적으로 경험한 외상사건은 12개를 상회하였고 주관적 고통감은 보통 이하로 적은 편이었으나, 겪고 있는 증상들을 보면 3~4명중 1명 정도가 PTSD 진단이 고려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상사건을 추가로 1 단위 더 경험할수록 충격은 0.08만큼 증가하였으며, 외상사건의 충격을 통해서 PTSD의 수준은 0.68만큼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외상사건으로 부터 경험하는 주관적 충격과 PTSD 증상간의 관계는 역기능적 방식인 분노억제를 통해서만이 조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추후 경찰공무원의 PTSD 예방프로그램에 분노관리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에 대해 논의하였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relation of traumatic events an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PTSD), and moderating effect of anger expression for police officers. Questionnaire survey was conducted for 1600 police officer at provincial Gyeonggi. To evaluate the hypothetical model,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was used. Findings in the current study showed that one unit increase in traumatic event was related to 0.68 unit increase in traumatic impact. Additionally, if police officers experienced one more traumatic event they experienced 0.42 times more PTSD symptoms through traumatic impact. Finally, the effects of the number of experienced traumatic events on its impact was moderated by anger expression. The results implied that police officer's PTSD level was high and an intervention is necessary to reduce the level. The anger expression should be considered in designing prevention programs. Finally, implication and limitation of this study are discussed.

  • KEYWORD

    경찰공무원 ,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 분노표현 , 매개효과 , 구조방정식

  • Ⅰ. 서 론

    전 세계적으로 각종 사건·사고들이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피해자와 주변인들이 경험할 수 있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이하 PTSD)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차 확산되어 가고 있다.1) 일반적으로 외상사건(traumatic event)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PTSD 발병의 주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음을 고려하면,2) 외상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와 그 주변인들뿐만 아니라 사건·사고의 현장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경찰공무원 또한 이러한 사건으로 인해 고통받을 가능성이 크다.

    2012년 경찰공무원의 순직·공상자 통계를 보면 범인으로부터의 피격, 교통질서단속, 시위진압 등의 과정에서 사망한 경우가 15명, 부상을 당한 경우는 1,94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3) 같은 해 소방공무원의 순직 공상자가 292명4) 인 것과 비교하면 경찰공무원이 맡고 있는 업무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지 않으며, 경찰공무원이 직면하는 외상사건에 대한 노출도 높은 수준임을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이, 미국정신의학협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APA)는 1994년에 발간한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5) -Ⅳ(DSM-Ⅳ)에서 외상사건에 대해 “죽음에 이를 정도의 심각한 상해를 입히거나 또는 개인의 신체적 혹은 심리적 안녕을 위협하는 사건에 대한 개인의 직접적인 경험; 타인의 죽음, 상해, 신체 건강을 위협하는 사건의 목격; 가족이나 친지의 예기치 못한 죽음이나 심각한 상해 및 이들이 경험한 죽음이나 상해에의 위협을 알게 되는 경우”로 정의하였다. 그러나 2013년 DSM-Ⅴ6) 에 이르러 “외상사건의 혐오적인 세부사항에 반복적으로 또는 극단적으로 노출되는 경험”을 추가하며, 그 예로 유해를 수습하는 구조자, 아동학대의 세부적인 내용을 반복적으로 접하게 되는 경찰관을 들었다. 이는 경찰공무원이 업무상 외상사건의 피해자들을 반복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것 또한 그 개인에게 또 다른 유형의 외상사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외상사건을 경험한 개인이 보이는 주된 증상은 1)외상사건의 재경험, 2)외상을 상기시키는 것에 대한 지속적인 회피와 감정적 무감각, 3)자율신경계의 과잉 각성상태이다. 그러나 외상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와 같은 일차 증상들뿐만 아니라 이차 증상으로도 고통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구체적으로는 긴장감, 공포감, 갑작스런 두려움 등의 불안 증상과 우울한 기분, 심한 절망감, 무기력 및 자기 비하감을 겪기도 하며,7) PTSD로 진단을 받은 개인들은 그렇지 않은 일반인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폭력적인 돌출행동, 정서조절의 실패 등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8)

    다시 말하면, 외상사건의 경험은 정서적 각성 또는 마비를 효과적으로 조절하지 못하게 만들며, 분노를 과도하게 억제하거나 표출하게끔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장기적인 적응문제나 대인관계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치안 및 민원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경찰공무원이 외상사건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되고 분노표현의 과도한 억제나 표출이 증가 될 경우, 직무 수행 중 인식한 위협에 과잉 반응을 보이거나 명백한 위험 상황에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9) 이는 개인에게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외상사건 경험과 분노표현방식 간에 관련이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국내 경찰공무원의 외상사건 경험 실태와 PTSD 수준, 분노표현방식간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는 PTSD와 분노 표현방식의 관련성을 밝히는 시도로써 의의가 있을 것이며, 추후 국내 경찰공무원의 PTSD 예방프로그램의 기초자료로도 활용 될 수 있을 것이다.

    1)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Mental Health and Mass violence Evidence -Based Early Psychological intervention for Victims/Survivors of Mass Violence, NIH Publication, 2002, p.5.  2)Julian D. Ford/김정휘 외 역, 진단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시그마프레스, 2012, 86쪽.  3)사이버경찰청, “순직 및 공상자 현황”, http://www.police.go.kr/portal/main/contents.do?menuNo=200188 (2014. 3. 24 최종 검색).  4)소방방재청, “순직 및 공상자 현황”, http://www.nema.go.kr/nema_cms_iba/show_nema/board/board9s/ list.jsp?c_relation=39&check_the_num=142&check_the_code=5&check _up_num=165 (2014. 3. 24. 최종 검색).  5)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4th ed.),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1994, p.558.  6)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5th ed.),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p.271.  7)Julian D. Ford/ 김정휘 외 역, 앞의 글, 51쪽.  8)Clair M. E., “The relationship between critical incidents, hostility and PTSD symptoms in police officers”, Doctoral dissertation(Dissertation Abstracts International), Drexel University, 2006, p.3443.  9)Meffert S. 외, "A Prospective study of trait anger and PTSD symtoms in police", Journal of Traumatic Stress, Vol.21, No.4(2008), p.414.

    Ⅱ. 이론적 배경

    경찰공무원은 업무특성상 경범죄의 단속에서 범인검거, 살인사건 현장 감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직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직무위험성이 크고 외상사건들을 반복적으로 경험할 확률이 높은 편이다. 이로 인해 국외에서는 경찰공무원이 경험하는 업무수행의 물리적 위험성을 인지하고, 이들이 경험 할 수 있는 신체적, 심리적 피해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국내에서는 직무스트레스의 일환으로 경찰공무원의 업무 특성의 위험성이 제기되면서 PTSD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경찰공무원이 경험하는 폭력피해 및 PTSD 수준이 높고, 그에 따르는 이차적 증상으로써 심리적 소진과 우울감, 이직의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 언급되었다.

    PTSD의 결과를 살펴본 연구들과 함께, 일련의 연구들은 PTSD와 분노(anger)간의 관련성에 대해 검증하였다. PTSD로 인한 이차적 증상으로서 분노를 언급한 초기의 연구들은 주로 베트남 참전 퇴역군인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특히 Walker10) 는 베트남 참전 군인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제대 후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29,000여명이주 및 연방교도소에 감금되어 있고, 37,500여명이 가석방 상태, 25,000여명이 보호관찰, 87,000여명이 재판 대기 중에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에서 보다 주목할 점은 이들 중 대부분이 청소년기에 범죄 전력이 없었고, 약 70% 정도가 명예제대를 했다는 점이다. 즉, Walker는 참전 군인들이 경험한 전쟁이라는 외상사건이 분노의 표출(anger-out)과 반사회적(anti-social) 행동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았다. 이에 덧붙여서, Meffert 외11) 가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경찰 18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분노와 PTSD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보다 구체적으로, 특질분노(trait anger)가 PTSD 증상 발현의 고위험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에 덧붙여서, 특질분노의 수준을 통제한 이후에도 PTSD 증상은 상태 분노(state anger)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의 정서관련 연구에서는 분노를 경험하는 것과 분노를 표현 하는 것을 구분하기 시작하였다.12) 이러한 선행연구의 결과에 비추어서, 최근의 연구들은 개인이 느끼는 분노 자체보다는 각 개인이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우울 및 자살, 심혈관 및 소화기 질환, 인간관계 악화 등과 같은 정신 신체 사회적 결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13) 이렇게 분노와 관련된 연구들이 분노표현에 보다 많은 관심을 두는 것은 분노 자체는 인간의 기본적인 정서일 뿐이며, 분노에 대해 사람 들이 갖는 부정적 인식은 분노를 경험하는 것 자체보다는 화가 났을 때 이를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기 때문이다.14)

    Spielberger15) 에 따르면 분노표현은 ‘분노억제(anger in)’, ‘분노표출(anger out)’, ‘분노조절(anger control)’로 구분된다. ‘분노조절’은 분노상황에서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분노를 언어로 적절히 표현하는 것으로 기능적이고 효율적인 분노표현방식으로 본다. 분노를 적절히 표현할 경우 상대편에 해를 입히거나 손상을 주지 않고도 분노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 불균형 상태로부터 다시 평안을 회복할 수 있게 한다.16) 이에 반면에 ‘분노억제’와 ‘분노표출’은 역기능적이고 비효율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과도한 분노억제는 심혈관계, 소화기계통 질환과 연관성이 높고, 우울과 자살의 위험성이 높아진다.17) 또한, 과도한 분노표출은 알코올 관련문제, 심혈관계 질환과 연관성이 높으며,18) 대인관계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19)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Walker의 연구와 더불어 분노표현방식이 개인에게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경찰공무원이 외상사건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되고 역기능적인 분노 표현이 증가 될 경우, 직무 수행 중 인식한 위협에 과잉 반응을 보이거나 명백한 위험 상황에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20) 이와 더불어 장기 결근, 약물 남용, 스트레스 관련 질병, 문제행동 등과 같은 PTSD에 동반되는 이차적 증상으로 인해 결국 경찰 직무를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하고 조기 퇴직을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21) 한편으로는, 외현화된 행동(externalizing behavior)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은 외상사건에 노출되는 빈도가 잠재적으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22) 외상사건 경험과 분노표출이 서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추론된다.

    그러나 경찰공무원의 PTSD를 주요한 하나의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예방과 치료에 관심을 두고 있는 국외와는 달리,23)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경찰공무원의 폭력피해나 심각한 부상자나 사체를 목격하는 것과 같은 직간접적 외상사건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통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감내 해야 하는 문제로 여기며 사소하게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24) 하지만 누적되는 외상 스트레스로 인해 경찰공무원의 분노가 역기능적으로 표현될 경우, 경찰공무원 개인의 심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치안서비스를 받는 시민의 입장에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경찰공무원의 외상사건 경험이 역기능적 분노표현방식과 상관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역기능적 분노표현방식이 외상사건 경험과 PTSD 증상 간에 조절효과를 가질 수 있을지 살펴보고자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에서 경험적으로 검증하고자 하는 연구가설은 아래와 같다(그림 1 참조).

    연구가설 1. 경찰공무원이 경험하게 되는 외상사건이 증가할수록 경찰공무원이 지각하는 외상사건의 충격은 증가할 것이다.

    연구가설 2. 경찰공무원이 지각하는 외상사건의 충격이 클수록, 경찰 공무원들의 경험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연구가설 3. 경찰공무원이 경험하는 외상사건의 개수가 지각된 외상사건의 충격에 미치는 효과는 분노표현에 의해서 조절된다.

    연구가설 4. 경찰공무원이 지각한 외상사건의 충격이 PTSD에 미치는 효과는 분노표현에 의해서 조절된다.

    10)Walker J. I., “Vietnam combat Veterans with legal difficulties. A psychiatric problem?",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Vol.138, No.10(1981), p.1384-1385.  11)Meffert S. 외, 앞의 글, p.410.  12)박상혁 외, “분노표현양식에 따른 하위집단 간 대인관계 문제 및 행동의 차이”, 한국심리학회지: 사회 및 성격, 제25권 3호, 한국심리학회, 2011, 77쪽.  13)Anderson-Malico R, “Anger Management Using Cognitive Group Therapy”, Perspective in Psychiatric Care, Vol.30, No.3, 1994, p.17.  14)Kalat J. W. Shiota M. N./민경환 외 역, 정서심리학, 시그마프레스, 2007, 183쪽.  15)Spielberger C. D. 외, The experience, expression and control of anger. In M. P. Janisse(Ed.), Individual differences, stress and health psychology, Hemisphier, 1988, p.203.  16)전현숙·손정락, “역기능적 분노표현 및 비합리적 신념과 마음챙김의 관계, 한국심리학회지: 일반, 제30권 2호, 한국심리학회, 2011, 377쪽.  17)이경순 김교헌, “분노억제경향과 문제해결이 분노 정서 경험과 혈압에 미치는 효과”, 한국심리학회지: 건강, 제5권 1호, 한국심리학회, 2000, 61쪽.  18)김교헌 전겸구, “분노, 적대감 및 스트레스가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 한국심리학회지: 건강, 제2권 1호, 한국심리학회, 1997, 80쪽.  19)박상혁 외, 앞의 글, 87쪽.  20)Meffert S. 외, 앞의 글, p.410.  21)McNally J. Solomon M., “The FBI's critical incident stress management program", FBI Law Enforcement Bulletin. Vol.68, No.2(1999), p.20.  22)Julian D. Ford/김정휘 외 역, 앞의 글, 152쪽.  23)Patterson G., “Examining the effects of coping and social support on work and life stress among police officers", Journal of Criminal Justice, Vol.31, No.3(2003), p.215.  24)박성수, “경찰공무원의 스트레스가 이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박사학위논문, 동국대학교, 2002, 4쪽.

    Ⅲ. 방 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의 대상자는 경기도내 경찰서 41개소의 과학수사계, 강력계, 수사계, 교통사고조사계, 내근직 소속 근무자들과 순찰지구대 48개소, 파출소 254개소에서 근무하는 경찰공무원이다. 현직 경찰공무원의 협조를 받아 설문지 총 1,500부를 2011년 1~2월 중에 배포하고 우편으로 수거 하였으며, 그 중 성의 없이 작성된 196부를 제외한 1,304부가 분석에 사용되었다.

       2. 측정 도구

    1) 외상사건 경험 척도

    경찰공무원이 경험할 수 있는 외상사건의 개수와 그에 따른 충격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Thomas-Riddle의 직무 사건 목록(List of Work Events) 을 기본으로 하되, 신성원이 한국 경찰실정에 맞게 번안하여 이옥정25) 이한 문항 수정한 것을 사용했다. 내용은 경찰공무원이 직무 수행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흉기에 의한 부상 피해나 고속의 차량 추격전 등이 포함된 직접 외상사건 9문항과 변사체, 학대아동, 심한 부상자 등을 목격하는 등의 간접 외상사건 1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사건들 중 조사대상자가 지금까지 근무하면서 경험했다고 표시한 외상사건들의 개수를 합하여 외상사건 개수를 측정했고, 23개의 외상사건에 대해 당시에 개인이 지각했던 스트레스 정도를 5점 리커트 척도로 ‘전혀 없었다’(1), ‘별로 없었다’(2), ‘보통’(3), ‘심 했다’(4), ‘매우 심했다’(5)로 측정했다.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Cronbach’s α)는 .90인 것으로 나타났다.

    2) 사건충격척도 수정판

    외상사건에 따른 경찰공무원의 주관적인 충격에 더불어, 수면문제나 감정표현의 불능, 또는 신체적 민감성 등 실제로 나타나는 PTSD 관련 증상들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어판 사건충격척도 수정판(IES-R-K)을 사용하였다. 사건충격척도(Impact of Event Scale - Revised : IES-R)는 1979년 Horowitz가 개발한 외상 관련 증상을 자기보고식으로 작성하는 척도로 1997년 Weiss와 Marmar에 의해 IES의 수정판인 IES-R이 개발 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 은헌정 외26) 가 IES-R을 번안하고 수정하여 한국어판 사건충격척도 수정판(IES-R-K)을 개발했다. IES-R-K는 총 22 개의 문항으로, 과각성(6문항), 회피(8문항), 침습(8문항)으로 구성되며, 각각의 문항들은 DSM-IV에서 제시된 PTSD의 증상으로 구성된다. 경험한 외상사건에 대해서 조사대상자가 경험한 증상을 4점 리커트 척도로, ‘전혀 없다’(1), ‘드물게 있다’(2), ‘가끔 있다’(3), ‘자주 있다’(4)까지 기입하게 되어있고, 전체 문항의 합산 점수가 높을수록 외상후 스트레스의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래 척도는 5점 리커트로 제작되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4점 리커트를 사용하였고, 또 지난 일주일간 경험한 증상에 대해서 기입하도록 되어있으나 DSM-IV에서 제시한 PTSD 진단 기준에 의하면 증상의 지속기간을 1개월 이상일 때로 제한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도 최근 1개월간 경험한 증상에 대해서 기입하도록 하였다. 은헌정 외의 연구에 따르면, ISE-R은 PTSD 진단에 유용하게 쓰이는 CAPS 및 MMPI-PTSD 척도와 높은 공존타당도를, PTSD와 관련된 준거변인인 우울과 불안을 측정하는 BDI, STAI와 높은 준거 타당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신뢰도(Cronbach's α)와 하위문항은 <표 1>에 제시되어 있다.

    3) 분노표현 방식

    분노표현 방식을 측정하기 위하여 Spielberger 외가 개발한 분노표현 척도(Anger Expression Scale)를 한덕웅 외27) 가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화가 나거나 분노를 느낄 때 얼마나 자주 이렇게 행동하는지를 측정하며, 이에 따라 ‘분노억제’(anger-in), ‘분노표출’(anger-out), ‘분노 조절’(anger-control)의 3개의 하위 범주로 나누어지게 된다. 각각 8문항씩 총 24문항으로,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 ‘가끔 그렇다(2)’, ‘자주 그렇다(3)’, ‘항상 그렇다(4)’의 4점 척도로 구성 되어 있으며 점수 분포는 최소 8점에서 32점까지 이루어진다. 각 척도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수록 그 영역의 성향이 강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내적 일관성 신뢰도를 낮추는 문항들을 제거하였다. 결과 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분노억제를 측정하기 위해서 ‘상황을 피하거나, 말하지 않고 속으로 앙심을 품거나, 남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화가나있다.’ 등의 5문항이 사용되었다. 분노표현의 측정에는 ‘욕을 하거나, 화난 표정을 짓는다.’ 등의 4문항이 사용되었고, 분노조절은 ‘냉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거나, 나의 행동을 자제한다.’ 등의 6문항이 사용되었다. 각 하위영역의 내적일관성 신되도 계수는 <표 2>에 보고되었다.

       3. 절차와 해석 방법

    본 연구에서는 경찰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외상사건의 개수 및 충격, 그리고 PTSD 간의 관계를 검증하기 위해 구조방정식모형(structural equation modeling)을 활용하였다. 이에 덧붙여서, 분노표현이 세 변수간에 가지는 구조모형에 미치는 조절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 분노표현과 외상사건의 개수의 상호작용항, 분노표현과 외상사건의 충격의 상호작용항이 모형에 포함되고 추가된 상호작용항의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주요 변수들 간의 구조적인 관련성을 검증하기에 앞서, 기술통계와 변인들 간의 상관계수를 추정하기 위해 SPSS 19.0을 사용하였다.

    외상사건 충격 척도, 분노표현 척도, PTSD 척도들의 문항수가 많기 때문에, 각 척도의 하위 요인당 측정문항의 수가 많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요인당 측정문항의 수가 6개보다 크면, Heywood 문제가 발생하거나 문항의 고유요인들 간의 상관을 허용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28)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문항들의 평균점수를 측정변수로 사용하는 문항꾸러미(parceling) 방법을 사용하였다. 또한 Anderson과 Gerbing29) 의 제안에 따라서 연구모형의 적합도 검증은 2단계에 걸쳐서 진행하였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측정변수와 요인 간의 관계성을 검증 하는 측정모형의 합치도 검증을 먼저 시행하였다. 측정모형의 합치도 지수가 적정한 수준에 도달한 이후에는 요인들 간의 관련성을 모형화한 구조모형의 합치도를 평가하였다.

    구조방정식모형의 계수들을 추정하기 위해 Mplus 6.11을 사용하였다. 구조방정식 모형의 모수들 추정은 설문자료의 수집과정에서 발생한 결측치 (missing values)를 처리하기 위해 완전정보 최대우도법(Full Information Maximum Likelihood: FIML) 모수추정방식을 활용하였다. 전통적인 결측치 처리 방식인 likewise나 pairwise는 단 하나의 시점에서라도 결측치가 있으면 분석에서 제외됨으로써 정보의 손실이 발생한다. 특수한 경우 (결측치가 완전 무선적으로 발생한 것, missing at completely random) 를 제외하고는 모수 추정에 오차가 발생하고, 표준오차가 과대 추정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전통적인 결측치 처리방식에 대안으로서 정확한 추정치 산출을 위해 FIML 방법을 사용하였다. 특히, 결측치들이 무선적으로 발생하는 것(missing at random)을 가정하는 범위에서 FIML 은 다른 결측치 처리방법에 비해 가장 작은 오차를 산출하며, 안정적인 추정을 한다는 것과 결측률이 높아지더라도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추정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0)

    연구모형을 평가하기 위해 통계적 합치도지수인 χ² 검증과 실용적 합치도지수인 CFI(Comparative Fit Index), TLI(Tucker-Lewis Index), 그리고 RMSEA(Root Mean Square of Error Approximation)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χ² 값은 상대적으로 표본크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합치도 지수들의 평가 이외에 모형들의 설명력과 간명성도 평가에서 고려하였다. CFI, TLI .95이상이고, RMSEA가 .06이하이면 모형이 적합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31)

    외상사건 개수, 외상사건 충격, PTSD 간의 관계에서 분노표현(즉, 분노억제, 분노표출, 분노조절)이 가지는 조절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 2단계 접근법이 사용되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첫째, 외상사건 개수 및 외상 사건 충격과 분노표현의 상호작용항들이 포함하지 않은 모형(모형 1)의 모수를 추정하고, 모형의 합치도지수(예, 정보지수; Akaike Information Criterion & Bayesian Information Criterion)를 계산하였다. 둘째, 외상사건 개수 및 외상사건 충격과 분노표현의 상호작용항 들이 포함한 모형 (모형 2)의 모수를 추정하고 합치도지수를 계산하였다. 셋째, 두 모형의 합치도지수를 비교하여 상호작용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25)이옥정 지영환, “경찰의 직무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 적용을 위한 외근 경찰관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 분석”, 한국경찰학회보, 제12권 4호, 한국경찰학회, 2010, 182쪽.  26)은헌정 외, “한국판 사건충격척도 수정판의 신뢰도 및 타당도 연구”, 대한신경정신의학회지, 제44권 3호, 대한신경정신의학회, 2005, 303-304쪽.  27)한덕웅 외, “한국판 상태-특성 분노 표현 척도(STAXI-K): 대학생 집단”, 한국심리학회지: 건강, 제3권, 한국심리학회, 1998, 18쪽.  28)Bandalos D. L., “Is parceling really necessary? A comparison of results from item parceling and categorical variable methodology”,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Vol.15, No.2, 2008, p.215.  29)Anderson J. C.,·Gerbing D. W.,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in practice: A review and recommended two-step approach”, Psychological bulletin, Vol.103, No.3, 1988, p.411.  30)Arbuckle, AMOS manuel, SPSS Inc., 1997, p.201.  31)Hu L. T.·Bentler P. M., “Fit indices in covariance structure modeling: Sensitivity to underparameterized model misspecification”, Psychological methods, Vol.3, No.4, 1998, p.424.

    Ⅳ. 결 과

       1. 연구대상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총 1304명의 데이터가 최종 분석에 사용되었다. 이들은 남자가 1155명 (87.3%), 여자가 124명(9.4%)으로 대부분이 남자인 것으로 나타났고, 연령은 30대가 37.7%로 가장 많았으며, 평균 나이는 37.6(SD=8.82)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상태는 기혼(67.1%)이 미혼(30.6%)보다 많았고, 계급은 순경 32.8%, 경장 23.1%, 경사 22.7%, 경위 15.8%, 경감이 2.8% 인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부서로는 지구대 및 파출소가 54.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내근직이 16.3%, 강력계·수사계가 11.0%, 과학수사계 10.4%, 교통사고조사계가 3.7% 순으로 나타났다. 총 근무기간은 평균 11.25(SD=9.18)년으로 39%가 5년 이하였다. 이들은 47.4%가 대체로 건강하다고 응답했으며, 93.6%가 보통 이상의 건강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자세한 사항은 <표 3>에 제시하였다.

       2. 변수의 기술통계 및 상관관계

    경찰공무원의 PTSD와 PTSD수준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들에 대한 기술통계 값을 <표 4>에 제시하였다. 경찰공무원들은 PTSD와 관련된 증상을 드물게는 경험하고 있다(평균=1.79, 표준편차=0.70). 그 중 비교적 정상 수준에 해당되는 집단이 55.4%(722명), 잠재적 PTSD 위험군에 해당되는 집단이 15.9%(207명), PTSD 고위험군이 28.8%(37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의 PTSD 평생 유병률이 대략 1~14% 정도로 알려져 있음을 고려하면, 이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에 해당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32) . 경찰공무원들이 평균적으로 경험하는 외상사건의 개수는 12.01개 이었다. 이는 외상사건으로 주어진 23개의 사건 중에서 절반이 상은 경험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덧붙여서, 경험하는 외상사건의 평균 개수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큰 표준편차(SD=6.29)는 경찰공무원들이 근무 중에 경험하게 되는 외상사건의 개수가 근속기간 혹은 근무부서에 따라서 상당한 수준으로 다를 수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이에 반해서, 경찰공무원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외상사건으로부터 지각하는 충격의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평균=2.25, 표준편차=0.84). 분노표현과 관련된 3개의 하위요인의 평균점수는 높지 않았다. 보다 구체적으로 분노억제와 분노조절 관련해서는 ‘가끔 그렇다(2점)’ 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이었으나, 분노표출 관련해서는 ‘가끔 그렇다(2점)’ 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라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변수들 간의 상관계수는 <표 5>에 보고되었다. 분노표현의 3개의 하위요인과 외상사건 충격 및 개수 간의 관계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에 반해서, PTSD 증상과 외상사건 개수 및 충격 간에는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외상사건의 개수 및 충격이 증가할수록 경찰공무원들의 PTSD 증상이 심해졌다. 하지만 외상사건의 개수와 지각된 충격간의 상관은 완벽하지 않았다. 즉, 경찰공무원들이 경험하는 외상사건의 개수의 증가가 반드시 이들의 주관적인 충격 수준의 증가를 불러오지는 않는다.

       3. 매개효과 검증 결과

    분노표현 방식이 매개효과를 조절하는지를 검증하기에 앞서, 외상사건 개수와 PTSD증상 간의 관계에 경찰공무원이 지각한 충격이 미치는 매개 효과를 검증하였다(<그림 2> 참조). 지각된 외상사건의 충격이 외상사건의 개수와 PTSD증상 간의 관계를 부분 매개하는 모형은 자료의 공분산 구조를 설명하는데 적합하였다, χ² (df) = 143.32(18), p < .01, CFI=986, TLI=.978, RMSEA=.072.

    부분매개모형에서는 외상사건 개수는 지각된 외상사건 충격에 정적으로 관련되었다. 동시에, 지각된 외상사건 충격은 PTSD 증상에 정적으로 관련되었다. 결과적으로 외상사건 개수가 지각된 외상사건 충격을 통해서 PTSD에 미치는 정적인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est. = 0.053, 95% bootstrapping 신뢰구간=[0.045, 0.063]. 즉, 경찰공무원이 경험하는 외상사건의 개수는 직·간접적으로 경찰공무원들이 겪고 있는 PTSD의 수준에 영향을 미쳤다.

       4. 조절된 매개효과 검증 결과

    경찰공무원이 경험한 외상사건의 개수가 PTSD 증상에 미치는 효과를 그들이 지각한 외상사건의 충격이 부분 매개하는(partially mediated) 모형에서 분노표현 방식의 조절효과를 검증하였다. 분노표현 방식과 경험한 외상사건의 개수와의 상호작용항과 분노표현 방식과 지각된 외상사건의 충격과의 상호작용항이 포함된 모형과 포함되지 않은 모형의 합치 도를 비교하였다. 모형의 합치도 비교 과정에서, 상호작용항이 포함된 모형에서는 통계적 합치도 지수(즉, 카이제곱)과 실제적 합치도 지수 (즉, CFI, TLI, RMSEA) 값들이 추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정보지수 (AIC와 BIC)를 활용하여 모형의 합치도를 비교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보다 작은 수의 정보지수를 가진 모형이 상대적으로 자료를 잘 설명 한다.

    1) 분노억제

    분노억제와 경험한 외상사건의 개수 간의 상호작용항과 분노억제와 경험한 외상사건의 충격 간의 상호작용항을 포함한 매개효과 모형의 합치도를 <표 6>에 보고하였다. 분노억제의 조절효과를 포함한 모형이 그렇지 않은 모형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선호되었다(<그림 3> 참조).

    외상사건 개수가 PTSD에 가지는 효과는 외상사건의 충격을 통해서 완전매개(completely mediated)된다. 보다 구체적으로, 외상사건 개수는 외상사건의 충격에 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b=0.08, SE=0.01, p<.001. 즉, 경찰공무원이 외상사건을 추가로 1개 더 경험할수록, 외상사건으로 부터 지각하는 충격 수준은 0.08만큼 증가하였다. 지각된 외상사건의 충격은 경찰공무원의 PTSD의 수준에 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b=0.469 SE=0.05, p<.001. 즉, 외상사건의 충격이 1단위 증가하면, PTSD의 수준은 0.68 단위만큼 증가하였다. 이에 덧붙여서, 외상사건의 개수가 PTSD 에 가지는 간접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est.=0.05, 95% 신뢰구간 =[0.04, 0.06]. 따라서 경찰공무원이 경험하는 외상사건의 개수가 1개 증가하면, 지각된 외상사건의 충격을 통해서 PTSD 증상의 수준을 0.05 만큼 증가시킨다.

    보다 흥미로운 결과는 지각된 외상사건의 충격 수준이 PTSD 증상의 수준에 미치는 효과가 경찰공무원의 분노억제 수준에 의해서 조절되었다, b=.14, SE=.05, p<.01. 즉, 분노억제 수준이 높을수록 지각된 외상사건의 충격수준이 PTSD 수준에 미치는 효과는 증가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분노억제 수준이 낮은 경찰공무원들은 그렇지 않은 경찰공무원들에 비해서 지각된 외상사건의 충격수준이 PTSD 수준에 미치는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앞서 언급했듯이 분노억제는 화가 나 있지만 이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표현방식으로, 자신의 분노를 자기 내부로 돌리거나 억압하는 것을 말한다. 분노억제 방식을 가진 개인은 부정적 정서를 자주 내면화하는 바, 이로 인해 억압되어 해소되지 못한 심리내적 긴장감이 정서를 표출하는 사람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분노억제가 관계적·신체적·생리적 부적응을 야기한다는 선행연구 결과와도 맥락을 같이한다.33) 따라서 똑같은 외상사건을 경험하더라도 분노표현을 억제하는 경찰공무원은 PTSD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

    2) 분노표출

    분노표출와 경험한 외상사건의 개수 간의 상호작용항과 분노표출와 경험한 외상사건의 충격 간의 상호작용항을 포함한 매개효과 모형의 합치도를 <표 6>에 보고하였다. 분노표출의 조절효과를 포함한 모형이 그렇지 않은 모형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선호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분노표출 수준은 지각된 외상사건의 충격이 경험한 외상사건의 개수와 PTSD 증상간의 가지는 매개효과를 조절하지 않았다.

    3) 분노조절

    분노조절과 경험한 외상사건의 개수 간의 상호작용항과 분노조절과 경험한 외상사건의 충격 간의 상호작용항을 포함한 매개효과 모형의 합치도를 <표 6>에 보고하였다. 분노조절의 조절효과를 포함한 모형이 그렇지 않은 모형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선호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분노조절 수준은 지각된 외상사건의 충격이 경험한 외상사건의 개수와 PTSD 증상간의 가지는 매개효과를 조절하지 않았다.

    32)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앞의 글(각주5), p. 556.  33)박상혁 외, 앞의 글, 87쪽.

    Ⅴ. 논 의

    본 연구에서는 국내 경찰공무원이 일상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중에 외상사건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들이 경험한 외상사건의 개수와 그에 따른 충격, PTSD 증상 수준, 그리고 분노표현방식 간의 관계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경찰공무원이 직무 수행을 하면서 경험한 외상 사건은 평균 12.01(SD=6.2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상자의 절반 이상이 근무 중 타인에게 강한 물리력을 행사하거나, 고속의 차량 추격전을 경험했고, 동료가 부상을 당하거나, 사체 및 폭행당하거나 강간당한 사람, 학대 받은 아동을 목격했으며, 자연 재해에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23개의 사건 목록 중 이들이 경험한 외상사건이 평균적으로 12개를 상회하는 것에 비해, 사건으로 인한 충격 정도는 보통 이하로 상대 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주관적 고통감과는 달리 사건으로 인해 겪고 있는 증상들을 보면, 3~4명 중 1명 정도가 PTSD가 심각하게 고려되는 수준이다.

    또한, 경험한 외상사건의 수가 증가할수록 충격이 누적되어 PTSD 증상이 심해진다는 기존 연구결과와 유사하게, 본 연구에서도 외상사건을 추가로 1 단위 더 경험할수록 외상사건의 충격은 0.08만큼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험하는 외상사건의 개수가 1개 증가하면, 외상사건의 충격을 통해서 PTSD의 수준이 0.68만큼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덧붙여서, 외상사건으로부터 경험하는 주관적 충격과 PTSD 증상간의 관계는 역기능적 분노표현 방식인 분노억제를 통해 조절되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똑같은 외상사건을 경험하더라도 분노를 과도하게 억제하고 표현하지 않는 개인일수록 외상사건으로 의한 충격이 PTSD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분노억제 경향이 높을수록 우울, 소화기 문제, 알코올 문제 등 신체적·정신적 질병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선행연구 결과들에서 한 단계 더 확장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분노억제 경향이 강한 개인은 화가 나더라도 이를 드러내지 않고 분노를 자기 내부로 돌리거나, 분노를 유발한 사건을 회피하거나 또는 분노 자체의 감정을 부정하곤 한다. 또, 이들은 분노를 잘 조절하는 사람에 비해 더 쉽게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경향이 있으며34) , 정서적으로는 억압된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여 심리적 환기를 시도하는 것에 어려움을 보인다. 따라서 분노억제 경향이 강한 개인이 외상 사건을 경험하고 충격을 받았을 경우, 평소 내부에 침체되어 있던 부정적인 예기사고와 감정들이 활성화되기 쉽다. 이로 인해, 분노를 잘조절하거나 과도하게 표출하는 사람에 비해 더 자주 외상사건을 재경험 하고, 수면문제를 보이며, 과각성 상태가 지속되는 등 PTSD 증상을 심하게 나타내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위와 같은 결과들은 경찰공무원이 경험하는 외상사건의 영향을 이해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먼저 외상사건의 충격과 PTSD, 그에 따른 이차적인 증상과 사회적 기능 저하 등의 위험성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경찰공무 원이 업무 수행 중 외상사건을 경험하였을 때 즉각적이고 의무적으로 개입하여 사건의 영향을 측정하고, 충격이 누적되어 PTSD 증상이 만성화되기 전에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뉴질랜드에서는 경찰공무원이 경험할 수 있는 외상사건 목록을 규정해 놓고, 목록에 해당되는 사건을 경험한 경찰은 의무적으로 심리치 료를 받도록 하는 'Police Trauma Policy'를 시행하고 있다.35) 그러나 이처럼 PTSD의 위험성을 국가 차원에서 인식하고 경찰공무원에 대한 심리사회적 개입이 활발한 외국의 경우와 달리, 국내 경찰공무원은 외상사건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개인이 감내해야 할 일종의 직업적 특성으로 여기거나, 현실적인 업무 과다 문제, 인사이동시의 불이익에 대한 염려 등으로 인해 치료나 관리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PTSD가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정신건강학적 차원의 질병임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PTSD에 대한 인식개선이 먼저 필요하고, 경찰 조직의 특성과 실정에 맞는 현실적인 PTSD 관리 프로그램 구성에 대한 고민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똑같이 외상사건을 경험하더라도 분노를 과도하게 억제하는 사람은 외상사건으로 인한 충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상사건을 경험했을 때, 화가 나 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억압하고 분노 유발 상황이나 감정 자체를 과하게 부인하는 사람일수록 외상 스트레스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도 경찰공무원의 외상사건과 PTSD 에 대한 예방 및 위기개입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분노를 잘 조절하여 기능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은, 개인이 속해있거나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빠르게 판단할 수 있고, 분노를 과도하게 억제하는 사람에 비해 비교적 즉각적이고 적응적인 대처행위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6) 따라서 외상사건을 경험한 경찰공무원에게 분노조절에 효과적인 프로그램이 제공될 경우, 위기 상황에서의 대처능력을 향상시키고, PTSD 증상의 악화를 억제하는 보호요인으로 작용하여 경찰공무원 개인의 신체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직무 수행중 다양한 외상사건을 경험하게 되는 경찰공무원들의 정신 건강의 증진 및 예방을 하기 위해서, 분노조절에 효과적인 다양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실시를 포함한 구조화된 강의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부차적으로 경찰공무원의 업무가 대부분 대민과 관련되어 있음을 고려하면, PTSD 및 분노조절에 대한 개입은 치안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 시민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 및 추후 연구를 통해 보완할 필요성이 있는 점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표본의 대표성에 관한 문제이다. 경기 지방 경찰청 소속의 경찰공무원들만이 포함되었기 때문에 향후 연구 결과의 일반화를 위해서는 전국 단위를 표본으로 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자기보고식 설문지 사용으로 인한 반응 왜곡 통제의 어려움이다. 과도한 업무로 인한 피로감을 토로한 의견 들이 종종 있어 무선적으로 반응했을 경향도 있을 것이고, 경찰 조직의 특성상 객관적인 평정자가 부재하여 자기보고식으로만 평정한 측정치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연구자가 통제하지 못한 부분에서 결과의 신뢰성이 다소 낮아질 수 있다. 셋째, PTSD와 분노표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차원의 변수들(생물학적 원인, 이미 존재하고 있던 정신건강 의학적 질환, 아동기 심리적 외상에 대한 노출 병력, 가족역동, 사회적지지 자원, 초기개입 여부, 직무스트레스 등)의 존재 가능성이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하여 체계적으로 연구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

    34)이훈진, “편집성향집단의 분노표현양식과 귀인 및 추론양식”, 한국심리학회지: 임상, 제20권 3호, 한국심리학회, 2001, 443쪽.  35)Stephens C. 외, “The Impact of trauma and social support on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A study of New Zealand police officers”, Journal of Criminal Justice, Vol.25, No.4(1997), p.303.  36)Novaco R. W., Anger Control: The development and evaluation of an experimental treatment, Oxford, 1975,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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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1>] 연구모형
    연구모형
  • [<표 1>] 한국어판 사건충격척도 수정판(IES-R) 문항과 신뢰도
    한국어판 사건충격척도 수정판(IES-R) 문항과 신뢰도
  • [<표 2>] 한국어판 분노표현척도 문항과 신뢰도
    한국어판 분노표현척도 문항과 신뢰도
  • [<표 3>]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 [<표 4>] PTSD, 분노표현, 외상사건의 개수 및 충격의 기술통계 값
    PTSD, 분노표현, 외상사건의 개수 및 충격의 기술통계 값
  • [<표 5>] PTSD, 외상사건의 개수 및 충격 간의 상관관계
    PTSD, 외상사건의 개수 및 충격 간의 상관관계
  • [<그림 2>] 매개 모형
    매개 모형
  • [<표 6>] 모형의 합치도 지수 및 정보지수
    모형의 합치도 지수 및 정보지수
  • [<그림 3>] 매개된 조절효과 모형
    매개된 조절효과 모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