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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An Introduction of Hakomi Therapy and Its Application to Korean Medicine
  • 비영리 CC BY-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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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n Introduction of Hakomi Therapy and Its Application to Korean Medicine
KEYWORD
Hakomi therapy , Psychotherapy , Korean Medicine.
  • Ⅰ. 서론

    심리치료는 ‘말로써 하는 치료’라고 불리어 왔다. 하지만 과거 3, 40년 동안 심리치료의 세계에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하코미세라피는 미국의 치료자인 론 커츠(Ron Kurtz)에 의해 80년대 확립된 심리요법이다. 하코미라는 말은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호피족 인디언의 말이며, ‘일상의 여러 가지 측면을 대하면서 당신은 어떤 방면으로 관계를 맺고 있습니까(How do you stand in relation to these many realms)?’라는 뜻의 의미를 갖고 있다.

    실제 하코미는 동양사상 특히 도교, 불교의 영향을 짙게 받아, 불교 명상적인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라고 하는 의식 상태를 활용하여 자신을 찾아가는 프로세스를 정밀하게 진행하여 ‘원조자가 지지하는 명상’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심리요법이다1).

    하코미세라피에서 내담자는 자기가 일어난 일에 대해 어떻게 의미부여를 하고, 어떻게 느끼도록 결정짓고 있는지를 배우게 된다. 즉, 체험을 형성하고 있는 시스템, 다시 말해 Core Material의 존재를 깨닫는 것이다.

    하코미세라피는 여러 가지 핵심 원리로 구성되어 있고, 이 원리들은 임상현장에서 환자와의 상담에 직접 적용하여 보다 효과적인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코미의 핵심원리는 유기성의 원리(Orga- nicity),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비폭력(Non-violence), 심신일원론(Mind-Body Holism), 그리고 전체(Unity)의 원리이다.

    이러한 하코미세라피의 원리들은 한의학과 매우 유사한 면이 많다. 인간을 소우주로 보고 자연과 소통하는 몸으로써, 또한 유기체 스스로의 자연치유력의 회복을 돕는 치료로써, 마음과 몸을 하나로 본 신형일체론적인 한의학적 원리가 그대로 담겨져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한의학에서도 다양한 정신치료방법들이 소개되었는데2), 특히 ≪素問ㆍ移精變氣論編≫3)에 “古之治病者, 惟其移精變氣, 可祝由而已”라 하여 한의학에서는 넓은 의미에서 정신치료를 移精變氣라고 표현을 하였으며, 최근 박4)은 역대 주석을 비교 분석한 연구에서 移精變氣하는 방법이 시대별 사회적 상황, 생활환경, 정신활동 등에 따라 치료방법도 끊임없이 발전과 변화를 거듭해 온 것이라고 주장하여 시대적 접목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한방정신요법이 한의학 고전에 기반을 두고있어 寶庫와 같은 풍부한 정신치료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지만 이를 객관화하고 전수가능하도록 매뉴얼화하는 데는 많이 부족한 점이 있어 왔다.

    이에 저자는 동양사상을 기반으로 서양심리학을 접목시킨 하코미세라피 통해 한의학적 응용과 한방정신요법의 현대적 접목을 시도하기 위해, Ron Kurtz에 의해 출간된 Body-centered psychotherapy: The Hakomi Method1)에 소개된 내용을 중심으로 하코미세라피에 대해 소개하고 한의학적 응용에 대해 비교 고찰하여 약간의 지견을 얻었기에 이에 보고하는 바이다.

    Ⅱ. 본론 및 고찰

       1. 하코미세라피의 목적

    인간은 모두, 자신은 어떤 인간인가, 인생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무엇이 진실로 가치가 있는가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깊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러한 신념에 대해서 의심을 하지 않고, 그러한 신념이 있다는 것마저도 모르며 습관적으로 신념에 의해 행동을 결정한다.

    그것은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모국어를 배우듯이 외부의 사람들과 주고받으며, 그 사람들을 흉내내면서 배웠던 오래된 습관이다. 이미 지금은 그것을 배우던 당시의 어린아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그 습관은 계속된다.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는 깊은 신념과 습관은 감정의 토대가 되어있기도 하고, 정체성과 인간관에 깊이 관여되어 있으며 또한 지금은 전혀 상황에 걸맞지 않는 것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

    하코미 심리치료에서는 행동과 감각과 생각을 만들어 체험을 조직화하고 있는 이 습관과 신념을 발견하고 치료자는 그것을 만들었던 체험을 다시금 불러일으켜서 최초의 체험이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없었던 새로운 체험과 원조를 더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금 상황에 맞는 좀 더 현실적이고 유용한 신념을 만들고 새로운 행동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1).

       2. 하코미세라피의 발생배경

    심리치료는 ‘대화에 의한 치료’라고도 불리운다. 그런데 그 대화의 형태가 지난 삼사십년 동안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과거 심리치료는 자신이 느끼고 있는 것, 인간관계, 과거의 일 등 내담자가 원하는 대로 말을 하는 수준으로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대화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심리치료는 거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생생한’ 체험, 즉 현재의 경험, 특히 감정 표출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라이히언(Reichian) 요법, 사이코드라마, 게슈탈트(Gestalt), 엔카운터 그룹(encounter group) 등이 그러하다. 이런 심리치료들은 단지 경험들에 대해 얘기하는 것에서 벗어나 실제로 그 자리에서 무엇인가를 체험하는 것을 중시하는 방법으로 전환했다5).

    즉 내담자들이 단지 이야기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몸과 감각 속으로, 마음 깊은 곳으로 경험들 속으로 들어가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이러한 초점이동은 경험이 일어나고 있는 그 자리에서의 체험을 의미한다. 이러한 ‘체험’으로의 변화는 바로 구모델의 해체를 의미하였다.

    80년대 들어서자, 펠덴크라이스(Feldenkrais) 요법이나 NLP (Neuro-Linguistic Progra- mming)과 같은 심리치료들은 체험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체험의 형성’이라는 것에 더욱 중점을 두게 되었다. 체험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동시에 그 흐름을 유지시키고 있는 무언가에 도달하여 그것을 이해하는 데에 있는 것이다.

    하코미세라피도 변화하고 있는 심리요법의 하나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발전한 바, 하코미세라피는 자기가 일어난 일에 대해 어떻게 의미부여를 하고, 어떻게 느끼도록 결정짓고 있는지를 배우게 되는 것이다.

    하코미세라피의 창시자인 론 커츠(Ron Kurtz)는 프리츠 펄스(Frits Perls),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 알렉산더 로웬(Alexander Lowen) 그리고 생체에너지학(Bioenergetics), 게슈탈트(Gestalt) 요법, 롤핑(Rolfing) 요법, 휄덴크라이스(Feldenkrais) 요법 등의 신체중심 심리치료와 동양의 도교, 불교 사상, 그리고 20세기 패러다임의 전환인 시스템이론을 통합하여 하코미세라피를 시작하였다6). 특히 동양의 영혼적인 전통이라 할 수 있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와 비폭력(Non-violence)의 원리를 서양의 방법론에 접목시킨 점이 가장 독특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러빙 프레젠스와 치료적인 관계성이 하코미의 중추적인 요소이다. 론 커츠는 프리츠 펄스가 “가능성의 탐구”라고 말한 맥락처럼 심리치료를 “무언가 고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코미에서는 타인과의 감정적인 공감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법과 이러한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음을 전달하는 것을 습득한다. 이러한 새로운 기법은 심리치료와 자기 수련의 수단으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심리치료학자과 하코미 세라피스트에 의하여 이용되고 있다. 하코미 기법의 수련은 미국 전역과 캐나다, 유럽,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으로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우리나라에는 활성화가 되지 못한 상태이다.

       3. 하코미세라피의 기본 원리

    하코미세라피는 조직화되어 있는 현재의 체험(감정, 신체증상, 행동, 이미지, 소리, 감각 등)을 통해 습관과 신념을 발견하는 것이다. 심리치료를 통해 자신이 어떤 상태의 사람으로 있는가를 발견하고 그것을 발견하고 나면 처음으로, 좀 더 현실적인 새로운 신념을 만들고 새로운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 새로운 시도들은 우리를 훨씬 더 풍부한 체험의 세계로 이끌며, 이 체험들은 새로운 신념과 습관의 구축으로 우리를 이끌어간다. 이것이 바로 하코미의 목적이다.

    1) 유기성의 원리(Organicity: Living System)

    치유는 자기를 재창조하는 것이다. 유기성의 원리에 따르면 치유력은 내담자 내면에 있으며, 내담자-치료자 관계 속에서 치유가 이루어진다. 내담자의 성장, 능력의 발휘, 문제의 해결, 여러 가지 일들의 달성과 나아가야 할 길, 이 모든 것들은 내담자 자신 속에 있는 것이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을 도울 뿐이다.

    유기성은 생명체가 스스로를 창조하고 유지하며, 진화를 관장하는 것. 다시 말해 자기조직화를 추진하는 원동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유기성의 원리를 체득하면 자연스러운 과정을 찾아내고 그것을 따르려하게 된다. 과정에 대해 자기 나름의 구조나 시나리오를 가져오는 일을 하지 않고, 오히려 과정의 진행 방향이나 성장의 기원을 찾아 그것을 돕게 된다. 내담자의 그 다음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을 기다리면 된다. 치료자의 관심사에 따른 질문을 할 필요가 없다.

    하코미에서는 내담자의 방어시스템을 가능한 지지하고 인정해주되, 이것이 오히려 성장의 길의 발견으로 이어진다. 테이크 오버가 그러한 기법으로 새로운 단계로 향해가려는 내담자의 자율성을 받아들인다는 치료자의 자세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즉, 유기성의 원리는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각 객체 내에 존재하는 치유의 힘에 대한 신뢰감을 뒷받침하고 있다1).

    2)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The Path of Consiousness)

    마인드풀니스는 원리인 동시에 일종의 변화된 성질의 의식상태이기도 하다. 원리로서는 예부터 있던 명상이나 관상의 가르침을 이어받은 것이다. 마인드풀니스는 의식 내부의 사실성을 그대로 또는 그 자체보다 더욱 사실적으로 인식하는데, 유기성, 개방성, 감수성을 인식하고 노력이 아니라 깨달음을 통한 변화를 창조해가는 과정을 촉진한다.

    마인드풀니스가 하코미에서 사용될 때 그것은 도움이 동반된 명상이라 할 수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마인드풀니스가 사용되면 내담자는 보다 오랫동안 그 때 그 자리에서의 체험에 머무를 수 있다. 체험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 의식이 금방 감정적이 되거나, 편견이나 왜곡되거나, 의도적 행동이 나오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1).

    마인드풀니스 상태에서 사람의 심층에 들어있던 핵심적 신념이 의식의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다. 의식의 수면으로 떠오른 신념을 바라보고 그게 무엇인가를 공부하고 그것을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의식을 가지고 수용적이 되는 태도를 가지면 풍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치료현장에서는 이것을 의도적으로 행함으로써 새로운 체험을 일으키고 실제로 처리하여 미완의 체험을 완수하게 하고 진전시킬 수 있게 된다.

    3) 비폭력의 원리(Nonviolence: Reverence for Life)

    비폭력의 원리란 유기성의 원리에 대한 실천적 해석이다. 흐름에 거스르지 않는 것, 되어지는 대로 맡겨둔다는 것이다. 시스템의 흐름에 역행하여 힘을 행사해도 저항이 있을 뿐이다.

    치료현장에서의 폭력성은 매우 미묘한 곳에서 일어난다. 예를 들어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멋대로 추측하기만 해도 이미 폭력이다. 유기성의 원리에 대항하는 것이 된다. 폭력이란 물리적으로 해를 끼치는 것만이 아니다. 내담자의 인간으로서 모든 인격을 받아들이는 것에 실패했을 때에도 일어난다. 내담자에게는 그 자신만의 역사가 있고, 생각, 이미지, 필요, 소망, 한계, 속도가 있는 것이다. 폭력은 치료자의 자만심이며 다른 이의 치유과정에 자신의 방침을 강요하는 것이다1).

    따라서 비폭력이란 스스로 그러함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자연스러움에 함께 머무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일의 방식에 적극적으로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과정에 끼어들어 방해하지 않고, 마인드풀니스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4) 심신일원론의 원리(Mind-Body Holism)

    심신일원론은 개별적인 것 하나하나가 그 밖의 모든 존재에 영향을 주며, 마음과 몸은 분리되어 있지 않으며 서로 영향을 주며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심층적 신념, 판단 기준이 되고 있는 이미지들과 어릴 적 기억 등이 그 사람의 거동이나 체격, 자세, 움직이는 방법, 표정, 몸짓, 게다가 세포의 신진대사, 면역능력에서 혈류, 신체의 온도분포, 근육 상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리학적 영역의 모든 것에 영향을 준다. 또 다른 한편에는 몸에서 마음으로 끼치는 영향도 있다. 이러한 영향은 흔히 순환적이며 피드백고리들의 작용들을 통해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1).

    심리치료에서는 항상 ‘마음과 신체의 접점’을 대상으로 행해진다. 즉 신념과 체험의 상호작용, 이미지와 정서의 상호작용에 대해 심리치료를 하는 것이다. 때로는 병적인 증상 등도 포함한 신체에 일어나고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을 하며 그 배후에 있는 의미나 신념을 찾는다. 또한 신념이나 의미에 초점을 맞추어 일어난 체험에 대해 탐구하기도 한다. 마음과 몸의 접점을 왕복하며 탐구의 방향을 교체한다.

    5) 전체성(Unity: The Participatory Universe)

    전체성의 원리는 귀속감, 무언가의 일부라는 것, 이야기를 듣는 동시에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는 것과 관계되어 있다. 펠던크라이스, 롤핑, osteopathy, 침치료, 게슈탈트 등 많은 치료들은 통합과 조화를 중요시 한다. 이것은 원자적이고 기계론적인 뉴톤적 우주관과는 다르다.

    동양의 전통적 사상에서는 전체성이 실재이며 우리가 각각 독립된 존재라는 관념이야말로 환상이라고 여긴다. 여기서 ‘자아’란 말에는 자신이 분리되어 있다고 인식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 들어있다. 분리되어 있다고 보는 것은 거짓된 환영이다.

    우리는 자신과 타인을 분리할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을 분리한다. 마음과 몸을 분리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마음조차도 더욱 세세히 분리한다. 마음 자체에도 ‘나’와 ‘내가 아닌 것’과의 분리가 일어난다. 이 하나하나의 분리의 차원에서 전체성, 통합, 조화가 상실된다. 이렇게 나누어진 마음의 조각을 융은 그림자, 페르소나라고 불렀다. 마음을 여러 조각으로 분리하게 될 때, 마음의 어떤 조각은 자신의 것이 아닌 양 그에 대해 무관심하고 귀를 기울이지 않고 보려하지 않고 느끼지 않으려 한다. 될 수 있으면 피하려 한다.

    치료자가 하는 일은 부분들이 상호 대화를 하도록 하는 것으로 몸과 마음이 대화하고, 분절된 마음의 부분들이 서로 대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 방법의 하나로 게슈탈트 심리학에서는 심리극 등을 활용하는데, 이는 숨겨진 부분들로 하여금 직접적이고 공개적으로 말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런 대화 속에서 서로 분단되어 있었던 부분이 의사소통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부분끼리 소통을 재개할 수 있게 되면 부분과 부분의 차이가 해소되고 조화에 이르는 길이 열린다.

    의사소통의 과정을 통해 부분들이 전체로 통합되는 것 그것이 바로 치유다. 윌버에 의하면 “정신은 자율적으로 재구성된다.”라고 하였다. 펠던크라이스도 신경계는 자율적으로 재구성된다고 기술하고 있다. 부분들간에 의사소통이 활발해지면, 자율적으로 가장 무리가 가지 않는 효과적인 형태로 통합해간다.

    치료현장에서는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정신과 몸 사이에 의사소통을 수립하고 고양시키려 시도한다. 마인드풀니스를 활용할 때 우리는 무의식이 보여지고, 들려지고 느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마음과 몸의 접점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것들 간에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낸다. 내면 아이 상태에서 일할 때는 오랫동안 억압되고 침묵 속에 있었던 부분에게 말을 하게 한다. 내담자가 오랫동안 깨닫지 못했던 통찰을 얻게 되고, 의미를 부여하며 자기 수용에 이를 때, 그것은 다른 부분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한 부분이 된다1).

    전체성을 받아들이고 있을 때에는 마음이 수용적이 되고 호기심이 넘쳐흐른다. 인간의 모든 부분 - 마음과 마음, 마음과 몸, 그리고 자기와 우주 - 을 하나로 여기려 할 때, 자신이 타자나 세계와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때, 그것을 아는 것이 치유의 힘이 된다.

       4. 하코미세라피의 기본과정

    하코미에서는 마인드풀니스를 심리치료의 도구로, 비폭력성을 치료자의 기본적 정서태도로 조합하여 사용하는 점이 독특하며, 마인드풀니스 상태에서 불러일으켜지는 체험이 핵심 부분이다.

    1) 마인드풀니스의 확립

    마인드풀니스는 특수한 의식상태로서 자기관찰이며, 자기 안에서 그 순간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는

    [Table 1.] Transitions to Processin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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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nsitions to Processing1)

    것이다. 마음을 개방하여 영향을 받는 것을 적극적으 로 용인하는 상태이기도 하다. 이완된 상태에서 열려 있는 자세로, 방어적이지 않으며 매우 조용한 의식 상태이기 때문에 감수성이 풍부해져 아주 작은 개입 도 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핵심신념에 대 한 정보도 신속하게 수집할 수 있다1).

    2) 마인드풀니스 상태에서 일어난 체험

    마인드풀니스에서 일어나는 체험은 일상적인 체험과 다르다. 그것은 강요되지 않은 자발적인 것으로, 습관이나 체험을 형성하고 있는 core material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그런 체험은 예측 불가능하며, 그렇기 때문에 정보가 풍부하고 흥미로우며 의미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즉, 불러오기 위한 자극과 체험되는 반응과의 관계가 분명해지는 것이다.

    마인드풀니스 상태에서 체험을 불러오는 방법에는 프로브(probe), 공감의 표명, 테이크 오버(take over), 작은 실험 등이 있다.

    이런 방법들을 사용했을 때에 일어날 수 있는 체험에는 이미지, 생각, 감정, 신체감각, 기억, 충동, 긴장, child가 있다1).

       3) 처리로 이행하기 - 체험에 오래 머무르게 하기

    어떤 체험이 일어났다면 그 단계는 그 체험의 처리로 이행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그 체험에 평상시보다 오래 머무르게 하는 방법을 찾으면, 그것에 의해 처리 가능한 상태 중 하나가 나타나게 된다.

    체험에 오래 머무르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우선 간섭하는 일 없이 기다리며 내담자가 자발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혹시 혼란스럽거나 불확실하다면 다시 반복해서 그 체험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도울 수도 있으며, 또한 그 체험에 관한 직접적인 질문을 해서 체험을 깊이 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도 있다(Table 1).

    4) 의식 상태별 처리

    하코미에서는 격한 감정, child, 의미찾기라는 의식 상태를 다룬다. 이것은 지성의 작용이 아니라 무의식과 연결되어 있는 부분을 의식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긴장하고 있는 당신의 몸은 지금 무엇을 말하려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까?’라고 질문을 하고 내담자에게는 생각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자연스럽게 대답이 떠오르는 것을 기다리도록 지시한다.

    격한 감정에 대면했을 때는 내담자가 감정을 컨트롤하기 위해 취하고 있는 자세나 긴장 등 자발적인 행위를 돕는다. child를 대면했을 때에는 child work를 이용한다. 의미찾기에서는 심신의 상관관계를 사용하여, 비언어적 체험과 그 체험에 대한 자발적 언어표현 사이를 넘나든다. 이러한 체험에서부터 시작되어 새로운 체험으로 발전하여 최종적으로는 통찰이나, 새로운 이해가 수반되기도 하고 만족감, 안심, 기쁨 등과 함께 끝난다. 그러면 과정은 통합과 종료단계로 들어간다1).

       5. 하코미세라피의 용어

    1) 러빙프레젠스(Loving Presence)

    심리치료의 과정에서 상대방을 판단하거나 지도하려 하는 유혹을 잠시 접고 사랑과 존경심을 가지고 함께 머물러 있다면 상대방의 심리적 치유는 시작된다.

    사랑과 존경심을 가지고 함께 머문다는 것은 ‘내담자에 대해 호의를 갖고 내담자 존재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 ‘내담자의 내면에 있는 빛나는 부분을 느끼거나 또는 느끼려 하는 것’, ‘내담자를 구제하거나 컨트롤하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러빙프레젠스를 쉽게 표현하면 마치 상대방과 누에고치 안에서 함께 하면서 상대방을 사랑과 존경의 마음으로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이다. 마치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어머니가 갓 태어난 아이의 평온한 모습을 바라보며 침착하면서 사랑을 가득 담은 마음으로 주의깊게 바라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러빙프레젠스 상태에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통해 정신적인 성장의 자양분을 얻을 수 있다7).

    러빙프레젠스에는 다음의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다른 사람과 관계할 때 자신의 마음을 고조시키거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것을 찾으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발견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둘째,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에 의식을 둔다. 셋째, 일어나고 있는 것을 따라가는 자세를 유지하며 끌어당기려고 하지 않는다. 사랑을 채우고, 지금 여기에 있고, 감정이 풍부한 필요한 원조를 하고, 많이 인내하고 친절하고 관대하게 있는 것, 그리고 느긋하게 릴랙스하고 있는 것, 러빙프레젠스 상태가 확실해지면 훨씬 더 많은 것들이 일어나게 된다.

    2) 정신적 성장의 자양분(Spiritual nourishment)

    마인드풀니스 상태에서의 실험에 의해 감정이 포함된 기억 등 무언가 중요한 체험이 일어나면 자신이 어떤 인간으로, 어떤 세계에 살아가고 있는 가에 대해서 그 체험의 의미와 자신이 갖는 마음의 내부구조에 대한 자각이 점점 넓어진다.

    내담자는 이에 대해 자신의 생각, 신념 등을 떠올리고 되새기며 검토하게 되는데 이와 동시에 변화의 프로세스가 시작된다. 이때 떠올려진 기억들은 주로 어린 시절에 겪은 것과 동시에 인생을 지배하는 마음의 내부구조로 자리 잡는다. 그러나 그 당시 무력할 수밖에 없었고 어른처럼 사고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어린아이의 체험과는 달리 그 체험이 마인드풀니스에

    [Table 2.] Some Examples of Contacting the Conten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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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ble 3.] Some Examples of Contacting Present Experienc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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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me Examples of Contacting Present Experience1)

    의해 다시 한 번 표면으로 부상할 때는 치료자가 옆에 있고 그 아이에게 필요한 감정과 마음과 영혼의 서포트가 가능하다.

    어린 시절에는 얻을 수 없었던 사려 깊은 공감과 상냥한 배려, 즉 어린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해가는 데 가장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얻을 수 없었던 마음의 자양분들을 지금 이 자리에서의 체험을 통해 채우는 것이다. 내담자는 이 마음의 자양분을 받으면서 용기를 얻어 새로운 시도를 해보며 비로소 오래된 마음의 내부 구조는 변화하기 시작한다8).

    3) 컨택(Contact)

    컨택은 유대관계를 만드는 행위이며,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일이기도 하다. 유대관계를 맺기 위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있는 것을 치료자가 정확히 표현해야 한다.

    적절한 컨택은 치료자가 내담자를 이해하고 있음을 정확하게 표시하고 그 결과로 신뢰감을 강화시켜준다. 내담자가 컨택을 통해서 치료자의 공감과 이해를 느꼈을 때 비로소 치유를 위한 안전한 장이 만들어진다.

    그때 그 자리에서 일어나는 체험에만 초점을 맞추어 그 순간에 ‘무엇을 하고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이해하고 있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단순히 ‘알겠습니다’라고 하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나타내야 한다. 컨택은 내담자가 표현한 내용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냄으로써 프로세스를 진행시켜준다. 내담자가 그때 체험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해석하지 않고 지극히 간단하고 직선적인 말을 하는 것이 바로 컨택이다(Table 2,3).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내담자는 마음이 편해지고 안심감을 얻음으로 해서 더 깊은 영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즉 내담자는 마인드풀니스 상태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컨택하고 또 그것을 컨택하고 그 반응을 트래킹하고 또 다시 컨택하는 것, 이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심리치료의 프로세스가 원활하게 진행된다.

    4) 트래킹(Tracking)

    트래킹이란 내담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사이에 일어나는 온갖 일들, 특히 이야기에 등장하지 않은 것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잘 파악해가는 일이다. 또한 내담자가 체험하고 있는 것과 그 의미를 알기 위한 단서로서 그것들을 어떻게 읽어낼 지를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치료자는 통상적인 형태로 내담자의 내적 세계로 들어가는 동시에 그 세계를 보다 큰 시점에서 바라보기 위해 그 바깥쪽에도 머물러야 한다. 트래킹이란 의식과 무의식을 전부 포함한 상대방의 인격 전체를 계속해서 감지해 가는 것이며, 또한 그 결과로써

    [Table 4.] Tracking States of Consciousnes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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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cking States of Consciousness1)

    [Table 5.] Example as a Prob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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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mple as a Probe1)

    컨택을 하는 것이다.

    트래킹은 내담자의 체험의 내용과 그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다. 내담자에게 지금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계속해서 인식하는 것, 예를 들어 말하는 방법, 속도, 억양, 목소리의 고저, 얼굴의 표정, 몸짓, 자세, 호흡, 감정의 변화 등이 모든 것이 내담자가 ‘지금 그 자리’에서 체험하고 있는 것을 표현하고 있는 신호이다. 이러한 신호는 내담자의 현재의 체험을 이해하기 위한 실마리이기도 하다. 이것을 계속해서 인지해 가는 것이 바로 트래킹이다1).

    내담자의 내용과 체험을 실제로 공감해보면서 반박자 뒤에서 따라가며(tracking), 내담자의 ‘지금 여기에서의 경험과 느낌’을 감정의 언어로 표현(contact)하며 계속해서 내담자와 함께 머무는 것이다. 감정으로는 내담자에게 공감하면서 의식적으로 현재 내담자의 체험이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Table 4).

    5) 프로브(Probe)

    프로브는 마인드풀니스 상태에서의 실험으로, 체험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의 하나이다. 프로브를 준비하는 데에 시간을 충분히 들인다. 먼저 마인드풀니스를 확립한 다음 거기에 어떠한 자극을 가하여 그것에 대한 반응을 탐구해나간다. 프로브를 사용하는 목적은 체험의 형성 과정을 알기 위한 단서를 찾는 것이다. 내담자에게는 ‘자기 안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를 바라보도록 한다. 마인드풀니스 상태에 있기 때문에 내담자의 의식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거기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것이다.

    프로브는 대화도 아니며 내담자를 위로하기 위한 말도 아니다. 프로브는 거기에서 무언가를 배워갈 가치가 있는 체험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다. 비유하자면 프로브는 일종의 낚싯밥이고 반응으로부터 얻는

    [Table 6.] Target to Take 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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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rget to Take Over

    정보는 낚싯밥을 문 물고기이다. 내담자에게는 ‘자기 안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를 바라보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내담자의 핵심 신념과 관련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말을 마인드풀니스 상태에서 듣게 하고, 그 말을 들었을 때 내담자의 내면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 관찰하고 그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다. 프로브의 말 중에서 어떤 말이 가장 적합한지는 내담자에 따라 다르다. 적합한 프로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내담자의 이야기 내용, 신체 움직임 등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Table 5).

    6) 테이크 오버(Take over)

    테이크 오버란 일련의 테크닉의 총칭이다. 이것은 내담자가 통상 자신을 위해 행하고 있는 어떠한 행위를 치료자가 대신해서 한다. 그것은 상대방이 애써서 하고 있는 한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며 모든 것들을 좀 더 편하게 해주기 위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러 레벨에서 테이크 오버라는 것은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다. 치료자는 다양한 것을 테이크 오버할 수 있다.

    내담자의 저항, 목소리, 긴장, 몸짓, 몸의 자세 등은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의 표현이다. 치료자가 ‘테이크 오버’를 사용하여 내담자가 자신을 위해서 이미 하고 있는 것을 대신 떠맡아서 해줄 때 내담자는 좀 더 자유롭게 되면서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것을 더 깊이 느끼고 자각할 수 있게 된다1)(Table 6).

    테이크 오버는 심리적 안전성에 대한 욕구를 돕고, 잡념을 가라앉히고 감수성을 끌어올리며, 반응과의 사이에 거리를 만들고 그것을 조작하는 것을 돕우며, 내담자과 치료자의 관계성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불안으로 향해 있었던 의식을 그 방어의 대상인 감정이나 충동, 이미지, 기억 등으로 변환시킨다.

    스스로의 체험을 컨트롤하려고 애쓰는 내담자의 노력을 치료자가 테이크 오버할 때 그것은 그 컨트롤을 멈추고 긴장을 풀어주어 보다 감수성이 풍부한 상태가 되어 제어하고 있던 마음이나 체험을 심화시키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테이크 오버 자체가 실제로 막고 있었던 감정을 의식 위로 끌어올리게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것은 억제, 억압, 제어되고 있던 체험을 만나게 되는 직접적인 과정이 된다.

    7) 액세스(Access)

    엑세스라는 말은 정보과학분야에서 빌려온 것으로 원래는 정보를 사용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처리를 의미한다. 하코미에 있어서는 내담자를 어떤 의식상태에서 다른 의식상태로 인도해가는 것을 뜻한다.

    마인드풀니스 상태에서 몸의 어느 한 부분에 의식을 집중하고 무의식이 우리에게 전하는 에너지를 자각하는 것이다. 엑세스를 해가면서 무의식으로부터의 메시지를 받고 그 세계를 더 깊이 알게 되는 것이 목적이다. 마인드풀니스 상태에서 자기 자신이 마음이 가는 몸의 감각을 느껴보고 점차 구체화해간다. 감각, 범위, 상태, 형태, 색채, 재질, 온도, 냄새 등 섬세한 부분까지 구체화 한 뒤 거기에서 전해오는 무의식의 메시지를 알아간다. 액세스를 진행하는 경우도 컨택과 트래킹은 계속된다.

    예를 들어, 내담자가 자신의 몸 전체의 긴장패턴을 알아차려서 그 체험을 심화시키기 위해 질문을 한다. 그것에 대해 내담자는 다양한 부분의 긴장감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마인드풀니스 상태에서 주의깊게 이루어지는 관찰에 근거하면서 때가 되었다면 ‘그 긴장패턴을 통해서 당신의 몸은 무엇을 말하려 하고 있는 듯합니까?’라고 물어볼 수 있다. 그러면 내담자는 ‘손을 대줘’ 하고 말하는 것처럼 실감을 하고 그와 동시에 그 비통한 외침에 상응하는 감정이나 기억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처럼 하코미에서는 몸에서 일어나는 것의 의미를 찾아감으로써 core material에 접근할 수 있다.

    8) 차일드워크(Child work)

    대개의 경우, 심리치료 중에 불러일으켜진 체험은 내담자의 유아기와 관련되어있다. 어렸을 때의 심정이나 일이 생각날 때 동시에 그때의 의식상태도 생각난다. 내담자의 의식상에서 child는 그 인생의 틀을 형성한 과거의 경험 속에 아직 머물러 있는 상태이다. 이 의식상태를 깨닫고 응답할 때 치료자는 상대방의 아이 부분과 직접 이야기를 하고 서로 작용할 수 있는데 이것을 child work라고 한다.

    유아기를 체험한 본인으로서의 child의 의식 상태는 현재 내담자가 성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통상적인 의식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 사람의 모든 말과 행동에 아직 영향을 주고 있는 core material을 만들어낸 것은 child의 체험이다.

    Child는 최면상태와는 크게 다른 의식 상태이다. 거기에는 그 사람이 과거에 그러했던 ‘아이’로서의 의식 상태와 현재의 ‘어른’으로서의 의식도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아이와 어른이 공존한다는 것은 통합을 위한 절호의 기회이다. 내담자는 과거의 아픈 체험을 다시 되살림과 동시에 그것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다. 그것은 아이가 가지는 감정적인 격렬함과 어른이 가지는 윤리적인 능력을 연결함으로써 자신의 역사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이다.

    Child와 work를 함으로써 즉, child편에 있으면서 말을 걸고 포용하고 설명해줌으로써, 위로의 마음을 가지고 참을성 있게 거기에 있어주면 치료자는 child가 가지고 있는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해 느끼는 방법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동시에 어른도 바꿀 수 있는 것이다1).

    치료자는 이 ‘어린 아이’의 출현을 재빨리 알아채고 실제의 어린 아이를 대하듯, 그 아이의 감정에 따뜻하게 공감하고 실제 어린 아이의 인격으로 대하며, 그 당시에는 얻을 수 없었던 따뜻하고 안전하며 위로가 넘치는 체험을 제공한다. 어린 아이가 얻을 수 없었던 이 ‘채우지 못한 경험’을 따뜻한 사랑과 보호 속에서 채우고 나면 어린 아이의 경험은 재구성되고 따라서 핵심 신념도 변화된다. 결국 이 어린아이의 혼란과 상처, 욕구가 충분히 인정되고 현실적인 방법으로 연결되고 나면, 보다 적극적으로 삶을 수용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6. 하코미세라피의 한의학적 이용

    하코미세라피는, 행동과 감각과 생각을 만들어 체험을 조직화 하고 있는 습관과 신념을 발견하고 치료자는 그것을 만들었던 체험을 다시금 불러일으켜서 최초의 체험이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없었던 새로운 체험과 원조를 더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금 상황에 맞는, 좀 더 현실적이고 유용한 신념을 만들고 새로운 행동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같이 미처 알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경험하는 감정, 감각, 신체증상, 생각, 행동패턴 등이 치료자와 내담자의 관계에서 깨닫게 되고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하코미세라피에 대한 한의학적 이용근거와 응용은 다음과 같다.

    1) 心身一如: 정신과 육체는 하나이다.

    한의학에서는 形과 神의 관계를 통해 생명체의 전일성을 표현하고 있으며, 특히 形神관계가 정신과 육체의 통일성을 표현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중요하게 취급하고 있다2). 정신작용은 곧 神의 구체적인 의미로 이해되어 왔으며 정과 기는 相養하여 精과 氣의 협동작용에 의해 발휘되는 것이 신이라 하였다9). 아울러 한의학에서의 질병치료는 정신과 육체를 분리하지 않는 心身一如의 病理觀과 치료이론에 기초하고 있으며 정신치료 또한 그 같은 자연관, 생명관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신의 작용은 육체에 영향을 주는데, 정신작용의 구체적인 표현으로서의 七情, 즉 감정의 편향이나 過極은 五臟의 기능에도 영향을 주어 원활한 생리기능을 손상시킨다고 하였고, 이와 반대로 육체적인 문제 역시 정신에 영향을 준다고 하였다.

    하코미세라피에서는 몸과 마음이 통합을 기본 원리로 한다. 마음과 몸의 상호간의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을 인정을 하고 마음이 가지고 있는 핵심 신념, 어린 시절의 기억 등이 몸에 영향을 주어 그 사람의 거동, 체격, 자세, 움직이는 방법, 근육 긴장 등 다양한 신체의 영역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고, 몸과 마음의 접점에서 심리치료를 진행해나간다. 신체적인 접근을 통해서 마음의 구조를 보고 이와 연관된 신체적인 영역을 짐작할 수 있다. 심리치료에서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정신과 몸 사이에 의사소통을 수립하고 고양시키려고 시도한다. 마인드풀니스를 활용할 때 무의식이 보여지고 들려지고 느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마음과 몸의 교섭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것들 간에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 낸다. 내담자가 오랫동안 깨닫지 못했던 통찰을 얻게 되고, 의미를 부여하며 자기 수용에 이를 때 그것은 다른 부분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한 부분이 된다.

    2) 陰平陽秘와 유기성의 원리

    한의학에서는 ≪素問 生氣通天論≫3) “陰平陽秘”라 하여 음양의 협조와 통일성으로 음과 양이 상대적인 평형상태에 있으면 병이 없고 건강하다는 것이다. 우리 인체는 스스로 정상상태를 유지하려고 끊임없이 昇降高低를 반복하는데, 이를 생체의 항상성이라고 한다. 이런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음양의 통일성으로 인해 인체의 생명활동이 유지되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코미세라피에서는 유기성의 원리를 중요시 생각한다. 하코미에서의 유기성이란 생명체 안에 창조활동, 유지, 진화를 관장하는 것, 다시 말해 자기조직화를 추진하는 원동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생명체는 자기 조직적이고 자기 창조적이며 자기 보전적이다. 유기성의 원리는 생명에 대한 존경과 생명의 자기 치유력에 대한 신뢰를 요구한다. 칼 로저스의 말처럼 사람에게는 자기 치유능력과 자아실현 능력이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는 자기를 통제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결국은 자기를 통제하고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사람들의 성장 과정이 그릇된 것으로 보인다 해도 우리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삶의 과정을 따라야 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 스스로 자신의 진화를 이끌어가는 방식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방임하라는 것은 아니다. 해야 할 것은 그들의 성장의 원천을 찾아 그것들을 지지해주는 것이다. 생명체들은 그들 자신의 길과 목표들을 가지고 있어 그들이 가기를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그들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한 강요에는 그들이 저항한다는 것을 인식하고서, 우리는 그들의 ‘방어’를 인정해두되, 성장을 막기보다는 성장을 지지해줄 수 있는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유기성의 원리를 체득하면 자연스러운 과정을 찾아내어 그것을 따르려고 하게 된다. 과정에 대해 자기 나름의 구조나 시나리오를 가져오거나 하는 일을 하지 않게 되며, 오히려 과정의 진행 방향이나 성장의 기원을 찾아 그것을 돕게 된다. 내담자와 워크를 한 이후에는 그 다음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을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기성의 원리는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각 객체 내에 존재하는 치유의 힘에 대한 신뢰감이 뒷받침 된다. 진정한 자유, 자기 결정, 내담자에 대한 책임 등과 같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거기에 치료자는 단순한 기술자라기보다 치유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8).

       3) 人心合天機: 핵심 신념의 변화

    ‘人心合天機’는 사람의 마음이 우주자연의 기틀에 부합이 된다는 말로, ≪還丹論≫10)에서 “道以心爲用能知運用者 以道觀心 心卽道也 以心貫道 道卽心也是心也 非人心之心乃天心之心也 天之居於北極 爲造化之樞 機者此心也 故斗杓”라 하여, 기질적인 心에 대한 설명보다는 무형적인 心, 즉 마음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는 道의 관점에서 접근을 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여기서 道에 대한 이해는 道로써 心을 본다고 하였는데, 여기서 道라는 것은 자연 스스로 발생하는 치유력이며, 無爲로 표현되는 강력한 힘을 가진 道를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道에 있어서 착각을 배제하고 인간의 마음 속에 착각을 일으키는 감정적인 요소를 淨化해서 우리의 마음이 현실을 바로 보게 하는 것이고 자신의 심신을 관찰 자각하고 몸과 마음을 마음대로 부리는 주체성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하였다.

    하코미세라피에서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핵심 신념을 깨닫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변화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신념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핵심신념이라는 것이 삶을 통해 형성된 착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신념들이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고 우리가 겪는 손해와 고통으로부터 보호해준다. 그러기 때문에 그러한 보호벽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다. 여러 가지 경험들을 통해 세상과 타인과 삶에 대해 일으킨 본인만의 신념을 일반적인 의식 상태에서는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신념의 변화에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마인드풀니스가 필요하다. 마인드풀니스에서 자연스럽게 변화는 일어난다.

    ≪聖濟總錄ㆍ治神≫11)에서는 “凡治病之術, 不先致其所欲, 正其所念, 去其所惡, 損其所恐, 未有能愈者也.”라 하여 즉 “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그 하고자함을 이루어 주고 그 생각을 바로잡아 주고 나쁜 마음을 없애 주고, 두려워하는 것을 덜어 주면 치료되지 않는 것이 없다”라고 하여 병을 치료하는데, 환자의 정신(마음)을 치료하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하코미세라피에서는 내담자가 갖지 못했던 미완의 체험을 통해 정서적 자양분을 얻게 되고, 마인드풀니스의 상태에서 공감과 깨달음이 일어나 내담자의 감정과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던 핵심신념이 변화되어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으로써의 삶, 즉 道에 합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마인드풀니스 상태에서 사람의 심층에 들어있던 핵심적 신념이 의식의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다. 의식의 수면으로 떠오른 신념을 바라보고 그게 무엇인가를 탐구하고 이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무의식의 협력을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마인드풀니스 상태가 아니고서는 무의식의 협력을 얻을 수 없다.

    이러한 마인드풀니스 상태에서 무의식의 협력으로 이끌어 가는 치유의 길을 道라 할 수 있을 것이다.

    4) 虛心合道와 마인드풀니스

    ≪莊子ㆍ人間世≫12)에서 “若一志, 无聽之以耳而聽之以心, 无聽之以心而聽之以氣! 耳止於聽, 心止於符.氣也者, 虛而待物者也 唯道集虛 虛者心齋也(너는 마음을 하나로 하라.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으라. 마음으로 듣지 말고 氣로 들으라. 듣는 것은 귀에서 그치고 마음은 현상을 감응하는 데서 그친다. 기라는 것은 텅 빈 상태에서 외물을 용납할 수 있는 것이다. 오직 도는 텅 빈 데에 모이니 텅 빈 마음의 상태가 곧 마음이 가지런한 상태인 것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심재의 관건은 ‘虛’ 자인데 텅 비었다는 것은 곧 생각이 없고 꾀하는 것이 없는 것으로 정신이 편안하고 텅 비어 안정된 것이다. 심재를 통해서는 정신이 사물 밖에서 초연하게 되고 절대적인 안정을 갖게 된다. 또한 ≪莊子ㆍ應帝王≫12)에서 “遊心於淡合氣於漠(담백한 데에 마음을 노닐게 하고 적막한 데에서 기운을 합한다”나 ≪莊子ㆍ列御寇≫12)“虛而?遊(텅 비워 마음껏 노닌다)” 같은 표현들도 모두 텅 비어 공허한 데로 마음을 돌리고, 고요한 데에다 정신을 집중시킨다는 의미로써, 虛心이란 마음을 텅 비워 어떠한 욕망이나 편견 없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비추어 볼 수 있는 마인드풀니스의 상태라 할 수 있다. 또한 ≪東醫寶鑑ㆍ神門≫13)에 "盖心 如水之不撓 久而澄淸 洞見其底 是謂靈明" 즉 "대개 마음은 물이 흔들리지 않고 오래 있으면 맑아져서 그 밑바닥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이것을 영명(靈明)이라고 한다."고 하여 마인드풀니스 상태와 유사개념으로 靈明이란 용어를 사용하였다.

    마인드풀니스는 하코미세라피의 원리인 동시에 일종의 변화된 성질의 의식상태이다. 그것은 유기성, 개방성, 감수성을 인식하고 내부의 예지력이 노력이 아니라 깨달음을 통한 변화를 창조해 가는 과정을 촉진한다.

    마인드풀니스가 하코미에서 사용될 때 그것은 도움이 동반된 명상이라고 부를 수 있다. 세라피의 장에서 마인드풀니스가 사용되면 내담자는 보다 오랫동안 그때 그 자리에서의 체험에 머무를 수 있다. 체험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 의식이 ‘금방 감정적이 되거나, 편견이 나오거나, 왜곡시켜 버리거나 의도적 행동이 나와버리거나 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의식상태의 하나로서 마인드풀니스는 그 자리에서 체험하고 있는 것, 그 때의 의식내용에 초점을 맞춘다. 과거 일은 떠올릴 뿐이다. 떠올린다는 행위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체험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떤 개입도 하지 않고 그것을 관찰하는 의식적인 수용적 태도를 가진다면 잠깐 동안이라도 풍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세라피의 장에서는 이것을 의도적으로 행함으로써 새로운 체험을 일으키고 실제로 처리해나가게 된다.

    ≪東醫寶鑑ㆍ身形≫13)에서 ‘虛心合道’에 대해 “無心則與道合 有心則與道違” 사람이 無心하면 道와 합하는 법이요, 有心하면 道와 멀어진다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마인드풀니스의 상태에서 無爲의 자세로 자연스럽게 내담자의 유기성의 원리를 믿으며 따라가는 것이 치료자의 자세인 것이다.

       5) 以道療病과 비폭력성: 無爲의 道를 통한 치료자와 환자와의 관계

    ≪備急千金要方ㆍ大醫精誠第二≫14)에서 “夫大醫之體 欲得澄神內視 望之儼然 寬裕注注 不皎不昧 省病診疾 至意深心 詳察形候”에서는 大醫의 몸은 정신을 맑게 하고 안으로 보려고 하며, 바라봄에 위엄이 있고, 너그럽고 아량이 있으며 밝지도 말고 어둡지도 않으며, 질병을 살피고 진찰하여 뜻이 마음 깊이 이르러 형상과 징후를 상세히 살펴야 한다고 하였다. 의사 즉 치료자는 항시 마음의 내면을 지속적으로 성찰하고 진료를 함에 있어 소홀하지 말 것을 재삼 당부하고 있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환자와 치료자의 관계에서 치료자 자신을 수양하고 마음을 살펴야 함을 以道療法, 虛心合道라고 한다. 또한 ≪淮南子ㆍ原道≫15)에 “所謂無爲者 不先物爲也 所謂無不爲者 因物之所爲也(소위 무위라는 것은 사물에 앞서서 하지 않는 것이다. 소위 행해지지 않음이 없다는 것은 사물이 되어가는 바를 따르는 것이다)”라 하여 무위는 곧 앞서지 않는 것이니 경솔하게 나아가지 않는 것으로 자연적인 추세를 따르는 것이라 하였다. ≪淮南子ㆍ修務≫15) “若吾所謂無爲者......非謂其感而不應, 攻而不動者 若夫以火?井, 以淮灌山, 此用已而背自然, 故謂之有爲. 若夫水之用丹 沙之用鳩, 泥之用?, 山之用?, 夏瀆而冬陂, 因高爲田, 因下爲池, 此非吾所謂爲之(내가 말하는 무위는 ....느끼고도 응하지 않으며 공격하는데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만약 불로 우물을 말리고, 회수를 끌어다 산에 물을 댄다면, 자기 힘에 의해 자연을 거역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것을 有爲라고 한다. 만약 물에서는 배를 사용하고, 모래에서는 작은 수레를 사용하고, 늪지를 가는데는 썰매를 사용하고, 산속을 가는 데는 가마를 사용하고, 여름철에는 도랑으로 흘려보내고 겨울철에는 저수지에 비축하고, 높은 곳에는 밭을 만들고, 낮은 곳에는 연못을 만든다면 이것은 내가 말하는 無爲인 것이다).라 하였다. 무위는 바로 주관적인 임의성을 배제하고 자연의 법칙에 따라 하는 것인데, 자연적인 흐름을 거슬러 독단적으로 임의적으로 하면 유의가 되므로, 치료 현장에서 내담자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고려하지 않은 채 치료자 임의의 선택이나 방향 및 치료방침의 설정은 무언의 폭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곧 하코미세라피에서 비폭력적인 치료자의 자세와도 일치한다. 치료자 역시 마인드풀니스의 자세로 시종일관 내담자의 존재 자체의 빛나는 부분을 계속 의식하면서 러빙프레젠스를 하면서 내담자의 자세, 감정, 행동, 생각, 근육의 긴장 등 아주 미묘한 변화까지 놓치지 않고 따라가며 워크를 진행해나가게 된다. 이를 위해선 치료자 역시 끊임없는 성찰과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 대한 연민과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코미세라피에서 치료자는 내담자가 마인드풀니스 상태로 들어갈 수 있도록 의식상태를 따르면서 보살핀다. 마인드풀니스 상태에서 내담자는 점점 더 자신의 내적 경험의 지혜를 캐낼 수 있게 된다. 이때 치료자는 지나치게 도우려 하지 않고 최소한의 도움을 주는 정도로만 개입한다. 내담자가 자신의 경험과 접하면서 가야할 필요가 있는 곳으로 경험이 자신을 이끌 수 있도록 허용해 주기만 하면, 치유의 과정이 일어나고 삶에 대한 자각도 커지게 된다. 치료자는 無가 됨으로써 모든 것이 된다. 단지 함께 있어 줌으로써 내담자는 삶 자체와 道에 의해 자양분을 받으며 정보를 얻게 된다16).

    치료자의 이러한 자세는 내담자로 하여금 안심감을 불러일으키게 하여 이것이 세라피 관계의 장이 형성되는 첫걸음이 된다.

    소암 이동식선생은 로저스의 말을 인용하여 “정신치료의 성과는 기술보다는 치료자의 일정한 태도가 결정을 한다고 하였다. 첫째로, 치료자의 일치congruence 성실성genuineness이다. 즉 동양식으로 표현하면 언행일치이다. 치료자의 언동이나 표정 태도가 표면에 나타나 있는 것과 마음속에 느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일치해야 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내담자에 대한 무조건이고 긍정적인 존중unconditional positive regard이다. 이것은 내담자가 어떤 생각, 어떤 느낌 어떤 행동을 했건 무조건 받아 주고 가치판단을 비판하지 않는 배려와 존중을 뜻하는 것이다. 셋째로, 정확한 공감적인 이해accurate empathic understanding이다. 이것은 내담자의 경험과 느낌을 정확하고 예민하게 지각하고 정신치료의 순간순간의 장면에서 이해하는 능력이다”라고 하였다17).

    6) 五志相勝療法과 프로브

    ≪儒門事親ㆍ3卷ㆍ26≫2)을 중심으로 고찰을 하면, 氣를 어떻게 감촉 하느냐에 따라 9(怒, 喜, 悲, 恐, 寒, 暑, 驚, 思, 勞)가지로 변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氣의 표현이 감정의 변화만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감정을 氣로 표현한 것은 한의학적인 독특한 표현이다.

    여기서는 각각의 감정에 대하여 어떠한 감정을 가지고 환자 치료에 임해야 하는지를 구체적 감정을 기술하고 있다. 예를 들면, 悲可以治怒 以愴惻苦楚之言感之(悲는 가히 怒를 치료할 수 있는데, 측은하고 괴로운 말로써 감동시킨다), 喜可以治悲 以謔浪藝狎之言娛之(喜는 가히 悲를 치료할 수 있는데, 혐오감을 주는 더러운 말이나 위압감을 주는 친근한 말로 즐겁게 한다), 恐可以治喜 以迫懼死亡之言怖之(恐은 가히 喜를 치료할 수가 있고, 급박하고 두렵고 죽음과 관련되는 말을 하여 공포스럽게 한다), 怒可以治思 以汚辱欺罔之言觸之.(怒는 가히 思를 치료할 수가 있고, 모욕적이고 속임을 당하는 그런 말로 충격을 준다), 思可以治恐 以慮彼志此之言奪之(思는 가히 恐을 치료할 수 있고 저쪽을 곰곰이 생각하게 함으로 이쪽을 바라게 하는 말로 탈취하게 한다)라는 표현으로 각각의 감정에 대하여 상세히 기술하여 환자를 상담하는 의사가 어떠한 감정을 가지고 하여야 하고, 또한 각각의 감정을 환자에게 悲(感), 喜(娛), 恐(怖), 怒(觸), 思(奪)하는 방법으로 감정을 다루는 부분까지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하코미세라피에 있는 기법 중 프로브는 마인드풀니스 상태의 내담자에게 반응을 얻고 특별한 경험을 갖게 하는 실험이다. 이 실험에서는 마인드풀니스 상태에서 내담자가 어떤 말을 들을 때 그 내면에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 가를 관찰한다. 예를 들어 어떤 말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을 평안하게 해준다. 또 어떤 말은 혼란을 일으킨다. 몇가지 서로 다른 말을 프로브로 들려줌으로써 내담자에게 평화롭게 해주는 말과 혼란스럽게 해주는 말을 찾아보게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프로브를 사용할 때 기분이 어떤지, 다른 어떤 감정이 일어나는지, 눈물이 나는지 몸의 어떤 부분에 통증이나 긴장감이 느껴지는지, 다른 목소리가 들리는지, 다른 이미지가 떠오를 수 도 있다. 어떤 반응이 있는 지를 그냥 관찰하는 것이다.

    어떤 프로브가 적합할 지는 오지상승요법을 응용하여 내담자의 주요 감정과 핵심신념을 파악하여 그것에 적합한 프로브를 던져주는 것이 좋은 실험이 될 수 있다.

    7) 移精變氣療法과 엑세스

    ‘移精變氣’라는 말은 ≪素問ㆍ移精變氣論≫에서 “古之治病, 惟其移精變氣3)”에서 유래된 말이다. 이는 고대 의가들이 일찍이 임상에 폭넓게 응용한 치료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당대의 王氷은 이렇게 해석하였다. “移란 움직인다는 뜻이고, 變이란 바꾼다는 뜻으로, 모두 邪氣가 正氣를 상하지 못하게 하여 정신이 더욱 강해지고 內守하는 것이다.” 이는 본 요법이 정신조절법이며, 주로 그 정신 관념을 움직이고 분산하여 치료목적을 달성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淸代의 高士宗은 “導引이란 움직이는 것을 말하고, 振作이란 바꾸는 것을 말한다”고 하여 치료방법의 각도에서 정서 도인, 정신 진작 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心志를 변화시키고 관념을 전환시킨다고 설명하였다. 華岫云은 葉天士가 우울증을 치료한 경험을 총결하면서 이런 질병을 치료하는 약물은 효과를 보기가 어려우며, “전면적으로 환자가 移情易性할 수 있다 ≪臨床指南醫案≫”는 점을 특히 강조하고, 의사는 약물로만 효과를 보려 하지 말고 반드시 증상을 살피고 기능적으로 구상해야 비로소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였다.

    하코미세라피에서는 마인드풀니스 상태에서 신체적 증상으로부터 메시지를 전해 받으면서 핵심적 신념에 접근할 수 있다. 엑세스를 통해 세라피 과정을 더욱 심화할 수 있다. 마인드풀니스 상태에서 현재 내담자가 자신의 마음이 가는 몸의 부분을 살펴본다. 한 부위를 선택하면 의식적으로 천천히 그 부위로부터 오는 느낌을 강화시켜본다. 느낌이 올 때 그 감각을 보다 선명하게 해 가기 위해서 구체적인 질문을 해 간다. 감각의 종류, 색깔, 형태, 질감, 크기, 범위, 재질, 온도, 냄새 등 구체화를 시켜 나가고, 그 부분을 계속 지켜보게 하면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바라보게 하고 그것을 따라간다. 변화가 정착하면 거기에 있는 메시지에 대해 질문하고 그것의 의미를 탐구하게 된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이정변기의 의미가 그대로 담겨있다. 신체적인 접근을 통해 정의 변화를 따라가면, 거기에서 기가 다른 기타 방면으로 전이 또는 분산되어 이러한 정신 관념의 악성자극을 유발하는 병리변화가 완화되고 정서가 변화되어 치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8) 氣功療法과 러빙프레젠스

    기공은 전통적인 한의학의 양생법 중의 하나로 광범위하게 활용이 되고 있는데, 한의학에서 정신요법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기공의 기본 작용을 보면 첫째, 심신의 이완을 도모하여 음양을 조화롭게 함으로써 항상성의 유지에 도움을 주는데, 인체가 심리적이나 생리적으로 가장 편안한 상태에 처하게 되면 대뇌피질이 유기체의 휴식, 회복, 조절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신체의 건강을 강화시키게 되며, 둘째, 경락을 소통시켜 기혈의 운행을 원활하게 하면서 통증을 제거하고 혈류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며, 셋째, 疑念의 조절이나 호흡의 조절로써 七情을 조절하는데, 이를 통하여 정서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고, 넷째, 精氣神을 조양하는 작용을 하는데, 이는 선천적인 기능을 강화시킴으로써 자기 치유능력을 향상시키는 작용을 한다18). 기공의 기본적인 원리로서 調身, 調息, 調心이 있는데 조식의 호흡법을 사용하고 조심의 의념 수렴의 방법으로 의념으로 몸과 마음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신체의 일정부위에 주의력을 집중시키는 방법 등은 하코미세라피에서 마인드풀니스 상태로 들어갈 때의 호흡유도나, 액세스에서 신체적인 부분으로 집중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하코미에서 중요한 것은 내담자와 치료자의 관계에서 사랑과 존경심을 가지고 함께 머무는 러빙프레젠스인데, 러빙프레젠스를 할 때에 명상수련을 하는 방법과 비슷하게 할 수가 있다. 눈을 감고 상대방을 자신의 단전에 놓고, 상대방의 가장 빛나는 부분을 이미지로 떠올리며 밝고 평화로운 에너지의 파장을 보낸다. 틱낫한 역시 “의식적으로 숨을 들이쉬면 공기가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알게 되고, 의식적으로 숨을 내쉬면 몸 안에서 공기가 바뀌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공기와 몸을 자각하게 되고 한편 마음도 그 모든 것을 알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까지 자각하게 된다. 상대방의 말을 듣는 동안에도 호흡을 자각해야 한다. 의식적으로 호흡을 하면서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자신이 마음을 완전히 비울 수 있다. 연민의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고 자신이 전부를 그에게 던져놓은 채로 그의 앞에 앉아 있으면 그에게 위안을 줄 수 있다.”라고 하였다19).

    따라서 기공의 꾸준한 수련을 통해 치료자 역시 러빙프레젠스와 마인드풀니스의 자세를 연마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무위의 태도로, 내담자를 도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것이다.

    Ⅲ. 결론

    하코미는 신체중심(Body-centered) 정신치료법이다. 이것은 우리의 마음과 신체와 정신의 세계에는 뚜렷한 경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체는 개인의 신념체계와 전체적인 성격을 표출하기에 열려진 문과 같은 것이다. 신체의 구조와 습관적인 행동양식은 무의식의 핵심신념으로 접근 할 수 있는 강력한 통로가 된다. 하코미의 방법들은 우리의 삶과 관계성을 형성하고 있는 숨겨진 신념들이 의식 속으로 안전하게 나타나게 해준다. 일단 의식 속으로 나타나면, 그 신념들은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고 재평가되어질 수 있으며 또한 새로운 차원의 인식으로서 통합되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행동과 경험을 조직하는 무의식의 원리에 대한 정보를 얻는 매우 가치있는 근거로서 신체의 느낌, 몸짓, 심지어 사소한 자세까지도 세심하게 다룬다.

    이러한 하코미의 원리는 心身一如, 神形一體, 인체의 항상성을 통한 유기체성의 원리, 虛心合道하는 치료자의 자세, 자연과 상응하는 호흡법을 중시한다는 의미에서 한의학적인 이론과 유사한 면이 있으며 기법적인 면에서도 五志相勝, 移精變氣, 氣功療法 등 한방정신요법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면이 많이 있다. 특히 한의학의 移精變氣療法은 단순한 암시요법의 차원을 넘어서 神의 기초가 되는 精과 氣를 역동적으로 변화시켜 정신중에서 감정의 안정과 신체 오장육부의 균형과 조화로 각종 정신신체질환을 예방ㆍ치료하는데 두루 쓰일 수 있는데, 하코미의 기본원리 및 기법적인 면에서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치료면에서는 화병, 울증, 기울증, 경계정충, 심신증, 두통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폭넓게 이용할 수 있는 바 임상사례를 통한 토의 및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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