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문식성 교육을 위한 학습자 프로파일 구성 요소 탐색

Exploring Literacy Learner Profile for Digital Literacy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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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매체 환경과 사회경제 구조가 급변하면서 문식성 교육의 내용과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다. 변화의 요구를 반영하여 그동안 학계에서도 문식성 개념과 문식성 교육 내용을 재정립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해 왔으나, 상대적으로 그 방법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문식성 교육 방법에 대한 논의의 출발점으로서 문식성 학습자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문식성 학습자를 보다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문식성 학습자 프로파일이라는 개념을 제안하였다. 디지털 문식성 교육을 전제로 하여 제안한 이 문식성 프로파일은 크게 학습자의 학습심리적 요소와 디지털 문식성 학습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싟어 후원자 요소로 구성된다. 디지털 문식성 학습자 프로파일은 문식성 교육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으로 참고해야 할 학습자에 관한 일체의 정보를 의미한다. 이 연구에서 제안한 학습자 프로파일이 개별화된 문식성 교육을 실행하고 학습자의 주체성을 신장하는 데 일차적인 자료로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As media environments and socioeconomic structure changes rapidly, so does contents and methods of literacy education. Responding to the needs, researchers have suggested how literacy can be reconceptualized and how the contents of literacy education can be reorganized. But few research has focused on how new literacy can be taught. So this study, as a starting point of the question toward how to teach new literacy, suggested the concept of ‘literacy learner profile’ as a set of core information about a literacy learner, which would promote individualized education and help learners grow as active participants in literacy practices. This study tried to suggest an idea about how the profile can be composed and, as a part of it, specify learner’s attitude as a component of the profile. Suggestions for follow-up studies have been made at the end such as studies on the components of the profile, tools for survey, and application of the profile to daily literacy learning.

  • KEYWORD

    문식성 교육 , 디지털 문식성 교육 , 학습자 프로파일 , 디지털 문식성 , 디지털 문식성 학습자 프로파일

  • Ⅰ. 서론

    의사소통 능력, 이른바 문식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 사회 내에서 가장 중요한 학습 요소였다. 원활한 의사소통은 일차적으로 생존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집단의 고유한 정체성 형성, 그리고 축적된 지식과 문화를 전수하는 데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21세기 사회 환경 속에서도 문식성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별 이견이 없는 듯하다. 이를 방증하 듯, 핵심역량 등 21세기 사회에서 구성원들이 갖추어야 할 능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문식성은 여전히 중핵적인 개념으로 강조되고 있다.1)

    그렇다면 미래의 문식성 교육은 어떻게 계획되고 실행되어야 할 것인가? 최근의 문식성 연구들로부터 도출 가능한 분명한 사실 하나는 18세기 이후 지난 200여 년 간 비교적 안정적인 형태로 수행되어 온 문식성 교육이 최근에 이르러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다. 학교 밖 문식성(out of school literacy, 정혜승 외, 2013a, 2013bHull & Schultz, 2002)은 학교 문식성에, 비판적 문식성(critical literacy, Lankshear, 1993)은 기능적 문식성에, 복합양식 문식성(Jewitt & Kress, 2003)은 단일양식 문식성에, 디지털 문식성(Gilster, 1997)은 인쇄매체 문식성에, 그리고 지역적 문식성(local literacy, Barton & Hamilton, 1998)은 표준화·일반화라는 패러다임에 기반을 둔 문식성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지금까지의 문식성 교육에 대한 비판적 점검과 함께 21세기의 문식성 교육을 다양한 각도에서 새롭게 전망하는 일은 문식성 교육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제이다.

    위에서 알 수 있듯, 지금까지의 논의는 주로 문식성 교육에서 새롭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집중해 왔다. 물론 새로운 내용 요소들을 구체화·체계화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논의는 필수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내용 요소들을 어떤 방식으로 교육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룬 면이 있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21세기에 필요한 문식성을 ‘누구’에게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제기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논의의 출발점으로서 문식성 학습자에 대한 총체적 이해와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20세기의 문식성 학습자는 학습 내용인 문어 문식 활동에 대해 사전 경험이 없거나 부족한 자, 교사와의 수직적 관계에서 하위에 존재하는 자, 표준화된 교육과정에 맞춰 동일한 능력에 도달하기로 기대되는 학습자 등으로 특징지을 수 있었다. 그만큼 문식성 교육도 주로 공급자의 관점에서 프로그램과 교사의 질의 문제에 집중했으며 상대적으로 학습자의 존재는 부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21세기 문식성 교육에서 학습자에 대한 인식은 기존과는 달라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디지털 문식성과 관련하여 학습자들은 교사와 디지털 문식 환경을 동시대에 같이 경험하고 있으며, 일부 디지털 문식 활동에서는 오히려 교사들보다 앞선 면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곧 20세기와 같이 교육 내용의 전문성을 기준으로 교사와 학습자 간에 수직적 위계가 형성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문식성 후원자(literacy sponsors, 1998)2)가 다양해지면서 학습자들은 가정, 학원, 또래 집단, 대중 매체 등 학교 밖 다양한 곳에서 이미 상당한 수준의 문식 활동을 경험하며(정혜승 외, 2013a, 2013b), 이를 학교 문식 활동에 활용하기도 하고 학교에서의 문식 활동을 거부하는 근거로 삼기도 한다. 즉, 학습자들에게 학교와 교사는 더 이상 문식성 학습에 있어 단 하나의 유일한 원천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문식성 학습자 프로파일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문식성 학습자의 개별적인 특성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분석 결과를 문식성 교육의 계획과 실행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문식성 학습자 프로파일의 개념을 구체화한 후, 디지털 문식성 교육과 관련하여 이 프로파일에 포함되어야 할 요소들을 개관하고 이들에 대해 탐색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3)

    1)핵심역량 논의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OECD의 ‘핵심역량의 정의와 선택(Definition and Selection of Key Competencies, DeSeCo 프로젝트)’에서는 핵심역량을 크게 세 요소(도구― 예를 들어 언어와 테크놀로지― 를 상호작용적으로 활용하기, 이질적인 집단과 상호작용하기, 자율적으로 행동하기)로 구분하였는데, 이들은 결국 문식성의 다른 이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OECD가 주관하는 PISA 평가의 결과 보고서(OECD, 2010)에서는 한 국가 내에 고등 수준의 문식성을 갖춘 인구의 비율이 장래 그 국가의 산업 구조를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라고 밝히고 있다.  2)문식성 후원자란 문식성에 접근하는 길을 열어주고 문식성을 후원하고 가르치며 문식자(the literate)의 모델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특정한 문식성 또는 문식 활동을 통제하고 억누르기도 하는, 그리고 이러한 행위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이익을 얻는 주체(agent)를 가리킨다(Brandt, 1998:166, 서수현·옥현진, 2012에서 재인용).  3)이 연구에서 디지털 문식성에 초점을 맞추어 문식성 학습자 프로파일을 조명한다는 것은 구어 문식성이나 문어 문식성에 초점을 맞춘 문식성 교육에서는 일부 요소가 다른 학습자 프로파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각각의 특징과 차이를 조명하는 일, 그리고 이들을 종합하는 일 등은 후속 과제로 남겨 둔다.

    Ⅱ. 학습자 프로파일과 문식성 교육

       1. 학습자 프로파일의 개념과 의의

    학습자 프로파일(learner profile)이라는 개념은 최근 교육계 여러 분야에서 언급되고 있다. 한 예로 캐나다 앨버타 주 교육부가 최근 교사들을 일차적인 독자로 상정하여 제작한 안내서(Government of Alberta Education, 2010)를 들 수 있다. 이 안내서는 학습자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을 위해 학습자 프로파일을 작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프로파일 작성 과정에서 진단 및 측정에 실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도구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도구는 학습자의 흥미(interest), 선호하는 학습 환경과 학습 방식(learning preferences and styles), 인지 유형(type of intelligence), 성(性)·문화·개성에 따른 차이에 관한 정보 등을 수집하는 데 활용된다. 이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흥미 검사(interest inventory) 는 학습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적극적으로 학습에 참여할 수 있는 최선의 기제가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총 18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흥미 검사가 학습자의 일반적인 특성과 관련된 것이라면 교과와 좀 더 밀접하게 연계된 도구도 있다. 읽기 태도 인터뷰(Reading Attitudes Interview), 읽기 전략 조사(Reading Strategies Survey)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일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학습자 프로파일과 관련한 국내 연구로는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실시한 인지진단모형 연구(김희경 외, 2012송미영 외, 2011)를 들 수 있다. 인지진단모형은 개별 학생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보인 문항 반응을 토대로 각 인지 요소의 측면에서 학생이 위치한 숙달 상태를 추론하는 통계 모형이다. 이들 연구에서는 각 문항이 측정하고자 했던 인지 요소를 추출하고 이를 평가 결과에 적용하여 각 학습자가 어떤 유형의 인지 요소에 강하고 약한지 분석한 뒤 결과 보고에 활용하는 방안을 탐색하였다. 인지진단모형을 통해 개별 학생의 인지적 특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이는 다시 학생의 학습을 위한 피드백의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차경희(2007)의 연구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 연구에서는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에 기반을 두고 학습자별로 각 지능 영역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한 다음, 학습자 내부 조합과 학습자 상호 조합을 통해 각 학습자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학습자 프로파일은 적응적 학습(adaptive learning)을 강조하는 교육공학 분야에서도 중요한 관심사로 다루어진다. 스마트교육 환경의 구축과 함께 학습자가 저마다의 진도나 수준에 적합한 개별적 교육과정을 구축할 수 있게 되면서, 학습자의 정보는 적응적 학습을 위한 기초 자료로 수집·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양영욱·유원희·임희석(2014)에서는 적응적 학습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에 학습자 기본 정보(이름, 성별, 나이, 학년과 학급, 성별)를 비롯하여 학습 능력(이해도, 집중도), 학습 상태(학습자의 학습 태도)에 관한 정보를 수집·활용하였다. 미래교육보고서(박영숙, 2010)가 예측하고 있는 미래교육의 주된 경향이 온라인 기반의 개별화 교육임을 감안하면, 미래사회에서 학습의 성패는 그 학습에 관여하는 핵심적인 학습자 정보를 도출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서로 분야가 다르지만 이들 선행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함의하고 있는 바를 토대로 학습자 프로파일이 갖는 중요한 교육적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교육의 기본 단위를 개별 학습자로 간주하려는 인식이 전제되어 있다는 점이다. 21세기 교육의 지향점은 학습자 중심 교육에 있으며,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개별 학습자의 특성을 수집해야 함은 그 자체로 긴요한 과제가 된다. 둘째, 학습자 정보를 수집하는 목적을 학습 계획 수립과 원활한 교수·학습 운영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학습자 정보 수집은 그 자체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이후의 교육 활동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맞춤형 교육을 시행할 수 있는 토대로 작용하게 된다. 셋째, 학습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는 요소들을 도출하고 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교육적 의사결정에 활용한다는 점이다. 학습자 개개인뿐만 아니라 이들이 어떠한 맥락 속에 있는지를 점검하여 교육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교육 활동의 다층적 속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교육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러한 교육적 효과를 고려할 때, 문식성 교육에서도 학습자 프로파일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개별 학습자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한 종합적인 교육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소개한 선행 자료나 연구 결과를 디지털 문식성 교육의 장면에 그대로 반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앨버타 주 교육부에서 제안한 학습자 프로파일의 경우 대체로 학습자의 전반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부분적으로 읽기 영역을 구체화하고 있기는 하나 전통적인 인쇄 매체 환경에서의 읽기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디지털 문식 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인지진단모형 연구의 경우 학습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지적 측면 못지않게 학습자의 정의적 측면, 그리고 학습자를 둘러싼 교육맥락에 대한 탐색이 긴요한데, 인지적 측면에 주된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곧 디지털 문식성 교육과 관련된 학습자 프로파일이 별도로 만들어져야 할 필요성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2. 문식성 교육을 위한 학습자 프로파일

    학습자 프로파일의 개념을 문식성 교육 장면에 접목해 본다면, 문식성 학습자 프로파일은 보다 유의미하고 실질적인 문식성 교육을 계획하고 실행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참고해야 하는 일체의 학습자 정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식성 학습자를 파악하기 위한 정보는 기존의 여러 평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수집된 바 있다. 학습자의 국어 능력을 평가한 각종 자료, 가정환경 조사지, 학습자의 독서 활동 목록(독서 일기) 등이 그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들 정보는 문식성 교육의 계획 단계가 아닌 평가 단계에서, 종합적 판단을 위한 자료라기보다는 독립적인 자료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학습자 개인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활용하려는 목적보다는 집단의 특성을 파악하는 용도로 수집되어 왔다는 점에서 이 연구에서 제안하고자 하는 학습자 프로파일과는 성격이 사뭇 다르다. 그런 면에서 문식성 학습자 프로파일은 우선 학습자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목적이 기존의 방식과 다르며, 그동안 비체계적으로 수집되어 온 학습자 정보를 보다 체계적으로 생성·관리·활용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문식성 학습자 프로파일과 관련하여 일차적으로 검토해 볼 만한 자료는 OECD(2009)의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만 15세 대상)나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협회(IEA, 2009)의 국제 읽기 발달 연구(PIRLS, 만 10세 대상)에서 설문을 통해 수집하는 학습자 배경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이 자료는 읽기 능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고 수집되는 학습자 관련 정보 또한 학습자들의 읽기 능력을 설명하는 데 기여하는 정보를 위주로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차원의 학습자 정보를 구체적인 도구를 통해 수집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식성 학습자 프로파일과 관련된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기에 적절하다.

    이들 평가에서는 네 유형의 정보원(학생, 학부모, 교사, 학교장)을 대상으로 하여 각기 별도의 설문(학생 설문지, 학부모 설문지, 교사 설문지, 학교장 설문지)을 실시해서 관련 정보를 수집한다. 이 중 이 연구에서 논의하고 있는 학습자 프로파일과 밀접하게 관련되는 정보는 <표 1>과 같이 주로 학생 및 학부모 설문을 통해 수집된다.4)

    <표 1>에 제시된 정보들은 크게 학습자의 개별적 특성이라는 차원과 학습자를 둘러싸고 있는 문식 환경 차원으로 구분된다. 학습자의 개별적 특성은 다시 인지적(읽기 전략), 정의적(읽기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행동적(읽기 활동, 도서관 활동 등) 차원으로 구분되고 있다. 그리고 문식 환경은 다시 인적 요소와 물적 요소로 구분되며, 특히 인적 요소와 관련해서는 가족 구성원들의 역할과 지원을 중요한 요소로 보고 이들이 학습자의 문식성 발달에 기여하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표 1>의 문식 환경이라는 차원은 한 학습자의 문식성 발달을 설명하는 또 다른 차원으로서 학습자 외부 요인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표 1>에 열거된 요소들을 이 연구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다음 몇 가지 점에서 한계가 있다. 첫째, <표 1>에서는 학습자의 학습심리 기제가 제한적으로, 간접적으로 수집된다. 최근의 문식성 교육에서는 학습자의 동기, 태도, 관심·흥미, 문식성을 실천하는 주체로서의 자기인식(정체성과 주체성) 등이 중요한 연구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이들은 문식 성 학습의 목적과 문식성 학습의 과정을 보다 입체적으로 설명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들이라 할 수 있는데, <표 1>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또한 <표 1>에서는 학습자의 심리적 기제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주로 학습자의 행동을 통해서 심리적 기제를 간접적으로 추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둘째, <표 1>에서는 학습자의 문식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학교와 학부모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학습자의 문식성 발달에 있어 사교육 기관, 대학이나 지자체의 부설 교육기관, 공공 도서관, 대중 매체 등의 역할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경향은 디지털 문식성 교육 상황에서 더 두드러진다. 앞으로의 문식성 교육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교육 주체의 존재와 역할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학교가 어떻게 차별화된 문식성 교육을 수행해 나갈 것인지 탐색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이러한 주체들의 역할과 영향도 문식성 학습자 프로파일의 요소로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표 1>은 디지털 문식 환경과 그 속에서 실행되는 문식 활동 요소를 거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초·중등 문식성 학습자들은 디지털 환경 속에서 태어나 자라고 있으며, 일상생활 속에서 디지털 매체가 매개하는 다양한 문식 활동을 접하는 가운데 디지털 문식성의 일부를 학교 밖에서 자연스럽게 학습하고 있다. 따라서 체계적인 디지털 문식성 교육을 위해서는 프로파일을 통해 학습자들이 자연스럽게 학습하는 것과 의도적으로 교육해야 하는 부분에 대한 정보 모두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 후자의 예로 시급한 것들이 디지털 매체 중독과 폭력성, 저작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 내용들일 것이다. 한편, 디지털 문식성은 인쇄 매체 문식성을 상당 부분 재매개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문식성에 대한 학습 효과가 역으로 인쇄매체 문식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학습자의 디지털 문식 환경과 디지털 매체 기반의 문식 활동은 디지털 문식성 교육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현시점에서는 인쇄매체 문식성 교육을 계획하는 과정에서도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다.

    넷째, <표 1>에서는 학습자의 평소 문식 실천 양상을 포괄적으로 제시하고 있지 않다. 문식성에 대한 최근의 인식은 문식성 발달이 구체적인 담화 맥락 속에서 꾸준한 문식 실천 활동을 통해 촉진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다 균형 잡힌 문식성 발달을 위해서는 학습자에게 다소 생소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담화 맥락에서의 문식 실천 경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교육을 계획하고 제공하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평소 문식 실천 양상이 사전에 점검되어야 한다. 학습자의 문식 실천 양상에 대한 점검은 학습자의 심리적 기제와 실제 문식 실천 간의 관계를 보다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예컨대, 가령 높은 가치 부여에도 불구하고 잘 이루어지지 않는 책 읽기 활동이나 낮은 가치 부여에 도 불구하고 빈번히 발생하는 인터넷 텍스트 읽기 등의 각각을 살피고 이들 간의 관계를 알아보는 것은 문식성 학습자를 보다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4)교사 설문과 학교장 설문은 주로 학교의 교육 인프라나 교사의 교수·학습 계획 및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해당 학교 또는 학급 전체의 문식성 학습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에서 이 연구에서 말하고자 하는 문식성 학습자 프로파일과는 거리가 있다.

    Ⅲ. 디지털 문식성 교육을 위한 학습자 프로파일의 구성 요소

    디지털 문식성은 매체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문식성의 다양한 속성 변화에 주목하는 개념이다. 이 연구에서 디지털 문식성에 주목하는 까닭은 이전의 문식성에 비해 매체 자체의 작동 방식과 매체의 소통 구조에 대한 지식이 강조된다는 점, 하이퍼텍스트 읽기나 컴퓨터 글쓰기와 같은 문식 활동에서 새로운 형태의 기능과 전략이 동원된다는 점, 양방향적 소통의 확대로 자발적인 문식 활동 참여가 중요해지고 따라서 이해 능력만큼이나 표현 능력도 강조된다는 점, 전 세계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됨으로써 인종적·지역적·성적·계층적 다양성을 고려한 문식 실천이 필요하다는 점, 표절·폭력성·음란성·중독성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심리 기제의 중요성이 부각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지털 문식성 교육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앞서 열거한 여러 속성들을 반영하여 디지털 문식성 학습자의 프로파일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문식성 교육을 위한 학습자 프로파일은 기존의 구어 문식성 교육이나 문어 문식성 교육을 위한 학습자 프로파일과는 다른 지점이 존재 한다. 가령 인쇄매체 읽기에 대한 부모(문식성 후원자)의 후원 양상은 매우 적극적이고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지만 디지털 매체 읽기에 대해서는 소극적이고 부정적일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차이를 간과한 채 학습자의 문식 실천에 대한 부모의 지원 양상을 추상적인 차원에서 하나로 묻게 될 경우 실제와는 다른 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학습자 스스로도 문식성 후원자의 영향으로 인해 인쇄 매체와 디지털 매체를 통한 문식 활동에 대해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디지털 문식성과 디지털 문식성 학습 과정에서 나타나는 독자성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디지털 문식성도 결국 문식성의 한 양상인 만큼 문식성 학습에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일반적인 특성들을 고려하면서 디지털 문식성 교육을 위한 학습자 프로파일의 구성 요소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다.

       1. 디지털 문식성 학습자의 학습심리적 특성

    정현선(2004)에서는 디지털 문식 활동을 쌍방향성, 다대다 소통, 무한대에 가까운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양적 확산 및 네트워크화, 다양한 형태의 정보 통합화 등으로 특징짓고,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기존의 소통 방식과는 다른 형태의 능력과 태도가 요구된다고 보았다.5) 이와 같은 개념 규정에 따르면 디지털 문식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텍스트를 생산하고 수용할 수 있는 인지적 요인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소통의 맥락에 대한 비판적 인식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 등 정의적 요인에 대한 고려도 수반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디지털 문식성은 단순히 컴퓨터를 사용할 줄 아는 능력을 넘어 인터넷에서 찾아낸 정보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필요한 비판적인 사고력을 의미하며, 컴퓨터를 통해 다양한 출처로부터 찾아낸 여러 형태의 정보를 이해하고 자신의 목적에 맞는 새로운 정보로 조합해 냄으로써 올바로 사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Gilster, 1997). 여기에는 컴퓨터상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출처로부터 얻게 되는 여러 형태의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Larson, 2000)에서부터 디지털화된 정보를 평가 및 판단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편집·가공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능력(유영만, 2001), 디지털 미디어에 의해 생산된 텍스트의 비판적ㆍ창의적 수용과 생산 능력(정현선, 2002), 디지털화된 정보와 테크놀로지를 숙지하고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여 문제 해결,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지식 창출을 위해 신뢰성 있는 정보원에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를 인지적으로 처리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는 능력(한정선 외, 2006:25)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능력이 포함된다.

    또한 디지털 문식성을 실천하는 과정에서는 비판적 사고와 텍스트의 신뢰성, 연관성, 타당성 등 다양한 질적 측면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동원되어야 한다(Cho, 2014Coiro & Dobler, 2007;Killi, Laurinen, & Marttunen, 2008). 디지털 문식 환경과 그 안에서 생산ㆍ유통되는 디지털 텍스트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안목은 학습자가 디지털 문식성을 실천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된다(조병영, 2007, 2012). 동시에 디지털 문식 환경 속에서 학습자는 지식의 유연성, 관점의 다양성, 정보의 상호작용성, 의미의 다면성 등에 관하여 열린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Lankshear & Knobel, 2003, 2007). 디지털 환경에서 정보와 텍스트의 속성은 가변성을 지니고 있다. 고정된 텍스트가 전달하는 정보를 습득하고 처리하는 수동적 자세만으로는 자신에게 필요하고 유용하며 가치 있는 정보를 찾아 사유하는 데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에(Bruce, 2000), 디지털 공간 속에서 문식 실천을 하는 사람들에게 지식에 대한 열린 자세는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특성은 디지털 문식 실천에 관여하는 정의적 특성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한편, 디지털 문식성을 실천하는 과정에서는 다중문식성(multilitearcies)의 관점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New London Group, 1996). ‘다양한 채널(multiple channels)’과 ‘다양한 의미 구성 주체(multiple groups)’로 요약되는 다중문식성의 핵심에는 다양한 이해, 목적, 동기, 상황을 공유하는 공동체와 그 속에 속한 구성원이 다양한 방법과 형식의 도구를 통해 개별적으로 맥락화된 의미를 구성하고 공유하며 소통하는 양상이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채널과 다양한 집단을 이해하려는 노력, 즉 채널의 이용 가능성, 한계, 역할을 분석하여 실제에 적용하려는 자세(Kress, 2003), 그리고 다양한 개인과 집단이 보이는 의사소통 행위, 동기, 목적, 상황, 정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감수성과 분석력은 디지털 문식 실천에 동원되는 중요한 정의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Luke, 1995).

    마지막으로, 디지털 문식성 학습자의 행동적 특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행동적 특성은 인지적·정의적 특성에 대한 물음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학습자의 특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알고 있고 믿고 있는 것과 실제 행동 간의 일치 정도를 점검하는 용도로도 활용될 수 있다. 한 예로 학습자들이 컴퓨터나 핸드폰을 오래 붙잡고 있는 것이 나쁘다고는 인식하지만 실제 행동은 그러한 인식과 불일치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런 경우에 ‘컴퓨터를 오래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물음만으로는 이 학습자의 학습심리적 특성을 정확히 파악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따라서 ‘하루에 컴퓨터를 몇 시간 정도 사용하는가?’라는, 행동적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이 함께 제공될 필요가 있다.

    이상의 논의를 토대로 디지털 문식성 학습자의 프로파일에서 학습자의 학습심리 특성과 관련된 요소들을 제시하면 <표 2>와 같다.

    <표 2>의 다른 한 축은 디지털 공간에서의 소통 양상으로 이는 크게 수용, 생산, 유통의 세 측면으로 구분될 수 있다. 우선 수용의 측면에서 확인해야 할 학습자의 인지적 특성으로는 디지털 공간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과 수집한 정보를 확인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능력, 그리고 자신의 읽기를 반성적으로 점검하는 능력이다. 예컨대 인터넷 읽기 과정에서 잠재적 텍스트를 실현하고 구축할 수 있는지, 텍스트를 이해하고 학습할 수 있는지, 자신의 읽기 과정을 점검하고 조절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읽은 텍스트를 평가할 수 있는지(조병영, 2012)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영역에서 확인해야 할 학습자의 정의적 특성으로는 디지털 공간에서의 지식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수용적 자세, 동일한 사건이나 사물에 대해서도 다양한 관점의 텍스트가 존재할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개방적 태도 등이 포함된다. 또한, 학습자가 실제 디지털 공간에서 주로 어떤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고 있는지, 그와 관련된 경험은 어떠한지 등은 이 영역에서 살펴보아야 할 학습자의 행동적 특성이다.

    생산의 측면에서 확인해야 할 학습자의 인지적 특성은 디지털 공간에서 수집한 정보를 활용하여 새로운 텍스트를 창의적으로 생산하는 능력이다. 디지털 공간 속에서 필자는 자신이 읽게 되는 텍스트의 비선형성, 비순차성, 상호텍스트성으로 인해 기존의 인쇄 텍스트와는 다른 형식의 정보들을 제공 받게 된다. 이때 필자는 능동적인 의미 구성의 주체로서 기능하게 되며 텍스트의 의미를 받아들여 의미를 구성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텍스트를 생산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실제로 하이퍼미디어 데이터베이스 상에서 다양한 자료를 읽고 작문을 하는 대학생 6명의 사고 구술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은 자료의 정보 연결하기 전략, 연결된 정보를 토대로 자료들의 관계 생성하기 전략, 선행 지식을 자료 정보와 통합하기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Yang, 2002). 생산의 측면에서는 이와 같이 디지털 공간 속에서 새로운 텍스트를 생산하기 위해 동원되는 일련의 전략들을 인지적 특성으로 포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확인해야 할 학습자의 정의적 특성으로는 개별적으로 맥락화된 의미에 대한 가치 부여, 그리고 다양한 정보가 산재해 있는 공간에 대한 참여적 자세 등이 된다. 생산의 측면에서 학습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가장 잘 포착할 수 있는 지점은 학습자의 행동적 특성이라 하겠다. 학습자가 디지털 공간에서 실제 어떠한 정보를 생산하고 있는지, 그 양상은 구체적으로 어떠한지, 그러한 경험은 학습자의 디지털 문식 실천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디지털 공간 속에서의 학습자의 행동적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유통의 측면에서 확인해야 할 학습자의 인지적 특성은 디지털 공간에서 유통되는 정보의 성격에 대한 메타적 인식과 함께 다양한 채널과 의미 구성 집단에 대한 분석 능력이다. ‘라이브러리 2.0(Library 2.0)’이라는 개념은 디지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정보 유통의 한 단면을 잘 보여준다. 이용자들이 라이브러리 서비스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해당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평가를 받으며 개선이 된다. 여기에서 주목하는 것은 개방적, 상호작용적, 협력적, 참여적인 문화를 기반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이 유지된다는 점에 있다(Peltier-Davis, 2009;Click & Petit, 2010;박주연, 2013:75 재인용). 이와 같은 사례는 디지털 공간에서 정보를 유통하는 데에는 인지적 전략만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정의적 특성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이렇게 볼 때에 이 영역에서 확인해야 할 학습자의 정의적 특성으로는 다양한 채널과 의미 구성 집단에 대한 감수성, 그리고 정보의 소통과 유통에 대한 협력적 자세 등이 된다. 정보의 유통은 소위 ‘퍼나르기’의 형태로 학습자가 민감하게 인식하지 못한 채 경험하는 디지털 문식 실천 영역 중 하나이다. 이처럼 디지털 공간에서 학습자가 어떤 정보를 어느 공간을 통해 유통하는지 등에 대한 탐색을 통해 정보의 유통과 관련되는 학습자의 행동적 특성을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2. 디지털 문식성 학습자의 문식성 후원자

    디지털 문식성 학습자의 프로파일 작성과 관련하여 학습심리적 차원 외에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차원은 학습자를 둘러싼 디지털 문식성 후원자라고 할 수 있다. 문식성 후원자는 단순히 문식 환경 속에서 등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학습자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문식성을 계발해 나가는데, 그 과정에서 문식성 후원자들은 서로 다른 수준의 후원의 힘(different degrees of sponsoring power, Brandt, 1998:172)을 갖고 나타난다. 때때로 어떤 후원자는 그 자신이 학습자의 문식성 발달 과정에서 강력한 후원자로 등장하면서 동시에 다른 후원자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가령 부모는 그 자신이 학습자의 문식 실천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후원자이면서 학습자의 문식 실천에 영향을 미치는 책, 만화, 영화 등의 또다른 후원자를 장려하거나 억제하는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 후원자이기도 하다(서수현·옥현진, 2012).

    학습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후원자 요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고려해 볼 수 있다. 예컨대 가족과 교사라는 인적 요인은 전통적으로 의미 있게 여겨져 온 문식성 후원자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롭게 등장하는 인터넷, 디지털 매체 등의 요소는 디지털 문식 실천 과정에서 새롭게 대두되는 문식성 후원자로 볼 수 있다. 이들 요소를 구분하여 살펴보는 것은 기존의 문식성에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문식성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요인들을 탐색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문식성 후원자는 크게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후원의 주체에 주목한 축으로 전통적 문식성 후원자, 새롭게 후원자로 부각되는 디지털 환경 속의 문식성 후원자로 구성되며, 다른 하나는 후원의 양상에 주목한 축으로 후원자 자체가 갖는 영향력과 다른 후원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갖는 영향력으로 구성된다. 후원자의 영향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고려한 문식성 프로파일은 해당 학습자가 누구로부터 어떤 방식의 문식성 후원을 받고 있는지, 반대로 사회경제적 요인이나 언어적 요인의 제약으로 인해 충분한 문식성 후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족, 교사, 교육 기관, 또래 집단, 도서 등은 그 자체로도 중요한 문식성 후원자이다. 부모와 교사가 전통적인 문식 활동 지원자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점(정현선, 2014Brandt, 1998Nolen, 2007McCoy & Cole, 2011), 학교뿐만 아니라 학교 밖 교육 기관에서의 문식 경험 또한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정혜승, 2013a), 도서는 부모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문식성 후원자라는 점(서수현·옥현진, 2012) 등은 이들 요인이 다른 후원자들과 협력적이면서도 경쟁적 관계에 있기 때문에 디지털 문식성 실천에 있어서도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들 요인 중 특히 긍정적으로 주목해야 할 대상은 또래 집단이다. 또래 집단은 학습자가 자발적인 문식 실천을 행하는 공간을 제공하며 이들이 인터넷 공간을 활용하여 빈번히 의사소통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에, 디지털 문식 환경 속에서 또래 집단은 그 역할을 다시 한 번 새롭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디지털 문식성 교육을 위한 학습자 프로파일 구축에 있어 더욱 주목해야 할 요인은 디지털 커뮤니티, 디지털 매체 등이다. 디지털 커뮤니티는 특히 학교 밖에서 학습자의 디지털 문식 실천을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디지털 커뮤니티는 가족이나 교사, 또래 집단 등 전통적 인적 요인에 비해 디지털 문식 실천에 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정혜승(2009)에서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팬 게시판을 분석하면서 드라마의 팬들이 모이는 인터넷 공간과 그 속에서 만난 구성원들이 서로의 문식 실천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 밝히고 있다. ‘온라인 팬덤을 통해 다양한 기호 자원과 장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텍스트를 풍부하게 경험’(정혜승, 2009:311)하는 참여자는 그렇지 않은 참여자에 비해 디지털 문식 실천에 의미 있는 지원을 받게 된다. 이처럼 어떠한 디지털 커뮤니티에 어떠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학습자가 디지털 커뮤니티에서 실천하는 문식 활동의 수준은 어떠한지 등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은 학습자의 문식성 프로파일을 구축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

    다양한 디지털 매체 역시 학습자 프로파일을 구축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할 요소이다. 학습자가 선호하는 디지털 매체가 있는지, 디지털 문식 실천을 위한 유·무형의 매체 자원은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등은 학습자의 디지털 문식 실천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기초적 자료로도 의의가 있다. 학생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책 읽기 대신 문자 메시지, 지, 스마트폰 무료 문자 서비스, 인터넷 자료, SNS 읽기를 더 빈번하게 수행하며, 일기 쓰기 대신 문자 메시지나 무료 문자 메시지를 더 자주 쓴다는 보고(정혜승 외, 2013a)는 디지털 매체가 학습자의 문식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학습자가 선호하는 매체가 가정과 학교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고 때로는 금지당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정혜승, 2013)는 문식성 후원자들 간의 힘의 충돌이 있음을 함의한다. 이렇게 볼 때에 디지털 매체 자체가 후원자로서 갖는 힘의 수준을 탐색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다른 후원자들과 디지털 매체의 관계를 탐색하는 것은 학습자의 문식성 프로파일을 구축하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라 할 수 있다.

    5)정현선(2004)에서는 기존의 디지털 문식성에 대한 논의를 종합하면서 그 하위 범주로서 1) 다양한 기호의 복합적 의미 패턴에 의한 메시지의 수용과 생산 능력에 해당하는 ‘멀티리터러시’, 2) ‘복합소통양식’ 의미 패턴에 의해 생산된 미디어 텍스트의 생산·수용·유통을 소통의 맥락 속에 위치 지워 보는 비판적 사고력, 즉 메타언어능력을 의미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3)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인식론적·사회문화적 이해와 책임에 대한 이해, 그리고 4) 네트워크 능력과 지식·정보 공유 능력을 의미하는 ‘디지털 미디어 소양’을 제시한 바 있다.

    Ⅳ. 결론 및 제언

    교수·학습은 교사와 학생이라는 두 주체가 협력한 상태에서 학습자가 학습 내용을 주도적으로 구성해 가는 과정이다. 학습자는 진공 상태에서 교사가 전달해 주는 지식을 수동적으로 흡수하는 존재라기보다는 다양한 경험, 자발성, 주도성을 바탕으로 하여 학습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존재이며, 그럴 때 비로소 보다 유의미한 학습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학습자가 어떠한 사전 경험, 학습 지원, 지식, 인식, 신념, 태도 등을 가지고 학습에 참여하는지 이해하는 일은 교육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21세기 문식성 교육의 계획에 있어 학습자에 대한 총체적 이해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사회 구성원들의 구성 양상이 복잡해지고 인권과 복지의 차원에서 학습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의 필요성에 증가하면서 학습의 단위는 집단 수준에서 학습자 개인 수준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또한 지식 생명 주기의 단축과 매체의 급속한 발달에 따라 문식성 교육에 대한 학교의 역할은 줄어들고 학습자가 주도적으로 문식성 학습을 담당해야 할 부분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개별 문식성 학습자를 보다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각자의 요구에 보다 부합하는 문식성 교육을 실행하기 위해 문식성 학습자 프로파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안하였다. 이 연구는 문식성 학습자 프로파일의 개발과 활용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는 점에서 작지 않은 의의가 있다 하겠다.

    그러나 문식성 학습자를 보다 정치하게 설명하고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더 많이 남아 있다. 이 연구에서는 프로파일의 범주를 설정하고 구성 요소를 제안하였으나, 다소 범박하게 제시되어 있어 이를 더욱 구체화하고 정교화하는 후속 과제가 앞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앞서 열거한 심리 기제들 간에는 경계가 모호하거나 서로 겹쳐지는 지점이 있다는 점, 그리고 해당 심리 기제에 대해 한 학습자가 어떠한 특성을 보이는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도구 개발이 미흡하다는 점 등도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6)

    이에 더하여 어떤 방식으로 문식성 학습자 프로파일을 제작·활용하도록 할 것인가도 중요한 과제이다. 앞서 소개한 PISA나 PIRLS의 경우처럼 설문 문항을 통한 방식을 일차적으로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사를 비롯하여 문식성 학습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유용한 정보가 되도록 하려면 선택형 설문의 형태보다는 질문의 목록만 제공하여 교사가 학습자와의 면담을 통해 보다 상세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각 학습자들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종합하고 해석하며, 이를 특정 학습자에 대한 문식성 교육의 계획을 수립하는 데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안내도 필요할 것이다.

    이 연구는 학습자에게 보다 유의미한 문식성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시도에서 출발하였다. 이 연구에서 제안한 학습자 프로파일이 향후 개별화된 문식성 교육을 실행하고 학습자의 주체성을 신장하는 데 필요한 기초적인 자료의 역할로 문식성 교육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6)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서 열거한 심리적 기제들에 대한 천착을 통해 중복성을 최소화하고 검사와 해석이 용이한 실용적인 형태의 도구를 개발하여 디지털 문식성 학습자의 특성을 규명하는 후속 연구를 수행할 것임을 밝혀 둔다.  *이 논문은 2014년 10월 31일 접수하여 2014년 11월 28일 논문 심사를 완료하고 2014년 12월 5일에 게재를 확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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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읽기 전략 조사, 총 18문항 중 일부>
    <읽기 전략 조사, 총 18문항 중 일부>
  • [<표 1>]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의 설문 문항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의 설문 문항
  • [<표 2>] 디지털 문식성 학습자의 학습심리적 특성 관련 프로파일 요소
    디지털 문식성 학습자의 학습심리적 특성 관련 프로파일 요소
  • [<표 3>] 디지털 문식성 후원자와 관련된 프로파일 요소
    디지털 문식성 후원자와 관련된 프로파일 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