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내러티브에 대한 탐색적 연구

An Explorative Study on the Digital Narrative

  • ABSTRACT

    본 연구는 미국기업에서의 체험서사를 담은 한 디지털 내러티브가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내러티브는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포함할 때 활발히 유통되고 소비된다. 내러티브, 즉 서사물이 많은 사람에게 읽혀지고 있다는 것은 그 서사물이 사회 구성원의 욕망과 결핍, 이데올로기와 관념을 잘 담아내고 있고 사회적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에 많은 사람들이 읽고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디지털 내러티브에 대한 연구를 통해 우리는 동시대인의 의식과 정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배경으로. 본 연구는 한국사회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 디지털 내러티브에 대한 탐색적 연구를 통해 그것이 가진 서사적 특성을 규명하고 그 내용을 고찰하고자 한다.

    디지털 내러티브의 주요 내용은 이야기의 저자이자 주인공이 한국기업과 다른 미국기업의 문화를 접하면서 당황했던 경험과 타자로서 차츰 미국기업의 문화를 이해하게 된 과정에 대한 체험적 서사이다. 주인공은 특히 미국기업의 문화가 정을 중시하는 한국기업의 문화와는 차이가 커서 내내 낯설었던 경험에 대해 말하면서 이런 점들은 미국사회의 합리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의 체험서사에 대한 독자들의 댓글을 분석한 결과, 독자들은 저자보다 훨씬 더 미국기업의 문화가 가진 합리성에 공감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점이 이 내러티브가 디지털매체 상에서 많이 읽히고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킨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가정과 개인생활이 존중되며 접대가 허용되지 않는 투명한 비즈니스 거래, 나이를 따지지 않는 미국기업의 문화에 대한 체험서사가 독자인 네티즌 사이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는 사실은 이 내러티브가 동시대 한국사회 직장인들의 결핍된 주체로서의 욕망과 갈증을 채워주는 서사적 의미를 가졌음을 시사한다.


    This paper is based on the fact that many Korean netizens have been showing ardent reaction to the digital narrative at the mobile contents platform, storyball, which includes the stories of personal experience in the U.S. company. Narratives become distributed and consumed actively in the case that they include stories which people want to listen to. Sometimes certain narratives become popular, which a lot of people read because they reflect the people's desire, deficiency, ideology and thoughts and is a good mirror of the times. So the study of digital narrative creating sensations nowadays can deepen the understanding of people's conciousness and popular sentiment at that time. This paper attempts to find natures and meanings of stories through the explorative study of the popular digital narrative.

    The writer of narrative who is also the main character of it told stories about his embarrassed experiences in the U.S. culture for the first time. But writer told that he becomes to admit the rationality of U.S. way finally. On the other hand he tolds that in some ways U.S. culture was not familiar with him, which means that U.S. way reflects the rational and individualistic culture of America. The investigation of netizens' comments on the narrative reveals that they show more favor the rationality of U.S. culture than the writer, which is behind the many comments on the digital narrative. The digital narrative deserves some attention that the story evoked the hot response of many Korean netizen in that family life and privacy are respected, bribe and kickback are forbidden, recruitment and staffing is decided just upon the job related criteria regardless of gender and age in U.S. culture. It implied that the digital narrative has narratine meaning, which it reflects what Korean employee as deficient subject desire.

  • KEYWORD

    디지털 내러티브 , 서사 , 이야기 , 스토리텔링 , 기업문화 , 문화적 차이

  • Ⅰ. 서 론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달과 함께 인터넷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매체는 단순히 정보의 검색이나 통화기능에 그치지 않고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서사적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디지털 매체를 매개로 한 디지털 서사 내지 내러티브들은 인쇄매체를 매개로 하는 책과 같은 전통적 서사와 달리 시공간을 초월하여 읽혀지고 독자와 저자 사이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여 대중적인 파급의 속도가 빠르고 그 영향이 크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디지털 내러티브에는 소설이나 웹툰과 같은 허구적 문학서사 뿐만 아니라 개인적 경험이나 삶에 대하여 쓴 체험적 서사가 있고 그 중에는 뜨거운 반응을 받는 인기 있는 서사물도 이따금 등장하여 주목받기도 한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시간과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이러한 서사를 읽는 것일까? 서사를 보거나 읽으면서 사람들은 그 이야기 속에 감정이입을 하고 자신의 삶을 투영하는 서사적 경험을 하면서 자기자신과 세상에 대한 이해를 증진한다(Polkinghorne, 2009, 205). 이런 면에서 서사는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고 이야기하는 사람과 듣고자 하는 사람 사이의 교감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활발히 유통되고 소비된다. 서사이론에 따르면 어떤 서사물이 많은 사람에게 읽혀지고 소통되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사회 구성원의 욕망과 결핍, 이데올로기와 관념을 담아내고 있고 사회적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Cohan & Shires, 1997, Abbot, 2010: Barthes, 1982). 이렇게 볼 때 요즈음에 많은 사람들이 읽고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디지털 내러티브에 대한 서사적 연구를 통해 우리는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의식과 정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서사에 대한 연구는 주로 문학이나 비평분야에서 많이 이루어져 왔고 그 대상도 소설과 같은 허구적 서사를 위주로 하여 왔으나 근래에는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비문학적 서사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조직연구에서도 기호학이나 후기구조주의 계열에 입각하여 언어와 의미, 내러티브, 서사와 담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Boje, 1994/2001; Czarniawska, 1997; Gabriel, 2000; Weick, 1995; Watson, 2000). 국내에서는 스토리와 언어, 담론과 조직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나(김영진, 2004; 신병현, 2007; 윤견수, 2001) 디지털 내러티브에 대한 서사적 연구는 아직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본 논문에서 디지털 내러티브의 사례로 연구하고자 하는 것은 한 한국인이 미국기업의 CEO로서 일하면서 느낀 문화적 차이에 관한 체험적 서사로서 국내의 한 포털 사이트의 콘텐츠에 연재되어 네티즌의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본 연구는 이 디지털 내러티브 사례에 대한 연구를 통해 서사적 특성을 규명하고 여기에 나오는 내러티브의 어떤 내용이 네티즌 독자의 공감을 받았는지, 그리고 독자들은 어떠한 반응을 보였는지를 분석하여 기업과 직장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의식과 소망, 결핍에 대해 이해하고 그 시사점을 찾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내러티브에 대한 심층적인 언어나 기호론적 의미분석이 아니라 내러티브의 특성과 내용에 대한 탐색적 연구의 성격을 가진다. 먼저 내러티브와 서사의 개념과 서사의 성격 및 디지털 내러티브의 특성에 대해 논의한 후 연구대상인 디지털 내러티브의 서사적 배경과 특성을 분석하고 내러티브의 내용을 분석하는 순서로 전개한다.

    Ⅱ. 내러티브, 서사 그리고 디지털 내러티브

       1. 내러티브와 서사, 스토리의 개념

    내러티브란 서사 내지 이야기, 스토리와 혼용되어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 용어들은 모두 묘사(description), 논증(argument), 설명(explanation)과 달리 어떤 사건(events)에 대한 진술이 지배적인 텍스트 유형을 의미한다(Chatman, 1992). 여기서 사건에 대한 진술이란 사건에 대한 순수한 지식이 아니라 화자와 주인공의 형상을 통해 사건을 격은 사람의 경험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정보(information)와 구분된다(이인화 외, 2003, 13).

    내러티브 내지 서사는 현실 또는 허구의 사건과 인물, 배경을 구성요소로 하여 하나의 시간 연속(time sequence)을 통해 표현된 것이며(Gerald, 1999, 6) 서사물은 그 결과물이다. 서사가 문어적 연원의 성격이 좀 더 강하다면 이야기는 구어적, 일상적 맥락에서 많이 쓰인다. 이야기는 대화적 이야기, 체험적 실제 이야기, 허구적 이야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내러티브는 이야기와 서사로 상호 번역되어 쓰이고 있으나 대화적, 체험적 실제이야기를 더 많이 지칭하고 있다(이민용, 2012, 105). 이러한 세밀한 의미의 편차를 고려해야 하지만 큰 틀에서 이 세 가지 용어는 유사하므로 혼용하여 쓰기로 한다. 다만 본 연구에서 다루고 있는 디지털매체의 서사는 실제적 체험이기 때문에 이를 지칭할 때는 내러티브란 용어를 사용한다.

    내러티브는 이야기하는 화자와 그것을 듣거나 받아들이는 수화자가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다(Patrick, 2004, 25). 내러티브 내지 서사는 누군가에 의해. 누군가를 향해 이야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스토리는 이야기를 하는 자가 자기 자신에게만 이야기를 한다고 할지라도, 수신자가 전달받을 것을 목적으로 소통되기 마련이다. 내러티브는 인간의 경험을 조직화하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이며 시대와 장소, 문화를 넘어 존재하는 보편적인 것이다(Branigan, 1992). 내러티브 내지 이야기는 어떤 일을 겪은 사람의 경험을 타자가 알기 쉽게 이해하도록 전달되어 인류가 혼돈과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질서와 삶의 의미를 찾게 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내러티브로 이해되기도 한다(Fisher, 1997). 제임슨(Jameson)은 내러티브의 모든 정보화 과정은 인간 사고의 중심적 기능 혹은 심급(instance)라고 한다(Abbot, 2010, 18). 내러티브는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고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장르와 매체를 통한 수많은 내러티브가 존재한다. 신화, 전설, 우화, 소설, 시, 역사, 비극, 희극, 회화, 영화, 뉴스, 일상의 대화 속에 내러티브가 있다(Barthes, 1982, 237). 롤랑 바르트는 내러티브의 개념이 문학서사를 넘어 예술서사, 기술매체의 서사, 일상적 서사로까지 확대되어 가는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2. 서사의 특수성과 보편성

    어떤 영화나 소설, 드라마와 같은 허구적 서사 내지 자전적 내러티브를 보면서 그 주인공이나 등 장인물과 같은 연민이나 즐거움, 환희와 슬픔, 분노, 두려움을 느끼거나 그들의 생각에 동의한다면 그것은 그 서사가 감정이입을 통해 추체험이 이루어짐을 의미한다. 즉 서사 속의 인물이나 화자의 체험이 타자에게도 추체험되는 것, 즉 다른 사람의 체험이 자기의 체험처럼 느껴지거나 과거의 체험을 현재 다시 체험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리케르트에 의하면 비록 서사의 사건과 인물은 일회적이거나 특수한 사례라 하더라도 문화적으로 활발히 소통되고 추체험되는 서사는 특정한 시공간을 넘어서는 보편적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본다(Rickert, 2004, 174).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는 서사는 그것이 특수하고 일회적인 사건이나 인물을 다루고 있다 하더라도 서사가 문화적으로 소통된다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삶과 연관되어 있고 그 특수성과 개별성을 독자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연과학에서 보편성은 예외나 특수성을 배제한 법칙에 의해 획득되는데 반해 사회문화적 현상을 다루는 문화과학에서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표현된 특수한 서사가 많은 타인에 의해 이해되고, 체험되면서 체험의 영역이 확장될수록 그에 내재된 문화가치는 보편성을 획득하게 된다. 이러한 문화가치의 보편성은 많은 사람이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든가 아니면 적어도 문화공동체의 구성원에 의해 타당하다고 볼 때 성립한다(Dilthey, 2008). 우리가 타자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개인들 사이에 있는 공통점이 의미의 세계에서 객관화된 형태로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딜타이는 인간의 삶들 사이의 내적 유사성, 보편타당성에 대한 사고, 공감할 수 있는 감각, 추구하는 목적에 대한 논리적 융합, 사회적 관계에서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Dilthey, 2008, 66-67).

    결론적으로 서사 내지 내러티브는 그 자체가 특수한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독자들에게 널리 읽혀지고 공감과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서사의 보편적인 문화적 의미가 소통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내러티브의 한 특수한 사례를 다루고 있지만 그것이 활발히 읽혀지고 소통되는 것은 그것이 일정한 보편적 문화적 의미를 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

       3. 디지털 내러티브의 특성

    현대사회에서 내러티브는 이제 구술이나 문자 매체에만 의존하지 않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디지털매체를 통해 유통되고 소비되면서 그 성격에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디지털매체는 문자뿐만 아니라 영상과 그래픽, 음향을 동반하는 멀티미디어 텍스트가 도처에 편재한 사이버 공간을 탄생시켰다. 사이버 공간에서 사람들은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이야기를 나누고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면서 그 사회적 파급효과와 영향은 매우 빨라지고 지대해졌다.

    이렇게 디지털매체의 발달로 인해 새로운 서사적 공간이 열리면서 구술시대 이후 누릴 수 없었던 저자와 독자 또는 화자와 청자 사이의 상호대면성과 쌍방향성이 복원된다(이인화 외, 2003). 저자와 독자는 더 이상 일방적 관계가 아니다. 언제든지 독자는 네티즌으로서 저자에게 댓글을 통해 질문을 던지거나 이야기를 덧붙이기도 하고 공감이나 이의를 표현할 수 있는 동등하고 쌍방향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디지털매체가 들려주는 참여적이고 공간적인 이야기는 사람들에 한 차원 높은 몰입감을 제공한다(Murray, 1997). 문자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이야기에 대해 공감하는 것과 달리 디지털 내러티브는 직접적으로 네티즌인 독자를 이야기의 공간으로 초대하며 이야기 전개에 참여하는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 텍스트는 전통적인 텍스트와 달리 배치(configuration), 쓰기(writing), 항해(navigation) 등의 역할을 수용자 내지 독자에게 부여한다(Aarseth, 1997). 즉 디지털 내러티브의 텍스트에서 독자들이 자신만의 행로를 따라 옮겨 다니고, 텍스트를 배치하고, 덧붙이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상호작용이 가능한 디지털 매체의 특성 때문이다.

    이와 같은 디지털 내러티브의 특성으로 인해 독자와 저자 내지 화자와 청자가 만나는 중요한 지점에서의 소통은 매우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다. 이야기는 말하는 자를 통해 듣는 자에게 전달되어야 하며 반응이라는 순환고리를 통해 소통이 이루어지게 된다. 반응이 이루어지려면 이야기를 말하는 자와 듣는 자 사이에 공감이 형성되어야 한다. 현대 디지털 시대에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는 디지털 내러티브는 당대의 사람들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활발히 소통되고 있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서 공감의 지점이 어디인지를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사회적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Ⅲ. 디지털 내러티브 사례의 서사적 특성

    본 연구에서 다루고 있는 디지털 내러티브는 국내 포털사이트인 다음(www.daum.net)이 제공하는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인 스토리볼(http://storyball.daum.net)에 나오는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스토리볼은 패션, 연예, 음식, 소설, 웹툰, 애완동물, 남성, 여성, 직장생활, 취업정보, 영화, 사진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허구적이거나 사실적 내러티브와 사진이나 애니메이션, 그래픽 등이 포함된 콘텐츠들로 구성되어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은 스토리볼 창작자들과 직접 만나 수개월에 걸쳐 기획과 제작을 진행하고 작가를 직접 선정하기도 하면 공모전을 통해 콘텐츠를 선정하기도 한다. 선정 후에는 콘텐츠를 요일별로 연재를 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스토리볼의 콘텐츠를 주제별로 취사선택하여 구독할 수 있고, 그 내용에 대해 댓글을 달 수 있는 것은 물론 각 콘텐츠에 실린 내용에 대해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같은 기능인 ‘공감’을 누를 수 있다. 스토리볼의 특징은 모바일에 맞게 편집해서 연재하는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스토리볼은 포털사이트인 다음의 앱이나 모바일브라우저에서 최적화된 상태로 볼 수 있어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어 놓지 않은 채 일상을 보내는 네티즌들이 책이나 신문 못지않게 자주 접하는 일상적 소통의 매체이다.

    본 연구에서 다루고 있는 디지털 내러티브 사례는 한 한국인이 미국에 있는 한 기업의 CEO로 부임하여 겪었던 자신의 문화적 혼란과 충격에 관한 경험을 소재로 쓴 체험적인 서사이다. 이 서사는 스토리볼에서 ‘한국 vs 미국직장 1mm차이’라는 제목으로 2013년 10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총 30회에 걸쳐 연재되었다. 스토리볼은 각 콘텐츠의 인기도를 사용자들이 읽고 누르는 ‘공감’ 버튼을 통해 인기를 측정하고 있는데 받은 공감이 1000개가 모이면 ‘천개의 공감’ 섹션에 등재된다. 본 내러티브 사례는 스토리볼에서 천개가 넘는 공감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모은 스토리의 하나이다. 아래의 그림1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스토리볼에 나타난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를 보면 오른편 중간쯤에 하트모양 (♡)옆에 34160이란 숫자가 나오는데 이것은 이 내러티브를 본 네티즌들이 공감을 클릭한 수를 나타낸다1).

    화면 아래 저자소개란 옆에 공유하기란 메뉴가 있는데 이 내러티브를 보고 공감을 클릭한 네티즌들은 이 메뉴를 이용하여 페이스북이나 카톡, 트위터 등에 의한 이른바 ‘퍼나르기’를 통해 다른 지인들과도 내러티브를 공유할 수 있다.

    내러티브 사례의 저자는 임정욱이라는 분으로 전직 언론인이자 국내 IT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기업인 출신이다. 그는 한국의 한 IT회사가 인수한 미국 보스턴에 있는 라이코스라는 IT회사의 CEO로 2009년에 부임한 후 약 3년간 회사를 이끌어 15년간 적자연속이었던 회사를 흑자로 돌려놓았다. 그는 이런 과정에서 겪었던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할 목적으로 스토리볼 연재를 시작하였다. 저자는 이 체험서사를 쓰게 된 동기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아래의 표 1과 같이 서사 내지 내러티브는 경험주체와 서술주체가 허구적인 인물인지, 아니면 실제인물인지, 그리고 경험주체와 서술주체가 동일인인지 여부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유홍렬, 2001, 139). 본 내러티브 사례는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듯이 체험적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어 소설과 같은 허구적 인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며 경험주체와 서술주체, 즉 경험담의 주인공과 이야기를 쓴 주체가 동일 인물이므로 자전적 서사에 해당한다.

    1)본 연구의 사례인 내러티브의 경우는 2014년 8월 31일 기준으로 총 누적 조회수 229만 7000건을 기록하고 있으며 공감수는 34,271, 댓글수는 980, 공유수는 2,774, 구독수는 6865이며 조회수 기준으로 스토리볼 전체 콘텐츠 중에서 22위로 상위 10%에 해당된다(다음의 스토리볼 콘텐츠 기획담당 직원과의 인터뷰)

    Ⅳ. 디지털 내러티브 사례의 내용분석

    본 연구의 사례인 체험서사는 저자가 미국회사의 CEO로 부임하여 미국기업의 직원채용이나 연봉, 직급, 출장, 회식 등과 관련하여 경험했던 문화적 차이와 충격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소재로 하고 있다. 문화충격의 개념은 인류학자인 Oberg(1960)에 의해 처음 제시되었는데 그는 문화적 충격을 새로운 다른 문화적 환경에서 경험하는 심리적 반응이라고 정의하였다. 즉 생활양식, 행동규범, 인간관, 가치관이 다른 문화적 환경에 가서 생활하거나 일을 하게 되면 문화차이로 인해 혼란과 인지적 부조화를 경험하게 된다. 저자는 MBA과정을 제외하곤 특별히 오랫동안 미국에서 생활하거나 직장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 자칭 토종 한국인이다. 저자는 미국기업의 CEO로 부임하여 이러한 문화적 충격을 경험하였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스토리볼에 연재하였다. 애초에는 20편 정도를 연재하는 것으로 기획했는데 독자들의 호응이 커서 30편으로 연재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래의 그림 2에서 보듯이 각 에피소드는 30화의 독립적인 체험서사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서사는 독자의 공감을 받거나 댓글을 다는 것이 가능하여 어떤 서사가 독자의 주목을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 그리고 어떤 반응(댓글)을 얻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총 30화로 구성된 체험서사 중에서 단순한 정보제공 목적 위주의 에피소드는 제외하고 미국기업에서의 문화적 차이와 충격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위주로 하고 있는 내러티브 중에서 네티즌이 클릭한 공감수가 1000개를 넘는 이야기를 공감수에 따라 배열하면 다음의 표 2와 같다.

    체험서사에서 저자는 채용이나 회식문화, 가정생활, 해고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저자가 미국기업에 겪었던 문화적 이질감과 충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체험서사를 몇가지 주제로 나누어 저자의 이야기와 그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을 댓글을 통해 논의하기로 한다.

       1. 직장과 가정생활 및 근무시간

    체험서사의 전체 이야기 중에서 가장 많은 공감수와 공유수를 기록한 이야기는 미국기업에서의 이른바 패밀리타임, 즉 가정생활의 중요성에 대한 것이다. 저자가 미국기업에 CEO로 발령받아 일하기 시작할 때의 상황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저자는 미국회사의 CEO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직원 개인별로 식사자리를 만들어 직원과의 소통을 시도하고자 한 것 같다. 식사가 끝난 후 밥값을 윗사람이 내는 한국식 문화가 미국직원에게 통하는 것도 확인했다. 미국인이라고 공짜를 마다할리는 없지 않은가? 그런데 그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자.

    미국기업에서는 퇴근 후의 저녁시간을 가족과의 시간(family time)으로 보고 아주 긴급하고 중요한 업무가 아니고서는 회사가 직원에게 저녁시간을 내달라고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해 저자는 처음에 적잖이 당황해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아무 문제가 될 것도 없는 직원과의 저녁식사 약속이 미국기업에서는 아주 부담스럽게 받아들여진다는 점을 깨닫게 된 것이다. 다음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미국기업에서는 최고경영자인 사장의 지시가 있다고 하더라도 퇴근 후의 시간은 직원의 사생활로 간주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이야기이다. 패밀리타임과 근무시간에 대한 내러티브는 다른 주제의 이야기 보다 네티즌들의 압도적으로 많은 공감과 공유수를 기록하고 있다. 네티즌 독자들의 댓글을 몇 가지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사회의 퇴근후 비자발적인 업무연장에 대해 그 현실적인 불가피성을 말하는 댓글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의 댓글은 미국기업을 부러워하고 우리의 현실을 개탄하거나 조롱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패밀리타임에 대한 미국기업 이야기가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면서 소통되고 있는 현상은 지금 한국사회 직장인이 느끼는 불만과 결핍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2. 인사관리와 채용

    저자의 체험서사 중에서 미국기업의 직원채용 및 인사관리에 관한 이야기도 독자들의 많은 호응과 공감, 댓글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저자의 체험담을 들어보자.

    저자는 사장인 자신도 나이를 알 수 없도록 되어 있는 미국기업에 대해 문화적 충격을 느꼈지만 이러한 문화가 가진 장점을 인정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이야기에 대해 독자들은 댓글을 통해 대부분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나이를 따지지 않는 미국기업의 문화는 사실 한국인으로서는 매우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는 것이지만 저자는 그러한 문화가 가진 합리성을 인정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많은 독자들도 저자의 이러한 생각에 공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저자가 직원채용 과정에서 경험했던 다른 이야기를 들어 보자.

    우리나라 기업에서는 아무 문제될 것 없이 면접에서 물어 볼 수 있는 질문들이 미국기업에서는 금지되어 있다는 것에 놀랐다는 저자의 경험담에 대해 네티즌들은 어떠한 반응을 보였을까? 몇몇 댓글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독자인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채용면접에서 자신이 받았던 질문을 떠올리며 이에 대한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기업의 면접방식에 대한 저자의 체험내러티브가 일종의 기폭제가 되어 네티즌들은 한국기업에서는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면접방식에 대한 부당함을 표출하고 있다.

       3. 연봉과 해고

    저자는 미국기업의 연봉제가 한국기업과는 달리 운영되는 방식에 대한 경험담을 소개하고 있다. 연봉제는 국내기업에도 널리 보급된 보상시스템이어서 저자로서는 이미 익숙할 텐데도 불구하고 저자는 미국기업에서 왜 이런 이질감을 느꼈던 것일까?

    저자는 국내기업에서는 승진이나 업무확대가 결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연봉에 즉각 반영되지는 않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 미국기업에서 직무의 변화는 바로 연봉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또 다른 경험담을 들어 보자.

    미국기업에서 연봉은 철저하게 직원이 하는 일이나 맡은 직무의 시장가치로 평가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미국기업의 연봉제 운영방식에 대해 독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다음의 댓글을 살펴보자.

    물론 긍정적인 댓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댓글은 저자가 미국에 대한 사대주의적 편향을 보인다며 부정적이고 불편한 심기를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런 댓글도 저자에게 전달되고 응답이 바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디지털 내러티브가 가진 소통의 묘미이기도 하다. 저자와 독자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오간다.

    다음으로는 미국기업에서의 해고과정에 관한 저자의 체험담을 소개하여 보자.

    미국기업의 해고처리 과정을 경험한 저자는 나름대로의 의견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미국기업의 해고방식은 미국사회의 개인주의적이고 메마른 직장문화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의 이야기에 대해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댓글을 통해 살펴보자.

    미국기업의 해고과정이 정이 없고 메마른 미국사회의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저자가 생각하고 있는데 반해 대다수 독자들은 미국식 해고가 합리적이고 정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댓글을 보면 한국의 정을 중시하는 문화가 야기할 수 있는 불공정과 불법과 같은 폐단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이 담겨 있다.

       4. 회식과 경조사문화

    점심과 경조사와 관련한 미국기업과 한국기업의 문화적 차이에 대해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기업의 개인주의적인 점심문화를 직원들이 함께 밥 먹으며 정을 쌓은 한국식으로 바꾸었다라고 스스로 자찬하는 듯 한 이야기에 대해 독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먼저 저자의 그런 노력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댓글은 다음과 같다.

    그런데 이런 일부의 몇몇 반응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댓글은 한국식의 획일적이고 반강제적인 점심문화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고 미국식의 점심문화를 부러워하고 있다.

    경조사문화 역시 저자가 한국과 미국기업의 문화적 차이를 여실히 느낀 경험의 일부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자.

    경조사문화에 대한 저자의 체험담에 대해 달린 댓글을 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기업의 이러한 낯선 경조사문화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우호적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일반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경조사문화에 대한 정서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 아닐까?

       5. 협력사거래와 접대문화

    협력사 거래관계와 접대문화도 저자가 미국기업에서 문화적 충격으로 느꼈던 경험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저자는 미국기업의 협력사와의 거래관계에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거래처와 식사나 술자리를 가지는 것은 한국기업에서는 의례적인 관행의 하나이다. 직접 거래처의 담당자를 자주 만나지 않고도 비즈니스 관계가 유지될 수 있는 미국기업의 비즈니스 문화가 이색적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미국기업과 달리 인간적 만남이나 관계가 중시되는 한국기업의 비즈니스 문화는 거래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신뢰관계를 쌓을 수 있어 거래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순기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기업에서는 이러한 거래관계의 불확실성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까? 다음의 이야기를 보자.

    한국기업도 거래를 하기에 앞서 신용도 조사와 같은 절차를 거치는 것은 미국기업과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러한 공식적 신용도 확인 못지않게 거래처와의 직접적인 만남이나 친분이 중시된다. 저자의 경험담을 좀 더 소개하여 보자.

    기념품 등 가벼운 선물 주고받는 것 까지는 용인되지만 그 이상의 선물을 주고받지 않는 미국기업의 비즈니스 문화를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뇌물, 이른바 떡값을 주고받는 접대문화에 익숙한 입장이라면 이러한 미국기업의 투명한 비즈니스문화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것 같다.

    이러한 미국기업의 모습에 대해 독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다음의 댓글을 살펴보자.

    한국기업에서는 이른바 대관업무, 즉 관청을 상대로 하는 업무처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대관업무가 기업활동에 있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공무원과의 친분유지라든가 관청과의 협조와 같은 형식적인 대관업무, 접대에 많은 신경을 써야만 하는 한국기업의 현실과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미국기업의 체험내러티브에 대해 독자들은 큰 호응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Ⅴ. 내용분석 결과의 요약과 시사점

    지금까지 디지털 내러티브에 포함된 체험서사 중에서 독자인 네티즌의 뜨거운 반응을 받은 이야기를 추려서 제시하고 댓글에 나타난 독자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체험서사의 저자는 미국기업의 어떤 면은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차츰 미국기업의 문화가 가진 장점과 합리성을 이해하면서 미국기업에 적응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매니저들과 저녁식사 같이하기, 무비나잇,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면접할 때 해선 안 되는 질문리스트, 수시로 시행하는 연봉조정) 이에 반해 미국기업의 문화가 마음에 들지 않아 미국기업에 한국식 문화를 나름대로 접목하고자 했던 이야기도 등장한다(혼자 vs 같이 먹는 점심) 또한 미국기업의 방식을 이해는 하지만 정이 없는 다소 메마른 문화로 여겨진다는 소견을 붙인 이야기도 나온다(미국의 냉정한 해고문화, 드라이한 미국 비즈니스문화).

    저자의 이야기에 대한 독자의 댓글을 보면 독자들은 저자의 생각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지만 어떤 부분은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저자가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미국기업의 문화에 대해서 대부분의 독자들은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하고 저자 보다 더욱 맹렬하게 한국기업의 불합리한 문화에 대해 성토하거나 조롱하기도 한다. 내러티브와 댓글의 내용분석을 통해 체험서사의 각 이야기가 어떤 이슈를 담고 있고 이에 대한 독자의 반응과 기대가 무엇인지를 다음의 표 3에 요약하여 제시하였다.

    체험서사의 각 이야기 중에서 미국기업의 패밀리 타임과 근무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독자들의 가장 뜨거운 반응을 받았는데 이는 요즘 우리 사회에서 공론화되고 있는 일과 삶의 균형(WLB: work-life balance) 내지 ‘저녁이 있는 삶’이란 화두를 떠올리게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정부도 WLB 내지 가족친화적 경영을 정책적으로 기업에 권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한국기업에서는 관행적으로 퇴근 후 회식이나 업무연장, 공휴일 행사가 당연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직원들이 가족과 많은 시간을 지내도록 하거나 개인생활을 가지도록 배려하는 것은 구성원의 삶의 질은 물론 기업의 인재 확보와 유지에 있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미국기업의 이러한 가족 중심적 관행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네티즌 독자의 절대적 공감을 얻었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일과 삶의 불균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다음으로 직원들이 서로 나이를 서로 묻지 않고 따지지도 않으며 면접 시 직무와 무관한 개인신상을 묻지 않도록 되어 있는 미국기업의 인사관리 방식도 독자의 반응이 뜨거웠던 이야기이다. 사장이라면 직원의 나이라든가 신상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고 면접에서 신상에 대해 물어 보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한국식 관행과 사고에 대해 의외로 많은 독자들은 매우 강한 반감을 드러내었다. 아마도 이것은 성별과 나이 등과 같은 개인 신상에 따른 차별이나 편견을 경험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많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이가 몇 살인지, 여자인지 남자인지. 아이가 몇 명인지, 부모의 직업이 무엇인지를 상관하지 않고 오로지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인지라고 하는 직무적합성 기준을 중시하는 미국기업의 채용과 인사방식에 대해 독자들이 큰 공감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기업의 해고에 대한 이야기도 독자들의 관심이 컸던 부분이다. 저자는 미국기업의 냉정한 해고문화라고 제목을 달았지만 미국기업의 이러한 해고방식이 원칙과 준법정신을 지키는 공정한 방식이라고 보는 시각을 가진 독자가 많았다. 한국적인 방식은 사사로운 정을 내세워 비리와 편법을 낳기도 하고 조직 전체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반응이 의외로 많았다.

    우리 사회에서는 FM이라는 말을 공식적 매뉴얼이나 적법한 규정에 따르는 것이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다는 의미로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국사회도 기업활동의 투명성이 강화되고 있어 준법적인 업무처리가 정상적인 관행이 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우리 사회에 확산되고 있음을 독자의 반응을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미국기업에서는 연봉이 업무범위나 책임의 변경에 따라 바로 조정된다는 이야기에 대해 독자들은 그것이 시장원리에 맞는 합리적 방식이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인 미국방식이기 때문에 무조건 합리적이라거나 아니면 우리 문화와는 맞지 않을 거라는 반응은 거의 없었고 연봉의 조정방식 자체가 합리적이고 공정하기 때문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미국기업에서의 점심과 경조사문화에 대한 에피소드도 독자의 반향이 컸던 이야기였다. 저자는 직원들이 같이 모여 먹는 한국식의 점심문화를 미국기업에 시도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많은 독자들은 개개인의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한국기업의 획일적 회식문화나 경조사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찍이 Hofstede(1991)는 기업 간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통하여 한국은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낮으며 권력간의 차이가 큰 것을 용인하는 문화로 나타난 반면 미국은 권력 간의 차이가 작으며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독자들의 반응은 개인의 자유와 선택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의식을 반영하고 있어 우리 사회가 점점 더 개인주의화되는 세태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기업의 비즈니스 문화에 대해 저자는 드라이하다는 평을 붙였지만 독자들은 오히려 그것이 정당하고 바람직한 방식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반응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기업과 협력사 간의 갑과 을로 대변되는 불공정한 관계, 갑의 횡포 그리고 만연한 접대문화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Ⅵ. 맺 음 말

    본 연구는 우리와는 사뭇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낯선 미국기업에서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경험담을 담은 한 디지털 내러티브가 우리나라에서 큰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는 사실에서 출발하였다. 내러티브의 저자이자 이야기의 주인공은 자신이 미국기업에서의 문화적 이질감를 경험하면서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차츰 그 합리성을 이해하게 된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기업의 어떤 면은 한국사회의 정을 중시하는 문화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져 내내 낯설었던 경험에 대해 말하면서 이런 점들은 미국사회의 개인주의적이고 삭막한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의 이야기에 대한 독자들의 댓글을 분석한 결과 독자들은 저자보다 훨씬 더 미국기업의 문화가 가진 합리성에 공감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고 이런 점이 이 내러티브가 디지털매체 상에서 많이 읽히고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가정과 개인생활이 존중되며 접대가 허용되지 않는 투명한 비즈니스 거래, 나이를 묻지 않고 따지지도 않는 미국기업의 문화에 대한 체험서사가 독자인 네티즌 사이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는 사실은 이 내러티브가 동시대 한국 직장인들의 결핍된 주체로서의 필요 내지 갈증을 채워주는 서사적 의미를 가졌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가 분석한 디지털 내러티브는 한 한국인의 특수한 경험에 관한 이야기지만 디지털 매체상에서 활발히 소통되었다는 점은 그것이 일정한 보편적인 문화적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본 연구는 하나의 디지털 내러티브 사례만을 위주로 한 탐색적 연구라는 점에서 향후에는 내러티브에 대한 심층적인 언어와 기호론적 의미 분석이라든가 다양한 내러티브 소재를 발굴하고 연구함으로써 우리의 현실을 보다 심도있게 성찰하고 보편적 의미를 찾아보는 내러티브 연구가 지속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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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1>] 스토리볼의 내러티브 사례의 화면(http://storyball.daum.net/story/78에서 캡쳐)
    스토리볼의 내러티브 사례의 화면(http://storyball.daum.net/story/78에서 캡쳐)
  • [<표 1>] 서사의 유형분류체계
    서사의 유형분류체계
  • [<그림 2>] 디지털 내러티브의 각 체험서사 구성화면(일부화면 캡쳐)
    디지털 내러티브의 각 체험서사 구성화면(일부화면 캡쳐)
  • [<표 2>] 체험서사의 주제 및 인기도
    체험서사의 주제 및 인기도
  • [<표 3>] 내러티브의 주요 이슈와 독자의 반응
    내러티브의 주요 이슈와 독자의 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