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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Trend and Aesthetic Value of Slit as Open Space Shown in Contemporary Fashion - Focused on the period from 2006S/S to 2012S/S - 열린 공간으로서 현대패션에 나타난 트임의 경향과 미적가치 - 2006S/S~2012S/S를 중심으로 -
  • 비영리 CC BY-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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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rend and Aesthetic Value of Slit as Open Space Shown in Contemporary Fashion - Focused on the period from 2006S/S to 2012S/S -
KEYWORD
comtemporary fashion , open space , slit
  • 1. 서 론

    패션디자인의 가치는 기능적인 측면과 인간의 미적욕구 충족이라는 심미적인 측면의 조화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패션이 획일화된 디자인 개념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표현기법과 예술적인 실험정신으로 표현되고 있고, 이를 수용하는 소비자 역시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드러냄에 있어 차별화 된 새로움과 가치를 부각시키고자 하는 욕구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디테일적인 요소가 활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요소는 패션디자인에 장식적이면서도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는 주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중 트임은 인간의 오랜 복식의 역사 속에서 의복의 기능성과 장식적인 목적이라는 양면의 가치를 충족시킨 장식기법이라 할 수 있으며, 트임에 의해 생성된 또 하나의 열린 공간 사이로 인체나 중첩된 의복의 일부분을 드러나 보이게 함으로써 시지각적 공간의 깊이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등 새로운 조형미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트임은 패션디자인에 있어 하나의 선으로 시작되어 선의 길이와 방향성에 따라 다양한 조형미를 표현하게 되며, 더 나아가 하나의 공간과 면을 이루면서 장식적인 공간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등 다채로운 조형미를 추구한다 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트임에 관한 선행연구(Cho, 2003; Cho, 2004; Kim, 1986; Kwen, 2010; Park, 1996; Yoo, 1980)는 슬래쉬에 관한 복식사적 고찰, 슬릿이나 슬래쉬를 활용한 디자인 연구 등 슬래쉬에 관한 연구만으로 현대패션에 나타난 트임의 표현경향이나 특성에 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트임에 대한 이론적 고찰과 현대패션에 나타난 트임의 표현 경향을 분석하여 이에 내재된 미적가치를 도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트임이 다양한 디자인을 나타내는 하나의 수단이 되고 있음을 밝히고, 또 앞으로의 패션에 있어 보다 독창적인 창작디자인의 전개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데 연구의 목적을 두었다. 연구 내용은 이론적 배경으로 트임의 개념과 변천과정 등을 문헌 고찰하였고, 트임의 실증적 분석을 위해 2006S/S부터 2012S/S까지 파리, 밀라노, 뉴욕, 런던 등 세계 4대 컬렉션에 나타난 트임을 활용한 디자인 총 226점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패션디자인에 있어 열림의 의미를 의미적 측면이 아닌 시각적인 측면으로 한정하고 트임의 개념을 광의적 개념으로 적용하여 슬래쉬와 슬릿, 오프닝을 모두 포함하였으며, 니트웨어에 적용된 슬래쉬나 레이저 커팅에 의해 표현된 컷 아웃은 제외하였다. 또한 스커트나 네크라인에 적용된 트임의 경우 기능성만을 목적으로 한 단순한 트임은 제외하였고, 상식적인 범위를 벗어난 트임으로 극도의 노출이나 디자인의 포인트로 사용된 경우만을 포함하였다. 사진자료는 인터넷 컬렉션 사이트인 스타일닷컴의 자료를 이용하였고, 정확한 분석을 위해 동일디자인의 경우 GAP press, Mode & Mode, Fashion news 등의 컬렉션지 및 작품의 리뷰기사를 참고로 하였다.

    2. 트임에 관한 일반적 고찰

       2.1. 트임의 개념

    트임의 사전적 정의(“Slit”, 2012)는 ‘옷자락 등을 튼 것’이라는 의미로, 복식에 있어 슬래쉬(Slash), 슬릿(Slit), 오프닝(Openning) 등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다. 이중 가장 넓은 의미인 슬래쉬는 고대 에스클리셔(Esclacier)에서 유래되었으며, 이는 사람에게 회초리를 치면 몸에 남는 회초리 자국과 유사한 형태로 옷에 가늘고 긴 절개구를 생기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Yoo, 1980). 이러한 슬래쉬와 유사한 개념에는 슬릿과 오프닝이 있다. 슬래쉬의 형태는 양쪽 끝이 막혀있는 트임의 형태로 오프닝과는 유사하고, 슬릿과는 다른 형태를 나타내지만 그 기본 의미는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슬릿의 사전적 의미는 소맷부리, 칼라 가장자리, 재킷, 스커트 등에 쓰이는 좁고 긴 트임을 말하며, 넓은 의미에서의 슬래쉬에 포함된다(Fashion dictionary editorial committee, 1999). 복식에 있어 슬릿의 사용은 칼라, 네크라인, 솔기, 프린세스라인, 앞, 뒤 중심선, 상의의 단, 소매, 단, 커프스 등 의복의 어느 곳이든지 사용이 가능하여, 복식을 겸하는 동시에 인체의 동작을 쉽게 하기 위한 기능적 요소로 사용이 된다. 또 오프닝(Openning)은 트인 장소나 구멍, 트임을 총칭하는 디테일적인 요소로서 특히 네크라인을 중심으로 필요한 부분을 절개하여 의복을 착용하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는 트임으로(Cho, 2003) 슬릿과 같이 기능적인 측면이 강조되었으나, 형태적인 측면에서는 양쪽 끝이 막혀있는 슬래쉬와 유사한 면을 나타낸다.

    오늘날 현대패션에 있어 이러한 트임은 다양한 표현에 의해 보다 입체적이고 여러 형태를 지니게 되어 뚜렷하게 구별되지 않고 슬릿이라는 용어로 표현되기도 한다. 복식사전을 통해 살펴보면 슬릿 네크(Slit neck)는 슬릿을 특징으로 한 네크라인을 총칭하며, 슬래쉬드 슬리브(Slashed sleeve)는 소매부리에 트임이 있는 소매를, 스커트 역시 앞면이나 뒷면, 또는 옆선에 트임을 준 스커트를 슬릿 스커트, 또는 슬래쉬 스커트로 혼용되어 표기하고 있는(Fashion dictionary editorial committee, 1999; Rasara educational development, 1992) 등 슬릿과 슬래쉬에 큰 차이를 두지 않고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트임의 개념을 의복에 있어 하나의 열려진 공간을 구성하는 디테일로 정의하고, 슬래쉬와 슬릿, 오프닝 모두를 포함하여 적용하였다.

       2.2. 트임의 변천과정

    복식사에 있어 트임은 13세기 초 몸에 꼭 맞는 의복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나게 된 것으로, 팔꿈치가 꼭 맞아 움직이기 불편하게 된 것을 극복하기 위해 트임을 넣은 소매를 만들면서 사용하게 되었다(Helen, 1965). 또한 1476년 스위스와 프랑스의 Grandson전쟁에서 스위스 군이 천막으로 군복과 군기, 기타 의복을 기워 입거나, 패전한 병사들의 옷을 빼앗아 입고 몸에 맞지 않는 불편함을 칼로 찢어 착용한 것이 유행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Anderson & Madge, 1980/1997). 스위스군이 승리하자 이것은 승리자의 패션으로 용기와 권위를 상징하여 유행하게 되었고, 슬래쉬라는 하나의 장식기법으로 프랑스, 영국 등 전 유럽에 퍼져나가게 되었으며, 특히 독일의 경우 극단적인 형태를 취하며(Shin, 2006) 가장 성행하였다.

    이후 슬래쉬는 르네상스 시대 복식의 대표적인 장식기법으로 자리 잡게 되어 옷에 칼집을 내 벌어진 틈 사이로 안의 직물이 보이도록 하거나 당겨내서 장식하게 되었다. 나중에는 트임 둘레에 보석을 달아 장식하기도 하였는데, 그 수가 많아서 마치 끈을 연결한 것 같은 형태까지 화려하고 기이하게 과장되었다. 슬래쉬는 여성복의 경우 주로 소매에 이용되었으며, 남성복과 달리 스커트에 패드가 들어 있지 않아 남성복에서 사용되는 정도로 유행하지는 않았다. 남성복의 경우 더블릿(Doublet)전체를 슬래쉬로 장식했을 뿐만 아니라 브리치즈(Breeches)에도 슬래쉬를 심하게 적용하여 완전히 끊어진 리본들이 무릎 아래에서 연결된 것 같은 브리치즈도 있었다(Kim et al., 2010). 때로는 슬래쉬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불에 달구어진 봉을 이용하여 천을 태워 구멍을 뚫거나 가위로 절개하여 구멍을 만들어 부드러운 속옷의 천이 갈라진 틈 사이로 보이도록 하였으며, 절개구가 크거나 특수한 것은 다른 천으로 싸거나 끈으로 장식하기도 하였다(Park, 1996). 또한 슬래쉬의 형태는 수직, 수평, 사선, 원형, 십자형, 꽃잎형태 등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났으며, 의복의 일부분뿐만 아니라 의복 전체에 거쳐 하나의 무늬를 형성하기도 하였다(Lee, 1978). 즉 르네상스 시대를 통해 표현된 트임은 슬래쉬라는 기법을 통해 의복의 기능적 측면뿐만 아니라 확장된 인체의 표현을 통한 과시미와 이 시대의 사치와 향락적인 문화를 대변하는 장식적인 가치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슬래쉬는 현대패션에 있어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과 저항의 의미로써 1970년대 펑크스타일을 대표하는 추의 미를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로 전환되어 표현되었다. 하위문화로써 스트리트패션을 추도한 펑크스타일은 젊은 계층의 분노와

    저항의 표시로 의복에 일부러 구멍을 내거나 찢는 등 장식적인 측면이라기보다는 추의 표현으로 기존 복식의 질서와 균형을 무너뜨렸다고 할 수 있다. 또한 1990년대 해체적인 스타일과 연관된 그런지 스타일로 그 맥이 이어짐으로써 탈질서와 부조화, 미완성과 같은 가치를 표현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디자이너 특유의 해체적 감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즉 르네상스 시대 인체의 과시와 향락적 사치 문화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존재하던 슬래쉬와 같은 트임은 현대패션에 이르러 해체적 추의 미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변화되어 표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트임 기법은 의복에 도입된 초기에는 인간의 자유스러운 동작을 목적에 의한 것이었으나, 후반에는 착용을 위한 기능성 이외에 의복에 입체적 요철을 강조하여 장식적인 디자인 효과를 부여하는 방법, 또 해체적 추의 미를 표현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으며, 트여진 공간을 통해 나타나는 신체의 노출 및 시지각적 공간감의 깊이로 의복과 인체의 새로운 조형적 유기관계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표현되는 등 다양한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다.

    3. 현대패션에 나타난 트임의 경향

    트임은 기본적으로 잘려진 선과 확대된 면에 의한 다양한 형태와 적용된 부분에 따라 독특한 시각효과와 공간감을 형성하게 된다. 현대패션에 나타난 트임 디자인을 분석하기 위해 2006S/S부터 2012S/S까지의 파리, 밀라노, 런던, 뉴욕 컬렉션에서 발표된 작품 중 트임이 표현된 작품 226점을 선정하여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작품분석에 있어 동일한 작품의 경우 컬렉션 지를 통한 지면과 인터넷 자료의 비교를 통해 보다 정확하게 표현된 자료를 선정하여 사용하였다.

    2010년 『Vogue Korea』는 스커트 트임에만 주로 적용되던 슬릿이 몸 전체로 확장되어 하나의 트렌드(Kim, 2010)가 되고 있음을 밝힌바 있듯이 2010S/S부터 패션컬렉션에 다양한 트임이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으며, 2010F/W에는 Fig. 1의 Gucci, Fig. 2의 Vesace, Celine, Jil Sander, Michael Kors, Stella McCartney 등 많은 디자이너들이 여성의 인체 곡선을 노출시키는 예리한 슬릿을 의복 전체에 확장시켜 표현함으로써 기능적인 요소로서 뿐만이 아닌 하나의 디자인적인 요소로 관능적인 이미지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의복 공간 내에서 트임은 단순한 절개나 의복 구성 라인을 봉제하지 않고 열린 공간을 만들거나, 또는 단추나 지퍼 등의 부가적인 요소를 사용하여 형성된다. 이러한 트임의 유형은 양끝이 막혀있는 슬래쉬(53.1%)의 형태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고, 한쪽이 터진 형태의 슬릿(25.7%), Fig. 3과 같이 슬래쉬와 슬릿, 또는 오프닝과 슬릿의 형태가 함께 복합적으로 사용된 경우(11.5%), 의복의 탈착용과 연관된 오프닝 형태의 트임(9.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퍼를 사용한 트임의 경우 Fig. 4와 같이 의복의 밑단이나 가장자리에 사용하여 슬릿의 효과를, 의복 내부에 사용할 경우 슬래쉬와 같은 효과를 나타냈으며, 다양한 트임의 혼합사용으로 독특한 조형미를 연출하기도 하였다. 또한 트임은 블라우스나 스커트, 팬츠, 재킷, 드레스 등 전반적으로 모든 의복의 아이템에 걸쳐 표현되고 있으나 원피스나 드레스(46.5%)에 가장 많이 표현되었고, 블라우스나 셔츠, 탑과 같은 아이템(18.1%), 스커트(15.0%), 재킷이나 코트(14.6%), 팬츠(4.9%), 바디 슈트(0.9%) 순으로 나타났다. 원피스나 드레스의 경우 동작의 편리를 위한 스커트 밑단의 트임뿐만 아니라 Fig. 5와 같이 허리선 근처까지 터져 있는 긴 트임이나, Fig. 6과 같이 가슴부분과 쇄골라인에 깊게 패인 트임을 통해 여성의 인체 곡선을 노출시켜 관능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기도 하였다. 또 재킷이나 코트의 경우 케이프 코트나 케이프 재킷의 유행과 함께 Fig. 7과 같이 소매부분에 긴 트임을 통해 기능적인 측면을 부각시키기도 하였고, 팬츠의 경우 Fig. 8과 같이 옆 솔기선의 트임으로 다리곡선을 간접적으로 노출시키거나, Fig. 9와 같이 중심선에 지퍼를 이용한 트임으로 기능적이면서도 장식적인 디테일로 활용한 경우도 나타났다. 셔츠나 블라우스와 같은 아이템의 경우 Fig. 10과 같이 앞 중심에 오프닝과 같은 깊은 트임으로 가슴곡선을 간접 노출시키거나 어깨부분에 가는 슬릿을 적용하여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하나의 선으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트임이 적용된 위치는 상의 몸판부분(38.9%)이 가장 많았고, 다리부분(31.9%), 상의와 하의 전체에 걸쳐 적용된 경우(14.6%),

    소매부분(13.3%), 등이나 기타(1.3%)의 순으로 나타났다. 상의 몸판부분의 경우 원피스나 드레스, 셔츠나 블라우스 등 다양한 아이템에 걸쳐 어깨부분이나 가슴부분에 트임을 적용하여 간접적인 노출을 나타냈으며, 다리부분에 적용된 트임의 경우 스커트 부분의 긴 트임이 대부분을 이루었으나, Fig. 11과 같이 짧은 팬츠 밑단에 수평형의 트임으로 단조로움을 피한 위트 있는 디자인으로 표현되기도 하였다. 또한 Fig. 12와 같이 팬츠 전면에 트임을 주어 하나의 문양과 같은 이미지를 표현한 경우도 나타났다. 상의와 하의 전체에 걸쳐 트임이 표현된 경우는 Fig. 13과 같이 원피스 전면에 불규칙적인 배열로 문양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 것, Fig. 14와 같이 규칙적인 배열로 인체의 간접적인

    노출을 나타낸 것, 또 Fig. 15와 같이 원피스 몸판 쪽은 규칙적인 배열방식의 슬래쉬로, 가늘게 잘려진 스커트 밑단부분은 마치 프린지 장식과 같이 가닥가닥 잘려진 조각들에 의해 율동적 이미지를 표현한 것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또 소매부분에 적용된 경우 소매 봉제 선에 트임을 준 슬릿 슬리브 외에도 Fig. 16과 같이 팔꿈치 쪽에 가는 트임으로 동작에 편리함을 준 것, Fig. 17과 같이 팔꿈치 안쪽에 트임을 주어 재미와 시각적 주목효과를 유도한 것 등도 나타났다. 의복의 뒷면에 표현된 경우는 Fig. 18과 같이 오프닝을 이용한 등의 트임이나 스커트의 뒤트임, 또는 Fig. 19와 같이 고의적인 슬래쉬로 해체적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 나타났다.

    이와 같이 현대패션에 나타난 트임은 과거 슬래쉬의 형태를 나타내기도 하고, 의상 자체에 가는 절개선을 넣는 경우, Fig. 20과 같이 몸판과 소매의 봉제라인에 트임을 적용한 의복의 구성 라인을 이용한 것, 또 Fig. 21과 같이 단추나 지퍼와 같은 부자재를 통해 슬릿이 형성되어 가변적 형태변화를 나타내는 등 다양한 기법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또한 트임 공간의 형태 역시 수직, 수평, 사선, 곡선 등 다양한 형태를 나타냈다. 입체적인 인체 위에 형성된 트임 공간은 기본적으로 선을 통해 표현되는데 한쪽이 터져 있는 슬릿과 같은 경우 인체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방향성과 형태를 나타내 율동적 리듬감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양쪽이 막혀 있는 트임의 형태인 슬래쉬나 오프닝의 경우 절개된 형태와 인체의 움직임에 따라 의복 위에서 또 다른 공간을 형성하게 되어 다양한 조형미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트임의 형태는 수직형태(46.5%)가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곡선형태(16.8%), 수평형태(15.9%), 사선형태 (11.1%), 그리고 무정형과 같은 기타의 형태(9.7%) 순으로 나타났다. 수직형태의 경우 길어 보이는 효과와 함께 잘려진 선이나 공간은 인체의 움직임에 따라 사선이나 곡선의 형태로 전화되어 나타남에 따라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표현하게 한다. 또 사선형태는 Fig. 22와 같이 날카로움과 긴장감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규칙적인 배열에 의해 의복 전면에 걸쳐 적용된 경우 방사의 이미지와 함께 각각의 잘려진 공간에 의해 율동적인 이미지를 나타내며, Fig. 23과 같이 허리선에 적용된 수평형태의 트임은 모던한 디자인과 함께 기하학적인 구조미를 표현하기도 하고, Fig. 24 역시 수직과 수평이 혼합된 형태로 기하하적 모던함을 표현한다. 특히 완만한 파상선에서 부터 Fig. 25와 같이 소용돌이 형태의 둥근 곡선형태의 슬래쉬는 여성 인체의 곡선과 함께 유기적인 통합체를 만들어 율동적인 리듬감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배열방식은 하나의 트임이 단독으로 적용된 경우가 가장 많았으나 좌우대칭, 불규칙적인 자유배치,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배열로 하나의 문양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 것 등 기능적이면서 동시에 장식적인 디테일로 활용되었다.

    이러한 트임의 형태는 그 배열방법에 따라서 시선을 유인하는 하나의 자극효과로 나타나기도 하고, 하나의 문양과 같은 이미지를 표현하기도 한다. 배열방법은 트임 하나만을 단독으로 사용한 경우(43.8%)가 가장 많았으며, 좌우에 동일하게 대칭된 이미지로 적용한 경우(30.1%), 트임을 규칙적이고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하나의 문양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 경우(10.6%), 의복 전체에 자유롭게 불규칙적인 배열로 적용한 경우(8.0%), 서너개의 트임을 단순히 나열한 경우(7.5%)의 순으로 나타났다. 단독으로 사용한 경우 트임 된 공간을 통해 노출된 인체로 인해 시선을 주목시키는 효과와 함께 디자인의 포인트로 활용되었으며, 단순히 서너 개의 트임이 적용된 경우 역시 디자인의 포인트로 시선을 이끄는 효과를 갖게 한다. 그러나 Fig. 26과 같이 좌우 동일하게 적용된 트임의 경우 시선을 유도하는 동시에 안정된 균형의 미를 나타내며, Fig. 28과 같이 의복 전면에 걸쳐 패치워크처럼 활용된 트임이나, Fig. 29와 같이 전면에 규칙적인 반복배열로 적용된 경우 하나의 문양과 같은 효과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장식적인 디테일의 효과를 강조시킨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현대패션에 나타난 트임은 다양한 표현 형태와 기법을 통해 기능성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열린 공간으로써 가변적인 조형미를 나타내는 등 장식적인 디테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4. 열린 공간으로서 현대패션에 나타난 트임의 미적가치

    패션디자인에 있어 시각적 열린 공간은 모호한 형상이나 소재의 투명성, 뚫린 형태 등에 의해 표현된다. 그러나 뚜렷한 시각의 효과에 의해 열린 공간으로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 것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트임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열림의 시각적이고 형태적인 개념은 ‘열린, 비어 있는, 찢어진, 사이가 벌어진’ 등의 의미(Cho & Kim, 2006)로 공간의 개방성을 표현하게 된다.

    현대패션에 나타난 트임은 인체 위에서 하나의 열린 공간으로 동작의 편리함을 위한 기능성의 가치를 표현함은 물론 그 공간 사이로 내비쳐지는 인체의 직, 간접적인 노출을 통해 관능적 이미지를 표출하였다. 특히 트임 된 공간을 통해 지각되는 시각적 깊이감이나 인체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되는 선이나 공간에 의해 가변적인 형태의 공간감까지도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단조로운 디자인에 있어 시선을 유도하는 효과로 하나의 장식적인 포인트로 작용함은 물론 문양의 효과나 독특한 재질감을 나타내는 등 장식성의 가치를 나타내 독창적인 디자인 전개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 르네상스 시대에 슬래쉬를 통한 장식적 이미지의 강조는 현대패션에 있어서도 다양한 의복 아이템에 적용됨과 동시에 표현의 다변화로 새롭게 표현되고 있으며, 슬래쉬를 이용해 확대된 형태의 인체미를 과시하고자 했던 과거의 가치는 오늘날 인체의 노출이라는 또 다른 인체미의 과시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트임 형태의 중복과 복합적인 표현, 지퍼와 같은 부자재에 의한 트임의 사용이나 인체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되는 선이나 공간의 변화 등 다양한 시지각적 공간의 효과로 독특한 조형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본 장에서는 현대패션에 나타난 트임의 경향분석을 통해 그 가치를 기능성, 관능성, 공간성, 장식성으로 도출하였다.

       4.1. 기능성

    트임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는 동작의 편리를 위한 기능적 측면이라 할 수 있다. 과거 트임의 기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몸에 꼭 맞는 의복착용에 있어 인간의 신체동작이나 활동의 편의성을 위한 트임의 기능은 오늘날까지도 그 맥을 이어온다고 할 수 있다.

    타이트스커트나 몸에 피트 되는 드레스의 앞뒤, 측면에 적용된 슬릿이나 케이프재킷, 케이프 코트에 소매의 트임, 오프닝과 같이 네크라인에 위치하여 의복의 탈착용을 용이하도록 하는 트임은 현대패션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또 Fig. 16과 이 관절부분에 사용된 트임은 팔 동작의 용이성을 위한 것으로 과거 트임의 기원을 재현한 것과 같은 이미지를 연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Fig. 4와 같이 지퍼를 이용한 트임은 기능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지퍼의 개폐에 따라 변화되는 가변적 실루엣, 그리고 인체의 노출을 예측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Fig. 5와 같이 허리선 가까이까지 트여진 트임은 단순히 걷기에 용이하도록 적용된 트임이라기보다는 인체의 노출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어 다양한 시지각적 효과를 갖게 한다. 즉 현대패션에 있어서도 트임의 기능적 가치는 유지되고 있으나 이는 기능성의 추구만을 위한 수단이기보다는 장식성이나 인체 노출을 통한 관능적 이미지 또한 내재되어 표현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4.2. 관능성

    인간은 무의식 세계에 내재된 성적 본능에 의해 신체 각 부위를 장식하고 노출하는 등 자신의 성적매력을 표출하게 된다. 그러나 Freud가 성적 욕구 중 가장 근본적인 요소는 ‘보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하였듯이 은폐는 성적인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여 감추어진 신체에 대하여 보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게 되고 (Kim, 2004), 은폐된 복식 안에 트임과 같은 기법은 일종의 훔쳐보기와 같은 양태로 나타나 관능적 이미지를 갖게 한다. 또 Jung and Kwon(2008)은 다양한 장식기법이 여성 자신의 육체 위에서 행하는 즐거움 실험으로서 다양한 패션 이미지의 합성은 물론 여성의 정체성을 재정의 할 수 있게 한다고 하였다.

    Fig. 2와 같이 어깨에서 가슴곡선에 이르기까지 길게 트인 공간과 스커트의 깊은 슬릿은 간접적인 노출로 인해 여성 인체의 관능적 아름다움의 가치를 부각시키고 있으며, Fig. 6 역시 몸에 피트 되는 원피스에 여성성을 상징하는 가슴부위의 트임을 통해 보고자 하는 성적욕망의 가치를 보다 강조시킨다고 할 수 있다. 또 Fig. 8과 같이 팬츠 옆선의 트임은 워킹에 따라 비쳐지는 다리 곡선의 간접적인 노출을 유발하고 있으며, Fig. 14와 같이 인체의 중요 부위만을 가린 채 일정간격으로 트여진 공간은 마치 노출된 인체를 보는 것과 같은 환성적인 관능미를 연출한다. 이와 같이 가슴, 허리, 등, 다리와 같이 여성인체를 간접적으로 노출시키는 트임은 바라보는 사람에게 각인된 인체를 연상시키며 인체와 트임 공간 사이에 미묘한 심리적 관계를 생성시켜 관능적 이미지 표현이라는 가치를 나타냈으며, 이는 전체가 모두 드러난 직접적인 노출보다 한층 깊은 심리적 효과를 유발한다고 할 수 있다. 과거 슬래쉬를 이용해 확장된 복식의 형태와 인체왜곡으로 과시적 인체미를 표현하였다면 오늘날 다양한 트임의 공간은 보다 아름답고 여성적인 매력을 부각시킬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전환되어 확장된 인체의 과시미가 아닌 인간 본연의 아름다움을 간접적으로 노출시키는 공간으로 나타나고 있다.

       4.3. 공간성

    인간이 지각하는 공간의 구성과 인식은 절대적이고 고정된 하나의 의미가 아닌 상대적이고 유동적인 체험의 복합체로(Suh, 2005), 사실적이고 물리적으로 인지하는 공간의 형태와 깊이, 그리고 인간의 무의식적 심리와 연관되는 심리적 공간감의 결 합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시각적으로 인지하는 공간의 깊이 는 트여진 공간과 관찰자 사이에 놓인 현상학적 관계로 복식공 간의 경우 인체와 의복, 의복과 공간, 인체와 공간, 또 공간과 공간 사이에 새롭게 구성된 관계 형성으로 하나의 의미 있는 이미지를 표현하게 된다.

    평면이 아닌 3차원의 인체 위에 착용된 복식공간에서 트임은 하나의 열린 공간을 구성하게 된다. 즉 인체와 의복 사이에 시각적으로 확장된 열린 공간을 형성하여 인체와 의복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개방된 공간을 형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Fig. 21과 같이 지퍼를 통해 의복 내부에 형성된 트임 공간은 닫힌 공간으로, 또는 열린 공간으로 가변화되는 이중성의 공간을 형성하며, 스커트 밑단에 비대칭으로 적용된 트임 공간 역시 닫힌 공간으로 변화되는 이중적 공간을 형성함은 물론 의복의 형태적 측면에서도 변형 가능한 가변적 공간성의 가치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Fig. 24는 수직수평의 기하학적 라인을 의복 내부에 트임 공간으로 활용하여 의복 공간의 분할에 의한 공간적 깊이를 형성하는 동시에 시각적으로도 돌출과 후퇴의 원근감을 형성하게 한다. 또 Fig. 26의 블라우스에 적용된 양쪽 끝이 막혀있는 트임의 경우 인체와 의복 면 사이에 돌출과 후퇴와 같은 시각적 깊이를 형성하며, 스커트 부분과 같이 중첩된 의복에 적용된 트임 공간은 의복 내부의 공간을 외부로 확장시키게 되고 인체의 움직임에 따라 트임 공간의 변화를 통해 시지각적으로 무한한 공간의 교류를 형성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Fig. 27과 같이 기하학적 형상으로 트여진 공간은 의복의 입체적 구조와 함께 의복 표면에 시각적으로 후퇴된 새로운 면을 형성하여 공간의 깊이를 증대시키고, 둘 이상의 층이 겹쳐 형성된 이중구조의 중첩으로 인한 공간이 트임의 절개부에 나타나 이차원적인 의복의 면이 삼차원적인 시각적 입체의 공간으로 변모하게 한다. 즉 트여진 공간에 의해 시각적 거리차로 인한 중첩은 공간 속에 깊이라는 시지각적 효과를 증대시키며 공간에 대한 긴장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와 같이 현대패션에 나타난 트임은 절개된 트임의 선이나 절개 공간에 의해 물리적 깊이를 형성하여 의복과 인체, 의복 상호간의 중첩, 시각적 원근감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보다 확장된 공간으로, 또 변형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전환시켜 인체와 의복 사이에 새로운 조형미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작용하였다고 할 수 있다.

       4.4. 장식성

    의복에 있어 대표적인 선은 구성선과 함께 디테일이나 트리밍과

    [Table 1.] Aesthetic value of slit as open space shown in the modern 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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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esthetic value of slit as open space shown in the modern fashion

    같은 장식적인 기법에 의해 표현된다. 특히 디테일적인 요소들은 작품 전체의 이미지나 형태를 결정짓는 중요 요소로 작용함은 물론 시선을 유도하는 하나의 유인자극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트임은 패션디자인의 디테일 중 하나로 봉제방법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나타내게 되며, 다양한 형태와 기법으로 표현된 트임 역시 하나의 문양으로, 또는 의복의 실루엣이나 디테일적인 요소에 적용되어 장식적 디테일의 효과를 가중시키는 장식성의 가치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현대패션에 나타난 트임은 하나의 선으로 시작하여 트여진 틈 사이로 공간을 형성하게 되고 인체라는 공간 위에서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재형성되면서 입체적인 특성을 드러내게 된다. 수직, 수평, 사선, 원형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는 트임의 공간들은 시선을 유도하는 하나의 자극제로 작용하며 단순한 디자인에 장식적인 조형공간으로서 디자인에 활력을 주는 장식적인 디테일의 가치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Fig. 3과 같이 단순한 디자인의 케이프 위쪽에만 마름모 형태의 트임을 적용해 모던함과 조화된 장식적인 디테일의 공간을 표현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Fig. 12와 같이 규칙적인 배열의 트임 공간은 가로 스트라이프와 같은 문양의 효과와 함께 벌어진 틈을 통해 독특한 표면효과를 나타내고, Fig. 28과 같이 슬릿을 패치워크처럼 활용하여 코트 전체에 격자문양의 효과를 나타내거나, Fig. 29와 같이 V자 형태의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트임의 배열은 스커트부분의 하트모양의 프린트와 조화되어 통일적 조화의 장식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Fig. 30과 같이 네크라인부분에 플랫칼라가 달려 있는 것과 같은 형태의 트임은 착시의 효과까지 느끼게 한다. 이와 같이 과거 슬래쉬에 보석이나 레이스 등 다양한 장식들을 더해 화려한 장식미를 표현하였다면 현대패션에 나타난 트임은 부가적인 장식 외에 트임 그 자체만의 공간과 다양한 배열방식, 기법에 의해 하나의 장식적인 열린 공간으로서 그 가치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의 결과를 정리하면 Table 1과 같다.

    5. 결 론

    인간의 의복착용은 기능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인간 내면의 미적욕구 충족이라는 심미적 측면 또한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과거 의복착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시작된 트임은 르네상스 시대를 특징짓는 슬래쉬 기법을 통해 그 시대의 미적취향과 향락적 사치의 문화를 대변하였으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패션의 조형성을 확대시키는 디자인적 요소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본 연구는 시각적 형태의 개념에서 열린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2006S/S부터 2012S/S까지 패션컬렉션에 나타난 트임의 표현경향을 분석하고 이에 내재된 미적가치를 도출하였다.

    현대패션에 나타난 트임은 과거 슬래쉬의 형태를 나타내기도 하고, 의상 자체에 가는 절개선을 넣는 경우, 의복의 구성 라인을 이용한 것, 단추나 지퍼와 같은 부자재를 통해 가변적 형태변화를 나타내는 것 등 의복 전체로 확장되고 다양한 표현기법을 통해 새로운 조형미를 창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트임의 유형은 슬래쉬, 슬릿, 오프닝의 형태, 또 이러한 유형이 혼합된 복합적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었으며, 적용된 의복의 아이템 역시 여러 아이템에 적용되고 있었으나 원피스나 드레스에 가장 많이 적용되어 나타났다. 이는 원피스나 드레스와 같은 아이템의 경우 신축성 있는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기능적인 측면에 있어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게 되어 필수적인 사항일 뿐만 아니라 다른 의복 아이템에 비해 넓은 면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여성의 인체 전반에 걸쳐 다양한 부분에 트임을 적용함으로써 다채로운 패션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기 때문이라 사료된다. 또 트임이 적용된 위치는 상의 몸판 부분이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다리, 등, 소매, 또는 상하의 전체에 걸쳐 적용되는 등 다양한 양상을 나타냈다. 트여진 공간의 형태는 수직형태가 가장 많았고, 곡선, 사선, 수평 형태뿐만 아니라 십자, 기하학적 형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으며, 배열방식은 하나의 트임이 단독으로 적용된 경우가 가장 많았으나 좌우대칭, 불규칙적인 자유배치,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배열로 하나의 문양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 것 등 기능적이면서 동시에 장식적인 디테일로 활용되었다.

    이러한 트임의 표현 경향을 통해 내재된 미적가치는 기능성, 관능성, 공간성, 장식성으로 나타났다. 첫째, 트임은 의복착용과 관련된 동작의 편리를 위한 기능적 디테일의 하나로 기능성의 가치를 수반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트임 공간을 통해 노출되는 인체는 일종의 보고자하는 미묘한 심리적 관계를 생성시키고, 여성 인체의 간접적인 노출을 통해 관능성의 가치를 나타냈다. 셋째, 트임 공간은 하나의 열린 공간으로 의복과 인체사이의 물리적, 심리적 공간의 깊이를 갖게 하였고, 의복 상호간의 중첩에 의한 입체적 공간효과, 또 변형 가능한 공간으로 전환되는 등 인체와 의복 사이에 새로운 조형미를 표현하는 공간성의 가치를 반영하였다. 넷째, 트임은 삼차원적인 인체와 의복 위에서 다양한 형태와 표현기법을 통해 다시 재형성되면서 시선을 유도하는 하나의 자극제인 동시에 조형공간으로 장식성의 가치를 나타냈다

    즉 트임은 르네상스시대 복식에 있어 슬래쉬라는 기법을 통해 확장된 인체의 표현으로 과시적 사치와 장식성을 가치를 나타냈고, 현대패션에 이르러 펑크나 해체적 스타일을 통해 표현 되기도 했지만 최근 현대패션에 나타나고 있는 트임은 저항과 반항, 해체의 이미지를 표현하기보다는 세련된 커팅과 기법을 통해 기능성과 장식성, 관능성, 그리고 인체와 의복사이에 새로운 조형공간을 창조하는 공간성의 가치를 나타내는 조형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의 연구를 통해 트임과 같은 디테일의 중요성과 가치를 재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향후 패션디자인 전개에 보다 독창적인 디자인 발상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본 연구가 지면이나 화면상의 자료를 중심으로 분석하여 의복의 뒷면이나 측면에 적용된 트임의 분석에 제한점이 있음을 밝힌다. 단순히 기능적이거나 장식적인 하나의 디테일로 간주되던 트임이 현대패션에 있어 확대된 미의 가치를 수반하며 독특한 조형미를 표현하고 있듯이 앞으로 패션디자인 전개에 있어서도 다양한 의복구성의 요소와 디테일적인 측면들을 보다 열린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패션의 창조적 미학적 영역을 확대시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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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테이블
  • [ Fig. 1. ]  Gucci, 2010F/W.
    Gucci, 2010F/W.
  • [ Fig. 2. ]  Versace, 2010F/W.
    Versace, 2010F/W.
  • [ Fig. 3. ]  Valentino, 2011F/W.
    Valentino, 2011F/W.
  • [ Fig. 4. ]  Alexander Mcqueen, 2011F/W.
    Alexander Mcqueen, 2011F/W.
  • [ Fig. 5. ]  Stephane Rolland, 2011F/W.
    Stephane Rolland, 2011F/W.
  • [ Fig. 6. ]  Gucci, 2009S/S.
    Gucci, 2009S/S.
  • [ Fig. 7. ]  Christopher Kane, 2010F/W.
    Christopher Kane, 2010F/W.
  • [ Fig. 8. ]  3.1Phillip Lim, 2012S/S.
    3.1Phillip Lim, 2012S/S.
  • [ Fig. 9. ]  Julien Macdonald, 2010F/W.
    Julien Macdonald, 2010F/W.
  • [ Fig. 10. ]  Lanvin, 2012S/S.
    Lanvin, 2012S/S.
  • [ Fig. 11. ]  Yves Saint Laurent, 2010S/S.
    Yves Saint Laurent, 2010S/S.
  • [ Fig. 12. ]  Gareth Pugh, 2010S/S.
    Gareth Pugh, 2010S/S.
  • [ Fig. 13. ]  Giles, 2008F/W.
    Giles, 2008F/W.
  • [ Fig. 14. ]  Giles, 2011F/W.
    Giles, 2011F/W.
  • [ Fig. 15. ]  Versus, 2012S/S.
    Versus, 2012S/S.
  • [ Fig. 16. ]  Michael Kors, 2010F/W.
    Michael Kors, 2010F/W.
  • [ Fig. 17. ]  Christian Dior, 2007S/S.
    Christian Dior, 2007S/S.
  • [ Fig. 18. ]  Rabin Kayrouz, 2010S/S.
    Rabin Kayrouz, 2010S/S.
  • [ Fig. 19 ]  Martin Margiela, 2009S/S.
    Martin Margiela, 2009S/S.
  • [ Fig. 20. ]  Stella Mccartney, 2010F/W.
    Stella Mccartney, 2010F/W.
  • [ Fig. 21. ]  Haider Ackermann, 2009S/S.
    Haider Ackermann, 2009S/S.
  • [ Fig. 22. ]  Todd Lynn, 2011F/W.
    Todd Lynn, 2011F/W.
  • [ Fig. 23. ]  Bouchra Jarrar, 2010F/W.
    Bouchra Jarrar, 2010F/W.
  • [ Fig. 24. ]  Versace, 2011S/S.
    Versace, 2011S/S.
  • [ Fig. 25. ]  Preen, 2009S/S.
    Preen, 2009S/S.
  • [ Fig. 26. ]  Lanvin, 2012S/S.
    Lanvin, 2012S/S.
  • [ Fig. 27. ]  Christopher Kane, 2012S/S.
    Christopher Kane, 2012S/S.
  • [ Fig. 28. ]  Jil Sander, 2010F/W.
    Jil Sander, 2010F/W.
  • [ Fig. 29. ]  Ungaro, 2010S/S.
    Ungaro, 2010S/S.
  • [ Fig. 30. ]  Christopher Kane, 2012S/S.
    Christopher Kane, 2012S/S.
  • [ Table 1. ]  Aesthetic value of slit as open space shown in the modern fashion
    Aesthetic value of slit as open space shown in the modern 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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