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트리뷰트 뮤지컬의 뮤지컬넘버 구성에 따른 서사 구조 연구

Study on Narrative Structure in Musical Number Composition of Attribute Mus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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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어트리뷰트 뮤지컬(Attribute Musical)은 단일 뮤지션의 노래들을 스토리와 연결한 뮤지컬 작품이다. 어트리뷰트 뮤지컬 <광화문연가>가 성공적으로 재공연까지 된 이후 국내 어트리뷰트 뮤지컬이 활성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본 논문은 <광화문연가>를 대상으로 뮤지컬넘버로 이용되는 원곡 가사에서 서사 명제를 도출하고 이를 통해 뮤지컬넘버 수정에 따른 뮤지컬 서사 변화를 구조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뮤지컬 전체 서사는 뮤지컬넘버의 가사를 통해 도출된 서사 명제가 계열적으로 조합되는 구조이다. 이 구조 내에서 뮤지컬넘버는 각 인물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심층에서 인물들 간의 복잡한 의미 구조를 암시하며, 감정을 극대화하는 서사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수정된다. 그리고 뮤지컬 전체 서사 내에 안정에서 불안정을 거쳐 다시 안정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구조화된다.

    본 논문이 제시하는 음악의 가사 분석을 통한 서사 명제는 서사 최소 단위로 곡을 비교 분석하는 기준이라는 점에서 유효한 단위이다. 또한 다수의 서사 명제를 계열적 조합으로 파악함으로써 음악과 드라마 서사와의 개연성과 전체 서사 구조가 객관적으로 분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논문의 의의가 있다.


    Attribute Musical is a musical work whose story is made of one musician’s songs. After one of the Attribute Musical Gwanghwamun Sonata was successfully performed, Korean Attribute Musicals are being invigorated.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tract narrative propositions from the original song lyrics of Gwanghwamun Sonata which is also used as musical numbers. Then, this study aims to structuralize the narrative changes of musical according to the modification of musical numbers.

    The entire story of a musical is a succession system composed of narrative propositions from the lyrics of musical numbers. In this structural system, musical numbers imply the complex semantic structure among the characters in their own episodes. Then the narrative of musical numbers is modified to maximize the emotion of characters. The structural process of the entire story of musical starts from stable point moving to instable point and finally it becomes stable at all.

    The narrative propositions by analyzing the lyrics of music is a valid smallest unit in that it can be a criteria to compare the songs. In addition, by identifying many of narrative propositions as succession system, the entire narrative structure and the relation between music and dramatic narrative could be objectively analyzed.

  • KEYWORD

    어트리뷰트 뮤지컬 , 뮤지컬 서사 , 뮤지컬넘버 , 서사 명제 , 광화문연가

  • 1. 서론

    어트리뷰트 뮤지컬(a tribute Musical)1)은 대중적으로 유명한 단일 뮤지션의 곡들을 선곡, 배치하여 스토리와 연결한 뮤지컬 작품이다. 가장 대표적인 뮤지컬은 1999년에 아바(ABBA)의 음악을 바탕으로 제작된 <맘마미아(Mamma Mia)>2)이다. 그밖에 퀸(Queen)의 곡으로 제작된 <위윌록유(we will rock you)(2002)>, 포시즌스(Four seasons)의 곡으로 제작된 <저지 보이스(Jersey Boys)(2004)>,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 곡으로 제작된 <올 슉 업(All shock up)(2005)> 등이 있다. 어트리뷰트 뮤지컬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후 빌리 조엘(Billy Joel), 비지스(Bee Gees), 로드 스튜어트(Rod Stewart), 밥 딜런(Bob Dylan) 등 수많은 뮤지션들의 노래도 어트리뷰트 뮤지컬로 제작되었으나 음악과 서사의 부조화, 극의 개연성 부족으로 인해 흥행하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자우림의 노래로 만든 <매직 카펫 라이드(2005)>, 동물원의 노래로 만든 <동물원(2006)>, DJ DOC의 노래로 만든 <스트릿 라이프(2011)> 등이 제작되었으나 뮤지컬의 서사가 평이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 실패했다. 그러나 2011년 작곡가 이영훈이 만든 곡으로 구성된 <광화문연가>3)가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재공연된 첫 어트리뷰트 뮤지컬로 이름을 올림으로써, 다시 국내 어트리뷰트 뮤지컬 제작이 활성화되었다. 이에 따라 올해 김광석의 노래로 이루어진 <그날들>, <바람이 불어오는 곳>, 양희은의 노래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것들> 등이 초연되었다. 또한 <광화문연가>의 시리즈로 <광화문연가2>가 제작되는 등 현재 어트리뷰트 뮤지컬 성장을 비추어보았을 때, 뮤지컬의 한 장르로써 성장 가능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다.

    뮤지컬에서 뮤지컬넘버4)란 개별적인 하나의 곡으로, 어트리뷰트 뮤지컬에서 나타나는 뮤지컬넘버의 수정은 기존 뮤지컬의 창작 과정과는 변별적이다. 기존 뮤지컬 작품의 창작 방식에서는 소재와 이야기, 그리고 그것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주제를 극적 구성으로 얽어나가는 대본 창작 작업5)이 선행된다. 그 후 대본을 중심으로 작곡이 이루어지면 가사를 붙이는 방식으로 뮤지컬 창작이 진행된다.6) 따라서 뮤지컬넘버의 가사는 스토리 내 인물들과 관계된 구체 적인 사실들을 전달하고, 관객은 뮤지컬넘버를 통해 뮤지컬의 스토리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어트리뷰트 뮤지컬에서는 이미 기존에 히트한 단일 가수나 음악가의 노래를 바탕으로 새로운 드라마를 결합한다. 이미 정해진 가사와 멜로디, 한정된 노래라는 대중음악의 태생적 한계는 뮤지컬 창작과 정에서 상상력을 제약하고 창작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서사적 가능성을 차단한다.7) 특히 대중가요의 가사들은 인물, 사건, 배경 등 서사 구성 요소들을 함축 하고 있으나 기존 뮤지컬의 뮤지컬넘버에 비해 불명확하고 추상적이다. 그러므로 대중가요는 구체적인 상황을 전달해야하는 뮤지컬넘버의 역할에 제약(제한)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트리뷰트 뮤지컬은 유기적이고 개연적인 서사를 위해 뮤지컬넘버 조합과 순서를 수정함으로써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지속한다. 이러한 제작 과정을 비추어볼 때, 어트리뷰트 뮤지컬에서 하나의 곡은 플롯을 구성하는데 가장 본질적으로 고려되어야하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논문은 어트리뷰트 뮤지컬의 플롯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를 기존 곡으로 보고, 뮤지컬넘버의 구성과 순서 변경에 따른 뮤지컬 전체 서사 변화를 구조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재연된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초연과 재연의 뮤지컬 넘버가 비교 가능한 국내 유일한 어트리뷰트 뮤지컬이다. 초연 당시 <광화문 연가>는 스토리의 전개보다는 80년대 향수를 가진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을 위주로 구성하여 흥행에 성공하였으나8) 재연에서 음악과 스토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스토리를 강화하고 뮤지컬넘버를 지속적으로 수정함으로써9) 전 세대의 공감을 받는 공연으로 재평가되었다. 또한 최종적으로 수정된 <광화문연가>는 작곡가 이영훈에 대한 향수가 없는 일본에서도 성공적으로 공연됨에 따라 <광화문연가>가 음악과 스토리가 성공적으로 연결된 어트리뷰트 뮤지컬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를 통해 <광화문연가>가 초연과 재연의 수정 과정에서 ‘세 남녀 간에 엇갈린 사랑이야기’라는 서사를 보완하는 과정을 뚜렷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광화문연가> 초연과 재연의 뮤지컬넘버의 구성과 순서를 비교하고, 이를 통해 변화된 뮤지컬의 서사 구조를 분석함으로써 기존 대중가요와 서사와의 유기적인 연결 가능성에 대해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뮤직비디오는 어트리뷰트 뮤지컬과 함께 기존 음악과 드라마적 서사가 연결되는 장르로 연구되어진 대표적인 콘텐츠이다. 뮤직비디오의 경우, 최민성 (2004)10)이 뮤직비디오 이미지와 서사와의 상관관계에 대해 분석하였으나 음악적 서사를 영화적 뮤직비디오 서사의 일부로 보고 한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남명희(2008)11)의 논문에서는 노랫말과 드라마 내러티브가 다르게 연결되는 경우, 노랫말과 드라마 내러티브가 연결되는 경우를 태그(tag)로 구분하여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뮤직비디오의 다양한 영상 편집 방식을 분석 하는데 그치고 있다. 어트리뷰트 뮤지컬에 대한 기존 논의들은 뮤지컬의 정형화된 형식 내에서 뮤지컬넘버가 구성되는 현상을 분석하고 있다. 김주리(2013)12)의 경우 어트리뷰트 뮤지컬 작품에 삽입된 노래는 기존 노랫말을 어떻게 개사했으며, 어떠한 의미로 변화하는지 분석하였다. 연구 대상인 <맘마미아>와 <광화문연가>를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비교하여 앞으로 어트리뷰트 뮤지컬이 고려해야할 특징은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 논문은 개사를 통해 변형된 노래의 의미를 전체 서사 내에서 살피지 못한 점, 해외 어트리뷰트 뮤지컬의 계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점에서 한계가 있다. 또한 김창훈(2012)13)의 논문에서는 팝 뮤지컬과 대중음악콘서트를 비교 연구하면서 뮤지컬넘버의 구성을 분석하고 있으나 서사적 개연성에 대한 논의가 개인적인 의견피력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은 어트리뷰트 뮤지컬의 뮤지컬넘버 변화에 따른 서사 구조를 논의함으로써 기존 대중가요와 서사와의 연결이라는 접점에 서사학적으로 접근할 것이다. 또한 기존 논의에서 나타나는 뮤지컬넘버의 고정화된 의미에서 나아가 뮤지컬넘버의 구성과 순서에 따른 역동적인 의미 변화를 주목하며 뮤지컬을 분석하고자 한다.

    본 논문의 2장에서는 츠베탕 토도로프(Tzvetan Todorov)의 서사 구조 시학을 바탕으로 어트리뷰트 뮤지컬의 최소 단위인 뮤지컬넘버의 서사 명제를 추출하고, 서사 명제의 결합을 통해 에피소드가 구성되는 형식을 밝힌다. 그리고 뮤지컬넘버의 수정에 따른 서사 구조의 변화를 존 R. 헤이스(J. R. Hayes)의 글쓰기의 인지 과정 이론을 바탕으로 분석한다. 기존의 소설이나 영화와는 달리 뮤지컬이 관객과의 음악적 소통을 중시하며 끊임없이 관객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점에서 뮤지컬 연출가의 역할이 강조되며, 공연에 따라 서사의 변화가능성도 크다. 그러므로 창작 과정을 설명한 R. 헤이즈의 이론은 뮤지컬넘버의 변화에 따른 서사 구조 변화를 분석하기에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이론에 따라 뮤지컬넘버 변화를 두 층위, 즉 내용적, 과정적 계열로 분류하여 서사 구조의 변화 양식을 구축한다. 이어 3장에서는 구체적인 텍스트로써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초연과 재연 뮤지컬넘버를 비교, 분석하고 서사 전개를 밝힐 것이다. 이를 통해 구체적인 뮤지컬넘버 변화 양상에서 도출된 서사 구조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1)어트리뷰트(a tribute) 뮤지컬은 주크박스 뮤지컬(jukebox musical)에서 세분화된 장르이다. 주크박스 뮤지컬은 기계에 동전을 넣고 선곡하면 왕년에 히트곡들을 들려주는 주크박스처럼, 유명 가수들의 올드팝을 이용하여 재가공한 뮤지컬을 지칭한다. 주크박스 뮤지컬은 다시 어트리뷰트 뮤지컬과 컴필레이션(compilation musical) 뮤지컬로 나눌 수 있다. 어트리뷰트 뮤지컬에서 ‘tribute’는 헌신, 추모라는 뜻으로 한 인물을 기린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따라서 단일 뮤지션의 음악을 중심으로 재가공된 뮤지컬을 지칭한다. 반면 컴필레이션 뮤지컬은 ‘compilation’의 모음집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시대별 히트곡을 바탕으로 재가공된 뮤지컬을 일컫는다.  2)<맘마미아>는 베니 앤더슨(Benny Anderson)과 비욘 울배어스(Björn Ulvaeus)가 작곡한 아바(ABBA)의 음악을 바탕으로 영국의 캐서린 존슨(Catherine Johnson)이 대본을 써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아바의 오리지널 음악을 작곡했던 앤더슨과 울배어스는 뮤지컬이 만들어지는 데에 시작부터 함께 했다. 아바는 1972년부터 1982년까지 활동했던 스웨덴 팝, 댄스그룹인 아바는 유럽과 북미, 호주의 음악 차트를 휩쓸 정도의 인기를 누렸다. 이 작품의 음악은 ‘Dancing Queen’, ‘Thank You for the Music’, ‘Money, Money, Money’, ‘Voulez Vous’, ‘I Have A Dream’, ‘SOS’ 등의 히트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의 제목인 ‘Mamma Mia’는 1975년 그룹 차트 정상을 차지했던 노래 제목을 딴 것이다. 내용은 아바의 음악 인생과는 관계가 없으며, 영화 (1968)을 바탕으로 각색한 것이다. 1999년 4월에 웨스트엔드의 프린스 에드워드 씨어터(Prince Edward Theatre)에서 초연되었고, 2004년에 프린스 오브 웨일즈 극장 (Prince of Wales Theatre)으로 옮긴 후 계속 롱런했다. 브로드웨이에서는 윈터가든씨어터(Winter Garden Theatre)에서 2001년에 초연했고, 캐딜락윈터가든씨어터(Cadillac Winter Garden Theatre)로 옮겨서 2006년 12월 31일까지 상연했으며, 다시금 윈터가든씨어터로 옮겨서 현재까지 공연 중이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385458&cid=168&categoryId=168  3)2011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초연된 <광화문연가>는 윤도현, 송창의, 김무열, 리사, 박정환, 김태환, 구원영, 임병근, 허규, 양요섭 등이 출연하였다. 이어 2012년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 <광화문연가>는 조성모, 윤도현, 이율, 서인국, 리사, 정선아, 최재웅, 박호산 김성규 등이 출연하였다. 충무아트홀에서 앵콜공연을 가진 <광화문연가>는 조성모, 윤도현, 리사, 박호산, 최재웅, 정원영, 김무열, 임병근 등이 출연하였다.  4)뮤지컬넘버란 뮤지컬, 오페라, 오페레타에서 개별적인 하나의 곡을 의미함과 동시에 전체 극 내 음악의 순서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논문에서는 뮤지컬넘버를 하나의 곡으로 축소된 의미로 사용하며, 이에 따라 극 내 곡의 순서는 뮤지컬넘버의 순서라고 명시한다.  5)손정섭, 『뮤지컬 oh! 뮤지컬』, 부천:북스토리, 2001, 163쪽.  6)김주리, 『어트리뷰트 뮤지컬의 노랫말 연구-<맘마미아(Mamma Mia)와 <광화문연가>의 개사를 중심으로-』, 동국대 영상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 석사학위논문, 2013, 15쪽.  7)유성숙, 『대중음악 재구성을 통한 뮤지컬화에 관한 연구』, 한남대학교 사회문학대학원 문화예술학과 석사학위논문, 2008, 75쪽.  8)고희경, ‘‘광화문 연가’는 이영훈을 잊어라‘, 『매경이코노미』, 2011.04.27. 김보라, ‘이영훈·이문세 없는 ‘광화문 연가’ …맥 빠진 스토리’, 『한국경제』, 2011.04.10. 김유림, ‘이영훈 명곡, 추억과 감동을 불러내다’, 『주간동아』, 2011.03.28.  9)이지나 연출가는 “현재도 계속 수정과정 중이다. 1막은 초연과 별 다른 게 없고, 2막에서 노래를 덜어내고 있다.”라며 “초연 당시 한 곡이라도 더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무리하게 곡을 촘촘히 넣었다. 1막과 2막을 고르게 선보이기 위해 수정하고 있다. 현재도 계속 의견 수렴을 하면서 모니터링을 하는 중이다. 부산 공연부터는 더 이상의 수정 없는 완결판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김양수, ‘뮤지컬 <광화문 연가>, 11월 일본 진출… “2막 수정작업 중” ’, 『조이뉴스』, 2012.05.18  10)최민성, 「뮤직비디오 이미지와 서사의 상관에 대하여」, 『인문콘텐츠 vol.4』, 인문콘텐츠학회, 2004. 20-34쪽  11)남명희, 「뮤직비디오의 내러티브」, 『현대영화연구 vol.5』, 한양대학교 현대영화연구소, 2008. 51-82쪽  12)김주리, 앞의 논문, 2013.  13)김창훈, 『팝 뮤지컬과 대중음악콘서트 비교 연구 : 뮤지컬 <광화문 연가>와 <이문세 콘서트>를 중심으로』,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3.

    2. 어트리뷰트 뮤지컬의 서사 구조

       2.1. 뮤지컬 텍스트의 서사 단위

    역사적으로 노래는 시가에서 비롯된다. 시가는 지각의 동시성과 사건들의 연속성에 의하여 시간적 조직을 가진다는 점, 묘사를 비롯해 설명과 대화 등 문체적 복합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서사성을 지닌다.14) 실제 가곡의 경우, 가사는 서사성이 높은 시를 차용하므로 가곡의 가사는 서사성을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대중가요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기보다는 감정표현에 초점이 맞추어져있어 서사성이 결여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상황에 따른 감정이 요약적으로 도출된다는 점에서 대중가요의 가사 역시 서사체15)라고 할 수 있다.

    어트리뷰트 뮤지컬의 뮤지컬넘버는 대중적으로 흥행했던 가요로 구성된다. 즉, 뮤지컬의 대본이 집필되기 이전에 존재한대중가요가 뮤지컬 서사 내에서 인과관계를 이루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트리뷰트 뮤지컬의 창작에서 대중가요는 서사를 이루는 최소 단위로써 핵심적인 고려 대상이 된다. 서사의 통사적 단위를 분절한 츠베탕 토도로프는 서사의 최소 단위를 서사 명제(proposition narrative)라고 명명한다. 이는 러시아 형식주의의 ‘모티프(motif)’16)와 기능상으로는 동일하나, ‘X는 소녀이다’와 같이 행위자(actants : X)와 서술어(prédicats : 소녀이다)로 이루어진 하나의 문장으로 나타난다. 대중 가요는 어트리뷰트 뮤지컬에서 서사 최소 단위이며, 가사를 통해 행위자와 서술어를 추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서사 명제로 표현될 수 있다.

    서사 명제에서 행위자는 주어와 목적어 등 문법에서 격의 형태로 표현되는 통사적 기능을 담당한다.17) 대중가요의 행위자가 보통명사라면 그 단어가 갖는 명명적인 측면과 묘사적인 측면을 가려내야겠지만, 대중가요는 일반적으로 특정인을 대상으로 가사를 쓰지 않기 때문에 행위자가 주로 대명사(나, 그대, 우리 등)로 나타난다. 행위자와 함께 서사 명제를 구성하는 서술어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상태를 묘사하는 형용사적 서술어와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의 변화를 묘사하는 동사적 서술어가 그것이다.18) 대중가요에서는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기 보다는 이미 일어난 상황에 대한 감정 상태를 묘사한다는 점에서 형용사적 서술어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일부 형용사적 서술어는 다른 행위자의 상태 변화를 내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한 여자의 이별은 당사자에게는 슬픔이지만 여자를 짝사랑하던 남자에겐 새로운 기회인 것이다. 이러한 대중가요의 특성은 뮤지컬 내에서 유동적으로 뮤지컬넘버를 구성하고 수정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러므로 대중가요가 뮤지컬넘버가 될 때 가사의 서술어가 불특정한 행위자와 결합되면서 뮤지컬넘버의 서사 명제는 어떤 등장인물이 부르는지, 어떤 상황에서 부르는지, 어떤 순서로 부르는지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대중가요의 가사에서 나타나는 서사 명제들이 결합하면서 서사 명제 보다 상위의 단위인 시퀀스(sequence)를 형성한다. 시퀀스란 언어학적 의미상으로 한 집합체에 속한 여러 요소들이 순서대로 배열된 연속체를 가리키며19), 시퀀스는 하나의 순환을 형성하면서 직관적으로 완결된 전체라는 인상을 준다.20) 토도로프는 하나의 완전한 시퀀스, 곧 최소한의 플롯은 안정된 상태에서 또 다른 안정된 상태로의 이동으로 구성된다고 보았다. 이는 뮤지컬에서 각 인물들 간에 에피소드가 형성되는 방식과 동일하다. 따라서 하나의 시퀀스 내에서 서사 명제가 ‘안정-위반-불안정-반작용-안정’의 순으로 작용하며, 뮤지컬에서도 최소 5개 이상의 뮤지컬넘버가 각 상태를 나타내며 에피소드를 구성한다. 이를 바탕으로 어트리뷰트 뮤지컬에서 시퀀스가 형성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이문세의 ‘나의 사랑이란 것은’ 가사가 나타내는 서사 명제는 ‘X가 Y를 짝사랑 한다’이다. 이때 ‘짝사랑한다’는 정적인 상태를 묘사하는 형용사적 서술어이므로 ‘나의 사랑이라는 것은 에 앞서 X가 Y를 만나는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X의 안정된 상태에 변화를 일으켜야한다. 그리고 이후 ‘짝사랑을 고백한다’ 혹은 ‘짝사랑을 고백하지 못한다’의 두 가지 중 하나의 결과를 선택하여 다시 상태의 변화를 보여줌으로써 에피소드를 구성한다.

    나아가 시퀀스들의 조합은 다시 상위 단위인 텍스트를 형성한다. 토도로프는 연속적인 사실의 단순한 관계가 이야기를 구성하지 못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에피소드의 다양한 조합은 결국 담화가 순수한 정보에 머무르지 않고 의미를 생성함으로써 이야기가 구성되는 원리를 보여준다고 하였다. 특히 어트리뷰트의 뮤지컬의 뮤지컬넘버를 구성하는 대중가요는 단일 작곡가나 가수의 곡이기 때문에 유사한 상황과 감정이 반복된다. 그러므로 대중가요는 유사한 서사 명제의 단순 반복을 피하기 위해서 다양한 편곡, 개사를 사용하지만 필수적으로 여러 인물들 간의 에피소드 생성과 조합이 요구된다.

    앞서 살펴본 것을 토대로 토도로프에 의해 분절된 서사물의 세 층위는 어트리뷰트 뮤지컬 내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즉, 뮤지컬넘버가 되는 대중가요의 가사를 분석함으로써 행위자가 처한 상황과 행위자의 감정을 파악하여 서사 명제를 도출한다. 그리고 서사 명제의 연속체로써 인물들 간 에피소드를 구성한다. 이 때 하나의 에피소드는 안정, 위반, 불안정, 반작용, 안정이라는 5가지의 상태 변화를 포함해야한다. 에피소드의 구성 이후, 인물들 간 에피소드들이 다양한 조합을 통해 배열되고, 이를 통해 의미를 생성함으로써 뮤지컬 텍스트가 완성된다.

       2.2. 뮤지컬넘버에 따른 계열적 서사 변화

    어트리뷰트 뮤지컬의 뮤지컬넘버의 변화는 순서 변경, 부르는 인물 변경, 삭제, 삽입의 양상을 보인다. 이를 서사 명제의 변화로 분석함으로써 어트리뷰트 뮤지컬의 뮤지컬넘버에 따른 서사 구조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서사의 최소 단위가 서사 명제이므로 서사 명제의 변화는 시퀀스의 변화, 나아가 텍스트의 변화를 의미하며, 각 층위에서 연쇄적 변화과정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 과정은 창작 이론인 존.R 헤이스의 글쓰기 인지과정 이론과의 결합을 통해 구조화해 볼 수 있다. 그는 글쓰기란 목표 지향적 과정이며, 글쓰기 과정은 하나의 서사를 위해 내용적 계열과 과정적 계열이 계층적 네트워크(hierarchical Network)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보았다.21) 존.R 헤이즈의 관점에 따라 서사 명제의 변화가 에피소드의 변화로, 다시 뮤지컬 텍스트라는 상위층의 변화로 연속되는 과정은 스토리에 해당되는 내용적 계열과 스토리를 전달하는 과정적 계열로 나누어 분석될 수 있다. 두 가지의 계열을 뮤지컬넘버의 서사 명제에 적용하면, 서사 명제의 변화는 서사의 내용과 더불어 주제까지 변경하므로 내용적 계열에 속하며, 서사 명제가 유지된 채 서사를 전달하는 방식과 그 효과가 변경된 것은 과정적 계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뮤지컬넘버의 변화와 내용적 계열, 과정적 계열과의 관계는 <표2>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뮤지컬넘버의 순서 변경은 이전의 서사 명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음악이 삽입되는 위치를 변경하는 것이다. 즉, 뮤지컬넘버의 행위자와 서술어가 유지되기 때문에 이문세의 ‘나의 사랑이란 것은’이라는 곡이 어느 위치에 삽입되어도 ‘X가 Y를 짝사랑한다’라는 서사 명제를 가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뮤지컬넘버의 순서변경은 과정적 계열에 속하는 변화라고 할 수 있으며, 뮤지컬넘버의 삽입 위치는 효과적인 주제 전달을 위해 해당 곡의 분위기를 극대화하거나, 부가적인 의미를 생성할 수 있는 위치로 수정된다.

    반면 뮤지컬넘버를 부르는 인물이 변경되는 것은 서사 명제에 해당하는 인물이 다른 인물로 대체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X가 부르는 이별곡이 ‘X가 Y 와 이별한다’라는 서사 명제를 나타냈다면, Z가 해당 곡을 부를 경우‘Z가 K와 이별한다’라는 서사 명제로 변경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뮤지컬 서사의 내용 변화가 발생하므로 내용적 계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뮤지컬넘버를 부르는 인물이 변경되면 각 인물의 에피소드가 변경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인물의 성격 또한 수정될 수 있다. 또한 인물의 중요도에 따라 비중을 축소하거나 확대하면서 각 인물마다 성격에 어울리는 멜로디와 어투를 설정하여 극 전체의 내용적 인과성을 이루는 서사 구조를 생성하는 것이 가능해진다.22)

    마지막으로 뮤지컬넘버의 삭제와 삽입은 해당 곡의 서사 명제 또한 삭제 혹은 삽입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내용적 계열을 수정한다고 볼 수 있는데, 새로운 서사 명제의 삽입은 새로운 내용을 추가함으로써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보완할 수 있고, 서사 명제의 삭제는 인물의 에피소드를 축소시킨다는 점에서 뮤지컬 내용의 변화가 드러난다. 단적인 예로 마지막 뮤지컬넘버의 삽입은 뮤지컬 전체 서사의 주제를 좌우하며, 때로는 극적 반전을 보여주며 서사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

    14)김준오, 「서술시의 서사학」, 『한국현대문학연구 vol.5』, 한국현대문학회, 1997, 6-7쪽.  15)김준오, 앞의 논문, 14쪽.  16)러시아 형식주의자 토마셰프스키(Boris Tomashevsky)는 더 이상 분해가 불가능한 작은 부분의 테마 하나하나를 모티프라 불렀다. 다시 말해서 소설 전체를 최소의 의미 단위로 나누면 결국 여러 개의 문장에 이르게 되는데, 바로 이 문장 하나하나가 모티프이다. 이상섭, 『문학비평용어사전』, 민음사, 2001.  17)박진, 『서사학과 텍스트 이론』, 서울:랜덤하우스중앙, 2006, 29-30쪽.  18)박진, 앞의 책, 30쪽.  19)츠베탕 토도로프, 앞의 책, 138쪽.  20)박진, 앞의 책, 30쪽.  21)L. A Flower, J. R. Hayes, “A cognitive process theory of writing”, College Composition and Communication Vol.32, National Council of Teachers of English, 1891, 368쪽.  22)스티븐 스트론 지음, 정재왈 정명주 옮김, 『뮤지컬 기획, 제작, 공연의 모든 것』, 파주:열린책들, 2001, 272-274쪽.

    3.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서사 구조 분석

       3.1. <광화문연가>의 뮤지컬넘버 구성과 서사 전개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면서 엇갈린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다. 주인공 상훈, 여주, 현우의 사랑이야기가 주요 플롯이며, 극의 주제는 지난 추억으로 남겨진 아름다운 사랑이다. 전체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수많은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 상훈에게 그의 곡으로 만든 콘서트의 시놉시스를 설명하러 지용이 찾아온다. 지용의 시놉시스를 보며 상훈은 자신의 옛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1980년대 광화문 한켠에 위치한 라이브 카페 블루아지트로 정숙과 여주가 찾아온다. 카페 사장인 진국의 앞에서 오디션을 보는 여주의 모습을 본 상훈은 첫눈에 반한다. 그리고 동시에 상훈의 골방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던 상훈의 후배 현우도 여주에게 반한다. 상훈은 여주를 찾아 자신의 노래를 불러달라고 제안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 채 그녀와의 데이트에 만족한다. 반면 현우는 적극적으로 여주에게 고백하여 여주의 호감을 얻는데 성공한다. 그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훈은 자신의 사랑을 숨기며 아파한다. 여주의 데뷔 날, 현우는 시위현장으로 떠나고, 여주는 자신의 첫 콘서트에 홀로 노래를 부른다. 3년 뒤, 진국과 정숙은 결혼하고, 여주는 현우의 아이를 낳아서 상훈과 함께 키운다. 감옥에서 나온 현우는 여주를 찾아오고 지용이 자신의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상훈은 여주를 다시 현우에게 떠나보내며 괴로워한다. 세월이 흘러 현우와 상훈은 과거 덕수궁 돌담길에서 재회하여 지나온 세월을 추억한다. 기력이 쇠한 상훈은 진국과 정숙에게 지용이 만든 콘서트를 보러 가겠다고 하지만 결국 콘서트 전에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상훈을 추모하는 자리에 죽은 여주의 모습이 등장하고, 모두 상훈의 마음을 위로한다.

    <광화문연가>의 초연에서 앵콜 공연까지 뮤지컬넘버는 총 31곡이다. 대중 가요 원곡과 뮤지컬넘버를 비교했을 때 뮤지컬넘버는 원곡의 일정 부분만을 선별하거나, 개사하는 방식으로 편곡되었다. <광화문연가>의 뮤지컬넘버가 되는 원곡 가사를 서사 명제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뮤지컬 <광화문연가> 원곡들의 서사 명제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 <광화문연가> 뮤지컬넘버의 원곡에서는 ‘사랑한다.’, ‘그리워한다.’, ‘이별한다.’ 등과 같이 사랑과 관련된 감정을 묘사하는 형용사적 서술어가 많이 나타난다. 반면 다른 인물과 대화하는 담화 형식이나 앞선 사건들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가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어트리뷰트 뮤지컬은 원곡의 특징으로 인해 주인공의 상황이나 스토리 전개를 설명하는 곡인 레치타티보가 존재할 수 없고, 주인공의 감정을 전달하는 아리아만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하나의 서사 명제가 여러 곡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예로 서사 명제인 ‘X가 Y를 그리워한다.’는 ‘내 오랜 그녀’, ‘해바라기’,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총 3개의 곡에서 나타난다. 이는 앞서 밝힌 바와 같이 단일 작곡가나 가수의 곡이기 때문에 유사한 감정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한계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뮤지컬 내에서 같은 서사 명제의 반복은 서사의 극적 긴장감을 감소시키는 요인이므로 극을 구성하기 위해 행위자 X, Y 외에도 다양한 인물로 형상화될 수 있는 행위자를 추가할 필요성이 야기된다.

       3.2. 수정된 뮤지컬넘버에 의한 서사 전개 변화

    뮤지컬넘버 수정을 통한 서사 구조의 변화는 서사 명제로 이루어진 에피소드를 분석함으로써 구체화할 수 있다. 초연에서 앵콜 공연까지 변하지 않는 과거 상훈과 여주의 에피소드는 [그림1]과 같은 뮤지컬넘버와 서사 명제를 가진다. 아래 분석을 통해, 과거 상훈과 여주의 에피소드는 완전한 에피소드 구성을 가지며, 이를 통해 뚜렷한 인과관계가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분석 방법을 통해 [표4]의 뮤지컬 넘버를 비교해 보고자한다. 뮤지컬넘버의 순서 변경은 서사를 전달하는 방식과 더불어 효과를 변경하는 것으로 과정적 계열의 변화이다. 이러한 수정 양상을 보이는 뮤지컬 넘버는 ‘그대 나를 보면’, ‘해바라기’, ‘할 말은 하지 못했죠’이다.

    초연에서 극중 인물 지용이 부르는 ‘그대 나를 보면’은 앞의 뮤지컬넘버인 ‘사랑은 한줄기 햇살처럼’에서 나타나는 상훈의 아련한 짝사랑 분위기를 신나게 분위기로 전환한다.23) 과거 상훈의 아련한 짝사랑의 추억을 담은 뮤지컬넘버에 이어 ‘상훈이 여주와 친구로 남는다’는 서사 명제를 발랄한 분위기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앵콜 공연에서 이 곡은 지용이 콘서트 연습에서 부르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지용이 콘서트에서 부르는 곡이기 때문에 빠른 댄스곡으로 편곡되었으며, 뮤지컬넘버의 길이도 길어졌다. 따라서 ‘나도 그대 보며 사랑 느끼지만… 나 그대의 연인 되지 않아. 나 그대의 사랑되진 않아… 그저 나의 친구로 좋아’의 가사를 반복하며 상훈의 전할 수 없었던 짝사랑의 마음과 여주의 친구로 남으려고 했던 마음을 강조한다. 이와 더불어서‘그대 나를 보면’이 나오기 전 과거 여주가 상훈 앞에서 곡의 가사 일부를 자작시로 낭송하는 부분이 나타난다. 이를 통해 과거 여주의 시로 노래를 만들만큼 여주를 사랑한 상훈의 감정이 심층적 의미로써 드러나게 된다.

    ‘해바라기’와 ‘할 말은 하지 못했죠’가 앵콜 공연에서 순서가 바뀌면서 현우의 감정이 초연과 다르게 표현된다. 초연에서는 휴가를 나온 현우가 여주를 그리워하여 찾아가지만 상훈과 함께 잘 지내고 있는 여주의 모습을 보며 결국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고 돌아선다. 반면 앵콜 공연에서는 휴가를 나온 현우가 상훈과 행복해하는 여주의 모습을 보고 여주를 먼발치에서 계속 그리워만 한다. 이러한 현우의 변화는 주변인물인 진국의 태도 변화로 이어진다. 초연에서는 진국은 먼저 현우에게 상훈과 여주를 만나보라며 권유하였으나 바뀐 뮤지컬넘버에서 진국은 현우에게 그들을 찾지 말라고 당부한다. 따라서 진국이 상훈의 행복을 빌어준다는 점에서 현우의 쓸쓸함이 강조되며, ‘해바라기’ 뮤지컬넘버는 여주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현우의 쓸쓸한 감정이 상훈의 행복과 대조되면서 극대화된다.

    뮤지컬넘버 ‘이별이야기’, ‘시를 위한 시’, ‘광화문연가’는 뮤지컬넘버를 부르는 인물이 변경되어 뮤지컬 내용을 수정하므로 내용적 계열에 해당된다. ‘이별 이야기’는 초연에서 가수 준비생인 여주가 녹음하는 듀엣곡이다. 해당 뮤지컬 넘버의 서사 명제인 ‘X와 Y는 안타깝게 헤어진다’에서 행위자 X, Y는 극의 진행 상황을 고려했을 때 극중 인물로 대체될 수 없다. 서사 명제가 서사에 반영된다면 남녀가 서로 안타까운 이별을 겪어야 하지만 여주는 현우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그리고 상훈의 입장에서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하고 여주와 헤어졌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으나, 앞의 곡인 ‘할 말은 하지 못했죠’와 겹치는 서사 명제를 나타낸다. 따라서 ‘이별이야기’를 부르는 인물이 정숙과 진국으로 변경되어 서사 명제의 행위자가 재설정된다. 두 인물의 이별곡인 ‘이별이야기’뮤지컬넘버는 서로 엇갈린 상황에서 안타깝게 이별하는 연인에 대한 슬픔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2부 첫 곡에 해당하는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의 서사 명제 ‘모두 사랑이 제일 소중한 가치임을 깨닫는다’는 ‘이별이야기’와 결합하여 정숙과 진국이 서로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결혼에 이른다는 서사적 개연성을 보여주며 진국과 정숙의 에피소드를 완성한다.

    초연에서 뮤지컬넘버 ‘시를 위한 시’는 지용이 콘서트에서 상훈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부르는 곡이므로 ‘지용이 죽은 상훈의 슬픔을 달래준다.’는 서사 명제를 지닌다. 이어 다음 뮤지컬넘버로 여주가 부르는 ‘사랑이란 기억보다’ 역시 상훈이 죽음 후 여주와의 재회를 통해 슬픔을 위로받는다는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뮤지컬넘버가 나타내는 의미가 중복적으로 나타나므로 서사적으로 불필요한 부분이 수정된다. 결국 ‘시를 위한 시는 앵콜 공연에서 현우의 곡으로 변경되어 시위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동료 영미를 애도하는 곡이 된다. 이를 통해 현우가 죽은 영미의 슬픔을 달래주며 사회에 복귀한 후에도 포기하지 않는 민주화에 대한 의지로 의미가 확장된다.

    ‘광화문연가’는 초연에서 마지막 뮤지컬넘버로써 모든 인물이 다함께 부르는 피날레적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상훈의 죽음을 암시하는 ‘붉은 노을’에 이은 ‘광화문연가’는 많은 이들의 사랑 속에서 죽은 상훈이지만, 여전히 여주를 그리워하며 추억의 공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앵콜 공연에서 ‘광화문연가’는 상훈과 현우가 다시 재회하는 장면의 뮤지컬넘버였던 ‘서로가’를 대체한다. ‘서로가’가 현우와 헤어진 상훈이 다시 만날 것을 의미하 는 것뿐이었다면 ‘광화문연가’를 통해 상훈은 여주와의 추억의 공간에서 지난 세월에 대한 회한을 느끼고 현우와 화해하게 된다. 그리고 두 인물의 화해는 마지막 뮤지컬넘버 ‘저 햇살 속의 먼 여행’의 삽입과 개연성을 가진다. 이를 통해 상훈이 과거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죽음을 통해 여주와 다시 재회하는 기쁨을 표현하는 긍정적인 결말이 나타난다.

    뮤지컬넘버의 삭제는 주인공을 포함하여 인물의 개인적인 성격이 설명되는 에피소드들을 축소시켜 내용적 계열의 변화를 보여준다. ‘빗속에서’, ‘이 밤에’ 는 각각 여주가 녹음하는 부분, 지용이 콘서트를 연습하는 부분이다. 이 뮤지컬넘버의 경우 서사 명제가 극 서사 내에서 의미를 형성하지 못한다. 여주가 이미 가수로서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음이 ‘안개꽃 추억 속으로’를 통해 증명되었고, 이미 상훈에게 인정받은 만큼 여주의 녹음은 여주의 에피소드를 확장하는 요소가 아니다. ‘이 밤에’를 부르는 지용의 콘서트 연습도 ‘그대 나를 보면’ 에서 이미 나타났던 중복되는 장면이다. 또한 ‘이 밤에’가 ‘상훈이 여주를 떠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나 이어 ‘휘파람’에서 상훈이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노래하므로 ‘이 밤에’는 불필요한 뮤지컬넘버이다. 따라서 앵콜 공연에서 뮤지컬넘버가 삭제되면서 여주와 지용 개인의 에피소드는 축소되며, 상대적으로 주인공에 해당되는 여주, 상훈, 현우의 에피소드가 강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23)지용 : 선생님 여기 왜 이렇게 쳐지는 곡으로 가세요? 과거 상훈 : 예술가들은 이랬어. 자판기 커피를 뽑으면서 (중략) 지용 : 데이트는 이 정도는 되어야죠!!!

    4. 결론

    본 논문은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뮤지컬넘버로 이용되는 원곡 가사에서 서사 명제를 도출하였다. 그 후 초연과 재연에서 뮤지컬넘버 수정에 따른 서사 변화를 구조화하였다.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국내 어트리뷰트 뮤지컬 중 성공적으로 재연된 첫 뮤지컬이다. 초연에서 이영훈 작곡가의 향수로 인해 흥행했다는 비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재연이 일본에서 성공함에 따라 <광화문연가> 의 서사 구조를 분석하는 것은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서사 구조를 파악하기에 유용한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어트리뷰트 뮤지컬 실패작들이 평이한 서사, 극의 개연성 부족이라는 문제점을 가진다는 점에서 이 논문은 성공적인 어트리뷰트 뮤지컬을 완성하기 위한 서사적 개연성을 분석하는 근간이 될 수 있다.

    어트리뷰트 뮤지컬에서 전체 서사는 뮤지컬넘버 원곡의 서사 명제가 계열적으로 조합되는 과정을 거쳐 구조화된다. 즉, 행위자와 서술어로 구성된 서사 명제의 연속체가 안정, 위반, 불안정, 반작용에서 다시 안정의 구조로 에피소드를 이루고, 인물들간 다양한 에피소드가 조합됨으로써 전체 뮤지컬 서사 완성된다는 것이다. 대중가요의 특성상 뮤지컬넘버 원곡의 서사 명제는 불특정한 행위자와 형용사적 서술어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일부 형용사적 서술어가 다른 행위자의 상태변화를 내포함으로써 동사적 서술어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유동적인 서사 명제의 의미는 안정적인 에피소드를 형성하기 위한 뮤지컬넘버 수정의 기반이 된다.

    뮤지컬넘버는 뮤지컬 서사의 개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순서 변경, 부르는 인물 변경, 삽입과 삭제의 방식으로 수정된다. 이를 서사 명제 변화로 분석함으로써 뮤지컬넘버에 따른 서사 구조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뮤지컬넘버의 순서 변경은 과정적 계열로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수정되며, 감정을 극대할 수 있는 지점으로 곡의 삽입 위치가 변경된다. 유지되는 서사 명제가 심층적 의미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 지점 또는 상대 인물과 대조되는 감정이 나타나는 지점으로 뮤지컬넘버의 순서가 수정되는 것이다.

    주제를 형성하는 내용적 계열의 변경은 서사 명제의 행위자와 극중 인물이 결합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뮤지컬넘버를 부르는 인물을 변경함으로써 새로운 행위자가 반영된 서사 명제를 형성하고 이면적으로 인물들간 복잡한 의미 관계를 구축한다. 뮤지컬넘버의 삽입은 새로운 서사 명제를 삽입함으로써 에피소드의 보완하여 안정된 구조를 만든다. 뮤지컬넘버의 삭제는 인물들의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삭제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극 중 인물의 성격과 태도는 다른 인물들과 상호작용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뮤지컬넘버가 다른 인물과 관계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곡이 삭제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트리뷰트 뮤지컬은 각 인물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심층에서 인물 들 간의 복잡한 의미 구조를 암시한다. 또한 감정을 극대화하는 서사로 구조화 된다. 또한 인물 개인의 에피소드에서 나타나는 감정 상태는 다른 인물과 결합을 통해 상태 변화를 나타내며, 뮤지컬 전체 서사 구조 내에 다시 안정에서 불안정을 거쳐 다시 안정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 논문이 어트리뷰트 뮤지컬 성공작인 <광화문연가>를 분석하여 개연적 서사를 이루는 구조는 파악했지만 서사적 인과관계가 상실되는 서사 구조를 파악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후 실패작을 동일한 방법으로 비교 분석함으로써 서사의 개연성을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서사 구조를 추가적으로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음악의 가사 분석을 통한 서사 최소 단위의 설정은 서사 명제라는 비교 분석 가능한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유효한 단위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어트리뷰트 뮤지컬을 비롯해 음악을 이용한 서사 창작이 다양한 매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 다수의 서사 명제를 계열적 조합으로 파악함으로써 음악과 드라마 서사와의 개연성과 전체 서사 구조가 객관적으로 분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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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 1]] 어트리뷰트 뮤지컬의 서사 단위
    어트리뷰트 뮤지컬의 서사 단위
  • [[표 2-]] 뮤지컬넘버와 계열 간의 관계
    뮤지컬넘버와 계열 간의 관계
  • [[표 3]] <광화문연가> 뮤지컬넘버 원곡의 서사 명제 분석
    <광화문연가> 뮤지컬넘버 원곡의 서사 명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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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1]] 과거 상훈과과 여주의 에피소드를 이루는 뮤지컬넘버
    과거 상훈과과 여주의 에피소드를 이루는 뮤지컬넘버
  • [[표 4]] 광화문연가의 초연과 앵콜 공연 뮤지컬넘버 비교
    광화문연가의 초연과 앵콜 공연 뮤지컬넘버 비교
  • [[그림 2]] 진국과 정숙의 에피소드를 이루는 뮤지컬넘버
    진국과 정숙의 에피소드를 이루는 뮤지컬넘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