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중급 교재의 대화문에 나타난 청자 반응 표현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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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Kim Jiyoung. 2014. 9. 30. A Study on Listener’s Reactive-Utterance in the Dialogue of Korean Intermediate Textbooks. Bilingual Research 56, 85-107.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analyze listener’s reactive-utterance in the dialogue of Korean intermediate textbooks and suggest things to be considered for composing the dialogue. Listener’s reactive-utterance is the mediating cue which makes turn-taking possible during the conversation in which the speaker and the listener take turn alternatively. And it is also a cue which shows that the listener is participating in the interaction as an active and positive subject of composing the conversation. Therefore, Korean language learners should master listener’s reactive-utterance to enhance the interactional competence. This paper examines the existing research on back-channels and discourse-markers and then defines the listener’s reactive-cues. After that, from the integrative perspective of turn-taking, it subdivides listener’s reactive-utterance cues into turn-supporting function, turn-inducing function, turn-interrupting function, turn-requesting function, turn-denying function. Dialogues of Korean intermediate textbooks are analyzed according this subdivision. Based on the result, this research presents a problem that turn-supporting function, turn-interrupting function, turn-denying function are not included in almost all of the textbooks. Also, it clarifies that turn-requesting function appears with the highest frequency and presents a problem that the way of giving cues for this function is concentrated on agreeing and confirming. With the basis of textbooks analysis, this paper also inductively draws and arranges functional forms of listener’s reactive-utterance which cues turn-taking. This data could be used as a reference for the composition of the dialogue. Lastly, it suggests things to be supplemented for the composition of the dialogue based on conversation analysis.(Korea University)

  • KEYWORD

    대화 , 상호작용능력 , 맞장구 , 담화 표지 , 청자 반응 표현 , 순서 교대 , 순서 지지하기 , 순서 유도하기 , 순서 끼어들기 , 순서 요구하기 , 순서 회피하기

  • 1. 서론

    이 연구는 한국어 중급 교재의 대화문에 나타난 청자 반응 표현을 분석하여, 한국어 학습자들의 상호작용능력1)을 기르기 위해 대화문 구성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제안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 연구에서 살피고자 하는 청자 반응 표현은 기존의 연구에서 맞장구, 간투사, 감탄사, 담화 표지 등으로 논의되던 것으로서 ‘형태적으로 고정성이 높고, 화용적으로 다양한 담화 기능을 수행’(전영옥, 2002:118)2)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3)

    청자 반응 표현은 대화의 참여자가 화자와 청자의 역할을 교대할 수 있도록 하는, 즉 순서 교대의 신호로 기능한다.4) DeVito(2012:147-149)에 따르면 대화는 화자에 의한 ‘순서 유지 신호’, ‘순서 양보 신호’ 그리고 청자에 의한 ‘순서 요구 신호’, ‘순서 회피 신호’, ‘맞장구와 끼어들기’라는 순서 교대 원리를 통해 조절되는데, 대화를 매개하는 상위의사소통의 한 형태인 이 신호들은 문화마다 다르다.

    따라서 한국어 학습자들은 순서 교대의 원리에 의해 대화가 조절된다는 보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어 대화에서 전형적으로 사용되는 순서 교대 신호의 형태를 익히고 그 기능을 숙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메시지의 수신자라는 수동적 역할이 아니라 대화 구성의 적극적이고 능동적 주체로서의 청자 역할을 강조하는 최근의 경향을 고려할 때 그 필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기존에 맞장구, 간투사, 감탄사, 담화 표지 등으로 구분되어 논의되었던 청자 반응 표현들의 형태와 z기능이 한국어 교재의 대화문에서 어떻게 제시되고 있는지 분석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맞장구, 간투사, 감탄사, 담화 표지와 관련된 논의를 살펴보고 순서 교대의 신호라는 통합적인 관점에서 교재 대화문의 청자 반응 표현을 분석할 틀을 제시할 것이다. 그리고 교재 분석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어 학습자들의 상호작용능력을 기르기 위해 한국어 교재의 대화문 구성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제안한다.

    1)상호작용능력은 Vygotsky의 사회문화이론을 근거로, 일반적인 언어능력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특정한 맥락으로 국한된 언어능력만이 존재한다는 입장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상호작용능력 이론에서는 개인이 상호작용 행위에 참여하며 어휘와 통사, 순서와 주제 운영 지식, 수사적 표현 방식과 기술에 대한 지식 등의 다양한 유형의 상호작용 자원을 습득하게 되고 이렇게 습득된 자원은 같은 유형의 상호작용 행위로 일반화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상호작용능력 이론에서는 의미를 사회 맥락으로부터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을 통해 협상되고 통제된 사회적 맥락 안에서 공동으로 구성된다고 하였다.(Johnson, 2004:96-98) 간단히 말해, 상호작용능력은 상호작용 행위에 참여하기 위해 지녀야 할 지식이다. 강현주(2013: 38, 49)에 제시된 상호작용능력을 대화의 경우로 설명하면, 대화 상대자와 대화 상황에 대한 정보를 알고, 이에 적절한 형태로, 해당하는 사회문화적 관습에 맞게 의미를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다. 대화 참여자가 균형 있게 순서를 교대하며 이야기할 수 있고, 대화 중 생기는 문제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으며, 대화의 시작과 끝을 표현할 수 있고, 대화의 의도에 맞는 행위를 선택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가로 구체화된다.  2)이 연구에서 제시하는 청자 반응 표현도 전영옥(2002)에서 제안하는 담화 표지와 많은 특징을 공유하지만, 전영옥(2002)의 담화 표지는 대화의 구조적인 측면에서 화제의 전개와 결속에 초점을 두고 있어 그 용어를 달리 하였다.  3)청자 반응 표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2장에 제시한다.  4)구현정‧전영옥(2005:139-146)에서는 순서 교대가 대화를 지배하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이라고 제시하며, 순서 교대가 규칙에 의해 지배된다는 이론과 신호에 의해 지배된다는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이 연구는 신호에 의한 지배에 주목하여 논의를 전개할 것이다.

    2. 청자 반응 표현

       2.1. 청자 반응 표현 관련 선행 연구

    이 연구에서 살피고자 하는 청자 반응 표현은 앞서 서론에서도 언급하였듯이 기존의 연구에서 맞장구, 간투사, 감탄사, 담화 표지 등의 다양한 용어로 논의되어 왔다. ‘어’를 오승신(1997)에서는 담화 보조 기능 중 발언권을 유지하는 간투사로, 김순자(1999)에서는 맞장구를 실현하는 언어 형식의 하나인 간투사로, 전영옥(2002)에서는 담화 표지의 실현 형식 중의 하나인 감탄사로 보는 등 용어 사용에서의 차이에 그치지 않고 해당 표현의 담화 상의 기능도 다르게 파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동일한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그 개념과 범위가 관점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5)

    용어 및 범주 설정에서의 어려움 그리고 그 연구 업적의 방대함으로 인해서인지 한국어교육계에서의 맞장구, 간투사, 감탄사, 담화 표지 관련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어교육의 항목으로 담화 표지를 위계화한 안주호(2009), 한국어 학습자를 위해 ‘글쎄’, ‘뭐’, ‘좀’의 의미와 기능을 분석한 정선혜(2005), ‘네’, ‘그래’, ‘아니’류의 감탄사를 활용하여 한국어 말하기 전략 교육 방안을 제안한 신아영(2011), 한국어 초급 말하기 교재의 간투사 사용 양상을 분석한 심민희(2012), 한국어교육을 위한 맞장구 표현을 분석한 박정선(2005)박선용(2006) 그리고 전화 담화에서 일본어권 한국어 고급 학습자와 한국어 모어 화자의 맞장구 사용 양상을 고찰한 노희진(2006) 등으로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 연구에서 제시하는 청자 반응 표현이라는 관점에서 이러한 내용을 다룬 연구도 이경주(2008) 정도로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맞장구, 간투사, 감탄사, 담화 표지 등으로 구현되는 청자 반응 표현은 청자가 대화 구성의 적극적이고 능동적 주체로서 상호작용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표시이며, 다양한 기능의 순서 교대를 신호함으로써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도록 조절한다. 따라서 한국어 학습자들의 상호작용능력을 길러 주기 위해서는 청자 반응 표현의 형태와 기능을 숙달시켜야 함에도 이러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육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맞장구, 간투사, 감탄사, 담화 표지 등의 다양한 용어를 사용하기보다는 통일된 관점에서 그 기능을 유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에 여기에서는 순서 교대의 신호라는 관점에서 청자 반응 표현의 하위 기능을 설정하고 그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할 것이다.

       2.2. 청자 반응 표현의 개념 및 유형

    여기에서는 김순자(1999), 노은희(2001, 2002), 장경희‧김순자(2008), 전영옥(2002) 등에 제시되어 있는 맞장구와 담화 표지에 대한 논의6)를 바탕으로 청자 반응 표현의 하위 기능과 그 형태를 파악하고자 한다. 이어 DeVito(2012:147-149)에 제시된 순서 교대의 원리 중 청자 신호의 틀을 참고하여 청자 반응 표현의 개념 및 유형을 정리하여 제시한다.

    김순자(1999), 노은희(2001, 2002), 장경희‧김순자(2008) 등에 따르면 맞장구는 현 화자의 말차례를 뺏으려는 의도가 없이 현 화자의 발화 행위나 내용을 지지하는 기능을 하며, 화제 전개에 새로운 의미 내용을 추가하지 않는 짧은 언어적‧비언어적 반응이다.

    맞장구의 유형은 노은희(2001:18-21)에서는 기본형(아, 어, 음), 긍정형(예, 네, 응), 동의형(그래요, 맞아요, 그렇지), 놀람‧의문형(와, 어머나, 정말), 유도형(그래서, 그리고, 근데)의 다섯 가지로 구분하고 있고, 장경희‧김순자(2008: 227-232)에서는 청취형(음, 어, 응, 네, 예)과 인식형의 둘로 구분한 후, 인식형을 확인 수반 인식형(그래?, 정말?, 진짜?), 반복 인식형, 동의 표명 인식형(그래, 그렇죠, 그렇구나, 맞어), 정서 표출 인식형(감탄형 간투사, 웃음소리, 혀 차는 소리)으로 세분하고 있다.

    맞장구의 수행 형식은 김순자(1999:54-61)에서는 간투사, 반복 및 대용, 동의를 나타내는 여러 형식으로 수행되는 기타 맞장구 수행 표현의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으나, 노은희(2001)장경희‧김순자(2008)에서는 그 수행 형식을 범주화하지는 않고 다양한 언어 형식으로 실현되는 맞장구의 예를 제시하고 있다.

    맞장구에 대한 기존의 논의를 통해 맞장구가 청자 반응 표현의 일종이라는 것, 맞장구를 통해 청자가 발화 순서를 가지지는 않는다는 것, 현재 화자의 발화가 지속되도록 하는 순서 지지 기능을 한다는 것, 간투사, 감탄사7), 대용형 외에도 여러 언어 형식을 통해 실현되나 그 형태가 비교적 고정성이 높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청자 반응 표현의 일종으로, 맞장구와 실현 형식이 유사하나 발화 순서를 가지는 소위 발화 유도 표현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 노은희(2001)에서는 유도형 맞장구로 구분되었지만 노은희(2002)에서는 제외된 ‘그래서’, ‘그리고’, ‘근데’ 등과 화자 발화의 환언 표현 그리고 화자 발화를 완결하는 표현이나 보충 설명을 요구하는 표현 등이 그것이다.8) 이들은 발화 순서를 가지지 않는다는 기준에 따라 많은 연구에서 맞장구의 범위에서 제외되기도 하였으나 순서 교대 신호라는 관점에서는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는 ‘그래서?’, ‘왜?’ 등을 통해 선행 화자가 후행 발화에서 특정한 화제에 대해 발화하도록 유도하는 경우, 선행 화자가 후행 발화에서 하려고 하는 말을 예측해서 미리 하는 경우, 선행 화자에게 적당한 표현을 제시하는 경우와 같은 청자 반응 표현을 순서 유도하기 기능으로 설정하고자 한다.9) 청자의 순서 유도하기 기능은 청자가 개입함으로써 순서가 교대되어 선행 화자의 순서가 유지될 수는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선행 화자가 특정한 화제에 대해 발화하도록 하거나 선행 화자의 발화에 도움을 주어 청자가 대화 구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을 드러내고 의사소통의 효율을 제고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10)

    한편, 전영옥(2002)에서는 기존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구어 담화에서 사용되는 담화 표지를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담화 표지는 구어 담화에서 실현되어 다른 담화 요소들을 하나의 단위로 묶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기존의 어휘 의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는 언어 표현들을 일컫는다(전영옥, 2002:115-116).

    전영옥(2002:118-140)에서는 담화 표지의 용어 및 개념 그리고 그 특징들은 여전히 복잡한 문제라고 전제하며 담화 표지의 특징을 실현 환경, 실현 형식, 운율적 특징, 형태적 특징, 통사적 특징, 의미적 특징, 화용적 특징으로 제시하였다. 담화 표지는 구어 담화에서 실현되며, 감탄사, 부사, 구절 등의 여러 언어 형식이 사용되고 억양, 휴지와 관련이 있으며 형태적으로 고정성이 높고, 문장의 다른 성분에 독립적이며 어휘의 명제적 의미에서 변이되어 다양한 담화 기능을 수행하는데 구체적으로는 화제 전개 기능, 발화 지속 기능, 상호작용 기능이 그것이다. 특히 화제 전개 기능과 관련해서는 순서 교대의 41%가 담화 표지와 함께 나타난다는 Heeman, Byron & Allen(1998)11)을 근거로 삼아 담화 표지가 발언권을 획득하여 자신이 발화를 시작하겠다는 신호, 화제를 시작하고 진전시키고, 전환시키면서, 화제를 마무리하겠다는 신호로서 기능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각 기능별로 담화 표지의 예를 제시하고 있다.

    전영옥(2002)의 담화 표지 기능은 화제의 전개와 결속이라는 대화의 구조적 측면에서 구분된 것이고, 주로 화자의 역할을 하고 있거나 화자의 역할을 맡으려는 참여자에 의해 발화되는 것이기에 DeVito(2012)의 순서 교대 원리로 파악하면 화제 전개 기능에는 청자의 순서 요구 신호와 화자의 순서 유지 신호가 섞여 있고, 상호작용 기능에도 청자의 순서 요구 신호와 청자의 맞장구와 끼어들기 신호가 섞여 있다. 따라서 대화의 구성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청자 역할에 초점을 두고 있는 이 연구의 틀로 전영옥(2002)의 담화 표지 기능 구분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발화의 시작은 물론이고 발화 중간이나 발화 끝에도 위치할 수 있는 담화 표지의 특징도 청자 반응 표현으로 담화 표지를 통합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이에 전영옥(2002)의 담화 표지 목록에서는 청자 반응 표현과 관련된 항목만 수용하도록 한다.

    앞서 DeVito(2012:148-149)에서는 순서 교대를 가능하게 하는 신호를 화자의 순서 유지 신호와 순서 양보 신호 그리고 청자의 순서 요구 신호, 순서 회피 신호, 맞장구와 끼어들기로 구분하고 각각의 내용을 언어적 측면과 비언어적 측면에서 제시하고 있다고 하였다.

    DeVito(2012)에서 제시한 순서 교대의 원리는 이 연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순서 교대에 있어서의 화자와 청자 신호를 범주화했다기보다는 신호의 내용 기술에만 초점이 놓여 있어 이 연구의 틀로 그대로 따르기는 무리가 있다. 순서를 가지지 않는다는 점을 맞장구의 특징으로 제시해 놓고, 순서를 가지는 명료화 요구하기를 맞장구의 하위 유형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나 현 화자의 순서를 청자가 가로채는 기능을 하는 끼어들기를 순서를 가지지 않는 맞장구와 동일한 차원에서 다룬 것이 그 이유이다.

    이상의 검토를 통해 이 연구에서는 청자 반응 표현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청자 반응 표현은 화자와 청자의 순서 교대로 이루어지는 대화에서 순서 교대가 가능하도록 매개하는 신호의 하나이자, 청자가 대화 구성의 적극적이고 능동적 주체로서 상호작용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언어적 표시이다.

    청자 반응 표현은 짧게는 한 단어부터 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나 형태적으로 비교적 고정성이 높고, 대화에서 순서 교대 신호로서 기능한다. 청자 반응 표현의 기능은 순서 지지하기, 순서 유도하기, 순서 끼어들기, 순서 요구하기, 순서 회피하기로 구분할 수 있다.

    순서 지지하기 기능은 청자가 순서를 가지지는 않지만 청자가 현재 화자의 발화 내용에 대한 인정이나 동의 표현, 청자의 정서를 드러내는 표현, 현 화자의 발화에 대한 반복 등을 통해 현 화자가 자신의 발화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기능이다. 기존의 연구에서 맞장구 그리고 담화 표지 중 상호작용 기능을 하는 호응하기와 유사하다.

    순서 유도하기 기능은 선행 화자의 발화가 계속 유지되거나 다른 참여자에게로 순서가 교대될 수 있는 지점에서 청자가 개입함으로써 선행 화자의 후행 발화의 내용을 유도해 내거나 특정 표현을 제시해 주는 기능이다. 순서 끼어들기 기능은 청자가 현 화자의 발화를 저지하고 청자인 자신이 화자의 역할을 맡기 위해 발화의 순서를 가로채는 기능이다. 순서 유도하기 기능과 순서 끼어들기 기능은 기존의 연구에서 끼어들기의 하위 유형으로 논의되기도 하고, 순서 유도하기 기능은 맞장구로 논의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순서 유도하기는 현 화자의 발화에 대해 우호적이고 협조적인 반응이나, 순서 끼어들기는 비우호적이고 비협조적인 반응이라는 데 주목하여 이 연구에서는 두 기능을 구분한다.

    순서 요구하기 기능은 현 화자에게 청자인 자신이 말할 것이 있음을 알려, 순서를 가지게 하는 기능이다. 순서 요구하기 기능은 담화 표지 중 상호작용 기능의 하위 유형인 발언권 가져오기와 주의 집중(관심 끌기)과 유사하다. 순서 요구하기 기능은 다시 직접적 요구와 간접적 요구로 구분되는데 직접적 요구는 직접적인 순서 요구 신호를 사용하는 경우이고, 간접적 요구는 순서 지지하기 기능의 동의나 확인 등의 신호들을 발화한 후에 자신의 발화를 이어 가는 경우이다. 이때의 동의나 확인 등의 표현은 선행 화자의 발화에 대한 순서 지지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행 화자의 발화와 자신의 발화와의 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자 완곡한 방식으로 자신이 순서를 가져오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12)

    순서 회피하기 기능은 청자가 현 화자에 의해 양보된 순서를 맡아 적극적으로 화제를 전개해 나갈 의사가 없음을 알려 순서를 선행 화자에게 되돌려 주거나 자신이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만한 화제로 전환하도록 해 주는 기능이다. 순서 회피하기는 DeVito(2012)에 제시되어 있는 신호로, 기존의 한국어 연구에서 주목하지 않은 기능이지만 메시지의 회피는 보상 전략과 함께 언어 학습자들에게 독려되어야 할 유용한 의사소통 전략 중 하나이므로 이 연구에서는 이를 포함하도록 한다.13)

    청자 반응 표현의 하위 기능별 형태를 정리하여 표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5)아래에 인용한 장경희‧김순자(2008:224)의 일부만 보더라도 그간의 한국어 맞장구의 범위 설정에서도 차이가 있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선행 발화에 대한 지지나 동의를 나타내는 ‘어’, ‘응’ 등의 간투사, ‘정말’, ‘진짜’, ‘어머’ 등의 의심이나 놀람 등의 정서 표현, ‘그래’, ‘그렇군’, ‘맞아’ 등의 동의 표현은 대부분 맞장구에 속하는 것으로 견해의 일치를 보고 있다. 그러나 상대방의 발화에 대한 환언 표현과 관련해서는, 이를 맞장구에 포함시키는 견해도 있고(이선민 1994, 배소현 1998, 오현주 2004),  맞장구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김순자 1999, 노은희 2001, 2002, 이원표 1999). 이밖에도 상대방의 발화를 완결하는 표현이나 보충 설명을 요구하는 표현 등은 대부분 맞장구에 포함시키고 있지 않다.’  6)간투사와 감탄사로 논의되었던 형태와 그 기능은 맞장구와 담화 표지에 대한 논의로도 충분히 통합할 수 있다고 보아 맞장구와 담화 표지만을 살피도록 한다.  7)간투사와 감탄사를 동일하게 보는 견해, 간투사를 감탄사의 하위 유형으로 보는 견해, 간투사를 느낌을 표현하는 감탄사보다 독립적인 특성을 강조한 용어로 보는 견해 등도 있으나 이 논문에서는 감투사와 감탄사를 정밀하게 구분하지 않고, 기존 연구에 제시된 대로 인용하였다.  8)앞의 각주 5)를 참고할 것.  9)선행 화자의 발화 내용 가운데 일부 및 전체를 반복하는 환언 표현은 주로 확인 기능을 하므로 기존의 연구대로 순서 지지 기능에 포함시킨다.  10)이원표(1999:35-45)에서는 이를 우호적 말 끼어들기로 유형화하고 있다.  11)Heeman, P., Byron, D., & Allen, J(1998). Identifying discourse markers in spoken dialog, AAAI 1998 Spring Symposium on Applying Machine Learning to Discourse Processing, Stanford.  12)장경희‧김순자(2008:25-25)에서도 이러한 발화를 자신이 말차례를 가지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맞장구의 범위에서 제외하였다.  13)Brown(2007:147)에서는 주제를 바꾸거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회피할 때 쓰는 고전적인 수법, 즉 이해가 안 되는 표정을 짓거나 그냥 응답하지 않거나 또는 누구든지 다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으로 메시지를 포기하는 것을 회피 전략의 예로 제시하고 있다.  14)노은희(2001), 이경주(2008), 장경희‧김순자(2008), 전영옥(2002), DeVito(2012) 등을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3. 한국어 중급 교재의 대화문에 나타난 청자 반응 표현

       3.1. 교재의 선정 및 분석 방법

    대화문에 나타난 청자 반응 표현을 분석할 교재는 한국어교육에서 구어 의사소통능력 향상 방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이러한 논의가 교재 개발에 반영되는 시간을 고려하여 2000년대 후반 이후에 개발된 통합 교재로 하였다. 이들 중 해당 단원의 학습 목표와 내용을 단원의 도입 부분에 대화문으로 제시하고 있는 교재와 학습자들이 단원의 언어적 요소를 학습한 후에 산출하게 될 발화의 모형으로 대화문을 제시하고 있는 교재를 선별한 후, 중급 단계로 분석 범위를 한정하여 총 다섯 권의 교재를 대상으로 확정하였다.

    분석 교재를 중급 단계로 한정한 것은 초급 단계는 주로 질문과 대답의 연쇄로 대화문이 구성되어 있어 대화 구성의 적극적, 능동적 참여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청자 반응 신호가 매우 단순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고급 단계는 대화를 전개하는 참여자의 역할과 신호보다는 특정 주제를 전개하는 대화문의 구조, 주제 및 의사소통 기능의 확장과 심화에 대화 구성의 초점이 놓여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분석 대상 교재는 이화여자대학교 언어교육원의 『이화 한국어』 3-1, 3-2, 4와 고려대학교 한국어문화교육센터의 『재미있는 한국어』 3, 4이다. 편의상 3급 교재를 ㉮와 ㉯로 4급 교재를 ㉰와 ㉱로 표시한다.

    분석 항목은 대화문에 나타나는 청자 반응 신호이다. 현 화자가 질문, 제안, 권유, 요청, 명령 등의 화행을 수행하여 청자와 순서를 교대하려는 의도가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발화에 대한 청자 반응 신호는 제외하고, 현 화자가 진술, 알림, 평가 등의 화행을 수행하고 있어 화자의 순서 교대 의도가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발화에 대한 청자 반응 신호만을 대상으로 삼아 <표 1>의 기능에 따라 분석하였다.

    그리고 대화 참여자의 관계가 어떠한지, 대화 장면이 개인적‧일상적 상황인지 업무적 상황인지 등도 청자 반응 신호의 기능, 형태, 빈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여 이에 대한 분석도 포함하였다.15) 대화 참여자의 관계는 평등한 관계인지 평등하지 않은 관계인지 대분하고, 평등하지 않은 관계는 다시 나이 차이, 지위 차이, 전문성의 차이로 세분하였다. 전문성의 차이도 나이와 지위 차이처럼 참여자들의 힘의 위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16) 그리고 대화 장면은 김지영 외(2014:92-93)에서 제안한 틀에 따라 개인적‧일상적 상황, 동아리 모임과 같은 개인적 공동체 상황, 개인이 가게, 은행, 우체국 등에서 업무를 보는 개인적 업무 처리 상황, 사무실이나 회의실과 같은 공적인 맥락에서 참여자 모두가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공적 업무 처리 상황, 방송 대담이나 강의 등과 같은 사회적 공동체 상황의 다섯 가지로 구분하였다.

       3.2. 대화문 분석 결과

    먼저 교재의 대화문 개수, 각 대화의 참여자 관계와 대화 장면을 분석한 결과를 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교재의 대화문은 ㉮, ㉯, ㉱는 30개, ㉰는 10개가 제시되어 있었다. ㉮와 ㉰는 모두 2인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었고, ㉯와 ㉱는 각각 4인의 대화 한 개, 3인의 대화 두 개, 2인의 대화가 27개씩이었다.

    대화의 참여자 관계와 대화 장면을 분석한 결과 네 권의 교재 모두 친구, 직장 동료와 같이 평등한 관계의 사람들이 친교적 대화를 나누는 개인적‧일상적 상황이 전체 대화문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적 업무 처리 상황과 사회적 공동체 상황은 일부 제시되어 있었으나 이러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공식적인 대화는 ㉮와 ㉰에는 하나도 등장하지 않았으며, ㉯에는 한 개, ㉱에는 두 개가 등장하였다. 특히 ㉮, ㉯, ㉱ 교재는 한 단원의 대화문이 두 개 씩임에도 불구하고 도시, 공연, 인생, 현대 사회와 생활, 문제 해결, 사건‧사고 등의 사회적, 추상적 주제도 친구 사이의 개인적‧일상적 상황의 대화로 설정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중급 단계에서는 학습자들이 맞닥뜨릴 의사소통 맥락이 사회적인 영역으로 확장되어야 하므로 일부 대화의 대화 참여자와 대화 장면을 다르게 설정하였으면 좋았을 것이다. 대화 참여자는 친구, 직장 동료 외에 이웃, 선배, 주인 아주머니, 집주인, 선생님, 직장 상사, 약사, 의사, 경찰, 쇼핑몰의 상담원, 미용사, 가게 주인, 도서관 직원, 유실물 센터 직원, 여행사 직원, 기자와 평론가 정도밖에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도 분석한 전체 대화문의 개수가 100개라는 것을 고려할 때 문제로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대화문에 나타난 순서 교대 횟수의 분석 결과이다.

    2인이 참여하는 대화문으로 한정하여 대화문 당 평균 순서 교대 횟수를 살펴봤더니 ㉮가 약 12회, ㉯가 약 8회, ㉰가 약 13회, ㉱가 약 7회로 나타났다.

    교재 ㉮와 ㉰의 대화문은 단원 당 대화문의 순서 교대 횟수 및 각 대화문 속의 참여자의 순서 교대 횟수도 거의 동일하고, 참여자의 발화 길이도 유사한 편이었다. 반면 교재 ㉯와 ㉱의 대화문은 단원 당 대화문의 순서 교대 횟수가 5회에서 10회까지로 다양하고 각 대화문 속의 참여자의 순서 교대 횟수가 동일하지 않은 단원 수가 3급은 15개, 4급은 12개로 나타났다. 그리고 ㉯와 ㉱의 대화문은 대화 참여자의 발화 길이도 대화의 주제와 대화 상황에 따라 다른 경우가 많았다. 대화 참여자의 순서 교대 횟수가 동일하지 않은 경우는 대화를 시작한 사람이 대화를 종결한 경우로, 이는 특정 화자가 적극적으로 대화를 주도해 나갔음을 알 수 있는 순서 교대 양상이다. 또한 특정 화자의 발화 길이가 긴 경우는 지위가 높거나 전문성을 갖추었거나 대화 상대나 대화 상대가 처한 상황에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한 경우였다. 이도 특정 화자가 대화의 중심적인 내용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화의 모든 참여자는 말할 기회, 즉 순서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순서 교대의 차례와 순서 교대의 단위는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순서 교대의 차례는 대화 참여자들끼리 자율적으로 선정할 수 있으며 순서 교대의 단위도 화자의 조정에 따라 한 단어로부터 몇 문장까지 나타날 수 있다.(구현정‧전영옥, 2005:140-142)

    따라서 학습자들이 상호작용의 역동성을 포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정형화된 순서 교대 양상을 제시하기보다는 참여자들의 지위, 나이 등의 힘의 관계, 정보에 대한 장악력의 정도, 상대에 대한 관심의 정도, 대화의 목적과 의도 등에 따라 조정되는 다양한 양상을 제시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아래 표는 대화문에 나타난 청자 반응 표현의 기능과 빈도를 분석한 결과이다.

    대화문에 나타난 청자 반응 표현의 기능과 관련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순서 지지하기 기능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청자는 순서 지지하기 기능을 통해 현 화자와 그 발화에 대한 관심을 표출함으로써 화자의 발화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고 다양한 지지 신호를 사용하여 대화의 분위기를 탄력적이고 유쾌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하므로(노은희, 2002:263-264) 교재의 대화문에도 청자의 순서 지지하기 기능이 잘 제시되어야 한다. 학습자들은 교재의 대화문을 자신들 발화의 모형으로 삼아 한국어 대화의 상호작용 지식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순서를 가지지 않는 순서 지지하기 기능의 청자 반응 표현도 괄호로 처리하거나 다른 편집 기술을 발휘해서라도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대화 참여자나 대화 상황에 따라 달리 실현되는 순서 지지 형태를 포함하고 이들의 빈도도 실제 대화와 유사하게 드러내야 한다.

    두 번째 문제는 순서 유도나 순서 끼어들기 기능의 빈도가 매우 적다는 점이다. 교재의 대화문은 만들어진 자료이므로 구어 담화의 전형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상호작용의 실시간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학습자들이 상호작용의 실시간성을 어느 정도 포착할 수 있도록 대화문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청자와 화자의 공동 구성이라는 상호작용의 측면에서 청자의 역할이 부각되는 기능이 순서 유도하기 기능이고 실시간성이 다소나마 드러나는 기능이 순서 끼어들기 기능이므로 이를 다양한 형태로, 충분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특정한 화제에 대해 발화하도록 유도하는 질문의 방식, 선행 화자의 말을 미리 예측해서 제시하는 방식, 선행 화자에게 적당한 표현을 알려 주는 방식 등으로 순서 유도하기와 순서 끼어들기의 신호 내용을 다양화해야 하고, 말줄임표를 활용하거나 녹음된 음성 자료의 대화 중복을 통해 끼어들기가 발생했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세 번째는 순서 회피하기 기능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순서 회피하기는 비우호적이며 비협조적인 청자 반응에 속하므로 빈번하게 제시할 필요는 없으나 한국어 학습자가 반드시 숙달해야 할 기능이기는 하므로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특히 대화 참여자의 나이, 지위 등이 차이가 나는 관계나 특정한 대화 장면에서 활용 가능한 순서 회피 신호를 제시함으로써 학습자가 반응하기 곤란한 화제에 대한 순서를 양보 받았을 때, 특정 화제를 회피하고 새로운 화제로 전환하고자 할 때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편, 대화문에 나타난 청자 반응 표현 중 가장 압도적인 빈도를 차지하는 것은 순서 요구하기 신호로 나타났다. 다른 신호는 한두 번이나 많아도 열 번 이하로 등장하였으나 순서 요구하기 신호는 교재별로 75회, 62회, 40회, 67회로 평균적으로 한 대화문에 두 번 이상 등장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좀 더 정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어 순서 요구 신호의 구체적 내용과 빈도를 따로 표로 제시한다.

    순서 요구는 직접적 순서 요구 신호보다 간접적 순서 요구 신호가 세 배 이상 더 많이 등장하였다. 직접적 순서 요구 신호는 <표 1>에 제시한 반응 표현, 즉 고정 형태와 이름 부르기17)로 나타났다. 간접적 순서 요구 신호는 다시 그 기능을 인정, 동의, 확인, 정서 표출, 부인, 양보18)로 세분할 수 있었고, 모두 고정 형태로 제시되고 있었다.

    순서 요구하기 기능에서 특이한 것은 순서 지지하기 기능의 형태가 간접적 순서 요구하기 기능의 신호로서 아주 빈번하게 사용된다는 것이었다. 이는 앞서도 언급하였듯이 선행 화자의 발화와 자신의 발화와의 결속성을 확보하고, 완곡한 방식으로 자신이 순서를 가져오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방식의 순서 교대 양상이 실제 대화의 순서 교대 양상과 유사한 것인지 교재의 대화문에만 나타나는 독특한 특징인지는 자유 발화와의 비교를 통해 결론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록 이것이 실제 대화의 순서 교대 양상과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교재의 대화문에 순서 교대 신호로서 순서 요구 신호, 그 중에서도 간접적 순서 요구 신호가 주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로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그 기능이 동의하기와 확인하기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도 문제이다.

    반면 순서 요구 신호 없이 순서가 교대되는 경우는 ㉮ 교재에 60회, ㉯ 교재에 33회, ㉰ 교재에 9회, ㉱ 교재에 32회 등장하여 신호로 교대되는 경우보다 적었다. 순서 요구 신호에 의한 순서 교대가 형태적 결속이라고 하면 선행 발화의 내용과 관련이 되어 있는 이러한 순서 교대 양상은 의미적 결속이라고 할 수 있다.

    교재 대화문 속의 청자 반응 표현을 분석한 결과 <표 1>의 형태 외에도 다양한 형태가 제시되고 있었는데, 교재 분석을 통해 도출한 청자 반응 표현의 추가 형태는 다음과 같다.

    15)일반적으로 나이가 많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이 나이가 적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보다 순서 끼어들기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윗사람과의 대화에서의 아랫사람과 업무적 대화에서 지시를 받는 사람은 순서 지지 기능의 청자 반응 신호인 ‘네’ 등을 적절하게 발화하며 경청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야 한다고 교육받는다.  16)한하림‧양재승(2014:465)에서도 참여자의 힘의 관계를 분석하는 기준으로 ‘나이’, ‘사회적 지위’, ‘전문성’을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 근거를 담화 주제에 대한 전문성에 근거하여 특정 화자가 담화의 중심적인 내용을 주도적으로 생성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17)이름 부르기 외에도 호칭이나 ‘야’ 등의 부르는 말로 순서를 요구하거나 ‘너’, ‘우리’ 등의 대명사로 순서를 요구하기도 하였다.  18)양보는 ‘글쎄’, ‘그럴까요?’, ‘그렇긴 하지만’과 같은 표현을 사용하여 선행 화자의 발화에 대한 동의 유보를 나타내는 경우나 선행 화자의 발화를 인정하는 듯하지만 이어지는 발화의 내용이 선행 화자의 발화와는 반대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19)‘그렇겠네요’는 <표 1>을 기준으로 보면 순서 지지의 형태라고 할 수 있어 순서 지지 신호 혹은 간접적 순서 요구 신호로 분석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 대화문에서 청자인 후행 화자는 ‘그렇겠네요’만을 발화하여 순서 회피 의도를 드러내고 있고, 이로 인해 선행 화자에게 순서를 되돌려 주고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이를 순서 회피 신호로 분석하였다. 대용형의 경우에는 동일한 형태가 동의나 양보 등의 다른 기능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순서 교대 신호로 기능하는 청자 반응 표현의 전체 목록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실제 대화 분석 자료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및 제언

    지금까지 청자 반응 표현의 기능과 형태를 정리하고, 한국어 중급 교재의 대화문에 나타난 청자 반응 표현을 분석하였다.

    청자 반응 표현은 순서 지지하기 기능, 순서 유도하기 기능, 순서 끼어 들기 기능, 순서 요구하기 기능, 순서 회피하기 기능으로 세분된다. 한국어 중급 교재의 대화문에 나타난 청자 반응 표현의 기능은 대부분 순서 요구하기 신호였으며, 이도 동의와 확인의 완곡 전략 후에 자신의 발화를 이어가는 간접적 신호에 집중되어 있었다.

    한국어 학습자들의 상호작용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순서 지지하기 기능, 순서 유도하기 기능, 순서 끼어들기 기능, 순서 회피하기 기능도 교재에 구현될 필요가 있다. 교재 분석의 결과를 토대로 대화문을 구성할 때 고려할 사항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화 참여자 및 대화 장면에 따라 청자 반응 표현의 기능과 형태, 빈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대화 참여자의 관계를 다양하게 해야 하고 개인적‧일상적 상황에서의 대화만으로 구성하지 말고, 사회적이고 공식적인 상황의 대화나 업무적 대화도 충분히 포함해야 한다.

    둘째, 교재 각 대화문의 순서 교대 횟수를 비슷하게 유지하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학습자들이 대화 참여자의 힘의 관계, 정보에 대한 장악력의 정도, 상대에 대한 관심의 정도, 대화의 목적과 의도 등에 따라 달라지는 순서 교대 양상, 즉 대화의 상호작용적 역동성을 포착할 수 있도록 순서 교대 횟수와 순서의 길이 등을 다양하게 구성해야 한다.

    셋째, 교재의 대화문에 상호작용적 실시간성이 어느 정도 드러날 수 있도록 순서 유도하기 기능과 순서 끼어들기 기능의 청자 반응 표현의 빈도를 늘려야 한다.

    넷째, 학습자가 반응하기 곤란한 화제에 대한 순서를 양보 받았을 때, 특정 화제를 회피하고 새로운 화제로 전환하고자 할 때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순서 회피하기 기능의 청자 반응 표현을 포함해야 한다.

    다섯째, 순서 요구 신호의 빈도와 그 방식을 실제 대화와 유사하도록 구성해야 한다.

    여섯째, 학습자가 대화문을 통해 청자가 화자의 발화에 대한 지지와 관심을 표출하는 방식을 파악할 수 있도록 순서 지지하기 기능의 청자 반응 표현을 반드시 포함해야 하며, 그 방식과 빈도는 실제 대화와 유사하도록 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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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 1>] 청자 반응 표현의 기능과 형태
    청자 반응 표현의 기능과 형태
  • [<표 2>] 대화 참여자의 관계와 대화 장면 분석 결과
    대화 참여자의 관계와 대화 장면 분석 결과
  • [<표 3>] 대화문의 순서 교대 횟수
    대화문의 순서 교대 횟수
  • [<표 4>] 대화문에 나타난 청자 반응 표현의 기능과 빈도
    대화문에 나타난 청자 반응 표현의 기능과 빈도
  • [<표 5>] 순서 요구하기 기능의 구체적 내용과 빈도
    순서 요구하기 기능의 구체적 내용과 빈도
  • [<표 6>] 교재 분석을 통해 도출한 청자 반응 표현의 추가 형태
    교재 분석을 통해 도출한 청자 반응 표현의 추가 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