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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Transnational Adoption and Beyond-Borders Identity:Jane Jeong Trenka’s The Language of Blood 초국가적 입양과 탈경계적 정체성―제인 정 트렌카의『피의 언어』
  • 비영리 CC BY-NC
ABSTRACT
Transnational Adoption and Beyond-Borders Identity:Jane Jeong Trenka’s The Language of Blood
KEYWORD
transnational adoption , beyond-borders identity , Korean adoptee , Jane Jeong Trenka , The Language of Blood
  • I. 머리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의 부국을 중심으로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전쟁고 아들을 입양하면서 시작된 국외입양은 한국전쟁 이후에는 한국아동을 비롯한 아시아계 아동을 대대적으로 입양하는 초국가적이며 초인종적인 입양으로 확대  된다.1 입양은 정상적인 양육을 필요로 하는 곤경에 처한 아동과 아이를 키우고 싶은 욕구를 가진 어른의 상호 만족을 도모하는 생산적인 장치라고 여겨졌으며 입양부모의 선한 동기와 그런 양부모를 만나게 된 아동의 행운이 강조되었다. 초국가적 입양 역시 그 연장선에서 평가되었을 뿐 아니라, 국가와 민족, 그리고 인종적 경계를 넘는다는 점에서, 인종적 타자를 가슴에 품는 진정한 도덕적 순수성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특히 초국가적 입양을 가장 많이 한“미국의 다원주의 가치가 성공한 증거”(Lee 105)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초국가적 입양은 빈곤계층의 여성이나 미혼모가 자신의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사회구조와 온전한 가족에 대한 욕망이 서로 맞아 떨어진 결과물이다. 따라서 초국가적 입양은 가난한 나라의 아동이 부유한 나라로 수출되는 일방통행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부국과 빈국의 경제적, 사회적 불균형과 착취 구조를 드러내므로, 인종, 성, 자본주의, 국가 간의 관계를 고려하여 논의되어야 한다.

    고대의 이디푸스 왕이나 현대의 해리 포터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입양은 서구문학의 주요소재로서, 입양인이 겪는 갈등과 뿌리를 찾는 여정,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을 그리는 입양서사는 보편적인 감동을 제공한다. 미국으로 입양된 아동 중 가장 많은 분포를 차지하고 있으며 1980년대에는 성인으로 접어든 한국계 입양인들은 자신들의 입양 경험을 아우른 초국가적 입양서사를 다양한 장르에서 산출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연구도 이제 개화하는 단계에 있다.2 초국가적 입양서사는 입양가족 내에서의 갈등과 자신의 뿌리를 찾아 정체성을 확인하는 여정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같은 민족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입양서사와 같은 맥락에 있지만, 문화적 갈등과 인종적 갈등을 다룸으로써 귀속과 정체성의 정의에 대한 지평을 확대시킨다. 한국계 입양인은 인종적으로는 아시아인이지만 백인 가정에서 백인문화를 누리면서 스스로를 백인이라고 생각하며 성장하다가 점차 버림받은 존재라는 상실감과 더불어 인종적 소외를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초국가적 입양문학은 입양인의 동화와 소외의 과정뿐만 아니라 “백인으로 동질시된 주체와 인종화된 아시아의 몸 사이의 심리적 갈등”(Koo 1042)을 다루게 된다. 한편,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제로“조용한 이주” (Selman 206)를 당한 디아스포라인 초국가적 입양인은 모국으로의 귀환을 통해서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깨달으면서, 기존의 국가, 문화, 인종의 경계를 넘어서는 탈경계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방향을 모색한다. 따라서 초국가적 입양인의 경험을 재현한 한국계 입양문학은 자신들의 문화적 배경이 된 백인 주류문학과 성격을 달리 할 뿐 아니라, 인종적인 동질성을 가진 주변부 문학, 즉 한국계 미국문학과도 다른 성격을 보인다. 이들의 초국가적 입양서사는 디아스포라 담론 중에서도 주변화되었던 디아스포라를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Min 116).

    이 글에서는 초기 연구자들의 성과를 기반으로 하여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계 입양아를 중심으로 초국가적 입양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배경을 점검한 후 제인 정 트렌카(Jane Jeong Trenka)의『피의 언어』(The Language of Blood, 2003)에 대한 분석을 통해 초국가적 입양인의 정체성의 혼란과 탈경계적 정체성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트렌카의『피의 언어』는 미국의 백인가정에 입양된 한국계 여아로서의 작가 자신의 입양경험과 인종적 갈등을 재현한 자전소설로, 한국계 입양인인 제인이 입양가족 내에서 느낀 심리적 갈등, 백인사회에서 겪는 인종적 좌절, 모국인 한국에 귀환하면서 느낀 이질적인 감정, 가부장적이고 여성억압적인 모국의 현실에 대한 자각, 이후 새로이 정립하게 된 양부모, 생모, 친족과의 관계, 그 속에서 겪는 정체성의 갈등과 극복을 통해서 초국가적 입양을 만들어내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1국외입양은 overseas adoption, intercountry adoption, international adoption, transnational adoption 등 다양하게 칭해지며, 유색인 아동이 백인 가족에게 입양되는 현실을 강조할 때 transracial adoption이라는 용어가 사용되는데, 이 글에서는 경계를 넘는 입양의 성격을 강조하는 용어인 transnational adoption을 사용한다.   2국내의 연구로는 구은숙, 김영미, 민은경, 유진월, 이소희의 논문 참조.

    II. 초국가적 입양의 정치적, 사회적 함의

    혈족, 공동체, 국가 내에서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입양과 달리 국가의 경계를 넘고, 인종의 경계를 넘는 초국가적 입양이 이루어진 것은 지극히 현대의 일이다. 초국가적 입양이 시작된 것은 2차 대전 이후로, 처음에는 전쟁으로 피폐해  진 나라들의 고아를 포함한 빈곤한 계층의 아이들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전승국 등의 부국에서 입양하였는데, 한국전쟁 후에는 서구의 부국이 한국과 아시아의 여러 빈국의 아동을 입양하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이후 초국가적 입양은 아  시아의 빈국에서 서구의 부국으로, 황인종에서 백인종으로 흘러가는 일방통행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다.

    국외로 입양을 보내는 국가 중에서는 한국이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데,3 그것은 한국의 경제사정이 열악해서라기보다는 한국의 정책방향과 가부장적 사회구조에서 기인한다(Bartholet 110).4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직후 전쟁을 겪으며 피폐해진 한국은 경제적 발전을 국가의 최우선 목표로 삼으면서 전쟁고아를 비롯한 버려진 아동에 대한 복지정책을 포기하고 대신 해외입양이라는 손쉬운 방법에 의존한다. 1970년대 이후로는 소외계층의 아동, 그 중에서도 미혼모의 아이가 고아 아닌 고아로 둔갑하여 해외입양의 대상이 되는데, 혈연을 중시하는 한국의 문화에서 국내입양이 정착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없어도 좋은 불결한 국외자”(Hu¨binette , “Orphan Trains”147) 는 해외로 방출해도 된다는 국가적 의식도 한 몫을 하고 있다. 1980년대에 초국가적 입양이 급격히 증가한 기저에는 정치적 불안을 실감하던 남한 정권이 입양을 받는 선진국을 비롯한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개입되어있다(S. H. Park 415). 초국가적 입양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주춤해진다.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의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선전하려던 정부는 세계 제1위 고아 수출국이라는 점이 세계언론에서 부각되면서 우방국으로부터 도덕적인 비난을 받게 되었고, 1970년대부터 남한의 고아 수출을 대대적으로 비판해오던 북한의 비판이 더욱 거세지자 초국가적 입양의 수를 줄이게 된다. 1998년 경제위기가 발생하면서 다시 초국가적 입양인은 증가했으며 2000년대에 들어 다소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나 여전히 세계 상위권에 맴돌고 있다.

    초국가적 입양은 입양을 보내는 나라인 한국과 입양을 받는 나라인 선진국, 특히 미국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시장논리의 산물이기도 하다. 미국이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가장 입양을 많이 한“입양산업의 최대 소비국가” (Oparah, Shin, and Trenka 2)로 자리 매김 하는 데는 국제정치 구도에서의 미국의 입지가 한 몫을 했다. 미국은 냉전시대에 소련의 공산화에 맞서 민주주의의 종주국으로서 활약하면서, 전 세계에 걸쳐 고아가 넘쳐나므로 이들을 도와야 한다는 신화를 각종 매체를 통해 배포한다.5 특히 공산정권인 소련과 북한을 저지하는 마지노선인 남한을 지원하면서 아시아전역에 걸쳐“자비로운 백인 어머니”(Lee 106)의 위상을 확립하며“백인이 비백인을 구원한다는 이데올로기” (Briggs 181)를 완성한다. 내부적으로는 입양아동에 대한 국내의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초국가적 입양이 절실했다. 미국 국내의 여러 요인으로 인해 아이를 원하는 부모에 비해 아이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벌어진다.6 입양을 원하는 대다수의 백인가정은 대체로 흑인아이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또한 1970년대의 흑인공동체 역시 흑인아동이 백인가정에 입양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했으며 그에 관한 법안제정까지 이루어졌다.7 결국 아시아계 아동이 손쉬우면서도 매력적인 입양대상이 되었다. 아시아계 입양아는 훨씬 싼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했으며(Bartholet 112),8 부지런하고 똑똑하며 주류문화에 순종적인 모델 마이너리티로 각인된 아시아계 이민들의 이미지가 입양대상 아이에게도 그대로 투사되면서“근면하고 친화력 있는 수동적인 아시아 여아들”(Eng 12)이 백인 핵가족에 쉽게 동화될 것이라고 여겨진 것이다.9

    미국은 다문화주의 사회이며 인종적 차이에 열려있는 구조이므로 인종적 타자를 껴안는 초국가적 입양이 손쉽게 용인되었다고 본다면, 미국의 초국가적 입양가족은“다문화주의적 유토피아의 희망을 주는 장소”(Oparah, Shin, and Trenka 4)로 기능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미국은“닫힌 입양”정책을 시행했으며 대부분의 백인 입양가정이 입양아의 인종적 정체성에 대해“침묵과 눈감음의 역사”(Novy 5)를 드러낸다. 실상 미국의 초국가적 입양은 타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실현한 장이 아니라 백인 중산층의 핵가족 이데올로기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이다. 백인 중산층 주체는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워야만 자기 가치를 높이고 제대로 된 시민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 “가족을 이루지 못한 여성은 무슨 가치가 있는가?”(Trenka 19)라는 질문은 핵가족 이데올로기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미국 핵가족 이데올로기에서 아이는, “가족 뿐 아니라 완벽하고 탄탄한 시민권을 보장하는 기호이며, 미국적인 삶에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완벽하게 실현된 주체가 되는 것을 보장하는 기호”(Eng 7-8)이다. 따라서 불임 부부에게 입양은, “미국의 삶에서 완벽하게 실현된 주체가 되기 위해 필수적인 성취조건”(Anagnost 392)이므로, 초국가적 입양아는 백인 이성애 핵가족을 지탱하는“중요한 이데올로기적 노동”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Eng 11; J. Kim 864). 전통적인 루터교 신앙을 가지고 있으며 동질적이며 보수적인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미네소타에서 한국인 아동에 대한 입양이 가장 많았던 것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10 미네소타의 초국가적 입양은 사랑을 실천하자는 교회의 종교적 신념이 대대적으로 실천된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미네소타 주에서 남자는 남편이자 아버지, 여자는 아내이며 어머니였어야 온전한 인간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초국가적 입양은 보내는 나라와 받는 나라의 내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며, 전 세계에 걸쳐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난한 고아가 넘쳐나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를 욕망하는 서구의 수요가 넘쳐나고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서구의 돈이  넘쳐흐르기 때문에 계속되며, 입양기관들은 불쌍한 아이들에게 가정을 찾아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구인의 결핍된 가정에 아이를 찾아주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Graff 1).11 초국가적 입양을 통해 수십 만 명의 비서구권 아이들이 전지구적인 규모로 비자발적인 이동을 하면서 항상 빈국에서 부국으로 일방통행으로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사회구조와 지배의 국제 정치”에 얽혀 있는 국가들 간의 엄청난 경제적 불균형(Riley 97)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아동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입양아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아동의 구매나 유괴가 빈번히 발생하며 불법적으로 구한 아이를 합법적인 입양이 가능하게끔“세탁” 하는(Smolin 115) 입양시장이 운용되고 있는 것도 초국가적 입양이“소비와 시장의 논리”(J. Kim 862)로 움직이고 있음을 잘 드러낸다.

    초국가적 입양의 상업적인 면모를 잘 파악할 수 있는 곳은 입양아동의 사진을 모아놓은 비주얼 아카이브이다. 인종과 건강의 정도에 따라 세세하게 분류된 입양 대상아들의 사진은 인터넷에 무제한으로 열려있으면서 전지구적 차원의 광고로 사용되고 있다. 아동에 대한 이런 극도의 노출은 아동에게 최적의 입양부모를 찾아주기 위한 조처라고 강조되면서 초국가적인 마케팅이 마치“도덕적선택”인 것처럼 왜곡되는 경향도 보인다(Cartwright 91). 이처럼 아동의 필요가 아니라 백인가정의 욕망을 충족시키며 아동보다 국가의 필요를 우선시하는 초국가적 입양은 부유한 자가 가난하고 약한 자에게서 아이를 갈취함으로써 아이의 생물학적인 경계 뿐 아니라 인종, 문화, 국가의 경계를 넘게 만들어“극도의 상실”을 안겨준다는 점에서“인간 착취의 극단적인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Bartholet 108). 초국가적 입양인은“규범적인 이성애 친족과 가족 관계에 대한 욕망과 이데올로기로 인해 형성되고 고도로 젠더화된”존재이지만, 어리기때문에“순진하고 구원할 필요가 있는”존재로 여겨지면서 초국가적 입양이 선한 것으로 합리화되었던 것이다(Constable 211).

    3한국 보건복지부의 2008년도 통계에 따르면 1958년 이후 2008년까지 161,558명을 해외에 입양 보냈는데, 미국에 108,222명, 프랑스에 11,165명, 스웨덴에 9,297명, 덴마크에 8,702명으로, 미국에 보낸 아동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2000년 미국 인구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미국 입양아중 한국 출신이 24%로 1위, 중국이 2위, 러시아가 3위를 달리고 있으며 해외입양이 줄어든 2008년까지도 한국은 과테말라, 중국, 러시아, 이디오피아에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다(임지선 2).   4이슬람 국가의 경우 국가 경제가 어렵더라도 국외로 입양을 보내지 않는다는 점과 비교된다(Bartholet 110).   5미국 내의 각종 방송 매체에서는 불쌍한 한국아동들이 등장하여 기독교인의 자선의식에 호소했으며 처음에는 단순 후원자로 신청한 사람들이 곧 입양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계 입양아인 디엔 보르세이 리엠(Deann Borshay Liem)의 다큐멘터리인『일인칭 복수』(First Person Plural 2000)에서도 그녀의 양아버지인 앨빈(Alveen)은 NBC 방송의『양부모 계획』(Foster Parents’Plan)을 보고 매달 후원하다가 2년 반 뒤에 한국 여자애를 입양한 것이다(J. Kim 861).   6입양부모들은 중산층, 노동계층, 도시, 시골, 기독교, 유대교, 불임 부부나 다자녀 부부 등 다양했으나 거의 백인가족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했으며, 이들은 대부분 백인아이를 입양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1970년대에 피임약의 발달과 낙태법의 시행으로 출산이 줄었고,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인 멸시의 눈길도 줄어들어 미혼모나 극빈층 여성이 자신의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키우는 일이 가능해지면서 입양이 가능한 백인아동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Bartholet 112).   7이 법은 현재 폐기된 상태인데도 여전히 백인가정에서 흑인아동을 입양하는 것을 기피하고 아시아계 아동을 선호하므로 미국의 흑인아동은 캐나다 등의 이웃나라로 입양되어 가는 현실인 점을 볼 때 입양에 인종의 문제가 개입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 (Maldonado 1417-18).   8백인아동을 입양할 경우 변호사 비용만 1만 달러 이상이 들었다(임지선 4).   9아시아의 가부장적 체제로 인해 입양대상자로 나온 아동의 거의 대부분이 여아이므로 입양아에 대한 논의에서는 묵시적으로 여아를 고려하게 될 만큼 입양은“젠더화된 현상”(Riley 88)이다.   10미네소타 주의 한국계미국인 중 절반이상이 입양인이라고 한다(Nelson 156).   11한국에서 초국가적 입양이 국내 입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황을 누린 것은 1970년대 이후의 입양기관의 활발한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S. H. Park 79). 1993년에 제정된 헤이그 협약에서는 중앙 국가기관이 입양기관을 정해야 하며 입양기관에게 금전적인 이익이 돌아가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사설기관이 입양을 담당하여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논리에 따라 입양이 이루어지고 있다. 홀트 인터내셔널을 통해 가장 똑똑해서 비싼 것으로 알려진 한국아이를 입양하기 위해서 미국가정이 17,215달러를 지불하는데, 입양 과정의 비용으로 이 돈이 쓰인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입양기관을 운영하는 직원들의 생계비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입양이 많아 질수록 기관의 운영에 도움이 되는 시장논리가 숨어있다. 특히 한국에서 입양기관은 수지맞는 사업을 하고 있는 셈이었다(임지선 4-5).

    III. 초국가적 입양인의 탈경계적 정체성

    초국가적 입양에서는 가족이라는 친밀한 사적 공간과 국가, 문화, 인종의 공적인 공간이 교차하게 되므로, 입양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에서는 가족 뿐 아니라 국가, 문화, 인종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 미국사회에 편입된  순간부터 정치적, 문화적 차별과 제한을 받는 아시아계 이민과 달리 초국가적 입양은“디아스포라와 이민의 가장 특권적인 형태”(Eng 1)이다.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미국 입국 심사대에 길게 늘어서서 초조한 얼굴로 기다리고 있는 반면 아시아계 입양아는 백인 양부모가 서류를 제출하는 순간 곧 바로 백인의 품에 안겨 백인가족의 중심으로 진입하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즉 초국가적 입양아는 입양가족과 만나는 공항에서 공식적인 입양서류를 통해 일단 백인 주체로 새 생명을 얻으면서 사회적 정체성과 개성을 획득하는 것이다(J. Kim 857). 아이의 유일한 법적 보호자가 된 입양부모는 입양아가“마치 입양부모와 혈통적으로 연결된 것처럼 가정하면서”(E. Kim, “Our Adoptee”499) 입양아의 타자성을 외면한다.

    입양이 된 나이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입양아들은 자신이 입양되었다는 것을 본격적으로 의식하게 되면서 상실감을 강하게 느꼈다고 고백한다(Freundlich 61). 특히 백인 가정에서 백인의 문화를 향유하면서 자신도 거의 백인이나 다를 바 없다고 여기며 살던 초국가적 입양인은 부모나 형제, 친척의 몸과 완전히 다른 자신의 몸을 의식하는 순간부터 고립감, 소외감, 인종주의를 경험하면서 초국가적 입양으로 인한 감정적, 정신적 대가를 치르게 된다. 타자인 자신을 양육하고 사랑하며 교육의 기회를 준 입양부모에게 새삼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지만, 『피의 언어』에서 제인이“내가 서류에 얼마나 많은 교육의 기회를 받았다고 표시할 수 있어야 엄마를 잃을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Trenka 229)라고 반문하듯이, 과연 얼마나 좋은 양육과 좋은 교육을 받아야 생부모를 상실하고, 모국과 문화, 인종적 집단에서 강제로 끌려나온 고통의 정당한 대가가 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초국가적 입양인은 입양가족 내에서 도움을 얻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더 큰 좌절을 경험한다. 인종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대처해 나갈 때 가족과 공동체 내에서 도움을 얻는 아시아계 이민자들과 달리 입양아는 가족에게서 도움  을 받을 수 없으며, 그런 점에서 입양은“고립된 경험”이다(Oparah, Shin, and Trenka 1). 대부분의 입양부모는 타인종의 아이를 입양하여 친족이라는 친근한 공간속으로 불러들임으로써 인종적 타자를 대면하게 되는 경험을 하지만 입양아와 같은 인종인 아시아인에 대해서는 경멸감을 나타내면서, “인종적 타자성을 적극적으로 지우고 억압하는”(김영미 33) 동인으로 작용한다.

    인종적 타자에 대한 무지와 억압은 초국가적 입양의 공적담론의 기저를 이루고 있다. 초국가적 입양에 대한 공식적인 규정을 정한 헤이그 협약은 입양아와 입양부모의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입양아의 과거를 깨끗이 지우는, 완벽한  단절 정책을 명시하고 있다(Hollinger 51). 미국의 입양정책도 입양에 관한 모든 과정이나 서류를 기밀로 유지하고 입양가족이 마치 혈통적 가족인양 설정한다. 미국의 입양정책은 1990년대에는 열린 입양으로 방향을 선회하여 초국가적 입양아의 과거를 수용하며 모국의 문화와 접촉하게 하면서, 입양인이“복수의, 혹 은 유연한 정체성”을 이룰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면도 있다(Volkman 3). 그러나 타자에 대한 경험이나 이해가 부족한 백인부모는“순전히 축제적이고 역사가 배제된 문화”를 전달하는 경향이 많으므로 이런 식의 다문화주의 담론은 인종적, 문화적 차이를“가족의 친밀한 공간”으로 흡수하며, “조정하고 심미화하고 재각인시켜서 마침내는 의미 있는 차이가 있는 모든 문화들을 비인종화시켜버리는”결과를 만드는 것이다(Eng 12).

    입양가족과 백인사회 내에서 주체에 대한 갈등을 겪고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한 입양인 중 상당수의 사람들은“단절이 구체적으로 일어난 물리적 장소로 되돌아가 버림받은 순간을 구체화하여”(Yngvesson 17)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생모와 모국을 찾는 귀환이라는 방식을 택한다. 귀환은 1990년대 이후에야 활발하게 진행되는데, 자신의 의지대로 모국을 다시 찾으려는 정신적 각성이 선행되어야 했을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는 경제적인 상황이 뒷받침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한국계 입양인의 귀환의지가 실제로 귀환으로 이어지게 된 데는, 고아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한 입양인 고국 방문의 행사가 큰 역할을 했으며 한번 물꼬를 튼 입양인들의 귀환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큰 물결을 이루며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생모와 모국을 찾는 한국으로의 귀환은 입양인에게 인종적 타자로서 겪던 억압의 경험에서 풀려나 해방을 경험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입양인들이 지금까지 백인 사회에서 힘들게 쌓아온 정체성과 삶의 세계를 불안정하게 하고 존재의식을 흐트러뜨리는 과격한 경험”(이소희 208)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결코 쉽지 않다. 지금껏 힘들게 쌓아왔던 백인적 주체로서의 정체성을 뒤로 하고 한국인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에 직면하려는 이 과정에서 초국가적 입양인은 이중, 삼중으로 장애와 부딪치기 때문이다. 강제적으로 망각된 과거를 새로이 기억하려는 입양인의 귀환 시도는 입양부모의 지지를 얻지 못하므로 입양인은 양부모에게 죄의식을 느끼며 실제로 양부모와 불화를 겪기도 한다.12 게다가 귀환한 모국에서 입양인은 자신이 버려졌던 이유인 불편한 진실, 한국 가족 내의 자신의 불편한 위치를 재확인하게 된다. 전쟁고아가 대부분이었던 초기의 입양아들과 달리, 1960년대 이후의 입양아들의 생모는 노동계층, 십대의 미혼모, 버려진 편모, 창녀, 강간의 희생자 등“최하위계층”(E. Kim, “Wedding Citizenship”76)의 여성들인 경우가 많으므로, 특히 이런 상황의 입양인은 부재를 강요당하며 비밀로 묻어두고 싶은 존재로 여겨졌던 것이다. 입양인의 내력은 “한국의 국가적 기억상실”에 속하며, 입양아는“한국역사의 유령같은 아이들”(H. Kim 132)인 것이다. 입양인의 귀환을 환영하는 담론에는 여전히 멸시나 동정의 암묵적인 시선도 내포되어 있다. 이와 정반대의 시각도 입양인을 불편하게 만들기는 마찬가지다. 대부분 백인가정에서 자라 대학교육까지 받은 입양인들은 원래의 비천한 처지에서 성공한 존재로, 영어 능력이 성공의 보장이라고 여기는 한국에서 특히 미국입양아들은 운 좋은 존재로, 부러움을 산다. 한국에서 입양인은“애처롭고 불쌍한 고아와 운 좋은 초국가적 이주자”(E. Kim, “(Our Adoptee”509)라는 두 가지 전형으로 나누어져 있다.

    한국 사람들 속에 섞이면서 인종적 동질감과 편안함을 느낀 다음 순간 다가오는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질감 역시 입양인이 자신의 존재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게 하는 요소이다. 한국인의 외모이면서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고 한  국의 문화를 낯설어하는 초국가적 입양인은 미국의 한국계 이민자 사회에서 소외되었듯이 단일민족이라는 수사로 다져진 한국의 민족주의적 분위기에서 배신자 취급을 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귀환여행이“다른 그 어떤 것도 제공할 수 없는 것을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Homans 5)이 있는 입양인은 막연히 가지고 있던 환상적인 기대와 현실의 차이에서 괴리감을 느끼면서 더 큰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모국에서도 이중 삼중의 장애를 겪는 입양인들은 전쟁, 가난, 혼외임신 등의 이유로 그들의 존재를 서둘러 망각했던 조국이 이제 자신들을 같은 핏줄로 엮어진 한국인이라는 민족담론에 포함시키려고 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  다. 정부의 공식담론은 입양인을 국가의 잠재적인 인적 자원으로 포함시키고자 하는 정책과 연결되어 있다. 그것은 김대중 정부의 수사에 잘 드러나 있다. 1998년 10월 23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8개국 29명의 입양인들을 청와대에 초  대해서 해외입양을 보낸 국가의 무능력에 대해 공식사과하면서, 국민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죄책감, 입양부모와 국가에 대한 감사를 피력하면서 입양인들을 한국과 서양을 더 돈독하게 이어줄 특별한 연결고리로 묘사하고 있다(이삼돌  134). 1999년 워싱턴에서 열린 제1차 세계 한인 입양인 대회에 전달된 이희호 여사의 축하메시지 역시, “지난날의 어려움을 잊고 고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여,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며 무엇을 하든지 최선을 다해 한국인의 자부심을 이어가기 바란다”(이삼돌 136 재인용)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세계화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입양인들이 한국과 서구를 긴밀하게 이어주는 문화적 가교의 역할을 하기를 바란 것이다. 그 정책의 일환으로 입양인들의 고국방문을 주선한 한국정부는 입양인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한국인다움을 강조하는 담론을 전개하고 있다. 이처럼 생물학적인 친자라는 은유를 사용하면서 초국가적 입양인을 한국인으로“재친자화”하려고 하는(E. Kim, “Our Adoptee”519) 한국정부의 시도는“법적인 국민정체성을 인종적 정체성과 혼동하고 있는 것”(Park and Chang 3)일 뿐 아니라, “민족적 모성이라는 정치적인 주담론”(Honig 216)을 내세우면서 입양인을 허구적인 민족담론에 강제로 편입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생모와 자신의 본질적인 기원을 찾아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하는 입양인은, 본질적인 민족주의 담론을 표방하면서 개인적 상처나 국가적 허물을 슬쩍 묻어버리고는 자신들을 인적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재영토화하려는 한국정부의 애국주의적인 메시지에 불편함과 거부감을 느낀다. 따라서 초국가적 입양인은 한국정부의 공식담론에서 표방하는, “귀속과 정체성에 관한 문화주의적이며 태생주의적인 안이한 주장”(E. Kim, “Wedding Citizenship”77)을 강력하게 거부하게 된다. 입양인들은 미국적 주체로 살아가는 것에 불편함과 부적절함을 느끼고 거기서 멀어졌듯이 혈연적 민족주의로 감싸안는 한국정부의 공식담론에서도 떨어져 나오게 된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시점에서, 개인의 정체성은“자신에 대한 서술”로,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말하는 서술”이며, 정체성의 개념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효과는“차이의 은밀한 복귀”로, 정체성은 차이에 대항해서 벌이는 게임이라는 스튜어트 홀(Stuart Hall)의 발언(23)은 의미 있는 암시를 제공한다. 즉 하나의 정체성은 스스로를 규정하고자 하는 의지이며, 다른 정체성과의 차이에 의해 영향 받으며 끊임없이 재규정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탈경계적 주체로 볼 수 있는 초국가적 입양인이 분명한 장소가 정해져 있는 문화를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허구라고 볼 수 있다(Gupta and Ferguson 7). 분명한것은, 이 어머니에서 저 어머니로 옮겨 가는 과정, 이 역사에서 저 역사로 옮겨 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려고 노력하며 이야기하는 작업이 입양인의 정체성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정체성은 항상 형성되는 과정 중에 있다”는 제인 박(Jane Park)의 말처럼(99), 한국계 입양인의 정체성은“유동적이고 고정되지 않은 특성”을 가지게 된다(Donnell 117). 입양인은 미국과 한국 그 어느 쪽에도 독점적으로 귀속될 것을 거부하면서, “한국인으로 인정받으면서 한국인으로서 주장을 하지만 한국인과 차이를 두고 있으며”(E. Kim, “Wedding Citizenship”77), 미국인으로 살면서도 미국인과 차이를 설정하므로, 이 차이를 통해서 한국계 입양인의 정체성이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한국계 입양인은“가족이나 공동체와 의미있는 관계를 맺지 못하고 두 문화 사이에서 절반의 삶을 살게 내몰린 희생자”가 아니라, 인종, 시민권, 언어, 종교, 문화의 범주를 넘는 독특한 집단으로서“입양가족과의 힘든 긴장관계를 기꺼이 풀 수 있는 자발성과, 생물학적 가족과 공동체와의 관계를 (재)정립할 능력”이 있는 존재이며“진정으로 경험에 기반을 둔 새로운 정체성을 성공적으로 창조할 능력”(Oparah, Shin, and Trenka 4)이 있는 존재로서 정체성을 드러내게 된다. 더 나아가 한국계 입양인은“떠도는 잡종존재”(Hu¨binette, “Adopted Koreans”23)의 탈경계적 정체성으로 인해 지리적, 정치적, 문화적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탈영토화된 사이버 커뮤니티에서 초확장된 가족이라는 독특한 공동체를 형성하여 권리를 행사하고 미래를 바꾸면서, 새로이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가며 미래를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는 존재로 발돋음하고 있다.13

    12생모와 인종적 뿌리를 찾으려는 입양인의 시도는 처음에 공감을 얻지 못했으나 다문화주의 담론이 우세해지면서 친부모에 대한 욕구를 비이성적이거나 병적인 욕구로 해석하지 않게 되었으며, 오히려 생물학적 기원에 관심이 없는 것이야말로“억압의 표시로 해석”하게 되었고(Weagar 72), 입양인이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추구하는 것이 그들의 건강하고 긍정적인 자기 정체성의 확립을 위하여 필수적이라는 의견에 일반적으로 동의가 되고 있다(김진영 58).

    IV.『 피의 언어』에 나타난 한국계 입양인의 탈경계적 정체성

    1970년대에 입양된 제인의 이야기는 입양서사의 전형적인 갈등으로 시작한다. 자신이 원래의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존재라는 것을 인식한 순간부터 그녀는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한 불안에 빠져들며, 이런 불안은 자신이 또다시 버려질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확대되면서, “나는 나쁜 애인거야”라고 자신을 질타하는 자기 부정이 일상화되어 있다.14 이런 불안과 우울은 어머니가 자신을‘선택’했기에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선택은 임의적이며, 선택되었듯이 반품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품되지 않기 위해 어머니를 화나게 하지 않을 것이며 어머니에게 완벽한 딸이 되겠다고 결심하는 어린 제인의 심리상태는 이미 그녀가 입양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곤경에 처한 아동을 구한다는 초기의 공식 입양담론은 이후 입양아는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는 담론으로 전환되는데(H. Kim 145), 선물담론은 입양아의 과거를 깨끗이 지울 수 있고 입양아의 생모와 모국을 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인의 어머니 역시 과거와의 완벽한 단절이라는 공식 입양담론에 부응하듯이 입양이나 한국을 암시하는 말은 한 마디도 입 밖에 낼 수 없게 하는 강박적인 환경에서 제인을 양육한다(39). 그러나 선물이며 선택이라는 용어 자체는 어머니와 자식 사이에 존재한다고 여겨지는 독점적이며 무조건적인 결속을 침해하는 언어로서 이 모녀 관계가“상품화의 영역”에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말이며, “교환가능성과 대체가능성”을 상기시킨다(Eng 14). 선택이라는 개념에는“상품화와 보호, 시장과 구원”(Dorow 17)이라는 상반된 개념이 동시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어머니에게 사랑의 선물이자 보호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욕망과 소비의 대상이기도 한 제인은, “가치가 구체적으로 형상화된 것, 주체와 객체 사이에서 불안하게 줄다리기하는 특별한 종류의 자산”(Eng 8-9)이 된다.15

    제인이 자신의 존재가치에 더욱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자신이“‘대타’로 온 아이”(110)라는 점이다. 어머니의 몸이 정상적이었다면 태어났을 백인 남자아이, “수태가 되지 않았던 진짜 자식, 어머니처럼 예쁜 푸른 눈에 아버지처럼 야릇한 미소를 지녔을 뽀얀 피부의 남자아이”(28)를 자신이 대신하고 있다는 사실은 끊임없이 제인을 괴롭힌다. 제인의 불안은 어머니에게서 전이된 것이기도 하다. 불임 때문에 입양을 선택한 제인의 어머니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자신의 몸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정신적 불안정을 겪으면서, 집을 불편할 정도로 완벽하게 소독된 상태로 유지하는 결벽증을 보인다(58). 역시 입양인인 메리가 지적하듯이, 제인의 어머니는 제인을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몸의“불임을 상기시키는 존재”이며“부적절함과 불완전함을 상기시키는 존재”(207)인 제인을 무의식적으로 미워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제인에게 안정감을 주지 못한다.

    이러한 상실감과 불안감이 입양인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트라우마라면, 초국가적 입양인인 제인은 인종의 차이로 인한 극심한 불안까지 경험한다. 제인이 살고 있는 미네소타의 할로우(Harlowe)는 지극히 보수적인 인종제체를 갖추  고 있는 곳으로, 자체 정화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다른 민족 출신은 견디지 못하고 떠나버리며, 동성애자나 트렌스젠더도 용납되지 않는, 극도의“동질성”(21) 을 유지하는 마을이다. 따라서 제인과 언니 캐롤(Carole)은 이 동질적인 사회에서 극히 이질적인 존재로서 주시의 대상이 된다. “얘들 데려오는데 얼마나 들었어요?”(34)라는 질문을 하며 자신들을 사물화하는 백인들의 시선에서 제인은 응시의 대상인 자신의 못생긴 몸을 읽어내면서 자신의 이질성을 굴욕적으로 각인한다. 게다가 자신을 지지해주어야 할 가족과 친지들에게서도 인종차별적인 시선을 느낀다는 점에서 제인은 쉽게 극복될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백인의 몸을 무의식적으로 롤 모델로 삼던 제인은 거울 앞을 지나면서 문득 못생긴 아시아계 여자아이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지만 곧 그것이 바로 자신임을 깨달으며 어머니의 아름다운 몸을 닮지 못한 자신의 몸을 혐오하게 된다. 그런데 이처럼 제인이 아시아인인 자신의 몸을 혐오하는 것은 본질적인 반응이 아니라 부모의 시선을 모방한 것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제인의 아시아계 남자친구를 사람이 아니라“시커멓고 멍청한 원숭이”(66)같다며 조롱하는 아버지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을 가장 사랑해주어야 할 부모에게서 자신의 몸에 대한 경멸을 확인하게 되는 제인은 극복할 수 없는 인종적 상처를 입는 것 이다. 제인의 부모는 강제적 이주를 당해 인종적 타자로 사는 제인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며 제인의 과거와 인종적 차이를 외면하려 할 뿐 그녀가 생부모와 가정, 모국을 잃은 것이“애도되지 않은, 진정 애도될 수조차 없는 상실”이며, 백인 가정에 입양됨으로써 얻게 된 양육과 교육 등의 이익이“엄청난 감정적인  혹은 정신적 상실의 댓가”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J. Kim 865). 그녀의 인종적 우울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와 제인 사이에는 감정적 골이 깊어지고, 따라서 제인은 침묵과 고립에 빠져들게 된다.

    입양가족 내의 인종주의적 태도는 더 큰 범주의 사회로 나갔을 때도 계속된다. 제인은 대학에 제출하는 서류의 인종란에 자신을 백인으로 표시해서 보내지만 대학사무실에서는 아시아-태평양군도인(Asian-Pacific Islander)이라고 수  정해서 돌려보낸다. 제인은 한국인으로 규정되기를 거부하면서 자신은“문화적으로 백인”(129)이라고 여기지만“트윙키 제인, 범아시아 사기꾼”(75)이라는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그녀가 동양인의 외모를 지녔다는 이유만으로 그녀에게 집착하던 백인 스토커는“너는 백인 사회에 사는 한국인에 불과해”(83)라며 제인의 정체를 분명히 규정짓는다.

    제인이“제일 예쁘다”(149)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은 인종적 타자로서의 열등감과 관련되어 있다. 자신과는 다른 외모의 부모와 친척을 보면서, 아시아인의 외모에 대한 아버지의 경멸적인 평가를 들으면서, 인종적 열등감을 쌓아온 제인에게 아름답다는 말이야말로 그녀의 존재가치를 높여주는 의미 있는 말이다. 한국어머니를 만나면서 제인이 진정으로 정서적 충족감을 느낀 순간은 어머니가“이쁜 애기”라고 불러주었을 때이다. 그 말은 자신을 정말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즉 인종적 열등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존재로 인정하는 것이며 제인의 자존감을 완성해주는 실천 행위이다.

    일단 제인은 생모, 그리고 더 나아가 모국에 대해 다소 우호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 어머니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언니를 딸려서 입양 보낸 것이나, 자신을 찾으려고 노력한 어머니의 사랑과 고통, 귀환을 결심하기 오래전부터 어머니와  자매들과 편지를 교환하며 소통을 나누었던 것, 귀환해서 어머니를 비롯해 가족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 등으로 인해 미국보다 한국에 더 애착을 느끼는 면을 보인다. 초국가적 입양인들은 고국을 막연히 환상 속의 신비로운 장소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제인 역시 환상적으로 생각하는 면이 있다. 그녀가 살아온 친근한 미네소타는, “들판이 뻗어있는 땅, 루터파 교회가 옥수수밭 사이에 드문드문있고, 금욕주의가 모든 세대의 뼈 속까지 박혀있는 땅”(15)으로 현실적이면서도 다소 부정적으로 묘사된 반면, 한국은, “배 밭과 시내가 있는 땅, 산 속에는 깊숙이 절이 터를 잡았고, 사람들은 큰 소리로 웃고, 조상을 추모하는 땅”(14)으로 다소 미화되고 추상화되고 있다. 또 제인은“보이지 않는 동맥으로 전달되는 감정의 맥박”(80)을 강조하면서, “나는 이 땅에서 무엇인가를 얻어야한다”(14)며 조국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해줄 각성을 이루기를 거의 강박적으로 원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남대문 시장에서는 익명의 존재로 함께 휩쓸려 다니면서 똑같은 얼굴들 속에서 처음으로 편안함을 느끼며, 자신이“진짜 한국인”(119)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제인이 자신을 한국인으로 여기게 되는 가장 큰 기반은 한국어머니에게 느끼는 끈끈한 감정이다. “나는 당신의 몸과 마음을 닮은 딸이에요. 비록 내가 당신을 언어로 다시 벼려내지 못하더라도, 피의 언어로 당신을 안고 갈 거예요”(160) 라고 말할 때, 제인은 어머니로 상징되는 한국적인 요소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한복을 입고 자신의 미래의 딸과 한국어머니와 손을 잡고 날아오르는 환상을 보여주면서 제인은 한국적인 문화, 정서와의 강력한 유대를 표현한다.

    이처럼 한국적인 정서와 문화에 대한 탄탄한 유대를 암시하면서도 인물 제인을 재현하는 작가 제인 트렌카의 태도는 한국적인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제인이 남대문  의 한국인들과 섞이면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던 짧은 순간은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소통하려는 순간 그녀는 한국인의 얼굴을 한 이방인으로 소외될 것이 분명하다. 작가는 제인을 통해 초국가적 입양인과 한국의 우  호적 관계를 제시하는 만큼이나, 다양한 경험을 한 개별 입양인의 상황에 따라 초국가적 입양인과 생모, 특히 모국 사이에는 여전히 문제가 존재한다는 실례를 제인의 언니 캐롤의 경우를 통해 나타낸다. 캐롤은 입양 당시에 어린 나이였지  만 낯선 미국 땅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미국인으로 철저히 동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체득했으며, 그녀는 너무나 완벽하게 동화되어 자신의 한국 이름도 잊어버렸으며, 생모와 모국에 대한 관심도 없고, 자신의 기원을 찾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141). 하지만 캐롤의 철저한 동화 역시 초국가적 입양인이 겪는 좌절과 억압의 증상이다. 그녀가 자신을 버린 한국의 어머니에게 배신감을 느꼈다는 것은, 갓난아기로 같은 집에 입양된 동생 제인과 생모나 한국에 대해 마치 입에  “사랑만큼 두텁고 뚫기 힘든 재갈”(30)을 문듯이 일체 말을 하지 않는다는데서 나타난다. 또 캐롤은 제인에게 생모를“네 어머니”(141)라고 호칭하면서 생모에 대한 분노를 암시한다. 나중에 캐롤도 생모를 만나러 한국을 방문하지만 한국에서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며 생모와 딱히 감정적 연대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에서, 입양인과 생모, 더 나아가 모국의 관계가 혈연이라는 감정적 수사로 손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제인 자신도 자신의 귀환이“한국이나 서울이 아니라 내 가족 때문”(12)임을 분명히 하면서, 가족에 대한 감정과 한국과 민족에 대한 감정을 구별하면서, 한국을 자신의 주체성의 기반에서 제외한다. 제인이 한국의 민족주의 담론에 흡수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그녀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며 미국어머니와의 화해를 모색하는 것에서 암시된다. 자신을 키우면서 어머니라면 할 수 밖에 없는 “지저분하고 힘든 일”(68)을 다 떠맡은 존재가 미국어머니 마거릿(Margaret)이며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제인은 미국어머니를 이해하며 화해를 도모하는 노력을 한다.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고 경험하기 위해 한국어머니를 찾아간 제인에 대한 미국어머니의 분노는, 제인이 자신만의 자식이라는 독점적인 소유권의“환상”때문이며“근거도 없는 거짓”(192)임을 분명히 지적하면서도, 나름대로 고통스런 삶을 산 미국어머니에 대한 이해에 한발 다가서는 것이다. 제인은 미국어머니의“의무와 동격인 사랑”(237)도 사랑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또 자신의 입양이“내 [한국]어머니의 아름다우면서도 무시무시한 문화”(115)때문에 비롯되었듯이, 양부모의 인종적 편견도 그들 개인의 결점이  아니라, 억압을 경험하지 못했던 강대국 미국의 일원이며, 더 나아가 역사적으로 인종적 타자를 무시하고 억압해왔던 백인종의 일원인 점에서 기인한 것임을 인정하는 것이다(김영미 46).

    미국으로 돌아온 제인이 자신을 소개한 입양기관에서 당시의 상황을 알아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양부모의 인종적인 태도가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 사회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따라서 제인은 한국어머니와  의 애착과 유대를 매우 중요하게 간직하면서도 양어머니의 역할을 인정하고 그녀의 한계를 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두 어머니의 자리를 정립하면서 제인은 한 국가, 한 문화, 한 인종의 경계 안에 머물기를 거부하는 탈경계적 특성을 지니게 된다. 제인은 그런 자신의 특성을 왕나비에 대한 비유로 설명한다. 한 번만 이주해서 정착해 사는 다른  종들과 달리 왕나비는 두 개의 다른 장소를 왕복하는데, 그 이주 사이클을 끝내는데 수세기가 걸린다. 제인 역시 왕나비처럼 경계를 넘는 이주민이며, 경계를 넘나들면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정리하면서 그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  을 가다듬는다. 즉 자신의 과거와 현재, 어머니와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바로 자신의 정체성을 획득해가는 길임을 인식하고 있다.

    상실을 언급하지 않고 얻은 것만을 암시하는 입양인이라는 표현 대신에, “얻은 것과 잃은 것, 문화와 가족, 기억과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는“망명자”로서의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정체성, 분열되지 않고 안온하고 찬란한 정체성의 궁극적 발견”(244)을 이루는 작업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13입양인들의 공동체로는, <해외 입양인 연대>(G.O.A.’L.: Global Overseas Adoptees’Link), <국제 한국 입양인 협회>(IKKA: International Korean Adoptee Associations),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 입양인 모임>(TRACK: Truth and Reconciliation for the Adoption Community of Korea) 등이 있으며, 이들 단체들은 입양인의 이중국적 요청, 미혼모 복지 정책 등을 촉구했으며, 이들의 노력으로 2006년 “입양의 날”(5월11일)이 제정되었다.   14제인 트렌카, 『피의 언어』24. 이후는 인용문 옆에 쪽수만 표시함.   15입양인이 소유와 소비의 대상이라는 개념은 입양담론이나 입양현실에서 재생되고 있다. 리엠의 다큐멘터리에서 입양아를 맞으러 나간 리엠 가족은 꼬리표를 단 수많은 아시아계 입양아들을 둘러보면서 누가 자신들의 입양아인지 궁금해 하다가, 어쨌든“그 중의 하나는 우리 것이었다”며 안심한다. 초국가적 입양아는 즐겁게 가지고 놀 대상물로 상품화되며, 소유물로 사물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소유의 언어는“소비, 소유, 소유권의 인종화된 논리”(J. Kim 862)를 드러낸다.

    V. 맺음말

    초국가적/초인종적 입양인은 제대로 양육받기 힘든 열악한 상황에서 벗어나 양육과 교육의 기회를 새로 얻은 행운아이면서, 자신의 문화, 인종, 국가, 부모를 강제로 침탈당한 망명자이다. 또 국가적, 문화적, 인종적 경계를 넘는 입양  은“폭력의 행위이면서 사랑의 행위이며, 참기어려운 파괴이면서 관대한 편입이며, 가치있는 자원의 착취이며 개인적인 관계의 구성”(Strong 471)이다. 초국가적 입양의 이런 양가성이 보내는 나라와 받는 나라 양쪽에서 외면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보내는 나라인 한국에서는 초국가적 입양의 혜택을 강조하여 국가의 내부적 책임을 방기하며, 이후에는 혈연적 민족주의담론으로 이들을 인적자원으로 이용하려는 면모를 드러낸다. 받는 나라를 대표하는 미국은 초국가적 입양가족이 백인가정의 결함을 메꾸기 위해 아이의 이데올로기적 노동을 요구하는 욕망의 산물인 점을 부인하고 인종적 차이를 초월할 수 있게 하는 다문화주의의 예로 제시한다. 그러나 내부의 이방인인 입양아는 오늘날 미국에서 작동하는 복잡한 인종담론을 뒤집어 보게 함으로써 미국 다문화주의의 허구적인 면모를 시사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초국가적 입양아는 미국사회에서 인종적 타자로 사는 자신의 혼란스런 삶과 귀환해서 혈연가족과 모국의 현실을 마주하면서 경험하는 민족담론과의 갈등을 기억하고 마음으로 새기고 글로 쓰는 과정을 통해서, 온전히  미국인도 아니며, 온전히 한국인도 아니며, 또 그 중간적인 위치에 자리한 존재도 아닌채,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틈새의 공간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인정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는 존재  임을 보여준다. 제인 정 트렌카의『피의 언어』는 그런 갈등과 극복의 과정을 잘드러내는 소설이지만, 이 소설의 경험이 개별화할 수 없는 다양한 입양인의 경험이 아직 남아있음을 시사한다.

    <수 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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