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거주 한국인 이민 청소년의 정체성 역동에 대한 고찰*

Etude sur la dynamique identitaire chez des adolescents coreens immigres en 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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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L’immigration constitue une réalité sociale avec des enjeux économiques, politiques et psychosociologiques. Elle provoque à la fois la confrontation entre groupes sociaux et la confrontation entre l’image de soi et celle de l’autre. Ainsi, elle exacerbe inévitablement la problématique identitaire et met en évidence certains mécanismes identitaires fondamentaux.

    Certains adolescents en situation d’immigration, se trouvent dans le changement de leur identité culturelle provoqué par le changement de leur sentiment d’appartenance groupale et culturelle et par le changement de langue principale. Le changement d’identité culturelle est accompagné par le changement de leur mentalité, de leur façon de penser et de réfléchir.

    La psychologie d’entre‐deux cultures peut se définir en terme d’« une troisième identité ». En effet, c’est par ce sentiment que l’adolescent se définit dans sa situation d’immigration. Ainsi, la troisième identité serait « le sentiment d’identité des immigrés dans sa psychologie entre deux cultures ».

    A travers les identités culturelles et la troisième identité que montrent les adolescents en situation d’immigration, nous avons constaté la dynamique identitaire qui se caractérise par la régulation culturelle. En ce qui concerne la situation d’immigration, nous pouvons évoquer plusieurs types de Moi culturel. Dans ce sens, nous proposons chez des adolescents coréens vivant en France, les concepts de « moi culturel français » et de « moi culturel coréen » qui s’opposent mais en même temps se complètent. L’immigration déclenche une construction d’un moi culturel nouveau.

    La coexistence du moi coréen et du moi français caractériserait bien la situation de l’identité culturelle chez des adolescents coréens vivant en France. Le développement du Moi culturel constitue la dynamique ident itaire importante chez des adolescents en immigration. D’ailleurs, cette dynamique identitaire expliquerait bien une possibilité de changement d’une identité culturelle.

  • KEYWORD

    정체성 , 문화정체성 , 청소년 , 프랑스 , 이민

  • I. 서론

    근대 프랑스의 이민사를 보면 프랑스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마그레브 지역인 북아프리카 지역으로부터의 경제적 이민이 급격하게 늘었으며, 이는 프랑스 경제가 급성장을 계속한 1970년대까지 지속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1973년 석유위기를 겪으면서 프랑스는 1974년 공식적인 노동이민을 중단하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자의 가족합류, 불법체류자의 합법화, 불법이민자 유입 등으로 이민자의 수는 꾸준하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사회적 상황에서 이민 2세, 3세의 실업 등의 문제가 프랑스의 사회적 문제로 크게 대두되었으며, 2005년에는 마그레브 무슬림계 이민 2세, 3세들에 의한 폭동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이들 이민 2세, 3세들은 인종차별, 사회적 편견, 학업실패 등의 문제 속에서 실업, 가난, 정체성 혼란을 겪으면서 사회에 대한 불신과 분노를 프랑스사회에 표출하게 된 것이다. 프랑스의 이민 2세, 3세들에 대한 사회 정착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프랑스에서 한국인 이민자는 다른 나라 출신의 이민자에 비해 적은 수를 차지하고 있고, 이민의 유형도 경제적 이민뿐만 아니라 교육적 이민유형의 비중도 크다. 한국인에 의한 본격적인 프랑스 이민은 1960-1970년대로 이 시기에 일단의 한국인 화가들이 프랑스에 가기 시작했으며, 불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유학이 이어졌다. 이후 1989년 한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인 이민자들이 증가하기 시작하였으며, 이에 프랑스는 1990년부터 한국인 이민자에 대한 통계수치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의하면 1999년 프랑스에 거주하는 공식적인 한국인은 5,779명이었고 이중 459명이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프랑스의 한국인에 의한 이민은 다른 나라의 이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최근에 이루어졌으며, 인구측면에서 볼 때 소수민족으로 분류되고 있고, 주로 교육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이민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2000년부터 조기 유학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가면서 프랑스에 조기유학을 가는 학생들이 늘어났으며, 프랑스에 거주하게 된 한국인 청소년들이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국인 이민 역사가 짧은 프랑스에서 한국인 청소년들이 어떠한 적응과정을 보이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인 청소년들이 이민국인 프랑스에 적응하면서 어떻게 정체성을 형성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특히 청소년들이 문화적으로 다른 이민국에서 성장하면서 나타내는 정체성의 역동성을 이해하고자 한다. 이민 사회에서 청소년은 이민국 문화와 모국 문화사이에서 많은 심리적 갈등을 겪게 되고, 이러한 갈등이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이민국에서 한국인 청소년이 올바른 가치관과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차이를 잘 극복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굳건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1. 이론적 배경

    정체성이란 사전적인 의미에서 ‘두 객체에 대한 같은 사고’라는 특징이 있으며, ‘하나를 이루는 특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정체성에는 심리적으로 ‘같은’ 느낌, ‘하나 되는’ 느낌을 주체가 가진다는 특징이 있다. 정체성은 개인정체성과 문화정체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le Nouveau Petit Robert), 개인정체성은 ‘자기 안에서 동일하게 머무르는 특징’으로 정의된다. 즉, 개인이 자신에 대해 동일한 사고를 지니며, 스스로를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정체성은 ‘개인성을 부여하는 민족적 집단에 고유한 일련의 문화적 흔적 ; 개인의 집단에 대한 소속감’으로 정의될 수 있는데 여기서는 문화 및 집단에 대한 일관적인 느낌 및 소속감이 문화정체성에서 주요 요인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신분석학적 접근에서는 정체성을 자신과 타인을 대할 때 나타나는 ‘자기에 대한 계속적 존재감’으로 정의한다. ‘유사함’ 표상과 ‘다름’ 표상을 동일시와 반동일시과정을 통해 동시에 나타내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즉, 주체가 대상에 대해서 ‘같음’과 ‘다름’을 동시에 느끼는 존재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정신분석학의 다른 개념과 마찬가지로 정체성 개념도 근원적으로는 성적으로 보고 있으며, 따라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거세불안 등의 내용이 정체성 형성과정에 함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Birraux)3).

    사회적으로 두 유형의 정체성이 일반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데, 크게 개인정체성과 집단정체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 개인의 정체성을 말할 때는 개인정체성을 의미하며, 집단정체성은 여러 개인들이 속한 사회의 정체성과 관련된다. 심리학에서는 주로 개인정체성을 연구하게 되는데, 개인정체성을 다시 두 유형의 정체성으로 구분하여 보면, 개인의 사회정체성과 개인 고유의 개인정체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사회정체성은 개인이 속한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표상하는 것으로 일종의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특징을 가지며, 고유의 개인정체성은 내적 정체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특히 ‘존재감’을 의미하며 개인의 정체성의 핵심을 구성한다고 본다. 개인정체성은 개인이 자기 자신에 대해 가지는 감정으로, ‘동일하게 존재하고’, ‘동일하게 존재하려고 노력하는’ 감정을 의미한다(Tap)4). 이렇듯 정체성에는 개인의 존재감이 큰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체성의 특징을 여섯 가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동일하게 존재하면서 자신을 실현하고 자신이 되는 것을 보장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계속성(continuité) 특징으로 시간적으로 동일하게 유지되는 감정이다. 세 번째 특징은 유일성(unicité)으로 고유한 존재감을 느끼면서 동시에 다르게 되려는 의지를 의미하며, 네 번째 특징은 다양성(diversité)으로 개인 안에 여러 다양한 특성을 가지려는 것을 의미한다. 다섯 번째는 행동을 통한 자기실현으로 자신의 변화를 관리하는 능력을 의미하며, 마지막 여섯 번째는 긍정적 자기에 대한 기대로, 자신과 타인에게 개인적인 가치감을 느낀다는 특징이 있다(TAP, 1998)5). 이러한 측면에서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감을 실현하면서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고유한 측면과 다양한 측면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사고의 유연성을 가져야 하며, 변화를 통한 자기실현을 하는 가운데 자신 및 타인에 대한 가치감을 함양해야 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rikson6)은 정체성을 형성하는 요인으로 세 가지 요인을 제안하였다. 첫째 요인은 통합성(integrité)으로 내적 통합감의 출현이며, 둘째 요인은 계속성(continuité)으로 개인의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시간상에서의 계속감을 습득하는 것이고, 셋째 요인은 상호행동성(interactivité)으로 주변의 중요한 인물들과의 상호행동이 정체성을 형성하는 요인이라고 본다. 이러한 통합감, 계속감, 상호행동성이라는 세가지 요인이 위기를 경험하는 청소년기의 정체성 형성과 역동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된다.

    Green7)은 정체성에는 지속성(constance), 단일성(unité), 같음에 대한 인정(reconnaissance du meme)이라는 세가지 특징이 있다고 보면서, 특히 개인의 자기애(나르시시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자기애는 프로이드에 의하면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자아의 리비도 투자가 표상되는 것으로서 리비도가 일정부분이 대상에게 양보되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아를 지속되게 하는 심리적 투자를 의미한다(Freud, 1914). Green은 자기애(나르시시즘)를 ‘젊은이의 병’이라고 지칭하면서, 특히 이별(deuil)과 오이디푸스(oedipe) 콤플렉스 현상을 청소년기의 정체성 형성의 기본개념으로 정의한다. 즉, 청소년기의 정체성 형성에는 나르시시즘, 분리 혹은 이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개념이 청소년의 정체성 발달 및 혼란에 특히 관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Beauchene8)에 의하면 이민 상황과 같이 두 문화 사이에 있는 청소년은 시간적 공간, 물리적 공간, 언어 코드에 대한 준거의 변화를 경험하며, 이러한 변화는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으로 변화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즉, 이민 상황은 청소년들에게 지리적 변화, 신체적 변화, 언어적 변화를 초래하면서 이들의 성격과 정체성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지리적 이동은 한 문화권에 대한 단절 현상 및 새로운 문화 접촉 현상을 초래하며, 언어적 변화에 의해 사고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고, 신체적 성숙을 동반한 정서적 변화가 일어나면서 청소년들은 혼란과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민청소년들은 자신에 대한 존재감과 가치감을 유지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Moro9)는 이민 청소년은 특히 두 문화 사이에 존재하는 매개 공간을 창조하며, 바로 이 매개공간에서 이민청소년들은 문화적 대상에 대하여 자기애적이고 대상관계적인 심리 현상을 경험한다고 본다. Moro는 이민상황을 청소년들에게 문화적, 심리적 취약성 요인을 제공하는 요인으로, 잠재적 트라우마 현상을 가져온다고 보면서 이민 상황과 관련된 트라우마로 정서적 트라우마와 인지적 트라우마를 제기한다. 즉, 이민상황이 지적, 사회적 잠재력에 어려움을 가져오는 병리요인이 될 수 있음을 제기한 것이다. 그런데 또한 이민 트라우마는 부정적인 면으로만 해석될 것이 아니라 정신분석학적으로 해석되어, 잠재적인 발전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즉, 이민자들은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서 가지게 되는 ‘말을 하지 못하는’ 바보 같은 느낌과 관련된 지적 트라우마나 내적 문화적 틀을 상실하는 문화적 트라우마를 경험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경험하는 잠재적 창조성과 거기서 느끼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Couchard10)에 의하면, 이민자들의 적응 요인으로 모국과 이민국 규준의 근접성, 심리적 및 지적소속감, 가족 및 사회적 집단의 응집력, 새로운 문화로의 통합지지 등이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민국에서 형성된 민족공동체는 문화적 매개 공간, 문화의 이동 공간 등의 역할을 하면서 이민국에서의 적응을 도와준다고 본다. 민족공동체는 문화적 매개 공간으로서 ‘같음’과 ‘다름’이 동시에 공존하는 공간이면서, 이민국 문화와 모국의 문화가 동시에 공존하는 공간으로서 이민국에서의 적응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민자들은 민족공동체에서 도움을 얻으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민족공동체를 심하게 비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이민국에서 민족공동체는 때로는 애정의 대상으로 때로는 미움의 대상으로 이민자들에게 투사되는 가운데, 안정감을 주기도 하고, 동시에 불안감을 유발하기도 하면서, 이민자들의 심리적 적응을 돕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Manigand11)에 의하면 이민은 단순한 지리적 이동이 아니라, 진로의 변화, 즉 개인사의 단절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민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시간과 공간의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청소년이 이민 사회에서 정체성을 형성해나갈 때 이러한 시간과 공간의 변화 속에서 어려움을 경험한다는 것을 특히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한 사회에서 다른 사회로, 한문화에서 다른 문화로 이동하면서, 이민 청소년들은 먼저 자신만의 공간을 창조하려고 하며, 바로 자신이 창조한 공간속에서 이중사회화 과정을 경험하고, 또한 이 공간을 활용하여 모국과 이민국에 동시에 통합되려고 노력한다. 이들에게 민족공동체는 이러한 일종의 자신만의 공간인 매개공간을 제공하면서 이민국 사회에서의 적응력을 높여주면서 동시에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주게 된다.

       2. 연구방법

    본 연구는 질적 연구로서 심층면접을 통한 사회과학에서의 임상적 접근 방법을 활용한다. 인간을 둘러싼 현상은 복잡하고 갈등적이며 이에 임상심리학을 통한 학제 간 교류 연구를 통해 인간의 현실을 더욱 잘 고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임상심리학은 정상심리와 병리심리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관계속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과정의 동기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임상심리학이 임상적 접근의 근간을 이룬다고 볼 수 있다(Chahraoui K & Benony H.)12).

    임상적 접근은 실제와의 관련성, 관계의 중요성, 개입, 정신분석적 관련성, 사회성의 재평가 등의 요인으로 정의할 수 있다(Revault d’Allonnes C.)13). 즉 임상적 접근은 실제에 근거를 두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그 목적을 다양한 실제를 분류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경험을 근간으로 한 실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공유하는 것으로 보고, 경험에 대한 ‘충분한 거리감’을 중요한 연구방법으로 다루고 있다. 즉, 임상적 연구에서는 지적 환경뿐만이 아니라 애정적 관계도 동시에 존재하는 환경을 고려하면서 연구자와 연구대상자간의 전이와 역전이 현상이 극복되는 충분한 거리감을 필요로 한다.

    임상적 접근은 ‘상호인간적 관계’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관계’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주체를 이해하고, 지지하고, 훈련하고, 보호하는 동기를 가지며, 따라서 만남과 인간관계라는 요소를 중요시 하게 된다. 또한 임상적 접근을 통해 상황속에서의 개인들을 연구하게 되는데, 이때 개인사, 성격 구조, 상황 등의 변수를 고려하여 심리적 역동성과 기능을 관찰하면서 개인의 독특성을 도출하고, 정신분석적 요인, 즉 무의식, 아동성욕 등의 분석 요인 등을 중요하게 개입시킨다.

    본 연구에서는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인 이민 청소년들 22명을 인터뷰하였다. 13세에서 19세 사이의 한국인 청소년들로 10명의 남자청소년과 12명의 여자청소년을 연구의 참여자로 선정하였으며,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 부탁하여 소개를 받았고, 부모의 동의를 받은 후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는 1회 50분에서 90분이 소요되었으며 참여자의 동의하에 모두 녹음을 하였고, 면담 중에 주요내용이나 참여자의 비언어적인 의사소통, 면담 분위기 등의 특이사항은 면담이 끝난 후 따로 기록을 하였다. 녹음된 내용은 이후 연구자가 다시 들으면서 모두 서면화 하였고, 서면화된 내용을 검토하여 분석하였다. 면담은 ‘반구조화된 면접’으로 실시하였으며, 비구조화된 질문형식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하였고, 면담 언어는 대부분 한국어로 진행하였다. 면담 초기에 면담 언어를 대상 청소년이 선택할 수 있게 하였고, 녹음된 내용은 먼저 면담 당시의 언어로 서면화 하였다. 면담언어가 대부분 한국어여서 프랑스어로 직접 번역하였다.

    자료분석은 임상적 접근을 근간으로 하여 주제별 분석과 담화분석으로 면담 자료를 분석하였다. 주제별 분석을 통해 핵심 범주를 선택하고 핵심범주를 중심으로 유형을 분석하였다. 임상적 접근에서의 자료 분석은 면담한 내용의 완전한 녹취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며, 면담 내용은 효율적인 범주화를 통해서 서술되었다. 주제별 분석을 통해 의미있는 개념과 개념에 대한 조직을 살펴보았으며, 횡적인 축으로 서로 다른 주제들이 범주화 되었다. 하나의 주제는 의미 있는 하나의 담화 단위에 해당된다.

    담화분석을 통해서 고유한 심리역동성을 분석하였다. 담화분석은 주제와 개념 사이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는 것으로 담화분석에서는 각각의 면담 자체가 고유하게 조직되어 있는 전체로 분석이 되었다. 담화분석은 시퀀스별로, 제안되는 개념별로, 그리고 비전형적인 요소 수준으로 분석하였다. 담화분석은 일종의 사례분석으로 고유한 역동성이 분석되며 따라서 참여자 개개인의 고유성이 심층적으로 분석이 될 수 있다. 임상적 접근에서 담화분석은 주제별 분석을 보충하는 형태로 활용이 된다(Bardin)14).

    3)Birraux A., L’entretien et sa dynamique à l’adolescence, L’entretien en clinique, Paris, In Presse Editions, 1998.  4)Tap P., Entretien avec P. TAP. L’identité ; l’individu, le groupe, la société, Paris, Editions Sciences Humaines, 1998.  5)Idem.  6)Erikson E., Adolescence et Crise ; La quête de l’identité, Paris, Champs Flammarion, 1968, 1978.  7)Green A., Atome de parenté et relations oedipiennes, L’identité ; Séminaire dirigé par Claude Lévi‐Strauss, Paris, Figures Grasset, 1977, pp. 81-107.  8)Beauchesne H. & Esposito J., Enfants de migrant, Paris, PUF, 1981, 1985.  9)Moro M. R., Psychothérapie transculturelle de l’enfant et de l’adolescent, Paris, Dunod, 1998.  10)Couchard F., La psychologie clinique interculturelle, Paris, coll. « Les topos », Ed. Dunod, 1999.  11)Manigand A., La problématique de l’enfant d’origine étrangère : nécessité de changer d’approche, in revue française de pédagogie, n°104 juillet août septembre I.N.R.P., 1993, pp.41‐53.  12)Chahraoui K. & Bénony H., Méthodes, évaluation et recherches en psychologie clinique, Paris, Dunod, 2003.  13)Revault d’Allonnes C., Psychologie clinique et démarche clinique, La démarche clinique en sciences humaines, Paris, Dunod, 1989.  14)Bardin L., L’analyse de contenu, Paris, PUF, 1977, 2001.

    Ⅱ. 프랑스 거주 한국인 청소년의 정체성

    본 연구에 의하면 프랑스 거주 한국인 청소년들에게 한국적 정체성, 프랑스적 정체성, 한국-프랑스적 이중문화정체성, 미확신 정체성의 네가지 정체성 유형이 나타났다. (문화)정체성 형성은 특히 언어, 문화적 학습정도, 집단소속감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한국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의 경우 한국어를 말할 수 있고, 한국 문화를 알고 있다는 것이 한국적 정체성을 가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프랑스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의 경우는 프랑스어를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프랑스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이 프랑스적 정체성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프랑스 이중문화정체성을 가진 청소년은 프랑스어와 한국어, 두 언어를 모두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두 문화를 정기적으로 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적 정체성을 보이는 청소년의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JO는 14세의 남학생으로 프랑스 거주한지 2년이며 기본으로 하는 언어는 한국어이다. 부모님과 함께 프랑스에 거주하며 현재 고3인 누나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위해 프랑스에 오기를 거부하면서 혼자 한국에 남아있다. B는 15세의 남학생으로 프랑스에 거주한지 3.5년 되었으며 기본언어는 한국어이다. 아버지가 프랑스 지사에 발령이 나면서 가족이 모두 이민을 왔으며, 부모님과 같이 살고 남동생이 있으며, 5년 후 한국 귀국 계획이 있다. U는 15세의 남학생으로 프랑스에 온지 7개월 되었으며 부모님은 모두 한국에 있고 혼자 조기유학중이고 외국인 학생반에서 공부하고 있다.

    CH는 15세의 남학생으로 프랑스에 온지 11개월 되었으며, 혼자 조기유학을 왔고 가족은 모두 한국에 있다. 현재 외국인 학생반에서 공부하고 있다. HE는 16세의 여학생으로 세네갈에서 출생하였으며, 한국에 귀국하여 초등학교 4학년까지 마쳤으며,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가서 4년 거주하였고 프랑스에 온지는 2년 되었다. 프랑스에 와서는 공립 중학교를 졸업하였고 현재는 빌랭그(프랑스어, 영어) 학교에 다니고 있다. 한국어를 기본언어로 하며 오랜 기간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여러 나라에서 살아본 경험이 한국적 정체성을 오히려 더 강조하게 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한국)’와 ‘다른 나라’ 개념이 뚜렷하며, 다른 나라에 대한 문화적 소속감이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J는 16세의 남학생으로 2년 전에 프랑스에 왔으며, 혼자 조기유학을 왔다. 부모님과 누나 3명은 한국에 거주하며 부모님은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자식의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그러한 이유로 조기유학을 왔다. N은 16세의 여학생으로 프랑스에 온지 3년 되었으며, 한국에서 출생하였으나 아버지가 프랑스에서 유학한 4년 동안 유년기를 프랑스에서 보냈다. 아버지의 유학생활이 끝나고 한국에 귀국하였다가 아버지가 프랑스 지사로 발령받으면서 다시 프랑스에 왔고 현재 빌랭그(프랑스어, 영어) 학교에 다니고 있다. 프랑스어와 영어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특히 프랑스에 여러 해 거주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어를 못한다는 열등감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한 나르시시즘적 상처를 크게 보이고 있으며, 프랑스어로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표현할 수 없어서 친구들과도 가까이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화적 차이에 의한 심리적 고통도 크게 받고 있다.

    M은 16세의 남학생으로 프랑스에 온지 6년 되었으며, 한국어와 프랑스어를 같은 수준으로 할 정도로 두 언어에 능통하다. 부모님과 함께 살며 여동생이 있고, 부모님은 한국식품점을 운영하며, 한국에서는 부모님 모두 은행원이었다. 본인이 한국인임을 특히 강조하였고 한국적 정체성을 가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프랑스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잘하는 경우 한국-프랑스 이중문화정체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M의 경우는 스스로 한국적 정체성을 가졌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는 아버지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의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이 프랑스에 거주한 기간이 짧고 기본적으로 프랑스어보다 한국어에 훨씬 능통한 경우 한국적 정체성이 부여되고, 프랑스어가 한국어처럼 동시에 능통해도 본인 스스로 한국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경우 한국적 정체성을 부여할 수 있다.

    프랑스적 정체성을 가진 청소년 사례는 다음과 같다.

    S는 13세의 여학생으로 프랑스에 거주한지 6년 되었으며 프랑스어를 더 잘하지만, 한국어도 잘하여, 두 언어에 능통한 모습을 보였다. 부모님과 오빠와 함께 살고 있으며, 스스로에 대해 프랑스인 또래 친구들과 큰 차이점을 느끼지 않고 있고, 한국인 부모님과 살고 있지만 가정 이외에서의 생활은 모두 프랑스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HO는 15세의 남학생으로 프랑스에서 출생하였으며, 아버지는 프랑스 불문학 전공의 유학생이었고 어머니는 독일에서 간호사였다. 한국어를 잘 못하며 배우려는 의지도 거의 없다. HO는 한국인 정체성과 프랑스적 정체성을 비교하기 보다는 아시아적 정체성과 프랑스적 정체성을 비교하면서, 한국적 정체성에 대해 문제제기 하기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Y는 17세의 남학생으로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부모님과 큰누나와 살고 있고 한국어를 거의 못하는 수준이다. 부모님은 20년 전에 독일에서 4년 일한 뒤, 프랑스에 정착하여 가방 도매상을 하고 있다. 한국인과의 접촉이 부모님 외에는 거의 없었으며, 올해 한국의 한 대학교에서 여름 방학 어학 코스를 체험한 뒤 한국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한다.

    프랑스적 정체성을 가지는 청소년은 정체성보다는 학업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이며, 프랑스인과 한국인의 차이점을 거부하는 경향을 보인다. 같은 아시아 계통의 또래에게는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문화적 해리 현상을 보여서 한국문화에 대한 어떤 관심도 보이지 않는 경향도 있다.

    한국-프랑스 이중문화정체성의 청소년 사례는 다음과 같다.

    A는 13세의 여학생으로 프랑스에서 출생하였으며, 언니와 남동생이 있고, 부모님은 유학생으로 왔다가 정착하여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가족 모두 한국인 교회를 정기적으로 다니고 있으며 한국문화보다 프랑스문화에 더 소속감을 느끼면서도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SU는 14세의 여학생으로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이민2세이다. 독일 이후 가봉, 프랑스, 카메룬에서 성장하였으며, 4년 전에 아버지가 직업상 한국에 귀국해야 했을 때 다른 가족들은 프랑스에 정착하기로 하여 프랑스에 다시 와서 정착하였다. 엄마, 오빠와 살고 있으며, 프랑스어를 한국어보다 잘하고, 가족과 함께 한국인 교회에 정기적으로 다닌다. 한국관련 소식 듣는 것을 좋아하며, 한글학교에 지속적으로 다니고 있다.

    H는 15세의 남학생으로 프랑스에 온지 10년 되었고 프랑스어를 한국어 보다 더 잘한다. 부모님이 유학생이었으며, 부모님은 학업을 마친 후 한국에 귀국하였다가 4년 후 다시 프랑스로 이민을 왔다. 가족 모두 한국인 교회에 정기적으로 다닌다. SO는 15세의 여학생으로 프랑스에 온지 7년 되었으며 프랑스어와 한국어에 모두 능통하여 두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지만 프랑스어를 더 잘한다. 부모님과 언니,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으며, 처음 프랑스에 왔을 때 한 살 많은 친언니와 같은 반에서 다니기 시작했고 이후 계속 같은 학년이다. 한국문화에 대해 잘 알고, 한국에서 유행하는 노래등에 흥미를 가지며, 정기적으로 한국인 교회에 다니고 있고, 교회에서 첼로를 연주하고 있다. C는 18세의 여학생으로 프랑스에서 출생하였으며, 부모님은 프랑스에 온지 20년 되었고 현재 여행사를 운영한다. 가족 모두 정기적으로 한국인 교회에 다니고 있다.

    프랑스에서 한국-프랑스 이중문화정체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한국인이나 한국과의 접촉이 빈번해야 하며, 프랑스어를 한국어보다 잘하거나 같은 수준으로 잘할 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한국어를 프랑스어보다 잘하는 경우는 이중문화정체성을 지녔다고 청소년 스스로가 자신감있게 나타내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국-프랑스 이중문화정체성의 청소년들은 문화적 균형감을 보여주며, 자신의 한국적 뿌리에 애착을 보이지만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프랑스 문화에 더 큰 소속감을 가진다. 프랑스라는 공간에서 한국인과의 접촉을 통해 한국적 생활 체험을 한 경험이 있으며, 문화적 사고에서 유연성을 보인다.

    미확신 정체성을 가진 청소년 사례는 다음과 같다.

    MI는 13세의 남학생으로 프랑스에 온지 5년 되었으며, 한국어보다 프랑스어를 더 잘하면서 본인이 한국적 정체성을 지녔는지 프랑스적 정체성을 지녔는지 혼란스러워한다. 외동아들로 혼자 조기유학 왔으며, 이모 집에 거주하고 있고, 한국인 이모부는 프랑스 회사에서 컴퓨터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축구 선수였던 아버지가 축구 강국인 프랑스에서 유학하기를 원했지만 축구에 자질이 없어서 취미로만 하고 있다. GI는 15세의 여학생으로 프랑스에 온지 7년 되었으며, 엄마와 오빠와 같이 살고 있다. 아버지는 프랑스에 일자리가 없어서 다시 한국에 귀국해서 일하고 있으며 프랑스에는 간혹 온다. 한국어보다 프랑스어를 더 잘하며 한국인은 거의 만나지 않고, 본인이 한국인이라고 해야 하는지 프랑스인이라고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정체성에 대한 혼란스러움을 보였다.

    P는 16세의 남학생으로 프랑스에 온지 4년 되었으며 엄마와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고, 기자이자 작가인 아버지는 주로 한국에서 일한다. 초등학교 4학년을 마치고 프랑스에 왔으며 학습부진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반면 여동생은 성적이 상위권이다. 한국말이 조금 어색해보이고 프랑스어도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한국인 공동체에 심한 거부감을 나타내며,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을 이상한 사람들 같다고 말을 한다. 프랑스 친구들도 없어서 또래집단으로부터 소외된 듯이 보인다.

    BI는 17세의 여학생으로 프랑스에 온지 6년 되었으며 프랑스어에 대한 큰 어려움은 없지만 그래도 한국어가 더 편하다고 말한다. 6년 전에 아버지가 3년의 장학금을 받아서 가족 모두가 왔으며, 3년 후 부모님과 남동생은 한국에 귀국하고 혼자 남아서 공부하고 있다. 프랑스에 살고 있는 한국사람들에게 불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프랑스사회에서도 한국사회에서도 본인 자리는 없는 것 같다는 심리적 고통을 보였다. 프랑스에 아무리 오래 살아도 프랑스사람처럼 될 수 없다는 데 대한 실망감을 보이기도 하였다.

    SI는 17세의 여학생으로 프랑스에 온지 4년 되었으며, 부모님은 한국에 계시고 남동생과 함께 조기유학중이다. 바깔로레아 제2외국어 시험을 한국어로 선택을 했기 때문에 한글학교에 다니면서 준비하고 있다. 한국인 교회도 정기적으로 다니고 있는데 엄마가 다니라고 해서 마지못해 다니고 있다. 한국사람도 프랑스 사람도 아니라는 자신의 위치에 혼란스러워하고 있으며, 같은 상황에 있는 한국인 친구들만 만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CJ는 19세의 여학생으로 프랑스에서 출생하였으며, 언니는 프랑스 사람과 결혼하였고 한국인 식품점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남동생과 살고 있다. 작년에 바깔로레아에 떨어져서 재시험 준비를 하고 있으며, 한국말은 잘하지 못하고 몇 마디 단어만 할 정도이다. 한국과 많은 접촉을 하지 않고 살다가 성인이 되어 가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이 깊어졌고,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 프랑스적 정체성도 아니고 한국적 정체성도 아니라는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미확신 정체성의 청소년의 경우 자신이 “한국 사람도 아니고 프랑스 사람도 아닌 것 같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 이러한 미확신 정체성은 문화정체성이 바뀌어 질 때 과도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정체성을 고민하는 청소년기 초기인 사춘기 시기에 있는 청소년에게 많이 나타난다. 또한 대학 진학 등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부모가 같이 프랑스에 살지 않아서 부모의 지지가 부재할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 심리적 상처를 입은 경우에도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연구에 의하면 이민 청소년들의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인 청소년들은 시간의 흐름의 따라 정체성의 변화 양상을 보였는데, 이러한 정체성 변화 양상은 한국적 정체성을 가졌던 청소년이 프랑스적 정체성을 가지게 되거나(예: 아주 어렸을 때 와서 프랑스어를 모국어처럼 하게 되는 경우), 한국적 정체성 혹은 프랑스적 정체성을 가졌던 청소년이 한국-프랑스적 이중문화정체성으로 변하거나, 한국적 정체성 혹은 프랑스적 정체성이 미확신 정체성으로 변하는 과정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확신 정체성은 정체성이 변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과정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이민 청소년기의 위기라는 고유의 특징을 보여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Ⅲ. 이민 청소년의 정체성 역동

       1. “제3의 정체성” 심리

    이민 사회에서 이민자의 정체성 형성과정에는 필연적으로 두개의 서로 다른 문화적 요소가 개입하고 있으며, 정체성을 형성하는 시기에 있는 청소년들은 이민사회안에서 자신이 어느 문화권의 집단에 속해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과 갈등을 하는 정체성 형성의 독특한 양상을 보인다. 본 연구에 의하면, 특히 이들이 갈등하는 문제는 ‘나는 한국인도 아니고 프랑스인도 아닌 것 같다’는 것과 관련된 문제가 대부분이며, 이와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는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인 이민 청소년들의 정체성에 대하여 ‘두 문화 사이의 정체성’으로 ‘제3의 정체성’을 제기한다. 제3의 정체성은 두 문화 안에서 어느 한 문화권의 정체성만을 확신하지 않는 심리상태라고도 볼 수 있다.

    ‘나는 한국인이기도 하고 프랑스인이기도 하다’ 라는 경우와 ‘나는 한국인도 아니고 프랑스인도 아닌 것 같다’라고 말하는 경우를 제3의 정체성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후자의 경우 극단적으로 정체성이 없다고 볼 수 있으나 완전하게 정체성이 없다는 것은 병리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는 가정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제3의 정체성’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제3의 정체성은 ‘이민자의 정체감‘이라고 표현할 수 있으며, 제3의 정체성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심리적 현상은 다음과 같다.

    먼저 “다르다는 느낌”의 심리현상이 있다. 프랑스에서 동양인으로서 느끼는 신체적인 차이점에서 먼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다름은 때로는 백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느낌으로 가지게 되기도 한다.

    “이방인이라고 느낌”의 심리현상이 있다. 다르다는 느낌과 함께 절대로 프랑스인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또한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방인의 느낌을 가질 수 있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프랑스와 한국, 두 문화권에서 이방인의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나이가 어린 경우는 단순히 다르다는 느낌을 더 느끼고, 청소년 후기가 될수록 이방인이라는 감정이 강해진다고 볼 수 있다.

    “소외되었다는 느낌”과 “침입했다는 느낌”의 심리현상이 있다. 학교에 다니면서 학교 안의 또래들로부터 소외된다고 생각하기도 하며, 본인이 프랑스 사회에 침입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소외되기도 한다. 침입했다는 생각은 프랑스의 우파들이 이민자들에게 보이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사해서 나타내는 현상으로 보인다.

    “외부의 대변자”이자 “내부의 소외자”라고 느끼는 심리현상이 있다. 프랑스 사람들과는 한국을 대변하는 사람이 되고, 한국 사람들과는 프랑스를 대변하는 입장이 되어서 뚜렷한 소속감을 가지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볼 수 있다.

    “특별하다는 느낌”의 심리현상이 있다. 다르다는 느낌과 이방인이라고 느끼는 감정을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긍정적으로 승화시키게 되며,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한국에 대해서 정보를 전달하고, 한국에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프랑스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면서, 다른 사람보다 뭔가를 더 가진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현상이다.

    “변하고 있다는 느낌”의 심리현상이 있다. 프랑스 문화를 알아가면서, 혹은 한국문화를 알아가면서, 스스로가 변하고 있다고 느끼며, 이는 정체성의 변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양가적 감정”의 심리현상이 있다. 어느 때는 프랑스사람에 대한 애착과 한국 사람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고, 또 다른 때는 프랑스 사람에 대한 서운함 및 분노와 한국 사람에 대한 애착을 표현하면서 두 문화에 대해 양가적 감정을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이민자의 심리상태를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심리현상을 “제3의 정체성”으로 정의하였다. 즉 이민자들은 거주하는 공간이 어느 곳이든 이민자들은 이러한 두 문화 사이의 심리현상을 보일 수 있으며, 이는 한 순간에 나타나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계속되는 감정이므로 또 하나의 “정체성”(제3의 정체성)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2. 문화 자아(Moi culturel) 형성

    프로이드에 의하면 자아는 원초아와 초자아 사이를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정신기제이다. 또한 자아는 불안에 대해 방어하는 자아방어기제를 담당하기도 하며, 자아 안에서 리비도가 나르시시즘적 리비도와 대상관계적 리비도로 나누어질 때 나르시시즘적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프로이드에 의하면 “자아의 추동”은 충동, 목표, 대상, 기원이라는 네가지 특징에 의해 정의되며, 자가성애적 추동과 성적 추동을 가지면서 억압, 승화, 회귀, 환원이라는 네가지 기제를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이민 청소년들의 정체성 형성 과정에서 주요한 요인으로 문화 자아를 정체성 형성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하였다. 이민 상황에서 문화 자아는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프랑스 거주 한국인 청소년들의 경우, 이민 상황에서 이들의 문화자아를 “한국적 문화자아”와 “프랑스적 문화자아”로 구분을 해 볼 수 있다. 한국적 문화자아는 한국 혹은 한국적 정체성을 표상하는 것으로 한국어, 한국문화, 한국에 대한 소속감에 의해 발달한다고 볼 수 있다. 프랑스적 문화자아는 프랑스와 프랑스적 정체성을 표상하는 것으로 프랑스적 문화자아가 견고해지려면 프랑스어를 잘해야 하고 프랑스 문화를 잘 체득하고 있으며, 프랑스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는 감정을 가져야 한다.

    이민 상황은 새로운 문화자아를 형성하는 시발점이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인 청소년의 경우, 이민 상황은 한국적 문화자아가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적 문화자아를 새로이 형성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러한 새로운 프랑스적 문화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와 상황은 개개의 이민 청소년마다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즉, 프랑스에서 태어난 한국인 청소년과 한국에서 이민 간 한국인 청소년은 서로 다른 프랑스적 문화자아 형성 모습을 보일 것이며, 또한 프랑스에 어렸을 때 이민을 간 경우와, 이민을 청소년기에 간 경우 또한 서로 다른 프랑스적 문화자아 형성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적 문화자아가 강하게 표상되기도 하고, 혹은 프랑스적 문화자아가 더 강하게 표상되기도 하고, 혹은 두 자아가 비교적 동등하게 표상이 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주체와 대상과의 관계 안에서, 나르시시즘적 리비도와 대상적 리비도가 서로 역동적 관계를 보이듯이, 이민 상황에서 한국적 문화자아와 프랑스적 문화자아는 역동성을 보이면서 청소년의 정체성 형성 및 적응 환경의 모습을 다르게 나타낸다. 즉, 이민상황의 청소년에게 문화정체성은 결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변하는 것으로, 한국적 문화자아가 우세한 경우는 한국적 정체성의 비중이 커진다고 볼 수 있으며, 프랑스적 문화자아가 우세한 경우는 프랑스적 정체성의 비중이 커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적 문화자아와 프랑스적 문화자아가 동등한 경우 문화적 균형감을 가지게 되어 한국-프랑스 이중문화정체감을 가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같은 관점에서 “미확신 정체성”은 한국적 문화자아 및 프랑스적 문화자아가 서로 갈등상황에 있거나 한쪽의 문화자아에만 치우쳐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즉, 다른 한쪽의 문화자아에 대한 거부나 부인, 의심 등이 나타나는 경우, 청소년 자신에 대한 거부, 부인, 의심 등으로 나타나서 정체성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문화자아를 형성할 때 나타나는 몇 가지 특징을 사례를 통해서 보겠다.

    JO 사례에서는 문화자아를 형성하면서 나타나는 고통과 기쁨을 볼 수 있다. JO는 14세의 남학생으로 프랑스에 거주한지 2년이 되었다. JO는 “프랑스 사람처럼 말하는” 것을 통해 프랑스적 문화 자아를 형성하면서, 이 과정에서 처음에는 프랑스 말을 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데 대한 고통과 두려움을 느꼈고, 이후 점점 프랑스 말을 잘 하게 되면서부터는 프랑스적 문화자아를 형성하는 데에 기쁨을 느끼게 되었다. JO는 프랑스적 문화자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두 유형의 고통에 직면하였는데, 하나는 한국적문화자아의 손실에서 오는 손실감 고통이며, 다른 하나는 아직 형성되지 않은 프랑스적 문화자아로 인한 미완성과 불만족의 감정에서 오는 고통이다. 한국적 문화자아를 상실하는 경험에 직면하여서, 한국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기도 하고, 프랑스적 문화자아를 형성하였다는 자부심을 가지기도 하면서, 한국적 문화자아와 프랑스적 문화자아 사이에서 양가적인 감정으로 인한 혼란을 경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적 자아 상실감이 프랑스적 자아를 형성하는데서 오는 만족감으로 상쇄가 되면서 전체적으로 자아가 견고해질 수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만약 프랑스적 문화자아 형성 시 가지는 죄책감을 더 크게 느꼈다면 전체적으로 자아가 약해지는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이렇듯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는 고통과 기쁨이 동시에 동반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Y 사례에서는 ‘한국적 문화자아의 깨어남’ 현상을 볼 수 있었다. Y는 17세의 남학생으로 프랑스적 정체성을 보이고 있으며, 17세까지 부모 외에 한국인들과 개인적인 만남은 없었고, 스스로를 한국인이기보다는 프랑스인으로 생각하면서 성장하였다. 즉, 한국적 문화자아보다는 프랑스적 문화자아가 주로 형성이 된 상황인데, 여름방학에 한국에 다녀오면서 한국어 과정과 한국문화 과정을 체험한 후, 그때까지 억압하고 있었던 한국적 문화자아를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한국에서 한국인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자신 안에 그들과 뭔가의 공통적인 것이 있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더 배우고 싶어 하기 시작했고, 잠깐이지만 자신의 프랑스적 문화자아를 거부하는 현상까지도 보였다. 한국적 문화자아를 형성하면서 자신이 그동안 거부했던 모국에 대해 죄책감을 느꼈으며, 그동안 한국적 문화자아를 형성하지 않은 자신을 아쉬워하였고, 그러면서 동시에 잠깐이지만 프랑스적 문화자아를 거부했던 부분에 대해서 또한 죄책감을 보였다.

    Ⅳ. 결론

    본 연구를 통해 문화자아의 역동성이 청소년기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프랑스 거주 한국인 청소년들에게서 나타나는 한국적 문화자아와 프랑스적 문화자아의 역동성에 의하여, 이들이 어떻게 프랑스적 정체성을 보이는지 혹은 한국적 정체성을 보이는지, 또한 어떻게 두 문화자아가 균형을 이루어 한국-프랑스적 이중문화정체성을 보이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은 자신 안의 문화자아 배분에 의하여 때로는 더 한국인으로 느끼면서, 때로는 더 프랑스인으로 느끼면서 자아의 균형을 이루려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러한 과정을 경험하면서 청소년들은 이민사회에서 적응하고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민국에서 성장하는 이민2세 청소년들의 정체성 문제는 어느 한 문화를 포기하거나 다른 한 문화를 수용하는 문제가 아니라, 어느 문화자아가 우세한지에 따라 논해야 할 것이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인 청소년들에게 프랑스적 문화정체성은 한국적 문화정체성을 포기해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또한 한국적 정체성 또한 프랑스적 정체성을 포기해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즉, 프랑스적 문화자아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 혹은 한국적 문화자아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가 이들의 정체성 형성에 더 핵심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문화자아에 의한 (문화)정체성 역동과 더불어, 이민자들이 보여주는 제3의 정체성(두 문화 사이의 정체감)의 문제도 이민자들의 정체성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두 문화 사이에서 때로는 갈등하고 때로는 자랑스러워하면서, 이민생활동안 지속적으로 가지는 심리적 특성이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이를 제3의 정체성으로 정의하였다. 제3의 정체성의 요소로는 다르다는 느낌, 이방인의 느낌, 소외되었다는 느낌, 침입했다는 느낌, 외부의 대변자 및 내부의 소외자 느낌, 특별하다는 느낌, 변하고 있는 느낌, 문화에 대한 양가적 느낌, 등의 심리현상이 있는데, 두 문화사이에 처한 이민자들은 이러한 심리적 현상을 이민 생활을 유지하는 동안 끊임없이 가지면서 갈등하게 되고, 성격으로 형성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제3의 정체성을 어떻게 내면화하는가가 이민청소년의 커다란 과제로 향후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사회에서 정체성 형성의 문제를 단순히 두 문화 사이에서의 심리적 역동성으로만 설명하는 점은 한계가 있지만, 이 또한 추후 연구에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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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 1>] 한국적 정체성 청소년
    한국적 정체성 청소년
  • [<표 2>] 프랑스적 정체성
    프랑스적 정체성
  • [<표 3>] 한국-프랑스적 이중문화정체성 사례
    한국-프랑스적 이중문화정체성 사례
  • [<표 4>] 미확신 정체성 청소년 사례
    미확신 정체성 청소년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