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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한국판 수치심 경험 척도(K-ESS)의 타당화 연구 A Validation Study of Korean Version of the Experience of Shame Scale(K-ESS)
  • 비영리 CC BY-NC
ABSTRACT
한국판 수치심 경험 척도(K-ESS)의 타당화 연구

The purpose of the study was to examine the psychometric properties of the Korean version of the Experience of Shame Scale(K-ESS). The questionnaires including K-ESS were administered to 200 undergraduate and graduate students. Exploratory factor analysis showed a four factor structure with 21 items - “characteristic shame”, “bodily shame”, “shame of experience of failure” and “behavioral shame”. 4 factors explained 53.63% of total variance of inventory. Based on the results of confirmatory factor analysis with new respondents(N=248), 18 items were chosen as final items and the fit of the four-factor model were appropriate(Cronbach’s alpha: .89). The K-ESS was found to have appropriate convergent validity with positive correlations with ISS and, SSGS and negative correlations with RSES. Additionally K-ESS exhibited significant correlation with BDI and, STAI. In considering all results, K-ESS is expected to be used for exploration of relationship of shame and various psychological symptoms. limitations and issues are discussed.

KEYWORD
수치심 , 수치심 경험 척도 , 신뢰도 , 타당도 , 요인분석
  • 방 법

      >  연구 대상

    수도권 소재 대학에서 대학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2012년 12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실시하였다. 일부 문항에서 결측치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 총 200명이 본 연구에 참여하였으며 각 참여자에게 연구에 대한 정보를 제시하고 연구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 척도의 재검사 신뢰도 검증을 위해 30명의 참여자가 8주 후 동일한 설문지를 재시행 하였다. 참여자는 남학생이 81명, 여학생이 119명이었으며 대학생이 22%, 대학원생은 78%였고 표본의 평균 연령은 26.69세(SD=4.1)였다.

      >  측정 도구

    한국판 수치심 경험 척도(Korea Version of Experience of Shame Scale: 이하 K-ESS)

    원 저자에게 번안 및 타당화에 대한 동의를 구해 Andrews 등(2002)이 개발한 수치심 경험척도(ESS)를 한국어로 번안하였다. 임상심리전문가 1인, 임상심리전문가 3년차 수련중인 임상심리학 전공 석사 학위 소지자 1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인의 논의를 통해 1차 번역본을 구성하였다. 이중 언어자가 역 번역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2차 번역본을 구성하고 검토를 거쳐 최종 번역 안을 확정하였다. Andrews 등(2002)이 개발한 ESS 척도는 총 25문항, 4점 척도로 25점에서 100점까지의 점수범위를 가지고 점수가 높을수록 수치심 경험이 많음을 나타낸다. “자신의 개인적인 습관에 대해 수치스러움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자신이 잘못된 일을 할 때 수치스러움을 느낍니까?”, “자신의 신체 혹은 특정 부분에 대하여 수치스러움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등의 문항으로 구성된 성격적 수치심(12문항), 행동적 수치심(9문항), 신체적 수치심(4문항)으로 요인이 구성된다고 보았다. 원저자(Andrews et al., 2002)의 연구에서 내적 일관성은 .92였다. 본 연구에서 총점 평균은 48.34(SD=10.87; score range: 25-82), 25문항의 내적 일관성은 .92였다.

    내면화된 수치심 척도(Internalized Shame Scale: 이하 ISS)

    Cook(2001)이 개발한 ISS의 제5판 원문을 이인숙과 최해림(2005)이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 ISS는 개인의 자기(self)안으로 내면화된, 자기를 향한 강한 부정적 정서로서의 수치심을 측정하며 “나는 내 자신이 매우 작고 보잘것 없이 느껴진다.” 등의 문항을 포함해 총 30문항, 5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30점에서 150점의 점수 범위를 가진다. 한 방향으로 대답하려는 경향을 통제하기 위해 포함된 Rosenberg 자존감 척도의 6개의 문항을 제외하고 24개 문항의 합계로 측정되었으며 이인숙과 최해림(2005)의 연구에서의 내적 일관성은 .93, 본 연구에서 이 척도의 내적 일관성은 .92였다.

    상태 수치심 및 죄책감 척도(State Shame and Guilt Scale: 이하 SSGS)

    Marschall 등(1994)이 고안한 SSGS를 임은지(2010)가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 SSGS는 “지금 이 순간에” 느껴지는 수치심, 죄책감 경험에 대해 보고하는 척도로 “지금 나는 내가 가치 없다고 느낀다.”, “지금 나는 내가 저지른 나쁜 일이 계속 생각난다.” 등의 총 1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점 척도로 10에서 50점의 점수 범위를 가진다. 본 연구에서 이 척도의 내적 일관성은 .90이었다.

    한국판 Rosenberg 자존감 척도(Rosenberge Self Esteem Scale: 이하 RSES)

    Rosenberg(1965)가 개발한 것으로 본 연구에서는 이훈진과 원호택(1995)이 번안한 한국판 척도를 사용하였다. RSES는 자기 개념의 전반적인 자존감을 측정하는 척도로 “나는 내 자신에 대하여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등의 문항을 포함해 총 10문항, 5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10에서 40점의 점수 범위를 가진다. 한국판 척도의 내적 일관성은 .89이며 본 연구에서 이 척도의 내적 일관성은 .80이었다.

    한국판 Beck 우울 척도(Beck Depression Inventory: BDI)

    우울 증상을 측정하는 가장 보편적인 척도로 21문항으로 이루어진 자기보고검사이며 0점에서 63점까지의 점수 범위를 가진다. 본 연구에서는 이영호와 송종용(1991)이 번안한 한국판 BDI를 사용하였으며 이 척도의 내적 일관성은 .86이다.

    상태-특성 불안 검사(State-Trait Anxiety Inventory: STAI)

    Spielberger, Gorsuch와 Lushene(1970)이 개발하고 한덕웅, 이창호, 탁진국(1993)이 번안한 상태-특성 불안 검사를 사용하였다. 이 검사는 총 40개의 문항으로 “나는 긴장되어 있다.”와 같이 “현재 어떻게 느끼는지” 측정하는 상태불안 20문항과 “나는 하찮은 일에 너무 걱정을 한다.”처럼 “일반적으로 어떻게 느끼는지” 측정하는 특성 불안 2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 20점에서 80점의 점수 범위로 산출된다. 본 연구에서 이 척도의 내적 일관성은 각각 .93, .85였다.

      >  자료 분석

    척도의 요인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SPSS 17.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행하였다. 요인 추출 방법은 최대우도법(maximum likelihood)을 실시하였고, 요인의 회전은 사각회전 방식 중 하나인 프로맥스 사각회전방법(promax rotation)을 사용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확인된 요인구조의 적합성을 확인하기 위해 AMOS 18.0 program을 이용하여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신뢰도 분석을 위해서는 전체 문항의 내적 합치도 및 검사-재검사 신뢰도를 조사하였다.

    결 과

      >  K-ESS의 탐색적 요인분석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기 전에, KMO 측도를 이용하여 문항들 간의 상관관계가 다른 문항에 의해 얼마나 잘 설명되는지 알아보았다. K-ESS의 KMO 측도값은 0.87로 나타나 요인분석을 위한 문항으로서 적합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요인분석의 적합성을 나타내는 Bartlett의 구형성(sphericity) 검정치는 2730.42(df=300)였고, 이 값의 유의수준은 0.00이므로 요인분석이 가능한 공통요인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음으로, K-ESS의 하위요인 및 구성타당도를 알아보기 위해 탐색적 요인분석 및 신뢰도 분석을 실시하였다. 문항-총점 간 상관이 0.40이하로 낮게 나온 24번(“거울 속에 비치는 모습을 보는 것을 피한 적이 있습니까?”) 문항은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이후 남은 24개 문항을 대상으로 최대우도법과 프로맥스 사각회전방법(kappa=4)을 통한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회전하기 전의 고유값(eigenvalue)이 1 이상인 요인은 6개였다. 그러나 요인부하량과 요인 당 문항수를 고려했을 때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 스크리 도표를 통해 고유값이 급격한 하락에서 완만한 하락으로 추세가 바뀌는 지점과 평행분석(Parallel Analysis)결과를 고려해 요인 수를 4개로 정하여 다시 요인분석을 실시해보았다(O’Conner, 2000).

    사각회전법에 의한 요인분석 결과 구조행렬과 패턴행렬로 나타나는데, 구조행렬은 각 요인이 각 문항에 대해 갖는 고유 변량과 공변량을 합친 값을 나타내는 반면, 패턴행렬은 각 요인의 고유변량만을 나타낸다(Nunnally & Bernstein, 1994). 따라서 대개 패턴행렬보다 구조행렬에서 요인 부하량이 더 크게 나타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조행렬 또는 패턴행렬에서 요인 부하량이 0.40 미만이거나, 둘 이상의 요인에서 0.30 이상의 요인 부하량을 나타내는 것은 문항의 변별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분석에서 삭제하였다. 이에 14번 문항(“당신이 잘못된 일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걱정한 적이 있습니까?”), 15번 문항(“자신이 했던 부끄러운 일을 숨기거나 감추려고 한 적이 있습니까?”), 18번 문항(“당신이 어리석은 말을 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과 만나는 것을 피한 적이 있습니까?”)은 삭제되고 최종적으로 21개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추출된 4개의 요인의 총 설명량은 53.63%였으며, 각 요인별 설명량을 살펴보면 제1요인이 26.00%로 가장 높았고, 제2요인이 9.63%, 제3요인이 12.00%, 제4요인은 6.00%로 나타났다.

    각 요인별로 묶인 문항들의 공통된 특징을 살펴보고, 각 요인에 대한 명명을 하면 다음과 같다. 제1요인은 총 12문항으로 “당신의 태도 때문에 다른 사람을 피한 적이 있습니까?”, “다른 사람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에 부끄러움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자신의 개인적 습관을 감추거나 숨기려고 한 적이 있습니까?”등을 포함하며, “성격적 수치심”이라고 명명하였다. 제2요인은 3문항으로 “자신의 신체 또는 신체 특정 부분을 숨기거나 감추길 원한 적이 있습니까?”, “자신의 신체 혹은 신체 특정 부분에 대하여 부끄러움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외모를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하여 걱정한 적이 있습니까?”를 포함하며, 이는 “신체적 수치심”이라고 명명하였다. 제3요인은 총 3문항으로 Andrews 등(2002)의 연구와는 달리 독립적인 요인으로 분리되어 “당신이 경쟁에서 실패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한 적이 있습니까?”, “자신이 경쟁에서 실패했을 때 부끄러움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당신이 실패한 것을 보았던 사람을 피한 적이 있습니까?”의 문항을 포함하며 이를 “실패 경험 수치심”이라고 명명하였다. 제4요인은 총 3문항으로 “자신이 어리석을 말을 했을 때 부끄러움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자신이 어리석은 말을 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서 걱정한 적이 있습니까?”, “자신이 잘못된 일을 할 때 부끄러움을 느낍니까?”와 같은 문항들이 포함되며, “행동적 수치심”이라고 명명하였다.

      >  K-ESS의 확인적 요인분석

    탐색적 요인분석에 기초하여 4개의 하위 요인으로 고정하고 AMOS 18.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새로운 표본(N=248)에 대하여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대학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실시하였으며 참여자의 남녀 비율을 살펴보면 남학생이 108명, 여학생이 140명이었고, 표본의 평균 연령은 23.30세(SD=3.35)였다. 21개 문항에 대한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문항과 측정변수의 설명량을 의미하는 다중상관자승치(Squared Multiple Correlation: SMC)가 성격적 수치심에 대한 2, 7, 11번 문항에서 .40 이하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총 3개의 문항(“당신의 개인적인 습관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걱정한 적이 있습니까?”, “나 같은 유형의 사람에 대해 수치스러움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능력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한 적이 있습니까?”)을 삭제하고 총 18개의 문항으로 확인적 요인분석을 다시 실시하였다. 그 결과 x²(129, N=248) = 372.138, p < .001, CFI = .88, TLI = .86, RMR= .04, RMSEA = .087(90% CI [.077 - .98])로 나타났다. 홍세희(2000)에 의하면, 표본 크기에 영향을 덜 받는 상대적 적합도 지수인 CFI, TLI가 대략 .90이상, 모형의 간명성을 고려한 절대적 적합도 지수인 RMSEA가 .05이하이면 좋은 적합도, .08이하이면 괜찮은 적합도, .10이하이면 보통 적합도, .10이상이면 나쁜 적합도를 나타낸다고 하였다. 또 하나의 절대적 적합도 지수인 RMR의 경우 .05이하이면 좋은 적합도, .08이하이면 수용할만한 적합도를 나타낸다(Byrne, 1998; Hu & Bentler, 1999). 본 결과에서 절대적 적합도 지수에 해당하는 RMR이 좋은 적합도 수준에 해당하였지만 RMSEA는 보통 적합도 수준이었고 적합한 수준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본 연구의 표본 수가 크지 않음을 감안해 표본 수에 영향을 덜 받는 상대적 적합도지수를 통해 살펴보았을 때 CFI와 TLI는 .09에 비교적 근접한 수준에 해당하였다. 한국판 수치심 경험 척도의 4요인 구조는 대체로 수용할만한 수준임을 제시한다.

    [표 1.] K-ESS의 요인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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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SS의 요인분석 결과

      >  신뢰도 검증

    한국판 수치심 경험 척도(K-ESS)의 신뢰도를 살펴보기 위해 내적 일치도와 문항-총점 간 상관을 산출하였다. 전체 척도의 Chronbach’s alpha 계수를 산출한 결과, 18개 문항의 내적 일치도는 .89로 나타났으며 문항-총점 간 상관계수는 .38 ∼ .67의 범위에 있었다. 검사의 재검사 신뢰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30명에게 동일한 검사를 8주 간격으로 두 번 실시하였으며 전체 척도의 검사-재검사 신뢰도 계수(r)는 .65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볼 때 본 척도의 동질성과 안정성이 만족할 만한 수준임이 입증되었다.

      >  수렴 타당도

    K-ESS의 수렴 타당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기존의 수치심 척도인 ISS, SSGS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또한 여타 심리적 특성들과의 상관을 구하여 표 2에 제시하였다. 표 2를 보면 K-ESS는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수치심 척도인 ISS(r = .69, p<.001), SSGS(r = .49, p<.001)와 양호한 정도의 정적 상관을 보였다. 그리고 수치심과 역상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자존감 척도인 RSES(r = -.39, p<.001)와는 부적상관을 나타냈다. 따라서 K-ESS는 수치심 척도로서 수렴 타당도가 전반적으로 양호하게 나타났다. 한편, 우울과 불안 정서를 특정적으로 평가하는 BDI(r = .46, p<.001)와 STAI-I(r = .46, p<.001), STAI-II(r = .47, p<.001)와도 중등도 수준에 해당하는 정적 상관을 보여 K-ESS의 임상적 적용 가능성에 대해 고려해 볼 수 있다(Cohen, 1988).

    [표 2.] K-ESS와 관련 타당도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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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SS와 관련 타당도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

    논 의

    본 연구에서는 수치심 경험(Experience of Shame)을 측정하는 척도인 ESS를 한국어로 번안하여 대학생 및 대학원생 집단을 대상으로 K-ESS의 요인구조, 신뢰도 및 타당도를 살펴보았다. K-ESS의 요인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탐색적 요인 분석을 실시한 결과, 문항-총점 간상관이 0.40 이하로 낮게 나온 문항과 요인 부하량이 0.40 미만이거나, 둘 이상의 요인에서 0.30이상의 요인 부하량을 나타내는 문항을 제외한 21개의 문항을 구성하였으며 4요인 구조가 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 요인(요인1)은 개인적 습관, 다른 사람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 자신의 성격적 유형, 자신의 능력과 관련해 수치스러움을 경험하는지 묻는 성격적 수치심 문항들이 포함되었다. 두 번째 요인(요인2)은 신체 혹은 신체 특정 부분, 외모와 같은 영역에서 수치심을 경험하는지 묻는 신체적 수치심에 대한 문항들이 포함된다. 세 번째 요인(요인3)은 원 저자의 논문에서는 행동적 수치심에 포함되어 있었으나 본 논문에서는 개별 요인으로 분리되었다. 독립적인 요인으로서 경쟁해서 실패했을 때 등의 수치심 경험에 대한 것으로 이는 대인적 상황에서 경험하는 실패 경험이며 타인과 비교해 열등함을 느낀다는 점에 있어서 여타 문항들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사람들이 경쟁에서 실패했을 때 수치심을 보다 민감하게 경험하며 이는 성취 지향적이고 결과를 중요시하며 서열과 경쟁을 특히 강조하는 한국사회의 교육 환경과 문화적 특성과도 관련이 있는 결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구난희, 2011). 이는 한국인의 수치심을 연구하는데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네 번째 요인(요인4)은 행동적 수치심과 관련한 문항으로 잘못된 일을 할 때, 어리석은 말을 할 때 수치심 경험에 대한 문항들이 포함되었다. 탐색적 요인 분석 결과를 토대로 4요인으로 고정하고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한 결과 다중상관지수에서 3개의 문항이 기준에충족하지 못해 척도에서 제외되었다. 절대적 적합도 지수와 더불어 표본 수가 크지 않음을 감안해 표본 수의 영향을 덜 받는 상대적 적합도를 함께 고려하였고 총 18문항으로 구성된 모형의 적합도가 대체로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본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제1요인은 9문항, 나머지 제2요인, 제3요인, 제4요인의 문항 수는 각각 3개씩으로 요인별 문항수 차이가 크고 요인들의 가중치도 제1요인에 치우쳐져 있는데, 이러한 경우 요인별로 최대 문항 수를 고정하고 요인 부하량 크기 순서에 따라 문항을 축소할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의 결과가 원저자의 요인분석 결과와 유사하고 수치심 측정에 대한 원저자의 의도를 최대한 반영한 척도를 만들고자 선정된 18문항을 최종 문항으로 사용하였다.

    K-ESS의 내적 일치도는 .89이었으며 검사-재검사 신뢰도가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문항-총점 간 상관계수도 .38에서 .67로 중간 이상의 강한 상관을 보였다. 또한 기존의 사용되는 수치심 척도들과의 상관 분석을 통해 수 렴타당도를 확인하였다.

    Andrews 등(2002)의 연구에 따르면 성격적 수치심 경험이 보다 광범위한 수치심을 반영하며 행동적 수치심과 신체적 수치심은 자기자신과 자신의 수행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구별되는 영역에 제한되는 특성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각 하위 수치심 경험 요인이 우울증상의 발현과 시기에 미치는 영향이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각 수치심 경험의 하위 요인 척도의 구분은 수치심 경험이 심리적 부적응에 어떤 양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본 연구에서는 K-ESS와 우울, 불안 척도와의 상관을 살펴본 결과 수치심 경험과 우울, 불안 척도와 유의미한 상관이 도출되었다. 수치심 경험이 우울, 불안 뿐 아니라 여러 임상적 증상 및 정신 병리적 구성 개념과 관련된다는 선행 연구들이 발표되어 왔다. 특히 정신분석에서는 수치심의 역동적 이해를 강조하면서 자기애성 성격장애와의 관련성을 연구해왔다. Kohut(1971, 1972)은 어린 시절 주 양육자에 의해 자기애적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적절한 반영과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했을 경우에 경험되는 정서가 수치심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경우 자기의 과대함이 인정받지 못하고 건강한 자기애적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자신의 욕구를 부끄럽게 여기게 되며 자기애의 병리적인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본다. 따라서 자기애적인 성격적 특성이나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에게 수치심과 자기애의 역동적 관련성을 이해하고 치료 장면에서 수치심을 탐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박경순, 2011). 박경순(2011)에 따르면, 청소년, 초기 성인기 환자들에게 기존의 DSM 진단기준에 맞지 않는 성격장애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부분이 자기애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한다. 이들이 경제수준이 높아졌지만, 맞벌이나 핵가족, 입시경쟁 속에서 성장하는 세대들이라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자기애의 초기 결핍에 관해 역설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볼 때 상기의 문제를 가진 개인을 약물 치료 및 단회기성의 면담으로 치료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수치심은 초기의 결핍으로 인해 야기되는 원시적이고 일차적인 수준의 감정이며 내담자의 문제는 초기 아동기 경험과 대상관계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료 장면에서는 이러한 정서의 심층적인 의미를 고려하여 수치심에 대한 탐색을 통해 구체적이며 심층적인 치료적 가설을 설정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치료자는 내담자의 심리내적 갈등을 분석할 뿐 아니라 치료자와의 관계를 통해 초기 양육으로 인해 결핍된 정신 내적 구조를 지지해주며 새로운 발달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Sugarman, 1995; Willick, 1994).

    수치심이 성격장애의 치료에 있어 중요한 역동적 의미를 지니고 있어 치료적 요소로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비해 그동안 수치심 경험을 측정할 수 있는 적절한 도구가 국내에 부재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본 연구는 수치심 경험 측정 도구를 타당화하여 임상적 활용을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치료 장면에서 본 척도를 활용하여 내담자의 수치심 경험에 대한 탐색과 평가, 치료적 접근 요소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본 연구는 척도의 타당화를 위하여 대학생 및 대학원생 등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수치심 경험 척도의 요인을 탐색한 의의가 있었으나, 추후 연구에서는 대규모 집단과 임상집단 등을 통해 여러 가지 모델을 제시하고 검증하는 단계가 이루어진다면 구성 타당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본 연구는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탐색적 연구로서 다양한 정신과적 장애를 가진 임상집단과의 비교가 이루어지지 못한 한계점이 있다. 앞으로는 다양한 환자 군을 대상으로 하는 보다 포괄적인 연구를 통해 이를 비교 검증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임상 집단을 대상으로 한 규준 마련 연구도 이루어질 필요가 있겠다. 또한 수치심 경험과 여러 정신병리 현상의 관련성에 대해 자기 보고식 설문지를 포함하여 다양한 측정을 통한 연구 또한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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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림 1. ]  K-ESS의 요인분석 스크리도표
    K-ESS의 요인분석 스크리도표
  • [ 표 1. ]  K-ESS의 요인분석 결과
    K-ESS의 요인분석 결과
  • [ 그림 2. ]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한 요인구조 모형과 표준화된 요인계수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한 요인구조 모형과 표준화된 요인계수
  • [ 표 2. ]  K-ESS와 관련 타당도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
    K-ESS와 관련 타당도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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