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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문화센터 신입 담당자의 OJT(On the Job Training)를 통한 무형식학습에 관한 질적 연구* A qualitative research on informal learning in the experiences of culture center managers’OJT
  • 비영리 CC BY-NC
ABSTRACT
문화센터 신입 담당자의 OJT(On the Job Training)를 통한 무형식학습에 관한 질적 연구*

In our country, culture center is becoming an important lifelong education institution. Culture center satisfies various desires of local residents for learning and makes various efforts to provide good-quality education. From standpoints of department stores and hyper markets, culture center is recognized as a division which plays important roles inducing new customers and maintaining existing customers, not a division assorted. People in charge connect culture center to customers. Therefore, people in charge have not only capabilities of lifelong teacher but also intensively working burdens inquiring customer-responding service, facility management and managing capabilities. People in charge of culture center learn lots of contents from predecessor or senior through the informal learning while they were new employees. The purposes of this research were to analyze those contents of informal learning from an angle of culture recognition and examine job capabilities obtained by OJT. People in charge of culture center learned knowledge and working methods about customer response, lecturer management and program operation through the OJT. OJT fulfilled during the period of new employees became foundation to conduct works of culture center successfully for people in charge and motive of continuous learning so as to be competent managers.

KEYWORD
OJT , 무형식학습 , 문화센터 , HRD , 질적 연구
  • Ⅰ. 들어가는 글

    1990년대 중반부터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의 문화센터에서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성인학습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문화센터들은 시민들의 다양한 학습욕구를 적절하게 만족시켜주는 중요한 민간 평생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교통이 편리한 중심 지에 위치한 문화센터의 입지적 특성은 접근성의 측면에서도 유리하며, 시설과 고객서비스 그리고 쇼핑과의 연계 등의 여러 가지 매력적인 장점으로 인해 문화센터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한국경제, 2014). 또한 문화센터의 교육서비스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고객은 문화센터를 해당 백화점이나 할인점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이것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증대로 이어진다는 점에 비추어, 문화센터 운영은 고객 창출과 유지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김성아, 2004). 따라서 각 백화점과 대형할인점들은 고객만족을 위해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설 투자 및 고객대상 서비스를 강화하며, 우수한 강사를 섭외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문화센터와 고객을 연결하는 것은 안내데스크에서 고객들을 직접 응대하고, 강사들을 관리하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센터 담당자들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문화센터 담당자들은 평생교육사로서의 교육적 역량뿐만 아니라 고객응대 및 고객관리에 관한 서비스 역량, 강사 관리 및 프로그램과 시설 운영에 대한 관리자적 역량, 그리고 홍보 및 마케팅, 회계 업무 등에 관한 복합적인 능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이러한 능력은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평생교육사 양성과정에서는 충분히 습득되지 않기에 문화센터에서의 OJT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때문에 OJT는 평생 교육사 양성과정에서 습득된 이론적인 부분과 실제 문화센터의 평생교육 현장 간의 간극을 상당부분 메꿔줄 수 있는 전이매체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신입기간 동안 OJT 와 같은 현장 중심 교육은 문화센터 전체를 혼자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직무훈련이면서 동시에 신입 담당자에게는 고도의 집중력과 적극적인 태도가 요구되는 주체적 학습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신입시절의 OJT는 초보 평생교육사로서 가지고 있던 교육학적 마인드가 이윤과 성과를 추구하는 기업의 분위기와 갈등하거나 타협하는 과정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초보 담당자로 하여금 평생교육사로서의 교육 마인드를 유지하면서도 기업의 조직문화나 마케팅 및 이윤 창출 등의 경제적인 부분을 적절하게 융합시키는 OJT 경험이 제공된다면, 대학에서 제공되는 이론적 지식과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천적 지식간의 연결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센터 평생교육 OJT 현장에 대한 생생한 경험에 관한 조사와 검토가 필수적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문화센터 담당자들이 직접 겪은 주관적 체험을 분석함으로써 문화센터 OJT가 담당자에게 어떤 의미와 효과가 있었는지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내재적 관점을 통한 접근은 객관적 현상에 대한 분석에 있어서 주관성 혹은 행위자의 감성적 판단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는 하지만, 어떠한 현상이나 사건을 겪은 체험을 행위주체의 관점에서 묘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며, OJT의 효과와 의미를 분석함에 있어서 당사자에게 보다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조명하도록 해준다(신병헌·현광일, 2010).

    Ⅱ. 이론적 배경

       1. 평생교육사와 OJT

    OJT(On the Job Training)는 ‘직장 내 교육훈련’을 의미하며 업무에 종사하면서 이루어지는 현장교육이라 할 수 있다. 즉, OJT는 직장에서의 업무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업무 관련 지식, 업무 수행 기술, 업무 관련 태도에 관련된 영역들에 대해서 계획적으로 상사가 부하 혹은 신입사원에게 행하는 교육 훈련을 의미한다. OJT의 필요성은, 입사 후에 이루어지는 업무수행 과정에서는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문제들을 신속하게 해결하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OJT는 직원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변화하는 업무상황에 대응하여 적절한 판단력을 구사해서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OJT가 실행되는 과정은 계획, 실행, 관찰(Plan-Do-See)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신입사원 시절 다양한 부서를 순회하면서 받는 교육을 OJT라 부르는 경우도 있다. 체험학습의 측면에서 OJT는 교육대상자가 실제 업무를 통하여 상사나 선배의 행위를 모방하거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의 능력을 확대하고 업무 역량을 함양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김주란, 2010: 10). 즉 OJT는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대면접촉을 통하여 상호 학습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통하여 배우는 자는 가르치는 자로부터 지식을 전수받을 뿐만 아니라 업무 태도에 관련된 영역들도 습득하는 전인적 교육의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러나 OJT가 가지는 비체계성으로 인해 훈련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점도 존재한다. 즉, 지도자 개인의 역량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이로 인해 훈련내용이 부정확하거나 불완전하고, 수동성과 무형식성으로 인한 성과측정이 곤란하다는 점 때문에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를 받게 되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체계화된 OJT’(Structured On the Job Training: S-OJT)를 소개하는 연구들도 있다(Jacobs, 2003; Lawson, 1997; Noe, 2008; Walter, 2002; 이찬·최영준·백지연, 2013: 48에서 재인용). 평생교육사로 입사한 초기에는 일터 현장에 적응하기 위해 본인들 스스로가 업무적 역량의 습득을 위해 애를 쓰는 시기인 만큼 많은 학습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단계이며(민선향, 2011: 59), 무형식 학습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이성엽, 2008). 따라서 다양한 평생교육 현장의 맥락 속에서 신입 평생교육사가 어떻게 업무를 배우고 직장 문화에 적응하며 직업적 역량을 갖춰 가는지에 대한 연구는 계속적으로 필요하다

       2. OJT를 통한 문화센터 평생교육 담당자 되기

    OJT는 평생교육사가 문화센터의 실제 현장에 들어가는 첫 관문이면서 향후 문화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직무역량을 습득하는 중요한 교육적 지점이라 할 수 있다. 평생교육통계자료집 (2014)에는 사업장 부설 평생교육기관은 392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그중 대부분은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의 문화센터이다. 이는 전체 비형식 평생교육기관* 의 9%에 이르는 비율을 차지한다(교육개발원, 2014). 평생교육기관으로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문화센터는 지역 주민들이 여가선용 차원에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일상적 공간으로서, 문화센터에 대한 만족도는 고객들과 대면적으로 만나는 담당자와의 관계에 영향을 받기 쉬운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문화센터에서 근무하게 될 평생교육사가 갖춰야 할 직무역량은 문화센터의 질적 제고를 위해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평생교육사 양성과정에서 그러한 현장중심의 역량개발에 대한 현실적 필요성이 촉구된다. 문화센터는 고객들에게 흥미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고객들의 요구를 잘 반영하는데, 이러한 점은 다양한 평생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지만 흥미위주의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고객들을 모으는 마케팅전략 차원에서 운영되는 측면도 존재한다(정미현, 2011).

    유통업체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와 그 속에서 운영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관해서는 지금 까지 주로 평생교육 프로그램 참여자의 만족도조사 및 활성화 방안(송성희, 2009; 이민승, 2013; 이유진, 2008), 문화센터 평생교육 프로그램 참여경험과 특징(배수옥, 2011, 2005; 이정화, 2012), 평생학습시설로서의 문화센터가 사업장에 미치는 영향(김성아, 2004; 임효인, 2010) 등에 관한 연구들이 진행되었다. 이러한 연구들은 문화센터의 운영에 관한 특성과 이용자들의 만족도에 중점을 두는 경향을 보인다. 향후에는 문화센터가 가지는 평생교육적 의미와 고유한 특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문화센터의 평생교육프로그램이 추구해야할 정향(김 원, 2013)이나 문화센터가 가지는 평생교육적 의미(채선혜, 2011)에 관한 논의들은 눈여겨 볼만한 내용들이다.

    한편, 문화센터 담당자로서 갖추어야 할 직무역량과 직무내용은 기본적으로 평생교육사 직무분석(이병준 외, 1999)과 평생교육학 관련 교과에서 다루는 내용과 유사하다(김한별·박소연, 2007). 평생교육사의 직무에 관해서는 상당히 많은 연구들이(이병준 외, 1999; 김영화·전도근, 2004; 김한별·박소연, 2007; 김진화 외, 2008; 박새봄·김진화, 2009; 김경희, 2009) 진행되었는데 대체로 평생교육사들이 공공부문에서 근무하는 경우에 관련되는 내용들이다. 그리고 평생 교육사들이 가지는 정체성의 문제를 다루거나(김혜영, 2012; 정민승, 2010) 평생교육사들이 전문직업인으로서 변화되는 과정에 대한 모델을 제시하는 연구도 있다(김혜영, 2010). 평생교육사의 직무에 관한 연구들은 담당자들이 수행하기를 기대하거나 바라는, 다시 말해 이상적인 역량 모델을 제시하는 것들이다(박지혜·정은정, 2014: 89). 이러한 이상적인 역량모델은 평생교육사 직무를 처음 하게 되는 혹은 평생교육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모두 갖추기에는 지나 치게 포괄적이어서 통합적으로 인식되기 어렵다. 이러한 연구흐름들은 대체로 평생교육사에 대한‧ ‘직무 중심 논의’로 볼 수 있는데, 이에 비해 평생교육사의 직무를 외부에서 규정하기 보다는 현장에서 진행되는 활동을 중심으로 그 정체성을 규명하고자 하는 ‘존재 중심 논의’ 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윤여각, 2010: 3). 본 연구에서는 존재 중심 논의의 연장선에서 문화센터에 입사한 평생교육사들의 경험과 학습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문화센터 담당자들의 직무는 기존 평생교육사의 직무분석 내용과 크게 상이하지는 않지만 실습생의 신분으로 큰 부담감 없이 시간을 보내는 평생교육실습과정과 문화센터 담당자로 준비되기 위한 OJT과정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평생교육사 자격증 취득과 평생교육실습을 통해 배울 수 없는 현장의 실재를 경험하는 OJT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따라서 평생교육사가 문화센터 입사 후 거치는 OJT 교육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신입직원들의 체험은 어떠한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와 있다. 문화센터의 평생교육 담당자들의 무형식 학습과정을 살펴보았던 연구로는 정 미현(2011)의 연구가 있는데 해당 연구에서는 문화센터와 관련한 직원들의 학습과정을 문화센터 한 곳의 사례를 중심으로 해당 부서의 모든 직원들이 경험하는 집단적인 학습을 일에 대한 학습, 조직에 대한 학습, 개인에 대한 학습으로 범주화하여 분석한 최초의 시도로 의미를 지닌다(정미현, 2011: 47). 이상의 연구들을 바탕으로 하여 연구자는 문화센터 평생교육사들을 주된 연구대상으로 하여, 그들이 현장에 적응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기간으로서의 OJT에 초점을 둔 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본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3. 분석틀 : 문화인지적 접근

    문화센터에 입사한 신입 담당자들의 OJT는 문화센터의 데스크 혹은 사무실의 의자에 앉는 일상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것은 일하는 것과 배우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상황적이며 실천 적인 학습과정이라 할 수 있다. 실천적 교육과 학습은 듀이의 철학에서 강조되듯이 경험을 통한 통합적 학습을 통해 이루어진다. 여기에서 자신의 경험을 통해 학습한다는 것은 당면한 현재 상황 안에서 경험이 재료로서 존재하는 학습을 의미한다. 경험을 통한 학습에서는 계속성의 원리에 의해 하나의 새로운 경험이 또 다른 학습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때의 경험은 교육의 수단이자 목적이 된다고 할 수 있다(Dewey, 1938). 듀이는 총체적 경험을 통한 학습 에는 질성적(質性的) 사고를 수반하는 총체적인 지식 습득을 주장하는데 이러한 총체적 학습은 인지적 과정에만 의존하지 않고 감각과 경험을 통해 이루어지는 배움의 과정이다(박철홍, 1999). 감각과 경험을 통한 학습은 비인지적 기제를 통한 학습에 관심을 두고 있는 문화인지 (cultural cognition)와 맥락이 서로 연결된다. 문화인지 담론은 Piaget의 인지이론과는 달리 인간의 학습과 인지과정이 문화적으로 발생하는 점에 주목하는데 이에는 크게 세 가지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이병준a, 2013). 첫째는 문화역사적 접근(Cultural-Historical Approach)로 불리는 학파의 연구들로서 Vygotsky의 이론적 토대 속에 Leontiev, Engestrom 등을 중심으로 발전시킨 활동이론(Activity Theory)연구의 흐름으로 상황인지(Situated Cognition)와 사회문화적 학습 이론을 강조하여 인간의 문화적 학습을 활동시스템을 통한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Engeström, 1987). 둘째는 역사적 안트로폴로지(Historical Anthropology) 연구 접근으로 독일 베를린의 학제간 연구모임을 중심으로 철학적 인간학, 미학, 교육학, 연극학, 무용학 등의 연구자들이 신체성 (Body)과 미메시스(Mimesis), 연행성(Performativity), 의례(Ritual), 이미지(Image)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의 문화적 학습과정에 대한 탐구를 시도하고 있다(Wulf, 2013). 셋째는 최근 Latour등을 통한 물질성 담론에 기초하여 물질과 같은 문화적 사물들이 인간의 의식과 지각, 인지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사회물질주의적 접근이 있다(Fenwick ‧ Edwards & Sawchuk, 2011). 본연구에서는 문화인지 담론 중에서 교육학에 안트로폴로지의 연구결과를 도입하여 인간의 문화적 학습과정을 설명하고자 하는 Wulf의 이론을 바탕으로 문화센터 담당자들의 OJT 경험을 분석하고자 한다. Wulf(2013)에 따르면 문화적 학습은 신체와 미메시스, 연행성과 의례, 그리고 이미지의 연합적인 작동에 의해 생성된다.

    신체성은 안트로폴로지의 중심에 놓여있는 영역이다. 인간의 신체는 역사와 문화적 특징을 담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을 연구하는 것이 안트로폴로지의 주요한 과제이다. 인간의 신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미메시스적 능력이다. 신체는 인간을 둘러싼 세계와의 미메시스적 관계의 근본적인 토대가 된다. 또한 신체의 감각은 인간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주체를 형성하는 미메시스 과정을 가능하게 한다. 신체는 기억의 저장소이며 실천적 지식을 만들어내고 다양한 환경 속에 적응할 수 있다. 신체를 통한 표현과 재현은 학습을 통해 습득되며 총체적인 제도적 규범과 사회적 가치와 권력의 구조를 제스쳐로 표현하게 된다(Wulf, 2013).

    미메시스는 세계를 상징적 세계로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인간과 세계와 텍스트간의 이해를 표현하는 일반 원리로 다뤄진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시작된 원래의 의미는 ‘자연의 모방’을 가리켰지만 점차 넓은 의미로 확장되었다. 즉, 미메시스는 실천과 이론 모두를 포함 하는 상징적 세계를 산출하는 행위를 의미하게 되었다. 사회과학적 텍스트의 구성과 해석에서 미메시스의 과정을 Recoeur는 미메시스1, 미메시스2, 미메시스3으로 분류하여 선행 이해로부터 시작해서 텍스트를 통해 해석에 이르는 과정으로 설명하였다(Flick, 2002: 79). 안트로폴로지적 접근에서 미메시스적 학습은 감각적이며 신체에 기반한 학습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것은 무의식적인 학습의 과정이며 개인의 사회적 성장과 문화적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미메시스를 통한 실천적 학습은 개인들에게 직접적인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며,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경험들을 해석하고 재결합시켜 개인들이 새로운 양식으로 현실을 산출하고 행동하도록 한다. 이 과정은 문화와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의 행동양식을 학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연행성은 인간의 신체와 연관된 연출, 상연(Performance)과 같은 행동과 언어적 표현을 말한다. 상호작용의 연행적인 특성에 집중하는 것은 개인의 행동을 해석함에 있어 문화와의 연관성을 토대로 해석하는 관점을 드러낸다. 인간의 행동과 신체와 연관되는 다양한 분야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연행적 형태들의 범위는 성(性), 세대, 그리고 사회 계급 속의 사회 문화적 차이와 관련을 가진다.

    의례에 관해서는 다양한 이론들이 전개되고 있는데, 종교적 의례에서부터 젊은 세대의 저항 의례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의례는 집합적 정체성을 형성 하는데 의례가 중요한 기제로 작용하며 의례를 통하여 구성원들이 그 속에서 생존하는 사회가 재창조된다(Durkheim, 1991). 의례는 성(聖)과 속(俗)을 구별하며 외부와 내부를 가로지르는 경계가 된다. 의례화 된 일상 행위에서 모든 사회적 주체들은 자신들의 삶의 방식에 요구된 상호작용의 형태를 배우게 된다. 의례는 사회적 관계를 작동시키는 코드(codes)로 이해할 수 있으며 암묵적이고 지속적으로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Lefebvre, 2013: 238). 의례적 학습 과정은 개인으로 하여금 어떤 사회적 상황에서 이에 대해 자동적으로 행동하는 방법에 대한 실천적 지식을 설명하는데 유용하다. 의례를 통한 학습은 반복과 연습을 통하여 사회적 상호 작용과 행동에 관한 형식을 공식화하고 양식화한다. 이러한 의례는 교육학적 관점에서 공동체의 형성과 복원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점차 여겨지고 있다(이병준b, 2013).

    이미지는 문자 중심에서 이미지 중심으로 이행된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로 그 중요성이 더 해지고 있다. 이미지의 의미는 신비적 현존으로서의 이미지, 미메시스적 표현으로서의 이미지, 기술적 모방으로서의 이미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중첩되어 있다(Wulf, 2013). 인간은 이미지 속에서 세계를 경험하며 그것들로부터 현실을 인식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이미지는 인간이 외부 세계를 자신의 내부 속에 간직하게 해주고 내부 세계를 외부로 표현하게 만드는 기제로 작동한다.

    Wulf가 주장하는 문화적 학습의 핵심기제들은 상호 독립적인 개념이 아니라 복합적인 체계로 구성되며 작동한다. 각각의 범주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무형식 학습과정에 동시적으로 작용하는 구성요소들이다. 따라서 무형식 학습을 위의 다섯 가지 문화인지적 기제로 들여 다보기 위해서는 복합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안트로폴로지적 접근은 인지적 학습과 비인지적 학습의 이분법을 극복하고 통합적인 학습의 모델을 제시하는 데 의의가 있다 (신혜은, 2013).

    *2014평생교육통계자료집(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비형식 평생교육기관(Non-Formal Lifelong Education Institutions)은 유·초·중등학교부설, 대학(원)부설, 원격형태, 사업장부설, 시민사회단체부 설, 언론기관부설, 지식‧인력개발형태, 평생학습관 등으로 분류된다. 사설학원도 비형식 평생교육기관에 포함되지만 본 연구에서는 논외로 하였다.

    Ⅲ. 연구방법

       1. 연구 대상자 선정

    문화센터의 운영 주기는 1년을 단위로 하여 매년 4학기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최소 1년 이상 문화센터에 근무할 때 문화센터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문화센터의 전체적인 운영현황에 익숙한 담당자가 자신의 OJT의 경험과 의미를 문화센터의 현장과 연관 지어서 자세히 이야기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연구 대상자를 1년 이상 문화센터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담당자를 연구의 대상으로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문화센터 OJT 과정의 경험이라는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루기 위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문화센터를 구분하지 않고 임의표집을 통해 연구 대상자들을 선정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연구 대상자를 섭외하 였는데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직접 방문하여 문화센터 담당자들에게 본 연구의 내용을 설명하고 면담을 요청하거나 평생교육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가운데 문화센터에 근무한 사람들에게 면담을 실시하였다. 이 외에 평생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문화센터에 입사한 사람들의 명단을 소개받아 그 중에서 1년 이상 근무 중인 담당자들을 선별하였다. 선정된 대상자들은 대부분 2군데 이상의 문화센터에서 OJT를 경험하였다. 이들 중 한 명은 20여 년간의 문화센터 근무경 력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전문성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OJT 지도자로서의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와의 면담을 통해 문화센터의 전반적인 흐름과 담당자들의 교육 및 근무여건 등에 관한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OJT 체험에 관한 이들과의 면담은 문화센터에서 이루어지는 직장 내 교육의 보편적인 상황을 충분히 드러 내주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면담 대상자로 선정된 문화센터 담당자들의 현황을 살펴보면 <표 1>과 같다.

    [<표 1>] 연구 대상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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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 대상자 현황

       2. OJT 체험 분석을 위한 연구방법론 : 해석학적 현상학

    문화센터에 입사한 담당자들이 거치는 OJT는 체험을 중심으로 하는 현장학습과정이다. 본연구에서는 체험의 과정 속에서 작동하는 문화인지적 학습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Van Manen의 이론을 중심으로 하는 해석학적 현상학의 접근법을 채택하였다. 그는 다양한 체험들의 본질적인 구조를 해명하는데 관심을 기울였으며, 체험과 표현된 것의 의미를 기술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Van Manen, 1990: 20). 이것은 있는 그대로의 현상을 기술하는 현상학적 전통과 현상 속에 들어있는 의미를 분석하는 해석학적 전통을 포괄하는 연구적 접근이다. 따라서 Van Mannen의 체험연구는 ‘기술(description)’과 ‘해석(interpretation)’의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하여 연구가 진행되는데, 연구의 주된 요소는 체험적 현상으로 시선 돌리기, 체험의 본질 적인 부분에 대해 기술하기, 본질적 주제에 대한 반성 그리고 연구 대상의 전체와 부분을 고려하여 전체적인 탐구맥락의 균형을 유지하기 등으로 구성된다(Van Manen, 1990: 30).

    본 연구에서는 해석학적 현상학의 접근법으로 담당자들의 체험을 듣기 위해 내러티브 인터뷰 기법을 활용하였다. 먼저 한 명을 대상으로 사전면담을 실시하고 난후 분석의 기준과 질문 내용의 수정, 연구의 방향 등에 대한 검토를 실시하였다. 이후에 여섯 명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은 2014년 10월부터 2015년 2월에 걸쳐 실시되었다. 면담을 진행하기 전에 문화센터 OJT와 관련한 선행연구들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직장 내 학습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을 분석하기 위해 문화적 학습이론에 관한 내용들을 정리하였다. 이러한 이론적 고찰을 통하여 문화센터 담당자들이 신입사원 기간 동안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학습하는지에 대한 분석적 관점을 마련하였다. 연구 설계 및 면담 단계에서는 면담 대상자를 선정하고, 핵심적인 질문을 선정하였다. 구조화된 질문을 피하고 면담 대상자의 경험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활동들을 청취하는데 우선순위를 두었다.

    면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연구자는 연구목적과 내용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통해 면담 대상 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면담은 휴일이나 퇴근시간 이후로 정했으며 면담 장소는 문화센터 담당자들이 근무하고 있는 사무실이나 인근의 조용한 카페에서 면담을 진행하였다. 본격적인 면담이 시작되기 전에 면담 대상자들이 근무하고 있는 문화센터의 특징이나 업무에 관한 일상적인 이야기를 해 나가면서 점차 본 연구의 주제를 설명하고 면담 대상자들의 경험을 자유롭게 이야기 하도록 요청하였다. 면담은 담당자들이 OJT과정을 통해 얻은 개인적 학습경험이나 느낌에 관한 부분에 초점을 두고 진행하였다.

    면담을 위해 “처음 직장에 입사해서 OJT를 시작하여 그것을 마치는 시점까지 배우고 체험 했던 내용들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해주십시오.”라는 메인 질문이 제시되었으 며, 면담 대상자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구술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이야기가 중간에 끊어지지 않도록 연구자의 개입을 최대한 자제하였다. 연구자는 면담 대상자들의 이야 기가 일차적으로 종료된 후에, 앞에서 이야기 되었던 내용 중에서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 추가 질문을 반복하여 실시하였다. 추가 질문 이후 연구자가 관심을 가지되 인터뷰 내용 중에 언급되지 않은 부분들에 대하여 보충질문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내러티브 인터뷰를 통하여 연구자는 OJT의 진행과정, OJT를 통해 얻게 된 직업적 역량이나 문화센터 담당자의 업무내용 그리고 문화센터의 전반적인 맥락을 파악할 수 있었다.

    면담 시 면담 대상자의 동의를 얻어 면담 내용을 녹음하였다. 녹음된 내용은 한글 워드프 로세서로 전사하였으며 A4용지 85매 정도의 분량으로 정리되었다. 분석절차로는 우선 면담 내용이 연구 주제에 부합되는지 판단하기 위하여 전사된 자료를 전체적으로 수회 반복하여 읽었 다. 면담 내용은 신입 담당자가 경험하게 되는 OJT 과정에 초점을 두고 분석되었으며 Wulf가 제시한 문화적 학습이론의 기제들, 즉 신체성, 미메시스, 연행성, 의례, 이미지 등의 개념을 염두에 두고 단락과 문장마다 키워드를 기입하고 내용분석을 실시하였다. 면담 내용 중에서 ‘배움’이나 ‘배우다’, ‘알게 되다’, ‘성장’, ‘경험’, ‘체험’ 등의 단어가 나오는 부분을 유의하여 보았으며, 해당 문맥의 전후 내용을 검토하면서 OJT를 통한 학습과정과 관련 되는 핵심적인 내용들을 정리하였다. 면담 내용에서 담당자들이 강조했던 부분들을 유의하여 살펴보았으며 문화인지적 학습과정 뿐만 아니라 문화센터의 맥락과 관련해서 중요한 내용이라 여겨지는 내용들도 별도로 표시를 하고 분석을 실시하였다. 질적 연구 수행과정에 관한 평가 로서는 Lincoln & Guba(1985)에 의해 제시된 신용성(trustworthiness), 신빙성(credibility), 신뢰성 (dependability) 등의 평가기준을 염두에 두고 연구자 간에 연구 진행과정 및 면담 내용 분석에대한 지속적인 논의과정을 거쳤으며 Flick(2009)에 의해 강조된 질적 연구 역량을 갖춘 동료 연구자의 검토와 의견을 반영하였다. 연구자들은 기입된 키워드와 분석내용이 담당자들이 이야기해준 전체적인 맥락과 타당성 있게 연결이 되는지 반복하여 검토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본 연구의 분석결과가 객관적으로 타당한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Ⅳ. 문화센터담당자의 OJT

    문화센터의 업무를 총괄하는 담당자를 지칭하는 용어는 문화센터마다 상이하였는데 ‘실장’, ‘팀장’, ‘담당자’, ‘담당자’등으로 호칭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그들을 ‘문화센터 담당자’ 혹은 ‘담당자’로 통일하였다. 면담을 통한 결과 담당자 외에 문화센터 데스크에서 고객 응대 및 강의실 관리를 보조하는 인력은 일반적으로‘사원’으로 통칭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문화센터가 소속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매장’으로 지칭되었으며, 문화 센터는 ‘점포’나 ‘문화센터’등으로 부르고 있었다. 면담 대상자들은 자신에게 OJT를 실시 하였던 고참 담당자를 지칭할 때 주로 실장님이나 팀장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문화센터 업무에 대한 관록과 역량을 갖춘 전문가로 인정하는 느낌을 내포하였다. 문화센터는 일반적으로 한 명의 담당자와 2-3명의 사원으로 구성되는 인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었다. 실장이나 팀장으로 호칭되는 문화센터 담당자는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필요로 하는데 문화센터들은 평생교육학을 전공하고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취득한 20대 초중반의 여성들을 고용하고 있었다. 이들이 주로 근무하는 공간은 안내데스크가 아닌 사무실이었으며 그 안에서 문화센터의 교육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고객 응대와 관리, 강사섭외, 시설관리와 강사료 지급 등의 회계 및정산업무까지 처리하고 있었다. 신입 담당자는 입사한 직후 먼저 본사 차원에서 하루나 일주일 동안 본사의 경영이념과 일반적인 업무 요령 등으로 구성된 기본 직무교육을 받았다. 본사 교육을 마친 후에 신입 담당자들은 OJT를 받기 위해 각 점포에 배치되었다. OJT 기간은 일반 적으로 한 학기가 진행되는 3개월 동안 이루어지지만 점포의 상황에 따라 OJT 기간이나 실행 방식은 매우 유동적이었다. 대체로 OJT 기간 동안 신입 담당자들은 고참 담당자와 함께 근무 하면서 문화센터의 업무를 배워나가기 시작하였다. 문화센터의 OJT는 체계화된 교육과정이 아니며 매우 복합적인 상황들로 얽혀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 대하여, 그리고 그 이면에 무엇이 진행되는가에 대한 분석은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본 연구에서는 복합적인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Althusser의 비판적 실재론(critical realism)에 근거한 경험의 영역(the empirical) 과 실재의 영역(the real)의 개념을 참고하여, OJT의 표면적 경험의 영역들을 단순 분류하기 보다는 그런 경험들을 만들어내는 실재의 영역 속에 들어있는 메커니즘을 문화적 학습의 기제를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한다(신병헌·현광일, 2010: 164).

       1. 문화센터에서 일할 몸틀을 만들다

    가. 업무와 분위기 파악하기 : “의자에 앉아서 컴퓨터를 켜보다”

    문화센터에는 신입 담당자들이 OJT를 통해서 달성해야 할 목표나 평가 항목 등이 구체화된 매뉴얼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OJT의 진행은 신입 담당자를 맞이하는 고참 담당자가 어떤 식으로 가르치고 훈련시키는지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OJT가 시작될 때 고참 담당 자들이 의례적으로 하는 말은 신입 담당자에게 자기가 앉던 의자나 혹은 본인 옆 책상의 의자에 앉아보기를 권하는 내용이었다. 의례(Ritual)는 사회적 관계를 생성하고 공동체를 만드는 기제로 작용하며 문화적인 학습을 장려하는데(Wulf, 2006: 43), ‘의자에 앉게 하다’ 는 신입으로 하여금 지금부터 문화센터의 직무가 시작된다는 것을 연행적(performative)으로 나타내는 상징적 행위이며, 담당자로서의 정체성을 부여하고 확인시켜주는 사회 문화적 맥락을 담은 행위로 볼 수 있다(이병준·박정현, 2014).

    신입 담당자가 자리에 앉게 되면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켠 뒤에 각 폴더에 저장되어 있는 문서들이나 고객 등록 프로그램이나 전단지 파일 등을 살펴보면서 전체적인 업무의 윤곽을 가늠 하였다. 신입 담당자들은 특별하게 정해진 순서 없이 이런 저런 문서파일들을 열어보면서 업무 양식들을 열어보고 서류명칭 등을 눈으로 확인하였다. 고참 담당자는 이러한 의례적 과정을 통해서 신입 담당자들이 업무내용들에 대한 대략적인 아웃 라인을 잡을 수 있도록 유도하 였다. 의례적 과정은 몸으로 연출되는데(Wulf, 2006)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를 켜는 것은 업무를 시작할 준비를 한다는 의사를 나타내는 무의식적인 몸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OJT가 시작 됨을 나타내는 의례적 첫출발의 과정은, 구두를 통한 업무지시나 설명보다는 신입 담당자가 시간을 두고 찬찬히 문화센터 업무의 윤곽을 파악하고 자신이 근무하게 될 사무실의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만들어 줌으로써 분리와 전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종의 통과 의례적 과정으로 볼 수 있었다(Van Gennep, 1985).

    나. 눈으로 살펴보기 : “전단지는 나의 참고서”

    신입담당자들이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를 켜면서 문서 폴더를 검색할 때 신입 담당자들이 사무실에서 업무를 맞이하면서 궁금해 하는 내용은 문화센터의 프로그램 구성이었다. 강좌들을 파악하기 위해서 우선 해당 점포나 타 점포의 전단지를 살펴보거나 혹은 고참 담당자와 전단지 작업을 함께 하면서 강좌들의 구성과 운영 방식들을 익혔다. 전단지는 OJT에서 강좌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정리해주거나, 매 학기마다의 특성들을 파악하게 해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자극하는 체화인지적 교육매체로서 활용되었다(신혜은, 2014).

    문화센터는 강좌에 따라 강의실의 공간이 신속하고 적절하게 재구성되어야 한다. 면담 내용을 통해, 신입 시절에는 강의실 배치가 생각보다 복잡하며 무거운 책상을 들어 옮기느라 육체 적인 힘도 많이 필요한 작업이라 했다. 강의실 공간을 적절하게 구성해주는 역할은 강좌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한 기본적 임무이므로 신입 담당자는 모든 강좌의 강의실 배치를 외우는 것이 일차적 과제였다. 강의실의 배치와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직관적으로 습득하는 방법은 ‘창문 넘어 살펴보기’와 ‘사진 찍고 이미지로 기억하기’였다. 일반적으로 고참 담당자는 신입에게 강의가 시작되고 난 후에 강의실 창문 너머로 자리 배치 상황을 살펴보라고 이야기 했다. 담당자1은 사진 찍기를 통해 강의실의 테이블 배치를 익혔는데, 그것은 강좌가 진행 중일 때 강의실에 들어가 전단지에 실을 홍보용 사진들을 찍으면서 강의실의 배치와 강좌의 분위기를 파악하였다. 이리저리 강의실을 둘러보면서 한 두 컷 사진을 찍는 것은 어렵지 않은 작업이면서도 상당히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었다. 강의실 배치를 문자텍스트 형식으로 메모하는 것보다 이미지를 통해 학습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업무 요령임을 터득하였다. 이러한 내용을 통해, 이미지는 향후 강의실 공간을 재구성하게 해주는 효과적인 재현의 도구로 활용될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강좌 분위기를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 담당자의 기억 속에 담을 수 있게 해주는 직관적인 기억 매체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다. 몸으로 배워가기 : “따라하고 연습하고”

    신입 담당자들이 교육과정을 통해 습득해야 할 주요 내용은 크게 인적 관리와 업무적 관리의 두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었다. 인적 관리의 주요한 대상은 고객과 강사였으며, 업무관 리의 주된 내용은 프로그램 운영, 시설관리, 홍보와 일반 사무 등으로 나누어졌다. 문화센터 담당자는 주로 안내 데스크에서 앉아있으면서 잘 꾸민 외모, 상냥한 웃음과 친절한 목소리로 고객들을 맞이하기만 하면 되는 ‘문화센터의 꽃’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담당자들의 실제 업무는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몸으로 때우는’일도 많고, 퇴근시간을 넘겨가며 처리해야 할 만큼 많은 업무와, 늘 마감시한에 쫓기는 빽빽한 일정들이 대부분이었다. 입사하기 전에 가졌던 이미지와 전혀 다른 업무 여건으로 인해 문화센터 담당자로 입사한 평생교육사들은 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타 업종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았다. 더욱이 신입 담당자들은 새로 오픈한 점포를 맡거나 혹은 담당자가 퇴사 예정인 점포로 발령받기 위해 채용되었으므로, OJT 기간에 문화센터의 전반적인 업무를 완전히 파악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더불어 문화센터 현장의 분위기에 대해서 감도 잡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업무에 대한 부담감에서 기인하는 일종의 ‘멘붕’상태를 겪었다. 문화센터의 모든 업무를 실수 없이 수행하는 유능한 멀티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신입 담당자들은 OJT를 통해 좌충우돌 부딪히면서 물어보고, 따라 해보고, 혼자 연습하는 것과 함께, 고객과 상사에게 혼나면서 배우는 복합적인 학습과정을 거치면서 업무 역량을 함양시켜 나갔다.

    1) 물어보고, 따라 하고, 함께 하기 : “실장님, 이거 어떻게 해요?”

    신입 담당자들은 하루 정도 사무실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후에는 곧바로 실전 업무에 돌입하게 되는데 사실상 모든 업무가 생소하였다. 신입 담당자들은 대부분 평생 교육학을 전공하였고 4주간의 평생교육실습 경험이 있다고는 하지만, 문화센터의 담당자로 입사했을 때 그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문화센터에서는 고객 접수부터 강의실 세팅, 전단지 제작, 홍보물 제작 그리고 경리 및 정산, 마감 처리까지의 업무가 쉴 새 없이 반복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도사의 역할을 맡은 고참 담당자는 자신도 분주하기 때문에 신입 담당자에게 자세한 업무내용과 요령을 체계적으로 가르칠 여유가 없었다. 그러므로 문화센 터의 OJT는 주로 신입이 그때그때‘물어보고 따라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물어보고 따라 하기식 학습의 효과는 신입담당자의 학습의욕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서 신입 담당자의 적극적인 자세는 OJT의 효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함을 확인할 수 있었 다.

    기본적인 사무나 고객 응대 요령은 ‘눈치껏’ 따라 하면서 익힐 수 있는 것들이었다. 막히는 부분에서는 고참 담당자에게 물어보면서 업무 요령과 강좌 정보를 정리하였다. 면담내용을 통해, 초기에는 신입 담당자들이 고참 담당자의 업무수행 방식을 그대로 모방하는 수준이었지만 점차 미메시스(Mimesis)적 학습과정을 통해 자신이 새롭게 정보를 조합하고 주관적 판단을 첨가하여 개인의 지식으로 체화시키는 교육적 성장으로 나아갔다(Wulf, 2013). 모방적 단계에 서는 신체에 일정한 틀을 만드는 과정이 이루어졌다. 즉 해당 문화센터에서 의례적으로 해오던 문화적 행동양식과 업무관행을 습득하고 그것에 자신의 몸이 익숙해지는 기간이었다. 단순한 모방은 대체로 OJT 초기 한 달 정도의 기간에 이루어졌으나 이후에는 점차 자신의 생각을 가미하고 자신에게 맞는 모양으로 변형시켜 나갔다. 미메시스적 학습의 결과 업무 수행의 단순한 반복에 머무르는데서 나아가 개인의 주체적 판단과 실천이라는 교육적 성장으로 연결되 었다. 신입 담당자들은 모방적 학습을 통해 업무요령이 몸에 익숙해진 이후에는 자신의 인식과 판단을 통해 적절하게 변형하거나 보완하는 노력을 하게 되었다.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며 주체적으로 행위 할 수 있는 개인으로 변화한다는 것은 중요한 교육학적 실천이라 할 수있다(이병준, 1998). 이와 같은‘물어보고, 따라하고, 함께 하는’ 학습방식은 OJT 기간 전반에 걸치는 기본적인 교육 프레임이었다.

    2) 온 몸으로 익히기 : “연습 또 연습!”

    면담을 통해서 문화센터의 업무는 대체로 몸으로 직접 부딪혀봐야 제대로 익힐 수 있는 것이라 파악되었다. 즉 실제로 몸으로 부딪히면서 해보는 것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게 하는 방식이었다. 담당자가 미숙하면 당장 고객들로부터 무시당하는 문화센터의 문화와 분위 기에서, 자신이 유능한 담당자임을 효과적으로 연출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반복과 개인적인 연습을 필요로 했다. 연행성은 신체성과 동반하여 작동하게 되는데, 몸에 배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제스처와 말투는 담당자의 유능함을 연행적(performative)으로 드러내주었다(이병준·이유리, 2014). 고객 문의에 대한 응답, 강좌 검색, 접수 및 등록, 강의실 배치, 강사료 지급, 정산 업무 등은 간단한 매뉴얼이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체로 고참 담당자들이 하는 방식을 따라 하거나, 고참 담당자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전수받아서 자신이 직접 연습하는 방식으로 습득하였다. 자신의 지식으로 체화되어서 매끄럽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한 달 가량 부단하게 반복하고 개인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고참 담당자들은 신입들에게 자신이 업무 처리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 하도록 유도하였다. 신입 담당자들은 기본적으로 모든 강좌들의 내용과 특성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특별히 고객들의 문의에 즉각적으로 응대할 수 있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프로그램들의 명칭과 시간, 강좌내용, 수강비용과 수강료 할인 규정 등을 외우는 것이 급선무였다. 담당자3은 문화센터의 강좌들의 명칭을 모두 외우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화로 상담받기’를 언급하였다. 전화 상담은 담당자들이 고객과의 첫 만남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며, 강좌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꿰고 있다는 전문성이 순간적으로 발휘되는 상당히 중요한 고객마케팅이다. 신입 담당자에게 있어 전화로 상담하는 연습은 고객 응대 요령을 실습하면서 강좌에 대한 전체적인 파악과 내용 숙지도 자연스럽게 반복하게 되는 복합적 학습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2. 디테일에서 응용할 노하우를 익히다

    가. 고객 응대요령 터득하기 : “다 맞춰드리지만, 규정대로 처리 하겠습니다”

    담당자들의 면담 내용을 통해 나타난 가장 어려운 업무는 고객 컴플레인 처리였는데, 컴플 레인 처리를 얼마나 능숙하게 하는가가 문화센터에 대한 만족도뿐만 아니라 담당자 자신의 업무수행과 직업적 만족감의 성패요인이라 할 수 있었다. 경험이 많은 담당자라 하더라도 모든 고객들의 불만사항을 원활하게 응대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이런 면에서 문화센터 담당자는 일종의 감정노동자라고 할 수 있었다. 담당자7은 고객들의 컴플레인을 ‘둥글둥글’하게 처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담당자3은 고객들에게 인정받고자 자신이 나이 들어 보이게끔 자아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신입 담당자들은 고객들이 자신을 무시하지 못하도록 실제 나이를 불려서 말하거나, 이미 결혼을 했다고 하거나,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아이셰도우 등의 화장을 통해 나이 들어 보이게끔 자신을 연출하였다(Goffman, 1967).

    OJT 기간 동안 신입 담당자들이 컴플레인 처리법에 관해 습득해야 할 주요내용은 담당자7 의 면담에서‘일단 참으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라, 고객의 불만사항을 빨리 파악해서 처리해 버려라’ 으로 정리되었다. 그렇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규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였다. 만약 담당자가 규정을 잘 모르고 고객에게 보상을 약속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규정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고객으로부터 무슨 이야기를 듣더라도 양해를 구하고, 규정대로 처리함이 불가피함을 반드시 설명하고 규정대로 처리하는 것이 담당자로서 지켜야 할 핵심적인 고객 응대 요령이었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사소한 금액의 환불 등의 경우에는 본인 판단 하에 담당자 선에서 처리하고 더 이상 문제를 키우지 않는 것도 일종의 요령임을 이야기 했다. 규정대로 처리하기와 융통성을 발휘한다는 것은 사안에 따라 담당자가 그때그때 감을 통해 결정하는데, 이에 관해서 명확한 기준을 정하기는 어려운 부분이었다.

    나. 강사 관리 기술 습득하기 : “시간관념과 준비성이 철저한 강사를 모십니다”

    면담 내용을 통해서, 문화센터의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는 데 중요한 요인은 좋은 강사를 섭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 담당자들은 새로운 강사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으므로 일단은 기존의 강사들을 중심으로 교육프로그램을 구성하게 된다. 신입 담당자들은 OJT를 거치 면서 강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고, 좋은 강사들을 섭외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이를 위해 주로 활용되는 도구는 ‘전화로 물어보기’였다. 신입 담당자가 타 점포의 담당자들에게 전화하여 인기 강사들을 물어보고 자신들도 동일한 강사들을 초빙하여 타 점포와 유사한 프로 그램을 개설하는 방식이었다. 전화 통화를 통해 형성하는 인적 네트워크는 담당자로서의 전문 성을 구성하는 지식, 기술 등에 보다 쉽게 접근하게 해주었다. 즉 광범위한 네트워크는 개인이더 큰 교섭력을 갖추게 함으로써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도록 시각을 넓히는 역할을 하게 됨을 발견하였다(배을규·동미정·이효진, 2011: 12).

    문화센터에서는 백 명 이상의 강사 인력을 관리하는 것이 담당자들의 주요한 업무인데, 고객 유치와 담당자의 업무 편의를 위해서는 성실하고 문화센터의 요청에 협조적인 마인드를 갖춘 강사를 섭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신입 담당자들은 ‘강사 채용 면접’을 통해 강사의 성실함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배우게 되었다. 강사 면접은 일반적으로 담당자와의 직접적인 면담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때 강사를 판단하고 채용여부를 그 자리에서 결정하게 해주는 기준은 ‘시간관념’과 ‘준비성’으로 파악되었다. 이후에 면접을 진행하면서 강사의 스타일을 파악하게 되고, 프로그램 구성과 진행에 대해 논의를 하면서 강사가 얼마나 고객 중심 적인지 혹은 문화센터에 협조적인지를 판단하게 되었다. 강사의 협조성을 파악하기 위해 담당 자4는‘처음 들어오는 강좌는 잘 안될 수도 있고 그러기 때문에, 첫술에 배부르지 않기 때문 에, 서너 명만 되도 개강을 해줄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통해 강사와의 협상력을 증진시키 기도 하였다.

    다. 점포 운영 노하우 익히기 : “3개월만 해보면 업무 다 알아요”

    면담에서 대부분의 담당자들은 처음에 겪는 문화센터의 상황은 매우 바쁘고 복잡하지만 한학기를 지내다 보면 대부분의 업무는 자연스럽게 숙달된다고 하였다. 담당자들은 업무가 어렵 다기 보다는 심적인 부담이나 긴장이 더 많다는 사실을 이야기하였다. 문화센터의 한 학기는 새로운 강좌 구성, 강사섭외, 홍보 및 전단지 제작, 고객접수 및 안내, 강의실 배치 및 관리, 일일 마감 및 정산의 순서로 반복된다. 신입 시절에 느끼는 두려움은 OJT를 거쳐 나가면서, 그리고 자기 점포에 배치된 후 1년을 지내다보면 어느새 몸에 익은 대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따라서 OJT를 받는 첫 3개월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향후 자신이 발령받게 될 문화센터 운영을 어떻게 해나갈지 결정짓는 요소가 되었다. 불안한 첫 3개월을 지나갈 때, 고참 담당자들도 신입 시절에 동일한 과정과 경험을 했다는 점이 신입 담당자들에게 심적 으로 위안을 주는 요소였다. 한 학기동안 고참 담당자를 따라하면서 배우는 OJT가 체계적이지 못하고 임기응변식의 훈련과정이거나 혹은 학습하는 주체로서의 깊은 성찰을 수반하지 못하고 고객과 업무에 치어 정신없이 지내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시간과 경험의 축적을 통한 익숙함이 몸에 베어들면서 신입 담당자들은 점차 문화센터의 업무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문화센터 OJT는 신입 담당자들이 몸으로 배우고 따라하면서 실제 문화센터의 현장에 익숙 해지도록 하는 체험적 학습의 과정이었다. 실무는 이론으로만 터득하기 어려운 경험적 지식의 체화과정을 필요로 한다. 신입담당자들이 받는 현장교육이 3개월이면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실천적 지식을 습득하는 체화과정이라는 면에서 볼 때 문화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준비단계로서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OJT를 통해 얻은 지식은 자신이 근무 하게 될 점포에서 대체로 바로 적용 가능하였지만, 새로운 고객과 새로운 강사들, 새로운 공간에 대해서 새롭게 자신의 지식과 학습내용을 재구성하는 작업도 역시 필요하였다. 새로운 점포에서의 적응기간은 OJT의 과정이 다시 한 번 되풀이되는 것과 같았다. 이때 이전에 한번 OJT를 거치면서 몸으로 습득해보았던 학습의 경험은 새로운 환경에서 담당자로서 어느 정도 자신감 있고 자연스럽게 처신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며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심리적 기제로 작용하였다.

       3. 여성 중심의 문화를 익히다

    가. 수다 떨고 함께 식사하기 : “가자, 내가 밥 살게”

    문화센터 담당자들은 대부분 젊은 여성들인데 신입 담당자와 고참 담당자 간에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에서 여성 특유의 대화 문화를 관찰할 수 있었다. 담당자와 신입 담당자들은 수다 떨기를 통해 일상적 이야기와 업무상 궁금한 내용에 대해 정보를 주고받았으며, 이를 통해 친근한 관계도 형성하게 되었다. 수다 떨기는 여성들의 독특한 대화방식이라 할 수 있다. 여성들은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배우거나 가르치는 관계보다는 서로간의 감정의 공유를 바탕으로 도움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서 학습하는 것이 특징이다(이승화, 2012: 65). 수다 떨기는 업무 수행과 정이나 OJT 과정에서 수시로 이루어졌으며, 주로 신입 담당자가 고참 담당자에게 궁금한 것을 먼저 물어봄으로써 시작되었다. 수다 떨기는 업무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타 부서 직원들 이나 본 점포의 상사들에 대한 인적 정보를 공유하며 고참 담당자와의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문화적 실천으로 불 수 있었다.

    신입담당자들은 고객들과의 관계에서 잠시도 마음 놓을 수 없는 긴장상태에 있는데, 특히 고객 컴플레인은 불시에 발생하는 사고처럼 갑작스럽게 담당자들을 괴롭혔다. 컴플레인의 불안은 담당자들이 겪는 일상적 스트레스로서 끊임없이 다가왔으며 경력이 오래 된 담당자들도 컴플레인 처리가 가장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일이라고 했다. 그런데 컴플레인은 담당 자에게 심적 고통의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문화센터에 근무하는 직원들끼리 보다 가까워지게 하는 효과도 있었다. OJT 과정에 있는 신입 담당자들이 컴플레인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될 때면 고참 담당자나 동료 사원들은 위로의 말과 동일시 해주는 말을 통해 격려하였으며, 회식자리를 마련하여 적절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 경우에 회식이 직장 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중요한 조직의례로 기능하였다. 이때의 회식은 공식적인 모임이 아니라 담당자들끼리 오붓하게 식사하고 맘껏 이야기를 터놓는 자유로운 회합의 장이었으며 대화를 통해 웃고 떠들면서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일상적 모임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밥 한끼 사거나, 같이 밥 먹는다는 것은 사회적 유대감의 표현이며 정서공동체를 형성해주는 집단 의례이다(석영미·이병준, 2014: 127). 담당자 간의‘같이 밥 먹음’은 업무적 관계를 넘어서서 서로 동일한 아픔을 느끼는 한 식구로서의 정서적 일체감을 형성하였다. 고참 담당자와의 수다, 같이 밥 먹으면서 이야기하기 등과 같은 일상적 상호작용은 여성들로 구성된 문화센터 내에서 펼쳐지는 실제적인 교육의 장으로 기능하였다.

    나. 주부들의 마음 얻기 : “애가 진짜 이쁘네요”

    한편, 문화센터의 주된 이용객은 어린이를 동반하고 오는 주부들이다. 주부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건네는 것, 친근하게 인사하는 것, 그리고 주부들이 데리고 온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문화센터의 담당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교양이었으며 대단히 효과적인 고객 관리 요령이었다.

    문화센터의 OJT는 외형적으로는 직무능력향상을 위한 단기교육 혹은 훈련이라기보다는 인간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일상적 교육이며 대단히 융통성이 많은 과정이라 할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문화센터 담당자들이 모두 젊은 여성으로 이루어진 데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보였다. 신입담당자의 감성적인 부분을 소홀히 하지 않는 문화센터의 OJT과정은 인간그 자체를 중심에 두는 새로운 HRD 패러다임의 현장이라 할 수 있다. 인간에 대한 관심이 빠진 훈련이 초래하는 교육의 결핍을 보완하고자 인간중심적(Human focused) HRD기법이 근래에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조태준, 2013: 33). 이러한 견지에서 문화센터 OJT의 문화적이고 총체 적인 학습과정은 업무에만 몰입될 수 있는 문제점을 스스로 보완하고 풍요로운 삶을 도모하는 인간중심의 HRD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연스럽게 구현될 수 있는 교육 현장이라 할 수 있다.

       4. 경제적 가치와 교육적 가치의 갈등 사이에서 길을 찾다

    가. 평생교육사로서의 좌절감 맛보기 : “이런 거 다 필요 없다”

    문화센터는 기업의 측면에서는 고객 확보를 통한 수익증대와 기업이미지 제고에 효과적인 전략이며 평생교육의 측면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제공을 통한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이중적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平野敦士カ-ル‧Andrei Hagiu, 2010). 여기에서 문화센터의 담당자는 기업의 이윤추구와 본인의 평생교육학적 가치관에서 괴리감을 느끼게 되었다.

    문화센터는 본사의 영업방침에 귀속되어 있으며, 이윤추구라는 기업의 속성을 거스를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신입 담당자는 교육적 가치를 소신 있게 펼치거나 평생교 육사로서 의미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제공하겠다는 의욕이 꺾이면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좌절감을 느끼거나, 현실에 적당히 타협하면서 문화센터를 문제없이 운영만 잘 해 나가면 된다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다. 이때 신입에게 고참 담당자가 보여주는 태도와 직업적 인식은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겨다 주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요소들은 문화센터에서 평생 교육의 현장에 첫 걸음을 내딛는 평생교육사로 하여금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측면이 있었다. 여기서 신입으로서 가지고 있는 평생교육사로서의 의욕적인 자세를 유지시키면서, 본사가 추구하는 경제적 가치를 적절히 조화시킬 수 있는 길을 찾는 모색이 필요하다고 보였다.

    나. 초보의 미숙함 깨지기 : “혼나고 욕 들으면서 배웠어요”

    문화센터는 대기업의 하부조직이며 수많은 일반 고객들을 상대하는 유통업 및 서비스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고참 담당자들의 경우에 신입 담당자들과 같은 입장에서 그들의 실수를 이해하고 보완해주었지만, 담당자들이 대해야 하는 직장상사와 고객들은 결코 만만하거나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면담을 통해, 담당자들이 신입시절에는 거의 ‘혼나고, 욕 들으면서’ 조직생활과 고객 응대 요령에 관한 것들을 배웠다고 했다. 고객들은 신입 담당자들의 말실수나 적절하지 못한 용어 사용과 같은 미숙한 응대에 불쾌감을 느껴 혼내는 경우가 많았다. 고객에게 불쾌함을 초래하여 혼나게 되면 감정적인 응대를 피하고, 잘못을 사과하고 즉시 고쳐나가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문화센터 담당자들에게 상당히 중요한 역량이었다.

    그리고 신입 담당자들은 상사나 임원을 ‘알아서 잘 모셔야 하는’ 직장문화에 미숙한 부분에 대해서도 혼나면서 배웠다. 담당자2는 신입 시절에 상사를 잘 모시는 것이 조직생활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어서, 나중에 어느 점포로 발령을 받아가든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조직도를 통해 임원 등의 VIP 명단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신입 담당자들은 직장 상사로부터의 질책과 고객들로부터의 컴플레인을 통해서 조직문화와 서비스 종사자로서 필요한 역량을 습득하였다. 신입 시절에 혼나면서 지내는 것은 담당자4의 ‘어린 마음에 많이 울었다’ 거나 담당자7의‘우울증이 생겼다’등과 같은 심리적 위축과 사기저하를 초래하기도 했다. 하지만, 담당자들이 면담에서 그 당시를 회상할 때는 혼남을 통해서 배우는 게 많이 있었다는 이야기들을 하였다. 혼난다는 부정적인 자극이 학습자에게 경각 심을 일깨우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긴장하게 만든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라 할수 있었다. 신입 담당자들이 근무하는 현장은 실수의 반복이 용납되지 않으며 계속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 실전의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혼나면서 배운다는 사실을 부정적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려웠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미숙한 초보 평생교육사는 어느덧 문화센터의 담당자다운 태도와 행동이 몸에 베어들게 되었으며, 업무를 능숙하게 처리하는 기능적 측면뿐만 아니라 조직사회와 일상생활에서의 사회성을 함양하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신입 담당자들이 혼나면서 배우는 아픔의 경험은 고객 응대와 조직 문화에 대한 실제적 학습의 과정이었으며, 향후 점포에 배치되었을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담당자로서의 역량 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할수 있었다.

    Ⅴ. 나가는 글

    기업 내 교육에서 OJT는 단기간에 업무요령을 익히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화센 터에서 이루어지는 OJT는 새로운 담당자를 양성하는데 활용되는 의례적 학습의 과정이라고할 수 있다. 문화센터의 OJT는 담당자가 실무현장에서 겪게 되는 실제 상황과 연결된다. 면담을 통해서 주로 서비스적인 부분에 관한 내용이 많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평생교육사로서 처음에 입사했을 때와 OJT를 통해서 얻게 된 역량 부분을 비교해볼 때 가장 많은 변화가 있는 것은 고객응대에 관한 부분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문화센터 OJT는 평생교육사의 서비스적 마인드를 제고시키는데 유용한 효과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OJT의 주요한 특성대로, 교육자와 피교육자간의 대면적 접촉을 기반으로 하여 현장의 지식을 체험을 통해 습득하는 방법을 통해 신입 담당자로 하여금 3개월 정도의 기간에 업무적인 유능함을 갖추게 하는 결과를 가져다주 었다. 문화센터는 한 명의 담당자가 운영을 하는데, 그 한 명의 역량이 문화센터의 전반적인 운영에 가장 많은 영형을 준다고 볼 수 있었다. 면담을 통해서, 문화센터의 OJT는 ‘홀로서 기’를 준비시키는 과정이라는 종합적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문화센터의 OJT 는 신입 담당자를 유능한 담당자로 변화시켜주는 일종의 통과 의례적 학습과정이라 할 수 있었다(Van Gennep, 1985).

    신입 담당자들은 대부분 학부과정에서 평생교육사 관련 교과목을 배우고 평생교육사 실습을 거쳐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그러나 문화센터의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은 평생교육사 과목을 듣고 자격증을 취득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본 연구에서는 신입 담당자 들이 경험했던 OJT를 면담에서 이야기 된 내용을 중심으로 재구성하였고 문화인지적 학습의 관점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면담을 통해서, 문화센터에서 요구되는 실무역량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고 배워가는 OJT가 효과적인 방안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OJT 는 신입 담당자의 업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었 다. 신입 담당자에게 OJT가 가져다주는 결론적인 의미는 아래의 면담 내용을 통해 확인할 수있었다.

    이러한 면에서 OJT는 업무지식과 역량 위주의 훈련과정이라기 보다는 한 개인으로 하여금 유능감과 자존감을 형성하게 해주는 심리적 기제로서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 하겠다. 하지만 OJT가 만능의 학습방법은 될 수 없음도 확인되었다. 교육과정이나 효과가 OJT를 시행하는 고참 담당자의 역량에 좌우되는 부분이 매우 컸고, 실제로 고참 담당자도 자신의 업무가 바쁘다 보니 신입 담당자를 제대로 챙겨줄 수 없는 상황이 많았다. 신입 담당자를 교육시켜야 할 고참 본인이 힘들고 어려워서 문화센터를 퇴사하고자 마음먹은 상태에서 OJT가 진행되기도 했다. 따라서 교육적 효과성이라는 측면에서 OJT를 지도하는 담당자의 교육적 마인드와 사고방 식과 긍정적 태도가 신입 담당자들이 문화센터에서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게 해주는 데 매우 중요한 요건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교육은 효과 측정이 매우 곤란한 실천적 영역인데, OJT 또한 그러한 부분에서 구체적인 평가지표를 마련하기가 어려운 면이 존재하였다. 단기간에 많은 것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한가? 라는 대한 물음뿐만 아니라 그저 의례적으로 시작해서 정해진 기간이 되면 자동적으로 마치는, 늘 똑같은 내용으로 똑같은 생산물만 만들어내는 컨베이어 벨트와 같지는 않은가?  하는 의문도 제기되었다. 아울러 이윤추구라는 경제적 가치를 위해 존재하는 사업장부설 조직 으로서 가지는 문화센터의 태생적 한계는 순수한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거나 표방하는데 있어 모순적인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예상되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한다면, 현재 실시되고 있는 OJT가 평생교육사들로 하여금 문화센터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업무 요령만 익히는 무미건조한 훈련으로, 또 구체적인 계획이나 평가 혹은 학습 주체들의 성찰이 수반되지 않은 채 시간만 흘러가는 의미 없는 연례행사로 전락할 수도 있는 개연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문화센터 OJT의 진행 방식을 보완 개선할 여지와 필요성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들을 종합하여 문화센터의 OJT를 개선시킬 수 있는 몇 가지 방안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사업장부설 평생교육시설로서 구체적인 영업이익과 고객증대에 기여해야 하는 문화센터의 현실적 한계와 평생학습사회 구현의 장이라는 가치 지향적 실천사이에 놓여있는 담당자의 부담과 갈등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인간 중심적 HRD의 관점에서 OJT를 구성하는 방식은 상당히 의미 있는 접근이라 할 수 있다. 거기에 존재 중심의 접근을 더하여, 지금 현재 문화센터의 현장에서 실제로 겪고 있는 일들을 현상학 적으로 분석하고 그 내용들을 문화센터 담당자들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검토하는 과정을 통해 교육 매뉴얼을 구성한다면 현장 실무에 즉각적으로 할용 할 수 있는 실용성뿐만 아니라 평생 교육 현장에서 교육자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교육적 가치 또한 추구할 수있을 것이다. 이에 더하여, 업무 관련 지침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딱딱하고 공식적인 훈련방식 보다는, 문화센터의 주된 구성원이 여성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여성들의 심리를 반영하고 수다 떨기 등과 같은 감성적 부분들을 고려하여 OJT 내용을 구성하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라 판단된다. 아울러, 현재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OJT 과정의 평가도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OJT 과정에 대한 평가는 나열식의 체크리스트 형식보다는 지도자와 신입 담당자간의 의사소통을 통한 공동 평가 방식이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라 여겨진다. 평가의 항목을 업무 지식, 업무 태도, 업무 스킬로 구분하여, 지도자가 신입 담당자의 훈련에 관해 느끼고 판단되는 내용들을 서술하고 신입에 대한 격려의 글로 마무리한 후 그 내용을 신입 담당자가 확인하는 상호 피드백의 과정을 거친다면, OJT를 경험하면서 얻었던 실천적 지식들은 구체적인 텍스트 형태로 보존되어서 시간이 지나간 후에도 휘발되지 않고 언제든 필요할 때마다 끄집어내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배움의 기억 저장소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매 학기마다 쉴 새 없이 진행되는 강좌운영과 강사관리, 기타 정산업무에 따른 긴장감에 더하여 혼자 문화센터를 책임지고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은 담당자들에게는 뗄 수 없는 무거운 짐이었다. 무엇보다도 고객들의 막무가내식, 안하무인식 컴플레인은 경력에 상관없이 모든 담당자들에게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시켰으며 자신의 직업에 회의를 느끼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었다. 이에 따라 OJT 뿐만 아니라 담당자로 근무하는 내내 겪게 되는 컴플레인과 그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처리하는 방안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여겨졌다. 담당자들 과의 면담내용에서는 OJT 과정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현재 그들이 문화센터를 운영하면서 겪고 있는 고충들과 평생교육사로서의 내적 갈등에 관한 이야기도 상당히 많이 들어 있었 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따로 정리하여 후속적으로 연구를 할 만한 내용이라 여겨진다.

    본 연구에서는 신입 담당자의 OJT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을 실시하였다. 면담을 통해서 정리된 학습의 경험들을 문화인지적 관점에서 분석하면서 OJT에 들어있는 의례적 단계와 비인지적 학습 내용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업무내용에 관한 분석은 담당자들이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고객 응대와 강사 관리에 초점을 두고 실시되었다. 본 연구는 OJT 기간 동안 신입 담당자가 경험하는 무형식 학습과정이라는 부분을 주제로 삼았기 때문에 신입 담당자가 평생교육사 로서 또한 기업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내면적으로 어떤 인식의 변화를 거치고 그것에 영향을 주는 요인과 내용들은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은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교육은 인간이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행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천이라는 점에 비추어(이병준, 1998) 향후에는 문화센터를 비롯한 민간 부문에 취업한 평생교육사가 OJT과정에서 느끼는 내적 갈등과 인식의 변화과정에 대한 상세한 분석도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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