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내담자의 반복적 자해행동의 의미탐색

Exploring the Meaning of Repeated Self-injurious Behavior in Youth Cli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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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본 연구는 반복적으로 자해를 하는 청소년 내담자를 대상으로 이들의 자해행동의 경험과 의미를 이해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위해 반복적 자해행동의 어려움을 지닌 4명의 청소년들에게 자해 경험을 묻는 반구조적인 질문형식으로 심층면담하고 현상학적 방법으로 분석절차를 거쳐 자해행동의 경험과 의미는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연구 결과 자해행동의 경험과 의미에 대하여 28개의 주제와 8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 8개의 범주는 ‘감추고 싶은 마음’, ‘충동적으로 그냥’, ‘강한 중독성’, ‘스스로 고통을 처리’, ‘화를 진정시킴-자동차의 에어백’, ‘상처를 통한 자기 위로’, ‘확실한 감정전달’, ‘대리적 고통-고통으로 고통을 견디기’로 나타났다. 반복적으로 자해를 하는 청소년들은 자해행동을 통해 심리적 고통을 스스로 처리하여 힘든 마음을 위로하고 있었으며, 주변에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과 동시에 이를 감추고 싶어 하는 상반된 태도를 가지고 있었으나, 다른 대안적 방법이 부재한 상황에서 자해가 반복되는 중독적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반복적인 자해행동을 하는 청소년 내담자에 대한 상담적 의의와 제한점을 제시하였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understanding experience and meaning of the youth client committing’s repeatedly self-injure. We interviewed four students aged from 15 to 18 having those experiences. The interview data were analyzed using phenomenological method in order to uncover their self-injurious behavior experiences and those meanings. Results showed that repetitive self-injurious behavior experiences and those meanings could be classified into 28 concepts and 8 categories. Eight categories were ‘wanting to hide’, ‘just impulsively’, ‘strong addiction’, ‘self-treatment of pain’, ‘soothe angry-car airbag’, ‘self comforting through self-injury’, ‘clearly express feelings’ and ‘vicarious suffering-to endure the pain with suffering’. Self-injurious youths were comforted their own painful mind through self-injurious behavior as self treatment of psychological distress and were maintained addictive properties of repeated self-injurious behavior because of absence of an alternative way. Finally implications for counseling youth committing self-injurious behavior repeatedly and limitations of the current study are discussed.

  • KEYWORD

    청소년 내담자 , 비자살적 자해 , 현상학적 분석

  •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2013)에서 발표한 상담경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자살 및 자해 시도 상담은 2008년 0.5%, 2009년 0.7%, 2010년 2.8%, 2011년 1.0%, 2012년 3.1%로 5년 동안 6배 이상으로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2013)의 ‘2013위기 청소년 포럼’에서도 청소년 응답자의 33.2%가 자해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여, 청소년 현장에서 청소년 자해 사례의 증가를 보고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자살을 시도하기 전에 먼저 자신과 자신의 삶에 대해 비관과 혐오감을 느끼게 되고, 자신의 몸을 학대하면서 자해와 연결되거나 심한 자해행위의 결과 자살시도로 이어지기도 한다(강경미, 2010). 때문에 높은 자살률과 자해행동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자해로 인한 심각한 상처와 고통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자신에게 상해를 가하는 반복적인 특성으로 상처의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상처부위의 감염이나 이차적 질병을 야기해서 심각한 안전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최정윤, 박경, 서혜희, 2006).

    일반적으로 자해는 주로 청소년과 초기 성인기에 주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는데(Fortune & Hawton, 2005), 보통 12〜14세에 자해를 시작하는 비율이 가장 높으며(Klonsky & Muehlenkamp, 2007), 18〜25세에 가장 높은 위험을 나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Rodham & Hawton, 2009). 임상집단의 경우엔 유병율이 성인은 21%, 청소년 및 대학생은 30〜40% (Briere & Gil, 1998; Darche, 1990; Jacobson & Gould, 2007), 비임상 집단(병원, 상담기관 등에 서의 서비스를 전혀 받지 않은)에서는 성인의 4〜6%(Briere & Gil, 1998; Klonsky, Oltmanns, & Turkheimer, 2003), 청소년의 15〜20%, 대학생의 12〜17%(Heath, Schaub, Holly, & Nixon, 2009; Heath, Toste, Nedecheva, & Charlebois, 2008;Whitlock, Eckenrode, & Selverman, 2006)가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자해를 경험하는 것으로 되었다. 영국의 경우 1990년에서 2000년 사이에 자해행동의 비율이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Hawton et al., 2003), 해외의 자해관련 선행연구들을 보면 주로 미국, 영국 등에서 자해문제의 심각성과 더불어 자해의 진단, 치료, 예방을 위한 다양한 연구와 논의들이 진행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동훈, 양미진, 김수리(2010)가 진행한 청소년 자해에 관한 문헌연구에서 1967년 부터 2010년까지 자해를 주제로 진행된 국‧내외 학술논문과 단행본을 살펴본 결과 국내 문헌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나 자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나 실태조사도 현재 미비한 상태이다. 국내에서는 통계자료에서도 자살과 자해의 개념조차 구분되지 않으며, 자해와 관련된 실태조사가 미비하므로 추후 명확한 실태 조사 및 자해에 대한 예방 및 적절한 개입을 위한 연구들이 요구된다.

    자해는 자살의 의도 없이 자신의 신체 조직에 상처를 입히는 행위이다(Favazza, 1998). 자살은 보통 치명성이 높은 단일한 방법으로 죽음을 선택하지만, 자해는 치사율이 높지 않은 다수의 방법을 택하는 보다 만성적인 행동 (Favazza, 1996)으로 자살과 자해는 질적으로 다른 형태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자해와 자살의 가장 큰 차이는 자살은 자신의 삶을 끝내려는 시도이며(Gollust, Eisenberg, & Golberstein, 2008), 자해는 자신의 심리적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해 치명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자신의 신체에 해를 가하는 것으로 결국 삶을 이어나가기 위한 하나의 시도(Conterio, Lader, & Bloom, 1998; Walsh, 2006)라는 점에서 분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해행위와 자살의도의 구분에 있어 죽을 의도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 행위에 의해 죽을 가능성을 당사자가 인식하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 자해행위는 죽을 의도가 없다는 것이 전제가 되지만 실제로 죽을 의도가 애매하거나 중간적인 경우가 많고, 더욱이 은폐되거나 과장되기 때문에 자해행위에서 자살의도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이동훈 외, 2010). 현재에도 자해와 자살의 관계는 복잡해서 그 구분에 여전히 중대한 혼란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자살의 의도는 없으나 반복적으로 자신의 신체에 상처를 입히는 행위로 자해를 정의하고자 한다.

    이토록 자해는 매우 복잡한 현상으로 연구자나 임상가들 사이에서도 용어 사용에 많은 혼란이 있어 왔다. 선행연구들을 검색해 본 결과 ‘self-injury’와 ‘self-harm’은 서로 중복되어 사용되고 있었으며, self-mutilation(자기 신체절단), deliberate self-harm syndrome(고의적 자해증후군), self-abuse(자기학대), self-wounding(자기부상), non-suicidal self-injury(비자살적 자해), parasuicide(준자살행위) 등의 다양한 용어들로 자해라는 현상이 설명되고 있다. 때문에 Nock(2010)은 이러한 용어의 명확성과 일관성의 부족으로 인해 현장에서 임상가나 연구자들이 자해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근까지도 미국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APA)의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 DSM-Ⅳ)와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의 국제질병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 ICD-10)에서는 자해에 대한 진단기준이 제시되지 못하다가, 최근 DSM-5(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에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태(Conditions for Further Study)의 범주에 자해를 비자살적 자해(Non-suicidal selfinjure:NSSI)라는 하나의 진단명으로 분류하였다. 이는 자해에 관한 연구가 아직까지는 시작단계이지만, 앞으로 자해의 심각성 및 치료와 예방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DSM-5의 주요 진단기준은 지난 12개월 동안에 적어도 5일 이상 자해행동을 보여야 하며, 손톱을 깨무는 것처럼 사소한 것이나, 사회적으로 용인된 행동(피어싱이나 문신등)이어서는 안 된다. 또한 자살 의도가 없는 비자살행동이어야 하며, 당사자의 자기보고나 치명적이지 않은 자해행동이 반복적으로 관찰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자해행위들은 자르기, 태우기, 때리기, 물기, 심각하게 긁기 등이며(Gratz & Chapman, 2007), 좀 더 다양하게는 피부 베어내기, 신체일부 자르기, 머리 흔들기, 피부 태우기, 상처 딱지를 뜯거나 상처의 치료를 방해하기, 피가 나도록 긁기, 머리카락뽑기, 깨물기, 고통을 가하는 문신, 바늘이나 핀 등을 찔러 넣기, 피부 벗기기, 날카롭거나 독성이 있는 물질을 삼키기 등의 행동들이 나타난다(Conterio et al., 1998; Farber, 2000; Smith, Cox, & Saradjian, 1999; Walsh, 2006). 청소년의 경우 자해행동의 80%가 날카로운 것으로 피부를 베거나 찌르는 행동으로 보고되었다 (Conterio et al., 1998; Ross & Heath, 2002; Yip, 2005). 인터넷으로 ‘청소년 자해’를 검색한 결과, 미국에서 청소년들의 자해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자신의 몸을 칼로 베고, 종이 클립, 스테이플러, 연필 심 등의 날카로운 물체를 몸에 찔러 넣거나(헬스로그, 2008, 12, 10), 자신의 피부 속으로 유리조각이나 바늘 등을 일부러 집어넣는 새로운 형태의 자해 미주한국일보, 2010, 9, 9)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청소년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사이버 자해(Cyber self-harm)는 인터넷 문화가 발전하면서 온라인상에서 익명성이라는 가면 뒤로 악플, 사이버 왕따 등 상대에게 피해를 주던 사이버 블링(Cyber bullying)을 넘어, “나는 못생겼어,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야, 나는 사랑받지 못해.”라는 스스로를 비하하고 따돌리는 현상이다(시사뉴스투데이, 2014, 3, 5). 이렇듯 다양하고 심각한 수준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내는 자해는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뿐만 아니라 시도하는 과정에서 자칫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매우 위험하다.

    청소년 자해는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복잡하고 다중적인 현상이며(Farber, 2000), 다양한 결손과 결핍으로 인한 촉발 요인과 동기, 그리고 공존장애의 문제들이 포함되어 있는 복잡한 과정이다(Thompson & Henderson, 2007/ 2009). 특히 자해는 해리, 감정표현불능증(alexithymia), 정신적 외상(Zlotnick, Mattia, & Zimmerman, 2001), 아동기 학대나 방임 (Bernstein et al., 2003)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는데, 언어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대신에 자해행동은 몸에 상처를 새김을 통해 자기처벌과 자기혐오를 표현(Zila & Kiselica, 2001)하고, 주변사람들의 돌봄을 유도하거나 (Favazza, 1996), 힘든 현실을 도피하는 기능 (Klonsky, 2011)을 갖기도 한다. 상처를 내는 행동은 고통스러운 기억이나 플래시백을 차단하여, 힘든 감각을 마비시키고, 부정적인 정서를 조절, 완화하는(Briere & Gil, 1998; Gratz, 2003; Linehan, 1993) 기능을 하기도 한다. 치명적인 자살시도와 타인에 대한 공격성을 피할 수 있으므로 스스로 통제감과 살아있음을 느끼고(Erin & Miriam, 2009) 나아가 자신의 존재를 확인(Sutton, 2007)하게도 한다. 이렇듯 자해행동은 신체적 고통을 일으켜 심리적 고통을 조절하는 다소 양가적이고 모순적인 기능들을 지니고 있으므로 자해라는 현상에 개입할때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의 양상만을 보고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보다 다각적으로 살펴야하며, 더불어 국내에서도 청소년 자해 연구들을 통해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국내의 자해관련연구를 살펴보면 주로 자폐 아동 또는 정신지체와 같은 발달장애 아동들의 상동증적 형태의 자해행동을 중심으로 진행된 연구(김신자, 1990; 이숙, 2000; 이지선, 2007; 전인순, 2007)가 대부분이다가, 최근 들어 자해관련 검사도구의 번안 및 타당화 (권채령, 2013; 권혁진, 2014; 임의진, 2010), 청소년 우울증 환자의 자해 영향 요인(김란, 2014; 예덕해, 2012), 청소년의 자해 영향 요인 (이혜림, 2013), 대학생의 자해 영향 요인(권혁진, 2014)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자해는 어느 사회에서나 흔히 발생하는 행동이지만 수치스러운 행동으로 여겨져 잘 알려지지 않고, 은밀히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히는 행동이기 때문에 가족이나 사회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특성을 보인다(이동훈 외, 2010). 따라서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로 나타나는 자해라는 현상의 내면적인 의미와 영향요인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해를 시도한 경험을 직접적으로 기술하여 생생하게 드러낼 수 있는 질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며, 연구 참여자의 경험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자 하는 현상학적 연구방법이 적절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반복적인 자해를 경험한 청소년 사례에 대한 심층적인 접근을 통해 자해행동의 경험과 의미를 본질적으로 이해하고, 이들을 위한 보다 실천적인 개입을 위한 자료로 제공되고자 한다. 이는 청소년 자해의 위험이나 특성에 대해 수치화하거나 자해에 미치는 특정한 영향을 검증하거나 효과성을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 참여자인 청소년들의 살아있는 경험의 의미, 즉 현상의 본질을 밝히고 이해하는데 관심을 두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청소년들이 자해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것은 무엇인지, 자해행동이 갖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를 외부자적 관점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내부자인 자해를 경험한 청소년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통해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자해 청소년들은 어떤 경험을 하는가? 둘째, 청소년들의 자해행동의 의미는 무엇인가? 본 연구를 통해 청소년들의 반복적인 자해행동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와 더불어 이들을 위한 추후 연구에서의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방 법

      >  연구 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 선정은 연구자가 관심을 둔 특별한 사례를 의도적으로 선택하는 목적표집(purposive sampling)의 방법을 사용하였다. 목적표집은 연구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모집단을 잘 대표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대상들을 표본으로 추출하는 방법으로 평소에 연구자와 친분이 있는 청소년상담자와 전문상담교사들의 소개를 통해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이들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기준을 정하였는데, 자해 경험이 단회이거나 1년 이상의 과거 경험인 경우에는 경험을 상세하게 회상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나아가 자해행동의 의미를 파악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여 선정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참여자들이 청소년 내담자이므로 윤리적 고려를 위해 상담진행 중인 내담자는 제외하고 상담이 종결된 내담자 중에서 선정하였으며, 참여자들과의 상담을 진행하여 라포가 형성된 상담교사를 통해 연구의 목적과 면담 소요 시간과 과정, 면담 내용의 비밀보장과 관련하여 사전에 구두로 설명한 후에 자발적으로 참가의사를 표현한 참여자들로 선정하였다. 또한 연구 참여를 통해 자해와 관련된 경험에 대한 회상이 심리적 어려움을 초래하지 않도록 면담 이후에도 참여자들의 상담을 진행했던 상담교사들과의 통화를 통해 참여자들의 면담 경험에 대해 확인하였다. 최종적으로 연구에 참여하게 된 연구 참여자들은 인천에 거주하는 청소년 4명으로 이들에게는 첫 면담때에 연구의 목적과 연구 참여에 따른 참여자의 권리와 비밀보장 등에 관한 내용이 명시된 연구 참여 동의서를 안내한 후 연구자와 참여자 각각의 서명을 한 후에 사본을 전달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구성은 중학생 1명, 고등학생 3명으로 성별은 여자 3명, 남자 1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자해행동을 하였고, 학교 Wee 클래스에서 상담을 진행하고 있었다. 표 1은 연구 참여자 배경 정보이다.

      >  연구절차

    본 연구에서는 아래와 같은 절차에 따라 연구를 수행하였다. 자료의 수집은 2013년 10월 30일부터 2013년 12월 20일까지 4명을 대상으로 각 3회1)의 공식적인 개별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은 한 회당 평균 1시간 정도 소요되었으며, 면담용 질문지는 연구자가 자해와 관련된 문헌을 개관하여 작성한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주요 질문내용은 표 2와 같다. 참여자 중 지연(가명)은 1차 면담 후 언어로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며, 글로 쓰는 것이 더 편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여 1회 면담 후 2차례에 걸쳐 연구자가 연구와 관련된 질문을 적어 메일로 보내면, 연구자와 면담을 하듯이 대화체로 작성한 문서자료를 포함하였다. 면담은 참여자들의 편의를 고려하여 참여자들의 학교 Wee클래스의 개인 상담실에서 이루어졌으며, 면담기록은 연구 참여자의 동의를 구하여 MP3를 사용하여 녹음을 하였고, 가능한 면담이 이루어진 당일에 축어록을 작성하였다. 그 과정에서 면담 내용 중 애매하거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나 빠뜨린 부분은 다음 면담 시 질문을 통해 다시금 확인을 하였고, 참여자의 비언어적인 표현과 전반적인 느낌, 특징적인 사항들은 메모를 하여 면담 직후 다시 정리하였다.

      >  자료분석

    본 연구는 청소년 내담자의 반복적인 자해행동의 경험과 이들의 내적 체험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자 현상학적인 연구방법을 채택하여 면담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Giorgi(1985/2004)가 제시한 네 단계 분석 절차에 따라 진행하였다. 첫 단계는 연구 참여자의 경험에 대한 인식을 위해 참여자들의 면담을 녹음한 파일을 반복적으로 들으며 참여자의 말 그대로를 기술한 후에 기술한 내용을 여러 번 읽으면서 전체의미를 파악하였다. 두 번째 단계는 본연구와 관련있는 의미 단위를 구별해 내기 위해 의미있는 진술들, 즉 주제를 찾아내었다. 세 번째 단계는 의미 단위를 통해 연구 참여자의 경험이 의미하는 중심의미, 즉 범주를 연구자의 반성과 상상적 변경 과정을 통해 진술하였다. 네 번째 단계는 연구 참여자의 경험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를 구조의 일관성 있는 진술로 통합하는 단계로, 자해의 심리학적인 구조에 대한 일관적인 기술로 통합하고 종합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단선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순환적 과정으로 도출된 의미가 원자료의 의미를 잘 설명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반복하며 확인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타당도 확보를 위해 연구 결과가 참여자의 진술을 토대로 기술되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자 반복해서 읽어나가는 과정을 거쳤고, 질적연구 강의를 하는 교수 1인과 질적연구 수행 경험이 있는 박사수료자 2인에게 주제와 범주 도출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참여자들의 경험의 의미가 잘 반영되도록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또한 참여자에게 연구결과를 보이고 참여자 검토를 부탁하였는데, ‘자신의 이야기가 잘 반영되었다’, ‘재미있는 것 같다’, ‘자해를 하는 친구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참여자들과의 면담 자료 외에도 면접 중 주요내용이나 참여자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면접의 분위기 등에서 특기할만한 사항들을 관찰일지로 작성하였고, 참여자를 상담하고 있는 전문 상담교사 1인과의 면담 등을 통해 보다 다양한 자료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현상학적 관점에서는 연구자 자신이 연구현상에 대해 가지고 있던 기존의 생각을 주의깊게 반성하고 검토하는 과정이 중요하며, 이것이 연구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연구자의 체험과 더불어 자해에 대한 연구자의 가정과 선이해가 연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반성의 과정을 통해 자해의 의미를 탐색하고자 노력하였다.

    1)Dolbeare and Schuman(1982)은 좋은 면담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세 번 면담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첫 번째 면담에서는 연구 참여자의 경험을 정립하고, 두 번째 면담에서는 연구 참여자로 하여금 자신의 경험속에 일어났던 맥락 속에서 그 경험의 세부적인 내용을 재구성하도록 하며, 세 번째 면담에서는 연구 참여자로 하여금 경험이 갖는 의미를 반영해 보도록 격려하는 것이다(김영천, 2013에서 재인용).

    결 과

    연구 참여자들과의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29개의 주제와 8개의 범주로 나타났다. 이를 정리한 결과는 표 3에 제시된 바와 같다.

      >  자해행동의 의미 구성요소

    감추고 싶은 마음

    참여자들은 자해 이후 자신의 신체에 남겨진 상처를 의식하고, 주변에게 그들의 상처를 감추기 위해 일부러 긴 옷을 입거나, 모자를 쓰고, 양손을 항상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는등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었다. 주변에서의 평가, 즉 자신의 자해행동을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한 두려움은 상처를 감추는 행동으로 나타났다. 어렵게 자해를 드러냈으나 자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자신을 나쁘게 보지 않을지에 대한 걱정으로 더욱 감추게 되었고, 행동에 대해 질책하거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여지는 등 결국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되어 좌절을 하였다. 나름대로는 정서적인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해 선택하는 하나의 대안이지만 참여자들도 자해행동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은, 혹은 감춰야 하는 수치스러운 행위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자해를 통해 한편으론 자신의 심리적 고통을 드러내고 주변에서 자신의 힘든 마음을 알아주길 기대하는 마음과는 대조적으로 자해의 양가적 특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충동적으로 그냥

    참여자들은 의도적이거나 계획적으로 자해를 시작하기 보다는 장난이거나 충동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었다. 충동성은 청소년기에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자신의 행동과 관련된 정보에 대한 주의 집중력이 낮고, 만족지연 능력과 침착성 등이 결여되며, 계획에 의하기 보다는 즉각적인 선택이나 행동을 하는 특성으로 다양한 부적응 행동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으며(하정희, 안성희, 2008), 가출이나 자살 등 주로 위험성이 높은 외현적 문제행동의 방아쇠 역할을 한다(한상철, 2011). 충동성이 높고 자신의 행동의 원인에 대해 분명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청소년기에는 우연히 시작되었던 강한 자극이 이후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는데, 또래의 영향이 큰시기에 친구의 자해행동을 보고 그 뒤부터 따라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강한 중독성

    자해행동은 한번 시작하게 되면 계속 찾게되는 일종의 마약과 같이 멈추기 어려운 중독성의 특성을 지녔다. 자해가 반복되면서 신체적 고통이 처음보다 덜하게 되어 나중엔 감각이 없게 느껴질 정도로 고통에 대한 내성이 생겼고, 심리적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는 방법보다는 즉시적으로 고통을 잊게 되어 후회를 하면서도 반복되었다. 스트레스나 정서적 고통에 직면했을 때 이를 처리하는 다양한 방법을 갖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자해를 통해 긴장이 낮추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을 때 보다 강한 자극이 학습이 되어 다시금 반복적으로 행동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스스로 고통을 처리

    참여자들은 자신의 심리적 고통을 표현하기 힘들어하며, 주위의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보다는 자해를 통해 스스로 고통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차피 자기 신체의 일부이기 때문에 상관없다거나, 분노나 슬픔이라는 부정적 감정을 표현할 만한 신뢰로운 대상의 부재로 친구들에게 조차 어려움을 잘 드러내지 않고 차라리 혼자서 해결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화를 진정시킴- ‘자동차의 에어백’

    자신의 모든 감정을 끝내려고 하는 자살과 달리 자해는 자신의 기분이 나아지기 위해 하는 행동으로 참여자들은 화를 진정시키는 하나의 방법으로 자해를 선택하고 있었다. 상처를 들여다보고 고통을 느끼는 고요한 시간 속에서 스스로 제어되지 않고 피가 거꾸로 솟는것 같았던 분노의 감정을 달래고 진정시키게 된다. 이들은 대부분 대인관계에서 비롯되는 화, 분노 등의 감정을 매우 강하게 경험하고 있었다. 이처럼 자해는 사람으로 인해 상처를 받아 견딜 수 없이 화가 날 때 이들이 평정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처를 통한 자기 위로

    타인을 신뢰하기 어려워하는 참여자들은 자신의 고통을 타인에게 얘기하는 것이 오히려 상대에게 짐을 지울 수 있을 거라고 여기고 있었다. 때문에 남에게 의지하기 보다는 자신의 상황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자신이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상처를 주는 행위가 동시에 위로를 하는 행위와 동일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매우 모순된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참여자들은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느껴지는 외로운 그 순간에 자해라는 고통스러운 선택을 통해 자신의 격한 감정을 달래며 자기 존재를 확인해가고 있었다.

    확실한 감정전달

    참여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심리적 고통이나 화를 언어로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으며, 주변사람들에게 화를 내느니 차라리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어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은밀하게 행해지는 행동이지만 주변의 주의를 끌어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려는 몸짓이기도 하였다. 즉, 상처나 자해의 결과적 행위에 대한 관심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해 이전에 이들이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고 있는지에 대한 위로, 나아가 자신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원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대리적 고통 - ‘고통으로 고통을 견디기’

    참여자들에게 자해는 자신의 심리적인 고통을 또 다른 고통인 몸의 상처를 통해 견디는 과정으로, 몸에 상처를 내는 자해로 인한 신체적 고통보다는 오히려 심리적 고통이 견디기 더 힘들기 때문에 차라리 신체적 아픔으로 심리적 아픔을 잊고자 하는 선택이었다. 이는 자해를 통한 신체적 고통은 관계에서의 갈등, 화, 분노 등의 비교적 긴 시간을 요하는 심리적인 어려움으로부터 이들을 분리시키는 역할을 해주어, 현재의 고통이 그들이 직면했던 문제가 아닌 자해로부터 유발되었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Nock(2009)은 자해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 선택하는 행동이며, 그 과정에서 부정적 정서를 조절하게 된다고 하였다. 또한 자해를 시도하는 대부분은 부정적 정서에 대한 대처전략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해라는 고통스런 대처에 의존하게 된다고 지적하였다. 그 외에도 자해의 정서조절 기능을 제안하는 선행연구들(Chapman, Gratz, Brown, 2006; Joiner, 2005; Linehan, 1993; and Nock, 2009, Selby & Joiner, 2009)과 더불어 구훈정, 조현주, 이종선 (2014)의 연구에서도 정서강도에 의해 촉발된 부적응적 인지정서조절은 우울/불안의 간접 경로를 통해 자해를 유의하게 예측하여, 자해는 우울/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경감시키기 위해 나타나는 행동으로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신체적 고통을 통해 부정적인 정서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견뎌내고자 하는 자해의 기능은 자살시도자처럼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선택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스스로가 신체의 고통을 통해 고통스러운 상황을 극복 해가려는 나름의 대처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적절한 방법은 아니나 고통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이 아닌 나름의 다른 대안으로 부정적인 감정에서 빠져나오려는 선택을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해행동의 의미 구조

    위에 기술된 청소년 내담자들의 자해행동의 의미 구조에 대한 일관적인 진술로 통합하면 다음과 같다. 청소년의 반복적 자해행동은 심리적 고통을 스스로 처리하여 화를 진정시키면서 힘든 마음을 위로하고 있었으며, 주변에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과 동시에 이를 감추고 싶어 하는 상반된 태도를 가지고 있으나 다른 대안적 방법이 부재한 상황에서 자해가 반복되는 중독적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심리적 어려움을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워하였고, 자신의 고통을 나누는 것을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으로 생각하며 차라리 혼자서 고통을 감당하기로 결정하였다. 마치 차가 브레이크가 없이 달리는 듯 분노가 제어 되지 않을 때에도 자해행동은 마치 자동차의 에어백처럼 일시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끊어주고 그 순간만큼은 시원한 공기를 마시듯 심리적 고통을 진정시켜주었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자신만이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고 느껴지면 결국 자해를 통해 자기를 위로하며 존재를 확인하였다. 상처에 대해 자신의 자해행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여질까 두려워 이를 감추고 싶어 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 알아주길 바라는 양가적인 마음도 동시에 갖고 있었다.

    결국 위험하다거나 나쁘다거나 하는 부정적인 낙인이 아닌 진정으로 이들의 얘기를 들어 주고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다. 청소년기는 충동성이 높은 시기로 특별한 의도나 계획을 가지고 자해행동을 시작하기 보다는 우연히 시작하게 되거나, 또래의 자해행동을 모방하여 따라하기도 하였다. 스트레스나 정서적 고통을 처리하는 다양한 방법이 부재한 상황에서 자해를 통해 일시적으로 긴장이 낮춰지고 심리적 고통이 완화되는 경험을 하게 되면 이후에 심리적 어려움에 직면할 때 또다시 반복하게 되는 중독적인 특성이 있었다. 몸에 상처를 내는 자해로 인한 일시적 고통보다는 오히려 심리적 고통이 오랜 시간 참여자들을 힘들게 하므로 자해를 선택하여 마음의 아픔을 대신하는 또 다른 고통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는 힘든 상황에서 자신의 삶을 모두 포기하려는 극단적인 자살행위와는 다르게 나름대로의 방법을 통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심리적 고통을 해결해가려는 또 다른 선택과정이었다.

    논 의

    본 연구는 반복적으로 자신의 신체에 상처를 내는 청소년들의 경험과 자해행동에 대한 의미를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현상학적인 방법을 적용하였다. 이를 위해 반복적 자해행동으로 Wee클래스에서의 상담 경험이 있는 청소년 4명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하고, 자해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바가 무엇인지, 자해행동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구조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해행동의 의미는 ‘스스로 고통을 처리하여 화를 진정시키며 자신의 힘든 마음을 위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피가 거꾸로 솟는 듯이 제어되지 않는 화를 느끼고 있었는데, 권혁진(2014)의 연구에서도 비자살적 자해에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 인지적 요인을 탐색한 결과, 불안보다 분노가 자해빈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자해를 하는 청소년들이 분노조절의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리적 고통에 대처하는 정서조절양식이 얼마나 적절한지에 따라 부정적 정서의 해소에 영향을 끼치며, 나아가 그 사람의 정신건강이 결정될 수 있고(이시은, 2009), 정서조절에 실패할 경우 부적 정서가 강화되거나 과잉 행동이나 행동 억제 같은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이지영, 권석만, 2006). Huband와 Tantam(1999)는 자해를 하는 내담자들이 이전에 의사소통하지 않았던 감정을 표출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치료과정에서 매우 유용함을 보고하고 있으므로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해를 통한 대처가 아닌 부정적 감정을 적절히 분출할 수 있는 감정표현방법을 통해 정서조절양식을 학습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자해행동은 ‘주변에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과 동시에 이를 감추고 싶어하는 양면적인 특성’을 갖고 있었다. 자해를 경험하는 청소년들은 행동의 결과에 대한 수치심을 느껴 상처를 감추려는 마음과 동시에 자신의 심리적 고통을 전달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Saunders, Hawton, Fortune과 Farrell(2012)는 자해 내담자를 대하는 상담자, 임상가, 교사 등의 부정적인 태도는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을 하도록 한다고 지적하였는데, 단지 위험한 행동이라는 자해에 대한 낙인으로 결과에만 주목하여 보호자 및 교사에게 알리는 데에만 급급하기 보다는 이들의 감추고 싶어하는 마음에 대하여 충분히 공감하여 보다 안정적인 관계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들을 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자해 청소년에 대한 개입에서 중요한것은 내담자에게 자신의 자해행동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게 함으로써 이를 통해 자해청소년들이 자신의 회복에 대한 힘과 통찰을 얻고 자해를 그만 두게 하는데 있으며(Martinson, 2002), 특히, 가족의 보호와 또래의 지지행동이 자해 행동을 예방하고 감소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Yip, 2005), 이들이 자신의 심리적 고통을 나눌 수 있도록 부모나 또래와의 소통과 지지를 통해 안정된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자해행동은 ‘충동적으로 그냥’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에는 의도적이거나 계획적으로 시작하기 보다는 주로 칼이나 샤프 등의 날카로운 도구로 자신의 몸에 장난을 하다가, 혹은 자해를 하는 친구를 보고 따라하게 되는 등 충동적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Favazza(1996)는 자해군과 비자해군의 세로토닌(serotonin) 수준을 비교한 연구에서 자해를 하는 사람들이 자해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세로토닌의 수준이 낮다고 지적하였다. 세로토닌은 충동성이나 공격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우리의 몸과 마음이 안정되고 평화로울 때 많이 분비가 된다. 즉, 자해를 하는 청소년들이 보다 충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으며, 이지숙(2013)의 연구에서도 충동성이 높은 청소년일수록 자살사고가 높게 나타나, 이를 통해 충동성을 자해행동의 위험요인 중 하나로 고려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자해를 하는 청소년들의 충동성을 완화하고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넷째, 자해행동은 ‘대리적 고통’으로 자신의 신체의 일부에 상처를 내어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하기 위한 행동이 아닌 오히려 내면의 부정적 정서를 진정시키고 나아가 자신의 심리적 고통을 대신해주는 기능을 갖는 하나의 시도였다는 점이다. 이는 삶을 끝내려는 시도인 자살과는 달리 자해라는 행위를 통해 오히려 정서적 고통을 조절하여 삶에 대한 포기가 아닌 삶에 대한 선택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신의 고통을 완화시키고, 표현하고, 조절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선행연구(Briere & Gil, 1998; Gratz, 2003;Linehan, 1993)들의 결과와도 일치된다. 자해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부정적인 정서를 조절하는 것으로, Bresin과 Gordon(2013)은 부정적인 정서를 감소시키기 위해 자해를 하게 되는 정확한 기제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다양한 선행연구들을 통해 내인성 진통제(endogenous opioid)의 역할에 대해 제안하고 있다. 즉 자해를 하는 동안 내인성 진통제가 분비되어 부정적 정서를 줄이고 긍정적 정서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Trevor과 Juleen(2013)도 자해가 상처가 나면 진통작용을 하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엔돌핀(endorphin)을 분비시키는 진통제(opioid)의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자해 후 경험하는 감각의 안정화 과정이 신체적 부상 후 진통 작용을 하는 엔돌핀이 분비되는 과정과 비슷해서 자해가 고통을 완화시키고 마음을 깨끗하게 해주며 감정을 가라앉혀 주는 것이다(Galley, 2003: 이동훈 외, 2013에서 재인용) 일반적으로 즐거움을 극대화하고 고통을 줄이려는 우리의 자연스런 선택에 반하는 복잡하고도 모순적인 특성을 가지는 자해행동을 보다 세밀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례들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다섯째, 자해행동은 ‘다른 대안적 선택이 부재한 상황에서 자해가 반복되는 중독적인의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Trevor & Juleen(2013)는 자해는 섭식장애, 인터넷중독, 강박적 도박 등의 중독행동에서 나타나는 특성들과 유사하게 강박성, 조절의 어려움, 내성(tolerance), 부정적결과에도 불구하고 지속하려는 중독적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특히 부정적 정서를 조절하는 자해의 기능이 진통제(opioid)의 역할을 통해 내성이라는 중독적 요소가 나타나게 되고, 이러한 과정이 강화되면 다시 자해를 반복하게 되어 마치 약물 사용과 유사하게 중독성을 지니게 된다고 주장한다(Sher & Stanley, 2008). 따라서 스트레스나 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할 때 자해가 아닌 다른 대안적 행동을 선택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상의 결과에 기초하여 본 연구가 가지는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반복적인 자해를 경험하는 청소년 내담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하여 그들이 자해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지향하는지에 대한 질적인 접근을 시도하였다는 것이다. 둘째, 자해라는 특성상 개별적 접근이 어려운 사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점이다. 최근 청소년의 자해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대부분 자해 시도 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될까봐 두려워하며 상처를 감추려는 특성을 갖고 있어 개별적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연구가 용이하지 않다. 셋째, 청소년 자해에 대한 연구가 거의 전무한 상황에 서 진행된 연구로, 추후 청소년들의 자해의 특성, 접근방법, 개입방안 등에 관한 연구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 참여자 4명의 결과로 청소년의 자해 행동에 대한 일반화를 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청소년 자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향후의 연구에서 다양한 연령, 성별, 자해유형등의 대상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질적 연구방법으로 진행되었으나, 추후 자해에 미치는 위험요인과 보호요인, 발달단계, 성차 등에 대한 다양한 양적인 접근의 연구로 청소년 자해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이해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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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 1.] 연구 참여자 배경 정보
    연구 참여자 배경 정보
  • [표 2.] 면담 질문 내용
    면담 질문 내용
  • [표 3.] 청소년의 반복적 자해행동의 의미분석
    청소년의 반복적 자해행동의 의미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