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이상 한파의 발생빈도가 증가하면서 한반도 역시 동절기 이상기후로 인한 폭설과 강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에서 겨울철 도로관리용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염화물계 제설제들이 염화나트륨(NaCl)과 염화칼슘(CaCl₂)이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염화칼슘의 경우, 2000년 이후 수입량이 꾸준히 약 4만-5만톤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동절기 제설제들의 주성분인 염화칼슘은 콘크리트 속 철근과 차체를 손상시킬 정도로 부식성이 강하고, 도로변 가로수와 녹지 심지어 문화재에도 영향을 미친다(Chun and Kim, 1995). 이와 같은 문제들로 인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북미지역, 독일, 스위스, 일본 등의 나라에서도 염화칼슘을 대체하기 위한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특히, 염화물계 제설제들에 함유된 염소이온은 염을 구성하는 양이온에 따라 확산 속도에 차이(Mg> Ca>Li>K> Na)를 보이며, 도심지 인근 하천들에서 염화물 농도가 생물들에게 독성을 나타낼만한 농도로 존재함이 밝혀지기도 하였다. 물 속에 녹은 염화물은 강이나 호수 등에 흘러 들어가면 수중생태계의 파괴와 음용수의 오염, 가로수나 도로변의 식물 생육 및 육상군집의 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토양 내 염화나트륨 함량이 높으면 식물의 세포조직에 이온 축적이 더 많이 일어나는데, 초본식물은 고농도의 나트륨과 염소 이온에 대해 내성을 보이지만 침엽수종들은 제설염에 대한 내성이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Hanes, 1976). 식물 체내에 염 이온이 축적되어 독성농도 임계치 이상에 도달하면, 세포 내 영양소의 균형이 파괴되어 발아한 식물이 고사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Gibbs and Burdeki, 1983). 이와 같이 고농도의 나트륨도 식물에 해를 주지만, 염소이온 축적은 더욱 해로울 수 있다. 특히 염화칼슘은 염화나트륨에 비해 단위중량 당 염소를 더 많이 함유하고 있어, 염화칼슘이 처리된 도로주변 식물들에게 나타나는 독성은 염소의 축적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도로에 처리된 제설제들의 염화물은 대기에서 분진 형태나 차량 이동시 발생되는 바람이나 물 튀김으로 식물과 직접 접촉하거나 토양에 녹아서 흡수되어 전반적인 생장장애, 가지 등의 고사, 식물 자체의 고사를 일으킬 수 있다(Bryson and Barker, 2002; Viskari and Karenlampi, 2000). 도심지 소재 도로변에서 공기 중으로 비산된 염은 육상식물 및 토양 원생생물들에게 독성을 나타낼 정도로 충분하고 토양 및 수서생태계에서의 염 유입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Cunningham et al., 2008). 염화칼슘 3%를 산딸나무 개엽 전 처리하면 잎눈을 쇠퇴시키거나 잎눈의 발달을 지연시켰으며 잎 전개 및 확장율도 감소시켰고, 엽록소 a와 b의 비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Sung et al., 2009).

식물은 환경의 다양한 외생적 스트레스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데, 제설제들의 도로변 수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졌지만 상대적으로 도로 주변토의 염화물 집적 및 작물들에 대한 영향 평가는 연구가 미흡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제설제가 사용되고 있는 도심외곽의 간선도로주변의 농경지를 대상으로 토양의 이화학적 특성을 분석하였으며, 염화물계 제설제들이 주요 밭작물인 보리, 밀, 시금치 등 동절기 재배되는 작물들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였다.

염화물계 제설제들로는 염화칼슘(Sigma Co., USA), 염화나트륨(Sigma Co., USA) 그리고 이들 혼합제들을 준비하였다. 혼합제는 염화칼슘 30% 용액 조제한 후 이 조제액과 염화나트륨을 3:7 비율로 혼합하여 사용하였다.

제설제 3종(염화칼슘, 염화나트륨, 염화칼슘+염화나트륨 혼합물) 각각을 1, 2, 3 그리고 5% 농도로 준비하였다. 페트리디쉬(직경 9 cm)에 여지(Whatman filter paper No. 2, 10 cm)를 깔고 준비된 시험용액을 3 ml씩 처리한 후, 금강밀, 서둔찰보리, 시금치(품종: 프렌드, Friend) 각 종자 50개씩을 올려두고, 온실조건에서 발아율을 5일 동안 3반복으로 조사하였다. 시금치의 경우는 미리 4℃ 저온처리를 72시간 실시한 후, 11일 동안 발아율을 조사하였다. 시험은 5반복으로 이뤄졌다.

본 시험은 작물이 노지에서 자라고 있을 때 주변 도로에 제설제가 처리된 후, 비산이나 자동차로 인한 물 튀김 현상으로 작물에 분무되었을 때 나타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이뤄졌다. 금강밀, 서둔찰보리, 시금치를 포트(직경 6.5/8 cm)에 9월11일 파종하고 약 2주가 지난 25일에 분무기로 준비된 각 제설제 3종(염화칼슘, 염화나트륨, 염화칼슘+염화나트륨 혼합물)을 농도별(1, 2, 3, 5% 용액)로 25회(96.3±0.39 g) 작물에 골고루 분무하였다. 약 1주일 후인 10월 2일에 동일하게 2차 처리를 하였고, 처리 3일 후 반점, 변색, 고사 등의 변화를 농약시험기준에 따른 제초제 약해 평가 등급에 맞춰 평가하였다. 시험은 5반복으로 실시하였다.

본 시험은 겨울철 사용된 제설제들이 농지로 유입되었을 때 작물의 발아나 생육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스페시먼 컵(플라스틱, 직경 6.5/8 cm)에 토양 30 g을 넣은 후 준비한 각 제설제 3종의 시험용액을 30 ml씩 처리하였다. 각 제설제가 처리된 처리구 및 무처리구에 금강밀과 서둔찰보리 종자 10본씩을 파종하였고, 시금치는 20본씩 파종하였다. 4반복으로 실시한 후 2주 동안 발아율을 조사하였다. 또한 약 1개월(31일) 동안 토양 처리에 따른 시험대상 3종 작물들의 생육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발아된 작물들의 지상부 초장을 측정하였다. 31일에 각 처리된 시험구에서 얻은 작물들의 지상부 및 뿌리의 체장을 측정하였고, 최종적으로 건조중량을 측정하여 비교하였다.

제설제 처리에 따른 작물 발아율 및 생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일원분산분석(One-Way Analysis of Variance)을 실시하였는데, 처리군 간 평균값의 비교는 Bonfferoni의 다중검정법을 이용하였다(SAS, 2004). 실험조건 및 방법에 따라 모든 검정은 4반복 이상으로 하였고, 실험결과는 평균값과 표준오차(SE, standard error)로 표시하였다.

제설제 3종에 대한 금강밀과 서둔찰보리 발아는 농도에 의존적이었다(Table 1). 금강밀 발아 영향은 염화칼슘 및 염화나트륨 등이 초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혼합제 처리구는 발아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았다(Table 1). 보리 및 밀의 발아에 대한 각 제설제의 영향은 비슷한 경향을 나타냈다. 염화나트륨의 경우, 염화칼슘보다 낮은 농도인 3% 농도에서 밀과 보리발아에 유의성이 있는 영향을 보였다. 염화칼슘이나 혼합처리제 모두 5% 고농도에서는 밀 발아에 큰 영향을 주었는데, 염화나트륨의 경우 보리가 상대적으로 금강밀에 비해 발아 능력이 더 높았다. 염화칼슘이나 혼합제 처리가 염화나트륨에 비해 금강밀이나 서둔찰보리의 발아율에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주었지만, 발아 후 뿌리 발육이나 줄기 성장에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였다(자료 미제시). 다른 연구보고에서, 강낭콩과 열무 종자의 경우도 0.5% 이상의 염화칼슘이나 염화나트륨 수용액에 노출 시 발아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 것(Lee, 2004)과 비교하였을 때, 밀이나 보리가 상대적으로 염화물계 제설제들에 내성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Table 1.] The effect of calcium chloride and sodium chloride deicers against the germination of wheat and barley seeds

The effect of calcium chloride and sodium chloride deicers against the germination of wheat and barley seeds

시금치는 3종 제설제 노출에 있어 가장 감수적인 면을 보였다(Table 2). 조사기간이 연장되면서 염화칼슘 1%와 염화나트륨 1% 그리고 혼합제 1%는 무처리구와 비슷한 발아 양상을 보였으나, 높은 제설제 농도에서는 밀이나 보리에 비해 훨씬 높은 감수성을 보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염화칼슘을 제외한 2% 이상의 노출 수준에서는 무처리구에 비해 유의 할만한 차이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시금치는 시험한 3종 작물들 중에서 제설제에 가장 민감한 작물임을 알 수 있었다.

[Table 2.] The effect of calcium chloride and sodium chloride deicers against the germination of spinach seeds

The effect of calcium chloride and sodium chloride deicers against the germination of spinach seeds

제설제가 실제 노지에서 자라고 있는 작물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를 판단하기 위해 대상으로 선정한 밀, 보리, 시금치 유묘들에 7일 간격으로 2회 각 제설제를 처리하였다. 이들 시험작물들은 저농도로 처리된 각 제설제들에 의해 아래쪽 잎 또는 잎 선단부가 영향을 받아 고사된 잎이 관찰되었다(Table 3). 이는 처리된 제설제들이 대상 작물들의 잎에 부착되지 못하고, 그대로 흘러내려 하위 잎으로 떨어지거나 상대적으로 많은 양이 잎 선단부에 축적되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작물의 생육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 또한 제설제 5% 혼합 처리구에서 금강밀의 일부 잎이 고사되면서 가장 높은 약해지수를 보였으나, 생육에 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고, 서둔찰보리나 시금치에 대한 영향지수는 상대적으로 훨씬 낮았다(<1.0). 염화나트륨 단독 처리의 경우 모든 작물에서 1 미만의 낮은 약해지수를 보였다(Table 3). 그리고 염화칼슘 단독 처리에서, 밀은 3% 이상, 보리는 5% 이상, 시금치는 2% 이상에서 대조구와 유의성 있는 지수차이를 보였다(Table 3). 이와 같이 염화물계 제설제가 작물 생육에 미치는 영향은 처리 농도 및 작물 종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비슷하게 염화칼슘에 노출된 소나무, 참싸리, 열무 그리고 강낭콩은 농도 의존적인 생존반응을 보였는데 염에 대한 내성은 열무, 소나무, 콩 그리고 참싸리 순이었다(Shin et al., 2010). 특히 염화칼슘에 노출된 참싸리, 열무와 강낭콩 등은 3% 이상의 농도에서 생장저해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옥수수, 양파, 귤, 피칸, 상추 그리고 콩은 염에 심한 감수성을 보이고 목화와 보리는 중간 정도의 내성을 보이며 사탕무와 대추야자는 내성이 강한 종으로 알려져 있다(Greenway and Munns, 1980).

[Table 3.] The damage index of wheat, barley, and spinach seedlings exposed to the mist of deicers

The damage index of wheat, barley, and spinach seedlings exposed to the mist of deicers

토양 내 혼입된 제설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모든 조사작물의 종자는 2% 이상의 농도에서 9일 동안 발아에 영향을 받았다. 금강밀의 경우 혼합제 처리가 염화칼슘이나 염화나트륨 단독 처리에 비해 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5). 서둔찰보리 종자는 1% 염화칼슘과 혼합제 처리구들은 무처리구와 비교시 시간이 지나면서 비슷한 발아율을 보였으나, 염화나트륨은 시간이 지나도 발아율을 크게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금치 종자는 조사작물 중에서 제설제가 처리된 토양에서 발아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조사되었다(Table 4). 이러한 결과는 염, 특히 염화칼슘 농도가 높은 스트레스 환경에서 서식하는 식물들의 발아는 억제되고 또한 발아개시일 역시 지연되는 기존 연구결과들과 유사하다(Khan et al., 2002; Khan and Gulzar, 2003; Phillipupillai and Ungar, 1984). 제설제 용액에 직접 노출된 종자의 발아에 비해 토양에 투입된 제설제가 금강밀의 발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토양 입자에 흡착된 제설제 성분들이 작물들의 발아에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 산림지 인근 토양에 묻혀져 있는 휴면종자를 비롯한 다양한 식물 종자들을 이용한 연구에서 염화칼슘에 의해 농도 의존적으로 발아가 억제되었고, 종풍부도, 종다양도 그리고 식물 군집의 전체적인 생체량이 염화칼슘 농도가 증가하면 감소되는 것으로 밝혀졌다(Shin et al., 2012).

[Table 5.] Growth rate of the shoots of wheat, barley, and spinach exposed to deicers in soil for 31 days

Growth rate of the shoots of wheat, barley, and spinach exposed to deicers in soil for 31 days

[Table 4.] The effect of potassium chloride and sodium chloride deicers in soil against the germination of spinach seeds

The effect of potassium chloride and sodium chloride deicers in soil against the germination of spinach seeds

토양 내 혼입된 제설제들에 노출된 금강밀, 서둔찰보리, 시금치의 성장율은 노출 시간 및 노출 농도 모두에 의존적인 경향을 보였다(Table 5). 금강밀 체장에 대한 제설제 영향은 혼합제 처리구가 다른 단독 처리구들에 비해 더 적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혼합제의 경우는 2%에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생육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보리의 경우 염화나트륨 1% 처리구가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이 우수했고, 2% 이상의 농도에서는 대조구에 비해 15% 이하의 성장율을 보였다(Table 5). 또한 염화칼슘 1%와 혼합처리구 1%에서 보리는 비슷한 성장을 보였고, 혼합제 처리 2% 수준에서도 성장이 관찰되었으나(Table 5), 그 이상 농도에서는 발육이 완전히 억제되었다. 토양 혼입에 따른 제설제에 노출된 시금치가 보리와 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 이상에서 생장이 확인된 경우는 혼합제 처리구 뿐이었으며, 1% 수준에서도 무처리구에 비해 40%이하의 성장을 보였다. 염에 의한 성장 저해는 3% 이상의 염분에 노출된 무 유묘 역시 강하게 성장을 저해 받는 것으로 보고되었다(Bae et al., 2002).

제설제가 토양에 혼입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할 수 있으나, 가장 큰 요인은 교통수단에 의한 제설제의 비산이라고 할 수 있다. 비산에 의해 유입된 제설제가 토양에 혼입되어 작물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잎줄기 및 뿌리 발육에 영향을 미치는 지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금강밀은 시험 제설제 모두에 대해 2% 이상 시 크게 영향을 받았으며(결과 미제시), 단지 1% 처리구들에서 지상부와 뿌리의 발육을 관찰할 수 있었다(Table 6). 혼합 처리의 지상부 발육 상태가 양호했고 뿌리 발육 역시 염화칼슘이나 염화나트륨에 비해 우수했으나, 무처리구에 비해서는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서둔찰보리에 대한 영향은 염화나트륨이 상대적으로 가장 적었고, 2%와 3% 처리구에서도 지상부 및 뿌리의 발육이 관찰되었으나, 무처리구에 비해 5% 정도의 발육 양상을 띠었다. 시금치의 경우는 지상부의 발육이 1% 농도에서 영향을 받았으나, 뿌리 발육은 대조구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Table 6.] The length of the shoots and biomass of wheat, barley, and spinach exposed to deicers in soil at 31 days after treatment

The length of the shoots and biomass of wheat, barley, and spinach exposed to deicers in soil at 31 days after treatment

토양에 축적된 제설제가 밀, 보리, 시금치 생체량에 미치는 영향을 처리 31일 후 건조 무게를 측정하여 상호 비교하였다(Table 6). 제설제 토양 혼입으로 장기 노출된 금강밀, 서둔찰보리, 시금치 등의 건조 생체량을 비교했을 때, 금강밀의 경우 무처리구에 비해 혼합제 1% 처리구가 50% 수준의 생체량을 보였고, 서둔찰보리 역시 40%, 시금치는 20% 수준의 생체량을 보였다. 염 스트레스에 대해 고유의 임계치를 갖고 있는 대개의 식물 종들은 염 독성에 의해 생체량 감소를 일으킨다는 기존의 보고와 본 결과들이 유사하다(Taiz and Zeiger, 2002).

이상의 결과를 볼 때 염화물계 제설제들이 동절기 작물들을 대표하는 밀과 보리와 같은 작물들에 대해 비산을 통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개연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토양에 오염된 염화물들이 그대로 축적되어 잔류한 채 유지되어 장기적인 노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작물들의 발아, 생장, 생체량 감소 등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