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과「취한 배」의 항해를 통해 본 랭보의 시적 메타포*

Etude de la metaphore poetique et maritime du Bateau Ivre de Rimba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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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Au cours de l’année 1871, Rimbaud rédige deux lettres dites “du Voyant” où il expose une théorie de la voyance. Il y énonce: “Je dis qu'il faut être voyant, se faire voyant”. Que signifie le voyant et l'inconnu? Le voyant est celui qui arrive à voir un autre monde surréel avec une nouvelle vision étant parvenu à “l’inconnu”. Sa théorie de la voyance est maintenant en place, c'est-à-dire Rimbaud essaie de mettre en pratique sa théorie de la voyance avec le Bateau Ivre qui est la métaphore du voyant.

    L'objectif de notre étude est de répondre à cette question et révéler la métaphore poétique du Bateau Ivre, à propos de l’ivresse, de la navigation maritime et de la mer chez Rimbaud. Pour traiter cette question, nous avons choisi d'adopter un plan en trois parties.

    La première partie aborde “La poésie, l'ivresse et le Bateau Ivre” que nous avons voulu importante et détaillée: (1) L'ivresse comme moyen d'aller vers un monde surréel, (2) La poésie et la métaphore de l'ivresse. Ici, nous allons voir l'alcool permettre la communion avec l'autre monde.

    En ce qui concerne la seconde partie “La poésie,l'ivresse et le Bateau Ivre”, elle s'articule en deux chapitres: (1) La métaphore du Bateau Ivre. (2) L'apanage de l'ivresse et la navigation du Bateau Ivre.

    Enfin dans la dernière partie nous nous intéressons au “Poème de la Mer et la métaphore surréelle de la mer” en l'articulant en deux chapitres encore: (1) La métaphore de l'eau, des flots et la métaphore maritime, (2) L'expression “synesthésique” à propos de l'inconnu “maritime”.

    Par cette étude nous connaîtrons mieux la métaphore du bateau personnifié lui-même et la métaphore maritime ou océanique, dans l'aventure poétique rimbaldienne. Et enfin nous saurons que le Bateau Ivre est une expérience du voyant exposée par Rimbaud : “J'ai vu quelques fois ce que l'homme a cru voir”, résume le but de la conception de la poésie de Rimbaud. Dans cet autre monde surréel et recréé par alchimie verbale, des paysages inexplorés sont colorisés par “les azurs verts”, “les neiges éblouies”, “les sèves inouïes” et “l'éveil jaune et bleu des phosphores chanteurs” ...

  • KEYWORD

    Rimbaud , Bateuau Ivre , Ocean , Metaphore , Metaphore maritime , Voyant

  • 1. 들어가는 글

    본 연구는 랭보의 「취한 배 Le Bateau ivre」에 나타난 해양과 그 해양을 항해하는 배에 관한 주요 메타포를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시에 등장하는 배는 현실에서 흔히 목도되는 일반적인 배가 아니라 사유하고 행동하는 자유의지를 가진 의인화된 배이며, 「투시자의 편지 Lettres du voyant」1)에서 말했던 ‘미지(inconnu)’의 세계를 항해하는 ‘투시자(Voyant)’의 메타포를 가진 배이다.

    따라서 「취한 배」는 랭보가 「투시자의 편지」에서 밝혔던 ‘타자’ 및 ‘투시자’의 이론적 개념들이 구현되는 실험의 장이다. 여기에서 해양 역시 일상의 바다가 아니라, 단지 투시자 만 탐험 가능한 ‘미지’의 세계이며, 랭보의 초현실적 세계라는 원관념이 해양이라는 보조관념으로 발현되는 곳이다. 현실을 넘어 ‘저너머’ 미지의 세계로 진입하는 과정, 의식을 넘어 무의식으로 또는 의식과 무의식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초월적 세계이다. 이 시에서 랭보는 구리에서 나팔이 되는 질료와 형상이라는 철학적 개념, 투시자의 시론에서 강조했던 상징적 표현, 그리고 누구도 보지 못했던 것을 보는 투시자의 개념을 실현시키려는 그의 초현실적 세계관에 매우 근접해 있는 시이다. 여기에서 ‘나’는 타자화되고 의인화된 배의 메타포로 구현된다. 생명과 감정 그리고 인격이 부여된 이 배에 랭보는 자신의 상상력과 시적 투시력을 투영하여 「투시자의 편지」에서 말했던 “위대한 환자”, “저주받은 자”, “최고의 학자”가 되는 프로메테우스적 항해를 시작한다.

    본 연구에서는 먼저 왜 ‘취한’ 배인가? 이 배는 무엇에 취해 있는가? 라는 질문을 통하여 ‘취기(Ivresse)’에 관한 시인의 시선과 ‘취기’의 역할에 관하여 고찰한다. 첫 장에서는 먼저 시와 문학에서 포도주 또는 알코올과 ‘취기’가 일반적으로 어떤 의미와 상징을 갖는지 그리고 랭보가 투시자로 지칭했던 보들레르의 시에서는 어떤 상징과 역할을 하는지에 관하여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취한 배」에서는 포도주와 취기가 어떤 메타포를 가지며 또한 취기가 「취한 배」의 항해에 어떤 수단으로 사용되느냐에 관하여 살펴 볼 것이다. 「취한 배」의 공간이 초현실의 세계라는 가정은 어느 정도 정설이 되었지만, 초현실 세계로의 접근이 ‘취기’에 기반을 두었다는 연구2)는 없기 때문에 의미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두 번째 장에서는 「취한 배」의 주요 메타포인 어린이를 해양의 메타포와 관련하여 고찰한다. 그리고 배의 운명적 항해를 취기의 속성과 연계하여 분석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를 통하여 현실에서 초현실적 세계로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구체적인 수단이자, 배의 운명적 속성인 ‘취기’에 관한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취기를 통하여 ‘지금’과 ‘여기’가 해체된 탈현실의 공간인 해양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인 물, 파도, 바다의 메타포가 어떻게 표현되느냐에 관해 고찰한다. 이러한 연구를 통하여 ‘취기’의 속성인 ‘부활’과 배의 운명적 항해에 관한 보다 정치한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취한 배」에 나타난 배3)와 해양의 메타포는 여러 보조 관념이 연결된 확장 메타포4)의 형식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해양의 물은 어린 아이의 몸을 씻겨주는 ‘어머니’5), 근엄한 아버지의 상징 때로는 하늘을 담는 우주라는 암시적 메타포로 등장하기도 하며, ‘포도주’6)나 ‘바다의 시(le Poeme de la Mer)’7)처럼 명시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리고 하나의 원관념에 다양하고 다층적인 보조관념이 존재하기 때문에 랭보의 메타포 사용은 A가 곧 B로 비유되는 단정적 해석이 아니다. A는 B와 C 또는 D, E, F...도 가능한 중첩적이고 다의적 의미를 가진다. 이것은 해석에 개연성을 주는 것으로 혼란을 야기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해양의 가장 근원적인 메타포인 어머니의 상징을 먼저 고찰한 이후, 우리는 해양의 이미지를 언어적 표현으로 가능하게 하는 랭보의 공감각적 표현에 관해 주시할 것이다. ‘바다의 시’8)라는 해양의 시적공간은 자주 시각적 영상으로 표현되며, 때로는 다른 감각들과의 교감을 통한 공감각적 표현을 통하여 초현실적인 의미와 상징이 그 민낯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의 시적 세계에 근원적인 힘을 제공하고 있다.

    본 연구는 「취한 배」의 ‘취기’에서 배 자체와 배의 운항 및 해양의 주요 메타포 그리고 그가 투시자의 상상력으로 창조한 초현실의 공간인 해양에 관하여 고찰한다. 분석방법은 정신분석학의 무의식적 상징과 원형 그리고 문학에서 주로 사용하는 은유와 상징 통하여 ‘취한 배’의 공감각적 표현과 ‘바다의 시’에 관한 초현실적 메타포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의 필요성은 「취한 배」의 시세계가 질서와 무질서 의식과 무의식이 융합된 언어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랭보는 이러한 초현실적 영상을 감각, 특히 공감각적 언어표현을 통해 기존의 언어로 표현 할 수 없는 한계를 깨뜨림으로써 현실을 넘어 바다와 해양의 메타포로 표현되는 초현실적이고도 무의식적인 새로운 상상력의 세계에 대한 표현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가 표현하는 메타포는 「투시자의 편지」에서 착란을 통해 미지에 도달 했을 때, 남들이 보았다고 믿는 것을 진정 보는 영상들9)이자, 「지옥의 밤 Nuit de l'enfer」에서 말했던 ‘얼핏 본’ 새로운 세계의 영상10)이다. 랭보는 결국 ‘취한’ 배의 메타포인 투시자와 해양의 메타포를 통해 그의 ‘미지’의 세계를 언어적 표현으로 가능하게 하였으며, 이는 결국 자신을 투시자의 계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1)「투시자의 편지」는 랭보가 1871년 5월 [13]일 그의 스승인 조르주 이장바르(Georges Izambard)에게 그리고 1871년 5월 15일 이장바르의 친구였던 폴 드메니(Paul Demeny)에게 보낸 두 서간문을 말하며, 이 편지에서 랭보는 ‘타자(Autre)’ 및 ‘투시자(Voyant)’라는 두 중심적인 주제를 통하여 ‘나란 타자이다(Je est un autre)’ 에 대한 정의와 투시자가 되어 ‘미지(inconnu)’에 도달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2)국내에서 「취한 배」에 관한 연구는 서너 편에 불과하다. 랭보의 「랭보의 「취한 배」와 타로카드」라는 논문이 있지만, 상징, 점성술, 이미지와 관련된 분석에 치중되어 있어, 초현실적 또는 무의식에 기반을 둔 연구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의 논문 중 「랭보의 <일뤼미나시옹>과 「취한 배」의 항적」에서, <일뤼미나시옹> 시들과 「취한 배」에 관한 비교 연구는 랭보의 상징적 기법과 새로운 초현실적 글쓰기와 관련이 있다.  3)‘취한’ 배는 투시자의 메타포이자 투시자의 보조관념이다.  4)일반적인 메타포의 경우, 하나의 원관념에 하나의 보조관념이 연결되어 있지만, 확장 메타포는 두 개 이상의 보조관념이 연결되어 다의적 해석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하나의 메타포 내에 또 다른 메타포가 내재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액자 메타포라고 한다.  5)Arthur Rimbaud, OEuvres Complètes, Gallimard, 1972, p. 66.  6)Ibid. p. 66.  7)Ibid. p. 67.  8)Ibid. p. 67.  9)랭보는 진정한 시인의 메타포인 투시자가 미지에 도달했을 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영상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Il arrive à l'inconnu, [...] il les a vues! 그는 미지에 도달했고 [...] 그는 그것들(영상들)을 보게 된다!” Ibid. p. 251.  10)“J'ai avalé une fameuse gorgée de poison. [⋯] J'avais entrevu la conversion au bien et au bonheur, le salut. 나는 지독한 독을 한 모금 삼켰다. [⋯] 나는 행복과 선으로 개종 그리고 구원을 얼핏 보았다.” Ibid. p. 99.

    2. 시와 포도주 그리고 「취한 배」

    본 장에서는 「취한 배」의 주요 메타포인 어린이가 해양의 메타포와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 그리고 앞서 살펴 본 포도주나 알코올이 주는 취기의 속성이 배와 해양에 어떤 영향과 역할을 하는지에 관하여 고찰한다.

    우리는 의식에서 무의식 또는 초현실의 세계로 가는 통로를 여는 역할이 취기에 의해 가능하다고 인식하는데, 이는 초현실주에서는 ‘자동기술법’ 그리고 정신분석에서는 꿈을 통하여 무의식의 세계로 진입을 유도하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본다.

    랭보가 「투시자의 편지」에서 밝혔듯 초현실의 세계 즉, 의식과 무의식이 혼재하는 ‘미지’로 접근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이성과 기존의 관념을 흔들어 ‘착란(dérèglement)’에 이르게 하고, 이 착란을 통하여 시인은 ‘위대한 환자’, ‘위대한 범죄자’, ‘저주받은 자’ 그리고 ‘최고의 학자’가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투시자가 된 시인은 미지의 세계에 도달하여, ‘미칠지경이 되어’ 마침내 ‘환영’을 보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과정을 실현 할 구체적인 수단이 없다면 결국 명상이나 정신의 집중을 통한 상상력 외에 어떤 방법이 가능할까? 그렇다고 현대에 와서야 확립된 수면이나 최면을 통한 무의식에로의 접근은 아닐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그가 미지의 세계로 가기 위해 필요한 그 수단을 포도주 혹은 알코올에서 찾고자 한다. 왜냐하면 랭보는 현실에서도 특히 베를렌과 동행 시절 포도주나 압생트 등 알코올을 통한 시작의 경험이 있었으며11), 랭보가 추앙했고 또 영향12)을 받았던 보들레르의 시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먼저, 시와 문학에서 포도주와 알코올이 갖는 의미와 상징에 관해 살펴보자.

    상징 사전에서 “삶의 불길이라는 상징을 가진 포도주는 또한 창작의 영감이라는 상징을 가진다.” 그리고 “알코올은 바슐라르가 주시하였듯 단지 정신적인 가능성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그 가능성을 진정 창조한다.”라고 하였다. 이는 취기와 일상에서 볼 수 없는 환각을 제공하여 의식 저너머의 영상을 끌어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랭보뿐만 아니라, 19세기의 많은 프랑스 시인들이 알코올을 시작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인식했다. 「취한 배」에서 ‘푸른 술’13)이라는 표현은 당시 시인들이 즐겨 마셨던 압생트 술을 환기하며, 이 술은 시인의 영감을 자극하는 주요 수단이었다.

    랭보가 진정한 투시자로 명명했던 보들레르는 그의 시집 『악의 꽃 Les Fleurs du Mal』 의 3장 “포도주 Le vin”에 두 편의 시를 실었다. 여기에서 포도주는 현실의 멍에를 걷어내고 새로운 세상을 여는 수단이 된다. “오늘 더 없이 찬란한 이 공간 ! 재갈도, 박차도, 고삐도 없이, 말 타듯 포도주 위에 걸터앉아, 거룩하고 몽환적인 하늘을 향해 떠나자 ! Aujourd'hui l'espace est splendide ! Sans mors, sans éperons, sans bride, Partons à cheval sur le vin Pour un ciel féerique et divin !”14)라며, 보들레르는 포도주가 현실의 “재갈도, 박차도, 고삐도 없이” 나는 말이 되어 자유롭게 이곳에서 저곳으로의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 “저너머 거룩하고 몽환적인 하늘”이 있는 세상은 분명 여기와는 다른 세계이다. 이 이상적인 세계는 포도주의 취기와 함께 하는 “내 꿈의 천국”으로 지칭되는 명시적 공간이다.

    더없이 이상적인 공간에 더없이 친근한 ‘누이’와 같이 함께하는 이곳은 시적 상상력이 부여하는 이상적인 세계이다. 고통스런 여기에서 우주적 공간과 신비한 환상이 함께하는 이 공간은 권태나 우울에서 멀리 벗어나 있다. 보들레르에게 포도주는 인간의 원죄 감정으로 생기는 권태감, 즉 우수(Le Spleen)를 극복할 수 있는 4가지 구제책16) 중 하나였다. 여기에서 포도주는 현실의 권태와 고뇌에서 벗어나게 하는 수단이자, 저너머 세계로 이동하는 묘약이다. 이처럼 보들레르에게 ‘취기’는 저너머 초현실의 세계로 가는 수단 즉, 현대의 임상에서 수면, 최면, 자유연상법 등으로 대비되는 무의식으로 가는 수단이 된다.

    랭보의 「취한 배」에서 포도주와 알코올에 관한 메타포는 보들레르보다 암시적으로 표현된다. 그럼에도 취기를 통해 현실을 벗어나 다른 저너머의 세계로 항해하고자 하는 암시들은 동일하다고 하겠다.

    「취한 배」에서 1연과 2연의 공간은 배의 항해에 관한 도입부로써 현실적이고 개연성이 있는 서사적인 구조이다. 강에서 시작되는 「취한 배」의 항해는 랭보의 일상 공간인 샤를르빌-메지에르의 ‘뮤즈 강’과 동일시된다. 하지만 본격적인 배의 공간인 해양은 당시 17세였던 그가 아직 보지 못했던 미지의 공간이다. 이 미지의 공간을 랭보는 자신의 시적 상상력으로 채색하는데, 이곳은 형이상학적 이미지와 비논리적인 구조가 뒤엉킨 상징과 무의식적 세계이다. 배가 현실의 강에서 바다라는 미지의 공간으로 항해하는 그 초기의 4연에서 포도주의 메타포와 ‘코르크 마개(un bouchon)’가 배와 동일시된다.

    지중해의 코르크 떡갈나무(Le chêne-liège)18)의 외부 및 내부 껍질 사이의 두껍고 탄력이 있는 부분으로 만들어지는 코르크 마개는 다공질로 되어 있어 가볍고 부력이 높다. 이러한 코르크의 특성을 환기하여 랭보는 주인 없이 자유롭게 된 배의 가볍고 경쾌한 심성을 코르크 마개를 환기하며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코르크라는 단어는 다음 연에 오는 포도주를 선행적으로 환기하여 자연스럽게 ‘배의 상태’ = ‘코르크 마개’ = ‘포도주’를 연계하고 있다19). ‘코르크 마개’는 또한 향연의 시작을 암시하면서 향연에서 포도주의 취기를 통해 배는 “나는 코르크 마개보다 더 가볍게 춤을 추었고”의 의미로 확장된다. 알코올의 양에 따라 취기의 속성은 ‘기쁨’, ‘현기증’, ‘마비’ 등으로 변하며,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코르크 마개를 통한 포도주의 환기 그리고 ‘푸른 포도주’의 향연을 거친 ‘포도주 얼룩과 토사물’은 알코올에 의한 강력한 환각을 암시한다. 여기에서 ‘푸른’은 푸른 빛의 알코올 도수가 매우 높았던 압생트를 환기하는 동시에 강렬한 취기의 흔적을 암시한다. 또한 지금의 포도주는 백포도주도 적포도주도 아닌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푸른 포도주’라고 표현한다. 이 ‘푸름(bleu)’은 대양의 색이다. ‘푸른 포도주’라는 메타포를 통해 ‘푸른 바다’와 ‘포도주’는 동일시된다. 즉, 바다는 포도주이며, 배는 이 바다라는 포도주에 취한 것이다. 그리고 ‘푸른 포도주’에 씻긴 배는 정화되고 이전과는 다른 존재로 재탄생한다. 이것은 이전 세계의 망각을 의미하는데, 이는 「투시자의 편지」에서 랭보가 강조했던 ‘착란’을 위해 필요한 ‘희미한 눈(l'oeil niais)’을 뜨게 하여 새로운 미지의 세상을 볼 수 있는 준비과정이다.

    「취한 배」에서 해양의 메타포는 ‘푸른 포도주’로, 「취한 배」는 ‘코르크’로 표현 되며, 취기와 미지의 세계를 연결하고 있다. 이는 포도주 혹은 취기를 통하여 ‘지금’과 ‘여기’로 부터의 탈현실 그리고 더 나아가 미지의 세계로 항해라는 상징이 된다.

    지금까지 랭보 및 그에게 시적 영향을 주었던 보들레르도 현실에서 저너머 세계로 이동하는 수단으로 ‘취기(ivresse)’를 이용했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이 취기를 통하여 현실에서 천국으로 또는 랭보처럼 현실의 바다에서 미지의 바다로 여행할 수 있는 ‘도취의’ 상상력이 생성되는 것이다.

    우리는 랭보가 포도주와 알코올 혹은 취기를 공간의 이동 혹은 무의식에 이르는 하나의 수단으로 인식했음을 뒷받침할 수 있는 3가지 근거를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포도주와 알코올의 속성상 취기를 통해 환각, 환영, 망각을 체험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랭보의 미지 역시 접근 가능하다는 일반론에서이다. 둘째, 앞서 밝혔듯 그 시대의 많은 시인들이 알코올을 시작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인식했고 특히 그가 추앙했던 보들레르 역시 그러하여 그 영향을 랭보가 받았기 때문이다. 셋째, 「취한 배」에서 포도주와 알코올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 및 암시를 통하여 알코올에 관련된 다양한 메타포를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언급하기 때문에 취기는 그가 초현실적 공간으로의 이동을 위한 요소로 인식했음이 파악되기 때문이다.

    11)1995년 폴란드 출신의 영화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가 랭보와 베를렌의 만남과 동성애 그리고 그들의 시적 교감을 다루었던 영화 “토탈 이클립스(Total Eclipse)”에서도 베를렌이 압생트를 ‘시인의 세 번째 눈’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그 들이 알코올을 시작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인식한다는 점으로 감지되는 부분이다.  12)보들레르에 대한 랭보의 영향은 이미 많은 연구자가 언급되었으므로 간략히 공감각과 관련된 주요 부분만 본다면 다음과 같다. 보들레르가 「교감 Correspondances」에서 ‘향기와 색과 소리가 서로 교감 Les parfums, les couleurs et les sons se répondent.’한다고 하였다. 랭보는 그의 시론에서 “이 언어는 사상을 끌어당기고 포착하는 사상에서 나와야 하고, 색과 소리, 향 모두를 요약하면서, 영혼을 위해 영혼에서 추출되어야 합니다. Cette langue sera de l'âme pour l'âme, résumant tout, parfums, sons, couleurs, de la pensée accrochant la pensée et tirant.”라며 보들레르와 조우하고 있다. Arthur Rimbaud, OEuvres Complètes, Gallimard, 1972, p. 252.  13)Ibid. p. 66.  14)보들레르는 108편의 「연인들의 포도주 Le vin des amants」에서 포도주를 현실의 고뇌를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으로 찬미한다. Charles Baudelaire, Les Fleurs du Mal, (poete.com), 1861, p. 115.  15)Ibid. p. 115.  16)보들레르가 인간의 이원성(la dualité de l'homme) 즉, 하느님을 향하는 선과 사탄과 동물성(animalité)을 추구하는 하강의 쾌락사이에서 생기는 근원적인 우울로부터 탈출하기 위해서 제시한 구제책 4가지는 (1)여행, (2) 사랑, (3) 마약과 술, (4) 예술, 특히 이상적인 시 창작이다.  17)Arthur Rimbaud, OEuvres Complètes, Gallimard, 1972, p. 66.  18)코르크는 포도주의 병입 후, 병을 막아 보관과 운반을 용이하게 하는 포도주의 대표적인 재료로 코르크는 포도주의 보조관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19)코르크 마개를 뜻하는 ‘un bouchon’은 옛 프랑스어로 선술집의 의미를 담고 있어 포도주, 알코올, 소통의 장소라는 다양한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그리고 코르크 마개를 통해 환기되는 포도주는 바다와도 깊은 역사적 관련성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고대부터 지금까지 포도주의 전파는 지중해를 통해 지중해의 해안에 심어 졌으며 또한 포도주의 신대륙 전파 그리고 현대의 운송이 바다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도 바다와 적지 않은 관련이 있다.  20)Arthur Rimbaud, OEuvres Complètes, Gallimard, 1972, p. 66.

    3. 「취한 배」의 항해와 시적 메타포

    본 장에서는 「취한 배」의 주요 메타포인 어린이가 해양의 메타포와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 그리고 앞서 살펴 본 포도주나 알코올이 주는 취기의 속성이 배와 해양에 어떤 영향과 역할을 하는지에 관하여 고찰한다.

       3.1. 「취한 배」의 메타포

    시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의인화 된 배는 예인을 위한 밧줄도, 자신을 조종하던 선원도 없이 처음으로 자신이 자신을 조종하고 자신을 책임져야 하는 독립적인 존재가 되었다. 「취한 배」의 메타포로는 크게 인간과 동물 그리고 사물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예를 들면 ‘코르크’, ‘5월의 나비’, ‘순교자’, ‘무릎 꿇은 여인’, ‘어린이’ 등이다. 주로 어린 아이처럼 연약하거나 작은 사물로 표현되는 반면, 해양의 메타포는 어린이를 보호하고 인도하는 어머니의 상징을 가지는 동시에 바다와 별과 같은 자연 상징이 주를 이룬다. 어린애 같은 배는 이제 강에서 바다로 소극적이지만 “내가 원하는 곳으로” 자신을 이끌며 지난 소란이나 과거에 귀 기울이지 않고 새로운 세상, 새로운 미래로 긴 여정을 시작한다.

    선원에 의해 행동에 제약을 받았던 배는 바야흐로 자아를 형성해가는 아이의 메타포로 표현되고 서서히 정체성을 형성해 간다. “아이들의 두뇌보다 더 귀먹은”, “코르크 마개” 등으로 표현되는 배는 서서히 자아를 회복하고 겁 없이 바다를 향해 돌진하는 아이처럼 나=배는 더 넓은 세상과 더 큰 자유에도 취해있다. “나는 코르크 마개보다 더 가볍게 춤을 추었지”라는 그의 경쾌한 항적은 가볍고 발랄한 정신 상태를 환기하는 동시에 코르크 마개처럼 결코 가라앉지 않을 것처럼 바다를 질주하는 배의 동적 움직임을 매우 잘 표현하고 있다. 이 가벼움은 배의 “가라앉음”이나 침몰이라는 어둠과 죽음의 대척점에서 활력과 생명력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역동적이고 생기발랄한 영상은 ‘바다의 시’라는 몽환적 세계에서 별안간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밝음과 어둠이 한 폭의 그림에 겹쳐진 배의 ‘헤엄’과 ‘익사자’가 이중 영상으로 겹쳐지는 이곳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배를 인도하는 별빛과 아이에게 양식을 제공하는 젖빛 나는 푸른 창공아래 배는 “바다의 시”에서 헤엄친다. ‘초록빛 창공’을 반영하는 바다는 배의 과거를 비추는 거울의 메타포도 있다. 그 거울 속에는 강탈당한 옛 선원의 익사자가 보이고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파랗게 질린 표류물들이 주위를 떠도는 영상이 환기된다. ‘사색에 잠긴 익사자’는 몽상의 공간에서 비극적인 죽음에도 불구하고 ‘오필리어’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사색에 잠긴 영상을 환기한다. 여기에서 사색의 특징은 정신적 작용의 영역이므로 육체의 불필요성은 상징적인 죽음으로 묘사되고, 시인은 탈육신을 통한 진정한 영혼의 비상을 암시한다. 또한 여기는 초현실주의자들이 말하는 무의식적 이미지와 메타포가 부유물처럼 떠다니는 상징적 어휘의 바다이고, 이 어휘들은 각각의 상징과 메타포를 품고 어렴풋이 알 수 있는 모호한 의미로 연결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 본 「취한 배」의 바다는 현실적인 수공간인 해양도 기존의 탐험 자체가 목적이 되는 공간도 아니다. 여기를 벗어나 다른 공간에 새로운 세상으로 열리는 미지의 세계 즉, 광활한 무의식적 공간이다. 따라서 이곳의 이해는 기존의 어휘가 가지는 의미만으로 영상을 포착하기는 어렵다. “초록빛 창공”과 ‘바다의 시’에서 “별”과 “사색” 즉, 감각과 시적 상상력이 뒤엉키고, 형형색색의 다양한 사물과 영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이내 사라지는 거대한 상상의 세계이다. 배는 이 상상의 세계를 어머니의 품처럼 ‘헤엄’치고, ‘젖’을 먹고 사색하는 어린이-시인-투시자의 다중 메타포를 가지고 있다.

       3.2. ‘취기’의 속성과 「취한 배」의 항해

    포도주의 가장 일반적인 상징은 ‘피’이며, 이는 포도주가 가진 생물학적 특징인 붉은빛에 기인한다. 또한 고대 그리스에서는 디오니소스의 피로 ‘불멸’의 음료인 동시에 생명을 상징23)하기도 했으며, 기독교에서는 그리스도의 피이자 부활을 의미했다.

    이장에서는 탈현실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라는 주제를 통하여 ‘취한’ 배의 운명적 메타포를 고찰한다.

    알코올의 대표적인 속성은 ‘취기’이다. 알코올은 취기를 유발하며 깊은 수면으로 유도한다. 이는 죽음에 상응하는 깊은 잠이 될 수 있지만, 취기가 사라지면 다시 부활하게 된다. 따라서 알코올은 현실에서 죽음과 부활을 구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취한 배」에서 일어나는 배의 좌초와 부활이라는 불멸의 순환적 구조에도 포도주의 상징인 부활 속성과 맞닿아 있다. 「취한 배」의 운항에는 부동과 죽음, 그리고 활동과 부활이라는 순환적인 운명의 연속선상에 있다.

    ‘갑자기 푸르스름하게 채색’되는 공간에서 새롭게 열리는 미지의 세계는 ‘알코올’보다 더 강하고 리라보다 광대하게 아픈 사랑마저도 ‘발효’된다. 그리고 정신착란이란 작용을 통해 이전의 세계와 단절되면서 여기에서 저기로 공간이동을 하는 시점과 행위는 명시적인 알코올이라는 단어와 ‘쓰디쓴’, ‘적갈색 얼룩’, ‘발효’라는 포도주와 취기를 연상하는 어휘로 진행된다25). 여기서 발효는 과거를 사라지게 하는 동시에 탄생을 보장하는 부활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가진다. 포도주의 삶의 주기와 일맥상통하는 이러한 표현을 통해 이미 ‘지나간 아픈 사랑의 상처’라는 의미를 시적으로 환기한다.

    새로운 세계에서 알코올보다 더 열정적이고 리라의 음률보다 더 감미롭고 웅장하게 사랑이 부활한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부연하자면 과거 적갈색으로 퇴색되고 ‘쓰디쓴’ 상처가 되었던 사랑은 발효를 통해 포도주가 되듯이 새로운 사랑으로 부활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알코올은 착란을 통해 현실을 벗어나는 동시에 발효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열고, 이 열린세계는 삶과 죽음의 경계마저도 무너뜨리고 있다. 수중에 사는 괴수 네비이탄이 악취를 내며 썩어가는 ‘거대한 늪’과 폭풍에 의해 치솟았다가 ‘꺼져가는 물줄기’ 그리고 백내장으로 은유된 구멍을 행해 빠져들고, ‘원경’이 뒤섞이며 “발효(fermenter)”하는 이곳은 무의식적 영상과 공감각적 어휘가 어울려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각각의 영상들은 후각, 청각, 시각 등의 감각으로 형용되고, 현실에서 볼 수도 존재하지도 않는 동물과 전혀 결합할 수 없는 이미지들이 한 공간에서 데뻬이즈망의 영상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결합되기 어려운 명사와 형용사 그리고 이질적인 사물간의 조합은 낯설고 애매한 미지의 공간은 더욱 신비하게 그려내면서 끊임없는 새로운 영상이 출현된다. 이 세계는 눈으로 보는 세상이 아니라 취기를 통한 현기증이나 환각으로 볼 수 있는 세계이다. 그리고 정신분석학에서 알코올의 중독성을 암시하는 뱀의 메타포가 있다.

    현대의 정신분석학적 임상실험에 의하면 알코올에 중독된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환상이 뱀으로 증명되었다. “알코올에 중독되었을 때, 뱀의 환각을 본다는 점은 전 세계의 정신의학자가 인정하는 사실”29)이다. 뱀과 포도주의 관련성은 고대 그리스의 포도주 신인 디오니소스(Dionysos)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에 그는 주로 황소의 이미지 그리고 후기에는 뱀의 이미지 모습을 나타내고 그의 상징은 자유30)이다. 알코올은 이처럼 문학적 창작을 위한 도구로 때로는 몽상을 위해 필요한 심리적 요소로 그리고 기적이나 자유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리고 맥주를 연상하는 ‘꽃 거품’과 바람에 의해 ‘날개’를 달고 다시 부동성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바다의 창공을 날 수 있다. “나는 아이들에게 푸른 물결의 이 만세기들, 금빛 물고기들, 이 노래하는 물고기떼를 보여주고 싶었다. 꽃 거품들이 나를 흔들며 밀어내었고, 형언할 수 없는 바람은 이따금 나에게 날개를 달아주었지.”31)라며 바다를 항해하는 배는 랭보가 궁극적으로 추구한 ‘완전한 자유(la liberte libre)’ 및 디오니소스의 ‘완벽한 자유(la liberte total)’와 맞닿아 있다. 특히 몽상에서 포도주를 통한 자유의 추구는 ‘신성한 기적’32)과도 같은 효과를 준다. 포도주에 대한 또 다른 효능으로는 예술적 또는 문학적 창작활동과 깊은 관련이 있다33). 취기는 영혼을 망각이라는 효능을 통하여 현실의 어려움을 잊게 해주는 동시에 모든 존재마저 잊게 하는 효능이 있다.

    21)Ibid. p. 66.  22)Ibid. p. 67.  23)Jean Chevalier․Alain Gheerbrant, Dictionnaire des symboles, Robert Laffont / Jupiter, 1994, p. 1016.  24)Arthur Rimbaud, OEuvres Complètes, Gallimard, 1972, p. 67.  25)‘쓰디쓴’은 포도주의 맛을 표현하는 용어로 일반적으로 포도주에 타닌이 과다하게 있을 시 이러한 맛을 낸다. 그리고 ‘사랑의 쓰디쓴 적갈색 얼룩’이라는 표현에서 ‘적갈색’은 포도주의 숙성과정의 특징이 나타나는데, 포도주의 최초 색은 먼저 드러나는 안토시아닌으로 인해 보라색을 띠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타닌의 노란색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포도주는 루비색, 담홍색, 적갈색 그리고 갈색으로 마감된다.  26)Arthur Rimbaud, OEuvres Complètes, Gallimard, 1972, p. 67.  27)수정체가 회색으로 흐려져 시력이 떨어지는 병으로 노환에 의한 질병이 많다.  28)Arthur Rimbaud, OEuvres Complètes, Gallimard, 1972, p. 67.  29)융 외, 『무의식의 분석』, 권오석 옮김, 홍신문화사, 2007, p. 312.  30)“디오니소스의 가장 큰 증여는 완전한 자유의 인식이다. Le plus grand des dons de Dionysos étais un sentiment de liberté total.” Jean Chevalier․ Alain Gheerbrant, Dictionnaire des symboles, Robert Laffont / Jupiter, 1994, p. 873.  31)“J'aurais voulu montrer aux enfants ces dorades Du flot bleu, ces poissons d'or, ces poissons chantants. - Des écumes de fleurs ont bercé mes dérades Et d'ineffables vents m'ont ailé par instant. Arthur Rimbaud, OEuvres Complètes, Gallimard, 1972, p. 68.  32)“삶의 신성한 기적처럼 영혼은 포도주의 기적을 느낀다. 식물적이고 현세적인 것을 완벽하게 자유스러운 정신으로 변화시킨다. L'âme éprouve le miracle du vin comme un divin miracle de la vie: la transformation de ce qui est terrestre et végétatif en esprit libre de toutes attaches.” Jean Chevalier ·Alain Gheerbrant, Dictionnaire des symboles, Robert Laffont / Jupiter, 1994, p. 108.  33)“이 포도주는 창작활동에서 발현되는 영원한 성스러운 사랑이다... 그리고 또 이 포도주는 모든 곳에서 빛나는 빛이며 또한 그것은 진정한 존재감이 있는 포도주이자 진정한 부름이다.” Jean Chevalier․Alain Gheerbrant, Dictionnaire des symboles, Robert Laffont / Jupiter, 1994, p. 1017.

    4. ‘바다의 시’, 해양의 공감각적 메타포

    본 장에서는 랭보가 「취한 배」에서 ‘바다의 시’라고 명명했던 그의 시적 세계가 해양이라는 메타포와 어떻게 연결되고 또 그 상상의 세계 혹은 초현실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영상이 어떤 언어적 표현으로 채색되는지 살펴 본다.

       4.1. 물과 파도 그리고 해양의 메타포

    먼저 이 시에 나타나는 물과 파도의 메타포에 관해 살펴보자. 랭보가 태어난 샤를르빌-메지에르(Charleville-Mézières)의 뮤즈강(la Meuse)은 언젠가 이 좁은 “여기(Ici)”에서 벗어나 “저 멀리(Ailleurs)”로 그의 꿈과 희망을 실현시켜 줄 이동의 통로이다. 바다와 연결되어 있는 길이자, 그에게는 꿈의 항로이다. 첫 연의 시작은 강물의 흐름에 따라 예인선 없이 자유롭게 내려가는 이 배는 수동적인 과거의 멍에를 스스로 벗고 자아를 서서히 회복한다.

    깨어난 자아와 함께 새롭게 태어나려는 ‘나-배’에게 강은 그를 노닐게 하는 어머니의 품이고, 그 속에서 배는 탄생을 준비하는 갓난아이이다. 여기에서 “좁은 폭”, “붉은”, “발가벗은”이란 어휘에서 “좁은 폭”은 아기가 자궁에서 탄생을 위해 지나야하는 통로이고, “붉은”은 산고와 함께 동반되는 출혈 그리고 “발가벗은”은 갓 태어난 아기의 모습을 환기하고 있다. 또한, “못 박아”라는 상징적 단어는 그리스도를 연상하게 하는 동시에 부활이라는 상징이다. 이는 배에게도 해당되는 재탄생 또는 부활의 의미를 주기 위해서이다. 이 시기 랭보 자신에게도 탄생과 부활의 과정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왜냐하면 랭보가 이 시를 적은 때는 베를렌의 부름으로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고향을 벗어나 파리라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출발이자, 이전의 세상과 결별해야 하는 상실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과거의 상실은 새로운 세상과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새로운 과정이기도 하다.

    강은 또한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이다. “플랑드르 밀이나 영국 목화”를 나르던 이 배는 이제 좁은 강물을 벗어나 더 없이 넓은 대양으로 떠내려간다.

    시의 초반부에 “날 씻겨 주었네”라는 환기는 바닷물이 배를 자식처럼 씻어주는 어머니를 환기하고, 배는 그 어머니가 씻겨주는 정갈함과 포근함을 만끽하고 있다. 배는 “새콤한 사과 같이 어린아이의 살결보다 더 부드럽게” 어머니에게 몸을 맡기고 “그때부터 별빛을 우려내고 젖빛 감도는 ‘바다의 시’에서 나는 헤엄쳤지”라며 바다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서 해양의 초록빛 물은 정화의 의미이자, 한편 키와 닻이 위험한 물건인양 자유를 앗아가는 어머니로 묘사된다. 이 정화는 이전의 세계와는 결별을 의미하는데, 이 결별은 이전 세계의 망각이다.

    포도주는 창작활동과 망각에서 발현되는 효능은 알코올이 정신을 자극하여 창조적인 상상력을 위한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키가 배의 방향을 잡는 팔이라며, 수면에 고정하기 위해 땅에 내리는 닻은 다리로 동적인 운동감과 정적인 고정성을 의미하는데, 바닷물은 곧 배로부터 이러한 운동감을 박탈하는 것이다. 이는 바다가 동적인 ‘배’를 ‘부동화’ 하는 반면, 바다 자체가 ‘동적화’ 하여 운동감이 부여된다는 뜻이다. 해양은 이제 배에게 항해 및 좌초 등의 운명을 결정하는 전지적 능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 시의 진정한 운행자는 ‘닻’과 ‘노’가 없는 부동의 배가 아니라, 그를 이끌고 인도하는 바다가 진정한 행위자가 되는 것이다.

    폭풍우에 ‘내던져지고’, ‘물에 취한 선체’이지만 바다의 힘으로 부활하게 된다. 「취한 배」에서는 배가 바다에 몸을 맡기는 수동적 또는 더 나아가 부동의 의미가 강하다. 반면, 바다는 살아있고, 배를 포함한 모든 사물을 행동하게 하고, 삶과 죽음마저도 결정하는 전지전능한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런 그에게 「취한 배」는 자신의 선체를 바다에 맡기는데, 물이 ‘선체에 들어오고’, ‘방향키와 닻을 박살’ 내고, ‘발효시키고’, ‘물기둥을 튀어오르게 하고’, ‘신비로운 공포로 얼룩진 낮은 태양’이라며 태양마저 공포에 떨게 하기도하고, 또 바다는 ‘바다 위 눈으로 올라오는 입맞춤’ 그리고 ‘인광들의 깨어남’을 노래하는 한없이 부드러운 어머니의 상징도 있다.

       4.2. 해양의 메타포에 관한 공감각적 언어표현

    해양의 메타포는 「투시자의 편지」에서 얼핏 보았던 미지의 세계이며, ‘바다의 시’이다. 이 바다는 일상의 바다가 아니라, 초현실적 이미지와 상징으로 가득한 시적 세계이며, 이 초현실의 바다를 항해하는 배 역시 생명과 감정 그리고 개성이 부여된 의인화된 인격체이다. 이 배와 함께 바다는 시를 이루는 근원적인 시적 공간이라는 메타포가 되어 서로 동화 또는 대립하는 과정을 거치며 시의 흐름을 주도한다. 이곳은 하늘, 태양, 여명 등 모든 사물들이 각기 생명을 갖고 제각기 약동하는 미지의 세계가 펼쳐지는데, 이곳은 상징과 형이상학적 이미지가 끝없이 연출되는 동시에 앞서 살펴 본 배의 운명처럼 ‘죽음’과 ‘회생’ 그리고 ‘부활’이라는 초현실적 세계관도 포착되는 공간이다.

    한 공간에 겹쳐 출현하는 ‘신비로운 공포’, ‘긴 보랏빛 응고체’ 등의 영상은 감각적이고도 감성을 지닌 ‘살아 숨 쉬는’ 공감각적 영상이 되어, 독자는 그 영상이 유도하는 감각과 감성을 느끼며 교감하게 된다. 이때 “사람들이 보았다고 믿는 것”을 보는 투시가의 시선으로 공간과 사물 그리고 각 사물의 형태와 이미지를 이해하게 된다. 8연에서부터 22연까지 ‘나는 안다’, ‘나는 보았다’, ‘나는 꿈꾸었다’ 등으로 반복되는 1인칭 주어 ‘나’는 초현실주의 시선으로 미지의 영상을 감각으로 느끼고 기술하는 과정이다. 이곳은 해양이 상상력과 환각을 통해 하늘과 바다가 뒤섞이는 신비의 세계이자 의식과 무의식이 통합된 초현실의 세계이다. 이곳의 체계는 현실세계를 지배하는 이성이나 의식이 아니라 상상과 감각 그리고 공감각적 표현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시적 창조의 세계이다.

    감각들 중 랭보의 시각적 표현은 탁월하다. 직접적인 동시에 객관적인 시각은 해양과 항해 그리고 여러 사물을 다른 감각과 융합하여 생생하게 공감각적으로 묘사된다. 따라서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볼 수 있게, 경험할 수 없는 세계를 체험의 장으로 독자를 인도한다. 여기에서 “눈부신 눈 내리는 초록빛 밤이, 천천히 바다의 수면까지 올라와 입맞추는” 이곳은 시각과 촉각을 통해 우주가 결합하고, “노래하는 인광들의 노랗고 푸른 깨어남을 꿈”꾸는 이곳에서는 청각과 시각이 의식 너머의 세계를 깨우고 있다.

    이곳은 “번개에 쪼개진 하늘들”, 귀를 가르는 천둥과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엄청난 물의 소용돌이 그리고 “열광하는 여명들”이 하늘과 바다에 뒤섞는 혼란의 공간이다. 물의 원형적 의미인 죽음과 정화, 그리고 물의 상징적 의미인 신비, 죽음, 무의식, 무시간성이 지배하는 이곳은 초자연적 존재와 우주적 실체가 직접 접촉하는 초월적 공간이 된다. 여기에서는 개인적 착란을 넘어 자연, 우주, 파도가 그 옛날 카오스 시대의 혼돈처럼 뒤섞이고, 시인은 이제 투시자가 되어 “사람들이 보았다고 믿는 것을 난 이따금 보았지 !”라며 미지의 세계를 보게 된다.

    이러한 공간에서는 시인은 현실의 질서와 의식은 사라지고 내면 저 깊이 억압된 무의식적 영상이 깨어난다. 이곳에서는 기존의 시간도 정지된 듯 서사적 구조는 사라지고 강조된 영상만 보이고, 들리고, 만져지고, 냄새나는 감각적인 영상만 있다. 그래서 시인은 “나는 보았지”라며 감각을 통해 그간 본 영상을 시의 캔버스로 옮긴다. 랭보의 공감각적 표현은 이해되어지기보다는 순식간에 섬광처럼 독자의 뇌리에 각인되기 때문에 언어의 시각화 현상이라 볼 수 있으며 이는 랭보가 의도한 행위이다. 이를 통해 독자는 어둠 속에서 갑자기 밝아져 느닷없이 자신 앞에 우뚝 선 이미지에 깜짝 놀라고 이는 감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기존의 이성으로 간파하기 어려운 “바다의 시”는 무의식의 광활한 바다에 떠다니는 상징적 이미지의 결정판이며, 새로운 세계를 향해 새로운 시를 향해 항해하는 배이다. 그의 언어는 때로 이미지를 넘어 오브제의 형태로 구현되는 상직적인 시적 메타포이다. 그의 언어는 때로 결합하기 어려운 감각적 언어와 결합되어 독특한 언어와 심상을 만들고 낯선 공간과도 결합하여 제 3의 이미지로 창조되고 또 초현실적 공간 자체가 확장되어 끊임없는 우주적 영속성을 갖는다. 이 공간은 현세와 내세 또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초월한 세상으로 반쯤 눈을 감아야 보이는 즉, 의식의 눈을 감으면 감을수록 더 또렷이 보이는 무의식의 세계이다. 그래서 랭보는 자주 현기증, 수면, 착란 등의 무의식을 유도하는 어휘를 사용하며 초현실 세계와의 조우를 종용하고 있다.

    「취한 배」의 세계는 또한 신화와 전설, 수평선과 해양의 심연, 동물과 식물 등 물질과 비물질의 구성요소들이 감각의 효과로 채색되고 생기를 얻어 보이고 만져지고 냄새나고 보이지만 또한 공감각의 효과로 혼미해져 더 깊은 무의식의 심연으로 빠져든다. 이는 랭보의 무의식 세계가 의식의 세계로 표현될 수 있는 이유는 상징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의식 기재는 그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위한 상징체계이며, 이 체계를 통해 어휘의 이면에 있는 원관념을 포착하고 그 관념에 감정과 사상을 입혀야 이해가 가능하다.

    34)Arthur Rimbaud, OEuvres Complètes, Gallimard, 1972, p. 66.  35)Ibid. p. 66.  36)Ibid. p. 68.  37)Jean Chevalier․Alain Gheerbrant, Dictionnaire des symboles, Robert Laffont / Jupiter, 1994, p. 1017.  38)Arthur Rimbaud, OEuvres Complètes, Gallimard, 1972, p. 68.  39)Ibid. p. 67.  40)Ibid. p. 67.  41)Ibid. p. 67.

    5. 나오는 글

    본 연구를 통하여 「취한 배」에서 ‘취기’, 배의 운항, 배와 해양의 주요 메타포 및 ‘바다의 시’에 관한 공감각적 표현 기술에 관하여 살펴보았다. 해양의 메타포로 표현되는 랭보의 바다는 「투시자의 편지」에서 그가 말했던 미지의 세계이자 초현실의 세계이다. 이곳에서는 밤과 낮, 하늘과 바다, 별과 달 같은 광활하고 깊은 우주적 배경에서 해수면과 해양의 심연, 파도, 고기 등 미시적인 자연의 세계까지 그리고 아름답고 화려한 영상에서 냄새나고 불쾌한 영상까지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사물과 공간을 비교하고 대립시키며 극단적으로는 혼란과 안정까지도 수평선에 위치시키고 있다. 이 공간은 초현실적인 동시에 상상을 넘어 무의식적 상태에서나 볼 수 있는 현기증 나는 각양의 형상과 상징이 가득한 세계로 마크 알랭의 바다 이미지처럼 신화의 원형을 내포한 바다도 베를렌의 낭만적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공간도 아니다.

    랭보의 해양은 개성이 부여된 배처럼 의인화되고 배와 함께 시를 이루는 근원적인 시적 메타포가 되어 시의 흐름을 주도한다. 이곳은 때로는 어머니의 품과 같은 편안한 공간이자 자유의 공간인 동시에, 괴물이 득실거리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생존의 장이다. 그리고 이 공간에는 하늘, 태양, 여명 등 모든 사물들 역시 각기 생명을 가진 생물체처럼 약동하는 동시에 상징과 형이상학적 이미지가 연출되는 동시에 ‘죽음’과 ‘회생’ 그리고 ‘부활’이 경계 없이 존재하는 초현실적 세계가 된다.

    「취한 배」의 해양이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세계로 채색되는 이유는 랭보의 상상력이 약 다섯 가지의 독특한 기술적 표현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1) 공감각적 시네스테지를 통해 새롭고 다양한 이미지를 창조하기 때문이다. 2) 랭보의 언어가 상징을 넘어 하나의 오브제로 발현되기 때문이다. 3) 기존의 현실을 넘어 미지의 초월적 이미지를 메타포로 구현할 수 있는 언어를 구사하기 때문이다. 4) 착란, 헛소리, 수면 등 정신분석학적 기재를 통해 무의식 세계로의 접근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5) 초현실의 시에서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동일한 공간에 존재할 수 없는 2개 이상의 사물을 배치한 데뻬이즈망의 기술을 활용하였기 때문이다.

    랭보는 이와 같은 투시자의 시각과 언어 표현 기술을 통하여 이 시를 쓴 시기에 아직 바다를 본 경험이 없었지만, 시각으로 보는 이미지 보다 더 생생하고 초현실적인 상징과 메타포로 뒤엉킨 ‘바다의 시’라는 상상력의 공간을 창조 했다. 그는 「투시자의 편지」에서 “영혼에서 영혼으로 전달되고 향기, 소리, 색”으로 전달되는 공감각적 언어와 미지의 세계가 투시자의 시선으로 어떻게 표현되는지 「취한 배」의 메타포를 통해 처음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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