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전체 메뉴
PDF
맨 위로
OA 학술지
부르디외의 사회학적 언어이론의 이해* Une comprehension sur la theorie sociale du langage chez P. Bourdieu
  • 비영리 CC BY-NC
ABSTRACT
부르디외의 사회학적 언어이론의 이해*

P. Bourdieu constate l’insuffisance du modèle linguistique proposé par de Saussure, en tant que code à la fois législatif et communicatif qui existe et subsiste en dehors de ses utilisateurs et de ses utilisations, tout comme l’incomplétude du modèle proposé par Noam Chomsky en tant que compétence liée aux dispositions génératrices; ni l’un ni l’autre ne peuvent en effet rendre compte de la langue comme réalité sociale tant qu’ils n’envisagent pas ses conditions sociales de production, de reproduction et d’utilisation.

Son hypothèse centrale consiste à poser la langue comme un marché linguistique au sein duquel les échanges linguistiques sont aussi des rapports de pouvoir symbolique où s’actualisent les rapports de force entre locuteurs ou leurs groupes respectifs. L’ambition de l’auteur est ici de dépasser l’alternative ordinaire entre l’économisme et le culturalisme, pour tenter d’élaborer une économie des échanges symboliques.

La séparation de l’instrument linguistique de ses conditions sociales de producction et d’utilsation par l’approche structurale saussurienne a eu pour effet idéologique de naturaliser les produits de l’histoire en objets symboliques, réduisant ainsi l’analyse à un exercice interne et formel. Or, malgré les refoulements dont elle a été l’objet, la nature de la langue est d’être sociale.

En effet, tout acte de parole mobilise d’un côté, l’habitus linguistique constitué de la capacié de parler et de la capacité sociale permettant d’utiliser adéquatement cette compétence dans une situation déterminée, et d’un autre côté, les structures de marché linguistique, qui s’imposent comme un système de sanctions et de censures spécifiques.

La formation des prix et leur variation sur le marché linguistique dépendent des rapports de force engagés dans les interactions ou les discours. Elles varient donc d’un marché à l’autre et sont fondés sur l’inégale distribution des capacités de production et d’appréciation. Les profits des échanges linguistiques sont d’autant plus favorables aux détenteurs de la compétence légitime sur les marchés où la langue légitime s’impose. Cet effet d’imposition de légitimité est d’autant plus grand que la situation est officielle, la compétence légitime étant la capacité statutairement reconnue à une personne autorisée, une autorité d’employer dans les situations officielles la langue légitime, c’est-à-dire officielle; langue qui fait autorité.

KEYWORD
Bourdieu , l’economie des echanges linguistiques , l’habitus linguistique , le marche linguistique , le capital linguistique , la langue legitime , les profits symbolique , le sens pratique
  • 1. 들어가는 글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 1930-2002)는 1982년 ‘언어교환의 경제(l’économie des échanges linguistiques’란 부제를 붙인 ‘말한다는 것의 의미(ce que parler veut dire)’란 책을 출판한다. 이 책은 그의 언어 이론을 다룬 논문집이었으며, 2001년에는 이 책의 증보판인 ‘언어활동과 상징권력(langage et pouvoir symbolique’이 출판된다. 그러나 이러한 책의 출판에 앞서 1977년에 불어학 학술지 ‘프랑스어(langue francaise)’ 34호에 ‘언어교환의 경제’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고, ‘언어학과 언어사회학’을 주제로 언어학자들과의 토론에도 참여했다1).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언어학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사회학자인 듯하다. 그러나 한국의 불어학계에서는 부르디외를 소개하거나 언급하는 것은 거의 없는 듯하다2). 2013년 사회과학자인 이상길의 논문 ‘피에르 부르디외의 언어관에 대한 비판적 검토 -과학과 상징폭력 논의를 중심으로-’가 발견된다. 그리고 2005년 김경만의 석사학위 논문 ‘언어와 권력 사이의 관계-부르디외(P. Bourdieu)의 언어관을 중심으로-’가 있다.3)

    모든 학문적 이론 구성에 있어서 관찰, 분석, 설명, 이해의 대상을 개념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선행 작업이다. 이러한 탐구 대상과 방법에 관한 가정과 개념의 차이에 따라 학문 내적인 분파가 생긴다. 언어학적 탐구에 있어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사회학적 언어학의 대상과 방법, 그 목표는 전통적인 구조주의 언어학의 입장과는 다르다.

    이와 관련지어 우리는 사회학자인 부르디외는 왜 언어 문제에 매우 진지한 관심을 가졌는가를 물어야 할 것 같다. 이상길은 ‘언어에 대한 부르디외의 학문적 관심은 자신의 사회적 실천이론의 적용 대상을 추가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깊숙한 인식론적 쟁점과 맞물려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지적한다4). 이러한 지적은 부르디외가 첫째, 언어행위를 사회학적 작업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현상으로 인식했으며,5) 둘째, 사회적 현상으로서의 언어행위를 분석하는데 필요한 개념적 도구를 소쉬르, 촘스키, 오스틴 등의 언어 개념에서 찾았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부르디외는 모든 사회적 상황에서의 구체적인 언어의 사용을 상징적 기호의 사용으로 전제하며, 상징적 상호작용으로서의 언어행위 기제를 읽기에 난해하고 혼란스러운 점이 있지만 독특하고 분명하게 이론화한 것이 그의 언어교환의 경제학(l’économie des échanges linguistiques)이다.6)

    부르디외의 언어관을 먼저 언어학적인 입장에서 정확하게 이해하고, 프랑스어가 외국어인 한국인이 프랑스어를 학습하고, 연구하고, 교육하는데 있어서 그 기본적 의미가 무엇인가를 재인식하려는 것이 본 논문의 기본적인 의도이다.7) 특히 외국어로서의 프랑스어 학습과 교육과 관련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 가운데 언어 행위에 대한 전통적인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는 일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보통 외국어 학습과 교육은 인지적 훈련을 중시하지만, 언어행위의 신체적 차원이 충분히 전제되지 않거나 그 사회적 사용의 실천적 차원이 무시된다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언어 학습과 교육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언어체계의 범위에서 그 내재적 특성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형식화 하는데 전념한 전통적 언어학 연구자들에게는 어쩌면 낯선 작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부르디외 언어이론은 그가 다룬 다른 사회적 현상들에도 적용되고 관련되지만 우리는 가능한 언어적 현상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며, 논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다.

       2) 언어학적 개념에 대한 사회학적 개념의 대체8)

    부르디외는 언어학적 기본 개념들을 사회학적 개념으로 대체할 것을 명시적으로 제시한다. 첫째, 문법성(grammaticalité)의 개념을 가용성(acceptabilité)의 개념으로 대체한다. 사회학적 의미에서의 언어적 가용성은 촘스키 식의 문법성과 담화 상황과 관련되는 규칙들을 포함한다. 따라서 언어학적 탐구 대상인 랑그의 속성인 문법성은 가상적이며 추상적 실체인 표준어의 문법성에 한정되는 것이며, 부르디외가 말하는 언어 능력은 구체적인 사회 세계에서 실천되는 언어 사용 능력으로 그 개념이 확장된다.

    둘째, 의사소통의 관계(rapports de communication) 혹은 단순한 상징적 상호작용(interaction symbolique)은 상징적 힘의 관계(rapports de force symbolique)로 대체되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담화의 의미(sens du discours) 문제는 담화의 가치(valeur)와 권력(pouvoir) 문제로 대체된다. 간단히 표현하면 야콥슨식 대칭적 의사소통 모델은 화자들의 상징적 권력에 의한 비대칭적 관계로 대체된다. 언어적 상호작용은 기본적으로 불평등 관계인 것이다.

    셋째, 위의 사안들과 관련되어 언어학적 고유의 언어능력(compétence linguistique)의 개념은 화자의 사회적 위치와 분리될 수 없는 상징적 자본(capital symbolique)의 개념으로 대체된다. 즉, 서로 다른 자본 소유에 따른 언어 사용자들은 언어시장에 서로 다른 가치를 가질 수 밖에 없는 담화를 언어적 생산물로 유통시키는 것이며, 그 가치는 시장의 법칙에 따른다.

    위에서 제시된 세 차원의 개념적 대체는 부르디외 이론의 여러 가정을 포함하는데, 우리는 2. 합법적 언어, 3. 언어적 아비투스, 4. 언어시장, 세장으로 나누어 그 속에 포함된 가정의 정당성과 참신성을 살펴본다.

       3) 부르디외의 소쉬르, 촘스키, 오스틴에 대한 비판

    부르디외 언어이론의 대표적인 소개자인 톰프슨(J. B. Thompson)은 부르디외의 소쉬르, 촘스키, 오스틴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먼저 설명하고, 다음은 그의 이론적 핵심 개념들과 주요한 가정들을 소개, 설명한 뒤에 이론의 실제적인 적용으로 볼 수 있는 정치적 담화에 대한 그의 견해를 보여준다.9) 그 내용들 가운데 소쉬르, 촘스키, 오스틴에 대한 부르디외의 입장을 우선 요약할 필요가 있다.

    소쉬르, 촘스키, 오스틴의 이론에 대한 사회학자로서의 불만과 비판은 부르디외의 언어행위에 대한 정의에 집약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부르디외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 그 부연 설명을 덧붙인다.10)

    ‘언어적 생산관계의 구조는 두 대화자들 사이의 상징적 힘의 관계에 달려있다. 즉, 그들의 권위적 자본의 관계에 좌우된다.(이것은 언어적 자본에 고유한 것으로 환원될 수 없다): 그래서 그 능력은 ‘듣도록 하는 능력’이다. 언어는 소통 도구로서만이 아니며, 그것은 지식의 도구이기도 하며 권력의 도구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해되려고 애쓸 뿐만 아니라 신뢰, 복종, 존경받고, 구별되기를 노력한다. 이러한 점으로부터 말에 대한 권리 즉, 언어능력에 대한 완전한 정의가 성립된다. 이 언어행위는 권위의 언어로서, 권위를 부여받은 언어로서 행사되는 것이다.‘

    -소쉬르의 랑그/빠롤, 촘스키의 언어능력/언어수행의 개념적 구분에 포함된 언어행위는 부르디외의 언어행위 개념에 비해서 협소하고 단순한 개념이다. 말하자면 소쉬르의 랑그는 내적인 자율성과 정합성을 갖춘 기호체계이며, 촘스키의 언어능력은 이상적인 화자의 일방적 문법적인 문장의 생성 능력이다. 그리고 랑그에서 파롤에로, 추상적 언어능력에서 구체적인 언어수행에로의 실행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자동적으로 이행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위의 부르디외의 인용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적 행위로서의 언어행위는 화자들의 사회적 특성과 분리될 수 없으며, 그것은 힘의 관계를 포함한다. 그리고 부르디외의 언어행위 혹은 담화 생성의 개념에는 역사·사회적 산물로서의 언어의 특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우리가 보통 ‘언어’라고 쉽게 지칭하는 것은 정치적 단위인 국가와 관련된다. 부르디외의 판단에 따르면 이것은 ‘승리한 언어’로서의 한 언어를 지칭하는 것이다. 언어에 대한 언어학자들의 기본적인 인식도 이러한 무의식적 전제에서 벗어나지 않았다.11) 따라서 특정 공동체에서의 언어의 실체를 온전히 파악하려면 그 역사·사회적 형성과정을 반드시 고려해야 됨을 주장한다. 이것은 일정한 범위의 공동체에 사용되는 모든 언어적 변이형태도 소위 과학적 작업의 이데올로기적 이유로 배제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보통 ‘언어’라는 표현으로 암시하는 표준적 규범으로서의 언어 형태가 특수한 정치·사회적 과정을 통하여 형성된 역사적 산물임이 언어의 이론적 개념 속에 포함되어야 함을 뜻한다.

    전통적인 언어학적 연구에서 배제되었던 모든 언어외적 요소들 역시 언어사용에서 분리될 수 없다. 소쉬르가 기호 체계로서의 언어를, 촘스키가 규칙체계로서의 언어를 강조한다면 부르디외는 범위를 확장하여 상징체계로서의 언어를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문화적 요인들과 결부되는 그 상징은 사회적 힘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부르디외의 주장이다.12)

    부르디외는 ‘말하는 것은 행위하는 것이다’ 라는 명제로 요약되는 일상 언어철학으로 불리는 오스틴의 언어행위 이론을 수용하지만, 발화내적 행위를 포함한 발화행위가 성립하는 사회적 조건 역시 언어 실천에서 고려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말하자면 발화의 가능성과 합당성은 언어적 실천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전제된 사회적 조건과 제도에서 나오는 것임을 강조한다.

    결국, 부르디외가 말하는 사회적 실천행위로서의 언어행위의 개념에는 구조주의 언어학의 탐구 범위에 제외되었던 언어 사용의 주체와 언어의 성립과 사용과 관련되는 특수한 조건들이 포함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상징적 권력을 보장하는 사회적 제도까지도 포괄하는 개념이다. 언어행위는 그 습득과 사용에 있어서 사회적 존재로서의 대화자들의 관계 형성이다. 언어 사용자는 기호체계로서의 언어를 해독하기만 하는, 혹은 규칙체계로서의 언어를 생성하기만 하는 기계적인 존재가 아님은 자명한 사실이며, 사회적 존재로서의 대화자들의 관계는 어떤 차원에서든 불평등 관계인 경우가 일반적이며, 모든 차원에서 이상적 평등관계는 가상적이거나 특수한 한 순간 형성될 수 있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일 뿐이다.

    1)‘말한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 이란 제목의 부르디외 강연이 1977년 프랑스 불어교사협회(AFEF: l’Association Française des Ensignants de Français)의 학회에서 있었다. 그 내용의 번역은 신미경(1984, p.106-124)을 참고할 수 있다. ‘언어교환의 경제’를 이해하는데 유용한 자료이다.  2)불문학 전공자들이 부르디외의 저서를 한국어로 번역한 사례들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김용숙·김은희(2003), 신미경(2004), 김웅권(2005) 등이다. 불어학계 밖의 부르디외 언어관에 관련되는 국내·외 연구 상황에 대해서는 이상길(2013, p.98-99)를 참고할 수 있다.  3)정일준(1995)은 ‘Ce que parler veut dire’의 영어 편역서 ‘Language and Symbolic Power, Polity Press, 1991’를 비교적 이른 시기에 편역 하였다.  4)최종철(2005, p.12)의 용어해설에 따르면, 부르디외가 말하는 실천의 개념은 ‘관습적 행동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정치적 입장의 선택처럼 의식적인 행위로부터 몸놀림이나 말투처럼 거의 무의식적인 일상생활에서의 갖가지 행동이 포함된다, 이것은 사회적 행위자의 적극적 관여가 꼭 전제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강조되어야 한다. 부르디외는 언어학을 사회과학의 한 분야로 간주하며, 그의 저술 여러 곳에서, 사회적 현상의 가장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것으로 언어행위로 전제하며, 그 언어행위의 실천적 기제를 이해하는 것이 사회학적 연구의 기본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이상길, 「피에르 부르디외의 언어관에 대한 비판적 검토, -과학과 상징폭력 논의를 중심으로-」, 문화사회 제 14권, 2013, p.100.  5)“La science sociale a affaire à des réalités déjà nommées, déjà classées, porteuses de noms propres et de noms communs, de titres, de sigles. Sous peine de reprendre à son compte sans le savoir des actes de constitution dont elle ignore la logique et la nécessité, il lui faut prendre pour objet les opérations sociales de nomination et les rites d’institution à travers lesquels elles s’accomplissent.” Bourdieu P. Ce que parler veut dire, l’économie des échanges linguistiques, Librairie A. Fayard, 1982, p.99.  6)부르디외 자신의 말을 인용한다. ‘내가 글을 쓸 때 나는 많은 것을 염두에 두고 쓴다. 특히 나는 사람들이 내 글을 잘못 이해하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사람들이 내게 자주하는 비판은 내 문장들이 매우 복잡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 문장이 복잡한 것은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그릇된 독서를 앞서서 저지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신미경, 『사회학의 문제들(Questions de sociologie)』, 동문선, 2004, p.16.  7)한국에서 외국어학 연구자로서의 문제는 무엇인가? 그리고 불어학 연구자로서의 문제는 무엇인가? 이러한 물음을 각자 물어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겠지만, 작금의 여러 상황을 돌아보면 그 물음이 절실하지 않았거나, 아직 깊이 살피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전성기, 『인문학의 수사학적 탐구』, 고려대학교 출판부, 2007, p.37.  8)Bourdieu P. L’économie des échanges linguistiques, dans ’Langue française’ No.34, 1977, p.18.  9)이 글은 정일준의 편역서에도 번역되어 있다. Bourdieu P. Langage et pouvoir symbolique, Editions Fayard, 2001, p.7-51 속의 톰프슨의 부르디외 소개 논문,  10)“La structure du rapport de production linguistique dépend du rapport de force symbolique entre les deux locuteurs, c’est-à-dire de l’importance de leur capital d’autorité (qui n’est pas réductible au capital proprement linguistique): la compétence est donc aussi capacité de se faire écouter. La langue n’est pas seulement un instrument de communication ou même de connaissance mais un instrument de pouvoir. On ne cherche pas seulement à être compris mais aussi à être cru, obéi, respecté, distingué. De là la définition complète de la compétence comme droit à la parole, c’est-à-dire au langage légitime, comme langage autorisé, comme langage d’autorité.” Bourdieu P. L’économie des échanges linguistiques, dans ’Langue française’ No.34, 1977, p.20.  11)“Parler de la langue, sans aucun précision, comme font les linguistes, c’est accepter tacitement la définition officielle de la langue officielle d’une unité politique: cette langue est celle qui, dans les limites territoriales de cette unité, s’impose à tous les ressortiants comme la seule légitime, et cela d’autant plus impérativement que la circonstance est plus officielle.” Bourdieu P. Ce que parler veut dire, l’économie des échanges linguistiques, Librairie A. Fayard, 1982, p.27.  12)기호 일반의 성격은 외현적 차원 A와 내재적 차원 B의 결합이다. A와 B가 자연적인가 인위적인가에 따라 지표(indice)와 신호(signal)로 구분한다. 신호에는 소통, 혹은 전달 의도(intention de communication)가 전제된 것이다. 예를 들면 하늘의 구름은 비가 내릴 징후로 이해될 수 있는 지표인데 그것은 자연현상으로서 누군가를 향한 전달의도가 포함된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차도의 곡선도로 표지판이나 선박에서의 사용하는 서로 다른 모양이나 색깔의 깃발 나아가 언어 기호는 모두 전달의도가 포함된 신호의 범주에 속한다, 그런데 신호에 속하는 것들 가운데 그 A와 B의 관련성이 유추적 관계(rapport analogique)인가 자의적 관계(rapport arbitraire)인가에 따라 상징(symbole)과 좁은 의미에서의 기호(signe)로 구별된다. 곡선도로 표지판의 ‘Z’ 형상은 상징에 속하며, 선원들이 의사소통에 사용하는 깃발과 언어 기호는 각각 A의 감각적 차이에 따라 시각적, 청각적 기호로 구별한다. 소쉬르로 대표되는 구조주의 언어학은 그 고찰 대상을 기호 체계로서의 랑그에 한정했으며, 부르디외는 일정한 범위의 사회적 행위자들 모두의 담화(discours) 산출을 상징적 기호 교환으로 제시한다.

    2. 합법적 언어(la langue legitime)

       1) 언어적 합법성

    하나의 제도, 행동, 사용이 합법적이라는 것은 그것이 지배적이지만 그 지배적 사실이 무지로 남아있는, 즉 암묵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지배적 언어이지만 그 지배적 성격이 의식의 표면으로 떠오르지 않은 채로, 즉 암묵적으로 인정되는 언어이다. 그 언어는 실제로 존재하는 그대로의 모습이 은폐됨으로써 그 본질적인 효과를 생산하는 언어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합법적인 언어를 말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당연히 그 언어의 속성에 영향을 받지 않겠는가? 그 언어의 본질적 성격 때문에 우리는 말하는 내용과 방법을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고 적절하게 조정, 타협해서 말해야 되는 것은 아닌가? 말하자면 그 합법적 언어는 우리가 말을 할 때 우리에게 검열의 효과를 행사하는 것이 아닐까?13)

    언어학자들은 역사적 과정을 통하여 지배적이고 합법적인 지위에 오른 특정한 언어적 형태를 언어사용의 규범적 모델로 삼았다. 다른 언어적 형태를 배제하거나 굴복시키고 승리한 이 지배적이며 합법적인 언어를 언어학자들은 집단의 공통적인 언어로 기정사실화 하고 그 외의 언어적 형태의 실재를 무시했다. 언어학자들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탐구대상으로 삼은 언어의 실체는 그 이전에 특수한 역사·사회적 과정의 결과 성립된 역사적 산물이다. 역사·사회적 조건이 그 언어에 특정 공동체의 유일한 합법적, 공식적 언어의 지위를 부여한 것이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그러한 합법적 언어의 사용자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허구적이며 이상적인 주체이다.

    부르디외에 의하면 이러한 관점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 질 수 있었던 것은 본질적인 것(l’essentiel)을 추구하는 지식인적 철학(la philosophie intellectualiste)과 언어적 공산주의의 환상(l’illusion du communisme linguistique)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14) 따라서 부르디외가 관찰하고 분석하는 사회적 실천행위의 핵심적 부분으로서의 언어행위의 범위는 추상화에 따른 전제적인 개념이 없으며, 서로 다른 사회적 특성의 언어 교환의 참여자들을 포함하고, 나아가 그 사회적 제도나 환경을 포함하는 언어 사용에 관련되는 모든 상황과 조건을 배제하지 않는다. 문제는 개별적인 모든 담화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할 수 있는 이론체계이다. 아마도 모든 언어학자들도 보통의 생활인들과 마찬가지로 실제의 언어 사용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었지만 무엇을 어떻게 관찰하고 분석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총체적인 인식 틀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15)

       2) 표준 프랑스어의 형성 과정

    국가어로서의 표준 프랑스어가 정립되고 광범위한 효과가 실제로 나타난 것은 19세기 후반 보편적인 초등교육이 프랑스 전역에 정착된 이후로 봄이 타당할 것이다. 10세기 말 빠리를 중심으로 한, 그 주변의 제한된 지역에서 사용되던, ‘프랑시엥’이라는 미미한 세력의 방언이 왕의 언어가 되고, 한 국가의 표준적인 공통어인 프랑스어로 정립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16) 우리는 프랑스 혁명을 표준 프랑스어 출현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삼아 언어사용 규범의 관점에서 그 변화를 살펴보려고 한다.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 혁명 이후에는 국가의 통일이라는 정치적 필요성에서 17세기의 ‘프랑스어 정어법’과 연속되는 방향으로 언어 규범화 정책이 제시된다. 1791년 딸레랑(Talleyrand 1754-1838)은 초등의무교육을 제안하는데, 그것은 지역 방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1794년 그레고아르(l’abée Grégoire 1750-1831)는 혁명의회(la Convention)에 시골말들을 없애고 프랑스어 사용을 보편화해야 할 필요성과 그 정책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한다. 그리고 1793년 혁명의회는 초등학교 설립방안을 표결하며, 초등학교에서의 교육은 프랑스어로 한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혁명기의 언어적 상황은 그레고아르의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1500만 명의 프랑스 인구 중에서 프랑스어를 말하는 사람은 겨우 300만 정도였다. 프랑스어를 아는 교사가 부족하였기 때문에 프랑스어 교육은 쉽지 않았다. 교육에 관한 법률은 거의 사문화되어 있었다. 혁명은 그 정책을 집행할 실제적 수단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1832년 공직에서 일하는 사람은 프랑스어 철자법 지식이 필수적 조건이 되었는데, 이것을 계기로 프랑스어는 확실한 옹호계층과 보다 넓은 대중의 지지 기반이 생겼다.

    프랑스 혁명의 산물인 국가적 통일의 수단과 상징으로서의 프랑스어 교육이 본격화된 것은 20세기가 되어 가능했다. 1923년 프랑스 정부의 훈령은 지역어, 시골어, 지방어 등을 구분하고 라신느(J. Racine 1639-1699)나 볼테르(F. Voltaire 1694-1778)의 언어를 암시하는 학교 언어를 강조한다.17) 그러므로 17세기 중엽에 형성되기 시작하여 20세기까지 이어지는 현대 프랑스어 표준이 되는 언어규범은 17세기에 다듬어진 고전 프랑스어를 바탕으로 하는 문어적 형태이며, 바로 이 언어규범을 학교 제도를 통하여 보급시켜 프랑스의 국가적 통일과 언어적 통일을 시도했다.

       3) 표준어의 사회적 영향력

    한 국가에서 구성원들에게 규범화된 표준어의 사용이 실제로 통용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규범화되고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언어를 지속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교육제도가 필요하다. 둘째, 교육을 통하여 습득된 합법적 언어 사용 능력과 연계된 노동시장이 형성되어야 한다. 셋째, 교육제도와 노동시장을 통한 표준어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구성원들의 암묵적이지만 확실한 동의가 형성되어야 한다.

    프랑시엥어의 확산은 오일 지방에서는 14세기경부터 시작된다. 즉, 당시까지 공증문서, 문학작품, 시정 회의록 같은 문어적 형태로 까지 사용되던 이 지역의 방언들은 서서히 파리 지역의 교양인들이 사용하던 공통어에 그 자리를 양보하게 된다. 이에 상응되어 지역 방언들(les dialectes régionaux)은 시골말(patois)의 위치로 떨어진다. 나아가 이렇게 주변적인 말들이 되어버린 이러한 말들은 ‘이해할 수 없는(incompréhensible)’, ‘타락하고 상스러운(corrompu et grossier)’ 등의 부정적이고 경멸적인 사회적 가치가 부수되어 단죄된다.

    그런데 프랑스 남부 오크 지방의 상황은 북부의 상황과 조금 차이가 있다. 공공문서, 문학작품에서 파리 방언이 오크지역 방언을 대체하게 되는 것은 16세기경 행정제도의 발전, 특히 이 지역에 파리의 관리들이 파견되는 것과 병행한다. 그리고 구어 사용의 측면에서는 농민을 위시한 다수의 민중들은 지역방언 만을 사용한데 비하여 귀족들과 부르주아지, 특히 문자를 깨친 소부르주아들은 자주 문어와 구어로 된 공식적인 언어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들은 일종의 방언과 공식어를 상황에 따라 모두 사용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그들도 공식어의 보급에 있어 중개자의 역할을 했다.

    프랑스 혁명기의 언어정책은 한마디로 공식 언어을 구성원들의 특성에 관계없이 강요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부르디외는 언어를 새롭게 개혁한다는 것은 과거와는 다른 소위 정화된 언어를 강요하는 것이며, 이를 통하여 정화된 사고를 강요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그는 언어 단일화 정책을 단지 중앙과 지방의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것이거나 지역적 특수성을 붕괴시키기 위한 중앙집권주의의 직접적 산물로 이해하는 것은 순진한 것이며, 그것은 정신구조의 형성 혹은 개혁을 지향하는 혁명세력의 상징투쟁임을 강조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그것은 단순히 의사소통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정치적 어휘, 연설과 인용의 표현, 새로운 은유법과 완곡법으로 사회 세계의 표상을 전달하는 권위 있는 새로운 담화의 승인 문제이다. 이것은 새로운 집단의 새로운 이해와 관련된 것이므로 농민의 이해와 관련되어 있는 지역 방언의 관용적 어법으로서는 실현될 수 없는 것이다.

    국민(nation)의 개념이나 표준어의 개념은 전적으로 법률에 기초한 추상적인 개념이다. 언어적 법규화의 기초이며 구체적 결과는 사전편찬과 문법 규칙의 확립이다. 사전은 시간적 경과 속에 축적된 언어자원의 총체를 가시화시킨 것이며, 모든 가능한 어휘적 용법들을 학문적으로 등록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용례들을 ‘고어투’, ‘민중어’, ‘특이어’ 등의 범주로 묶어 공식어의 범위에서 배제한다. 표준어가 이 정도의 지위에 이르게 되면 보편적 언어사용 법규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으며, 개별적 언어 보고의 총합(la somme des trésors de langue individuels)이라는 소쉬르식의 언어관에 일치되는 언어의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이다.18)

    부르디외가 표준어의 성립 과정과 그 결과를 강조하는 것은 실제의 언어 사용에 감춰져 있는 그 지배력을 해명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관점에서 보면 구조주의 언어학의 랑그 개념은 마치 모든 구성원들이 동질적인 표준어를 이상적으로 사용하고 아무런 언어적 갈등이 없는 상황을 전제한 것으로 이해되는 것이다. 그러나 언어 공동체로 부르는 일정한 범위의 사회적 집단에서 경험하는 구체적, 개별적 담화의 실상은 동질적인 단일성이 없음은 너무도 자명하다19). 단일한 언어 사용 형태라는 공통어의 개념이 아니라 이질적인 언어 변이형들을 포괄하는 공통어가 언어학자의 탐구 대상이어야 한다. 부르디외에게 있어서 언어학 연구는 랑그에 의한, 랑그를 위한 랑그의 언어학이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존재로서의 인간20)이 사회적 필요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담화의 언어학이며, 이 속에서 사회적 권력과 제도의 차원이 함께 고려되는 언어이론이다.

    13)신미경, 『사회학의 문제들(Questions de sociologie)』, 동문선, 2004, p.122-124.  14)단일 언어 환상에 대한 도나또(J. Donato)의 설명을 참고할 수 있다. “C’est qu’une croyance très répandue – peut-être encore chez les linguistes eux-mé̂mes – veut que l’unilinguisme ou encore l’unité linguistique soit la règle, et, la diversité, l’exception ou le maginal. Cette ‘règle’ exprime en fait à la fois un ré̂ve millénaire, -celui de Babel-, et, pour une part la réalité des nécessités, des volontés et des hasards de l’histoire des sociétés humaines. Cette faveur exclusive qui s’attache à l’unité linguistique a donc des racines profondes et anciennes. Elles ont nourri par exemple la renaissance que la linguistique a connu avec et depuis Saussure.” François F. et coauteurs. Linguistique, PUF, 1980, p.281.  15)언어교환을 통하여 권력관계를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하여 톰프슨이 제시하는 경험적 사실들을 참고할 수 있다. 우리는 미묘한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말을 강제와 구속의 도구로, 혹은 위협과 비난의 수단으로, 혹은 겸양과 경멸등의 신호로 사용한다. Bourdieu P.Langage et pouvoir symbolique, Editions Fayard, 2001, p.7.  16)“A partir du moment où elle commence à exister, une langue devient un moyen d’affirmer son pouvoir: mais inversement, c’est quand le pouvoir politique la prend en compte, que sa véritable existence est possible; c’est pourquoi, on date aussi la naissance du français de l’avènement d’Hugues Capet(987), premier roi de France qui n’ait plus su parler le germanique”. Charmeux E. Le bon français et les autres normes et variations du français d’aujourd’hui. Milan/Education, 1989, p.102.  17)“Nul n’ignore les difficultés que rencontre l’instituteur dans l’enseignement de la langue française. Lorsque les enfants lui sont confiés, leur vocabulaire est pauvre, et il appartient le plus souvent à l’argot du quartier, au patois du village, au dialecte de la province, qu’à la langue de Racine et de Voltaire. Le maître doit se proposer pour but d’amener ces enfants à exprimer leurs pensées et leurs sentiments de vive voix ou par écrit dans un langage correct. Ils sentent bien que donner l’enseignement du français, ce n’est pas seulement travailler au maintien et à l’expansion d’une belle langue et d’une belle littérature, c’est fortifier l’unité nationale., p. Ibid., p.127.  18)언어를 ‘보물(trésor)’이라는 은유적 표현을 사용한 것은 소쉬르 이전의 뒤르껭이며, 쏘쉬르의 표현을 인용하면 ‘trésor intérieur’, ‘trésor déposé par la pratique de la parole dans les sujets appartenant à la même communauté’ 등이 있다. Bourdieu P. Ce que parler veut dire, l’économie des échanges linguistiques, Librairie A. Fayard, 1982, p.24.  19)이러한 소쉬르의 언어학은 경제학에 비교하면 순수하고 완전한 경쟁을 전제한 그리고 모든 차원에서 상호 위치변동이 가능한 왈라스(L. Walras)적 의미의 순수시장의 경제학과 동일하다. 그러나 현실적 시장은 독점(monopole)과 과점(oligopole)이 존재하듯이 언어사용 시장에서도 불평등이 존재한다.  20)벵브니스뜨는 문화과학의 성립과 관련지어 쏘쉬르 언어사상의 영향을 말하면서 문화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강조한다. “Aucune science de l’homme n’échappera à cette réflexion sur son objet et sur sa place au sein d’une science générale de la culture, car l’homme ne naît pas dans la nature, mais dans la culture.” Benveniste E. Problèmes de linguistique générale, Gallimard, 1966, p.44.

    3. 언어적 아비투스

       1) 아비투스의 특성

    ‘아비투스’란 부르디외가 대중화한 대표적인 용어로 사회적 불평등 구조(les mécanismes d’inégalité sociale)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개념이다. 이것은 개인이 사회적 공간에서 어떤 행위를 실천할 때 나타나는 ‘규율화 된 성향체계’로 요약된다. 톰프슨의 해설에 따르면 아비투스를 구성하는 성향들은 주입되고, 구조화되고, 지속적이며, 또한 생성적이며 영역 전이가 가능한 것으로 다음과 같이 그 성격을 설명한다.21)

    첫째, 우리는 점진적인 주입 과정을 통하여 특정한 성향을 습득한다. 특히 어린 시절의 경험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예를 들면 성장 과정에서 식탁에서의 예절 (자세를 바르게 앉아라, 음식을 먹을 때 한입 가득 채우지 마라. 등)을 가족들로부터 교육받는다. 이러한 형태로 주입된 많은 성향들은 문자 그대로 신체를 가공함으로써 그러한 성향은 제2의 천성, 본성이 된다.

    둘째, 이렇게 형성된 개인적 성향들은 특정한 사회적 조건들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면에서 구조화되어 있다. 서로 다른 사회적 계층의 출신들은 서로 다른 성향을 습득한다. 개별적 존재의 특성을 결정하는 사회적 조건들이 아비투스에 반영될 것이며, 그것은 집단적인 유사성과 차별성을 포함한다. 동일한 사회적 환경의 출신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인 동질성을 드러낼 것이다.

    셋째, 신체에 각인된 성향들은 그만큼 거의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며, 그것을 분명하게 인지하거나 의식적인 변형이 어렵다는 점에서 개인적 삶의 전 과정에 지속적이다.

    넷째, 특정한 환경에서 형성되어 지속적으로 작용하는 성향들은 무수한 형태의 실천적 행위들을 발생시키며, 습득 환경과 다른 사회적 여건에서도 다양한 변형 형태로 작용한다.

    그래서 이러한 성격의 아비투스는 각각의 개인들이 사회적 행위를 할 때 실천적 감각(un sens pratique)을 부여한다. 아비투스는 개인의 구체적 행위를 엄격하게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감각적인 지향성을 부여한다. 그러한 감각은 주어진 상황에 잘 부합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게임 감각(le sens du jeu)이다. 이 실천적 감각은 정신적 혹은 신체적 부분 어느 한쪽에 속하는 것일 수 없다. 사회적 구성원들 각각이 나름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은 신체에 각인된 이러한 성향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부르디외는 사회 세계에 대한 신체적 차원의 어떤 지속적인 체계를 ‘신체적 헥시스(l’hexis corporelle)‘라고 한다. 부르디외의 표현에 따르면 신체적 헥시스는 사회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화가 실현된 것이며, 그리고 체화된 것이며, 또한 항구적 성향이 되고, 구체적으로는 자세를 취하고, 말하고, 걷고, 나아가 느끼고, 생각하는 지속적 방식이 된 것이다.22)

    사회적으로 기본적인 통제 대상이 되는 것은 구성원들이 일정한 방식으로 신체, 언어, 시간을 사용하게 강제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들이 교육적 차원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자세를 바르게 앉으세요, 고운말을 쓰세요, 시간을 지키세요. 등의 표현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훈련과정을 매개로 객관적인 사회구조가 체화되고,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세계와 각 개인이 맺는 관계가 선별적으로 구성된다. 그 결합 형태는 개인적 차원에서 거의 의식되지 않은 채 지속된다. 모든 문체적 변이형들의 존재와 마찬가지로 평어와 경어의 사용은 예의(la politesse)에 속하는 것이지만 상대방의 사회적 위상을 인정하는 것이며, 또한 처신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보자면 예의는 정치적 행위이며, 성별, 세대, 계층 등의 사회적 구분을 인정하는 것이다.

       2) 언어적 아비투스

    (1) 습득과정

    언어를 무엇보다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의 활동이자 실천으로 파악하는 부르디외는 그 근본적인 생성원리를 아비투스로 규정한다. 어느 누구도 언어에 대한 관계를 습득하지 않고는 결코 언어를 습득할 수 없다. 개인이 어린 시절의 가족 환경과 계급 조건 속에서 학습과 경험을 통해 누적적으로 형성시켜가는 습성이 아비투스라면, 언어적 아비투스는 그 언어적 층위를 구별한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언어에 대해 갖는 흥미와 태도에서부터 일정한 발음 방식, 특정한 것들에 관해 발화하는 기질, 문법적으로 맞는 담론을 생성시킬 수 있는 기량, 이 기량을 현실화하는데 적절한 발화 조건에 대한 감각 등을 통틀어 가리키며, 언어 실천의 근간을 마련한다.23)

    담화의 가용성(acceptabilité)은 상황 속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담화가 놓여지는 상황 즉, 언어 시장과 아비투스 간의 관계에 의해서 결정된다. 사실 아비투스는 습득 조건뿐만 아니라 사용 조건과도 연관된다. 우리는 단지 듣기만을 통하여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말을 함으로써도 배운다. 일정한 언어시장, 예를 들면 가족들 사이의 언어교환에 있어서도 그 내적 위치에 따라 새로운 구성원에게 다소 합법적 언어 사용과는 차이가 날 수도 있는 언어 사용의 모형을 제공한다.24)

    그리고 우리는 가족으로부터 제공받은 언어적 산물이 다른 시장, 예를 들면 학교와 같은 사회적 공간에서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반복적 경험을 통하여 그 가치를 배운다. 서로 다른 여러 형태의 시장에서 강화되거나 부인되는 언어 사용 과정을 겪으며, 그 가치와 감각을 내면화 한다. 기존의 아비투스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면 우리는 과거에 축적된 아비투스와의 양립가능성을 판단하고 선별적인 재해석 작용을 거치면서 아비투스를 새롭게 한다. 그러므로 개인의 성장에 비례하여 아비투스 변경과 관련되는 새로운 경험의 정보적 효과는 계속적으로 감소된다.

    이러한 언어 사용에 대한 위치 감각, 나아가 사회적 위치 감각은 언어사용의 제한 정도(le degré de contrainte)를 생성하고, 그 정도에 따라 우리는 침묵하게 하거나 혹은 확신하며 비교적 자유롭게 말하기도 한다. 이것은 거듭 강조하지만 실천적 언어 능력은 언어 사용과 그것을 허용하는 사회적 환경과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언어적 산물이 부여받는 시장적 가치에 대한 감각적 판단은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결정하는 기본적 사항이다.

    (2) 계급적 성향

    우리 모두는 사회적 행위자로서 다양한 사회적 공간에서 자신의 고유한 언어적 아비투스를 바탕으로 담화를 교환한다. 이러한 아비투스는 어느 정도는 사회 위계적인 집단적 공통성으로 나타난다. 그 집단적 유사성 혹은 공통성이 민중어(langue populaire), 일상어(langue courante), 정제어(langue soutenue)의 대립을 형성한다.25) 사회적 계층을 우리는 흔히 우리는 상위, 중간, 하위로 삼분할 수 있다. 쁘띠부르주아지는 중간 계층을 말하는 것이며 이 계층은 상위와 하위의 두 계층과 공유되면서 구별되는 이중적 특성이 있다. 하위 계층은 공식적 상황에서 그들 계층 내부에서 자유롭게 통용되는 언어 사용을 요구할 수 없으며, 단지 차용되고, 변형된 형태에 의존하는 정도이다. 그리고 상위계층은 대체로 담화에 대한 평가 도식과 생산 도식이 일치됨으로써 규범적 언어생산의 안정감을 갖는 다. 그러나 중간계층의 속하는 쁘띠부르주와는 지배 계층의 언어적 속성을 점유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나타나며, 언어 사용에 대한 특별한 불안감과 불안정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다.

    모든 담화 생산자들은 자신의 고유한 언어적 산물의 생산자임과 동시에 소비자이다. 이런 점에서 그들은 과거의 생산 도식을 달라진 시장 환경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 예를 들면 극히 공식적인 언어 시장에 처한 쁘띠부르주와지는 시장의 엄격성에 극도로 예민하며, 동시에 언어적 수정의 필요성을 강하게 판단하고, 언어 사용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른다. 이것은 담화의 생산 도식과 평가 도식이 분리된 상황이다. 즉, 자신의 의지에 상반되어 일종의 분열적 상태에서 자신의 언어적 생산물에 대한 객관적 가치를 강하게 의식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배제하고, 거부하고, 부정하는 노력을 함께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때로는 수정의 정도를 벗어나 부정확에 이를 정도의 과잉 교정을 하거나, 또는 반대되는 방향에서 과장된 편안함, 혹은 초조한 자심감 등의 어색한 태도를 보인다.

    민중적 언어 시장에서의 진솔한 말하기(le franc-parler)는 또 다른 극단의 경우이다. 시장의 필요와 아비투스의 성향이 완전히 일치되는 경우이다. 시장의 법칙이 적용되는데 외적인 제약과 검열이 필요없다. 민중의 진솔한 말하기 방식이 직면하는 객관적 구조는 그 아비투스가 생성된 구조와 일치되는 것이며, 아비투스가 해당 장에 필요한 요구조건을 능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두 경우가 언어 시장의 검열이 나타나는 가장 빈번한 형태이면서 또한 그 검열이 가장 잘 은폐된 채로 존재한다. 미리 검열된 표현적 성향을 갖춘 행위자들에게 발언권이 주어지는 것이다. 발언을 할 수 있는 권력을 갖는 것은 집단의 인정이 전제된, 다시 말하면 집단으로부터 그 말하는 권리를 위임 받은 것이다.

    모든 지배적 표현 방식의 변별적 특징은 긴장 속의 이완(la détente dans la tension)이다. 이러한 담화는 높은 수준의 긴장과 그 형태에 주어지는 끊임없는 주의가 그 특징인, 말하자면 상층부의 언어 문화에 일찍부터 그리고 지속적으로 노출될 때만 습득되는 아비투스이다. 상위 집단의 언어적 아비투스는 일상적인 경우에 까지 적용되어 관련자들의 삶을 양식화한다. 사회적 계층이 높을수록 검열의 정도와 이에 상응되는 형식화, 그리고 긴장의 완화 정도는 계속 증가한다. 이것은 공식적이고 형식적인 경우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민중 계층이나 쁘띠부르주와지의 경우에는 공식적인 경우와 일상적인 경우를 비교할 때 언어 사용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상위 계층의 사람들은 그들끼리 있을 때에도 다른 곳에서는 용인되는 방심, 이완, 파격을 배제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먹고, 말하고 생활하는 방식에 두루 나타난다.

    예를 들면 친구 집에서 양탄자 값을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방식 일테면, Quel beau tapis! Combien vous a-t-il coûté? 는 민중계층에서는 칭찬일 수도 있는 허용 가능한 것이지만, 부르주와 계층에서는 이러한 표현들은 약화된 형태인 Puis-je vous demander combien a coûté ce tapis?로 치장된다. 이것은 언제나 높은 정도의 완화 작용과 그 형식화에 맞는 일관된 노력이 필요한 고도의 검열에 속한다. 교육 혹은 사교 시장과 같이 가장 높은 정도의 시장에서 요구되는 완화 작용의 도구에 숙달되는 것은 사회적 위치가 높을수록 더 많이 필요한 것이다. 즉, 어린 시절 부터 이런 요구에 순응해야 되는 사회적 기호에 노출되는 정도가 많아서 실제로 그 도구를 습득하는 정도에 따라 그 숙달 정도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시장의 검열에 대한 위험성을 미리 예방하는 완곡한 표현들26)의 출현을 부르주와지 말투의 장황함(verbosité)이나 장식, 말하자면 언어적 인플레이션이라고 이해하는 것은 그 실체에 대한 부분적 파악에 불과하다. 라보브의 의도는 민중계급의 말씨에 대한 권리를 회복시키려는 염려에서 아마도 가치 도식을 바꾸려고 했을 것이다.

    (3) 실천 형식

    의사소통의 엄밀한 경제성이라는 관점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피상적이고 한가로운, 즉 장식적인 표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이러한 표현들은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가치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표현들의 과잉성(surabondance)과 무용성(inutilité)은 언어 사용자의 활용 가능한 자원의 폭과 그 자원을 공정하게 처리하는 것을 증명하는 것을 넘어서, 그것은 언어적 차원을 벗어난 실천행위에 속하므로 그 자신은 사회 세계에 대하여 중립적 거리(la distance neutralisante)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이 언어와 세계에 대한 부르주와적 태도의 특징이다. 이것에 대하여 레이코프는 중간적 가치는 올리고 극단적 가치는 내리는 결과를 만드는 것으로, 라보브는 모든 실수와 과장을 피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표현들은 그 고유한 의도, 즉 예상 이익에 대한 거리를 두는 능력을 드러내는 것이다. 또 동시에 이러한 표현들은 그들의 의도에 적절한 거리를 두지 못하고 스스로 그 의도에 이끌려가고 억제나 검열이 없지만, 표현적 충동을 포기하는 사람들과도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언어 사용 차원만이 아니라 여러 차원의 상징을 통하여 이와 유사한 표현 양식이 가치중립성이 요구되는 시장 상황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표현 양식은 일정한 거리두기와 중립화의 필요가 있는 시장에 미리 조정되어 있다. 현실에 대하여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는 것, 그 속에 포함된 다른 계급에 대하여 거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바로 생활양식을 만드는 것이다. 그 소통적 기능을 희생시키더라도 방식, 양식, 형식을 우선하는 실천적 행위의 형식화, 규격화가 생활을 양식화 하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공식적 시장과 사회적 의례에 해당되는 현상이다. 이러한 상황은 소통적 기능이 희생되더라도 공식적 언어 형태를 결정하는 형식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단 상징적 지배(역할)의 수행적 논리가 작용되어야 한다는 조건에서 그렇다.

    (4) 체화된 감각

    민중계층의 신체에 대한 관념은 인위적 만듦(manières, chichis)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형태로 다듬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리고 남성적 가치(virilité)를 우선하는데 이것은 자연적인 것을 높이 평가하는 일반적 성향의 한 차원이다. 라보브는 뉴욕 남성 화자들이 합법적 언어형태의 강요를 거부하는 것은 그들이 말하는 방식에, -말을 할 때 입을 사용하고 목을 사용하는 방식- 남성적 가치를 연결시키기 때문임을 밝히고 있다. 민중적 어법(l’usage populaire)에서 부르주와 어법과 민중 어법의 대립을 여성적/남성적 대립의 연장으로 과잉 적용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여성적인 입(bouche)은 닫혀있고, 잠겨있다. 즉 긴장되고 감시받는 상태에 속하며, 남성적인 입(gueule)은 넓고, 확연히 열려있으며, 벌어져 있다. 즉 이완되고 자유로운 상태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언어 사용에 대한 검열이 여성에게 특별히 엄격하게 적용되는 예들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성적 구별의 일차적 검열이 신체적 차원에로 일반화 된다. 언어시장에 여성들의 존재가 가져오는 결과는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쁘띠부르주와지의 여성들을 풍자한 그림 속에서 부르주와지의 성향들 가운데 오히려 민중적인 모습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은 긴장하고 집중한 신체적 자세에서, -입을 뾰족하게 내밀고, 입술은 뾰루퉁하고- 타인과 세계에 대하여 완전히 일반적인 성향들을 드러내는 신체적 표지인 것이다. 특히 입의 경우에는 고상함과 경멸감(la hauteur et le dédain) 같은 것인데 이것은 식사행위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러한 신체적 표지에는 그들과 구별되는 사림들과의 거리두기도 결부되어 있다.

    이와는 반대로 남성적 입은, 남성적 성향은 민중의 이상에 따르면 그것의 모든 원칙은 예절(manières), 조심성(prudences), 교활함(ruses)을 배제하는 힘에 대한 편안한 확신감에 있다. 또한 이러한 성향들은 그들로 하여금 자연, 본능에 가깝게 자연스럽게 행동하게 하는 것이며, 페어플레이하도록하며, 솔직하게 말하게 한다. 그래서 남성적 입은 담화의 음향적 세기에서, 말하자면 목소리에서 확인되는 언어적, 신체적 완력(la violence verbale et physique)의 능력을 가리킨다.

    남성적 입은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과 스스로에 대한 이미지를 만드는 동일한 원칙으로 상대 화자를 검색, 검증한다.

    민중적 관념 혹은 세계관은 음식물 섭취나 담화의 산출에 동일한 의도를 적용한다. 민중적 관념은 아비투스와 신체적 습성이 하나로 단일화 되어 있음을 잘 보여준다.27) 지배자들의 관점에서 하위 문화에 대한 이분법적 논리는 어렵고/쉽고, 수정 노력/해이-태만, 문화적/자연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사용 언어를 민중 언어(un langage populaire)로 분류하는 판단은 여러 표지들의 총체적인 현상에 대하여 실천적으로 단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표지들이 모두 같은 정도로 의식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러한 표지들은 전형적인 것, 일테면 남불의 [r], ‘-ceusse’ 발음은 그러한 분류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한편 순치된 언어(le langage domestiqué)는 검열이 그 본성이다. 그것은 기름진 말, 진한 농담, 걸걸한 어투를 금지한다. 이 언어의 순치는 신체의 순치와 병행한다. 신체의 순치는 식욕이나 감정의 지나친 표출을 배제한다. 울음, 고함, 몸짓을 제한한다. 이것은 몸을 탈자연화시키는 모든 종류의 훈련과 검열을 받게 하는 것이다. 반면에 마지막 자음 [r]이나 [l]을 탈락시키는 경우의 예처럼 조음이완은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감시에 대한 거부와 연결된다. 솔직하게 말하는 것과도 연결된다.

    21)“Les dispositions qui constituent les habitus sont inculquées, structurées, durables; elles sont également génératives et transposables.” Bourdieu P. Langage et pouvoir symbolique, Editions Fayard, 2001, p.24.  22)“L’hexis corporelle est la mythologie politique réalisée, incorporée, devenue disposition permanente, manière durable de se tenir, de parler, de marcher, et, par là, de sentir et de penser.” Ibid., p.25.  23)적절한 우리말 표현으로 그 내용이 요약된 것으로 판단하여 그대로 인용한다. 이상길, 「피에르 부르디외의 언어관에 대한 비판적 검토, -과학과 상징폭력 논의를 중심으로-」. 문화사회 제 14권, 2013, p.109.  24)가족 통한 언어의 습득은 전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과 친밀해지면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가족적 친밀성은 언어적 차원만으로 구별되지 않는 총체적 행위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따라서 어떤 낱말들이나 표현들이 신체적 모습, 정서적 상태 등과 연합한 영상을 불러일으키며, 이러한 사실로부터 그 표현들을 통한 모국어에 대한 정서적 애착이 의미의 과잉(un surplus de sens)을 포함한다.  25)화계에 대한 정태적 이해는 국내에 소개된 스뚜르제(C. Stourdzé)의 ‘les niveaux de langue’를 참고. 박옥줄, 불어교수법, 1987, 서울대학교 출판부, p211-221.  26)예를 들면 레이코프가 말하는 부르주와 계층의 말하는 특징인 헤지(hedge) 표현의 빈번함이 있다. “sort of, pretty much, rather, strictly speaking, loosely speaking, technically, regular, par excellence.” 그리고 라보브는 “filler phrase, locutions de remplissage”에 해당되는 “such a thing as, something like that, particulary”에 강하게 의존하는 현상이 있다.  27)‘s’en foutre plein la gueule 양껏 먹다’, ‘se rincer la gueule마시다’, ‘se fendre la gueule:너털웃음을 웃다.’

    4. 언어시장(le marche linguistique)

       1) 담화의 가치

    전통적 언어학 이론의 강점인 동시에 약점은 언어 사용의 상황이 언어외적 요소로 간주되어 배제된 점이다. 언어행위의 불가분 요소인 상황의 도입은 랑그에서 빠롤에로 혹은 촘스키식 언어능력에서 언어수행에로의 이행이 자동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즉, 특정한 상황적 조건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언어행위에는 랑그나 언어능력의 개념에 환원될 수 없는 특수한 논리가 개입된다는 것이다.28) 부르디외는 이 ‘상황’의 개념을 ‘언어시장’의 표현으로 대체한다. 따라서 부르디외 식으로 표현을 바꾸면 언어행위는 언어적 생산행위이며, 그 생산물을 거래하는 상황은 언어시장이 되는 것이며, 언어시장에서는 언어자본 자체인 언어적 생산물들이 거래되는 특수한 가격 형성의 법칙이 작용한다. 그러므로 언어시장의 개념에는 그 구체적 의미와 추상적 의미가 함께 포함된다. 사실 부르디외는 특정한 사회적 행위가 발생하는 사회적 공간을 지칭하는 ‘장’(champ)이라는 사회학적 용어를 사용하는데, 언어적 행위에 적용된 장의 개념이 은유적으로 표현된 것이 언어시장이다.

    사회적 행위자의 언어 행위를 결정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언어적 아비투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아비투스가 실현되는 것은 특정한 사회적 상황과 조건이다. 그래서 우리는 개별적 언어행위의 산물인 담화는 언어적 아비투스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아비투스가 적용되는 언어시장과의 특수한 관계의 산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사회적 공간으로서의 장이나 언어시장을 구성하는 것은 다양한 사회적 특성을 갖는 참여자들의 상대적 위상이다.

    시장 참여자의 다양한 사회적 특성은 다름 아니라 특정한 언어적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종류의 소유 자본의 양과 질이다. 부르디외가 말하는 자본은 경제적 재화, 문화적 재화, 사회적 재화를 포함하는 무형의 자산도 포함된다.

    그 범위와 차원이 어떻든 사회적 공간은 참여자들의 갈등, 경쟁, 투쟁의 장소이다. 그들은 각자에게 양적, 질적인 면에서 불평등하게 배분되어 있는 특수한 형태의 자본을 유지하거나 변모시키려 한다. 이러한 언어행위자들은 각각의 실천적 목표가 있으며 또한 승리와 실패의 가능성을 예측한다. 참여자들 각각의 목표와 예상, 그리고 전략이 서로 다르고 다양하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몇몇 기본적인 전제들을 공유한다. 그 기본적 공유 요소들은 그 행위의 가치와 목표, 결과에 대한 전적인 믿음이다. 즉, 언어 행위의 성립은 행위자들 사이의 이러한 합의와 공모을 항상 전제한다.

    언어적 현상에 대하여 부르디외가 시장, 자본, 이윤, 등의 경제 관련 용어들을 사용하는 것은 흔히 일상적인 좁은 의미에서의 경제의 개념을 소위 문화적 차원에 속하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행위에 적용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용어들은 언어행위와 필연적으로 관련되는 특수한 원리를 개념화하기 위한 것이다.29) 일반적으로 언어행위를 포함한 문화적 행위들은 좁은 의미에서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어떤 문화적 행위에 대한 이득과 손실을 구체적으로 비교하거나 정량화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부르디외의 주장은 인간의 모든 실천적, 사회적 행위는 기본적으로 넓은 의미에서의 경제 논리(une logique économique)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30)

    그런데 사회적 행위자들은 다양한 시장 환경에서 특수한 이익을 추구하지만 그 행위가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합리적 계산의 결과인 경우는 극히 희귀한 경우이다. 인간의 행위를 합리적 계산의 결과로 생각하는 것은 역사적 존재로서의 인간, 즉 아비투스에 의하여 이미 일정한 지향성이 있는 행위자의 특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각각의 행위자들은 아비투스를 통하여 지속되는 특별한 사회적, 역사적 산물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행위는 의도적인 계산의 결과로서는 분석될 수 없을 것이며, 아비투스가 시장 상황과 만나면서 발생하는 그 실천적 행위는 두 차원의 가변적 양립 혹은 일치의 정도에 좌우된다. 그 결과 한 개인이 그 일치된 형태가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게 되거나, 말을 잃게 된다.

    담화는 언어 시장에서 그 가치가 결정된다. 그리고 가치의 결정은 가격형성 법칙에 따른다. 담화의 가치는 담화의 생산능력(capacité de production), 점유능력(capacité d’appropriation), 판정능력(capacité d’appréciation)을 포함하는 총체적 언어능력(les compétences linguistiques)의 효력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언어 교환에 참여하는 사회적 행위자들 각각이 자신의 담화에 가장 유리한 평가 기준이 적용되도록 하는 수완에 따라 그 담화의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다. 사회적 행위자들의 차별적 언어능력들 사이의 관계는 담화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시장에서 일어나는 가격 형성에 분명히 영향을 준다. 왜냐하면 언어적 능력의 구성요소들은 이미 사회적으로 범주화되어 특정 가치가 부여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미 담화가 거래되는 다양한 시장들 자체가 사회적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것은 언어적 힘의 관계는 드러난 언어적 차원에서만 완전히 결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또한 말해진 언어, 그 말의 화자들, 그들의 사회적 소속 집단을 통하여 사회적 구조(la structure sociale)가 담화 속에서 그리고 담화를 통한 상호작용에 현존한다는 사실이다.

       2. 담화 분석의 예

    부르디외는 ‘베아른 시장의 연설 예’를 통하여 언어시장의 작동 원리를 분석한다. 프랑스 남부의 베아른 지방어로 문학 작품을 쓴 한 시인의 탄생 백주년 기념식에서 뽀(Pau) 시장이 ‘품위 있는 베아른 말로(dans un béarnais de qualité)’ 연설해서 많은 참석자들이 감동하여 오랫동안 박수갈채를 보냈다는 신문기사를 인용한다.31)

    이것은 연설자인 뽀 시장은 소위 ‘겸양의 전략(la stratégie de condescendance)을 사용한 것인데, 주로 베아른어 사용자들인 많은 참석자들이 감동적인 배려로 받아들인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부르디외의 분석에 따르면 첫째, 참석자들은 성문화 되지 않은 법률(la loi non écrite)을 암묵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 법률은 공식적인 상황의 공식적 담화에 허용 가능한 유일한 것은 프랑스어인 것으로 강제하는 것이다. 둘째, 겸양 전략에는 프랑스어와 베아른 말의 위계적 관계로부터 이득을 얻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두 언어 사이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가치의 차이를 상징적으로 부인함으로써 이득을 구한다는 연설자의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그러한 기대가 실현되려면 그 언어행위와 관련되는 모든 사람들에게 두 언어에 대한 사회적 위계 상의 객관적 간극(l’écart objectif)에 대한 공유 인식(connaissance)과 상호 인정(reconnaissance)이 충분한 상태여야 한다. 이러한 조건일 때 그 위계질서를 훼손하지 않은 채로 이와 연결되는 이득이 가능하며, 이 위계에 대한 상징적인 부인에서도 이득을 쌓을 수 있으며, 나아가 이것은 그 차별적 위계를 이용하는 방식도 인정한다는 측면에서 그것을 강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베아른 어로 연설한 시장이 그러한 효과를 얻은 것은 그가 여러 측면에서 우월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즉, 그가 말한 것이 ‘품위있는’ 베아른 어로 칭찬받을 수 있었던 것은 우월적 지위의 언어인 프랑스어 사용에 대한 충분한 능력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말 할줄 모른다’(je ne sais pas parler), 즉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식적인 방식으로 프랑스어를 잘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베아른 지역 농민이 베아른어로 말했다면 그러한 상징적 이윤을 얻기 불가능하다.

       3) 사적 시장과 공적 시장

    담화의 가치는 습득, 생산, 유통, 평가를 모두 포괄하는 생산자, 즉 화자들 사이의 구체적이고 위계적인 권력 관계에 의하여 결정된다. 화자들 사이의 권력 관계는 무수히 존재하지만 이론적으로 우열관계와 평등관계로 구분하여 그 실제를 관찰할 수 있다. 대체로 대화자들 사이의 평등 관계에 가까운 것이 사적인 상황이며, 우열관계가 분명 할수록 공적인 상황에 가까운 것이다. 현실적으로 완벽하게 통일된 단일 언어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부르디외의 예를 인용하면 베아른의 농민 여성이 자신과 엇비슷한 나이의 시골 출신 인부에게는 베아른 어로 말을 건네고, 상점을 운영하는 도시풍의 젊은 주인에게는 서투른 프랑스어로 얘기한다. 두 상황을 비교하면 서로 대등한 언어적·상징적 자본의 보유자들과 그렇지 않은 경우의 비교이다. 이는 동일한 언어적 아비투스의 생산이 시장에 따라서 변화하는 것이며, 담화의 가치를 결정하는 가격형성 법칙에 적용되는 변수들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상황이 공식적이면 공식적일수록 지배적인 언어능력은 그 생산물들에게 가장 유리한 가격형성법칙을 부과할 수 있고 그에 상응하는 상징이윤을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많다.

       4) 이윤의 예상

    담화를 생산할 때 시장의 가격 결정을 고려한다는 것은 사회적 허용 정도를 판단하는 것이며, 이것은 화자가 자신의 담화에 사전 교정과 검열을 거친다는 것이며, 대화 상대자를 통하여 얻게 될 이윤을 예상하는 것이다. 말을 하면서 사회적 행위자들은 그들이 실현하고 있는 의사소통의 가치평가에 참여한다. 그 성격이 친구들 사이의 담화이든 아니면 학술 토론이든 상관없이 그 담화의 속성들은 수용 역량과 시장의 보상과 제재에 대한 예측에 의하여 부분적으로 결정된다. 쉬운 예를 들면 우리는 성인이 유아에게 말을 할 때는 그에 알맞게 조절된 언어 형태를 사용한다. 알아듣기 쉽게 짧은 표현을 쓴다든지 혹은 음성적 변이를 가하거나 한다.

    모든 언어적 기호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유통되면서 가격이 결정됨으로써 그 가치가 실현된다. 그리고 그 가격은 시장의 보상과 제재의 법칙을 따른다. 이 시장의 내재적 법칙에 대한 지식과 인식이 담화의 선택 원칙이며, 화계 구분의 기준이 된다. 나아가 말 할 수 있는 것과 말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한다. 즉, 상황에 따라 말을 다르게 한다는 것은 결국 담화의 조정(correction)과 구별(distinction)로 귀결된다. 다시 말해서 담화 형태의 변이는 시장의 객관적 긴장도, 공식성의 강도에 따라 나타난다. 이것은 합법적 언어에 대한 사회적 거리(la distance sociale)의 정도로서 측정된다. 담화의 형태와 내용, 그리고 그 변이와 위계를 만드는 것은 언어적 아비투스와 언어시장의 관계이다. 따라서 이러한 장치를 통과한 담화 속에는 모든 사회적 관계의 구조가 반영되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부르디외 이론의 특징은 이윤의 예상 행위 자체가 합리적 계산과 의식적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실천적, 상황적 감각에 따르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러한 감각은 거의 체화된 형태로 지속적으로 담화의 생성과 해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 긍정적 양상은 자신감과 편안함이며, 부정적 양상은 어색함과 불안함이다.

    28)모든 언어행위는 상황에 대한 암묵적 참조를 분리할 수 없다. 그 감지 정도가 매우 미약한 예를 들면, 내가 ‘나(je)’라고 할 때 ‘나’라고 발화하는 사람이 ‘나(je)’에 해당됨을 알고 있어야 한다. 신미경, 『사회학의 문제들(Questions de sociologie)』, 동문선, 2004, p.135.  29)“L’acte de langage, du point de vue de sa production peut être considéré comme une expédition et une aventure.” Charaudeau P. Langage et discours, Eléments de sémiolinguistique.(Théorie et pratique), Hachette, 1983, p.50. 샤로도의 의사소통 모형에서 전문은 대화 상대자를 향한 정보의 단순한 언어적 포장(emballage)이 아니라 의도와 아울러 그 외의 다양한 요소들, 특히 대화의 형태와 정당성을 결정하는 묵시적, 명시적 계약을 우선 고려하면서 이루어진 담화이다, 따라서 모든 담화는 의사소통의 목표를 상황적/계약적 범위의 다양한 제약들에 맞추어 조절하려는 전략을 어느 정도 분명하게,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어느 정도 정교하게 원용하고 있다. 장한업, 『새로운 외국어-불어 교육학 개론』, 도서출판 하우, 1996, p.56.  30)문학 혹은 예술 영역에서 추구되는 이익은 다른 영역 일테면 정치, 경제 영역에서의 이익과는 구별되는 일테면 ‘미학적 순수성’ 같은 차별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31)해당 신문은 1974년 9월 9일 ‘La République des Pyrénées’임. Bourdieu P. Ce que parler veut dire, l’économie des échanges linguistiques, Librairie A. Fayard, 1982, p.62.

    5. 나오는 글

    넓은 의미에서의 언어학적 연구는 그 대상의 경계를 계속적으로 확장하고 심화시켜 온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기호체계로서의 랑그의 언어학에서 언어 사용과 관련되는 변수를 수용한 발화론, 화용론, 화행론으로 발전해 왔다. 이러한 발전 방향에서 본다면 부르디외의 언어 행위에 대한 접근은 이러한 전통적인 언어학의 성과와 한계를 선별적,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담화의 구성에 흔적을 남기는 역사·사회적 구조까지도 고려한 포괄적이며, 종합적인 접근이다. 부르디외가 언어학자들에게 주는 충고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32)

    ‘사실 언어학자들은 그들 학문의 구성 한계를 오랫동안 모르고 있었다. 그 동안 그들은 랑그가 작동되는 사회적 관계들 속에 내재된 것을 랑그속에서 절망적으로 찾으려고 애쓰거나, 그렇지 않으면 알지도 못하면서 사회학적 작업을 하는 것, 즉 언어학자의 즉흥적인 사회학이 무의식적으로 도입한 것을 문법 자체에서 찾으려는 위험성이 있음에도 그 이외의 다른 선택은 없었다.’

    부르디외의 언어행위 이론에 의한 언어 연구의 작업은 타학문 영역과의 연계성이 필수적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언어학적 관점의 인간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으며, 사회적 삶과 연관되는 실용적 가치를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외국어로서의 프랑스어 교육은 그 목표가 언어의 실제적 사용이라는 측면에서 부르디외의 언어행위 이론을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는 실천적 영역이다. 예를 들자면 수행적 가치가 동일한 담화의 선택을 결정하는 것은 부르디외의 언어시장의 가격형성 법칙과 이윤의 예상에 의한 것이다.33) 그리고 특히 언어 아비투스의 개념에서 외국어 사용 능력의 습득의 과정과 목표를 이해한다는 것은 외국어를 가르치고 배우는데 있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말하자면 온몸으로 외국어 사용에 익숙해진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모든 차원에서 불평등관계가 심화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언어행위자들인 인간의 존재와 사회에 대한 부르디외의 언어행위 이론의 의미는 다음의 부르디외 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사회적 세상에 대해 아무 말이나 닥치는 대로 늘어놓지 못하게 하는 것, 이것이 내 목적이다. 퐁쥬(Francis Ponge)34)가 말했듯 각자에게 고유한 수사학을 구축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 자기 자신의 고유한 대변이이 되는 것, 말해지는 대신에 말하는 것, 이것은 모든 대변인들의 야심이다.35) 지배적 가치의 강요에 저항하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말에 저항한다는 것, 원하는 것만을 말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차용된 단어들에 의해 발해지는 대신, 사회적 의미를 부여받은 단어들에 의해 이야기되어지는 대신, 혹은 이미 다 논해진 것을 다시 전달하는 대변인들에 의해 말해지는 대신 스스로가 말한다는 것이다. 여러 형태의 통속적 말들에 저항한다는 것은 결국 침묵에 저항하는 일이다. 모든 언어는 내적·외적 검열에 대한 타협의 산물로서, 특정 사고의 틀을 강요함으로써 진지한 사상적 성찰을 저해한다.

    부르디외가 밝히는 사회적 언어 행위의 기제가 갖는 사회적 의미는 언어행위가 단순히 코드적인 기호 의미의 파악이 아니라 발화자들의 상징적 권력 투쟁이라는 사실임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는 점일 것이며, 이러한 부르디외의 언어이론은 외국어로서의 프랑스어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전환의 토대가 될 수 있다. 즉, 그것은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정신적 작용으로서의 언어행위에 대한 전통적 인식에서 신체적, 사회적 행위로서의 인식으로 전환할 할 수 있는 이론적 바탕이 된다.

    32)“En effet, aussi longtemps qu’ils ignorent la limite qui est constitutive de leur science, les linguistes n’ont d’autre choix que de chercher désespérément dans la langue ce qui inscrit dans les relations sociales où elle fonctionne, ou de faire de la sociologie sans le savoir, c’est-à-dire avec le danger de découvrir dans la grammaire même ce que la sociologie spontanée du linguiste y a inconsciemment importé.” Bourdieu P. Ce que parler veut dire, l’économie des échanges linguistiques, Librairie A. Fayard, 1982, p.14-15.  33)1). Ne fumez pas, s’il vous plaît! 2). Je suis obligé de vous demander d’éteindre votre cigarette. 3). Arrêtez de fumer 4). Vous seriez gentil de ne pas fumer. Excusez-moi, la fumée de cigarette m’incommode. 5). Il est interdit de fumer. 등의 표현을 선택하는 기준.  34)말에 저항하는 기술을 가르친다는 것, 원하는 것만을 말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친다는 것은 유용한 일이다. 각자에게 고유한 수사학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친다는 것은 공공의 안녕에 속하는 일이다. 신미경 『사회학의 문제들(Questions de sociologie)』, 동문선, 2004,, p. 19. 퐁쥬의 인용문 재인용.  35)신미경, 『사회학의 문제들(Questions de sociologie)』, 동문선, 2004, p.19-21.

참고문헌
  • 1. 신 미경 2004 『사회학의 문제들(Questions de sociologie)』 google
  • 2. 장 병기, 김 현권 1998 『소쉬르의 현대적 이해를 위하여』 google
  • 3. 전 성기 2007 『인문학의 수사학적 탐구』 google
  • 4. 장 한업 1996 『새로운 외국어-불어 교육학 개론』 google
  • 5. 정 일준 1995 『상징폭력과 문화 재생산(Language and symbolic power)』 google
  • 6. 최 종철 2005 『구별짓기, 문화와 취향의 사회학 상, 하(La distinction, critique sociale du jugement)』 google
  • 7. 하 상복 2006 『부르디외 & 기든슨, 세계화의 두 얼굴』 google
  • 8. 이 상길 2013 「피에르 부르디외의 언어관에 대한 비판적 검토, -과학과 상징폭력 논의를 중심으로-」. [문화사회] Vol.14 google
  • 9. 홍 성민 2006 「아비투스의 두얼굴: 프랑스 지성사에서 부르디외 학문의 위상」” [프랑스 문화연구] Vol.12 google
  • 10. 최 형민 2005 『언어와 권력 사이의 관계, -부르디외(P. Bourdieu)의 언어관을 중심으로-』 google
  • 11. Bourdieu P. 1977 L’economie des echanges linguistiques [dans ’Langue francaise’] google
  • 12. Bourdieu P. 1982 Ce que parler veut dire, l’economie des echanges linguistiques google
  • 13. Bourdieu P. 2001 Langage et pouvoir symbolique google
  • 14. Boyer H. 1996 Sociolinguistique, Territoire et objets. google
  • 15. Boyer H. 1989 Nouvelle introduction a la didactique du francais, langue etrangere google
  • 16. Charaudeau P. 1983 Langage et discours, Elements de semiolinguistique. (Theorie et pratique) google
  • 17. Charmeux E. 1989 Le bon francais et les autres normes et variations du francais d’aujourd’hui. google
  • 18. Encrve P. 1977 Presentation: Linguistique et sociolinguistique [dans ’Langue francaise’] google
  • 19. Francois F. 1980 Linguistique google
  • 20. Hagege C. 1985 L’homme de paroles, Contribution linguistique aux sciences humaines google
OAK XML 통계
이미지 / 테이블
(우)06579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201(반포동)
Tel. 02-537-6389 | Fax. 02-590-0571 | 문의 : oak2014@korea.kr
Copyright(c) National Library of Kore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