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전체 메뉴
PDF
맨 위로
OA 학술지
제주 신양리 해안사구의 방사성탄소연대와 퇴적환경 Radiocarbon dating and sedimentary environment of the coastal dunes, Shinyang-ri, Jeju Island
  • 비영리 CC BY-NC
ABSTRACT
제주 신양리 해안사구의 방사성탄소연대와 퇴적환경

We analyze the sedimentary environment and suggest the age of the coastal dunes in Shinyangri, Seongsan-eup, Jeju Island. The wind data have been collected from the automatic weather station installed at the dune crest for two years, and the analyses of the grain size, organic materials and calcium carbonates were carried out from the samples in the study area. The dune is mainly composed of coarse and carbonate-rich sands, while the lower part of the dune contains much granules and pebbles. It is likely that these sands were transported by the strong wind from the northeast or the east. We conclude that the studied coastal dune has been developed since 3 ka, based on the radiocarbon dating of organic materials.

KEYWORD
해안사구 , 방사성탄소연대 , 풍향 , 풍속 , 입도분석
  • I. 연구배경

    우리나라 남단에 위치한 제주도는 한반도로 북상하는 태풍이 가장 먼저 거처가는 곳이다. 이러한 까닭에 태풍은 제주도에서 발생하는 자연재해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국토지리정보원, 2013). 최근에도 태풍나리(NARI, 2007년), 무이파(MUIFA, 2011년), 볼라벤(BOLAVEN, 2012년) 등 규모가 큰 태풍이 통과하면서 많은 재해가 발생하였다(최광희 등, 2014). 제주도의 해안가는 태풍이 통과할 때마다 강풍, 집중호우, 폭풍해일 등으로 인해 다양한 피해를 입고 있다.

    해안사구는 이러한 자연재해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자연방파제 구실을 한다(최광희 등, 2011; French, 2001).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 위험성이 증가하면서, 해안사구의 방어기능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은 사구지형을 복원하고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들로 이어지고 있다(French, 2001; Martinez and Psuty, 2004). 우리나라에서도 신두리사구 천연기념물 지정을 시작으로, 보령의 소황사구와 강릉의 하시동ㆍ안인사구를 보전지역으로 지정하고, 해마다 해안사구 생태계에 대한 정밀조사를 수행하는 등 사구보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러나 신두리사구를 비롯한 서해안의 일부 사구들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사구의 복원은커녕, 유지관리를 위한 대책마련도 쉽지 않다. 사구의 형성과정 규명에 필요한 기초 자료가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제주도에는 약 10여 개의 해안사구가 분포한다(한태흥, 1998; 그림 1B). 이들에 대한 연구는 국내의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많이 수행된 편이다(한태흥, 1998; 박경 등, 2004; 우경식ㆍ김진경, 2005; 서종철ㆍ손명원, 2006; 박경ㆍ박지훈, 2009). 하지만, 아직까지 제주도 해안사구의 형성환경이나 시기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제주지역의 해안사구 특성과 형성시기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신뢰할 만한 성과는 많지 않다. 이것은 이 지역 해안사구 구성성분의 지역적 특이성에서 비롯된다. 일반적으로 해안사구의 형성시기는 사구사의 주성분인 석영에 대한 OSL(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 연대측정법을 통해 직접적인 측정이 가능하다(Choi et al., 2007, 2014; Munyikwa et al., 2008; Yu et al., 2009). 또한 사구층에 포함된 토탄이나 고토양층의 유기물에 대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을 통해 사구발달과정에 있었던 사건들의 시기를 추적할 수 있다(예, 박지훈ㆍ최광희, 2009; Choi et al., 2014). 하지만, 제주도 해안사구들의 경우, 사구모래의 주성분이 패각이나 홍조단괴 등 탄산염과 화산암편들로 이루어진 탓에(한태흥, 1998; 우경식ㆍ김진경, 2005; 지효선 등, 2008), 석영에 대한 광여기루미네선스연대측정법을 적용하기가 용이하지 않다(박경ㆍ손일, 2007).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구층에 포함된 탄산염광물에 대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을 시도할 수 있으나(박경 등, 2004; 우경식ㆍ김진경, 2005), 탄산염의 형성시기와 사구의 퇴적시기가 일치하지 않아 사구의 실제 형성시기를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러한 제약조건에도 불구하고, 제주도 해안사구의 형성과정에 대한 자료는 계속해서 수집되어야 한다. 해안지역에서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책으로서 해안사구의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사구의 형성기작에 대한 이해는 사구관리방안을 수립하는데 있어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제주도 성산읍의 신양사구에 대하여 사구의 형성환경을 분석하고 절대연대측정에 근거하여 형성시기를 추론하고자 하였다. 신양사구는 제주도 해안에 분포하는 사구 중 해안선의 길이가 가장 길며, 동부해안에 남북으로 형성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 이 사구의 형성과정을 추론하기 위하여, 사구마루에 자동기상관측기기를 설치하여 지난 2년간의 바람자료를 수집ㆍ분석하고 사구퇴적물의 입도와 유기물 함량을 분석하였으며,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을 이용하여 형성연대를 측정하였다.

    II. 연구지역 및 방법

       1. 연구지역

    연구지역인 신양사구는 행정구역상으로 서귀포시에 속하며,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사이의, 이른 바, ‘광치기해변’을 따라 남북으로 발달해 있다(그림 1A). 사구의 규모는 길이 약 3km, 폭 40~150m 정도이며, 면적은 약 0.3km2로 제주지역 사구 중 비교적 큰 규모에 해당한다. 사구마루의 높이는 대개 5~15m의 범위이며, 가장 높은 지점은 해발고도 17m에 이른다. 사구표층퇴적물의 평균입도는 -0.37~1.57Փ의 범위를 갖는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한태흥, 1998).

    이 사구는 다른 지역의 해안사구들에 비해 초본지대의 면적이 넓고 수목의 키가 작은 특징이 있다. 사구전 면 부 는 대 체 로 통 보 리 사 초 (Carex kobomugi Ohwi), 순비기나무(Vitex rotundifolia L.f.), 갯금불초(Wedelia prostrata Hemsl.) 등 높이 1 m이하의 사구식물로 피복되어 있으며, 순비기나무군락이 매우 넓게 나타난다. 사구후면부에는 곰솔(Pinus thunbergii Parl.), 까마귀쪽나무(Litsea japonica (Thunb.) Juss.), 돈나무(Pittosporum tobira (Thunb.) W.T.Aiton) 등 목본류가 분포하나, 이들의 수고는 대체로 3m 이하에 불과하다.

    신양사구의 앞에는 폭 30m 내외의 사빈이 좁게 발달되어 있으며, 그 앞으로는 ‘신양리층’으로 명명된 파식대(shore platform)가 형성되어 있다. 박동원ㆍ오남삼(1981)은 이 파식대를 ‘조간대형’으로 분류하고, 약 1∼2°의 경사면이 약최저저조위선으로부터 약 200m까지 나타나며, 그 하부는 수심 20m까지 완만하게 이어진다고 기술하였다. 과거에는 신양리층의 형성시기가 플라이스토세로 추정되었으나(박동원ㆍ오남삼, 1981; Kim, 1969), 최근에는 홀로세 중기인 약 5ka 전후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Cheong et al., 2006). 이 층은 왕모래와 잔자갈로 이루어진 암갈색의 준고결 층으로서, 층내에서 발견되는 현무암역들은 성산일출봉이나 근처의 분석구에서 유래한 것으로 해석되었다(한상준 등, 1987; 박명호 등, 2005). 또한 이층은 신양리 해빈의 주요한 퇴적물 공급지로 지목되었다(오남삼, 1988). 한태흥(1998)은 신양리해안의 해빈 표층퇴적물이 -1.17~0.97Փ의 평균입도를 갖으며,탄산염광물의 함량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낮다고 보고하였다.

       2. 연구방법

    이 연구에서는 신양사구에 영향을 준 바람자료를 수집ㆍ분석하고, 퇴적물의 특성을 분석하였으며,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을 이용하여 형성연대를 측정하였다.

    제주지역에는 기상관측소(Automated Synoptic Observing System; ASOS)와 자동기상관측기기(Automatic Weather System; AWS)를 합쳐 기상자료를 얻을 수 있는 지점이 20 곳 이상이다. 하지만, 해안사구와 같이 규모가 작고 해안에 인접한 지형의 분석에는 현장에서 얻은 자료가 더 적합하다. 이 연구에서는 신양해안의 사구마루 중앙부(33°26′36″N, 126°55′14″E)에 풍향센서(Onset, S-WDA-M003)와 풍속센서(S-WSA-M003)를 높이 2m에 설치하여 10분 간격으로 관측하였다(그림 1). 이렇게 획득된 자료중 2012년 5월 1일부터 2014년 4월 30일까지 2년간의 자료를 이용하여 연구지역의 풍속 및 풍향을 분석하였다.

    퇴적물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이 연구에서는 입도 분석, 유기물함량 분석, 탄산칼슘함량 분석 등을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사용된 시료는 사구지대 내에서 유기물의 퇴적가능성이 높은 와지를 선정하여 토양오거를 이용하여 지표(해발고도 약 3∼4m)에서 270cm 깊이까지 10cm 간격으로 시료를 채취하였다(그림 1). 채취된 시료를 음건한 후, 1.7mm 이상의 시료는 표준망체를 이용하여 건체질하고, 이 보다 작은 입자들은 동적영상분석장치(Sympatec, QICPIC)를 이용하여 입도를 분석하였다. 영상분석을 통한 입도의 결정은 Feret’s Min(Walton, 1948)을 따랐다. 입도분석에 대한 통계는 Blott and Pye(2001)가 제시한 Gradistat (v.7)을 이용하여, 대수적척도를 사용한 모멘트법으로 분석하였다. 한편, 유기물함량은 작열감량법(LOI, loss on ignition)으로 측정하였으며, 105℃로 12시간 건조시킨 시료를 도가니에 넣어 550℃에서 4시간 태운 후 작열손실량을 백분율로 환산하였다(식 1). 또한 탄산칼슘의 함량은 950℃에서 2시간 가열된 손실양을 이용하여(Dean, 1974; Santisteban et al., 2004) 추정하였다(식 2).

    image
    image

    채취된 주상시료 중 유기물함량이 높은 층의 시료를 서울대 기초과학공동기기원에 의뢰하여 방사성탄소연대를 측정하였다. 이 방법은 OSL처럼 모래입자가 직접적으로 퇴적된 시기를 얻을 수는 없지만, 퇴적층의 선후관계를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퇴적연대를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유기물에 대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은 사구층의 형성시기 추정에 있어서, 탄산염퇴적물에 대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보다는 더 높은 신뢰성을 갖는다. 이렇게 획득된 방사성탄소연대는 CALIB(v7.0.2)을 이 용 하 여 (Stuiver and Reimer, 1993), IntCal13(Reimer et al., 2013)을 기반으로 보정하였다.

    III. 연구결과

       1. 신양사구의 풍향과 풍속

    연구지역에서 지난 2년간 관측된 바람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상 2m 높이에서 풍속 0.5m/s 이상인 기간이 전체의 약 86%를 차지하였으며, 이 중 절반이상이 북서풍 계열로 나타났다(그림 2A). 하지만 모래를 이동시킬 만한 강풍은 주로 해풍 방향과 일치하는 북동풍 내지 동풍계열로 분석되었다. 직경 0.2mm의 모래가 지면에서 움직이기 위해서는 지상 2m의 높이에서 약 4.5m/s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Bagnold, 1941; Hsu, 1973; Hsu and Weggel, 2002). 식생으로 인해 지면이 더 거칠고 습도가 높은 해안사구에서 모래가 이동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빠른 풍속이 요구된다(Lancaster and Baas, 1998; Davidson-Arnott, 2008). 연구지역에서 2m 높이의 4.5m/s 이상 풍속은 관측기간의 약 25%를 차지하였으며, 북동풍 계열이 탁월하게 나타났다(그림 2B). 이러한 결과는 신양사구가 인접한 해빈으로부터 모래공급을 받고 있을 가능성을 높게 시사한다.

    지난 2년 동안 신양사구 AWS에서 관측한 평균풍속은 약 3.13m/s로 나타났다. 특이한 것은 이 정도의 평균풍속이 여름철 한 달 가량을 제외하곤 계절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그림 3). 또한 종종 일평균풍속 10m/s이상의 돌풍이 관찰되었다. 연구지역에서 가장 강한 풍속은 2012년 8월말에 기록되었는데, 태풍 볼라벤이 통과하면서 동반된 것으로 10분간 평균풍속이 거의 30m/s에 육박하였으며(최광희 등, 2014), 일평균풍속도 약 15m/s에 이르렀다.

       2. 퇴적물 특성

    퇴적물의 특성을 분성하기 위하여, 채취된 약 2.7m의 주상시료에 대하여 입도특성, 유기물함량, 탄산칼슘함량 등을 분석하였다(그림 4). 그 결과, 채취 지점의 퇴적층은 크게 5개의 구간으로 구분되었다(그림 5). 각 구간은 하부에서부터 자갈-모래 혼합층(Unit 1), 모래층(Unit 2), 자갈-실트 혼합층(Unit 3), 모래-실트 혼합층(Unit 4), 그리고 상부 모래층(Unit 5)이다. 각 층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하부 자갈-모래 혼합층 (Unit 1)

    조사지점에서 가장 하부에 해당하는 층은 자갈과 모래가 혼합되어 나타나며, 상부로 갈수록 자갈의 비율이 줄어들면서 입도가 감소한다. 가장 하부(깊이 2.7m 지점)의 자갈함량은 56.9%이나 상부(깊이 2.2m 지점)는 21.4%만이 자갈이다. 여기서 발견된 자갈은 대체로 신양리층에서 볼 수 있는 암갈색 암편과 비슷하며, 원마도 및 원형도가 높게 나타난다. 층후는 50cm 이상이고, 평균입도는 -0.77Փ이며, 분급은 0.73Փ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작열법으로 추정된 평균 유기물함량은 5.0%이고, 탄산칼슘함량은 1.5%이다.

    2) 모래층 (Unit 2)

    자갈-모래 혼합층에서 자갈의 비율이 점점 감소하면서 조립질 모래를 중심으로 퇴적된 구간으로 모래의 비율이 92.1%에 달하였으며, 자갈의 비율은 2.5%에 불과하였다. 층후는 30cm이고, 평균입도는 0.47Փ, 분급은 1.51Փ로 불량한 편이다. 유기물의 양은 하부보다 증가하여 6.6%이고 탄산칼슘함량은 평균 1.4%이다.

    3) 자갈-실트 혼합층 (Unit 3)

    약 30cm 정도의 층후를 갖는 층으로 자갈의 함량이 27.2%이나, 실트질 이하의 세립물질이 40.8%를 차지하여, 평균입도가 2.40Փ에 해당한다. 자갈, 모래, 실트 등 다양한 입도 구성으로 인해 분급은 3.54Փ로 매우 불량하다. 유기물함량이 8.8%, 탄산칼슘함량은 2.0%이다.

    4) 모래-실트 혼합층 (Unit 4)

    사구모래로 매몰된 세립질층으로 약 45cm의 층후를 갖고 있으며, 모래(48.2%)와 실트(51.8%)로 이루어져 있다. 평균입도는 3.64Փ로 매우 가는 모래로 분류되고 분급은 2.88로 불량하다. 실트의 비율은 하부에서 가장 높고(65.8%), 상부로 갈수록 낮아진다(40.1%). 분석된 퇴적구간 중 가장 많은 유기물을 포함하고 있어, 평균 유기물함량이 12.1%이며, 가장 높은 시료는 16.0%에 이른다. 이는 이 지점이 과거 한때, 습지와 비슷한 환경에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높은 유기물 함량과는 대조적으로, 탄산칼슘함량은 비교적 낮은 수치인 3.0%이다.

    5) 상부 모래층 (Unit 5)

    조사지점 표면에서 약 1.1m 깊이까지는 나타나는 층으로, 모래크기의 입자가 평균 95.7%에 이른다. 이들의 평균입도는 0.60Փ이며 분급은 1.02로 비교적 양호하게 나타난다. 평균 유기물함량은 각 구간들 중 가장 낮은 3.8%에 불과하지만, 평균 탄산염함량은 19.3%에 이른다. 특히, 탄산염함량은 하부에서부터 상부로 갈수록 점점 증가하는 특징이 있으며, 가장 높은 구간은 28.0%까지 나타났다.

       3. 연대측정결과

    주상시료에서 유기물함량이 비교적 높은 구간에 대하여, 유기물을 이용한 방사성탄소연대를 측정하였다. 분석시료 중 가장 고도가 낮은 지점은 약 3,990 ± 50 14C yr BP로 나타났으며, 중앙부는 3,610 ± 50 14C yr BP, 가장 고도가 높은 지점의 연대는 2,780 ± 50 14C yr BP로 측정되었다(표 1). 이러한 결과는 연대의 역전현상이 관찰되지 않아 비교적 신뢰할 만하다. 특히, 탄산염시료에 기반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들보다는 훨씬 더 좋은 결과로 판단된다. 하지만, OSL연대측정법처럼 모래시료의 매몰을 직접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표 1>] 신양사구 시료에 대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label

    신양사구 시료에 대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방사성탄소연대를 다른 연대측정 결과들과 비교하기 위해서는 실제 연대로 보정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CALIB(Stuiver and Reimer, 1993)을 통해 연대를 보정하였다. 그 결과 가장 하부 시료는 약 4,500년 전 경으로 그리고 가장 상부 시료는 약 3,000년 전경으로 각각 변환되었다(그림 5).

       4. 고찰

    1) 신양사구의 형성연대

    바람에 의해 이동된 퇴적물이 쌓이는 사구환경은 계속적으로 퇴적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때때로 침식되어 표면이 낮아지기도 하고 퇴적작용이 느려지거나 멈추기도 한다. 또한 사구와 사구 사이의 낮은 부분인 슬랙(slack)에서는 수분이 모이면서 일시적인 습지가 형성되기도 한다. 특히 과거 해수면 변화는 같은 지역에 여러 가지 서로 다른 퇴적층을 형성시키게 한다. 이렇듯 다양한 변화는 사구퇴적단면에 다양한 퇴적상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신양사구에서 채취한 주상시료에는 이러한 환경변화가 잘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절대연대측정을 통해 이러한 시기를 정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의 해안사구는 그 동안 탄산염광물에 대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박경 등, 2004; 우경식ㆍ김진경, 2005), 석영에 대한 OSL 연대측정(박경ㆍ손일, 2007), 고토양층에서 채취한 유기물에 대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지효선 등, 2008) 등 연대규명을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있었다. 절대연대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제주도 해안사구의 주성분이 패각이나 홍조단괴 등 탄산염과 화산암편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석영에 대한 OSL 연대측정법을 적용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이 연구에서는 유기물의 함량이 높은 지점을 발견하여 유기물에 대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을 통해 사구의 형성연대를 추정하려 하였다.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와 퇴적물 분석 결과로 볼 때, 시료채취 지점에서 본격적으로 사구모래가 퇴적되기 시작한 시기는 BC 997~851년 이후로 추정된다. 그 하부의 퇴적물들은 실트로 이루어져 있거나, 또는 실트와 자갈, 모래와 자갈 등이 혼합되어 나타난다. 여기서, 실트 함량이 높은 구간은 빈제나 사구의 전진이나 확장과정에서 발달한 사구열 사이에 끼어있던 습지로 추정된다. 이 시기는 BC 2029~1904년 이후부터 사구모래가 퇴적되기 전까지로 약 1,000년 간으로 추정된다. 한편, 그 하부에서 발견된 자갈층은 물에 의한 퇴적을 지시하는 것으로, 일시적인 폭풍사건이나 해수면의 상승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한 판단은 더 많은 자료가 수집된 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하부의 모래와 자갈이 혼합되어 나타나는 층은 해빈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시기는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에 의하여, BC 2573~2467년경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신양사구는 홀로세 중기 또는 중후기에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2) 사구 형성환경

    제주도에는 거의 전 해안에 걸쳐 탄산염광물이 많이 함유된 해안사구가 분포하고 있다(한태흥, 1998; 우경식ㆍ김진경, 2005; 지효선 등, 2008). 또한 해안선에서 거리가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도 사구가 나타난다(박경 등, 2004). 따라서 제주지역의 해안사구 기원이나 형성환경은 거의 모든 연구자들이 관심을 기울여 왔다. 예를 들어, 한태흥(1998)은 제주도의 북사면에 위치한 해안사구들은 북서계절풍에 의해 발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북서계절풍을 등지는 성산이나 신양, 사계지역의 사구들은 바람의 작용과 관계없이 지반융기의 결과로 해석하였다. 또한 서종철ㆍ손명원(2006)은 이들 사구의 폭이 좁은 이유로 해빈에서 공급되는 양이 충분하지 않고 모래의 유입방향이 북서풍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하였다.

    신양사구 마루에서 얻은 바람자료와 퇴적물 분석결과는 신양사구가 바람에 의해 형성된 풍성사구임을 가리킨다. 신양사구 주변에서 부는 바람은 모래를 이동시킬 만한 강풍이 전체의 1/4을 차지한다. 식물의 생장이 가장 왕성한 여름철을 제외하더라도 최소 3계절동안 바람에 의해 모래가 날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러한 강풍의 대부분이 동풍 또는 북동풍 계열인 점은, 신양사구의 모래가 신양해빈으로부터 이동하였음을 지시한다. 이 연구의 시료채취 지점에서는 BC 997~851년 이후부터 자갈의 유입 없이 중립 또는 세립질 모래가 퇴적되고, 탄산염함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세립질 모래의 집중적인 퇴적은 해빈 퇴적물이 바람에 의해 선별적으로 이동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Pye and Tsoar, 2008). 이는 바람에 의한 작용이 크게 관여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퇴적물의 공급처는 풍향으로 미루어볼 때 신양해빈일 가능성이 높다. 신양리층의 해체과정에서 공급된 자갈과 모래가 신양해빈에 퇴적되고(오남삼, 1988; 한태흥, 1998), 다시 동풍에 의해 운반ㆍ퇴적되었을 것이다. 다른 지역과 달리, 사구모래가 주로 암갈색으로 나타나는 것도 신양리층과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산염퇴적물의 기원지는 분명하지 않다. 신양리층의 탄산칼슘함량이 약 13-38% 정도로 보고되긴 하였으나(한상준 등, 1987), 해체과정에서 이들은 빠르게 제거될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보다 북쪽이나 남쪽해안에서부터 운반되어 왔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 이동기작은 이 연구에서는 단정하기 어렵다. 북서풍에 의한 이동과 해류를 통해 운반되었을 가능성이 모두 존재한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도 이들이 사구에 쌓이는 과정에는 북동풍 또는 동풍에 의해 퇴적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조립질 입자를 이동시킬 수 있는 바람의 대부분이 이 지역에서는 동풍계열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IV. 결 론

    이 연구는 신양리 해안사구에 대하여 유기물에 대한 방사성 탄소연대를 측정하고 퇴적환경을 분석하였다. 사구마루에서 지난 2년간 수집된 풍향과 풍속자료로 볼 때, 신양사구는 북동풍 또는 동풍 계열의 강풍에 의해 퇴적된 풍성사구로 추정되었다.

    퇴적물 분석결과, 사구의 기저는 왕모래와 잔자갈의 함량이 높고 탄산염퇴적물의 비율이 낮게 나타난 반면, 사구층은 모래의 비율과 탄산염함량이 높게 나타났다. 연대측정 결과, 연구지역의 해빈퇴적환경은 약 4500년 전으로 추정되었으며, 해안사구의 형성시기는 홀로세 중후기로서 약 3000년 전으로 해석되었다. 이 시기부터 신양사구에는 평균 0.60Փ의 모래입자가 퇴적되고 탄산염광물의 함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문헌
  • 1. 2013 한국지리지-제주특별자치도 google
  • 2. 박 경, 박 지훈 2009 “제주 김녕사구의 형성기와 고정기에 관한 연구” [한국지형학회지] Vol.16 P.111-122 google
  • 3. 박 경, 손 일 2007 “제주도 김녕ㆍ월정 사구의 OSL 연대 측정결과와 그 의미” [한국지형학회지] Vol.14 P.33-41 google
  • 4. 박 경, 손 일, 장 은미 2004 “제주 김녕-월정사구의 발달과정에 관하여” [한국지역지리학회지] Vol.10 P.851-864 google
  • 5. 박 동원, 오 남삼 1981 “제주도 파식대에 대한 지형학적 연구” [지리학논집] Vol.8 P.1-10 google
  • 6. 박 명호, 김 지훈, 서 광수 2005 “제주도 동부지역 제4기 신양리층의 지화학적 특성 연구” [지질학회지] Vol.41 P.19-33 google
  • 7. 박 지훈, 최 광희 2009 “전남 신안군 임자도 대광사구의 화분분석” [고생물학회지] Vol.25 P.207-221 google
  • 8. 서 종철, 손 명원 2006 “제주도 사계 해안사구의 지형과 퇴적물 특성” [한국지역지리학회지] Vol.12 P.631-644 google
  • 9. 오 남삼 1988 “제주도 해안지형에 대한 일고찰” [탐라문화] Vol.7 P.181-202 google
  • 10. 우 경식, 김 진경 2005 “제주도 협재 지역에 분포하는 해안사구의 구성성분과 형성시기: 홀로세후기의 해수면 변화에 대한 고찰” [지질학회지] Vol.41 P.499-510 google
  • 11. 지 효선, 우 경식, 김 련, 최 돈원, 양 동윤, 박 병권 2008 “제주도 구좌읍 김녕 일대에 분포하는 해안사구 퇴적물의 기원과 형성시기” [지질학회지] Vol.44 P.615-628 google
  • 12. 최 광희, 최 광용, 김 윤미 2014 “태풍 볼라벤에 의한 제주도 방풍림 조풍 피해” [대한지리학회지] Vol.49 P.18-31 google
  • 13. 최 광희, 김 윤미, 정 필모, 서 민환 2011 자연방파제 해안사구 google
  • 14. 한 상준, 윤 호일, 박 병권 1987 “제주도 신양리층의 연안퇴적환경” [한국해양학회지] Vol.22 P.1-8 google
  • 15. 한 태흥 1998 “제주도 연안 해빈과 사구 연구” [한국지형학회지] Vol.5 P.73-87 google
  • 16. Bagnold R. A. 1941 The physics of blown sand and desert dunes google
  • 17. Blott S. J., Pye K. 2001 “GRADISTAT: a grain size distribution and statistics package for the analysis of unconsolidated sediments” [Earth Surface Processes and Landforms] Vol.26 P.1237-1248 google
  • 18. Cheong C-S., Choi M., Khim B., Sohn Y., Kwon S-T. 2006 “230Th/234U dating of Holocene mollusk shells from Jeju Island, Korea, by multiple collectors inductively coupled plasma mass spectrometry” [Geosciences Journal] Vol.10 P.67-74 google cross ref
  • 19. Choi K. H., Choi J-H., Kim J. W. 2014 “Reconstruction of Holocene coastal progradation on the east coast of Korea based on OSL dating and GPR surveys of beachforedune ridges”. [The Holocene] Vol.24 P.24-34 google cross ref
  • 20. Choi K. H., Yoon K. S., Choi J. H., Shin Y. K., Lee J. C., Suh M. H., Munyikwa K., Oh K. H. 2007 “Anthropogenic geomorphological changes during the last century in the Kangneung area along the east coast of Korea” [Journal of Coastal Research, Special Issue] Vol.50 P.1015-1022 google
  • 21. Davidson-Arnott R.G., Yang Y., Ollerhead J., Hesp P.A., Walker I. J. 2008 “The effects of surface moisture on aeolian sediment transport threshold and mass flux on a beach” [Earth Surface Processes and Landforms] Vol.33 P.55-74 google cross ref
  • 22. Dean W. E. 1974 “Determination of carbonate and organic matter in calcareous sediments and sedimentary rocks by loss on ignition: comparison with other methods” [Journal of Sedimentary Petrology] Vol.44 P.242-248 google
  • 23. French P. W. 2001 Coastal defences: processes, problems and solutions google
  • 24. Hsu S. A. 1973 “Computing eolian sand transport from shear velocity measurements” [The journal of Geology] Vol.81 P.739-743 google
  • 25. Hsu S., Weggel J. 2002 Wind-blown sediment transport, Coastal Engineering Manual, Part IV. google
  • 26. Kim B. K. 1969 “A stratigraphic and paleontologic study of the Sinyangri Foramtion in the vicinity of Sinyangri and Gosanri, the Jeju Island” [The Journal of the Geological Society of Korea] Vol.5 P.103-121 google
  • 27. Lancaster N., Baas A. 1998 “Influence of vegetation cover on sand transport by wind: field studies at Owens Lake, California” [Earth Surface Processes and Landforms] Vol.23 P.69-82 google
  • 28. Martinez M. L., Psuty N.P. 2004 Coastal dunes: ecology and conservation google
  • 29. Munyikwa K., Choi J. H., Choi K. H., Byun J. M., Kim J. W., Park K. 2008 “Coastal dune luminescence chronologies indicating a Mid-Holocene Highstand along the East coast of the Yellow Sea” [Journal of Coastal Research] Vol.24 P.92-103 google cross ref
  • 30. Pye K., Tsoar H. 2008 Aeolian sand and sand dunes google
  • 31. Reimer P.J., Bard E., Bayliss A., Beck J.W., Blackwell P.G., Ramsey C.B., Buck C.E., Cheng H., Edwards R.L., Friedrich M. 2013 “IntCal13 and Marine13 radiocarbon age calibration curves 0-50,000 years cal BP” [Radiocarbon] Vol.55 P.1869-1887 google cross ref
  • 32. Santisteban J.I., Mediavilla R., Lopez-Pamo E., Dabrio C.J., Zapata M.B.R., Garcia M.J.G., Castano S., Martinez-Alfaro P.E. 2014 “Loss on ignition: a qualitative or quantitative method for organic matter and carbonate mineral content in sediments?” [Journal of Paleolimnology] Vol.32 P.287-299 google cross ref
  • 33. Stuiver M., Reimer P. J. 1993 “High-precision bidecadal calibration of the radiocarbon time scale, AD 1950-500 BC and 2500-6000 BC” [Radiocarbon] Vol.35 P.215-230 google
  • 34. Walton W. H. 1948 “Feret’s statistical diameter as a measure of particle size” [Nature] Vol.162 P.329-330 google cross ref
  • 35. Yu K. B., Brook G. A., Rhew H., Shin Y. H., Kim S. H., Brook F. Z. 2009 “Episodic coastal dune development in the Taean Peninsula and Anmyeon Island, Korea, during the mid to late Holocene” [Journal of Quaternary Science] Vol.24 P.982-990 google cross ref
OAK XML 통계
이미지 / 테이블
  • [ <그림 1> ]  연구지역의 위치(A), 제주도 해안사구 분포도(B), 신양사구단면도(C)
    연구지역의 위치(A), 제주도 해안사구 분포도(B), 신양사구단면도(C)
  • [ ] 
  • [ ] 
  • [ <그림 2> ]  신양사구에서 관측된 지난 2년간(2012.5~2014.4)의 바람장미(A: 전 기간의 모든 자료, B: 풍속 4.5m/s 이상의 자료)
    신양사구에서 관측된 지난 2년간(2012.5~2014.4)의 바람장미(A: 전 기간의 모든 자료, B: 풍속 4.5m/s 이상의 자료)
  • [ <그림 3> ]  연구지역의 일평균 풍속변화
    연구지역의 일평균 풍속변화
  • [ <그림 4> ]  채취 시료의 깊이별 입도, 분급도, 왜도, 첨도, 유기물함량, 탄산염함량 및 수분함량의 변화
    채취 시료의 깊이별 입도, 분급도, 왜도, 첨도, 유기물함량, 탄산염함량 및 수분함량의 변화
  • [ <그림 5> ]  시료채취지점의 추정 주상도와 형성연대
    시료채취지점의 추정 주상도와 형성연대
  • [ <표 1> ]  신양사구 시료에 대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신양사구 시료에 대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우)06579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201(반포동)
Tel. 02-537-6389 | Fax. 02-590-0571 | 문의 : oak2014@korea.kr
Copyright(c) National Library of Kore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