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문학 분야에서 여성주의 연구의 도전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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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미문학 분야에서의 여성주의 문학비평 연구는 영국과 미국 등에서 1970년대 후반 이래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어왔다. 1978년 일레인 쇼왈터(Elaine Showalter)의 『그들만의 문학』(A Literature of Their Own) 및 1979년 산드라 길버트(Sandra Gilbert)와 수잔 구바(Susan Gubar)가 발간한 『다락방의 미친 여자』(Madwoman in the Attic) 이래로 18세기 이후 영문학 분야에서의 여성 작가들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이와 더불어 이제까지 남성중심 관점에서 진행되어온 문학비평 연구를 여성주의 관점에서 새롭게 읽어낼 수 있는 연구방법론을 탐색하는 등 1980년대 들어와 영미문학 연구 분야에서도 여성주의 관점에서의 연구는 서서히 중요한 연구 분야로 평가받게 되었다. 따라서 1980년대 중반 이후 영국과 미국에서 유학한 국내 영문학자들은 자연스럽게 영미문학 분야에서의 여성문학비평 및 여성주의 연구방법론을 접하게 되었고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반 그들이 한국에 돌아와 대학에서 교육 및 연구 활동을 시작할 때 이 분야에 집중하게 되었다.

    한편, 1992년 즈음하여 4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영어영문학회(ELLAK: The English Literature and Language Association of Korea)는 2,000여명 이상의 회원을 거느린 대규모 학회로 성장함에 따라 보다 내실 있는 학술 활동을 위하여 전문화된 연구 분야별로 소규모 학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기획, 실행하게 되었다. 이러한 취지에 발맞추어 한국영미문학페미니즘학회(KAFSEL: The Korean Association for Feminist Studies in English Literature)는 1992년 9월 5일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에서 약 20여명의 회원들이 창립총회를 열고 서지문 회장을 비롯하여 이귀우 총무이사, 고갑희 연구이사, 오정화 재무이사로 구성된 제 1대 회장단을 선출하였다. 그러므로 영미문학 분야에서 여성주의 연구를 지향하는 본 학회는 국내외 연구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설립되었으며 지속적으로 발전되어왔다. 1992년 학회 창립 이후 초창기 연구 활동은 주로 정기 월례 학술모임 및 정기 독회 운영, 또 연 1회 개최되는 한국영어영문학회(ELLAK) 겨울연찬회를 통하여 영미문학 분야 내에서 여성주의 연구에 초점을 맞춘 학술활동을 전개해왔다. 특히 본 학회는 한국영어영문학회 산하 여타의 다른 전문 학회들과는 차별화된 학술활동을 전개하였는데 그것은 처음부터 국제적인 학술 교류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는 점이다. 이렇게 국제적인 연구 활동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당시 국내 연구 환경에서 영미문학 분야에서의 여성주의 연구는 매우 생소하고 새로운 분야였기 때문에 국제적인 연구 동향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과정을 통하여 한국 학자들만의 독특한 연구관점을 형성해 낼 수 있기를 소망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1994년 12월 USIS에서 Telepress Conference System을 이용하여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Judith Sensibar 교수와 국제 학술회의를 개최한 것을 필두로 지난 20년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외국 학자들과의 학문적 교류를 진행해 왔으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1999년 이후 정기적으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해 왔다는 점이다.

    학회 설립 이후 수년간 축적된 연구 활동을 바탕으로 1999년 11월 5일(금)-6일(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The Location of Feminist Studies in English Literature” 주제로 영국과 미국, 인도 학자들을 초청하여 제1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이는 지금까지 개최된 영문학분야 국제학술대회에서 최초로 국내 여성학자들이 힘을 모아 재정, 기획, 운영까지 모두 진행했던 첫 번째 국제학술대회였으며 국내 학자들 포함 총 4개국 11개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그 후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2002년 10월 24일(목)-26일(토) 서강대학교에서 ”Feminist Literary Studies: Gender, Nation, and Difference“ 주제로 7개국 16명의 외국 및 국내 학자들이 참여한 제2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이 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의 Dame Gillian Beer 교수가 Plenary Speaker로 참여하여 ”Empathy, Evolution, and Satire: Women Writers and Intellectual Change“ 제목의 강연을 하였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05년에는 때마침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제9차 세계여성학대회(Women's World Congress) 내 “젠더와 문화” 프로그램의 일부로 전 세계에서 참여한 여성문학 및 여성 글쓰기 관련 분야 발표자들을 초청하여 “Feminist Literary Studies: Gender, Culture, and Creativity” 주제로 제3회 한국영미문학페미니즘학회 국제학술대회를 6월 20일(월)-22일(수)까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개최하였다. 이 때 1997년 Comfort Woman을 발표하여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한국계 미국 여성작가 Nora Okja Keller가 참여하여 “Writing the Womb, Mothering the Story” 제목의 주제 강연을 진행하였다. 이 학술대회에 논문 발표자로 참여한 케냐, 터키, 필리핀, 트리니다드 토바고, 인도, 호주, 일본, 미국, 영국 등 10개국 35명의 학자들은 이후 본 학회와 학술지 등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교류해오고 있다.

    창립 15주년을 맞이한 2007년에는 ”(Post)Feminisms“ 주제로 6월 8일(금)-9일(토) 양일간 고려대학교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하였으며 이때 발행한 학술대회 논문자료집은 당시 SCI 저널 선정 및 평가기관인 Thomson의 인문학 분야 Conference Proceedings List에 등재되기도 하였다. 이 때 Plenary Speaker로 영국 카디프대학교의 Chris Weedon 교수가 참여하여 “Changes, Breaks, Continuities: Feminist Theory and Cultural Analysis from the Second Wave to the Present”라는 제목의 주제 강연을 하였으며 일본, 인도, 스페인, 대만, 미국 등 총 6개국 19개 논문과 차세대 연구자들을 위한 발표의 장을 처음으로 마련하여 대학원생 논문 8편이 발표되기도 하였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09년 6월 12일(금)-13일(토) “Women, Displacement, and Cultural Identity” 주제로 이화여대에서 제4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였으며 작가와 비평가 두 그룹으로 나누어 Plenary Lecture를 진행하였다. 작가 그룹의 강연으로는 현재 미국에서 한국계 미국 여성시인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SUNY Buffalo에서 가르치고 있는 Myung Mi Kim이 “Diaspora, Gender, and the Translingual Condition”이라는 제목의 주제 강연을, 또 미국에서 젊은 한국계 미국 여성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Min Jin Lee가 ”Reticence and Field Work: On Writing the Sexual Lives of Asian Women: or How I Learned to Tell the Truth through Fiction“ 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진행하였다. 또한 비평가 그룹의 강연으로는 멀티에스닉학회(MESEA: The Multi- Ethnic Studies in Europe and the Americas)의 부회장인 Rocio Davis 교수가 “Academic Autobiography and Women of Color Feminism: Narrating a Critical Practice” 주제의 강연을, 또 우리나라 연세대학교의 김현미 교수가 ”The Emergence of “Multicultural Families” and Genderized Citizenship in South Korea“라는 주제의 강연을 진행하였다. 이 학술대회는 특히 유럽과 미국 학자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MESEA와 공동 주최함으로써 한국영미문학페미니즘학회(KAFSEL)를 국제적으로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따라서 미국과 영국, 일본과 대만 외에도 핀란드, 캐나다, 스페인 등에서도 참여하여 총 7개국 18명의 외국학자가 참여하였으며 국내학자들을 포함하여 총 32개의 논문이 발표되었고 그 중 대학원생 논문 7편이 포함되었다. 이와 같이 본 학회는 지속적인 국제학술대회 개최를 통하여 외국학자들과의 학문적 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해왔으며 이러한 학문 교류 활동은 그동안 발간된 본 학회의 학술지를 통하여 꾸준히 발표되어왔다.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2012년 올해에는 6월 8일(금)-9일(토) ”Feminisms and Queer Sexualities: Intersections in Text and Context“ 주제로 연세대학교에서 제6회 및 창립 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이 국제학술대회 개최를 위하여 본 학회는 이미 2011년 4월 16일 봄 학술대회 주제를 “페미니즘과 퀴어”로 선정하여 미리 국내 학자들끼리 이 분야 연구 성과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지난 6월초, USC의 Judith Halberstein이 Plenary Speaker로 초청된 창립 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는 페미니즘과 퀴어 섹슈얼리티 분야의 국내외 학문적 담론의 현재 좌표를 짚어보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이는 본 학회의 특성상 가장 시의적절한 주제 선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국제학술대회 개최와 더불어 주목할 만한 사항으로는 지난 20년 동안 본 학회가 해외 작가 및 비평가를 초청한 특강 진행 프로그램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1983년 퓰리쳐상을 수상한 흑인여성작가 앨리스 워커(Alice Walker)의 "Writing the Unspeakable" 특강(2004년 5월)과 『성과 텍스트의 정치학』의 저자 토릴 모이(Toril Moi) 교수의 특강(1998년 5월) 등이 진행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본 학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2012년 올해에는 보다 적극적인 해외 학자들과의 학술 교류 활동을 진행하였는데 그것은 본 학회의 회원들이 직접 해외에서 개최되는 관련 분야 국제학술대회에 학회 차원에서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즉 이제까지 외국 학자들을 국내로 초청하는 수동적인 형식의 국제 교류 학술활동에서 벗어나 국내학자들이 주체적으로, 또 능동적으로 대거 그룹으로 패널을 구성하여 해외 학술대회에 참여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한국 여성학자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한국 여성작가들을 국제적인 여성문학 연구 분야에 끼워 넣기 위한 색다른 형태의 국제 교류 학술활동을 전개하였다. 2012년 7월 11일부터 13일까지 대만 국립대학교에서 개최된 현대여성글쓰기학회(Contemporary Women's Writing Association)의 제4차 정기학술대회는 주로 영국과 미국, 유럽학자들로 구성된 이 학회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이 아닌 동아시아에서 개최한 최초의 국제학술대회였는데 본 학회는 이 학술대회에 한국학자 19명이 대거 참석하여 논문을 발표함으로써 여성문학 및 여성적 글쓰기 분야의 수많은 외국 학자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이제 바야흐로 본 학회의 국제 교류 학술활동은 쌍방향으로 적극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학회 발전 측면에서는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본 학회의 학술활동을 기록하는 장으로서의 학술지 발간 역시 1995년 6월 제1권이 창간된 이래 지속적으로 연 2회 (6월 30일(한글)/ 12월 31일(영문)) 발간해 왔으며 2011년 이후 연 3회 (4월(영문)/9월(한글)/12월(영문)) 발간으로 전환하여 매년 영문 2회, 한글 1회 발간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러한 발전적 변화는 국제적인 학술 교류 및 해외 학자들과의 학문적 교류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영문판의 발간 횟수를 늘인 것이며 지난 20년 동안 본 학회의 국제학술대회 및 학술지 교류를 통하여 해외 학자들, 특히 동아시아 지역의 여성문학 및 여성적 글쓰기 분야 학자들과 FSEL Global Network을 구축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왔다. 특히 본 학회의 학술지는 영문학 분야의 전문 학회들 중에서도 비교적 빠른 시기에 한국학술진흥재단 등재후보 (1999) 및 등재 (2001) 학술지로 선정됨에 따라 초창기부터 게재논문의 질에 대하여 엄격하게 관리해 왔으며 이를 위하여 2000년부터 해외 학자들을 초청하여 편집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회원들의 연구 활동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따라서 2000년대 중반부터 국내 영미문학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본 학술지의 논문 심사과정은 매우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으며 특히 학술지 계속평가 중 주제전문가들에 의해 진행되는 질적 평가에서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평판은 1999년 6월 미국의 현대어문학 분야 등재지인 MLA Bibliography에 선정되었고 2000년 이후 British Library Catalogue 등을 통하여 해외 학자들에게 본 학술지 게재논문의 제목과 초록이 공개됨으로써 본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들의 해외로부터의 개별 구입 및 미국과 영국 등 외국에서 기획되는 단행본에 게재논문들의 재수록이 실현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연구 활동의 연장선에서 본 학회는 2005년 이후 A&HCI 저널 선정을 위하여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같이 학술활동 및 학술지를 국제화하려는 학회차원에서의 노력은 2012년 현재 Routledge와 같은 국제적인 출판사로부터 출판 및 배포에 관한 제안을 받고 그에 관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외국의 관련 분야 국제적 저명학술지인 PositionsContemporary Women's Writing과 학술지 교류 등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미 2003년 12월에 발행된 Feminist Studies in English Literature 제11권 2호(영문호)부터 일본의 아시아계 미국문학학회(AALA: The Asian American Literature Association)와 저널 교환을 진행해 오고 있다.

    또한 본 학회는 단순히 상아탑 내에만 머무는 학술활동에 만족하지 않고 회원들의 연구 성과를 사회적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확산하고 관련 분야 차세대 연구자 육성을 위한 사업도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 확산 사업의 일환으로 1999년 이후부터 써머 캠프 개최 및 페미니즘 이론에 관한 단행본 출판 작업을 진행해 왔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매년 여름 2-3일간 <페미니스트 써머 캠프>를 개최하여 페미니즘 문학 분야 관련 지식을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또한 여성문학 및 페미니즘 이론 분야를 국내에 소개하고 이러한 취지를 더욱 널리 실천적으로 구현하기 위하여 2000년에는 총 16개의 개별논문으로 구성된 『페미니즘 - 어제와 오늘』(민음사)을, 2011년에는 총 18개의 개별논문으로 구성된 『페미니즘 - 사이와 차이』(문학동네) 등 단행본 2권을 발간하였으며 2권 모두 해당연도 <문화관광부 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1992년 학회 창립 당시 본 학회가 지향했던 연구활동의 방향과 목표는 국내외 관련 연구 분야의 변화에 발맞추어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즉 여성작가들의 글쓰기에 관한 미시적 연구방법론에서부터 시작된 영미문학 분야에서의 여성주의 연구는 차츰 개별 텍스트의 글쓰기를 분석하는 문학연구 방법론에서 사회문화역사적 배경을 포괄하는 문화연구 방법론으로, 또 젠더 중심의 연구로부터 섹슈얼리티 관련 분야 연구로 확장되어 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가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트랜스내셔널 관점에서의 연구로부터 글로벌차원의 거시적 연구방법론으로, 또 인문사회분야에서 생체의학 분야까지 아우르는 학제간 융합 연구방법론으로 빠르게 변화 및 발전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과정 속에서 본 학회는 지금/현재 우리가 발을 딛고 서있는 한국사회/한국문화/한국문학에 대한 여성주의 및 젠더 관점에서의 연구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리하여 기존의 전공분야인 영미문학/영어권 문화를 대상으로 한 연구방법론과 더불어 한국문학 내의 여성문학 연구자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실천해오고 있다. 이미 앞에 명기한 지난 7월 11일-13일, 대만국립대학교에서 개최된 현대여성글쓰기학회(CWWA)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한국학자들의 논문 대부분이 한국 여성작가들에 대한 논문 발표였으며 2005년 세계여성학대회 “젠더와 문화” 프로그램의 일부로 진행된 제3회 국제학술대회에서도 3개의 패널에서 발표된 9개의 논문은 한국여성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연구논문들이었다. 이러한 연구 활동의 연장선에서 2012년 3월부터 본 학회는 한국여성문학학회 회원들과 함께 <근/현대 한국여성문학선집> 한국어판과 영어판 발간을 위한 초기 작업을 위해 현재 매달 모임을 갖고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이러한 방향으로의 연구 활동은 앞으로 더욱 확대되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