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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A STUDY ON THE DIRECTION OF THE FUTURE WELFARE SYSTEM 미래 복지체계의 방향성에 관한 연구
  • 비영리 CC BY-NC
ABSTRACT
A STUDY ON THE DIRECTION OF THE FUTURE WELFARE SYSTEM

한국을 포함하여 세계적으로 국가경제의 외부환경은 급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복지체계 및 복지정책 방향은 과거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복지 및 경제사회 관련 쟁점들은 정책의 목표를 둘러싼 이념적 충돌로 그치거나, 정합성이 결여되거나, 이해집단의 개입과 갈등이 지속되는 결과만을 초래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복지는 성장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하는 수준이었다. 높은 성장률로 고용창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낮은 노령화 수준과 젊은 인구구조, 높은 출산율 등이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현재의 새로운 국내외 경제사회·복지환경은 새로운 복지정책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경제사회정책 목표는 안정적 경제사회시스템 구축과 복지확산형·사회투자형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경제사회정책의 구성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향후 한국 복지제도 강화의 방향은 보장성(protection) 강화와 역동성(activation) 강화 사이에 균형이 이루어져야 하며, 사후적 복지에서 예방적 복지로 전환이 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공공부문·민간시장·개인의 역할분담이 이루어져야 하며, 잔여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와 같은 복지제도의 개선을 통해 장기적으로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KEYWORD
Social welfare , welfare policy , welfare system , and employment safety net
  • I. 서 론

    1960년대 말까지 황금기를 구가하던 복지국가들은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였다. 이 도전은 경제적·사회적인 측면을 포함하여 전방위적인 것이었다.

    우선 경제적 측면을 살펴보면, 고도성장이 끝나고 장기불황이 시작되면서 비대해진 사회지출은 국민경제에 큰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국가재정의 붕괴라는 예언이 떠도는 가운데 복지와 성장이 조화롭게 양립할 수 있다는 그간의 대중적 믿음은 부정되었다(OECD, 1995). 복지국가의 위기와 축소 재편의 불가피성론이 다시 한 번 떠들썩하게 등장했던 것은 1990년대 초 세계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부터였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인구와 가족, 사회구조변화 속에서 복지수요가 크게 증대하기 시작했다. 복지수요의 증대는 노령, 실업, 질병, 장애로 인한 소득상실의 위험이라는 전통적인 사회적 위험(old social risks)의 심화에서도 비롯되었지만 탈산업사회로의 이행에 따른 ‘새로운 사회적 위험(new social risks)’의 출현에도 기인했다. 탈산업사회로의 이행에 따른 경제사회적 변화의 결과로 사람들이 생애경로에서 새롭게 맞닥뜨리게 된 사회적 위험은 대표적으로 인구 및 가족구조, 사회안전망의 문제 등이다.

    이와 같이 국가경제의 경제사회적 외부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한국의 복지체계 및 정책의 방향은 과거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그 결과 복지 및 경제사회관련 쟁점들은 정책의 목표를 둘러싼 이념적 충돌로 그치고 정책간의 정합성이 결여되거나, 정책을 둘러싼 이해집단의 개입과 갈등이 지속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즉, 과거 한국의 사회정책은 높은 성장률로 고용창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낮은 노령화 수준과 젊은 인구구조, 높은 출산율 등이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였으나 신자유주의가 팽창하는 현재의 경제사회 여건에서는 새로운 미래형 복지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급변하는 경제사회적 환경의 변화를 대비해야 하는 미래 복지 및 사회정책은 경제의 개방화와 기술변화 등으로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경제적 변동성과 노령화등 사회적 위험에 대해서 유연하고 안전하게 대응하는 경제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미래 한국 사회에 적합한 복지체계 방향성을 정립할 필요성이 절실하며, 국민적 합의 도출이 시급하다 하겠다.

    본 논문은 이와 같이 급변하는 경제사회적 변화에 대응하는 한국의 미래 복지체계가 지향해야 하는 방향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한국 사회복지 발전 과정상의 주요 특징과 수준 및 제2차 석유파동 이후 전 세계적인 경제적 불황에 기인하는 주요 복지국가의 복지체계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신자유주의 등장으로 표면화된 다양한 경제사회적 문제점들로 인해 경제사회 및 복지 분야에서 어려움에 처한 한국의 현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써의 정부역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며, 최종적으로는 향후 한국의 복지가 지행해야 하는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한국 사회복지의 발달 특징

       2.1 한국 사회복지의 발달과정

    한국 사회복지는 1987년 전후 1차 도약기와 1997년 이후 2차 도약기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고 있으며, 본 논문에서는 시대 흐름에 따라 사회복지의 1차 도약기와 2차 도약기의 시대상황 및 주요 시점에서의 사회복지관련 정책의 특징을 살펴본다.

    첫째, 1987년 이전의 사회복지는 경제개발 과정에서의 필요와 국가의 정당성 확보의 도구로써 이용되어 왔다. 즉, 이승만 정부 하에서는 주로 전쟁고아, 미망인 중심의 공적 복지가 시행되었으며, 외국원조단체의 시설보호와 물자구호가 중심이었다. 또한, 박정희 정권 하에서는 경제성장 제일주의 정책 추진에 의해 사회복지가 저발전 수준에 머무르는 시기로써 생활보호(1961년), 산재보험(1963년) 등 최소한의 빈곤 대응과 경제성장을 위한 필요에 의한 제도가 도입되었고, 사립학교교원연금제도(1973년), 500인 이상 사업체에 대한 의료보험제도(1977년) 등 특수 계층 중심의 사회복지가 제도화되었다. 전두환 정권 하에서는 복지사회의 구현을 국정 목표로 설정하였지만 실제로 시행된 제도는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둘째, 1987년 민주화 운동, ‘86 아시안게임과 ’88 올림픽 개최, 경제의 성숙 등 대내외적인 영향에 의해 다양한 복지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한 시기이다. 즉, 노태우 정권하에서 10인 이상 사업체에 대한 국민연금제도(1988년), 최저임금제(1988년), 산재보험 적용 확대(5인 이상 사업체), 전국민 의료보험제도(1989년), 영구임대주택 건설 등 사회복지의 실질적 확대가 이루어지는 시기였으며, 김영삼 정부(문민정부) 하에서는 1995년 ‘삶의 질 세계화를 위한 대통령의 복지구상’이 발표되고 ‘국민복지기획단’이 구성되었으나, 실질적인 성과는 크지 않은 가운데, 1995년 고용보험제도 시행, 1995년 농어촌 연금 시행 등이 사회복지 관련해서 주요하게 도입된 제도로 평가되고 있다.

    셋째, 1997년 외환위기와 진보적 성향의 정당 집권으로 2차적인 복지제도의 도입과 성숙이 이루어지는 시기를 맞는다. 즉, 외환위기를 계기로 김대중 정부에서는 ‘생산적복지’ 개념을 제창함으로써 사회안전망 확대를 위해 생활보호제도를 대체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2000년) 도입, 건강보험의 통합일원화(1999년), 국민연금의 전국민 확대(1999년), 고용보험 확대(10인 이상 전근로자) 등 사회복지의 실질적인 내실화를 추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복지 확대는 참여정부가 들어서며 사회복지의 양적·질적 확대를 도모하면서 동반성장 전략(사회투자국가)을 제시하였으며, 이는 근로장려세제 (EITC) 도입, 기초노령연금 제도 도입, 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사회서비스(바우처) 확대 등이 이루어졌고, 복지재정의 지방이양이 확대되는 시기였으며, 정부지출 대비 사회지출 비중에서 처음으로 경제지출을 크게 앞지르는 시기이었다(한국사회복지사협회, 2010).

    넷째, 이러한 시대 흐름 및 국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사회복지 확대가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 1995년 3.6%에 불과하였던 GDP 대비 공적 사회지출은 2005년에는 8.6%로 상승하게 되었으며, 2030년에는 GDP 대비 공적 사회지출이 20.6%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2007).

       2.2 한국 사회복지의 수준 및 특징

    한국의 사회복지는 해방 이후 수십 년 동안의 발전 과정에서 사회복지 제도의 외양적 형태는 갖추었으나, 한국 사회복지의 양적 수준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즉, 공적 사회지출은 2005년 기준으로 GDP 대비 6.9%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총 사회지출 기준으로는 9.3%로 멕시코 다음으로 낮은 상태로써 이는 한국 다음으로 낮은 국가인 슬로바키아의 공적 사회지출이 16.7%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사회지출 수준은 유사한 경제력을 가진 국가에 비해서도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한국 사회복지의 양적 저발달은 <표 1>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즉, 1인당 GDP가 15,000달러 수준일 때의 GDP 대비 공적 사회지출을 비교해 볼 때도, 한국은 OECD 국가 중 지출 수준이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복지 선진국인 스웨덴은 당시에도 GDP 대비 30%를 복지지출에 투입하고 있었으며, 다른 나라들은 이보다는 낮지만 10∼20%대의 공적 사회지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사회복지 수준이 유럽 복지국가는 물론이고 미국, 일본, 호주와 같은 자본주의 국가들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것은 한국의 사회·경제적 발전 경로에서 상당한 원인을 찾을 수 있으며, 그 외에도 적립방식의 연금제도 미성숙, 높은 자영자 비중과 비정규직 비율로 인한 사회보험의 광범위한 사회보험 사각지대, 사적 이전에의 높은 의존율 등에서도 그 직접적인 원인을 발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전개과정 및 수준을 통해 살펴 본 한국 사회복지의 특징은 절대적 측면에서 사회지출 수준이 매우 낮으며, 상대적으로 사적 사회지출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급여의 보편성이 결여(선별주의적 접근)되었으며, 상대적으로 공공부조에의 의존성이 높아지는 추세(공공부조의 과부하)에 있다. 또한, 사회복지 제도 간 연계성 결여(백화점식 제도 도입), 근로빈곤층 및 노인층에 대한 적극적 근로정책 미비, 사회복지 관련 인적·물적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요약된다.

    [표 1] 경제수준 단계별 GDP 대비 공적 사회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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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수준 단계별 GDP 대비 공적 사회지출

    Ⅲ. 복지국가체계의 위기와 재편 흐름

       3.1 서구 복지체계 변화과정

    3.1.1 복지체계 변화 요인

    19세기 말에 절정에 이른 서구의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번영은 20세기를 넘어오면서 2차례의 공황과 1·2차 세계대전으로 커다란 시련을 겪었다. 특히 1930년대의 대공황과 이어서 발발한 2차 세계대전은 서구 자본주의의 기반이었던 ‘보이지 않는 손’1)에 의해 움직인다는 시장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선진 국가들은 케인즈2)주의적 국가개입을 통해 자본주의의 본질적 문제인 공황과 경기변동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정치적 안정과 완전고용을 달성하면서 복지국가로의 발전을 지향해왔다(정무권, 2002). 즉, 복지국가는 19세기 말 또는 20세기초에 시작해서 2차 세계대전까지 서서히 강화되었고 전후에는 폭발적으로 확대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커다란 확대는 1970년대 중반까지 계속되다가 석유파동이후 경제침체가 현실화된 시기부터는 확대의 폭이 줄어드는 양상을 맞게 되었다(이화천, 2007).

    전후 30여 년 동안 복지국가의 성장과 발전은 대중소비를 가능케 함으로써 소비의 사회화라는 20세기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었고, 경제적 효율성과 평등, 연대의 역동성을 결합시키면서 복지국가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경제적 합리성을 사회적 합리성과 연계시키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까지 언급되었고, 빈곤의 철폐와 불평등의 완화 같은 거대 목표를 추구하는데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류진석, 2003).

    그러나 경제성장의 둔화와 세계화의 가속이 진행됨에 따라 복지국가와 밀접한 조응관계를 보였던 포디즘적 축적체제의 위기는 성장의 동력으로까지 간주되던 케인즈주의 폐기를 요구하였다. 이에 편승한 신자유주의 세력은 계급타협체제의 근간을 부정하면서 탈규제(deregulation), 유연성(flexibility)이라는 시장주의의 부활을 통해 국가개입을 축소하기 시작하였고, 축적체제는 포드주의(Fordism)에서 포스트 포드주의(Post-Fordism) 체제로 이전되기 시작하였다. 더구나 노령인구의 급증, 가족체계의 변화, 고실업을 특징으로 하는 서구 복지국가의 모습은 전후 30년 동안 지속되어 온 복지국가의 황금기와 질적으로 대비되면서 복지국가의 토대가 흔들리는 재편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정무권, 2002). <표 2>에서 당시의 어려운 경제여건을 살펴보면, 1972년과 1978년의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5.5%의 고실업률과 10.4%의 인플레이션, 2%대로의 GNP 성장률, 1.4%로 하락한 생산성 성장률 등은 복지국가의 변화를 촉진하는 주요 요인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표 2] 시대별 OECD국가들의 거시경제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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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별 OECD국가들의 거시경제지표

    복지국가 위기의 또 다른 요인은 복지국가 성숙 그 자체에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서구 복지국가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실질 경제성장률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사회복지지출을 확대하였다.

    사회복지 프로그램 가운데 특히 공적 연금과 건강서비스 확대는 대부분의 국가들에게 재정적 압박을 크게 준다. 이 두 가지가 전체 사회복지지출의 약 60∼65%를 차지한다. 고령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공적 연금의 확장이 성숙되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평균적인 연금 급여액이 1950년 남성 평균임금액의 33%였던 것이 1980년에는 55%로 크게 늘어났다. 또한 같은 기간 연금수급자의 숫자가 노인들 가운데 16%에서 90%로 크게 늘어났다. 건강서비스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임금에서 차지하는 사회보장세의 비율도 그만큼 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노동비용이 그만큼 높아져 고용확대가 어렵게 됨에 따라 근로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줄어소비가 줄고 생활수준이 낮아졌다는 축소생산 단계에 접어듬을 의미한다(김영순, 1996).

    3.1.2 복지체계 변화 요인

    복지국가가 커다란 위기를 맞이함에 따라 재편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지만 재편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는가는 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났으며, 본 절에서는 고전적 사회민주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주요 복지정책 주장을 살펴본다.

    [표 3] 신자유주의 복지정책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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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자유주의 복지정책 주장

    신자유주의 또는 시장근본주의는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케인즈 경제이론에 토대를 둔 복지국가 이념에 대한 우파적 대안으로 등장했으며 시장이 항상 정부보다 현명하기 때문에 정부와 국가의 영역은 최소한으로 축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주요 특성을 살펴보면 첫째, 정치적으로 계급정치의 형태에 덜 개방적이긴 하지만 스스로를 정치적 우파에 위치시키는 보수주의적 철학이다.

    둘째, 경제의 차원에서 신자유주의는 시장 근본주의를 추구하여 탈규제와 자유를 동일시한다. 공급측면의 경제학을 경제 전략으로 하여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생산요소의 지속적인 공급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력의 재훈련과 교육, 투자와 기술혁신을 촉진할 충분한 유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신자유주의 정부는 투자의 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기업과 부에 대한 조세인하 정책을 추진한다.

    셋째, 국가와 정부의 영역을 축소하는데 열중한다. 작은 정부는 국가의 지나친 개입에 따른 시장원리의 훼손에 대한 처방이었다. 또한 기존 사회보장지출 및 케인즈주의적 복지국가의 관성적 경향을 해체하여 복지국가를 재구조화하여야하기 때문에 강한 정부를 추구하였다. 신자유주의는 기존 복지국가들의 복지 관료주의와 경직성 등을 비판하며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강조한다.

    넷째, 독단적이고 고립주의적인 민족주의와 자유시장에 대한 그들의 옹호를 혼합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복지국가와 관련하여 신자유주의에서는 충분히 발달된 복지체제는 기업의 적이며 민간질서 쇠퇴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복지체제를 안전망의 수준으로 축소하기를 원한다(이영미, 2000).

    이와 같은 신자유주의적 대응으로써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난 것이 미국의 레이거노믹스와 영국의 대처리즘이다. 이 두 정책기조는 시장의 회복과 경기부양을 강조하지만 정책수단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대처리즘(Thatcherism)은 영국이 전후 사회적으로 합의하였던 케인즈주의(Keynesian)를 포기하고 전통적인 통화주의 정책을 실시하였다. 이는 통화의 수요와 공급은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고 인위적인 적자재정을 통한 화폐공급의 남발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기 때문에 엄격한 통화관리를 통해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균형예산을 위해서는 국가관리 하에 있었던 공기업과 복지서비스(특히 보건의료, 교육)를 민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레이건 행정부는 공급측면의 경제를 강조한다. 이 시각도 과도한 세금이 개인의 투자 위촉을 가져오고 경기침체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세금을 감소시키고 중앙정부의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케인즈 이론이 정부지출을 통해 유효수요를 유발하여 경제를 활성화시켰다면 공급 측면의 경제는 공급증가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임채원, 2007).

    이후, 신자유주의의 근본적 문제점에 더해 세계화의 영향, 산업구조의 변화, 가족구조의 변화, 고령화 사회의 충격이 가해진다. 이른바 새로운 사회적 위험(new social risks)이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핵가족체제는 무너지고 무자녀 가족, 동거가정, 한 부모 가족, 혼전 혼외 출산 등이 급격히 확산되었다. 다양한 결혼양식과 출산양식 하에 태어난 아동의 양육문제가 새롭게 대두되기 시작했다. 한편 여성의 사회참여로 인해 생기는 저출산과 양육문제, 노인의 증가로 인해 이들을 부양해야 하는 과제 등이 새롭게 제기되었다. 또한 신자유주의적 노동시장개혁으로 양산된 비정규직 노동의 근로빈곤 문제, 축소지향의 복지개혁으로 인해 확대된 구 사회적 위험의 증가까지 더해지게 되었다(Taylor-Gooby, 2006).

       3.2 한국 정부에서의 복지체계 변화

    3.2.1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역할

    신자유주의 진전에 따라 경제사회문제로 나타나는 격차 문제에 대응하는 전통적 수단은 정부의 개입이며, 선진국의 경우 소득재분배 이전의 불평등도에 비해 소득재분배 이후의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한 소득재분배 이후의 소득불평등도가 크게 완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한국의 경우 소득불평등도 완화율이 2000년 5.7%, 2004년 6.4%, 2007년 8.8%로 나타나고 있다. 2000년 이후 소득재분배정책에 힘입어 소득 불평등도를 완화하는 정부 역할이 조금씩 커지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유경준, 2008).

    한국에서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집권 시기 동안 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증대되었다. 복지예산은 2002년 22.6%에서 2007년 27%로 상승하였고, 기초생활보장, 사회서비스, 보육관련 예산도 크게 증가하였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기준과 자산평가 기준 완화 등으로 제도의 사각지대(dead zone)를 줄이려고 노력했으며, 근로장려세제 및 기초연금제도의 도입과 같이 사회적 위험에 처한 사람들의 소득보장을 위해 많은 예산을 확대하였다. 아동보육 지원을 확대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하는 등 사회서비스 측면에서의 투자도 시작하였다. 이러한 복지확장 정책은 격차 확대를 줄이려는 전통적인 복지정책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격차 문제에 대한 의미 있는 해결책이었다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복지예산이 확대되고 복지지출의 빈곤감소 효과가 증대하였음에도 빈곤과 불평등은 확대되었다. 한국은 낮은 고용율과 높은 자영업 비율, 높은 비정규직 비율 등의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복지예산 확대로 평등화의 방향으로 추세를 바꾸기는 어렵다. 따라서 서민층에 대해서는 비정규직과 자영업 문제가 중요하고, 중산층의 경우 교육과 주거 문제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이병희 외 6인, 2009).

    3.2.2 정부 역할의 한계

    신자유주의 팽창에 따른 격차 확대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국가별 초점은 조금씩 다른데, 소득불평등과 빈곤의 문제는 미국에서, 임금격차는 영국에서, 산업간 양극화는 독일에서, 지역 간 양극화는 이탈리아에서, 기업규모별 양극화는 스웨덴과 아일랜드에서 주로 문제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이 모든 양상이 함께 진행되고 있고, 분단국가로서의 격차 문제도 안고 있어 문제를 더욱 복잡하고 만들고 있다.

    한국에서는 성장산업과 사양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데, 이는 정부가 복지나 재정지출을 확대한다고 해서 바로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격차 축소는 정부의 재분배정책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자영업, 전통산업, 중소기업 등이 새로운 경제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는 과제인 것이다.

    최근 30여 년간 세계적인 추세는 국가가 행하던 격차에 대응하는 역할은 축소된 반면, 시장이나 기업 등 경제조직의 활동이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시장이나 기업은 사적이익을 추구하고 또 요소 사용을 위해서는 그 소유자와 협약을 맺어야 하지만, 정부는 격차 축소를 목표로 설정할 수 있고 또 그를 위해 재산을 징발하거나 장악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정부의 경우 감독의 전문성과 인센티브 문제 때문에 격차축소를 목표로 삼더라도 그 성과를 확보하도록 하는 내적 메커니즘이 없기 때문에 정부가 격차 문제 해결에 나선다고 해서 격차 확대를 저지할 수 있다는 보장은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며, 정부개입의 한계이다(김형기, 2008).

    1)영국 고전파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가 그의 저서 도덕감정론(1759)과 국부론(1776)에서 표현한 용어. 시민사회에서 개인의 이기심에 입각한 경제적 행위가 결과적으로 사회적 생산력의 발전에 이바지하며, 이러한 사적 이기심과 사회적 번영을 매개하는 것은「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라고 생각하였음.  2)영국의 경제학자,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1936)에서 완전고용을 실현·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유방임주의가 아닌 소비와 투자, 즉 유효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보완책(공공지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케인즈 경제학의 이론을 창시하였음.

    Ⅳ. 미래 복지체계의 방향

       4.1 복지체계 전환의 필요성

    한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국가경제가 직면한 외부환경은 급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복지체계 및 방향은 과거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복지 및 경제사회관련 쟁점들은 이념적 충돌로 그치거나, 정합성이 결여되거나, 이해집단의 개입과 갈등이 지속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어 복지체계에 대한 국민적합의와 방향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즉, 앞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한국은 김대중-노무현 정권 집권 시기 동안 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증대되었으며, 이 시기의 복지확장정책은 격차 확대를 줄이려는 전통적인 복지정책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복지예산이 확대되고 복지지출의 빈곤감소 효과가 증대하였음에도 빈곤과 불평등은 확대되었다. 한국은 낮은 고용율과 높은 자영업 비율, 높은 비정규직 비율 등의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복지예산 확대로 평등화의 방향으로 추세를 바꾸기는 어려운 실정에 있다. 또한 최근 30여 년간 세계적인 추세는 국가가 행하던 격차에 대응하는 역할은 축소된 반면, 시장이나 기업 등 경제조직의 활동이 확대되었다.

    본 논문은 이와 같이 급변하는 경제사회적 변화에 대응하는 한국의 미래 복지체계가 지향해야 하는 방향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한국 사회복지 발전과정상의 주요 특징과 수준 및 제2차 석유파동 이후 전세계적인 경제적 불황에 기인하는 주요 복지국가의 복지체계 흐름을 살펴보았고, 신자유주의 등장으로 표면화된 다양한 경제사회적 문제점들로 인해 경제사회 및 복지분야에서 어려움에 처한 한국의 현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써의 정부역할에 대해 살펴보았다.

    한국 사회는 기본적인 복지국가 기능을 확충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경제사회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투자도 증대되어 복지국가 기능도 확대해야 하는 이중적 어려움에 처한 상태로써 미래를 대비하는 복지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요구에 부응하는 복지패러다임의 전환은 국민들에게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대부분의 사회보장제도가 현재 복지국가가 직면한 현실과는 매우 상이한 사회경제적 조건과 전제하에서 제도화되었다는 사실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전후 산업화된 서구 복지국가의 높은 고용율과 경제성장은 복지확대를 위한 세입의 증가를 가능하게 하였다. 이러한 조건하에서 정치가들에게 복지확대는 지지층을 확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매우 매력적인 정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복지국가 확대발전의 객관적 조건들은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상이한 모습으로 변화해 갔다. 자본의 세계화, 점증하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수반된 남성 1인 생계 부양자가구의 약화, 이혼율과 동거의 증가, 저출산과 고령화, 실업과 비정규직 증가 등은 전후 복지국가의 기본 전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현상들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산업화된 복지국가는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입 증대를 통해 복지확대를 가능하게 했던 물적 토대인 경제성장과 취업률의 정체 또는 감소를 경험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세계화와 유럽연합의 출현은 재정정책과 같은 개별 국가의 선택을 제한하게 되었다. 이제 재정적자를 통한 복지확대와 유지는 더 이상 선택 가능한 대안될 수 없었다. 이러한 객관적 상황의 변화는 결국 전후 복지확대를 가능하게 했던 기본적 전제들이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물론 복지국가가 특정한 모습으로 고정된 사물이 아닌 변화하는 사회경제와 끊임없이 작용과 반작용을 거듭하는 살아 있는 유기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이러한 변화를 복지국가 해체로 연결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이장원, 2008).

    전통적 복지국가를 가능하게 하였던 전제가 변화하는 현실은 단순히 인구사회학적 변화로 그쳐지는 것이 아니라 복지국가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고, 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그러므로 산업화된 복지국가의 과제는 사회경제적 변화에 조응하는 복지국가의 역할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새로운 사회경제적 조건에 의해 야기되는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대한 복지국가의 대응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산업화된 서구사회에서 복지국가 재편 과제는 소득분배라는 전통적 복지 국가의 역할에서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응을 위해 복지자원을 이전하는 과제와 관련된 것이다(Taylor-Gooby, 2004). 반면, 한국사회는 복지국가의 전통적 역할인 소득분배와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응을 동시에 제도화해야 하는 이중적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결국 산업화된 서구 복지국가의 과제가 복지자원의 재배치라면 한국 사회의 과제는 복지자원의 확대를 통해 한국사회가 직면한 이중적 과제에 대해 적절한 사회적 대응을 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4.2 복지체계 전환 방향

    4.2.1 안정적 경제사회시스템 구축

    미래 한국의 경제사회정책은 안정적인 경제시스템의 구축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안정성은 불확실성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며, 장기적인 물적자본, 인적자본, 사회적자본에 대한 장기적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안정적 경제사회시스템은 유연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해야 하며, 상호보완적이어야 한다. 최근 우리 경제시스템이 국민경제의 안정성을 높여왔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한국경제는 성장률 정체와 경제사회적 양극화라는 커다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는 투자 위축과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성장잠재력의 둔화, 거시경제 관리능력의 약화, 성장과 분배 간의 고리 단절, 경제산업구조의 양극화, 고용없는 성장, 분배의 악화 등으로 이어지는 경제사회시스템의 변화에 기인한다.

    향후 국민경제의 안정성을 높이려면 우선적으로 적정수준의 안전성 확보 없이는 유연성을 발휘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튼튼한 사회안전망 확보나 효과적인 재취업지원 프로그램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들이 고용조정을 서두를 경우 종사자들은 이에 필사적으로 저항하게 되고 기업들은 이 문제를 우회하기 위해 인력조달의 아웃소싱이나 비정규직 고용 증대로 대응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유연하고 안전한 안정적 경제사회시스템의 구축을 위해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이 상호보완적으로 결합되어 좋은 성과를 내려면, 경제정책은 ‘복지확산형 혁신국가’를 지향하는 형태로 설계되어 사회정책에 가하는 부담을 줄여야 하며, 사회정책은 ‘사회투자형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형태로 설계되어 경제성장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안상훈, 2006).

    4.2.2 사회투자형 복지국가기능 확대정책

    한국 사회는 기본적인 복지국가 기능을 확충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경제사회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투자형 복지국가 기능도 확대해야 하는 이중적 어려움에 처한 상태이며, 이 과정에서 사회투자형 복지국가 기능이 기본적 복지국가 기능과 보완성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기본적 복지국가 기능이 확충되면서 사회투자형 복지국가의 여러 정책들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복지국가의 기본적 정책들도 정책의 정교화를 통해 사회투자적 성격을 강화시키게 된다.

    복지국가 기능의 확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지출의 증액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조세수입의 증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증세는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게 되며, 계층간·세대간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와 이해를 통해 사회적 통합이 우선시 되어야 하며, 복지국가가 제공하는 충분한 복지혜택이 공정하게 배분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사회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는 사회정책의 정비와 확충을 위한 호기로 작용할 수 있다. 사회정책 확충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사회정책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정비하여 사회정책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는 것이 향후 한국 복지국가의 발전을 위해 추진되어야 할 시급한 과제이다.

    한국의 경우 고전적 복지국가의 기능 자체가 미흡한 상태인데다 세계화·금융화 등의 흐름이 복지수요를 증대시키는 측면도 크기 때문에 고전적 복지국가의 기능 확충에 주력하면서 새로운 과제들도 흡수할 수 있도록 사회정책의 틀을 합리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서 사회투자형 복지국가의 개념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경우 사회정책의 발달 단계가 이미 고전적 복지국가를 경험한 나라와 너무나 큰 차이점을 보인다는 점에서 사회투자전략을 사회정책의 핵심으로 삼기에는 고려해 보아야 할 점이 많다(김형기, 2008).

    고전적 복지국가의 기능을 확충해 가는 동시에 새로운 도전들에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으려면 사회정책의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향후 사회정책의 확충을 통해 한국사회가 형성해 갈 사회투자형 복지국가는 ‘능력증진형 복지국가(empowering welfare state)’3)의 성격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사회복지정책은 경쟁 규칙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다양한 사회적 차별을 시정하고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사회안전망을 제공함으로써 사회구성원간 관계구조를 보다 협력적인 방향으로 형성해 갈 수 있다. 개인이나 집단의 태도와 행위는 대개 제3자에게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외부성’을 갖게 마련인데 사회정책은 사회구성원 간의 협력과 신뢰수준을 높여줌으로써 ‘긍정적 외부성’ 또는 ‘외부경제’를 촉진할 수 있다.

    4.2.3 복지제도 방향의 기준

    한국의 경제사회 및 복지분야에는 다양한 쟁점들이 존재하며, 적절한 조화와 균형을 필요로 한다. 조화와 균형에 초점을 맞춘 미래 복지제도의 전개 방향에 대한 기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보장성(protection)과 역동성(activation)의 강화 사이에 균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 복지체제는 낮은 보장성으로 인해 사회지출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며, 보장성 강화는 경제활동참가라는 역동성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보장성만을 지나치게 강화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계층간·세대간의 대립을 유발시키게 되며, 노후보장 및 생산적 복지구현을 위해서도 역동성 강화방안 도입이 타당하다고 사료된다.

    둘째, 사후적 복지에서 예방적 복지로 전환되어야 한다. 예방적 복지는 전 생애에 걸쳐 개인이 겪게 되는 사회적 위험에 대해 개인의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한 조기 투자, 사전적 투자를 의미한다. 현재 사회보장제도는 사후적 처방에 치중함으로써 빈곤과 소외 문제 해결에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따라서 예방적 투자를 통해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사후적 보장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줄여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예방적 복지구현은 보편적 복지의 모양으로 나타나 국민의 부담을 증가시키겠지만 사회적 비용측면에서는 사후적 복지보다는 저렴할 것으로 사료되며, 향후 사전·후 복지투자 부담비용에 대한 비교검토 연구결과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셋째, 공공부문·시장·제3섹터·개인의 역할분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보장제도의 강화를 위해서는 공공부문의 역할 강화가 가장 손쉬운 방법일 것이지만 현재와 같은 불안정적 경제시스템에서는 지속가능성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국가에 의해 국민들의 기본적 생활이 보호되는 공공부조가 이루어져야 하며, 연금과 건강보험의 경우에는 사회보험제도의 근간을 유지시키는 범위 내에서 소득계층별로 개인의 선택적 준비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이장원, 2008).

    마지막으로, 잔여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향후 보편적 복지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이유는 고령화나 정규·비정규직 노동시장, 세계화 등으로 인한 경제·사회적 환경변화에 따라 위협을 받는 계층의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보편적 서비스는 복지체계에 대한 사회적 지지의 범위를 확장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최근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는 정책의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바, 서울시 무상급식 교육정책도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는 구체적 정책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이러한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는 정책들은 사회경제정책의 근간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3)사회정책을 통해 사회구성원의 지식과 기술,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 시민으로서의 공덕심등을 배양해 주는 복지국가를 의미함.

    Ⅴ. 결 론

    새로운 전 세계적인 국내외의 경제사회·복지환경은 새로운 복지체계로의 변화를 요구한다. 환경이 변하면 추구하는 목표와 수단 및 효과도 변하기 때문이다.

    금융세계화와 자본자유화에 따른 금융시스템 및 기업지배구조의 변화는 경제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크게 높였음에도 국가의 정책 자율성은 오히려 위축되고 경제사회적 안정화 기능은 약화되었다. 성장의 분배개선 효과가 크게 축소되어 경제적·사회적 양극화에 따른 국민경제의 안전성과 통합성이 위협받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고용불안이라는 전통적인 위험에 저출산·고령화와 사회적 신뢰의 위기가 겹쳐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이 한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국가경제가 직면한 외부환경은 급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복지체계 및 방향은 과거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복지 및 경제사회관련 쟁점들은 이념적 충돌로 그치거나, 정합성이 결여되거나, 이해집단의 개입과 갈등이 지속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어 복지체계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방향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본 논문은 이와 같이 급변하는 경제사회적 변화에 대응하는 한국의 미래 복지체계가 지향해야 하는 방향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한국 사회복지 발전과정상의 주요 특징과 수준 및 제2차 석유파동 이후 전세계적인 경제적 불황에 기인하는 주요 복지국가의 복지체계 흐름을 살펴보았고, 신자유주의 등장으로 표면화된 다양한 경제사회적 문제점들로 인해 경제사회 및 복지분야에서 어려움에 처한 한국의 현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써의 정부역할에 대해 살펴보았다.

    한국 사회는 기본적인 복지국가 기능을 확충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경제사회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투자도 증대되어 복지국가 기능도 확대해야 하는 이중적 어려움에 처한 상태로써 미래를 대비하는 복지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국내외 경제사회·복지여건의 변화는 국가복지정책의 개입 필요성 및 복지체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경제적 불안전성과 사회적 위험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확대되는 모습을 띠고 있기 때문에 경제사회정책의 경우에도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의 보완적 성격을 강화하는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새로운 경제사회·복지체계의 목표는 안정적인 경제사회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으며 복지확산형·사회투자형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경제사회정책의 구성이 요구된다.

    또한 향후 한국 복지제도 강화의 방향은 보장성(protection) 강화와 역동성(activation)강화 사이에 균형이 이루어져야 하며, 사후적 복지에서 예방적 복지로 전환이 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공공부문·민간시장·개인의 역할분담이 이루어져야 하며, 잔여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의 체계전환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와같은 복지체계의 개선을 통해 장기적으로 경제사회 및 복지체계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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