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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A Study about the Experiences of Job-Seeking Young Adults during the Career Determination Process on the Ground Theory 청년구직자들이 진로결정과정에서 겪는 경험에 대한 근거이론적 사례분석
  • 비영리 CC BY-NC
ABSTRACT
A Study about the Experiences of Job-Seeking Young Adults during the Career Determination Process on the Ground Theory

본 연구의 목적은 직업상담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게 된 청년구직자들이 진로결정과정에서 겪는 경험을 이해하고, 이에 관한 이론적 틀을 제시하는 데 있다. 연구대상은 고용센터에서 직업상담을 받았던 24~35세의 남녀 청년 중, 자신의 진로를 결정한 10인이었으며, 상담회기는 평균 5.9회 이내였다. 연구방법은 근거이론적 방법(Strauss & Corbin, 1998)을 적용하여 자료를 분석하였다. 연구결과는 첫째, 10개의 상위범주, 19개의 하위범주, 62개의 개념이 도출되었다. 둘째, 청년구직자들의 진로결정과정에 대하여 도출된 패러다임은 진로방향의 상실을 중심현상으로 하며, 반복되는 취업노력실패를 인과적 상황으로, 구직과정에서의 4가지 어려움을 맥락적 상황으로 하였다. 연구의 중심현상은 직업상담을 통한 인식변화경험을 중재조건으로 하고, 개인내적 변화와 구직행동변화를 작용/상호작용으로 하여, 진로결정이라는 결과가 나타났다. 셋째, 청년구직자들의 진로결정에 대한 과정모형은 혼란과 유예, 인식과 수용, 유지와 저항, 시도와 도전, 선택과 실행의 다섯 단계로 나타났다. 넷째, 이야기윤곽을 통한 핵심범주는 진로인식의 변화와 새로운 도전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청년구직자들이 실제로 구직과정에서 어떠한 경험을 하는지 제시하고, 진로결정시에 직업상담을 통한 인식의 전환경험과 새로운 구직활동을 통해 진로결정을 이루어지는 과정을 밝혔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KEYWORD
job-seeking young adult , career determination process , barriers of their career , career counseling , grounded theory
  •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 청년들의 고용불안에서 비롯된 니트족, 프리터족, 캥거루족 등의 신조어1)가 익숙하게 사용되고 있고, 각종 매체에 청년실업과 관련된 기사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청년실업에 대한 위기감은 고용동향에 나타난 청년층 실업자 수가 36만 6000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38%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청년층 실업률이 8.7%로 전체 실업율 3.7%의 두 배 가량 높다는 사실만으로도 알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통계청, 2011년 4월). 게다가 일반인의 청년실업률 체감 정도인 신규대졸자 실업률은 38.3%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2011년 2월의 대학졸업자인 18만 8000명중, 6만 6000명은 일자리를 얻었으나, 4만 1000명은 실업상태로 나타났다. 나머지 8만 1000명은 계속 취업준비중이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의 비경제활동인구로서 취업자보다 많았다(남재량, 2011). 이렇게 통계청의 실업률보다 4.5배가량 높은 수준의 체감실업률이나 구직활동을 포기하거나 유보중인 많은 청년들의 수를 생각할 때, 청년구직자들의 취업과 관련한 고민과 어려움이 매우 클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청년층이 경험하는 실업 또는 미취업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더욱 심각하다. 청년실업은 개인적으로는 경제적인 독립을 성취하지 못하고, 직업을 통한 자기만족과 자아실현의 기회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고, 사회적으로는 청년기의 좌절감을 가져와 청년층의 사회부적응과 일탈이라는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청년 구직자의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 실업자의 개념부터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 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라 15세 이상의 경제활동인구 중 조사대상 주간에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이상 일을 하지 못한 경우에 실업자로 분류하고 있다. 노동부 중앙고용정보관리소(2000)에서는 현재의 상태를 의미하는 실업자라는 용어보다, 이들이 지향하고 추구하는 미래지향적 호칭인 구직자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했는데, 구직자란 근로의 의사를 가지고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또한 실망실업으로 인한 구직포기, 취업준비, 직업훈련 등으로 인해 구직의사는 있지만 취업을 위한 노력을 하지 못해 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지 않은 경우도 취업을 희망하고 있는 대상이므로 넓은 의미의 구직자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직업상담, 훈련상담, 진로 및 직업지도, 취업정보제공, 실업급여 등을 제공받는 실직자 및 미취업자 등이 구직자에 포함된다(Herr & Cramer, 1996). 청년의 연령기준은 고용노동부, 통계청 등 정부부처의 각종 통계자료에서 일반적으로 15~29세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졸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경험적 연구에서 29세 미만의 대졸 미취업자로 국한한 경우, 미취업기간이 너무 짧은 것으로 나타나 연구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한계가 있음이 방법론적 문제로 제기된바 있다(한선옥, 2004). 이는 최근 대학생들이 졸업을 미루는 경향이 뚜렷하고, 졸업 후 취업까지의 기간도 많이 소요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최근의 연구에서는 청년구직자의 연령을 19~35세 미만으로 하여 연구하기도 하였다(이동희, 2010).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19세~35세 미만의 구직자 즉, 구직욕구를 가지고 있으나 현재 취업하지 아니한, 구직을 원하는 모든 사람을 청년구직자로 정의하였다.

    청년기는 Super의 진로발달 5단계 중 탐색기(15세~25세) 및 확립기(25세~44세)에 해당하는 시기로서, 더 좋은 직업정보를 구하고 직업적 대안을 선택하고 직업을 결정하며 일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직업을 탐색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분야를 발견해서 종사하고 생활의 터전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시기이다(Super, 1990). 이러한 직업발달 과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계속적인 노동시장 참여와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해 끊임없이 탐색작업을 해야 하지만, 청년구직자들은 취업과 관련된 체계적이고 세분화된 접근이 전무한 환경에서 노동시장과 직업에 대한 지식과 정보의 부족현상이라는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이동희, 2010). 이러한 제한적 경험은 경제적. 사회적 상황이 불안정해 질수록 직업세계와 자신에 대해 많은 추측과 비합리적 신념을 갖게 하며, 수차례의 서류전형과 면접 탈락은 청년구직자에게 비합리적 신념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오현경, 2009). 이러한 비합리적 신념들은 실패에 대한 공포, 중요한 타인들의 영향, 모든 일에 완벽하려는 욕구, 어떤 직업을 선택하여도 만족할 수 없다는 자기기대, 선택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나타난다(류수영, 2000). 또한 구직실패와 실업의 경험은 개인의 안정 상태를 깨는 혼란으로 작용하여 심리․정서적 불안정을 겪게 하고, 따라서 실업자들이 일반 근로자들에 비해 심각한 우울감과 불안감이 많다는 연구결과도 있다(Rodriguez, Allen, Fron Jr & Gillo, 1999). 이렇듯 구직자들은 취업에 실패하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경험하는데, 이러한 경험은 진로 및 취업 장벽의 역할을 하고 있다(이지혜, 정철영, 2010). 진로장벽은 개인 내부나 환경속에서 진로의 진전을 어렵게 하는 사건이나 조건을 의미하며(Swanson & Woitke, 1997), 취업장벽이란 진로장벽의 여러 경험들 중 하나로 취업을 하기 위하여 준비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벽으로, 개인의 생애에서 진로와 관련되어 일어나는 다양한 장벽 중 하나이다(윤창호, 2005). 기존 연구에서 진로장벽의 구성요소를 구분하는 시도가 여러 번 있어왔는데, 이지혜는 최근의 연구에서 기존의 국내외 연구들을 종합 정리하여, 개인이 지각하는 진로장벽을 차별, 개인 심리적 문제, 개인 신체적 문제, 자기이해부족, 직업정보부족, 진로준비부족, 미래의 불확실성, 갈등, 경제사정 등 10가지로 구분하였다(이지혜, 정철영, 2010).

    구직과정에서 이렇게 많은 어려움을 거치며 어느 직업이 자신에게 잘 맞는지 탐색한 후, 구직자들은 실질적인 취업을 위해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진로결정이란 “개인이 정보를 조직하고, 여러 가지 대안들을 신중하게 검토하여, 진로선택을 위한 행동과정에 전념하는 심리적 과정(Harren, 1979)"으로 정의된다. 고도로 산업화되고 급속히 변화하며 미래가 불확실한 오늘날의 사회에서 개인이 자신의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적합한 진로를 발견하고 그를 위해 준비하고 자신을 성취하여 나가는 진로결정은 매우 복잡한 과정을 포함한다(고향자, 2000). 즉, 진로결정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 진로선택(Career Choice)이 결과에 초점을 두는 개념이라고 한다면, 진로결정은 과정에 초점을 두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진로결정을 “개인이 정보를 바탕으로 여러 대안을 신중하게 검토하여, 하고자 하는 진로를 선택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행동에 전념하는 과정”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따라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직업을 정하고 취업하기 위해 면접 등 노력하는 경우뿐 아니라, 결정한 직업에 취업할 능력이 부족한 경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직업훈련 등을 결정하는 경우도 진로결정에 포함하고 있다.

    진로결정(career determination)은 진로상담과 진로지도의 최종적인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진로상담에 있어서는 매우 핵심적인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김봉환, 정철영, 김병석, 2006), 실제 진로 및 직업상담을 통한 진로결정을 직접 다루고 있는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실시된 진로 및 직업상담의 국내 연구동향 분석(조항, 김계현, 이자명, 2009)에서도 나타난다. 즉, 2000년~2008년 동안 국내 상담관련 2개 학회지의 분석결과, 가장 많이 연구된 진로 및 직업상담 연구의 주제는 진로선택(27%), 진로의사결정(19%), 진로발달(19%), 진로상담 및 프로그램(15%), 진로사정 연구(11%) 순으로 나타났다. 그중 진로결정과 관련이 많은 주제인 진로선택은 직업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인 개인 심리적 변인(흥미, 가치관, 자아정체감 등)과 개인 사회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부모의 사회적 지위 등), Holland이론과 관련한 연구(개인-환경간 일치, Holland 성격유형)등과 관련되어 있다. 또 다른 관련 주제인 진로의사결정(career decision making)은 의사결정을 진로발달에 적용한 것으로(Harren, 1979), 다양한 선택시점에서 개인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진로의사결정을 위해 정보를 조직하고 대안을 고려하는 심리적 과정을 기술하거나 연구하는 분야이다(Phillips & Pazienza, 1988). 이 분야의 주된 연구로는, 진로의사결정과 관련한 진로행동, 진로결정(미결정)수준, 진로의사결정유형등과 관련된 연구가 많이 있다(Fitzgerald & Round, 1989).

    진로결정의 과정과 관련된 기존연구를 살펴보면, 개인적 진로의사결정의 과정모델 연구에서는 진로이론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역할의 복잡한 작용, 역할기대들, 검색, 환경과의 평가절차가 논의되고, 통합된 진로의사결정모델을 제안하였다(Mihal, Sorce & Comte, 1984). 또한 국내의 학업우수 여자고등학생의 직업결정과정에 대한 연구에서는, 결정의 필요성 인식, 탐색, 선택, 부모와 조율, 내적 수용, 결정확신과 추진의 6단계로 직업결정이 이루어짐을 밝히고 있다(하정, 2007). 이 밖에, 체육교육과 학생들이 대학생활 속에서 진로를 결정하게 되는 과정을 탐색함으로써 진로결정경험에 대한 이론적 틀을 제시하고자 하는 연구가 있었고(권기남, 임수원, 이정래, 2008), 여성 북한이탈 주민의 진로의사결정과정에 관한 연구에서는 직업가치유형에 따른 차이를 문화기술적 관점으로 접근하기도 하였다(박정란, 2006). 하지만, 이들 연구는 개인의 진로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다루고는 있으나, 직접적으로 진로 및 직업상담에서 진로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과정이나 그 과정에서 개인이 겪는 경험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는 진로상담과정에 대한 연구 자체가 매우 적다는 점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Meier, 1991; Spokane, 1991).

    진로 및 직업상담 국내연구동향분석에서 수량적 자료의 통계분석이 90% 의 압도적인 연구방법으로 나타났다(조항 등, 2009). 이는 진로상담이론에 대한 관심과 연구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다수의 경험적 연구는 진로상담이 아니라 워크숍이나 조직화된 집단 등 다른 형태의 개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외국의 연구경향과도 유사하다(Walsh & Osipow, 2005). 다행이 최근에는 진로결정과 관련하여, 근거이론에 따른 질적분석이나 참여관찰법등으로 진로결정과정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기술하는 연구들이 나타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의 진로 및 직업상담 연구에서 비수량적 자료의 질적 분석연구는(2%)로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조항 등, 2009). 하지만 진로선택과 발달의 과정이 다양한 맥락적요인 속에 이루어지는 복잡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각각의 요인간의 상호작용과 변화, 그리고 깊이 있는 정보를 충분히 탐색하기 위해서는 질적 분석법을 사용한 연구들이 보다 적절한 연구방법일 수 있으며 보다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또한 진로개입과 상담연구의 대상이 실재적 내담자보다 주로 신입사원이나 직업선택의 여지가 없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해왔다는 점이 가장 놀라운 특징이라고 지적된 바 있는데(Walsh & Osipow, 2005), 이는 국내 진로 및 직업상담의 연구대상에서 일부 성인(16%)을 제외하면 대학생이(46%)을 포함한 학생이 연구대상의 대부분이었다는 점에서도 확인되었다(조항 등, 2009). 이는 진로분야의 연구에서 그 용이성으로 인해 쉽게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학생들을 연구대상으로 하고 있어, 연구결과의 일반화에 상당한 한계가 있음을 보여 준다(이동혁, 유성경, 2000).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진로방향을 상실한 청년구직자들이, 진로상담을 받고 진로를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어떠한 경험을 하는지 연구함으로써, 이들의 실체적 어려움을 이해하고, 진로결정과정에서 청년구직자들은 어떠한 경험을 하는지에 관한 이론적 틀을 제시하며, 진로결정의 조력과정으로서의 직업상담에 대한 함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한 연구문제는 ‘청년구직자들은 어떠한 경험을 하고, 진로결정은 어떠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가?’로 요약하였다.

    1)청년구직자 관련 신조어: 니트(NEET)족은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약자로 교육, 근로, 직업훈련중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뜻한다. 프리터(Freeter)족은 Free와 arbeiter를 줄인 말로, 특정한 직업없이 갖가지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젊은층을 의미한다. 캥거루족은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취직을 하지 않거나, 취직을 해도 독립적으로 생활하지 않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의 젊은이들을 의미한다. (네이버 지식사전)

    방 법

    근거이론 방법은 인간행위의 상호작용의 본질을 파악하고 개념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수집된 자료에 대한 숙고 및 과정분석을 통해 유형을 분류해내는 연구방법이다(Creswell, 2007). 본 연구에서는 청년 구직자들이 구직과정에서 각자 어떠한 경험을 하는지 살펴보고자, 그 경험의 여러 요인과 맥락에 대해 연구하기 적합한 질적연구 방법인 Strauss와 Corbin (1998)의 근거이론적 방법론에 따라 분석하였다.

      >  연구 참여자 선정과 자료수집

    근거이론 방법에서 연구참여자의 선정은 이론적 표본추출 방법에 따라 이루어진다. 이론적 표본추출 방법이란 자료수집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자료분석 과정에서 도출되는 개념들을 근거로 전개되는 이론에 대해, 이론적 관련성이 있는 표본을 추출하는 방법이다. 이론적 관련성이란 몇 개의 사례에서 도출된 어떤 개념이 잇따르는 사건들을 비교해 볼 때 개념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뚜렷하게 사라져서 범주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여겨지는 것이다(Strau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의 구체적인 연구 참여자는 35세 미만의 미혼청년으로서, 취업을 희망하지만 여러 이유로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취업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고용노동부 고용지원센터에 직업상담을 의뢰한 사람들 중, 취업이나 직업훈련을 포함하여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게 된 10인을 연구대상으로 하였다. 진로결정과정에서 남성과 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고루 살펴보고, 연구결과가 한쪽 성만의 경험에 치우치지 않도록 성비의 균형을 맞추었다. 연구자는 더 이상 새로운 개념이 도출되지 않아 자료가 포화되는 지점인 이론적 포화상태까지 자료를 수집하였다.

    [표 1.] 연구 참여자들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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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 참여자들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본 연구에서 사용된 자료들은 2008년 2월 27일~2008년 9월 23일의 기간 동안 연구자와의 상담을 통해 이루어진 상담기록을 주자료로 하였고, 구직자들의 각종 심리검사결과지(직업선호도검사, 직업적성검사, 직업가치관검사, HTP, MBTI), 이력서, 자기소개서, 각종 직업상담과제지(자기분석표, 직무분석표, 생활계획표, 비합리적신념 체크리스트 등), 심층상담 참여자 소감문 등을 보조자료로 참고하였다. 상담회기는 주 1회 50분의 상담을 기준으로 4회~7회(평균 5.9회)를 보이고 있으며, 추후전화상담은 참고용으로는 사용하였으나 상담 회기 수에 포함하지 않았다. 상담 실시에 앞서 성실하고 적극적인 상담 참여에 대한 서약서를 작성하여 서명하였다. 상담 시작시에 매회 상담과정과 상담 후에 상담내용이 기록됨을 안내하고 동의를 구하였으며, 상담도중에라도 이러한 기록에 대하여 거부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자료에서는 내담자의 상세한 신상을 추정해 신원을 알 수 있는 지명, 학교명, 구체적 시기 등은 기록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또한 내담자 노출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상황과 맥락적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상담에 나오는 구체적인 명칭을 좀더 일반적인 표현으로 바꾸어 표현하는 등 일부내용을 수정하여 표기하였다. 본 연구 참여자들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근거이론에 따른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는 근거이론의 자료분석절차에 의해 수집된 상담기록을 수회 반복적으로 확인하면서 청년구직자들이 진로결정의 과정에서 겪는 경험을 파악하려고 노력하였다. 그 후 상담기록과 보조자료들을 지속적으로 보면서 구직과정에서의 경험에 관한 개념들을 도출해내고, 공통점을 찾아 하위 범주와 상위 범주로 묶는 작업을 진행하는 개방코딩을 실시했다. 이 범주들을 근거이론의 패러다임인 인과적 조건, 현상, 맥락적 조건, 중재적 조건, 작용/상호작용, 결과에 맞추어 진로결정과정에서의 경험 구조를 분석하고 경험의 진행과정을 추출하는 축코딩을 실시하고, 자료분석의 마지막 단계인 선택코딩 단계에서는 범주들을 최종적으로 통합하고 정교화 시켜 이야기 윤곽을 만들고 핵심범주를 도출했다. 위와 같이 근거이론에 근거한 분석과정을 표 2에 요약하였다.

    [표 2.] 근거이론에 따른 연구의 분석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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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거이론에 따른 연구의 분석과정

    연구의 신뢰성

    질적 연구에서는 연구자가 가장 주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연구자의 인식과 지식, 감성은 연구를 진행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과 동시에 연구자의 주관성 자체가 편견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다. 연구자는 직업상담에 12년간 종사해온 관련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으며, 상담학을 전공하고 심리상담전문가, 청소년상담사, 직업상담사 등 직업상담의 전문성을 확인받을 수 있는 공인자격을 갖추고 있다. 또한 질적연구자의 자질로서 박사과정에서 1년간 질적연구 과목을 수학하고, 질적연구 관련 학회에 2년 이상 정회원으로 활동했으며, 질적연구를 1편 게재하였고, 2편의 질적연구에서 CQR 분석의 공동연구자, 분석자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연구자가 직접 상담했던 내담자들에 대한 자료를 근거로 한 점은 연구 참여자들과의 라포를 형성하고, 그들의 말을 깊이 이해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함과 동시에, 연구자로서의 객관성을 해칠 수도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두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구자의 기억에 의지하기 보다는 기록된 내담자의 직접적 표현에서 개념을 도출하고자 하였으며, 내담자의 중요한 경험에 대해서는 빠짐없이 기록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자료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보하고, 자료 해석과정에서의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회의 전문가 삼각검증(직업상담, 심리상담, 가족상담 전문가 5인), 데이터 삼각검증(상담회기내용, 상담자메모, 심리검사 및 제출된 이력서등 기타 상담자료들)을 실시하였으며, 자료분석 및 연구결과에 대한 전문가 토의 및 자문(상담학 교수 2인 및 직업상담 전문가 2인)을 거쳤다. 또한 연구참여자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다른 상담자에게 직업상담을 받은 내담자 2인을 통해 연구결과가 본인에게도 적용가능한지 검증을 실시한 바, 범주 및 개념이 설득력 있고, 진로결정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긍정적 피드백을 받았다.

    2)현재 많은 국가들에서는 장기실업률의 기준으로 12개월 또는 6개월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신동균, 1999). 본 연구에서는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의 통상적인 장기실업 기준에 따라, 장기실업의 범주를 6개월 이상으로 설정하였다.

    결 과

      >  청년구직자들이 진로결정과정에서 경험하는 개념과 범주들

    본 연구에서는 청년 구직자들의 진로상담내용에서 얻은 자료에 대한 지속적인 질문과 비교하기를 통해 개념을 명명하였다. 이러한 개념들은 무리지어 범주화하고, 각 속성과 차원을 계속적으로 발달시켜 나갔다. 이러한 개방코딩 작업을 통해 최종적으로 62개의 개념, 19개의 하위범주와 이들을 포괄하는 10개의 상위범주가 도출되었으며, 그 내용은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다.

      >  청년구직자들이 진로결정과정에서 겪는 경험에 대한 이해(패러다임 분석)

    청년구직자들이 진로결정과정에서 겪는 경험의 맥락적 이해는 도출된 개념과 범주들간의 관계를 통해 이해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중요 개념들과 하위범주, 그리고 상위범주를 도출해내는 과정을 통해 문제의 중심적 접근으로부터 개념간의 관계를 밝혀내었으며, 그것을 통합된 하나의 이론으로 제시하기 위해 근거이론 방법을 토대로 자료를 분석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본 연구에서는 근거이론의 패러다임 모형(인과적 상황, 맥락적 상황, 중심현상, 중재조건, 작용/상호작용, 결과)을 토대로 하여 축코딩을 실시하였다. 이를 통하여 청년구직자들이 진로결정과정과 그 과정의 의미를 그림 1의 패러다임 모형으로 도출하였다.

    [표 3.] 청년 구직자들의 진로결정과정에서 겪는 경험과 범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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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구직자들의 진로결정과정에서 겪는 경험과 범주들

    인과적 상황

    인과적 상황은 어떤 현상이 발생하거나 발전하도록 이끄는 사건이나 일들을 의미한다(Strauss & Corbin, 1998). 본 연구의 중심현상인 진로방향의 상실은 취업에 노력을 계속하였지만, 자신이 만족할만한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반복된 취업노력의 실패’라는 인과적인 상황에 의해 유발된다. 청년구직자들은 대부분 상당기간이상을 구직활동에 집중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었으며, 몇몇 구직자는 나름대로의 소신을 가지고, 영화기사나 간호사 등 관심 있는 한 가지 직종으로 취업하기만을 바라고 노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청년들은 3년 이상 공무원시험만 준비하는 등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적극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취업전형에 계속 떨어지는 경험을 하면서 자신감을 잃게 되었다. 혹은 불안정한 취업과 실업을 장기간 반복하여 일을 하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일자리를 알아보며 실직을 염려하는 생활을 하기도 했다. 결국 청년구직자들은 반복되는 취업 노력의 실패를 경험하면서 구직방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맥락적 상황

    맥락적 상황은 중심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조건이나 현상이 나타나는 구체적인 상황을 뜻한다(Strauss & Corbin, 1998). 청년구직자들이 진로방향을 상실하게 되는 맥락적 상황은 반복되는 취업노력과 실패의 과정에서 ‘개인 심리적 어려움’, ‘개인 신체적 어려움’, ‘경제관련 어려움’, ‘취업준비의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개인심리적 어려움. 청년구직자들은 구직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반복적으로 실패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경험했다. 처음 직업상담을 의뢰한 구직자들은 바로 취업을 원할 것 같지만, 오히려 그동안 경험했던 어려움을 먼저 상담받기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상담실에 오기까지의 구직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직업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내담자들은 반복되는 구직실패를 경험하면서 점차 주변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데 이러한 대인갈등은 지인들과 사소한 일에도 섭섭함을 느끼고, 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자책감과 부담감으로 나타났다. 또한 내담자들은 과거의 직업경험, 구직의 시도, 구직의 실패 과정에서 자신의 성격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구직기간이 길어질수록 부정적 경험의 증가로 인하여 성격적 어려움을 더 크게 지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매사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성격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고, 자신의 상황을 힘들어하거나 우울하고 죽고 싶은 정서를 느끼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자신감이 부족하여 작은 일도 시작 후 마무리를 하지 못하거나 사람들 앞에서 리더역할이 요구될 때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끼기도 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대인관계에서 갈등을 경험함’, ‘성격적인 어려움을 느낌’의 하위범주를 묶어 상위범주인 ‘개인심리적 어려움’으로 통합하였다.

    개인신체적 어려움. 구직자들은 이력서 제출이나 면접 등 다른 사람들 앞에 자신을 내보여야 하는 상황에 계속해서 놓이게 되는데, 신체적 결점을 가진 경우 부당하고 억울한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자신도 이러한 차별에 순응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는 신체적 결점에 대한 사회의 편견이나 이를 의식하는 개인의 성향이 함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우울한 정서가 신체화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진학시기나 병역면제사유, 현재의 질병이 실제로 취업할 수 있는 직종을 제한하기도 하고, 이러한 질병에 대한 편견으로 취업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또, 신체적 불편함이 있거나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 부가적으로 부족한 경제사정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신체적 어려움이 실제로 신체적 불편함을 의미하는 반면, 외모도 경쟁력이라고 말하는 현대 사회에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자신이 없는 것 자체만으로도 진로결정이나 구직에 많은 제약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외모에 대한 평가에 더 민감한 청년들이었기에 외모에 대한 자신감여부는 취업하기까지의 과정 내내 구직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다. 예로써, 남자 중 가장 자신감 있고 외모가 좋은 편이던 G, F와 여자중 가장 날씬하고 예쁜 외모의 C, D는 상담종료 시점에서 취업되었고, 다른 외모가 좋은 구직자들인 A와 H도 구직 과정에서 취업이 어렵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원하는 진로를 선택한 후에는 직업훈련을 받으면 할 수 있다는 좀 더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경험을 ‘신체적인 불편이 있음’, ‘외모에 자신감이 없음’의 하위범주를 묶어 상위범주인 ‘개인심리적 어려움’으로 통합하였다.

    경제관련 어려움. 청년구직자들은 이미 직업경험이 있거나, 대학을 졸업하고 수년이 지난 상태였기에 취업이 되기 전까지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경제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미혼이라는 특성상 아직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상태는 아니었으나,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상태를 견디는 것이 커다란 스트레스임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신의 흥미나 적성을 고려하여 직업을 얻지 못하고 구직활동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게 되는 경우도 상당히 있었고(E, F, G), 이는 구직자들이 자격증을 따거나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맥을 관리할 수 있는 기회를 축소시켜, 더욱 장기실직상태에 처하도록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또한 청년구직자들의 이러한 경제력 부족은 보다 더 큰 수익을 위해 손실위험이 있는 금융투자에도 흥미를 가지게 하지만, 이러한 투자는 결국 이들이 가진 적은 자산마저 줄이는 역효과를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금전적 스트레스를 오히려 가중시키고 있었다. 남성구직자 두 명이 이에 해당하였는데, 투자분야는 펀드와 주식으로 달랐으나 자신의 진로에 맞는 학원수강이나 훈련기간 중의 생활비 등을 스스로 마련하고자 자신의 자산으로 투자를 시작한 점, 손해를 보고 매일 괴로워하고 중독적으로 집착하는 양상, 결과적으로 취업을 위한 노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유사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경제력이 부족함’, ‘금융투자에 중독됨’의 하위범주로 묶어 상위범주인 ‘경제관련 어려움’으로 통합하였다.

    취업준비의 어려움. 구직자들이 가장 실질적인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자신이 원하는 직업에서 요구하는 교육 및 훈련 등을 받지 않아 직무능력이 부족한 부분이다.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 정해졌을 때 짧은 시간 내에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것이 쉽지 않고, 대부분 돈도 필요하다. 취업준비 중 청년구직자들이 자신의 직무능력 부족을 경험하는 경우는 원하는 분야에 학력이나 경력, 직업능력, 자격증 등이 부족하거나 없고, 자신의 전공분야를 선호하는 일자리는 부족할 때였다. 또한 취업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구직과정의 전반적 기술이 부족하여 반복적으로 취업에 실패하는 경우에는 구직기술이라는 것이 있다는 점도 알지 못하거나, 혼자만 힘겨워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지 않아 같은 실수를 반복해온 경우가 많이 있었다. 취업에 반복적으로 실패하는 구직자들의 경우, 자신의 조건을 고려했을 때 비현실적이거나 적합하지 않지만 이를 고집하여 실질적인 취업이 불가능한 상황이 많았다. 이러한 취업조건의 경직성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나 직업정보부족에서 기인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으며, 따라서 여러 객관적 자료를 통해 스스로 이를 깨닫는다면 취업조건이 유연하게 되어 의외로 빠른 취업이 가능해지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들은 ‘직무능력이 부족함’, ‘구직기술이 부족함’, ‘취업조건이 경직됨’의 하위범주를 묶어 상위범주인 ‘취업준비의 어려움’으로 통합하였다.

      >  중심현상

    중심현상은 ‘무엇이 발생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작용/상호작용을 통해 조절하거나 해결하려는 중심 생각이나 사건을 의미한다(Strau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는 청년구직자들이 진로결정과정에서 겪는 경험의 중심현상을 ‘진로방향을 상실함’으로 보았다. 직업상담을 의뢰하는 청년들은 대부분이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취업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직업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기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의 구직활동으로 반복된 구직실패를 경험한 뒤, 상담시점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이나 능력을 이해하기 힘든 상태인 경우가 많았다. 이들의 첫 번째 호소문제는 ‘취업하고 싶다’는 것이지만, 상담을 진행하면서 나타나는 가장 큰 혼란은 자신이 어떻게 진로를 결정해야 좋을지 자신도 모른다는 점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공통적으로 좀 더 자신을 잘 이해하여 자기에게 맞는 일을 시작하기를 원하지만, 오랜 구직활동에 지쳐, 자신감이 부족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해볼 의지를 잃어버린 상태에서,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호소를 많이 하였다.

    중재조건

    중재조건은 주어진 상황 또는 맥락적인 조건에서 취해진 작용/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다(Strauss & Corbin, 1998). 청년구직자들은 직업상담을 통해 진로결정에 관한 인식의 변화를 거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와 직업인식이 향상됨을 보여준다. 청년구직자들은 자신의 단점이나 부족함을 현실그대로 보게 되고, 잊고 지내던 장점을 재인식하면서 현재의 객관적 자기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는 경험을 한다. 또한 그동안 고집해오던 희망구인조건이 객관적인 시장상황에 비추어 비현실적이거나 지나치게 경직되었음을 확인하고, 희망직종의 구인업체들이 일반적으로 요구하는 구직자의 자격, 제공되는 급여수준, 취업 방법 등을 알게 되어 직업세계에 대한 전반적 인식향상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반복적인 직업상담 과정을 거치면서 이전에 경험한 진로결정의 어려움들과 상호작용하며, 진로수립을 위해 이전과는 다른 노력을 수행하고 다른 결과를 경험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이러한 경험들을 ‘자신에 대한 이해가 향상됨’, ‘직업에 대한 인식이 향상됨’의 하위범주로 묶어 ‘직업상담으로 인식변화를 경험함’으로 상위범주화 하였다.

    작용/상호작용

    작용/상호작용이란 중심현상인 중심현상’에 대처하기 위한 실제행동을 의미한다(Strau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는 중심현상인 ‘진로방향 상실’의 해결을 위한 ‘개인 내적 변화’와 ‘진로행동변화’의 두 가지 작용/상호작용이 확인되었다.

    개인내적 변화. 진로방향의 상실을 경험하는 구직자들은 취업이 잘 안 되는 이유를 몰라 부적절한 취업노력을 반복하게 되고, 다시 구직실패와 자신감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해왔다. 직업상담으로 인해 자기 자신과 직업에 대해 객관적 인식이 향상된 뒤, 구직자들은 내적변화를 겪는 것으로 보인다. 이때 부족한 자기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힘겹게 여기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대인관계에서 호감을 주고 직장생활을 원활히 하기 위하여, 자신의 성격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자신이 잘하는 분야로 관심직업분야를 변경하면서 자신감이 향상되었다. 또한 그동안 사회적 기준에만 따르던 희망직업을 자신의 능력과 흥미에 더 잘 맞는 일로 변경하기도 하고, 급여수준등 취업조건의 기준을 현재의 자기 능력에 맞는 수준으로 조정하기도 하면서, 취업조건이 현실적으로 변경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성격변화의 노력’, ‘취업조건을 현실적으로 조정’을 하위범주로 하여 상위범주인 ‘개인내적 변화’로 통합되었다.

    구직행동변화. 실질적인 업무기술이 있지만 구직기술이 부족하거나 호감이 떨어지는 구직자들은, 스스로 자신의 부족함을 인식하게 되면서 적극적으로 이를 보완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우 이력서, 자기소개서등 취업에 필요한 서류작성방법, 면접에서 호감을 주고 자신을 잘 표현하는 방법 등을 익히고자 하였고, 직업상담, 직업집단참여, 관련 특강의 참여 등 수회에 걸쳐 구직기술 향상을 위해 노력하였다. 또한 진로방향을 잃고, 취업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취업에 실패했던 구직자들이 상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진로수립과 취업을 위해 노력하고, 그 결과 전과 다른 긍정적 결과를 경험하게 되었다. 이는 ‘구직기술부족의 보완노력’, ‘새로운 구직행동의 시도’를 하위범주로 하여 상위범주인 ‘구직행동 변화’로 통합되었다.

    결 과

    결과는 현상에 대처하기 위한 작용/상호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다(Strauss & Corbin, 1998). 연구의 중심현상인 ‘진로방향 상실’을 경험했던 청년구직자들은 자신과 직업에 대한 인식변화 후, 수차례의 상담과정에서 진로결정을 위한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결과를 경험하였다. 이를 토대로, 청년구직자들은 자신의 경력, 전공 등을 고려해서 경쟁력 있고 새로운 분야로 취업을 결정하기도 하고, 흥미나 직무능력을 냉정히 파악하여 보다 현실적인 구인업체에 취업하기도 하였다. 이밖에 자신이 취업하고 싶은 분야에서 일할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깨달았으나 포기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경우는, 필요한 만큼 직업훈련이나 자격증 취득, 학위취득 등의 노력을 먼저 하는 것으로 진로를 결정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취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함’, ‘취업이전에 능력향상을 위해 노력함’의 하위범주로 묶어 ‘진로를 결정함’으로 상위범주화 하였다.

      >  청년구직자들의 진로결정과정 (과정 분석)

    축코딩의 일부인 과정 분석은 연구의 중심현상과 관련되어 시간의 역동적 흐름에 따라 발전하는 작용/상호작용의 순차적인 진행이다(Strau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는 청년구직자들이 진로결정과정에서 경험하는 ‘진로방향의 상실’이라는 중심현상이 패러다임 모형에서 나타난 범주들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관련성을 갖고 변해가는 지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청년 구직자들의 진로결정과정 분석은 ‘혼란과 유예 단계’, ‘인식과 수용 단계’, ‘유지와 저항 단계’, ‘시도와 도전 단계’, ‘선택과 실행 단계’의 다섯 단계로 나타났으며, 각 단계별 과정분석은 그림 2와 같다.

    혼란과 유예 단계

    혼란과 유예 단계는 청년구직자들이 반복되는 취업노력의 실패와 여러 가지 구직과정의 어려움을 경험하면서 자신감을 상실하고, 진로방향도 상실하여 어쩔 줄 모르는 단계로 본 연구의 중심현상 단계에 해당한다. 이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해본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직업으로 생각되는 일을 해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뚜렷한 확신 없이 취업을 위해 노력해온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대인관계나 성격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직업적응을 힘겨워하기도 했고, 신체적 불편함이나 외모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 취업기회 자체를 막는 경우도 있었다. 일을 하지 못함으로 인해 생기는 경제력의 부족은, 다시 취업을 위한 노력의 기회를 줄이거나, 대인관계를 축소 및 악화시키는 악영향을 주었다. 하고 싶은 일을 대체로 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실질적인 직업능력이나 취업을 위한 구직기술이 부족하기도 했다. 또한 참여자들의 대부분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거나 아예 없다고 생각하는 등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였다. 어떤 직업을 가져야할지, 잘할 수 있을지, 취업하기 위한 어려운 과정을 자신이 이겨낼 수 있을지 등 진로선택을 위한 과정을 생각할 때, 자신도 없고 모르는 부분도 너무 많아, 선택을 어렵게 여기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어려움들을 겪어온 기간이 길수록, 취업하고자 하는 열의가 클수록, 자신이 지각하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힘들다고 지각할수록, 청년구직자들은 진로방향상실을 크게 경험하고 어느 길로 걸어가야 할지 혼란함을 느끼고, 더 이상의 진전이 없이 구직노력을 망설이고 실행하지 않는 유예상태를 보였다.

    인식과 수용 단계

    두 번째 단계인 인식과 수용 단계에서, 구직자들은 이전까지 자기만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반복해온 구직행동을 직업상담을 통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상담 초기의 혼란과 멈춤단계에서 그동안의 진로결정과 구직활동의 어려움을 돌아보고 난 뒤에 자신의 어려움에서 한발 물러설 수 있게 되면서 가능해 진다. 비록 적응적이지 못한 방법이었지만, 반복해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에 대해 상담을 통해 수용 받으면서, 자신도 스스로를 용서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수용을 바탕으로 참여자들은 자신이 진정 원하고 잘하는 것을 다시 시작해보고자 하는 소망을 갖게 되며, 그전의 모호하고 이상화된 자기가 아닌 자신의 객관적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자기수용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와 안목도 생기는 것으로 보였다. 직업에 대해서도 보다 현실적인 시작을 가지게 되면서 그동안 자신이 비현실적인 조건을 내세워왔다는 점을 인정하고, 원하는 직업을 갖기 위해 자신의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이를 향상 시킬 필요성을 느끼기도 하였다. 또한 이 단계에서 그동안 자신이 반복적으로 진로결정이나 취업에서 어려움을 겪어 왔던 근본적인 이유를 찾기도 하고, 장기적 진로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기도 하였다.

    유지와 저항 단계

    유지와 저항 단계는 상당한 기간 동안 자신만의 방식으로 진로결정, 구직활동, 구직실패를 반복해온 청년구직자들이 자신에 대한 장점을 재인식하고 부족함도 받아들이면서 객관적 인식이 향상된 후 나타난다. 이 시기에는 상담과 자기수용을 통해 자신감이 생기고, 어려움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게 되며, 자신의 성격적 단점을 고치려고 노력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무기력함에서 벗어나는 등 전반적인 자존감이 향상된다. 따라서 한동안 정체상태였던 취업에 대한 노력을 다시금 열심히 하고자하는 의욕이 높아지는데, 그동안 자신이 노력해왔던 직종이나 방식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은 채, 취업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기존의 구직방법에 대한 비합리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섣부르게 이를 완전히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일단 다시 한 번 자신의 방식이 통하지 않을까 다시 한 번 확인하고자 하며, 진로방향이나 구직방법의 변화에 저항을 보인다. 포기했던 공무원시험을 다시 준비할까 고민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취업이 안 되어 어느 정도 포기하고 있던 직종에 취업하고 싶은 의욕이 다시 높아지기도 한다. 이 단계에서 실질적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의 방식이나 희망직종의 변화가 필요함을 느끼면서, 좌절은 경험하기도 하고 변화에 대한 필요를 크게 느끼게 되는 시기이다.

    시도와 도전 단계

    시도와 도전 단계에서는 자신이 그동안 유지해온 취업전략이나 직종 등을 변경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 청년구직자들이 그동안 겪어온 어려움과 자신에 대한 이해의 향상을 기반으로 새로운 잠재적 진로를 탐색하고 이를 위해 도전하는 경험이 이루어진다. 이 단계에서는 자신을 위해 진로를 결정할 필요성을 느끼면서 기존에 고집해오던 급여조건이나 구인업종 등을 보다 현실화하기도하고, 주변지인들로부터 자신의 진로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면서 자신이 만들어왔던 진로의 틀을 확장하고 변화시키기도 하였다. 또한 여러 가지 잠재적 진로에 대한 새로운 시도와 도전의 결과를 바탕으로 서류작성법이나 면접 등 자신에게 부족한 실질적 구직기술을 보완하고 구인업체와 부딪히는 경험을 반복하였다. 이 과정에서도 구직실패 등 어려움을 겪기는 하지만, 상담을 통해 그 원인과 해결책을 함께 모색함으로써 전처럼 좌절하기보다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새로운 대안을 고민하는 계기로 삼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참여자들의 직업정보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 스스로 여러 가지 진로를 비교해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선택과 실행 단계

    선택과 실행 단계는 진로결정의 마지막 다섯 번째 단계로써, 청년구직자들이 자신의 의지로 진로를 선택하고, 이를 위해 행동하는 실행과정을 포함한다. 진로결정은 크게 바로 취업하기로 결정하는 경우와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위해 직업훈련이나 교육 등의 능력향상에 대한 노력이후에 취업하는 경우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바로 취업을 결정하는 구직자들은 자기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취업희망 직종이 뚜렷해졌고, 그동안 다소 비현실적이었던 취업조건을 현실적으로 조정하면서 취업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에 상당기간 자신인 진정 원하는 직업과 자기능력의 괴리로 인해, 불만족스러운 취업과 반복적인 실직을 경험해온 구직자들의 경우에는 직업훈련 등 자신이 원하는 일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향상노력을 먼저 하고 취업하기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직업상담을 통해 진로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스스로 자기진로를 몇 단계에 걸친 장기계획으로 수립하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  진로인식의 변화와 새로운 도전(이야기 윤곽을 통한 핵심범주)

    선택코딩은 코딩의 마지막 단계로서, 이론을 형성하는 차원화의 단계에 따라 범주를 정련하고, 통합하고, 관계에 대한 통합과 진술의 근거를 확실하게 정교화 하는 단계이다(Strau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는 앞서 기술된 참여자들의 상호작용 실체에 대하여, 각 범주들을 연결하는 선택코딩을 통해 청년구직자들의 진로결정과정에 대한 이야기 윤곽을 이끌어 내고, 이를 통해 연구현상을 대표할 수 있는 중심현상인 핵심범주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청년구직자들은 실업과 불안정한 취업을 반복하고, 진정 원하는 직종에 대해 구직실패의 반복을 경험하였다. 이로 인해 구직방향을 상실하거나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할지 모르는 상태를 경험하게 되고, 자신의 구직과정에 대한 조력을 희망하여 직업상담을 시작하였다. 이들은 구직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경험하였는데, 반복되는 구직실패와 실업의 장기화는 가족이나 대인갈등의 큰 원인이 되고 있었으며, 타고난 성격적 어려움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적 결점이나 외모에 자신감 부족도 구직활동에 지장을 주었다. 또한 일자리가 없어 발생하는 경제적 부족은 자격증을 따지 못하거나 사람을 만날 수 없게 하는 등 구직활동에 많은 지장을 줄 뿐 아니라, 금융투자손실에 집착하게 되는 근본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밖에 원하는 직업에 대한 학위, 직업능력, 자격증 등 직업요건에 미달하는 등 취업준비가 더 필요한 경우도 있고, 직무능력은 있지만 구직기술이 부족하여 원하는 취업에 계속하여 실패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렇듯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경험해온 청년구직자들은, 직업상담을 받으면서 자신과 직업세계 전반에 대한 인식전환을 경험하고, 이는 이후의 구직활동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즉, 자신의 성격상 단점을 보완하려 노력하면서 자신감이 향상되고, 자신이 생각하는 취업조건을 보다 현실적으로 조정하게 되었다. 또한 그동안 부족했던 구직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그동안의 방식과는 다른 모습으로 취업을 위해 규칙적인 생활하기에서부터 이력서용 사진 찍기나 직업훈련원에 방문상담하기 등 구체적 구직행동을 새로이 시도하게 되었다. 청년구직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원하는 일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자격증취득, 직업훈련, 진학 등의 능력향상 노력을 결정하기도 하였고, 현재의 자신의 경력, 직무기술, 흥미 등을 고려하여 취업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였다. 결국, 청년구직자들이 기존의 자기이해와 직업세계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구직활동과 그 결과에 의한 진로수정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자신에게 맞는 진로결정이 이루어졌다.

    위와 같은 이야기 윤곽의 맥락을 통해 근거가 되는 자료에 자주 나타나며 모든 주요범주를 연결하는 논리적 연결 구조를 제시할 수 있는 핵심범주를 도출한 결과, 청년구직자들의 진로결정과정에서의 핵심범주는 “진로인식의 변화와 새로운 도전”으로 발견되었다. 핵심범주의 속성은 정도와 연속성으로, 정도의 속성은 적다-많다 차원으로 나타났고, 연속성의 속성은 일시적-지속적 차원으로 나타났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청년구직자들이 진로결정과정에서 겪는 경험을 이해하고, 진로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상담사례의 근거이론적 분석을 통해 탐구하였다. 연구결과 및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패러다임 분석에서 나타난 진로결정과정의 의미를 살펴보자면, 진로방향의 상실이라는 중심현상은 취업노력의 반복되는 실패를 인과적 상황과 개인심리적, 개인신체적, 경제, 취업준비의 어려움을 느껴온 맥락적 상황으로 인해 발생되었다. 진로상담을 위해 방문한 구직자들은 바로 진로를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구직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이 과정에서 자기 자신이나 직업세계에 대한 혼란을 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겪어온 어려움을 살펴보고 수용 받는 상담경험을 통해 구직자들은 직업 상담에서 자기 자신과 자신이 처한 직업현실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되는데, 이러한 인식변화의 경험이 진로결정과정에서의 중재요건이 되었다. 이후 구직자들은 내적으로 자신의 부족한 성격을 인정하여 보완하고, 취업을 위해 고집해오던 조건을 보다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작용/상호작용이 나타났다. 이 단계의 초기에는 아직까지 새로운 변화의 시도가 불편함을 느끼며, 높아진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으로 취업을 위해 다시 노력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시기에 취업노력이 다시 실패하더라도, 상담을 통해 다시 진로방향의 상실을 느끼지 않도록 조력해준다면, 오히려 이를 계기로 적극적으로 구직행동이 변화하는 긍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과정이 직업상담을 통해 반복되면서, 청년구직자들은 자신의 기대를 낮추어 바로 취업을 할 것인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얻기 위해 취업에 앞서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킬 것인지의 진로선택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둘째, 청년구직자들은 구직과정에서 개인심리적 어려움, 개인신체적 어려움, 경제관련 어려움, 취업준비의 어려움 등 많은 어려움들을 구직장벽으로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기존의 연구에서 나타났던 바와 유사하였다. 즉, 실업자들이 심리적 불안, 무기력, 경제적 불안 등을 느낀다는 점이나(최병훈, 2008), 구직자들은 더 많은 재정적 궁핍과 그로 인한 사회접촉의 기피 등을 통해 심각한 소외감을 경험하게 되고, 이는 다시 개인의 성격 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 본 연구결과에서도 확인되었다(노연희, 2008). 본연구의 패러다임 모형에서 나타난 구직과정의 어려움들을 이지혜와 정철영(2010)이 종합한 진로장벽의 10가지 구성요소 (차별, 개인 심리적 문제, 개인 신체적 문제, 자기이해부족, 직업정보부족, 진로준비부족, 미래의 불확실성, 갈등, 경제사정)와 비교해 볼 때, 청년구직자들은 대부분의 진로장벽을 모두 경험하고 있었다. 다만 자기이해부족이나 직업정보부족은 직업선택의 어려움이나 구직기술부족 등의 어려움 속에서 함께 경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외적으로 차별에 대한 요인은 연령이나 성차별 등 어느 부분에서도 언급이 거의 없었는데, 이는 청년층이 연구대상이었기에 연령적인 차별을 느끼지 않았고, 이미 상당기간 구직실패를 경험하면서 자신이 취업가능한 일자리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어 성차로 인한 불이익이 상담과정에서 크게 언급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또한 여성이 대기업에 취업하고자 할 때는 여성이라는 성별요인을 진로장벽으로 경험한다는 선행연구가 있었으나(유은정, 2004), 이번 연구의 참여자들 중 대기업의 취업을 목표로 하는 여자구직자가 없어 이러한 성차별요인이 보고되지 않은 한 요인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셋째, 청년구직자들의 진로결정에 대한 과정모형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구직자의 행동변화측면에서 살펴보았을 때, ‘혼란과 유예’, ‘인식과 수용’, ‘유지와 저항’, ‘시도와 도전’, ‘선택과 실행’ 단계로 나타났다. 청년구직자들은 진로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자신과 직업세계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식한 후에, 바로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하기보다는, 일단 기존에 익숙하던 자신의 방법으로 구직활동을 다시 해보고, 새로운 변화에 저항하는 경향이 있었다. 상담에서 변화에 대한 내담자의 저항은 성장이 굉장히 고통스럽다는 점, 변화되어야할 부적응적인 행동은 내담자에게 어떤 의미에서는 고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 어떤 내담자들은 정반대의 치료적 동기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세 가지 이유로 설명될 수 있다(Cavanagh & Michael, 1982). 이러한 저항은 어떤 형태로든 진로상담의 일부가 될 수밖에 없는데, 이는 변화라는 요소가 개입되기 때문이다(Gysbers, Hepper, Joseph & Johnston. 2003). 직업상담자는 내담자들이 인식의 변화가 있었으나 변화에 저항하고, 이전의 방식으로 다시금 실패를 경험하는 ‘유지와 저항’ 과정을 진로결정을 위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다시금 구직활동에 실패한 청년구직자들이 이를 좌절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조력할 필요가 있으며, 이전에 겪어온 어려움들, 스스로 갖게 된 객관적인 인식의 재확인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좌절을 함께 이겨낼 때, 새로운 방법이나 전과 다른 진로탐색을 위한 도전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이야기 윤곽을 통해 살펴본 청년구직자들의 진로결정과정의 핵심범주는 “진로인식의 변화와 새로운 도전”으로 나타났다. 즉 반복되는 구직실패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경험하여 진로방향을 상실한 경우, 먼저 직업상담을 통해 자기 자신과 직업세계에 대한 인식을 객관적으로 변화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진로결정이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즉, 직업상담은 구직자들의 인식변화와 이로 인한 새로운 방식의 구직활동을 이끌어내는 작용을 하며, 이후 점진적인 진로결정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가 직업상담에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진로결정의 핵심범주로 나타난 ‘직업인식의 변화와 새로운 시도’는 청년구직자들이 혼자 구직활동을 하면서 얻기 어려운 부분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반복되는 구직실패와 이로 인한 진로방향상실을 경험하는 청년구직자들에게 직업상담 개입이 자기 자신이나 직업세계에 대한 인식을 객관화시켜주고, 전과 다른 새로운 구직관련 시도를 하도록 조력함으로써 진로결정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혀 주었다. 이는 또한 직업상담자가 진로결정을 돕기 위한 상담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는 부분일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청년구직자들의 진로결정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실체적으로 나타내어 이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직업상담의 초기과정에서 이러한 어려움을 수용해주는 상담자의 역할은 이들이 자기 자신의 객관적 이해와 자기수용을 도와줌으로써 이후 자신의 진로를 행동을 통해 탐색할 수 있게 돕는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는 진로결정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는 지나치게 짧은 직업상담에서 구직자들이 진로인식변화가 충분히 나타나지 못하여 새로운 행동의 적용을 유예하는 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며, 직업상담의 초기회기진행에 대한 적용 점을 제시하고 있다. 셋째, 진로결정과정에서 구직자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기존의 방법을 고수하며 구직활동을 하는 경우, 다시 구직에 실패하는 원인이 되고, 이는 경우에 따라 매우 힘든 좌절이 되기도 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유지와 저항’ 단계가 진로결정에서의 주요한 과정으로 이후의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이끌어주는 긍정적 기능이 있음을 보여주었고, 직업상담 중 발생하는 구직실패경험이 진로설정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특히 경험이 부족한 직업상담자나 반복되는 구직실패경험으로 진로방향의 상실을 오래 경험했던 구직자들이 상담중 발생하는 구직실패에도 크게 좌절하지 않고 다시 새롭게 도전을 해볼 수 있도록 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10명의 사례만을 중심으로 분석되었고, 모두 서울에서 구직활동중인 구직자들이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모든 청년 구직자들의 구직과정에 대하여 일반화하기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대학생 및 중고생 등 학생들에 편중되어 있던 구직과정에 대한 연구경향에서, 실제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고 진로결정이 매우 시급한 청년층 구직자들에게 관심을 돌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겠다. 특히 취업 및 실직관련 연구의 대부분이 양적연구로서 통계적 수치나 외연적 행동을 중심으로 연구되어 온 것에 비하여, 직업상담사례분석을 통하여 청년구직자들이 직업상담과정과 구직과정에서 어떠한 경험을 하는지 제시하였고, 진로결정시에 직업상담을 통한 인식의 전환경험과 새로운 구직활동을 통해 진로결정을 이루어지는 과정을 밝혔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직업상담에서의 구체적 개입이 내담자들의 진로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거나, 직업상담의 상세한 과정에 따른 내담자의 변화, 구직자들이 경험하는 진로장벽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 등 다양한 실증적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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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표 1. ]  연구 참여자들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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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표 2. ]  근거이론에 따른 연구의 분석과정
    근거이론에 따른 연구의 분석과정
  • [ 표 3. ]  청년 구직자들의 진로결정과정에서 겪는 경험과 범주들
    청년 구직자들의 진로결정과정에서 겪는 경험과 범주들
  • [ 그림 1. ]  청년구직자들의 진로결정과정에서의 경험에 대한 패러다임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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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림 2. ]  청년구직자들의 진로결정에 대한 과정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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