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e portiere entre histoire et mythe

역사와 신화 사이의 해항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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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Les textes d’Abdelkebir Khatibi est un lieu d’entrecroisement des différentes cultures. La Mémoire tatouée, son premier roman, déploie déjà une pensée profonde et originale de la question identitédifférence. Chez Khatibi, l’espace se représente comme le lieu support de la mémoire, le système sémiologique par lequel se définit aussi bien l’identité que la différence. Ainsi, l’espace des villes successives dans La Mémoire tatouée constitue l’identité déchirée. Les constructions spatiales dans ce texte dérogent au principe de représentativité réaliste. Notre auteur développe des formes topographiques à partir des compétences cognitives du narrateur. Les villes marocaines dans ce texte semblent être classifiées sous deux pôles opposés. D’un côté, il y a les villes qui se donnent à lire comme lieu patrarcal et colonial. De l’autre, il existe les medinas quise caractérisent par sa dimension protectrice. Pourtant, la méditation poétique du narrateur qui passe d’un espace à l’autre remédie aux oppositions binaires et reconstitue une identité plurielle dans ces lieux. Dans cette perspective, les ville portières marocaines comme El Jadida, Essaouira, et Casablanca ont un rôle de transformer l’Atlantique en espace transculturel. La ville chez Khatibi devient ainsi un support pour surmonter une structure binaire d’une pensée conditionnée par le binarisme et le logocentrisme occidental.


  • KEYWORD

    ville portiere , Abdelkebir Khatibi , moi , histoire , mythe , postcolonialisme , l’Atlantique

  • 1. 서론

    문학가이자 사회학자, 철학가, 사회 운동가라는 다채로운 경력이 말해주듯이, 2009년 작고한 모로코 출신 작가 카티비는 다양한 분야의 저작을 남긴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 소설, 희곡, 에세이와 같은 많은 장르의 작품을 남긴 카티비는 단순히 장르의 다양성을 시험해 본 작가로만 간주될 수는 없다. 그는 소설, 희곡, 시와 같은 서양의 장르들의 경계 허물기를 시도했으며, 이를 통해 서양과 동양의 접합점을 드러내는 새로운 문학적 양식과 구조를 발견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카티비는 글쓰기를 “이미지, 기호, 흔적, 문자, 표식”1)의 총체로 파악하고 몰두하였다. 이러한 관점을 통해 그는 과거 식민통치자의 언어인 프랑스어로 글쓰기를 시도함에도 불구하고 서양의 문화의 기저를 이루는 이분법적인 구분을 뛰어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카티비의 글은 이문화들간의 소통의 방식을 새로운 관점을 통해 추구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를 가진다.

    카티비의 작품세계가 보여주는 이와 같은 미학은 이미 그의 첫 번째 소설이자 자서전인 『문신새긴 기억』에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이 소설은 프랑스어로 기술되었지만, 프랑스의 전통적인 자서전과 엄청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프랑스 문학에서 전통적으로 자서전을 규정하는 모든 요소를 위반하는 것은 물론이며, 프랑스어 문법의 규범도 그대로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그의 시도는 서양 문학에서 실증적이며 역사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는 자서전이라는 장르를 실험적이며 환상적인 장르로 새로 안착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카티비의 자서전에서 서구의 자서전의 기저가 되는 견고하며 통일성 있는 자아에 대한 확신을 발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카티비의 자서전에서 흥미 있는 점은 서양의 자서전에서 드러내는 완벽한 자아 형성의 과정을 부정하면서 서구 근대성이 가진 이데올로기와 이의 실현인 식민주의의 허구성도 함께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문신새긴 기억』은 자서전이라는 장르를 통해, 이후 카티비의 작품의 근원을 이루는 자아와 타자의 문제를 부각시키는 첫 번째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 의의가 크다고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자아 및 정체성의 문제를 공간, 특히 도시를 통해서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기할 만하다. 카티비는 자신이 유년시절과 청년시절을 보낸 모국과 유럽의 여러 도시들을 통하여 서양의 문학작품과는 변별되는 도시에 대한 새로운 미학을 제시하고 있다. 서양의 자서전적 특징을 부정하면서 새로운 자서전의 위치를 획득하는 이 작품은 서양의 전통적 관점에서 빗겨간 시각을 통해 도시들의 감춰진 면모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프랑스어권 작가들의 작품세계에 대한 관심과 조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 해마다 구 프랑스령의 북아프리카 작가들에 대한 진지한 연구 결과물들이 출판되고 있으나, 아직은 그 숫자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국가의 유명 문학상을 다수 수상한 저명한 작가인 카티비의 경우, 아랍권은 물론이며 프랑스를 비롯한 영미권에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제 3세계 문학이나 마그레브 문학의 소개를 위해 작가의 이름이 언급되는 정도에 그치고 있어 아쉬움이 많다 할 것이다.

    따라서 본고는 카티비의 첫 번째 작품이자 독특한 그의 글쓰기의 미학을 드러내는 『문신새긴 기억』을 통해, 국내의 선행 연구에서 아직 본격적으로 다루지 못했던 카티비의 작품 세계를 고찰해보고자 한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해항도시들은 포르투갈과 프랑스라는 서구 점령 국가들의 식민요새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아랍 문화의 전통을 함께 고수한 도시들로 알려져 있다. 카티비는 그의 자서전을 통해 식민화를 통해 이루어진 서구적 근대화가 제거할 수 없거나 이를 통해 오히려 새로이 발견되는 모로코 해항도시들의 잠재성과 특수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본고는 바로 이와 같은 특징에 주목하여 『문신새긴 기억』에서 재현하고 있는 대서양권 해항도시들이자 구 프랑스 식민도시들인 엘 자디다 El Jadida, 에사우이라 Essaouira, 카사블랑카 Casablanca가 드러내는 공간의 미학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 대서양을 낀 모로코의 해항도시들이 식민 역사를 뛰어넘는 공간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통해, 서양의 이분법적인 이성중심적 이데올로기가 해체되는 특별한 신화적 공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발견하고자 한다.

    1)Mariem Hamim, “Abdelkebir Khatibi ou la langue hétérologique” in Ecarts d’identité N°107, 2005, p.41.

    2. 이중의 도시

       2.1. 이중의 자아 - 절대적 자아의 균열

    『문신새긴 기억』은 “해방인의 자서전 Autobiographie d’un décolonisé”이라는 부제가 붙은 소설이다. 이처럼 『문신새긴 기억』은 개인의 일생과 식민 역사와의 관계를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즉 이 작품에서 개인의 근원에 대한 탐험, 추억의 편린들의 조합은 식민 통치로 인해 찢어지고 삭제된 역사를 다시 찾아 맞춰가는 과정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근원을 찾아가는 것은 “글쓰기의 파편 fragments d’écriture”2) 으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바로 『문신새긴 기억』은 이러한 작가의 주장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문신새긴 기억』에서 탄생부터 청,장년기에 이르는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 서술되는 이야기는 겉보기에는 연대기적 순서를 따라 기술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작품의 서두에서부터 후렴처럼 반복되는 “죽기, 살기, 죽기, 살기, 두 번씩 연달아”3)라는 문구는 이 이야기가 단순한 과거의 회상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예견하게 한다. 즉 이 문구를 통해, 죽음은 삶과의 단절이 아니라 삶 이전의 상태이며, 따라서 죽음과 삶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논리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논리는 작품 속에서 추억이 단순히 박제된 과거에 대한 기술이 아니라 현재와의 관계 속에서 역동성을 지닌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자신이 태어났을 때 “꿀을 입에 바르고 눈에 레몬을 한 방울 떨어뜨렸던 의식을 보전하고 있다”4)고 주인공이 서술하는 소설의 첫 문장은 바로 추억에 대한 이와 같은 작가의 특별한 입장을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문신 새긴 기억』에서 사용된 프랑스어의 시제는 사건의 전후를 표시하는 수단이 아니라 주인공과 과거의 사건과의 심리적 거리를 표시하는 수단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가 어릴 때 회상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현재형으로 서술되는 아래의 대목은 바로 그 일례가 될 것이다.

    이처럼 『문신새긴 기억』에는 마치 추억을 기술하는 두 개의 시간적 기준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 중 하나는 주인공이 겪은 사건들을 역사적인 객관성을 통해 연대기적으로 나열하는 시간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의 모로코 점령 초기의 작가의 유년기와 청소년기, 파리 유학시절의 청년기와 이후 유럽 도시 체류기가 순서대로 서술되고 있는데, 바로 자서전 장르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의 양태라 할 수 있다. 한편 위의 예문에서 드러났듯이, 주인공이 과거의 사건에 대해 느끼는 감정적이며 주관적인 강도에 따라 나눠지는 내면적이며 파편화된 시간이 있다. 그러나 이야기가 전개되어감에 따라 이 주관적이며 내면적인 시간은 서서히 연대기적이며 객관적인 시간을 교란시킨다. 그리고 이를 통해 주인공이 겪는 다양한 경험들은 사실성을 잃고 환상성을 획득하게 되며, 평범한 일상은 특수한 제의성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성인이 된 주인공의 유럽도시 체류기인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생략과 암시, 상징으로 이루어진 문장들을 통해 묘사되어 현실성을 거의 상실하게 된다.

    서양의 자서전은 일반적으로 혼동에서 질서를 찾아가면서 견고하고 통일된 자아를 완성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서전 autobiographie이라는 단어 자체가 19세기 유럽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에서6) 유추할 수 있듯이, 완벽하고 단일한 자아에 대한 이와 같은 갈망은 서양의 근대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이미 서론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문신새긴 기억』은 서양의 자서전이 가지는 근본적인 이데올로기를 부정하면서 완성되는 자서전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무질서와 혼동으로 귀결되면서, 통합과 확신이 아니라 모호성과 분열과 직면한 자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위의 예문에서 드러나는 것과 같이 『문신새긴 기억』에서 자아는 나와 너로 완전히 나누어진 형태로 재현되어 오히려 분열의 양상을 뚜렷이 드러낸다. 이 작품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1인칭으로 지칭되던 화자는 1인칭과 2인칭으로 번갈아 호명된다. 그리고 결국에는 위의 두 번째 예문에서 볼 수 있듯이, A와 B라는 분신 대 분신 Double contre double으로 완전한 분열의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카티비는 서양의 자서전 전통에 균열을 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절대적인 자아”의 기저를 이루는 서양의 근대적 신화에 균열을 가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절대적인 자아와 타자라는 것은 결국 환상에 불과하며9), 진정한 정체성은 오히려 상반된 요소들이 공존하고 혼종되는 유동적인 상태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작가의 이와 같은 시도는 서양 역사의 전통적인 기술 방법인 연대기적 기술 방식으로 기술되지 못했거나 생략된, 진정한 모로코의 역사, 더 나아가 모로코의 정체성을 탐색하는 과정과도 연결되어 있다. 구전의 전통으로 이루어진 아랍사회에서 식민 통치로 인해 공식적인 역사에서 삭제된 기억들은 다양한 서술자들에 의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채워져 왔다. 즉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화자, 분열된 화자들은 잊혀진 기억들을 찾아가는 목소리들이자 이슬람 점령 이전의 문명에서부터 서양 점령기까지 다양한 변화를 겪은 모로코의 특수한 정체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2.2 이중의 도시 공간 - 서양식 도시 ville와 메디나 medina10)

    『문신새긴 기억』에서 주인공이 서양의 자서전과는 대조되는 방법으로 자아와 타자를 규정하게 되는 여정은 그가 거치는 다양한 도시들로 인해 더욱 두드러진다. 이 작품에서 도시 공간은 단순히 작품의 배경이 아니라 주인공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각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서 주인공의 성장은 그가 속한 도시의 특성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신새긴 기억』에서 등장하는 모로코와 유럽, 아시아의 도시들은 각기 특별한 개성으로 각인되는 공간으로 일종의 등장인물의 위치까지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편, 『문신새긴 기억』이 모로코의 식민과 해방의 역사와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 속에서 재현되는 도시들은 사실적인 장소와는 거리가 있게 재현되고 있다. 작품 속의 도시들은 실증적인 지리적, 역사적 공간으로 재현되기보다는 주인공의 기억과 상상력에 의해 재구성되는 공간들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문신새긴 기억』에서 자아가 분열을 드러내듯이, 이 작품에서 모로코의 도시들은 이중적인 공간이 공존하거나 중첩되어 이루어진 장소로 나타난다. 이 도시들은 서구의 식민 사업의 결과에 의해 서양식으로 정비된 도시 ville와 아랍의 전통적인 도시인 메디나 médina가 결합된 혼종의 모습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11) 아래의 예문은 바로 이러한 이중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주인공의 눈으로 바라 본 모로코의 도시들은 서양식 식민사업에 의해 군대식으로 정렬되고 정돈된 서양식 도시의 질서와 메디나의 미로와 같은 무질서가 함께 자리 잡고 있는 공간이다. 위의 예문이 보여주 듯이, 작품 속에서 메디나는 지극히 추상화되고 상징화된 공간으로 묘사되고 있다. 반면, 서양식으로 정비된 도시 공간은 “스피네 공원(현재는 하산 2세 공원 le parc Hassan II 으로 칭함)”이라는 실제 공원명이 언급되는 것에서 입증되듯이, 식민 역사가 그대로 각인된 사실적 공간으로 나타난다. 즉 서양식 도시 공간이 “역사와 이데올로기의 공간 espace de l’histoire et de l’idéologie”14)이라면 메디나는 식민 역사를 초월하여 어린 시절의 무의식을 반영하는 “신화적 공간 espace mythique”15)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신새긴 기억』에서 보여주는 도시 공간은 이러한 이중성이 부동적인 분열로 자리 잡고 있는 공간은 아니다. 서양식 질서에 의해 사라졌다고 믿은 전통적 무질서는 주인공의 독특한 감각에 의해 다시 깨어나 식민 도시를 잠식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2)Abdelkebir Khatibi, “Entretien” in Pro-Culture(Spécial Khatibi), n° 12, 1979, p.10.  3)Abdelkebir Khatibi, La Mémoire tatouée, Denoël, 1971, p.7.  4)Ibid.  5)Ibid. p.14.  6)Georges May, L’autobiographie, PUF, 1979, p.12.  7)La Mémoire tatouée, op. cit., p.76.  8)Ibid. p.175.  9)Abdelkebir Khatibi, “Pour une véritable pensée de la différence” in Lamalif, n°85, janvier, 1977, p.23.  10)아랍어로 “도시”를 의미한다.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유럽의 식민통치 이후, 한 도시 내에 서양식으로 만들어진 지역에 대비되는 이슬람의 전통을 고수하는 지역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www.le-dictionnaire.com 참조.  11)프랑스는 모든 보호령 protectorat에 1912년 모로코에서 시작되었던 도시분리 정책을 일괄적으로 적용하였다. 이로 인해 유럽인들을 위한 서구적인 신도시 구역을 개발함과 동시에 전통적인 아랍인 도시 구역인 메디나는 그대로 보존되었다. Sophie Dulucq, La France et les villes d’Afrique Noire francophone, L’Harmattan, 1997, p.10.  12)La Mémoire tatouée, op. cit., p.42  13)Ibid. pp.52-53.  14)Lahsen Bougdal, “La ville dans La mémoire tatouée d’Abdelkebir Khatibi : l’organisation subjective d’un site historique” in Francofonía, 8, 1999, p.252.  15)Ibid.

    3. 감각의 도시

       3.1. 감각과 공간의 재구성화

    위에서 이미 언급한 것처럼, 『문신새긴 기억』에 등장하는 도시들은 사실성을 많은 부분 상실하고 있다. 작품 속에서 도시의 공간성을 감지하는 유일한 척도는 주인공의 추억이기 때문이다. 추억 속에서 주인공은 모국과 이국의 도시들을 시각, 후각 혹은 청각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 감각이라는 공간성을 감지하는 이와 같은 유일한 기준은 도시가 갖고 있는 지리적 실증성을 상실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특징은 아래 인용문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주인공이 유년기를 보냈으며 따라서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는 도시 중 하나인 엘 자디다의 경우에도 실제 지명은 “스피네 공원” 하나 밖에 언급되지 않는다. 도시는 오히려 주인공이 머리를 깎거나 할례를 받은 이발소가 위치하는 공간으로 묘사되거나,17) 4륜 마차를 타고 선회하는 공간으로 묘사된다.18) 따라서 작품 속에서 도시 공간은 실제 지명을 가진 장소들이 아니라 주인공의 감각에 의한 공간적 경험에 의해 경계 지어진다. 이처럼, 엘 자디다는 주인공이 할례와 이발로 피를 흘리며 모래와 같은 소문들을 공유할 수 있었던 공간으로 규정된다.19) 동시에 마차의 말을 통해 녹색풀과 보라색 무화과의 맛과 그 색채의 싱싱함을 인식하는 공간으로 경계 지어지기도 한다.20) 소설 속에서 엘 자디다는 “길은 곧바르며, 보행자들이 우회로들과 몽상들과 하루 동안 아름다운 색깔의 변화를 완벽하게 알고 있는, 그래서 결국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21) 도시인 것이다. 주인공의 유년시절을 보낸 또 다른 도시인 에사우이라 역시 같은 방법으로 재현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도시를 규정하는 주인공의 주관적인 감각은 프랑스 식민 정부에 의해 서양식으로 정비된 구역에서 그 효력을 상실하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주인공에 의해 익명화되고 상징화되었던 도시 공간은 서구식 지역에서 실증적인 모습을 일부 되찾는다. 엘 자디다에서 실명이 거론되는 유일한 지역인 “스피네 공원”이 바로 서구식 지역에 속한다는 것은 바로 그 예이다. 그리고 주 14의 예문에서 드러나듯이, 스피네 공원을 설명하는 주어 역시 3인칭인 on으로 바뀌어 서술되고 있어, 서구식 지역의 공간 재현에 일종의 객관성을 부여하고 있다.

       3.2. 공간의 탈경계와 파편화

    『문신새긴 기억』에 재현되는 서구식 지역은 객관적 관점을 통해 “합리적인 정원들”, “기하학적인 도시들”23)을 건설하기 위한 의지를 나타내며, “빛처럼 밝고 순수성처럼 깨끗한”24) 모습으로 재현된다. 그러나 작가는 “이것은 군사지도처럼 도시를 그리는 식민통치자의 말”25)이라는 언급을 연이어 덧붙임으로써, 이 객관적 관점이란 다름 아닌 식민 통치자의 관점이라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이처럼 “지상 위에 천국”26)을 창조하려는 시도로 만들어진 서구식 지역은 주인공의 감각에 의해 합리성의 이면에 감춰진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즉 “정복자의 성역”27)으로 들어간 주인공은 꽃들과 나무들의 향기가 “편집광적인 기하학”28) 속에서 사라져가는 것을 느끼며, 공원의 부드러움에서 “무덤에 익숙한 부드러움”29)을 발견한다. 즉 이성과 질서가 지배하는 정복자의 장소는 주인공에 의해 식민지의 죽음과 상실을 반영하고 있는 장소로 귀결되는 것이다. 주인공의 감각은 이처럼 스피네 공원이라는 실제 장소를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공간으로 전환시키면서 사실성을 박탈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시는 서구인들이 정복자의 이데올로기를 구현하기 위해 만든 공간에서 식민지 역사의 고통을 반영하는 공간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처럼 주인공의 감각은 식민 통치자들에 의해 이분된 도시 공간을 자유롭게 오가며 그 인위적인 경계를 무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주관적 감각을 통한 공간의 인식은 『문신새긴 기억』에서 도시 공간을 파편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 파편화는 지리적인 범위나 이데올로기적인 기준이 아니라 주인공의 기억에 전적으로 의존된 감각적인 파편화인 것으로 드러난다. 이처럼, 엘 자디다는 초록색 풀, 보라색 무화과들, 시골 여인들의 얼룩덜룩한 옷,30) 향기들의 발산, 섬광과 영롱한 빛깔의 조화라는 감각의 파편으로 인식되는 공간이다31). 에사우이라 역시, 아르간32)의 향기와 춤추는 휘장과 같은 하이크 haïk33), 하시시와 정어리의 냄새라는 감각의 파편으로 인지되는 공간인 것이다.34) 이처럼 감각에 의해 파편화된 공간은 실증적이며 역사적인 장소로서의 총체적인 공간적 인지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도시는 단일한 관점을 통해 역사적이며 지리적인 장소로만 규정짓기에는 불가능한 공간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모로코의 해항도시들은 시적인 서정성을 반영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변모하며, 이를 통해 역사적 경계를 넘어서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위의 예문이 보여주듯이. 이 해항도시들은 공식적 역사라는 각인을 거부함으로써, 식민 정부가 강제로 삭제한 민중의 역사를 부활시켜 신화로 이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16)La Mémoire tatouée, op. cit., p.36  17)Ibid. p.37.  18)Ibid. p.38.  19)Ibid. p.37.  20)Ibid. p.38.  21)Ibid. pp.37-38.  22)Ibid. p.47.  23)Ibid. p.43.  24)Ibid. p.42.  25)Ibid. p.43.  26)Ibid.  27)Ibid.  28)Ibid.  29)Ibid.  30)Ibid. p.39.  31)Ibid. p.42.  32)모로코 산의 상록수; 씨에서 추출한 기름은 화장품과 식용으로 사용. http://dic.naver.com 참조.  33)아랍여인이 옷 위로 몸을 감싸는 네모난 천. 정지영, 홍재성, 『프라임 불한사전』, 두산동아, 1999, p.1384. 참고  34)La Mémoire tatouée, op. cit., pp.47-48.  35)Ibid. p.44.

    4. 식민과 탈식민의 대서양권 해항도시

       4.1. 물과 신화의 도시

    『문신새긴 기억』에 재현되는 엘 자디다, 에사우이라, 카사블랑카는 물의 이미지가 지배적인 공간으로 구현되어 해항도시임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더 나아가 이 도시들에서 나타나는 바다를 통한 물의 이미지는 어머니와의 긴밀한 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작품 속에서 “바다는 나의 최초의 멜로디의 계기이다.”, “바다, 어머니, 기억, 그 오한나는 향수를 벗어난 잘못들”36) 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어머니와 바다의 기원적인 연계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러한 연계를 통해 바다는 도시를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하는 대상으로까지 만든다. 작품 속에서 에사우이라는 일 년 내내 굶주린 상태의 도시인들에게 어선이 잔뜩 잡은 정어리를 넘치도록 제공하는 공간이다.37) 이처럼 도시는 어머니와 같은 보호와 양육을 제공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엘 자디다의 바다는 주인공을 작은 물결 위에서 흔들리게 만들어, 완벽한 어머니 품속의 어린시절로 되돌아가게 만든다.38) 그리고 주인공을 통해 바다는 과거 포르투갈의 요새였던 도시를 바다의 물결과 같은 몽상으로 다시 채우게 된다.39)

    바다가 성장해가는 주인공을 자아와 타자의 구별이 불분명한 상태인 유년 시절로 다시 이끌듯이, 식민 상태의 도시에서 지워진 과거의 정체성을 다시 복원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프랑스인들에게) 팔아버릴 여왕이자 팔기 위해 내놓은 도시인 에사우이 라는 바다를 통해 과거 역사에 존재했던 해적들의 거대한 꿈을 복원한다. 그리고 모래 섞인 바다 바람은 또 다른 과거 점령자들이었던 포르투갈인들이 세운 성채의 위대함을 조롱하게 된다.40)

    이처럼 바다를 통해 모로코의 식민해항도시들은 서구 식민 통치자들이 지워버린 이전의 역사를 부활시키며, 더 나아가 숨겨진 고유의 신화를 드러내고 있다. 주인공은 엘 자디다의 서구식으로 개발된 구역을 거닐면서, 프랑스 식민주의자들이 도시를 개발하는 과정이 기억을 파열함으로써 점령자와 식민지인들 모두에게 파멸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한다.41) 주인공은 이어 바다에 사는 전설의 식인귀 아이샤 켕디샤 Aïcha Kendicha를 언급한다. 그리고 그녀가 무한정으로 번식하여 도시의 방, 벽의 구석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주장한다.42) 주인공은 이어 자신의 어머니 이름도 아이샤 라고 밝히는데,43) 이와 같은 식인귀와 어머니의 연결은 작가가 결국 과거 식인귀 전설을 원형적인 여성 신화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이어서 “여성들은 남성들의 종교를 거부하기 위해 환상 위에 한가하게 수를 놓고” 있으며, 남성이 “가부장이며 제도를 만든다고” 말한다고 언급한다. 여기에 덧붙여, 주인공은 여성들이 “무의식은 모성적”44)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바로 이와 같은 표현들은 작가의 여성성에 대한 관점을 재확인시켜준다. 이성을 중심에 두고 규율을 강조하는 서구 식민주의의 특성을 생각해 볼 때, 남성적 규율을 반대하는 무의식인 여성성은 바로 도시 공간에서 서구적 질서를 해체시킬 새로운 신화가 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성성을 상징하는 바다는 아이샤의 모습으로 서양식으로 다시 정비된 도시 구석구석을 바람과 냄새를 통해 스며들어 그 질서를 해체하고 과거의 정체성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4.2. 식민에서 탈식민으로 - 대서양과 해항도시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엘 자디다, 에사우이라, 카사블랑카는 모두 대서양을 면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보호령이었던 모로코의 해항도시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엘 자디다와 에사우이라가 “평행한 두 도시”45)로 주인공에게 어린 시절의 향수와 함께 낙원의 이미지를 제공하는 공간이라면, 카사블랑카는 낙원을 떠나 청년기에 접어드는 주인공이 고난을 겪는 공간이며 불편함을 느끼는 공간으로 나타난다.

    이미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카사블랑카의 고유한 정체성의 상실 역시 물의 이미지를 통해 강조된다. 카사블랑카는 프랑스 식민지 이후, “불안해하며 물 나르는 사람도 샘도 말라버린”46) 도시로 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인공에게 카사블랑카는 “서양의 퇴색한 이미지”47)에 불과하다. 그러나 주인공이 카사블랑카의 해변에서 바다가 다가오는 것을 본 후, 이 도시는 어린 시절이 역류하는 특별한 도시로 바뀌게 된다.48) 마치 바다는 이 움직이는 요새라 할 수 있는 이상한 도시에 새로운 역동성을 부여하게 된 것처럼 나타나는 것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세 도시들에게 공통성을 부여하는 바다는 은유적이며 상징적인 역할에 더해, 대서양이라는 해역이 가진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대서양권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유럽과 아프리카 간의 정복과 식민의 역사와 떼놓을 수 없는 해역이다. 따라서 두 대륙의 대서양권의 해항도시들은 바로 이와 같은 역사의 흔적의 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엘 자디다와 카사블랑카 역시 프랑스 이전에 이미 포르투갈에 점령되어 아프리카 개척의 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49) 이후 모로코 술탄의 소유가 되었던 두 해항도시들은 베르베르어로 “가장 안전한 곳”이란 뜻의 아모그둘 Amogdul로 불렸던 에사우이라와 함께 19세기 말부터 프랑스 보호령으로 들어갈 때까지, 서양 식민지의 각축전의 중심에 놓이게 되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세 해항도시는 완벽한 서양의 식민기지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50)

    이와 같은 특별한 역사는 세 해항도시를 완벽한 문화교섭의 장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엘 자디다는 성당이 이슬람 사원과 공존하는 도시이며, 에사우이라는51) 메디나 안에 15세기 프랑스식 성채를 가진 도시이기 때문이다.52) 20세기부터 지금까지 국제적 도시로 알려져 있는 카사블랑카는 현대 건축의 수도라 칭해질 만큼 다양한 건축 양식이 공존하는 도시이다.53) 대서양권의 이동은 이처럼 혼종이라는 특성을 세 도시들에게 가져와 식민의 기억을 각인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 혼종은 현대에 이르러 이 세 도시들을 특징짓는 새로운 요소가 되고 있다. 식민의 시대에 분리와 차별의 수단으로 사용되었던 도시 내의 서양식 구역과 건축물들은 이제 원래의 의미에서 벗어나 아랍전통지역, 건축물들과 함께 이 도시들의 정체성을 규정짓기 위해 빠질 수 없는 요소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세 도시에 나타나는 혼동과 혼종은 독특한 도시 공간의 미학으로 탈바꿈해, 오히려 이성과 단일화된 질서를 우위에 두는 서구중심적 이데올로기를 해체시키는 기능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해항도시들은 아랍의 전통문화와 유럽문화의 동거라는 혼종적 공동체를 제시함으로써, 식민정책의 기저가 되었던 “절대적 자아와 타자의 분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사실상 공간적으로 구현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6)Ibid. p.20.  37)Ibid. p.48.  38)Ibid. p.45.  39)Ibid.  40)Ibid. p.46.  41)Ibid. p.44.  42)Ibid.  43)Ibid.  44)Ibid. p.46.  45)Ibid. p.39.  46)Ibid. p.110.  47)Ibid.  48)Ibid.  49)Ignace Dalle, Maroc : Histoire, société, culture, Editions La Découverte, coll. ≪poche≫, 2010, p.43.  50)Sibon Azoulay, De Essaouira à Mogador, Atlantica, 2007, p.26.  51)현재 이름인 “에사우이라”는 가장 잘 도안된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Ibid. p.14.  52)Maroc : Histoire, société, culture, op. cit., p.56.  53)Ibid.

    5. 결론

    카티비는 모로코의 정체성과 문화적 특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모로코의 고전 아랍 문학이나 춤, 노래 속에 흔히 포함되어 있는 “대서양을 향해 도약하는 사람의 모습을 담은 주신제의 장면”54)을 언급하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대서양과 모로코의 정체성의 연관성을 생각할 때, 대서양을 접하고 있는 모로코의 해항도시들은 바로 모로코의 정체성을 가장 잘 구현해 주는 공간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문신새긴 기억』에서 카티비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주인공을 해항도시 안에서 대서양을 통해 근원으로의 회귀를 꿈꾸는 모습으로 재현함으로써 이와 같은 모로코의 문화적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카티비의 자서전에 나타나는 주인공의 낙원은 그가 유년시절을 보낸 해항도시들이다. 그는 감각을 통해 도시 공간을 탐험하면서 서구적 구획과 이데올로기를 해체시키고 이를 통해 도시의 새로운 면목을 드러낸다. 따라서 모로코의 해항도시들의 서구인 구역은 식민주의의 찬양이 아니라 그 폐해와 그늘을 재현하게 되고, 원주민 지역은 가난과 미개가 아니라 이슬람 문화의 근원을 반영하는 공간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문신새긴 기억』은 주인공이 완벽하게 분열된 또 다른 “나”와 마주하면서 자아를 완성하는 자서전이다. 문화의 침입과 파괴가 끝없이 이뤄졌던 공간인 모로코의 해항도시들 역시 같은 식으로 정체성을 완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베르베르, 이슬람, 유럽 문화는 이 도시들을 독특한 문화교섭의 공간으로 만들고, 각각 또 다른 “나”로써 이 도시들의 정체성을 구성하고 있는 빠질 수 없는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로코의 대서양권 해항도시들인 엘 자디다, 에사우이라, 카사블랑카는 침입과 수탈의 역사로 각인된 대서양을 절대적 자아를 중심에 두는 서양의 이성중심주의를 전복하는 장으로 변모시킨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어둠의 바다이자 제국의 바다라고 불렸던 대서양을 절대적 우위 없이 동서양의 문화가 공명하는 풍요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54)Abdelkebir Khatibi, “Penser le Maghreb” in Les Temps modernes, Spécial : “Du Maghreb”, n°375 bis, 1977,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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